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6:14:55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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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발언.
자막에서는 '하려고 했나'로 나왔지만 원래는 '했나'이다.

1. 개요2. 숨겨진 의미 분석3. 무엇이 문제인가?4.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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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발언 풀버전
"무엇으로도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드리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합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온 사회가 시끄러웠던 2016년 11월 4일, 박근혜의 2차 대국민 담화가 진행되던 중 발언 하나하나가 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했고, 그 중에서 이 문서의 제목이기도 한 해당 발언이 제일 주목을 받았다.

2. 숨겨진 의미 분석

이 발언이 화근이 된 것은 '이러려고'의 뜻이 중의적이어서 관점에 따라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발언 자체가 너무 애매모호한 탓에 '이러려고'의 명확한 뜻은 오직 당사자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 국민들을 실망시키려고
    '내가 ~ 했나?' 앞의 대사인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드리기 어렵다'를 토대로 발화 의도를 생각해 볼 때 가장 상식적인 해석이다. 뒷문장인 "국민의 마음을 아프지 않게 해 드리겠다는 각오로 노력해 왔는데 이렇게 정반대의 결과를 낳게 되어 가슴이 찢어지는 느낌입니다."와도 이어진다. 즉, "원래 난 국민들에게 좋은 계획이 있었지만, 이렇게 실망을 주려고 내가 대통령이 된 게 아니다(그래서 자괴감이 든다)."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 비리나 저지르려고
    직접적인 증거가 밝혀진 상황에서도 그게 비리라는 사실을 전혀 모를 정도로 판단력을 상실했거나 아예 처음부터 판단할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다. 문제의 대목이 나오기 전까지 발언 내용(+탄핵 이후 입장)을 보면 최순실의 전횡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한 실책(?)은 인정하지만 자기 자신은 직접 치부한 것도 없고 어쨌든 의도는 좋았으므로 죄가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고수했다. 이걸로 미루어 볼 때 "국민들을 실망시키려고 대통령을 했나."라는 해석이 가장 상식적이긴 하지만 이 해석이 원인의 일부 또는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가능성도 무시하지 못한다.
  • 최순실이 날 조종할 줄 알고
    쉽게 풀이하면 "내 수십 년 절친이 날 조종할 줄은 몰랐다."라고 볼 수도 있는데, 위의 경우와 동일하게 옳고 그름도 제대로 모르고 판단력을 상실했다는 뜻이다. 거기에 조종하든지 말든지 간에 사적인 인연으로 공권력을 쓰는 것 자체로 매우 심각한 위법 행위이다.
  • 국민에게 사과하는 수모를 겪으려고
    국민 전체를 완전히 기만하는 발언이 된다. 대통령이나 국민의 차원을 넘어 인간으로서 잘못한 것이 있는데 책임의 문제를 넘어서 사과조차 자기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후에 박근혜는 "내가 무슨 잘못을 했냐?"라고 발언을 했는데 이런 정황은 이 해석이 진의일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는 없다. 대통령은 국민이 생업에 바쁜 자신들을 대신해 국가를 대표하라고 뽑아준 사람일 뿐이기에,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면 당연히 사과해야 한다. 하다못해 조선 시대 왕들도 기근이 들든지 해서 나라에 재앙이 닥치면 설령 그것이 자신이 잘못해서 생긴 것이 아닌 경우라도 립서비스로라도 "과인이 부덕한 탓이다" 등, '모두 내 잘못이다.' 류의 발언을 하곤 했다.

3. 무엇이 문제인가?

발언의 의도는 둘째로 치더라도 이런 발언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

민주 국가에서 대통령은 국민이 자신들의 뜻을 맡길 수 있을 사람에게 투표해서 국가의 업무를 맡기는 대리자이지, 자기가 원한다고 혼자서 감투를 쓸 수 있는 위치가 절대로 아니다. 즉, 초등학생이라도 알 만한 지식 수준이라도 갖춰져 있었다면 "이러라고 저를 대통령으로 뽑아주신 건가."라고 말해야 적절했을 것인데, 박근혜의 발언은 "난 내가 원해서 대통령이 된 건 맞는데 이런 꼴이 날 줄은 몰랐다."로 해석될 여지가 넘친다. #

'평안 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다.'라는 속담처럼 대통령은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절대 될 수 없는 자리이다. 아무리 국민이 뽑아주고 싶어도 본인이 싫다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러나 역으로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해서 100%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므로, 능력이 아무리 대통령 감으로 완벽에 가깝다고 해도 국민이 뽑아주지 않으면 대통령이 될 수 없다. 박근혜는 이를 잊어버린 것이다.

무엇보다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대표하는 대통령의 스캔들은 충분히 '본인이 자초한, 또한 본인이 제어할 수 있었을 일'이었다. 최순실이 아무리 국정농단을 자행했지만 그렇게 많은 전횡은 박근혜의 비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니까 박근혜가 어느 날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진심으로 최순실을 자르려고 했다면 얼마든지 가능했다. 어차피 기업이든, 측근이든 박근혜에게 잘 보이려고 최순실에게 잘 보였지, 최순실을 맹목적으로 따르던 것은 아니었다. 만일 박근혜가 진심으로 최순실을 내치려고 했다면 끈 떨어진 최순실을 같이 버리고 박근혜에게 잘 보일 다른 방법을 모색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수차례 부정한 관계가 밝혀져서 최 씨 일가와 관계를 끊으라는 직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스스로 직언하는 이들을 잘라내면서까지 감쌌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되어 더욱 비판을 샀다. 특히 과거 퍼스트 레이디 대행 시절에도 똑같은 짓을 하다가 김재규에게 걸렸던 바 있고, 아버지 박정희도 화나서 최태민을 직접 문초했다. 하나 정작 박근혜 본인이 난리를 쳐서 유야무야되었다.

측근에게 신세나 푸념할 때라면 몰라도 피해 당사자들(국민들) 앞에서 공식적으로 할 얘기는 절대 아니다. 이 사건으로 정작 괴로운 것은 국민들이지, 자신의 잘못으로 마땅한 처벌을 받고 있는 박근혜 본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썰전에서 유시민은 사과문이 아닌 대국민 푸념이라고 비웃었다. 더군다나 이 발언이 나왔을 당시에는 대통령의 특권 때문에 피의자이면서도 구속 수사가 되지 않고 관사에서 편하게 지내고 있었기 때문에 합당한 처벌을 받던 중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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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러디 #==
이 발언이 밈처럼 되어서 풍자 합성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4. 여담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방조해 왔다는 의혹을 받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역시 최순실과는 일면식도 없다는 변명을 했고 기자에게 "최 씨의 국정개입을 까맣게 몰랐고, 그런 점에서 자괴감이 들 정도"라는 발언을 했다. 기사

2017년 3월 31일, 박근혜가 구속되자 연합뉴스朴 전대통령 "이러려고 대통령 했나"... 19년 정치인생 마감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천영식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신동아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이 문구가 패러디로 연결돼 비판이 있을 것을 우려했고 박근혜 대통령도 이를 각오하고 사용했다고 한다. 당시 천영식은 담화 내용에 박근혜 대통령의 심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 표현이 있어야 하며, 그런 표현 중 하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

2023년,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윤석열 정부를 향하여 끝까지 이러면 자괴감이 들 것이라 경고했다.

[1] 해당 회차는 2화 B파트, 5화 A파트, 24화 B파트.[2] 해당 방송 화면은 크라임씬2산장 살인 사건 편으로, 본방송은 2015년 6월 10일이지만 하이라이트로 편집하는 과정에서 일부 자막이나 편집 순서가 수정되었기 때문에 이 자막도 들어갈 수 있었다.[3] 다만, '이러려고'가 아니라 '이럴려고'로 표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