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1-07-27 12:02:53

느릅나무에게

1. 개요2. 전문3. 정리4. 풀이
4.1. 시구 풀이
5. 해석

1. 개요

시인 김규동의 시집 『느릅나무에게』(2005)에 수록된 시.

2. 전문

느릅나무에게
김규동
나무
너 느릅나무
50년 전 나와 작별한 나무
지금도 우물가 그 자리에 서서
늘어진 머리채 흔들고 있느냐.
아름드리로 자라
희멀건 하늘 떠받들고 있느냐.
8.15 때 소련 병정 녀석이 따발총 안은 채
네 그늘 밑에 누워
낮잠 달게 자던 나무
우리 집 가족사와 고향 소식을
너만큼 잘 알고 있는 존재는
이제 아무 데도 없다.
그래 맞아
너의 기억력은 백과사전이지.
어린 시절 동무들은 어찌 되었나.
산 목숨보다 죽은 목숨 더 많을
세찬 세월 이야기
하나도 빼지 말고 들려 다오.
죽기 전에 못 가면
죽어서 날아가마
나무야 옛날처럼
조용조용 지나간 날들의
가슴 울렁이는 이야기를
들려 다오.
나무, 나의 느릅나무

3. 정리

느릅나무에게
작가 김규동
주제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통일에 대한 소망
성격 체험적, 회상적, 현실 반영적
제재 느릅나무
화자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애타게 드러내고 있는 실향민
표현 '나무'에 대한 의인화[1]

4. 풀이

1~7행전쟁 이후 떠난 고향에 대한 그리움
8~16행전쟁 이전과 이후에 벌어진 현대사의 사건과 그 시간을 견뎌 낸 사람들의 아픔
17~26행고향에서 평화로운 이야기를 듣고 싶음 → 통일에 대한 소망

4.1. 시구 풀이

  • 50년 전 나와 작별한 나무: 해방 전까지 이북에 살았던 작가의 전기적 사실을 고려할 때, 6.25 전쟁으로 월남한 후 북에 있는 고향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처지가 나타남.
  • 느릅나무: 고향을 상징하는 소재
  • 지금도 우물가 그 자리에 서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남.
  • 8.15 때 소련 병정 녀석이 따발총 안은 채: 광복소련이 점령한 38선 이북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으로, 우리 민족사의 비극적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이 드러난다.
  • 우리 집 가족사와 고향 소식: 격동의 근대사를 견뎌 낸 가족과 고향의 소식
  • 어린 시절 동무들은 어찌 되었나: 고향에 대한 그리움
  • 산 목숨보다 ~ 빼지 말고 들려 다오.: 전쟁 후 고향에서 벌어졌을 것이라 짐작되는, 나아가 한반도에서 벌어졌을 전쟁의 참상과 그로 인한 사람들의 한과 아픔을 환기하고 있다.
  • 죽기 전에 못 가면/죽어서 날아가마: 통일에 대한 희망이 없는 상황으로 인해 그리움이 더해짐.
  • 옛날처럼/조용조용 지나간 날들: 아픔과 한이 없는 날들
  • 가슴 울렁이는 이야기: 평화로운 이야기

5. 해석

이 시는 6.25 전쟁으로 인해 떠나온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그리움에서 비롯된 전쟁 전후의 비극적 현실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면서, 이러한 현실이 극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고향을 오랫동안 지키고 서 있는 느릅나무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 전쟁으로 화자와 작별하게 된 느릅나무는 소련 병정을 자게 하고, 산 목숨보다 죽은 목숨 더 많을 세찬 세월 이야기를 알고 있어 현대사의 비극을 증언하고 있다. 따라서 화자가 느릅나무에게 가슴 울렁이는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하는 것은 바로 분단 상황을 극복하기를 바라는 화자의 소망을 표현한 것이다.

[1] 사람이 아닌 것을 사람에 빗대어 표현하는 것.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