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백작 Count Dracula 배우: 프리스토퍼 리 |
1. 개요
1958년작인 <드라큘라의 공포>로 시작하는 영국 해머 영화사의 드라큘라 영화 시리즈의 드라큘라 백작으로 크리스토퍼 리가 연기하였다.2. 특징
크리스토퍼 리가 연기한 드라큘라는 위에 소개된 드라큘라들과는 상당히 다른 행보를 선보이는데, 영화 자체가 저예산으로 제작된 탓에 유럽 일대를 넘나들던 원작의 나름 글로벌했던 스케일을 기껏해야 드라큘라의 성과 그 근처의 마을 정도로 확 줄여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크리스토퍼 리의 강렬한 연기력으로 커버하여 드라큘라 묘사 면에서는 오히려 뛰어난 수작이 나왔다.크리스토퍼 리가 연기한 드라큘라의 특징은 압도적인 위압감인데, 크리스토퍼 리 본인이 2m에 가까운 거구이다 보니 검은 망토를 걸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엄청난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또한 '예의바른 신사'/반면 '피에 굶주린 흡혈귀'의 이중적인 모습을 훌륭하게 소화해 낸 덕분에 역대 최고의 드라큘라 연기로 손꼽힌다. 캐릭터의 행보나 영화의 내용을 떠나서 분위기 상으로는 원작의 드라큘라 백작을 가장 잘 재현한 예로 손꼽힌다.
특히 크리스토퍼 리의 드라큘라는 피터 쿠싱이 연기한 아브라함 반 헬싱과의 궁합이 굉장히 잘 맞았던 것으로 유명한데, 영화사에 있어 오늘날까지도 둘도 없는 콤비로 회자되곤 한다. 두 배우가 모두 카리스마 연기의 본좌들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불꽃튀는 카리스마 대결을 보여준다. 사실상 반 헬싱이 드라큘라의 진정한 라이벌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도 이 영화에서 부터이다. 영화 말미에 십자가를 든 반 헬싱과 드라큘라의 마지막 대결 장면은 별다른 액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넘치는 긴장감 덕분에 흡혈귀 영화상 최고의 명장면으로 손꼽힌다.https://youtu.be/ssvgMHCa45s?si=epZcTJZDfF-vaFB1
3. 기타
- 크리스토퍼 리는 다작을 많이 하기로 유명한 배우였는데, 이 영화가 워낙 뜨는 바람에 본인이 좋던 싫든 주위의 강권에 못이겨 80년대까지 많은 영화에서 드라큘라 연기를 해야 했다. 그때마다 피터 쿠싱이 그의 맞수로 출연했는데, 영화의 질이 무적 허접하더라도 두 명배우의 연기가 영화를 먹여살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역대 드라큘라 중 가장 강렬한 이미지로 유명한 것은 크리스토퍼 리의 드라큘라이지만, 스펙만 보자면 의외로 은근히 허당이라는 점이다. 원작과는 달리 늑대나 박쥐, 연기로 변신하지 못하며 그렇다고 중력을 무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또한 옛날 뱀파이어답게 십자가를 두려워하며, 햇빛에 몸이 닿으면 재로 변한다. 신체적으로 보통 사람보다 조금 나은 점은 사람에게 최면술을 걸 수 있다는 것과 보통 사람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의 괴력을 지녔다는 것 뿐이다.[1] 그런데다 단순히 말뚝으로 박는 것 뿐 아니라 성물이 가득찬 교회에서 기도를 하자 추락해 사망하질 않나, 괜시리 도발에 빠져 가시덩굴을 지나가다 몸이 마비되어 옆구리에 말뚝 박혀 죽는 등 무시무시한 이미지에 비해 죽이기가 의외로 쉽다. 몇 안되는 경우가 난데없이 나온 '말뚝으로 박을 땐 기도문을 얘기해야 된다'는 법칙이 나온 경우인데 이때도 막판에 주인공과 몸싸움하다 떨어져 십자가에 관통당해 신부가 기도하는 사이에 죽었다.
- 그러나 이를 특유의 카리스마와 뛰어난 두뇌로 커버하는 덕분에 역대 드라큘라 중 가장 지능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때문에 피터 쿠싱과 크리스토퍼 리가 출연한 드라큘라 영화는 상당히 추리물과 같은 분위기를 띈다. 그런데다 후술하듯이 악마같이 잔인하기도 해서 자식을 세뇌/흡혈귀로 만든 뒤 그 아버지를 직접 죽이게 하는 모습도 보인다.
- 더불어 부활도 참 많이 한다. 드라큘라의 신부들을 제외하면 이후 후속편은 드라큘라가 부활 → 퇴치 패턴을 따른다. 게다가 부활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라 드라큘라의 유물을 모아 의식을 통해 부활하거나, 얼음 속에 갇혀있다 해방되어 부활하는 등 시체만 남아있으면 거기에 피만 뿌리면 부활하는 것으로 나온다.
[1] 드라큘라가 반 헬싱과 몸싸움을 할 때 기절한 척하던 반 헬싱이 기습으로 한 대 치니 드라큘라가 나가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