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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형적인 영국 펍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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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세자 시절 펍에 방문한 찰스 3세 |
1. 개요
pub술집의 일종. 영국 버전의 바라고 볼 수 있다.
어원은 '공공 집회장'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Public House'에서 앞의 세 글자만 따온 Pub이다. 보면 알겠지만 상류층이 아닌 서민층 특유의 줄임말 습관에서 비롯된 이름으로[1], 그 이름답게 서민층이 애용하는 장소라서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이다.[2]
2.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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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펍과 맥주를 즐기는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영국' 여행 |
한국에 있는 호프집이나 술집보다 훨씬 가벼운 분위기의 장소이다. 한국 술집은 보통 지인과 미리 약속을 잡고 거창하게 자리를 마련해서 가야 하는 느낌이지만, 펍은 그럴 필요 없이 그냥 지나가다 들르는 느낌의 장소이다. 비유하면 식당 중에도 버거킹, 맥도널드 같은 가벼운 패스트푸드점(물론 패스트푸드처럼 빨리 먹고 나가는 곳은 아니지만, 그만큼 격식 없이 누구나 편하게 들를 수 있다는 점이 비슷하다)이 있다면, 술집 중에는 펍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시골 동네마다 있는, 작은 식당에서 소주와 계란말이나 김치찌개 같은 간단한 안줏거리를 같이 파는 동네 막걸리 점빵집에 가깝다. 실제로 영국에는 아무리 작은 마을이라고 해도 한두 곳 이상 존재하고 있으며, 퇴근 후 가볍게 마시면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는 곳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퇴근 시간 무렵 런던 중심가의 펍에는 넥타이 매고 맥주잔을 손에 든 직장인들이 많다.
주류는 칵테일보다는 맥주 위주로 파는 경향이 흔하다. 메뉴는 소시지, 피시앤칩스, 프라이드치킨, 피클드 에그 같은 비교적 조리법이 간단한 음식을 곁들여 팔지만 스테이크 같은 제대로 된 식사도 주문할 수 있다. 아침부터 개장하는 가게는 대부분 잉글리시 브렉퍼스트와 모닝 커피 등을 취급하며, 일요일에는 가족 단위 손님을 위한 선데이 로스트를 팔기도 한다.
각 지역마다 특색 있는 현지 에일을 팔기 때문에 여행 중이라면 들러서 한잔 맛보는 것도 좋다. 또한 개방형으로 운영되는 특성상 다른이에게 말걸기도 비교적 쉬운 곳이며, 여행객들은 펍에서 술을 마시다가 현지 주민과 말을 트고 친해지는 경우도 흔하다.
100년 ~ 200년 이상 이어져 내려오는 펍도 적지 않게 있다. 오래된 동네라면 14세기 ~ 15세기까지 거슬러올라가는 건물에서 영업 중인 펍도 찾아볼 수 있다.
운영은 패스트푸드점과 비슷하게 돌아간다. 종업원은 기본적으로 고객이 매장 안에 들어오거나 나가는 것을 신경 쓰지 않는다. 주문은 종업원이 고객이 앉은 자리에 가서 받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매대에 가서 직접 주문을 해야 한다. 매대에서 주문한 음료를 받아 적당한 자리에 앉아서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스포츠 중계[3] 등을 보면서 격식을 따지지 않고 편하게 음주를 즐기면 된다. 특히 영국에서는 축구보러 경기장이 아닌 펍에 갈 정도로 스포츠 중계는 중요한 요소다.
제공되는 음식의 퀄리티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가볍게 한 잔하는 장소이기 때문에 음식도 술안주 수준의 저렴한 음식들이 주를 이룬다. 어차피 안주 없이 맥주만 마시고 가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격식 없는 가벼운 장소이기 때문에 펍에서 저녁 식사를 때우는 사람도 있으며, 이를 딱히 이상하게 여기지도 않는다. 물론 지역의 명소로 자리잡은 펍 중에는 레스토랑을 겸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는 특색 있는 음식들이 나오며, 질 역시 양호한 편이다. 참고로 펍에 따라서는 음식을 주문할 경우 자리로 가져다주기도 한다.
이원복 교수의 현대문명진단에서 30년 전에 펍에 대해 다뤘다. 다만 오래된 이야기라 현재와는 달라진 점이 많으며, 대표적인 것이 라스트 오더(last order)에 관한 내용이다. 라스트 오더는 2차대전 당시 생겨난 규제로 2차대전 이후에도 과도한 음주를 막기 위한 법안으로 유지되었다. 이 때문에 9시 30분 즈음에 문자 그대로 '마지막 주문(last order)'을 받고 심야에는 주문을 받을 수 없거나 문을 닫아야 했지만, 2005년에 법이 바뀌면서 심야에도 영업을 하는 펍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리고 같은 작가의 먼나라 이웃나라 영국편 컬러 개정판에서 펍에 대하여 추가로 다루기도 했다.
3. 다른 나라에서
대한민국에서는 비교적 근래에 들어온 개념으로 1980년대는 영국식 펍이 아니라 독일식 브로이하우스를 도입한 '호프(hof)'를 더 많이 볼 수 있었다.[4] 이후 1980년대 영국으로 직무연수를 갔던 어느 공무원이 영국식 펍을 보고 이런 음주문화가 한국에도 필요하다는 취지[5] 하에 제도적으로 도입했던 것이 바로 단란주점이다.[6] 물론 정작 실제로 한국에서 제도가 시행되자 양지로 기어나온 방석집 정도로 그 의미가 아주 변질되었다. 결국 제대로 된 영국식 펍 스타일의 음주 문화는 이보다도 십수 년 후에 정착되었다. 스포츠와 함께 즐기는 음주 문화는 야구장, 담소를 나누는 공간은 2000년대 초반 이태원이나 강남의 펍을 시작으로 젊은 층에게 서서히 퍼져나갔다. 그리고 이들이 현재는 중장년층을 이루게 되자 과거처럼 "먹고 죽자"식의 음주문화는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많이 사라졌다.다만 국내의 펍을 표방하는 여러 주점은 여전히 영국식 펍과 완전히 같지 않다. 예를 들어 2020년대 들어서는 주로 수입 맥주를 팔던 맥주 전문점에서 많은 집들이 펍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있지만 감자튀김을 곁들인 생선 튀김을 제공하고, 영국풍 인테리어로 꾸민 조금 더 고급스러운 호프집일 뿐이다. 그리고 진짜 본토의 펍은 축구 중계와 팝송[7]이 구비되어 있는 것과는 달리 K-POP 아이돌 뮤비와 음악이 나온다. 그리고 젊은층이 많은 곳은 떠들거나 술 게임을 하느라 옆 테이블의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시끄러운 경우가 다반사다.[8]
한영 양 국가 간 음주 문화 차이 때문에 한국 내에서 정통 영국식 펍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삼삼오오 친한 사람끼리 와서 취하지 않을 정도로, 기분 낼 정도로만 간단히 맥주 한두 잔 하며 조용히 담소를 나누다 가는 영국과는 달리 한국은 진탕 먹고 마시고 실컷 떠들다 가는 음주 문화가 만연하다. 이렇다 보니 펍을 표방한다 해도 한국 현지화가 되는 경우가 많고, 이 때문에 간판만 보고 런던의 펍을 기대했다가 전혀 다른 분위기 때문에 실망하는 영국인이 많다. 오히려 충무로 인쇄골목 등에서 중년 노동자들이 퇴근 후 즐기는 치킨집 및 이 같은 곳이 프랜차이즈화된 둘둘치킨이나 봉구비어 등이 분위기상으로 영국식 펍에 더 가깝다.
국내에도 야구나 해외축구 등 스포츠 중계를 틀어주는 펍들도 있는데 한국에서는 이를 스포츠 펍이라는 별도의 명칭으로 부른다. 오리지널이 오히려 비주류 취급이 된 케이스. 사실상 호프집 보다 있어보이도록 외국식 이름을 쓰면서 생긴 문제다.[9]
일본에서는 일반적으로 스낵바와 캬바쿠라의 중간형태에 가까운 형태를 펍이라고 부른다.[10] 왜 펍이라는 명칭이 됐는지는 불명이지만 스낵바가 펍과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거기서 파생된 듯하다. 물론 현재는 오리지널 영국식의 펍도 일본에서 영업 중인데, 엉뚱한 업종이 명칭을 선점해 버린 탓에 구분하기 위해서 '잉글리시 펍' 또는 '아일리시 펍'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11]
4. 같이 보기
[1] 가령 '귀족'을 뜻하는 Noble을 앞의 세글자만 줄여서 Nob(놉)으로 부르는 경우가 있다.[2] 퍼블릭 하우스 외에도 이런 부류의 공간이 "~ 하우스"식으로 불린 사례가 더 있다. 중세에는 영국은 물론 유럽대륙에서도 지역마다 수도원이나 조합 양조장 등에서 공급받은 주류로 운영되었던 에일하우스(Alehouse)나 비어하우스(Beerhouse) 등이 있었고, 퍼블릭 하우스가 탄생하고 유행하던 동시기인 근대 빅토리아 시대 상류층은 커피하우스에서 술 대신 커피를 마시며 여가와 사교 활동을 하였다.[3] 프리미어 리그 축구 등 스포츠 경기의 TV 중계료가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유료 채널에 가입하는 것보다 펍에서 한 잔 하면서 보는 편이 더 저렴하다고 한다. BBC의 공영 기능 중 스포츠 중계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4] hof란 단어 자체는 '건물'이란 뜻이며, 한 예로 bahnhof는 기차역을 말한다.[5] 당시 한국의 음주 문화는 심하면 4차, 5차까지도 가면서 만취는 일상이었다. 그렇다 보니 당시 한국인 40대 사망률 1위는 간암이었을 정도였고, 거기에 룸살롱이나 방석집 등 쪽으로는 성매매까지 결합되는 등 폐해가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맥주 한잔 곁들이며 담소를 나누거나 스포츠 중계를 보는 영국식 펍 문화는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6] 화목하고 건전하게 즐길 수 있다는 의미에서 단란이란 수식어가 붙었다.[7] 사실 영국 본토에서는 축구 중계 보는 데 방해된다고 매장 음악이 없는 곳이 많다.[8] 실제로 맥주집 손님들 중 술게임 하는 테이블과 조용히 이야기 나누는 테이블 손님들간에 시비붙는 경우는 생각보다 매우 많다.[9] 김치볶음밥을 김치 필라프라고 쓰거나, 1인식 고기구이집을 굳이 야키니쿠라고 부르는 것과 비슷한 사례다.[10] 물론 사전에서 펍(パブ)을 찾아보면 영국식 펍에 대한 설명이 써있다. 하지만 일본인에게 펍이라고 하면 대부분 영국식 펍이 아닌 이쪽을 연상하는 경우가 많으며, 간판에 パブ이라고 써있는 업소에 들어가보면 십중팔구 이쪽이다.[11] 일본 역시 한국과 유사하게 뭔가 있어 보이는 외국어를 써서 과장해서 표현하는 경향이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