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SS RC-2 루프스테이션 BOSS의 대표적인 컴팩트 루퍼 페달이다. | TC Electronic Ditto X4 Looper 독립된 2채널 사양 루퍼 페달로, 컴팩트 루퍼 페달 대비 더 많은 기능들을 지원한다. |
BOSS RC-600 루프스테이션 무려 6트랙 독립 레코딩을 지원하는 하이엔드 루퍼 페달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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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루퍼(Looper), 혹은 루퍼 페달(Looper Pedal)은 라이브 퍼포먼스용 음향기기의 한 종류로, 짧게는 몇 초에서 길게는 몇 분 정도 길이의 트랙에 끊임없이 새로운 녹음을 덮어 씌워가며 곡을 연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기이다.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방송이나 다른 매체에서도 이 이름으로 자주 나왔기에 루프스테이션(Loop Station)이라는 명칭으로도 많이 불리며, 대중들도 이걸 정식 명칭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있으나, 이 이름은 일본의 음향기기 브랜드인 BOSS의 상표명이기에 다른 브랜드에서 생산된 루퍼 페달까지 통틀어 지칭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편이다. 어떻게 보면 이쪽도 보통명사가 된 고유명사인 셈.
2. 역사
루퍼의 원리는 멀티 트랙 레코딩 장비들의 발전과 함께한다. 원래 기존에는 음악의 모든 구성요소들[1]을 한 번에 연주하고, 이를 그대로 녹음하는 싱글 트랙 레코딩이 대세였으나, 이후 녹음 기술이 발전하고 관련 장비들이 개발되면서 음악의 모든 구성요소들을 각각의 트랙에 따로 녹음한 뒤에 이를 합쳐서 하나의 곡을 만들어내는 멀티 트랙 레코딩이 주류가 된다.최초의 멀티 트랙 레코딩 장비는 자기 테이프를 활용한 자기 테이프 레코더였는데, 이를 처음으로 사용하고 보급한 아티스트 중 한 명인 재즈 기타리스트 레스 폴은 당시 아내였던 메리 포드와 함께 1953년 텔레비전 방송에서 이 자기 테이프 레코더를 활용하여 24트랙 레코딩 연주[2]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이것이 현재 기록으로 남은 가장 이른 루프 퍼포먼스 중 하나이다. 영상
이후 이 자기 테이프 레코더를 응용한 딜레이(Delay)라는 이펙터가 등장하는데, 녹음된 트랙을 일정 시간(짧게는 수십 ms에서 길게는 수백 ms까지) 뒤에 재생하여 메아리가 치는 듯한 사운드를 만들어주는 장비였다. 이들은 사전에 녹음된 트랙을 연주 도중에 다시 재생한다는 점에서는 루퍼 이펙터와 비슷한 면이 있었다. Maestro의 Echoplex, Roland의 RE-201 스페이스 에코 등이 이 당시 등장했던 아날로그 테이프 딜레이들인데, 이들은 혁신적인 소리와는 별개로 여전히 유닛의 크기가 매우 컸고, 저장 장치로 자기 테이프를 사용하였기에 관리하기도 어려웠다.[3]
1970년대 후반이 되면 이러한 자기 테이프를 대체하기 위한 다른 방법들이 고안되었고, 딜레이 이펙터의 주류는 기존의 자기 테이프 방식에서 버켓 브리게이드 디바이스(Bucket Brigade Device, BBD) 칩을 활용한 방식으로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당시의 딜레이 이펙터들에 들어가던 칩들은 가격 및 성능 문제로 지금의 루퍼처럼 최대 분 단위에 달하는 긴 연주를 담을 수는 없었고, 어디까지나 음원을 '잠시' 녹음해두었다가 바로 내보내는 정도의 기능만을 수행하였다.
1980년대가 되고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BOSS DD-2같은 순수 디지털 방식 딜레이 이펙터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BBD 칩을 넘어 아예 내부에 휘발성 메모리를 삽입하여 음원을 저장하기 시작했으며, 198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 이러한 딜레이 이펙터들에 들어가는 디지털 칩들이 점점 발전하고 용량 당 가격 또한 떨어지면서 이전 대비 같은 가격, 같은 크기임에도 더욱 많은 양의 음원 데이터를 덮어쓰고 재생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점에서 착안하여 Digitech에서 최초의 루퍼 페달로 불리는 PDS 8000이 1985년에 등장하였고, 현재 사람들에게 익숙한 루퍼 페달이 정립되었다.
현재의 루프 페달들은 단순히 녹음된 음원을 저장하고 다시 재생하는 것을 넘어서 다양한 부가 기능들을 지원하는 정도로 발전하였다.
3. 상세
특정 길이의 트랙에 짧은 연주를 계속해서 덧씌우며 곡을 완성해나가는 것이 기초적인 원리이다. 주로 원맨 밴드의 라이프 퍼포먼스나 비트박서들의 공연에서 많이 사용된다. 한 사람이 한 번에 연주할 수 있는 악기에는 한계가 있는 편이지만, 루퍼를 사용하여 연주를 녹음해두고 여기에 끊임없이 새로운 녹음을 덮어 씌움으로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 거기다가 곡이 어떻게 빚어지는지를 관객들에게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도 있기에 퍼포먼스적으로도 매우 효과가 좋다.물론 라이브 퍼포먼스를 할 일이 거의, 혹은 아예 없음에도 불구하고 루프 스테이션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많다. 작곡법이나 화성학, 악기 운용법을 잘 숙지한 사람들에게는 방구석에서 혼자 합주를 하며 놀거나 연습을 할 목적으로 사용하기 좋기 때문. 관련 영상
저렴한 제품들은 미니멀하게 녹음 시작, 녹음 중단, 재생/멈춤 버튼 정도만 달려 있는 경우도 많으나[4], 실제 본격적인 라이브 퍼포먼스에서 사용되는 하이엔드 제품들의 경우 내장 드럼비트나 아예 채널별로 녹음을 받아 적재적소에 특정 트랙을 끄거나 재생하는 기능을 갖추기도 한다. 이 경우 내부에 들어가는 기억장치나 부품들도 많아지는데다 누를 수 있는 버튼의 양도 많아지기에 크기도 매우 커진다.
4. 사용 예시
5. 여담
- 어떻게 보면 딜레이 이펙터에서 파생된 장비인 만큼, 여러 기능들을 지원하는 하이엔드 딜레이 페달 중 몇몇은 제한적으로나마 루퍼 기능을 지원하기도 한다. 하드웨어적으로 겹치는 부분도 많고, 둘 다 '사전에 녹음된 소리를 다시 재생하는 것'으로 기능까지도 거의 비슷하기에 구현이 쉽기 때문.
- 2015년 7월 24일에 방영된 유희열의 스케치북 283회에 딕펑스가 등장하면서 루퍼 페달이 짤막하게 소개 및 시연된 적이 있는데[5], 문제는 유희열이 이걸 따라서 시연해봤다가 "유희... 아 죄송합니다." 라는 삑사리에 가까운 녹음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대참사가 발생한 것. 이 에피소드는 이후 루프스테이션의 반란이라는 이름으로 유스케 레전드 9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1] 보컬이나 악기, 효과음 등[2] 본인의 기타 연주와 메리 포드의 보컬을 12번씩 각각의 트랙에 녹음하여 마치 합창 + 합주하는 듯한 사운드를 들려줌.[3] 내부 자기 테이프가 재생을 거듭하며 늘어나거나, 재생 헤드가 마찰로 마모되어 재생 시 음질이 떨어지고 소리가 어두워지는 문제가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는 이 특유의 소리가 Lo-Fi 감성을 자극한다며 매니아들 사이에서의 수요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4] 이 경우 기존 녹음본 위에 새로 녹음한 트랙이 그대로 합쳐지기에 나중에 분리하거나 특정 트랙만 비활성화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5] 해당 문서명인 루퍼 페달이 아닌, 루프스테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었다. 실제 사용된 모델 또한 BOSS RC-2 루프스테이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