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재철 |
파묘를 요청한 의뢰인. 미국 LA에서 살고 있는 부동산 거부 집안의 장손이다. 아버지와 자신도 그렇지만 두 번의 유산 끝에 힘들게 얻은 아들마저 갓난아기임에도 묫바람에 고통받는 모습을[1] 견디지 못하여 어머니와 고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파묘를 의뢰하게 된다.[2]파묘된 할아버지 박근현의 관을 이송하던 중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곧장 화장하지 못하고 근처 장례식장에 임시보관했는데, 관리인이 부장품 욕심에 관 뚜껑을 뜯는 바람에 안에 갇혀있던 악령이 풀려나 후손들을 하나씩 죽이는 사태가 터져버린다. 이 때문에 김상덕에게 다급한 전화를 받게 되는데, 호텔 현관문 밖에서도 또 다른 김상덕이 문을 열라는 소리가 들리자 혼란에 빠진다.
장하도다 반도의 청춘들이여.
수백 척의 비행기와 대포소리가 들리는가
[3]전진하라 황국의 아들들이여.
욱일기 빛나는 햇살에 은빛 총칼을 들어라!
대동아 새로운 통일을 위하여
너희의 일신을 위대한 황국에 바치라!
빙의된 채로 연설하는 장면
그러다 전화기 속 김상덕의 '창문을 열라'[4]라는 지시를 따랐다가 할아버지 악령에게 빙의되고, 나치식 경례와 대동아공영권 연설[5]을 하고서는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 그리고 여전히 빙의된 채 물을 여러 병 마신다.[6]수백 척의 비행기와 대포소리가 들리는가
[3]전진하라 황국의 아들들이여.
욱일기 빛나는 햇살에 은빛 총칼을 들어라!
대동아 새로운 통일을 위하여
너희의 일신을 위대한 황국에 바치라!
빙의된 채로 연설하는 장면
결국 홀린듯이 몇마디 남기고는 악령에 의해 목이 180도로 꺾인다.[8] 이후 즉사하지는 않았으나, 구급대원이 소생을 시도하는 와중 손이 힘 없이 떨어지는 연출이 나오면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9] 그나마 자신의 아들은 극적으로 묫바람에서 해방되었으니 일말의 안식은 얻었을 것이다.김상덕 일행에게 의뢰를 할 때 기록에 남기지도 말고 관째로 태워달라고 요청했던 것을 보면 자기 할아버지 박근현이 친일파였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고 묫바람을 해결하는 김에 그 부끄러운 과거도 묻어버리려 했던 걸로 보인다. 실제로 급히 화장할 때 관 안에 같이 담겼던 훈장 등이 녹아 없어지는 장면이 보이는데, 그것으로 다른 사람들이 할아버지의 생전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에 관을 열지 말라고 한 듯하다. 이름은 을사오적의 일원이었던 박제순과 이지용에서 따온 것으로 추정.관람객들 사이에서 본 배우의 연기력을 호평하는 반응이 많다. 초반에는 과장이 없는 현실적인 교포 말투를 완벽하게 구사해냈고,[10] 빙의 중에는 일본어[11]와 한국어를 아예 다른 어투로 자연스럽게 전환하며 연기해냈다. 감독은 이 배역이 반드시 새로운 얼굴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와 조율하다 안되자 두 번째 후보였던 김재철을 확정했다고 한다. 처음 만날 때 이미 배역을 결정해 둔 상태라 오디션도 없었다고.#[12] 감독은 '원석이고 지금 터트릴 때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배우 본인으로서는 오랜 무명 생활 후 경력 최초로 천만 영화를 달성하고 관람객들에게 연기력 극찬까지 받았으니 성공한 셈이다.[13]
초기 형태 시나리오에서는 이 인물이 주인공이었다고 한다.[14] 시나리오가 수정되며 중간에 사망하는 조연으로 변경되었다.
[1] 원래는 형이 있었는데 정신병원에서 자살했다고 언급된다. 마찬가지로 묫바람에 고통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미숙아로 보이지 않음에도 병원에서 바이탈 장비를 주렁주렁 달고 묫바람에 고통스러워하는 친자식을 보고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고모를 비롯한 친척의 반대를 무릅쓰고 파묘를 의뢰한 것으로 보인다.[2] 작중에서 소유 차량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9세대, 제네시스 G80 3세대 G80의 경우는 번호판이 '허'인 것으로 보아 한국으로 들어와 있는 동안 타려고 렌트한 듯. 어차피 돈이 말도 안되게 많다고 설정된 집안이니 렌트건 자차건 최고급 차만 타는 게 자연스럽다. 미국 사는 미국인이 잠깐 있을 한국에서 쓰려고 차를 살 리도 없고.[3] 이때부터 행진 발소리가 배경에 깔려 나오기 시작한다.[4] 사실 이전 장면에서 악령이 늙은 자식에게 창문을 열라고 말한 뒤, 들어오자마자 실내의 사람들을 하나씩 죽이는 장면을 복선으로 보여주었기에 이 시점에서 전화 쪽이 악령임을 알수 있다.[5] 사실 이 두 가지는 고증 오류일 수 있다. 우선 일본군은 비록 나치 독일과 동맹 관계였지만 추축국 인사들과 회합할 때 정도를 제외하면 나치식 경례를 하지 않았으며 군인도 아닌 친일파 관리였던 할아버지가 생전에 했을 리는 더더욱 없다. 아무래도 시각적인 효과가 큰 동작이다 보니 차용한 듯. 그리고 작중 "100년도 더 된 묘"라는 대사가 있는 걸로 봐서는 할아버지 사망 시기가 1920년대일 텐데, 1940년대에 형성된 개념인 대동아공영권 언급을 하는 것도 설정에 맞지 않다. 다만, 상술한 나치식 경례와 같은 강렬한 효과를 얻기 위해서 우리가 일제강점기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개념 중 하나(대동아공영권, 황국신민 등)를 차용했을 가능성도 있다.[6] 빙의당한 사람의 대표적인 현상 중 하나다. 다른 하나는 누린내가 나는 것이다. 실제로 배우가 물을 다섯 병쯤 다 마셨다고 한다. 배가 너무 불러서 토할 뻔했다고.[7] 일본어로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는 뜻.[8] 이때 냉장고에 비친 상을 보면 창백한 두 손이 머리를 잡고 서서히 돌려버렸다는 걸 알 수 있다. 실제로는 배우가 목을 돌릴 수 있는 만큼 돌린 후 바퀴 달린 판에 서서 판을 돌렸으며 그걸 합성해서 붙였는데 자연스럽게 됐다고 한다.[9] 목이 저 정도로 돌아가 버린다면 최소 경추 복합 골절로 인해 식물인간 신세를 지게 될 것이고 사망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다. 실제로 추락사 또는 교통사고, 교수형, 목맴 등의 직접적인 사인 중에는 목뼈 골절이 있다. 또한, 작중 상덕의 입으로 '죽기 전에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고 말했다'며, 죽었다는 듯한 묘사가 나온다.[10] 김재철 본인은 토종 한국인이고, 그의 아내가 재미교포라고 한다. 대사들을 녹음해 주고 본인이 외워서 하면 아내가 피드백을 또 주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그의 처남은 미국에서 살고 한 번도 한국에 온 적이 없는데 영화를 보곤 '형님, 발음이 엄청 좋다'라며 칭찬했다고 한다.[11] 김재철이 그 장면을 연습하다 쉽지 않아하자 장재현 감독이 녹음을 해보자는 제안을 했고, 김재철은 50가지 형태로 목이 다 쉴 정도로 녹음한 뒤 그중에서 괜찮은 것만 골라서 20개 정도를 전송했다. 감독도 새벽까지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주었다고. 그렇게 어조를 감독이 잘 잡아주어서 현장에선 기술적인 부분만 고민해도 될 정도가 됐다고 한다. 말투, 불안함의 정서도 어느 선으로 잡을지 감독과 직접 만나서 연습했다고.[12] 이유는 목이 잘 돌아가서(...) 라고 한다. 물론 농담으로 보인다. 그래도 덕분에 CG 한 컷 정도 비용을 아꼈다고 한다.[13] 특히 후일담에서 자신을 믿고 배역을 맡긴 장재현 감독과 촬영하는 동안 격려를 많이 해준 최민식에게 깊은 감사를 남겼다.[14] 감독의 말에 의하면 주인공이 악령에 의한 피해자면 공포영화가 되고 제3의 인물이면 스릴러가 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