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2-21 19:58:40

모던 록



1. 개요2. 상세3. 한국의 모던 록

1. 개요

Modern Rock.

록 음악의 한 종류. 서구권에선 1980년대 후반부터 등장한 장르로, 후술하듯 개념이 모호한 부분이 많아 매우 커다란 틀로서 거론되곤 한다.

특히 국내에선 보통 록하면 떠오르는 헤비메탈식 강력한 기타 사운드나 신나고 빠른 음악보단, 말 그대로 모던하고 현대적인 트렌드에 맞춘 몽환적이며 감성적인 록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2. 상세

20세기 미국 라디오에서 1960~80년대 올드 락과 구분짓기 위한 단어로 유래되었다는 말이 있으나, 정확한 유래는 불분명하다. 공식적인 매체에서의 언급은 1988년 빌보드에서 모던 록 차트가 등장한 것이 시초였다. 80년대 후반부터 헤비메탈의 쇠퇴기 이후에 치고 나오면서 90년대 들어선 락계의 주류를 차지한다.

유래만큼이나 이들의 특징과 범위 또한 불명확한데, 대개는 90년대부터 얼터너티브 록그런지를 중심으로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브릿팝, 슈게이징, 드림 팝, 앰비언트 뮤직 등의 현대적인 장르들을 단골로 곁들이는 편이다. 여기에 얼터너티브 메탈, 뉴 메탈, 포스트 그런지, RHCP로 대표되는 펑크 사운드들이 추가되며 견해에 따라서는 건즈 앤 로지스 등의 하드 록같은 이질적인 스타일의 음악도 포섭되곤 하며 심지어는 록과는 별개로 독자적으로 발전했던 장르였던 디스코신스팝까지도 포함시키는 등 기준들이 중구난방이다.[1]

따라서 모던록을 별개의 음악적 장르라고 이해하기보다는 올드락과 구별하기 위한 시대적인 구분으로, 록 음악 전부를 아우르는 카테고리로 이해하는 것이 빠를지도 모른다. 물론 모던 록으로 분류되는 음악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긴 한데, 일단 밴드 음악의 형식을 가진 경우가 대다수고[2], 헤비메탈 대비 상대적으로 덜 시끄러운 음악을 지향하는 편이다.[3] 연장선상에서 창법도 락커하면 떠오르는 초고음이나 샤우팅을 무조건 배척까진 아니지만 그렇다고 마냥 지향하지도 않는다. 또 이건 꼭 모던 록만 그런건 아니고 현대 음악이 다 자세히 파보면 짬뽕 정반합이긴 하지만, 여러 장르의 특징들이 혼합된 크로스오버, 하이브리드스런 느낌도 보이고 있다.[4] 모던 록으로 분류되는 뮤지션들이 언급하는 가수들을 보면 발라드부터 록 음악 등까지[5] 다양하다는 것도 한 증표다.

3. 한국의 모던 록

언니네 이발관
'푸훗' (1996)
델리 스파이스
'챠우챠우' (1997)
체리필터
'낭만고양이' (2002)

'Stay' (2003)
브로콜리 너마저
'앵콜요청금지' (2008)
검정치마
'Antifreeze' (2008)
혁오
'위잉위잉' (2014)
잔나비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2019)
새소년
'난춘' (2020)
실리카겔
'NO PAIN' (2022)

한국에서 모던 록이라 하면 대개 서정적 멜로디를 중심으로 리버브를 푸짐하게 먹인 쟁글쟁글한 일렉기타 사운드가 주로 거론되는 편이다. 한국 인디 밴드의 큰 갈래 중 하나로 여겨지는 경향이 강하며, 사운드적으론 더 스미스U2로부터 영향을 받은 쟁글 팝이나 오아시스브릿팝의 영향이 느껴지기도 한다.

1990년대 중순 한국 특히 홍대 지역에서 첫 선을 보인 뒤 30여년이 지난 2020년대까지도 한국 인디씬의 대들보로서 나름 근본을 지키고 있는 장르다. 국내에선 언니네 이발관델리 스파이스 밴드가 해당 씬의 시초로 여겨진다.[6] 둘이 내었던 비둘기는 하늘의 쥐deli spice 앨범은 모던 록씬의 기반을 완성시킨 작품으로 평가 받으며, 모던 록은 이른바 조선 펑크와 더불어 90년대 인디씬의 개국공신으로 취급받는다. 조선 펑크가 몰락한 이후에도 모던 록은 팝 계열과 꾸준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90년대 말엽부터는 모던 록을 자처하는 밴드가 우후죽순 생겨났는데, 덕분인지 한국의 인디씬은 기본적으로 모던록을 토대로 발전했고, 인디씬의 흥망성쇠와 중흥의 역사도 둘러보면 으레 모던 록이 중심에 있었다. 상술한 언니네 이발관과 델리 스파이스를 포함해서 롤러코스터, 허클베리핀, 자우림, 체리 필터, 마이 앤트 메리 등의 1세대부터 시작하여 3호선 버터플라이, 몽구스, W, , 브로콜리너마저, 옥상달빛, Pia, NELL, 검정치마, 국카스텐, 쏜애플, 로로스 등의 밴드가 등장하면서 인디의 침체기를 이겨내고 이 중 자우림, 체리필터, 넬 등 상당수는 대중적으로도 성공을 이뤘다. 록 페스티벌 단골 손님들이기도 하다.

2010년대 이후로도 혁오, 잔나비, 실리카겔, 새소년 등 안정된 계보를 보이며, 한국에선 그나마 가끔씩 뮤지션이 배출되는 포크 록, 사이키델릭 록 등과 함께 척박한 락 관련 종사자, 매니아들의 돌파구 중 하나로 기능하고 있다. 이렇게 대중적 반응이 있다보니 윤하 등 모던 록으로 데뷔하지 않았던 가수들도 모던 록 트랙을 발매하기도 한다. 2022년 발매한 사건의 지평선 등이 대표적이다.
[1] 빌보드의 얼터너티브 록 차트 전신격인 빌보드 모던 록 차트 리스트.# Funk나 뉴 메탈 사운드 밴드들도 등재된 것이 보인다.[2] 여차하면 1인 밴드도 생기는 추세긴 하다.[3] 차분한 곡부터 적당히 시끄러운신나는 곡까지 스펙트럼이 넓은 편이다.[4] 모던 록이라는 자체가 직역하면 현대적인 록이라는 소리니, 사실 록 밴드가 현대적 음악을 하는거라고 정의하면 개념 자체가 거의 무한정이긴 하다. 애초에 음악에 경계라는 거 자체가 좀 무의미하기도 하고. 이런 점에서는 프로그레시브 록과 어느 정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5] 팝 록을 한 비틀즈 등도 포함된다. 80년대 고전인 더 스미스, 픽시즈, 소닉 유스, U2, R.E.M. 등도 비슷하다. 이런거 보면 일반인들 기준으론 록하면 떠오르는 헤비메탈보단 그냥 록 밴드 음악의 뉘앙스가 더 강하다.[6] 유앤미블루Nothing's Good Enough가 먼저 거론되는 경우도 있지만, 당대 한국의 정서와는 멀찍이 위치하던데다 설익은 토착화로 인해 큰 반향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그나마 차기작 Cry... Our Wanna Be Nation!이 컬트적으로나마 그들의 이름을 알렸다는 정도가 위안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