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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중앙에 배치되는 미드필더. 상징적인 등번호는 8번.[1]2. 수행하는 역할
- 가장 중앙에서 활약하는 만큼 공수 양쪽에 골고루 참여해야 한다. 공격시에는 공격수들과 함께 압박에 나서야 하며, 수비시에는 적절한 위치 선정으로 수비수들을 도와야 한다.
-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체력이 좋아야 한다. 팀에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여야 하며, 활동량이 조금만 떨어져도 존재감이 사라진다.
- 중앙에서 볼을 순환시켜야 하기 때문에 패스 능력, 볼 배급 능력, 볼 키핑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패스와 볼 키핑이 뛰어날수록 팀원이 안정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경기의 안정감은 팀이 보유한 중앙 미드필더의 퀄리티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상대 공격-미드필더-수비 전원의 압박을 받기 때문에 뛰어난 탈압박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상대의 압박으로 인해 지워지기도 쉬우며 또 본인 역시도 압박에 성실히 가담해야 한다. 기술적으로 두세명을 제칠 수 있는 수준이거나, 그렇지 못하다면 빠른 판단력으로 압박을 크게 받기 전에 적재적소에 팀원에게 패스로 볼을 방출해 공수전환 없이 아군의 볼 순환이 끊기지 않게라도 해야 한다.
3. 대표적인 선수
이 포지션의 유명한 선수들로는 로타어 마테우스, 사비 에르난데스, 지지, 프란츠 베켄바워,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루카 모드리치, 호베르투 파우캉, 케빈 더 브라위너, 요제프 마소푸스트, 마리우 콜루나, 제르송, 피리, 파울 브라이트너, 요한 네스켄스, 그레이엄 수네스, 마르코 타르델리, 장 티가나, 브라이언 롭슨, 베른트 슈스터, 로이 킨, 파벨 네드베드, 폴 스콜스, 야야 투레, 클라렌스 세도르프, 파트리크 비에라, 미하엘 발락, 데쿠, 프랭크 램파드, 스티븐 제라드, 토니 크로스, 베르나르두 실바, 일카이 귄도안, 이반 라키티치, 프렝키 더용, 주드 벨링엄, 페드리, 엔소 페르난데스 등이 있다.한국의 주요 선수로는 조광래, 유상철, 기성용, 고재욱, 이영진, 노정윤, 김기동, 김정우, 하대성, 이용래, 신진호, 윤빛가람, 이명주, 주세종, 황인범, 홍현석, 이강인이 있으며 K리그의 주요 외국인 선수로는 쇼모지 요제프, 사리치가 있다.
4. 플레이 스타일
4.1. 박스 투 박스(Box To Box)
Box To Box'박스 투 박스'는 중앙 미드필더(CM)라는 포지션을 맡는 선수들에게서 가장 많이, 흔히 볼 수 있는 성향이다. 우리 팀 페널티 박스부터 상대 팀 페널티 박스까지 오고 가는 활동영역을 가지기 때문에 '박스 투 박스(Box to box)'라고 불리는 것. 이탈리아어로 쿠르소레(Cursore. 일꾼). '박투박'이라 줄여 부르는 경우가 흔하다.
주로 홀딩 미드필더 약간 윗선에 위치하며 뛰어난 체력과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수를 오가며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하여간 가장 중요한 것은, 중원에서 공 가진 선수가 상대 수비에 막혀서 급하게 패스할 팀원을 찾을 때 제일 먼저 보여야 하는 활동량과 공간 인지력, 성실성이 필요하다. 볼 배급, 맨 마킹, 볼 커팅, 유사시에 공격 가담, 공간 창출 등등 하여간 하는 일이 엄청 많고 다재다능하다. 한마디로 팀의 살림꾼이자 엔진. 다만, 다양한 전술을 구가할 수 있는 원 톱 전술과 어느 한 역할에 특화된 스페셜리스트들, 그리고 빌드업 시작점이 센터백, 심지어 골키퍼까지 내려와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지나가는 길 정도로 롤이 축소되어 현대 축구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미드필더 유형이다. 물론 전술적 중요도가 줄어든다는 말이지 팀 운영에 있어서는 여전히 이러한 돌쇠들이 여럿 필요하다. 특히나 남들 쉬는 크리스마스에도 컵대회 두 개씩 치러가며 죽을 똥 싸며 뛰는 프리미어리그 같이 일정이 빠듯한 팀들은 스쿼드에 팀에 체력좋고 공수 가담에 헌신적인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를 너댓명 이상은 거느리고 있어야 한 시즌을 무탈하게 운영할 수 있다. 또한 예나 지금이나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중원 장악에 수비형 미드필더와 함께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동원되는 롤이기도 하다. 특히나 경기가 각 중원에서 공이 이리저리 계속 소유권이 바뀌면서 각 선수끼리 치열한 개싸움 형태로 굴러갈 경우 박투박 미드필더들이 적극적으로 볼 탈취와 경합에 참여해 주도권을 잡아주는 것이 매우 중요해진다.
유명한 선수로는 로타어 마테우스, 루카 모드리치, 호베르투 파우캉, 제르송, 파울 브라이트너, 요한 네스켄스, 그레이엄 수네스, 마르코 타르델리, 장 티가나, 브라이언 롭슨, 로이 킨, 파벨 네드베드, 클라렌스 세도르프, 파트리크 비에라, 마이클 에시엔, 젠나로 가투소, 미하엘 발락,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스티븐 제라드, 야야 투레, 아르투로 비달, 아론 램지, 라자 나잉골란, 이반 라키티치, 알랑 마르케스, 앙드레프랑크 잠보 앙귀사, 그라니트 자카[2][3], 은골로 캉테, 레온 고레츠카, 사울 니게스, 니콜로 바렐라, 마르첼로 브로조비치, 마르코스 요렌테[4],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5], 로드리고 데폴, 모이세스 카이세도, 페데리코 발베르데, 에두아르도 카마빙가, 도르트문트 시절의 주드 벨링엄, 조던 헨더슨 등이 있으며 위에 언급한 선수들은 대부분 멀티 플레이 능력과 강인한 체력으로 명성이 높다. 은골로 캉테 또한 커리어의 시작은 수비형 미드필더였지만 커리어가 진행되면서 그의 성실함과 활동량에 주목한 감독들이 공격적인 롤을 부여하면서 박스 투 박스 유형에 가까운 선수가 되었다.
한국에선 박지성, 유상철이 대표적이며 이외에는 이영무, 이영진, 김기동, 강정훈, 김정우, 김재성, 신진호, 여름, 이명주, 주세종, 고승범, 황인범, 정승원, 홍현석, 이순민 등이 있다.
몇몇 사람들에게 무시받기도 하는 포지션인데, 패스 잘하고 킥 좋은 화려한 플레이메이커형 미드필더에 비해 여기저기 뛰기는 많이 뛰는데 하는 것이 없어보이며, 상대적으로 킥이나 패스의 구질이 투박해서 보기엔 별로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FC 코리아 같은 극단적인 이들은 차라리 이봉주를 세우지 그러냐며 비아냥거릴 정도였다. 그러나 실제 축구인들은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왕성한 체력으로 아군의 빈 공간을 메워 동료들의 체력을 보존시켜주는 아주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유상철, 김남일, 김정우 등 박투박 미드필더 유형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 2010년 이후 국대는 패스 좋은 선수들은 많지만 빈 공간으로 움직여 이들의 압박을 풀어주고 공을 받으러 움직이며 수비에 가담하는 유형의 선수들이 없어서 중원에서의 패스워크가 꼬이고 지나치게 정적으로 변해서 약팀 상대로도 압도하질 못하고 역습 한 번에 극단적으로 불안해지는 양상이 자주 나온다. 그리고 단순히 많이 뛰는 것이 아니라 축구 지능이 좋아야 빈 공간을 효율적으로 메우며 체력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기에, 실제로는 머리도 좋아야 잘 수행할 수 있는 롤이다.
쉽게 말해, 다른 역할들은 일종의 전문직이나 스페셜리스트처럼 국지적인 개념이라면 박스 투 박스는 중앙 미드필더 포지션의 꽃같은 존재다. 올인원이라고 봐도 좋다. 그만큼 그 숫자가 귀하고 갈수록 세분화되어가는 현대 축구계의 전술 속에서 점점 보기 드문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요즘의 축구 선수들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잘 하는 것들을 위주로 파고들며 한정적인 역할들을 소화하기 때문에 예전 시대의 선수들처럼 다방면의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다. 그러기엔 전술이 너무나 고도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요컨대 로이 킨과 미하엘 발락의 조합은 기술, 지능, 피지컬, 공수 밸런스, 체력 등이 한 군데도 빠짐없이 이론상으로 완벽하지만, 저렇게 완벽한 수준의 선수들이 아니라면 박스 투 박스 선수들로만 중원을 꾸리는 것은 절대 세분화된 중원을 상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것은 2000년대 초중반 4-3-3과 4-2-3-1등의 대두로 인해 이미 증명되어진 명제이다. 대표적으로 샤비 알론소와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의 후방 플레이메이커와 볼위닝 미드필더 조합의 효율성이라던지, 클로드 마켈렐레-마이클 에시엔-프랭크 램파드라는 수비와 조율, 공격이 철저히 분업된 3미들의 안정성이라던지 바르사의 전설적인 3미들 트리오의 활약 등이 예시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모두 개개인을 떼어 놓고 보면 박스 투 박스 선수들처럼 모든 부분에서 결점이 없는 선수들은 아니지만, 그 대신 어느 한 가지에 특출나게 압도적인 능력을 가진 각 분야의 스페셜리스트이다. 이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잘 구성하느냐가 현대 축구에서 중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 시대처럼 모든 중앙 미드필더들이 많은 것을 해내야 하는 시대가 아니기에, 스티븐 제라드나 파트리크 비에라 같은 완전무결한 유형의 탑클래스 선수들은 갈수록 드물어 질 수순이다.
4.2. 인쿠르소레(Incursore, 습격자)
Incursore‘박스 투 박스’와 유사하지만 좀 더 공격적인 롤을 부여받은 미드필더들을 이탈리아에선 인쿠르소레(Incursore, 습격자)라고 하며 국내에서는 이러한 성향의 선수를 미들라이커라고 부른다. 프랭크 램파드 등의 스타 플레이어들은 물론이고, 전성기적 중위권의 보급형 램파드라고 불리웠던 케빈 놀란 등도 현역시절 미들라이커로 불렸다.
적극적인 2선 침투를 통해 득점을 노리는 선수들로 공수 밸런스가 안정적이고 득점력과 공격 전개 능력이 뛰어난 게 특징이다. 스티븐 제라드와 프랭크 램파드, 미하엘 발락, 데얀 스탄코비치 등이 대표적. 로타어 마테우스, 미드필더 시절의 프란츠 베켄바워, 지쿠, 미셸 플라티니, 디에고 마라도나도 뛰어난 득점력을 보여주었다. 한국에서는 기성용과 구자철이 팀 전술에 따라 이러한 성향을 보인 적이 꽤 자주 있다.
과거에는 수준 높은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에게 조금 더 공격적인 자유를 줬을 때 볼 수 있는 역할이었기에 보통은 중앙 미드필더 지역에서 치고 올라가면서 단숨에 득점이나 도움을 생산하는 큰 스케일의 움직임을 가져갔지만, 요즘 시대에 와선 애초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이 되거나 한정적인 영역에서 와이드하게 움직이는 메짤라라는 역할이 대두되면서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처럼 쉽게 볼 수 없는 역할이 되었다. 그나마 케빈 더 브라위너 정도가 압도적인 킥 능력을 바탕으로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전형적인 인쿠르소레 스타일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편. 동시에 쉽게 해낼 수 없는 역할이기도 하다. 공수가 완벽하다는 박스 투 박스 선수가 득점력까지 갖추고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활동량이 많아지면 체력 소모도 그만큼 커져 세밀한 플레이가 어려워지는 것이 대부분인데, 득점력을 갖추려면 박스 안 침착한 터치 및 키핑, 마무리를 필수로 요구하며 이는 축구의 모든 플레이 중 가장 섬세할 것을 요구하기에 더더욱 그렇다.
4.3. 메짤라/하프윙
Mezz'ala[6] / Half winger엄연히 메짤라와 하프윙이라는 말은 상충되는 표현으로서, 이탈리아어에서 유래된 단어를 영어권으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직관적인 해석을 한 것이 바로 이 하프윙이라는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허나, 하프윙이라는 표현이 워낙 직관적인 단어이다 보니 그것이 순수 메짤라의 의미와 동일시 되었을 때 문제가 되곤 한다. 현대 축구의 메짤라는 미드필더 포지션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단어 자체는 1900년대 초중반에 유행하였던 2-3-5 포메이션에서, 가운데 센터 포워드와 양쪽의 윙 포워드 사이에 존재하는 2명의 인사이드 포워드를 지칭하는 단어였다. 센터 포워드와 윙 포워드의 사이, 즉 요즘의 기준으로 현대 축구에서 '하프 스페이스'라고 부르는 공간에서 활동하는 포지션을 다르게 이르는 말이었던 것이다. 그것을 영어로 번역한 것이 하프윙이라는 단어였으나, 그것을 현대 축구의 환경에 그대로 적용할 때 문제가 되었는데, 우리가 현재 메짤라라고 부르는 포지션은 예전처럼 포워드가 아닌 미드필더의 역할이 되었기 때문이다. 허나, 그럼에도 현재는 같은 포지션을 다른 용어로 부르는 정도로 뉘앙스적으로는 양쪽이 같은 개념을 공유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다만, 그럼에도 디테일적인 차이는 있다. 하프윙의 뉘앙스는 마치 윙어와 중앙 미드필더를 합친 듯한 절충안의 역할로서 어느정도 윙어로서의 움직임을 보여줄 것 같지만, 메짤라는 3명의 중앙 미드필더 중, 양쪽에 있는 선수라면 플레이를 불문하고 메짤라라고 통칭한다. 즉, 역삼각형 형태에서 좌우에 있는 중앙 미드필더들을 메짤라라고 부르는 것이다. 따라서 메짤라라는 큰 틀 안에서 하프윙의 스타일을 비롯하여 다양한 스타일이 혼재한다. 정리하자면, 3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구성하는 양쪽 중앙 미드필더들을 통틀어 메짤라 자리라고 부른다. 이 메짤라 자리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여주느냐에 따라서 횡적인 영역을 포괄하는 하프윙, 종적인 파괴력을 지향하는 박스 투 박스, 아예 수비적인 메짤라를 칭하는 인콘트리스타(Incontrista) 등으로 세분화되는 것이다. 또한 선수의 능력에 따라서 이 모든 역할을 동시에 해내는 이들도 존재한다. 모든 세분화된 메짤라들의 공통점은 하프 스페이스 지역을 주관하며, 이는 태생이 되었던 2-3-5 전술이 현대 전술에선 4-3-3으로 치환되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이후 공격형 미드필더의 영역 아래에 3명 이상의 중앙 미드필더를 기용하는 전술이 대두되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을 지칭하는 용어인 이탈리아 용어 메짤라가 축구계 전반에 퍼졌다. 포문을 열었다고 볼 수 있는 대표적인 팀은 이탈리아 팀인 AC 밀란이었는데, 안드레아 피를로의 양 옆에 클라렌스 세도르프와 젠나로 가투소를 기용하면서 메짤라를 적극 활용했던 것이다. 세도르프는 하프윙과 카릴레로(Carrilero)를 혼합한 움직임을 가져가는 공격적인 선수였으며, 4-3-1-2 포메이션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인 측면 활용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높은 사이드 위치, 즉 왼쪽 하프 스페이스 진영에서 크로스와 슛으로 후이 코스타와 카카를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반대쪽의 가투소는 왕성한 체력으로 연약한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였던 피를로의 보디가드를 자처함과 동시에 그를 위해 수비적인 궂은 일을 하며 또 필요에 따라서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까지 진출해 크로스를 올리는 인콘트리스타 역할을 수행했다. 이러한 세도르프의 하프윙 컨셉은 주춤하던 세도르프의 커리어에 있어서 날개가 되어주었으며, 이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의 신의 한수로 아직까지도 불리고 있다. 또한 세도르프가 보여주었던 메짤라의 하프윙 움직임은 아직도 교과서처럼 남아있으며 많은 감독과 선수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그후 그는 2000년대 이후 가장 성공한 메짤라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이후 3미들 기용으로 센세이션한 성적을 거둔 주제 무리뉴의 첼시 또한 프랭크 램파드와 티아구 멘데스, 마이클 에시엔 등을 메짤라로 기용하여 성공을 거두었으며, 펩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에서 그간 다양한 역할에서 표류하던 다재다능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를 메짤라로 정착시킴으로서 메짤라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과르디올라 부임 이전까진 다재다능하고 유능하지만 확실한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하며 여러 포지션을 전전하던 이니에스타가 단숨에 시대에 한 획을 그으며 역사상 최고 수준의 반열을 논하게 만들어 준 포지션이 바로 이 메짤라 포지션이었다. 이니에스타의 메짤라는 센세이션했는데, 주로 왼쪽 측면과 왼쪽 하프 스페이스를 붕괴시킴과 동시에 주로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에 가깝게 포지셔닝을 하는 리오넬 메시의 폴스 나인과 맞물려 4-3-3 전술에서 여지껏 본 적 없는 움직임의 축구가 구현되었다. 그들을 상대하는 모든 팀은 그들의 움직임을 제어할 수가 없었으며 속수무책으로 농락당했다. 2000년대 이후로 클라렌스 세도르프가 기능적으로 보여주었던 메짤라의 하프 스페이스의 활용을 팀 단위로 능동적이고 의식적인 활용을 보여준 것이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였다. 그는 1900년대 중반의 2-3-5 포메이션의 인테르노(Interno), 즉 하프 스페이스와 메짤라의 능동적인 사용 개념을 크루이프이즘과 4-3-3에 다시 접목시켰다. 이후 이 개념은 널리 퍼져서 상용화되었으며, 하프 스페이스 지역을 노골적으로 공략하는 것이 골로 향하는 키 포인트라는 것을 깨달은 클럽들은 4-3-3 이외의 전술에서도 하프 스페이스를 공략하기 위한 전술적 빌드를 고안해냈으며, 현재는 다양한 감독들의 자신만의 방식으로 메짤라의 영역인 하프 스페이스를 이용하고 있다.
메짤라로의 전직으로 수훈을 입은 케이스는 이니에스타 말고도 또 있는데, 윙어 앙헬 디 마리아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본디 벤피카시절 왼쪽 윙어였던 빼빼 마른 이 윙어는 레알 마드리드 입단 이후 오른쪽 윙어로 뛰다가, 가레스 베일의 영입으로 인해 자리를 잃었는데, 과거 AC 밀란을 지휘했던 안첼로티 감독은 클라렌스 세도르프의 케이스와 같이 그를 4-3-3의 메짤라로 기용한 것이었다. 안첼로티의 4-3-3은 기본적으로 밀란에서 보여주던 4-3-1-2를 약간 변형한 것이었다. 특히 중원의 역할 구성은 거의 같았다. 디 마리아는 세도르프와 똑같은 역할을 맡았다. 왼쪽 측면으로 진출하고 왼쪽 하프 스페이스를 공략하며 양질의 크로스와 패스를 넣어주는 것이었다. 디 마리아에겐 그렇게 어려운 역할이 아니었는데, 본디 그것은 왼쪽 윙어의 역할과 유사하고 그는 왼쪽 윙어로 뛰었던 선수였기 때문이었다. 동시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카림 벤제마와 투톱처럼 움직였는데, 안첼로티가 만들어 낸 4-4-2와 4-3-3의 하이브리드 전술은 레알 마드리드에게 10번째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안기며 성공을 거뒀다. 이 과정에서 앙헬 디 마리아는 최고의 수혜자였으며, 그는 하프윙의 개념을 시각적으로 가장 잘 구현해낸 선수 중 하나로 평가 받는다. 하프윙의 어원이 되는 2-3-5 전술의 메짤라, 즉 센터 포워드와 윙 포워드 사이의 공간을 움직인다는 개념을 가장 잘 표현해냈기 때문이다.
이후 펩 과르디올라가 바이에른 뮌헨과 맨체스터 시티를 거치면서 여러 선수들을 메짤라로 기용하였으며 각 선수들에게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는데, 뮌헨에선 공간 지각능력이 뛰어난 토마스 뮐러를 메짤라로 기용하며 새로운 개념을 보여주었고, 맨체스터 시티에선 다비드 실바와 케빈 더 브라위너, 베르나르두 실바를 메짤라로 기용하며 그들이 가진 장점과 새로운 면을 이끌어내었다. 또한 폴스 풀백 역할을 주앙 칸셀루에게 부여하여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칸셀루는 왼쪽 메짤라로 보일 정도로 후방 빌드업에 가담해 플레이메이킹을 능숙하게 해내며 맨시티의 변형 3백 전술의 주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성공을 거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앙투안 그리즈만이나 토마 르마, 마르코스 요렌테 등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구사하는 미드필더를 메짤라로 기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신선한 전술을 구사 중이다. 이 덕분에 알레띠 선수들 특히 앙투안 그리즈만의 폼이 훨훨 날아다니며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 디디에 데샹 감독 또한 국대에서 그리즈만을 메짤라 자리에 위치 시키고 있고, 이에 그리즈만 또한 A매치에서 최상의 폼을 보여주며 사실상 제2의 전성기를 보내게 해주었다.
그 외에 또 다른 성공적인 감독인 위르겐 클롭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하프 스페이스 공략과 메짤라 활용을 보여주며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과르디올라나 시메오네와 다르게 인콘트리스타, 즉 에드가 다비즈나 젠나로 가투소 같은 유형의 수비적이고 저지선 역할을 하는 유형의 선수들을 기용하면서 기술보다 육체적인 운동 능력에 더욱 집중했다. 이로 인해, 매우 공격적인 풀백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리스크를 줄임과 동시에 그들의 공격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었으며, 3명의 공격수들이 자신들의 턴오버 이후 상황에 대한 수비적 부담을 줄이고 조금 더 과감하게 센터로 들어가 골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었다. 이것은 과르디올라가 제시한 정석적인 메짤라 사용법을 뒤틀은 방식이며, 이는 리버풀이 신체적으로 격렬히 움직일 수 있는 중앙 미드필더들과 좋은 공격력을 가진 풀백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90분 내내 하프 스페이스를 공략하는 주된 선수들이 풀백이라는 점에서 위르겐 클롭이 보여주고 있는 전술적 해석은 축구 전술의 새로운 발견이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와 앤디 로버트슨은 메짤라를 활용하는 전술의 새로운 형태의 수혜자라고 할 수 있다.
미켈 아르테타 역시 메짤라를 적극 활용한다.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던 22-23시즌에는 왼쪽 메짤라에 그라니트 자카를 활용하여 왼쪽 윙어인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와의 시너지를 이끌어냈다. 자카가 박스 근처까지 전진해 하프스페이스에서 플레이메이킹 및 직접 박스타격을 하며 자카가 아스날에서의 최상위 폼을 보여주었으며 공격포인트도 리그에서만 14개(7골 7도움)를 기록했다. 오른쪽 메짤라에는 마르틴 외데고르를 기용했는데 외데고르의 활동량과 수비커버, 플레이메이킹 능력이 우측의 부카요 사카, 벤 화이트와 좋은 시너지를 내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23-24시즌 들어서 자카의 이탈과 카이 하베르츠의 합류로 새로운 왼쪽 메짤라를 기용했는데 초반에는 하베르츠가 자카의 롤을 전혀 수행하지 못하면서 애를 먹었지만 시즌이 진행될수록 하베르츠의 적응과 아르테타의 왼쪽 메짤라 롤 세부 조정으로 인해 차츰 나아지고 있다.
종합적으로 2000년대 이후 축구계에 이 포지션에서 많은 영감을 주고 영향을 끼친 대명사로 꼽히는 선수들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케빈 더 브라위너, 다비드 실바, 앙헬 디 마리아, 클라렌스 세도르프 등을 꼽을 수 있다. 대체적으로 카를로 안첼로티와 펩 과르디올라, 디에고 시메오네, 위르겐 클롭 등 소수의 감독들만이 메짤라를 창의적인 방식으로 사용하며 성공을 거두었다. 이들은 단순히 4-3-3의 양쪽 중앙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메짤라를 기용했다고 성공을 거둔 것이 아닌, 그 포지션을 자신만의 창의적인 방식으로 해석하고 접목하여 의식적이고 능동적으로 기용을 했기에 의미가 있다. 그 이유는, 메짤라라는 것은 그저 3미들의 양쪽 중앙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을 큰 전술적 그림 안에서 어떠한 것을 하게 끔 지시할 지는 감독의 역량이라고 할 수 있기에 그러한 감독들이 더욱 의미 있다고 할 수 있다.
[1] 다만 2명 이상 배치되는 경우가 다반사라 다양한 등번호의 조합이 나오는 포지션이라 예외가 많다.[2] 이쪽은 영 맞지 않는 6번롤에서 욕을 얻어먹다가 아르테타를 만난 이후 메짤라 위치에서 박투박 롤을 맡아 뒤늦게 재능이 만개한 케이스다.[3] 여담으로 아스날에서 자카를 영입했을때 벵거는 이미 그를 박투박형 선수로 보고 있었다.[4] 원래는 수비형 미드필더였지만 아틀레티코 이적 이후 시메오네의 포지션 변경을 통해 포텐이 터진 케이스다.[5] 본디 섀도우 스트라이커로 커리어를 시작하여 측면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뛰어난 멀티플레이 능력을 보여줬고 유벤투스 FC의 전성기를 이끌었다.[6] 이탈리아어로 '반쪽'을 뜻하는 '메쪼(Mezzo)' + '날개'를 뜻하는 '알라(Ala)'의 합성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