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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신사(紳士, gentleman)는 교양과 예의를 갖춘 남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유의어로 군자가 있다.2. 한자어 명칭
동아시아에 영어가 들어온 뒤, 젠틀맨(gentleman) 또는 젠트리(gentry)의 역어로 옛 중국의 지배계층 '신사'를 차용한 것이 현대에 이른다.3. 역사
영어 'gentleman'의 직접적 어원은 혈통이 고귀한 사람을 가리키는 프랑스어 'gentilhomme'이고, 이는 다시 집안, 종족을 뜻하는 라틴어 'gentilis'에서 유래되었다. gentleman은 어원과 마찬가지로 가문이 좋은 사람, 즉 귀족을 의미하며[1] 그 유래는 15세기 잉글랜드 왕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원래 노르만 정복 이후 잉글랜드의 지주 귀족 계급은 왕의 직속봉신인 남작(baron)들과, 남작에게 재분봉 받은 기사들로 구성되었다. 노르만 왕조 이래 잉글랜드에서는 귀족들의 인구 조절을 위해서 작위보유자 및 계승자를 제외한 나머지 귀족 출신들은 자기 부모와는 달리 법적으로 귀족 신분을 인정받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사회적으로는 그에 준하게 취급되었던 젠트리가 되었으며,[2] 간혹 노르만족의 숙청에서 살아남은 앵글로색슨족 귀족이 젠트리가 되기도 했다.[3] 12-13세기 사이 상업의 발전과 토지 거래, 증여, 지참금, 분할상속 등에 의한 토지의 분할로 봉건제가 해체되고 13세기 후반에 국왕법정과 의회제도를 중심으로 한 중앙집권 체제가 완성되면서 의회에 상원으로 소집되는 70여 명의 최고위 귀족들만이 남작으로 인정되었고, 연 토지 수입 40파운드 이상에 카운티 법정의 배심원으로 소집되는 수백 명의 상류층 지주들만이 기사라고 불렸으며, 영주권(lordship)을 가졌으되 남작이나 기사들과 같은 공적인 의무와 권리를 가지지 않은 대다수의 지주들은 향사(esquire)로 분류되었다. 법적인 신분은 소작농이지만 사실상 지주나 마찬가지로 드넓은 소작지에 재소작을 주고 대부분의 수확물을 시장에 팔아서 재산을 축적하면서 귀족과 같은 생활을 하는 부농은 프랭클린(franklin)으로 분류되었다.
하지만 이런 계급 구분은 흑사병과 백년전쟁을 거치면서 약화되고 변형되어 갔다. 지주들이 배심원의 의무를 부담스러워한 탓에 기사 직위를 기피하기 시작하자 14세기 후반부터는 향사들도 배심원으로 소집되었고, 영주권의 영향력이 약화되면서 15세기 중반부터는 영주권을 가지지 않은 단순 토지 보유자나 심지어 소작지를 보유한 부농들도 가끔 젠틀맨(gentleman)으로 분류되어 지주 명문가 계층(gentry)의 말석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 중세부터 시작된 계급 명칭의 인플레가 계속 이어지다 보니 처음에는 기사도 향사도 못 되는 하급 젠트리라는 의미로 시작된 젠틀맨이 나중에는 상류층 전반을 지칭하는 용어로 자리잡게 되었다.
근대까지는 신분 합류에 꽤 제한이 있었으나,[4] 현대의 젠트리는 가문이 좋은 자본가 집안도 포함된다. 더불어 가문이 좋지 않은 자수성가자에게 듣기 좋으라고 젠트리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으나 원래 젠트리 출신들도 아직까지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엄밀히 따지면 사회에서 엘리트거나 부자라고 해도 가문이 좋지 않으면 젠트리가 아니다. 따라서 영국 사회에서 자수성가자들은 종종 무시당하기도 한다.[5]
4. 이미지
19세기~20세기 초를 배경으로 한 미디어에서는 대체로 모자(주로 볼러나 실크 해트)와 프록 코트, 지팡이(혹은 검정우산) 그리고 망토와 단안경을 쓴 모습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문화어에서는 신사를 상당히 부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말쑥한 차림을 하고 점잖게 행동하며 거드름을 피우는 사람'이란 의미로 사용한다.
스벤 라파엘 슈나이더라는 사람이 운영하는 gentleman's gazette 라는 사이트에서 신사의 매너, 수트 등을 배울 수 있다. 정말 신사가 되고 싶으면 방문해 보자. 굉장히 자세하며 각종 동영상도 있다.
[1] '권문세족' 단어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2] 반면 유럽 대륙에서는 일단 한 번 귀족 신분이 되면 그 후손들은 설령 재산도 권력도 다 잃고 거렁뱅이가 되어도 일단은 귀족으로 인정받았다.[3] 윌리엄 1세의 정복 이후 기존의 앵글로색슨 귀족들은 극소수만이 지위를 보전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죽거나 신분과 재산을 모두 강탈당했다.[4] 명예혁명 이후로도 꽤 오래 영국의 자본가들은 투표권을 받지 못하였다.[5] 까놓고 말해서 긍정적, 부정적 의미 차이가 있으나 전통적 기득권 입장에선 그들 출신이 아닌 자수성가와 졸부는 갑자기 부를 얻은 사람들로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