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24 08:12:43

배트맨(DC 확장 유니버스)/평가 및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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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1.1. 비주얼 및 연기
1.1.1. 캐릭터성 논란1.1.2. 불살(不殺)주의의 부재1.1.3. 슈퍼맨 탓
1.2. 연출 논란
1.2.1. 마사 드립1.2.2. 고담 시로 둠스데이를 유인1.2.3. 무능
1.3. 소결
2. 저스티스 리그
2.1. 배트맨답지 않은 행동 양식2.2. 배트맨의 세 가지 강점의 무력화2.3. 전작의 배트맨들과 비교2.4. 돈이 능력?2.5. 총평
3.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4. 플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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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1.1. 비주얼 및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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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랑 XX 장난 까는 거냐... 벤 애플렉? 아니 전 벤에게 어떠한 경멸감도 가지도 있지 않아요. 그는 확실히 배우와 감독으로서의 재능이 있습니다! 근데... 배트맨이라니? 왜? (중략) 제가 배트맨을 생각할 때 벤 애플렉은 떠오르지 않아요, 그리고 전 배트맨을 생각할 때 벤 에플렉을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요!! 안 돼! XX... 너네 X됐어!! 그만 망치라고 워너 브라더스 XX들아...
앵그리 죠,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보기 전 #
제 생각엔 이 배트맨이... X나게 간지났습니다!!! 제가 했던 말을 취소할게요. 여러 달이 지나면서 저는 벤 애플렉이 얼마나 배트맨의 팬인지, 배트맨을 얼마나 아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에 걸맞게 근육을 키웠어요. 개쩔게 보입니다. 제 말은 이 사람을 믿어야죠. 검투사 같은 싸움을 할 때 과 맞설 만한 사람이라고요. 이 배트맨은 절 지리게 했습니다. 벤 애플렉만큼 절 이렇게 겁먹게 한 배트맨은 없었어요.
앵그리 죠,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본 뒤 #
Mom: "That's the guy from 'Gone Girl'. What was his name again?"
(엄마: "저거 '나를 찾아줘'에 나온 사람 아니야? 배우 이름이 뭐더라?")
Me: "Bruce Wayne."
(나: "브루스 웨인이요.")
유튜브 댓글 中
벤 애플렉 본인의 뛰어난 연기력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역대 최고 수준의 배트맨이란 평가를 받는다. 특히나 아캄버스 게임 시리즈의 배트맨을 인상시키는 묵직한 포스가 매우 호평받았다. 골수 배트맨 팬들이 말하길 목소리만 케빈 콘로이라면 완전체가 된다고.[2] 영화 리뷰어인 크리스 스턱만 또한 프랭크 밀러의 배트맨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는 벤 애플렉이라는데 이견이 없으며 경이롭다고 하였다.[3] 유튜브에선 브루스 웨인벤 애플렉을 연기했다는 댓글들이 숱하게 올라올 정도. 또한 포브스지에서도 벤 애플렉의 배트맨을 역대 최고의 실사판 배트맨 중 3위로 선정하였다.# 참고로 공동 1, 2위는 다크 나이트배트맨 비긴즈배트맨이다. 1,2위가 같은 배우가 맡은 역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역대 배우로서는 2위라고 볼 수 있다.

연기 또한 전체적으로 잘했다는 반응이 많은데, 브루스 웨인으로 재벌가 도련님 행세를 할 때는 억양에서 거만함과 자만심이 느껴지지만 평소 알프레드와 대화할 때는 부드럽고 지적인 느낌으로 말한다. 그리고 배트 슈트를 입고 활동할 때면 배트맨 특유의 거칠고 사나운 억양과 행동거지, 이전 실사영화에선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폭력적인 다크 히어로의 모습을 훌륭하게 묘사한다. DC 확장 유니버스 기준 배트맨 단독영화가 나온 적 없음에도 이 정도 연기를 펼친 벤 애플랙의 관록이 엿보이는 부분. 정작 영화 내에서는 브루스 웨인으로서의 모습은 별로 부각되지않았고, 최종적으로 영화가 망한 탓에 이런 벤 애플랙의 배트맨이 아깝다며 아쉬워 하는 팬들이 많다.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배트맨과는 다른 철학도 주목할 만하다. 크리스찬 베일의 배트맨은 고담 시를 지키기 위해 시민들에게 정의의 상징을 만들어주고 정작 본인은 다크 히어로가 되어 모습을 감춘 반면, 벤 애플렉의 배트맨은 기본적으로 허무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아래는 DC 확장 유니버스의 배트맨이 슈퍼맨과의 대결 중 그에게 한 말이다.
"I bet your parents taught you that you mean something. That you're here for a reason. My parents taught me a different lesson, dying in the gutter, for no reason at all. They told me the world only makes sense, if you force it to."
(너희 부모님은 네가 특별하다고 말했겠지, 네가 여기에 온 이유가 있다고. 내 부모님은 내게 다른걸 알려줬어. 뒷골목 길바닥에서 허무하게 돌아가시면서. 세상은 억지로 멱살잡고 밀어붙여야지만 비로소 제대로 돌아간다는걸 말이지.)
부모님의 죽음 이후 신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고 자신의 의지만으로 살아온 브루스 웨인의 모습은 대의를 위해 정의를 추구하는 히어로라기보다는 범죄를 막는 자경단원에 가깝다. 작중 대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고담에서 활동한 20년은 그에게 회의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4][5]
"20 years in Gotham, How many good guys are left? How many stayed that way?"
(20년 동안 고담에서, 선한 사람이 얼마나 남았나요? 끝까지 변심하지 않은 사람은 몇이나 되죠?)
알프레드와의 언쟁 중
따라서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무기력하던 배트맨이 슈퍼맨의 죽음을 통해 다시 한 번 일어서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1.1.1. 캐릭터성 논란

1.1.2. 불살(不殺)주의의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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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와 마블을 막론하고 대표적인 불살(不殺) 캐릭터 중 하나인 배트맨이 이번 영화에서는 어떻게 봐도 상대가 죽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살인적인 폭력을 행사하는데 주저 없다는 것이 큰 논란거리이다.[6] 이에 대해 잭 스나이더살인이 아니라 과실치사라고 설명했는데, 즉 처음부터 죽일 의도로 행사한 살인이 아니라 자기방어의 와중에, 혹은 급박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한 폭력의 결과인 과실치사라는 것.[7]

즉, 과실치사를 언급한 시점에서 스나이더도 화면상 직접묘사는 피했으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것은 인정한 셈이다. 이는 지금까지 불살의 배트맨이 반죽음 상태로 만들었지만 막타만 안치고 딸피로 살려두는 것과는 매우 달랐기 때문에 큰 논란이 벌어진 것이다.

물론, 아무리 봐도 살인 같은데?라고 생각되는 배트맨의 폭력행위는 이번 영화 이전에도 여러 차례 등장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작의 배트맨은 무려 고담에서 20년 동안 악질범죄와 맞서싸워온 베테랑 투사이다. 제아무리 감정조절이 안되는 환경에서 수십년 구르면고 다급하다해서 과실치사라는 자신이 목숨걸고 사수하는 신념에 금이 갈 정도의 "실수"를 번번히 저지를 정도로 경험없고 생각없는 캐릭터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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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번 영화속 배트맨의 묘사와 같은 장면이 지금껏 없었던 것은 아니다. 위 이미지 중 실사영상은 놀런의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 중 장면들이고, 아래 만화는 프랭크 밀러의 다크 나이트 리턴즈 중 장면이다.

놀런 트릴로지에서 배트맨이 추격전 와중에 들이받은 차량이라든지, 트릴로지 마지막 작품인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탈리아 알 굴이 탑승한 트럭이 운전석 방향으로 추락한다면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은 옳은 말이긴 하다. 실제로 영화에서 탈리아 알 굴이 사망했으니, 이번 "배트맨 v 슈퍼맨"의 배트맨이 추격전의 와중에 과격한 기동으로 상대방의 차량을 굴려댄 것과 과연 그렇게 큰 차이가 나느냐고 따진다면 뭔가 미묘한 것은 사실이다.

프랭크 밀러의 만화에서 등장한 표현들의 과격함도 부인할 수 없다.[8] 적들에게 포탄을 쏘는 장면이 존재하고[9], 심지어 악당이 들고있는 기관총을 뺏어서 갈겨버리는 장면도 나온다.[10] 영화 속에서 화염방사기를 든 적을 쏴서 폭발시키는 장면 또한 다크나이트 리턴즈의 한 장면을 오마쥬한 장면이었다. 아무리 봐도 저거 죽은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11]

심지어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또한 비슷한 장면이 존재한다. 다크 나이트 최후반부에서 하비 덴트를 건물에서 밀쳐 떨어뜨린 것이 특히 결정적. 또한 유튜브에서 아담 웨스트의 배트맨 시리즈부터 다크 나이트 라이즈까지의 배트맨의 바디 카운트를 기록한 영상이 있는데 무려 45명이다.# 그리고 돈옵저의 배트맨은 그것의 절반 수준인 21명이란 기록을 세웠다.[12]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배트맨의 캐릭터성은 불살 그 자체에 있는 것일까? 다음의 장면을 참고해보자.
경관: 아직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청장님은 신뢰하고 있는 듯하지만요…

고든: 유지하기 참 어려운 관계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우리 도시의 특정 요소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매뉴얼이 있는 것도 아니잖은가.

경관: 일종의 필요악인 셈이군요. 그러다가 그가 선을 넘어 버리면 어떻게 될런지 걱정되지 않으세요?

고든: 허구한 날 걱정 중이지…

고든: 물론 그는 어떤 의미에서도 '악'은 아니야. 아주 미묘한 '선'을 걷는 자라고 할 수 있겠지. 그리고 가끔은, 나나 자네와 같은 사람들은 망설일 수밖에 없는 영역에 몸을 담는 사람이기도 해. 그런 영역에 지나치게 오래 몸을 담고 있다 보면 가끔은 그 '선'이 흐릿해져 보이지 않게 될 수도 있겠지. 그래서 가끔은 그도 삐끗할 때도 있는 거야. 그래서 나 같은 사람들이 그가 흔들리지 않도록 돕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다네.

많은 서양의 팬들은 2011년에 출간된 배트맨: 노엘 중에서 위의 대사를 배트맨을 규정하는 명대사로 손꼽는다. 즉, 배트맨은 불살주의자 그 자체라는 데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미국 코믹스물 히어로들 중에서 불살주의가 아닌 사람이 드물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배트맨이라는 캐릭터에서 불살주의를 제거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배트맨: 언더 더 레드 후드에서 볼 수 있듯이 배트맨의 불살주의는 주변 인물새로운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낼 정도로 중요한 캐릭터성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좀 더 정확하게 배트맨의 캐릭터성을 따져본다면 불살주의를 고수하면서도 그 수단은 대단히 무자비한 모순됨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독자들이 배트맨의 불살주의에 대해 "죽이지 않는다"가 아니라 "죽이지'만' 않는다"라는 농담을 괜히 하는 게 아니다. 그는, 까딱 잘못하면 사람이 죽을지도 모르는 수위의 폭력을 무자비하게 구사하며 악인에게 공포의 존재로 군림한다. 그러나 무자비한 폭력을 한계까지 구사하면서 실수를 하거나, 혹은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순간 잘못된 결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고민하고 갈등한다. 자칫 잘못해서 선을 넘어버리면 스스로 그토록 증오하는 평범한 살인자, 폭력배, 광인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존재가 될 수도 있는, 그런 위험한 길을 걷는 어둠의 존재라는 것이 다크 히어로로서 배트맨의 캐릭터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배트맨 v 슈퍼맨에서 보이는 배트맨의 모습이 오히려 캐릭터성을 크게 의식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배트맨:노엘"의 대사를 그대로 이번 영화에 대입해보자. 20년 동안 활동하면서 모진 풍파를 겪으며 점점 과격해지고, 로빈 같은 배트맨이 "선을 넘지 않도록" 다잡아 주는 주변인물들이 모조리 사라져버린 채 후회와 환멸만 남은 상태라면? 위 대화에서 경관이 걱정한 것처럼 "배트맨 v 슈퍼맨"의 배트맨이 그 '선'을 넘기 직전까지 정신적 불안정에 몰려있다고 가정한다면 오히려 이 영화는 배트맨의 캐릭터성을 더 심도 깊게 드러내었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의견들을 참고한다면 "배트맨 v 슈퍼맨"에서 드러난 배트맨의 모습이 (조금 지나칠 정도로) 과격하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활동 중 사망자가 나왔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 이 영화에서 배트맨의 캐릭터성이 붕괴했다는 비판은 옳지 않다고 결론내릴 수 있다.

그렇다면 결국 배트맨의 활약 중 사망자가 나온 것은 무엇이 문제일까? 바로 팬들이 캐릭터성의 붕괴라고 생각할 정도로 배트맨의 과격한 행동에 대한 설득력이 없었다. 비슷한 예로 MCU에도 원작과 크게 달라진 캐릭터들이 여럿 있지만 캐붕이라는 평가를 받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해 보면 기본적으로 그 변화에 관객이 납득할 수 있는 설득력이 있는가가 결정적인 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슷한 행보를 보인 밀러의 "다크 나이트 리턴즈"를 생각해보자. 배트맨이 그런 논란이 없었던 것은 그만큼 과격하고 잔혹해질 만한 동기를 제대로 제공했기 때문이었다. 밀러의 취향이 항상 그렇지만, "~리턴즈"에서 세상은 디스토피아다. 화려했던 영웅들의 시대가 저물고, 영웅활동은 금지되고, 최고의 영웅 슈퍼맨은 정부의 앞잡이가 되었고, 로빈인 제이슨 토드는 살해당했으며, 첫 로빈 딕 그레이슨은 배트맨을 증오하고 있고, 배트맨 스스로는 영웅활동에서 은퇴하여 회한 속에서 늙고 있다. 도시는 무자비한 살인마 갱단에 위협받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소련이 전쟁을 벌이게 된다. 밀러의 타이틀이 배트맨 역사상 최고의 작품중 하나로 평가받은 것은 이러한 현실 속에서 늙어가던 배트맨이 다시 "어둠의 기사"로 일어서게 되는 과정을 최고로 박력있게 그려냈기 때문이다.

미려한 작화라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고, 액션 묘사가 뛰어나지도 않다. 만화인 주제에 삽화라곤 없는 소설이라도 되는 것처럼 대사도 많다. 하지만 그 연출과 서술과 압도적인 분위기가 워낙 뛰어났기에 배트맨의 진수를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비하면 스나이더의 "배트맨 v 슈퍼맨"은 그야말로 정 반대 극단에 있다. 미려한 화면구성과 액션 뿐, 서사도 연출도 완전히 붕괴하였다.

이번 영화에서 '그 선'을 넘지 않기 위해 고뇌하는 어둠의 영웅이 '그 선'을 거의 넘어갈 정도로 과격해졌다면, 왜 그랬을지 관객들이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게 뭔가 힌트라도 줘야 했다. 하지만 그간 무슨 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암시만 두어개 대충 던지고 본편에서의 모습을 납득하라고 한다면, 위에 줄줄이 설명해놓은 저런 사전지식을 다 갖고 있는 일부 매니아 빼고는 일반 관객 중 대체 누가 설명 하나 없이 머리 속으로 다 이해하고 넘길 수 있냐는 말이다.

가령 이 이전에 나왔던 배트맨 영화들에서 배트맨이 살인하는 장면이 나와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은, 일단 그 영화 자체가 명작인 것도 있지만, 한편으로 배트맨이 살인을 해도 관객들이 납득할만한 전개와 캐릭터 묘사를 넣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팀 버튼의 배트맨은 약간 별개인데, 이 쪽에 경우 아예 배트맨이 불살 그런 거 신경 안 쓰며, 영화 자체도 불살 신경 안 쓴다. 되도록이면 적을 두들겨 패서 무력화만 시키긴 하지만, 필요하다면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것.

대신 이 영화의 배트맨은 정신적으로 꽤 불안한 인물이라는 묘사가 자주 나왔기에, 관객들은 배트맨이 잔혹한 행동을 해도 별다른 위화감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었다고 이야기도 있지만, 그렇다고 볼 수 없는 것이 '배대슈'에서의 배트맨은 비록 정신적으로 상당히 불안해도 옆동네의 브루스 배너가 극도의 분노에 사로잡힐 경우 자신이 아무리 억제하려 들어도 불가피하게 헐크가 되어 난동을 부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옆동네의 버키 반즈가 '하이드라'의 세뇌공작에 의해 '윈터 솔저'로 개조되어 닥치는 대로 죄없는 사람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것과는 경우가 다르다.

어째서냐면 영화 속의 배트맨은 비록 정신적으로 불안하긴 해도 정상적인 이성이 작동하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배트맨의 경우 옆동네의 완다 막시모프가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불안정하기는 하지만 정상적인 이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목적을 위해 브루스 배너에게 세뇌를 걸어 그를 헐크로 만들어 난동을 부리게 한 것과 유사하다.

배트맨이 고담시 항구에서 렉스 루터의 부하들을 굳이 죽이지 않아도 얼마든지 제압할 수 있는 고성능의 배트 모빌을 타고서도 범죄자들을 무자비하게 살해한 것이나, 특히 배트맨에게 발칸포를 쏜 한 흑인을 죽이고, 죽은 그 흑인이 탄 자동차까지 뒤집힌 상황에서 얼마든지 피해갈 수 있었는데 일부러 배트모빌로 그 차를 밟고 지나가 그 차가 폭발해 그 흑인은 물론이고 그 차에 탄 범죄자들의 뼛조각, 살조각 하나도 못 건지게 만들었다는 점은 특히 경악할 수밖에 없는 시신 훼손이다.

이런 장면들이 나왔기 때문에 '배대슈'의 배트맨이 기존의 불살 이미지와는 너무도 달라진 것은 물론이고, 억제할 수 있는 이성이 있었는데도 일부러 살인을 하고, 잔혹행위를 한 점 때문에 관객들이 신랄하게 비판한 것이다.

영화 속 배트맨의 모습을 수긍할 수 있다는 쪽에서는, "슈퍼맨이라고 해도 도시급 재앙에서 모든 사람들을 구하지는 못하고, 미숙함으로 인해 이성을 일을 그르치는 등 캐릭터상 한계와 약점이 생긴 것처럼, 배트맨도 언제나 불살을 고수할 수 있을 만큼의 '뱃신'은 아니라는 약점이 생긴 것이다"라고 옹호하고 있다. 보다 어둡고 현실적인 영화의 분위기를 감안한다면 배트맨의 자기방어 행위로 인해 사망자가 나오는 것이 맘에 들지 않을지 언정 현실적 묘사의 일환으로 납득을 할 수는 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위에서 언급되었듯이 죽이지 않아도 얼마든지 제압이 가능한 상황에서 굳이 살인을 하고, 또 경악스런 시신 훼손까지 한 것을 보면 '배대슈'의 배트맨도 '맨 오브 스틸'의 수퍼맨과 마찬가지로 신랄하게 비판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자기방어를 위해서 순간적으로 대응해야 할 때, 그 모든 대응이 완벽하게 '불살'로만 끝날 수는 없다는 것을 매니아들은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태까지 이전의 배트맨들이 구축해놓은 "진짜로 모든 대응이 완벽하게 불살인 뱃신" 이미지에만 익숙해져있던 일반인 관객은 대체 무엇을 보고 그것을 납득할 수 있느냐는 말이다. 까놓고 말해 "배트맨 v 슈퍼맨"을 보고 나온 한국인, 외국인 관객들을 통틀어서 밀러의 "다크 나이트 리턴즈"나 "배트맨 노엘"에 대해 물어보면 그게 뭔지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정리를 하자면:

1. 배트맨의 캐릭터성은 단순히 불살 그 자체에 있는 게 아니다.
2. 배트맨의 캐릭터성은 "정의를 추구하면서도 무자비한 폭력과 공포를 수단으로 삼는, 선과 악의 아슬아슬한 경계선에 있는 어둠의 존재"라는데 있다.
3. 어둡고 현실적인 영화분위기를 감안한다면 그런 극단에 선 배트맨이 결국 살인을 하는 것 자체는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전에도 배트맨이 정말 어쩔 수 없이 사살을 하는 일 자체는 꾸준히 있어왔다.
4. 그리고 이번 영화는 배트맨이 오랜 활동 끝에 사실상 그 선을 넘어버렸다고 봐도 될 만큼 비정상적인 극단적인 행동을 했다.
5. 그러니까 그 '오랜 활동 동안 고귀했던 이상이 마모될 만큼 험난한 고난'들을 잘 묘사해 줬다면 관객들도 여기에 공감하고 납득할 수 있었다. 오히려 배트맨이라는 캐릭터를 더욱 심오하게 다루는, 훌륭한 잠재력이 있는 소재였다.
6. 근데 그걸 하지 않았다.
7. FAIL → 캐릭터 붕괴 논란으로 직행

이런 것은 일부 매니아만이 스스로 유추할 수 있는 그런게 아니라, 교묘하고 훌륭한 연출, 서사, 플롯장치와 복선, 암시를 총동원하여 별도의 레퍼런스가 없이 일반 관객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영화에 제시되어 있는 그러한 것이어야 했다. 그걸 할 수 있는 것이 재미있는 영화이고 훌륭한 영화감독이다. 근데 그걸 전혀 못했으니... 어떤 핑계도 소용이 없다.

심지어 연출이 부족하다는 것은 해당 영화 내에서도 알 수 있다. 미래 장면에서 배트맨은 총기 트라우마 정점에 있다고 할 수 있는 권총을 거리낌없이 소지하고 다니며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자동소총을 뺏어서 수많은 적병을 살해하지만 코믹스 팬들은 논란이 되는 마사 구출 장면과 달리 크게 지적하지 않았다. 로이스 레인을 잃은 슈퍼맨이 타락했고 그로 인해 인류 사회가 완전히 파탄이 나서 배트맨이 이것저것 따질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그 짧은 묘사에서 충분히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극의 중심인 현재의 배트맨이 선을 넘게된 이유는 스쳐지나가는 로빈의 슈트로 팬들이 머릿속에서 억지로 만들어 내는 수 밖에 없다.

물론 그런 심도 깊은 이야기를 전혀 다른 주제의 영화에 자연스럽게 융합시키는 것은 내로라하는 명감독들도 못한다. 그러니까 별도의 선행영화를 찍어서 캐릭터 밑바탕을 고생스럽게 욕 먹어가며[13] 하나하나 구축해준 게 MCU의 성공 비결이다. 그걸 안 하고 시작부터 팀업무비에 두 캐릭터의 서사를 우겨넣어[14] 대충 때우려고 했으니, 무슨 배트맨이 닌자 슬레이어도 아니고[15] 캐릭터 구축을 위한 선행작업을 하나도 안했으니까 당연히 캐릭터성 논란이 벌어질 수 밖에.

아래의 반론에 반박하자면 그 묘사가 나쁘다는 것이다. 상단의 반론에서 “캐릭터 설정에 매달리는 징징이들의 불만” 이라고 이야기했지만 그런 시선으로 본다면 반론 역시 “캐릭터의 매력 따위는 무시하고 일탈에만 가치를 두는 쿨척”이라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예시로 든 배트맨 1, 2편이나 다크 나이트의 경우에는 배트맨에 대한 묘사가 매력적이었기에 누구나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즉, 불살이라는 아이덴티티를 일부 무시한다고 해도 남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는 이야기이다. 다크 나이트의 경우에는 불살이라는 신념의 경계를 넘는 모습을 아슬아슬하게 묘사[16]되면서 오히려 배트맨의 불안정성이라는 코드를 영화 속에서 훌륭하게 부각시켰고, 조커의 경우에도 원작을 어떤 의미로 초월한 압도적인 묘사로 영화사에 길이 남을 훌륭한 빌런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당장 DC 확장 유니버스의 다른 영화인 맨 오브 스틸의 마지막에 슈퍼맨이 조드의 목을 꺾어 죽여버리는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을 때 비판이 많았지만 그만큼 호평 역시 있었다. 슈퍼맨이 마지막 남은 동족인 조드를 죽여야만 하는 상황에 몰린 것을 제대로 묘사했으며, 그 살인으로 미숙한 히어로인 슈퍼맨이 성장하리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쪽으로 넘어간다면 더 비참해지는데, 최고 인기 캐릭터인 아이언맨부터가 원작과는 천차만별의 거리가 있으며,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경우에는 원작과 완전히 다른 플롯으로 나아갔으며 캐릭터의 감정선 또한 완전히 다르지만 엄청난 호평을 들으며 명작 소리를 들었다.

그렇다면 돈옵저의 배트맨의 불살 코드가 없어진 것에 비판이 많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배트맨에게 불살이라는 코드는 아주 매력적인 클리셰였고, 그것을 제거한 영화 속 배트맨 연출이 엉성했기 때문이었다.

위에서 서술한 많은 예시들이 호평을 받은 이유 역시 극히 단순하다. 좋았기 때문이다. 캐릭터에 대한 묘사는 작품마다 달라질 수 있으며, 그 달라진 묘사들로 캐릭터에 대한 깊이가 깊어질 수 있다는 말은 맞다. 문제는 그 달라진 묘사가 좋아야 한다. 독자는 달라진 묘사라면 앞뒤 없이 무조건 삼키는 개가 아니다. 캐릭터에 대한 깊이 운운도 어디까지나 그 묘사가 좋아야 의미가 있다. 묘사가 엉성하거나 재미가 없다면 좋은 각색이 아닌 개악, 캐릭터 붕괴로 평가받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위의 반론이 철저히 무시했지만, 배트맨에게 불살이라는 코드는 단순히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는 신념을 넘어서 배트맨의 다크 히어로적인 모습과 어울려 엄청난 시너지의 매력을 보인다. 그런데 그것을 영화는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영화가 까이는 마당에도 호평받은 마사 켄트 구출 작전에서 배트맨은 아캄 시리즈가 연상되는 멋진 맨손격투를 벌인다. 밖에서는 배트윙으로 저항하는 악역들을 발칸포 공격으로 인한 차의 폭발로 산산조각을 낸 후에 말이다. 여기서 배트맨에 대해 아예 지식이 없는 관객들은 이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왜 주먹으로 때리지? 밖에서 비행기 몰 때는 그냥 총질해서 다 죽여버렸잖아. 권총 들고 들어가든 저격총으로 사살하든 총들고 가는게 훨씬 논리에 맞는데 굳이 목숨의 위협을 무릅쓰고 주먹으로 때리지? 마조히스트인가?”

마사를 구하기 위해서 화염방사기의 연료통을 폭발시켜 악역을 죽이고, 폭발에서 마사를 보호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냥 악역 머리에 총알구멍을 뚫어주면 간단하지 않는가? 라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꼭 그렇지 않은 것이 영화에서 배트맨이 모든 액션을 첨단 장비에만 의존한다면 배트맨은 더 이상 배트맨이 아닌 아이언맨이 되는 것이다. 배트맨은 옆동네로 비유하면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의 혼합형 인물이므로. 그래서 배트맨은 토니 스타크와 다르게 맨 몸 상태에서도 초인적이다 싶을 정도의 강한 전투력을 가진 것이다. 렉스 루터 용병 26명과 직접 싸운 것은 이 정도는 자신이 직접 제압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만약 이 용병들이 수천명이였다면 배트맨은 이 용병들과 직접 격투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도저히 상대가 안 될 테니까.
그리고 마사 켄트에게 화염방사기를 겨눈 아나톨리의 가스통을 총으로 쏘아 폭발시켜 죽인 것은 당연히 아나톨리는 배트맨이 자신을 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신의 신체를 방어하는데 매우 예민해져 있기 때문이다. 아나톨리의 신체에 총을 쏜다면 배트맨을 잔뜩 주시하는 아나톨리는 마사 켄트를 태워죽였을 것이다. 아나톨리의 가스통을 쏨으로서 아나톨리의 허를 찔렀다고 볼 수 있다.

아나톨리 입장에서는 가스통에 총을 쏘면 여기 있는 모두가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을테니 당연히 가스통에는 신경을 안 쓰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 배트맨의 수트는 방염 기능이 있기 때문에 배트맨이 자신있게 마사와 자신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과감하고 자신있게 아나톨리의 가스통에 총을 쏠 수 있었던 것이다. 또 영화상에서 아나톨리의 만행들은 극도로 잔인했기 때문에, 영화 외적으로 관람객들에게 아나톨리의 죄값에 걸맞은 처절한 응징을 가하는 것으로 카타르시스를 유도하는 차원도 있었다는 것이다.

각설하고 더욱 터무니없는 것은 사실 영화 속 배트맨도 기본 신념은 불살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작중 배트맨이 폭력적으로 변했다는 묘사가 나왔다는 점이 그 기본인데, 낙인을 찍고 범죄자들을 죽여버리는 부분에서 덜 폭력적이라면 당연히 '사람을 좀 덜 죽였나 보다'라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다라는 말이 있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닌 것이 이 영화상에서 배트맨이 범죄자들에게 낙인을 찍은 것은 배트맨의 행위가 아니라 배트맨의 명예를 떨어뜨리고 수퍼맨을 자극해 수퍼맨과 배트맨이 싸우게 만들려고 한 렉스 루터의 계획이었고, 수퍼맨과의 대결 이후의 배트맨은 고담 항구에서의 액션신처럼 불필요한 과도한 살인은 하지 않았다.

일례로 마사 켄트 구출신에서 배트맨은 자신의 왼쪽 어깨를 칼로 찌른 한 용병과 나중에 1:1 상황이 되었고, 그 범죄자는 배트맨에 의해 왼쪽 어깨에 칼이 박힌 상황에서 저항 능력이 없었는데, 배트맨도 사람이라 자신에게 부상을 입힌 그 용병을 다른 용병들보다 더 잔인하게 죽일 수도 있었지만, 그 용병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배트맨에게 극도로 공포심을 표출하자 마음이 약해져서 그런지, 그 용병을 죽이지 않고, 명치에 주먹 한대만 갈기고 끝난[17] 상황을 보면 원래의 불살 캐릭터 배트맨으로 완벽하게 돌아왔다라는 느낌은 물론이고, 비록 범죄자라도 경우에 따라 자비롭게(?) 제압하는 휴머니즘적인 배트맨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악역들이 거칠게 나오기에 배트맨이 거칠게 나와야 한다는 것은 그저 “저래서 쟤가 사람을 죽일 수밖에 없는 거야” 라는 변명으로 치기에는 너무나도 빈약하다. 그것은 먼저 “사람을 죽이는 배트맨을 만들자” 라는 결론을 내리고 그에 맞게 액션신을 조율하면서 일어난 부과적인 결과에 불과하다. 원인과 결과를 완전히 틀린 것은 물론이고 철저히 제작자들의 입장에 있는 변명인데, 독자가 그런 것을 신경쓸 이유는 없다.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만 예시로 들어봐도 적들이 단체로 배트맨을 린치하는 씬이 없었던가? 적은 총을 쓰지 않던가?

이런 모순을 히어로 갤러리에서 한 갤러가 날카롭게 꼬집었다. 살인하면서 조커를 20년동안 살려준 배트맨=미친놈.

마지막으로, 렉스 루터를 예시로 들면서 배트맨의 불살 논란을 옹호하는 것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는 렉스 루터의 항목에서 확인 가능할 것이다. 렉스 루터가 그토록 비판받은 이유 역시 배트맨의 불살 논란과 상통한다. 캐릭터의 매력을 완전히 죽이고 그냥 조커의 마이너 버전으로 바꿔 버렸기 때문이었다.

여담이지만 배트맨 대 슈퍼맨 프리퀄 코믹스에서 엑스트라가 배트맨이 점점 과격해지나 살인은 저지르지 않는다고 하는 장면이 있다. 또한 북미에서 광고할때 배트맨이 살인은 저지르지 않는다고 되어있는데다가 공식 가이드북의 배트맨 장비들을 보면 살인없이 적을 제압하기 위해라고 되어있다. 광고나 기타 매체들과 손발도 안 맞은 듯하다.

일부는 배트맨이 불살 캐릭터성을 버렸으면서 매력조차 없다는 게 배트맨은 불살이여야 한다는 결론을 정해놓고 비판하는 것이며, 원작에서는 다양한 배트맨의 모습을 보여주며 불살을 하지 않기도 하는데 열성팬들이 배트맨의 다양성을 틀어막는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다만 이 주장에서는 배트맨이 여전히 불살을 고집하는 장면이 지속적으로 나온다는 점과 그런 배트맨의 행동이 전혀 설득력이 없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배트맨이 불살을 포기하고 살인 여부를 상관하지 않는 것 자체는 문제되지 않는다. 실제로 팀 버튼의 배트맨처럼 그게 또다른 매력이 될 수도 있다. DC 확장 유니버스 배트맨이 정말 문제인 것은 여전히 배트맨이 불살을 고집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게 다른 장면과 모순되어 개연성이 없다는 점이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악당을 총으로 쉽게 쏴죽이다가도 인질의 위기상황에 굳이 제압만 하려는가 하면, 잡졸들은 아무렇지 않게 죽였으면서 메인 빌런인 렉스 루터는 불살 이미지를 남긴답시고 살려둔다는 게 관객들에겐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불살을 포기했으면 그에 걸맞게 행동하던가, 아니면 여전히 망설임이 남아있음을 작중에서 제대로 표현했어야 했다. 그런 장면도 없이 어느 장면에서는 죽였다가, 어느 장면에서는 불살을 고집하는 모순되는 행동을 하면서 아무런 정당한 이유조차 제시하지 않는 이 배트맨은 영화 내내 배트맨의 신념 문제를 넘어 도대체 왜 저러는가에 대한 설명을 못한다. DC 확장 유니버스의 배트맨은 오히려 "배트맨은 당연히 불살이다"라는 고정 관념에 사로잡혀 다른 모습을 제대로 묘사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개연성을 무시한 살인과 심지어 시신훼손까지 자행했기 때문에 비판받는 것이다.

1.1.3. 슈퍼맨 탓

"메트로폴리스 사건"으로 인해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고, 브루스 웨인 스스로도 소중한 사람들이 죽고 다치는 것을 무력하게 볼 수 밖에 없었기에 슈퍼맨에 대한 적의를 키우게 되었다는 최초의 동기는 설득력이 있다. 실제로 "배트맨 v 슈퍼맨"에 대한 호평 중에서 거의 대부분이 영화 최초 20~30분 시점까지를 꼽고 있다. 전문 평론가들도, 유명한 인터넷 평론가들도 하나같이 하는 말은 "첫 20분까지 흥미로웠고, 거기까지는 배트맨의 동기에 납득할 수 있었다"라고.

사실, 첫 20분은 정말로 호평할 만하다. 전작, 맨 오브 스틸에서 관객은 슈퍼맨, 조드 장군과 같은 "신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의 싸움을 지켜봤다. "배트맨 v 슈퍼맨"에서 관객의 눈높이는 동일 사건을 지켜보며 코스믹 호러와 같은 것을 느꼈을 지상의 인간들의 시점에서 보여준다. 한 명이라도 더 직원들을 살리려고 달려가는 브루스 웨인의 다급함, 무너진 본사 건물, 엄마를 잃은 아이, 그리고 이후 수퍼맨과 조드의 두 초인들의 결투를 바라보는 '배트맨' '브루스 웨인'의 분노의 눈빛. 여기까지는 누구나 불만 없이 OK였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나타낸 배트맨이 슈퍼맨에게 가지는 적의에 대한 묘사는 충분히 납득할 만하게 묘사되지 않았는데, 배트맨이 슈퍼맨에게 가지는 분노와 적의에 대한 정체는 슈퍼맨이란 존재가 너무나도 강대한 힘을 가지고 있기에 그가 타락한다면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과, 그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인해 생긴 피해자들, 또한 그로 인해 생길 2차적인 범죄와 행여 조드 같은 인물이 또다시 수퍼맨을 쫒아 지구를 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영화상에서 제대로 배트맨의 동기를 묘사하려 했다면, 배트맨이 슈퍼맨에게 가지는 분노와는 별개로 이 수퍼맨에 대해 배트맨이 가지는 불안감과 어째서 배트맨이 이토록 냉소적으로 변하고 인간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만큼 20년의 세월동안 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묘사를 해줬어야 했지만, 단서 몇개만 던져줬을 뿐 그저 그가 분노하는 모습만 보여줬을 뿐이다.

본 영화에서 배트맨은 슈퍼맨이 인류의 위협이 될 단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확실히 해야 한다는 원리를 보여주고 있는데, 사실 많은 원작 속 배트맨이 보여주는 행동원리이기는 하다. 일단 원작속에서 배트맨이 모든 슈퍼 히어로들의 정체를 파악하고 그들의 약점을 조사해두는 이유는 그들이 만약 타락할 1%의 가능성이 있다면 그들을 언제라도 무력화하기 위함이었고, 퓨처스 엔드에서 미래의 세계가 멸망하게 되는 이유도 배트맨이 다크사이드 같은 존재가 또 다시 오게 될 가능성이 있다면 통제와 감시를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여 만든 'AI'가 폭주하게 됐기 때문이었다.

이밖에 '루터' 라는 그래픽 노블에서는 배트맨 V 슈퍼맨과 동일한 이유로 슈퍼맨이 인류의 위협이 될 단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지금 없애두어야 한다는 생각하에 슈퍼맨에게 도전을 하기도 한다. 원래 배트맨이라는 캐릭터가 모든 상황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책을 세워두는 성격인데다가, 실제로 배트맨 V 슈퍼맨같은 행보가 원작에 없지도 않았기에 그리 이상한 것은 아니지만, 극단적으로 없애야 한다 라는 결론까지 내린 상태까지 갔다면 위에도 언급했듯이 그럴만한 경위를 제대로 묘사가 되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경위가 제대로 묘사되기 보다는 렉스 루터의 허술한 계획을 묘사하는데 영화는 투자했으며, 이게 그나마 루터의 계획이 대단히 치밀하고 교묘하여 관객들도 혀를 내두를만한 그런 것이었다면 모르는데, "뱃v슈"가 묘사하는 루터의 계획이라는게 사실 별로 의미없는 것들도 많고 그마저도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렉스 루터는 배트맨의 분노를 폭발시키고 크립토나이트를 자신의 연구소로부터 훔쳐가게 하기 위해 "네가 가족들을 죽게 내버려뒀어!" 라는 글귀가 적인 편지를 보냈다는 것인데, 사실 이게 전혀 의미가 없다.

웃기는 건 이 때 뉴스에서 딱 절묘하게 슈퍼맨과 조드의 싸움에 휘말려 두 다리를 잃고 퇴직해야만 했던 자신의 전 부하가 슈퍼맨 동상에 올라가 낙서질해서 잡혀가는 장면이 나온다. 브루스 웨인이 비서에게 "산재로 돈을 매번 꼬박꼬박 보내주지 않느냐"고 하자 비서는 "돈을 부쳤으나 다시 회사로 반송되었다"고 얘기한다. 이에 대해 영화 내에서도 심지어 감독판에서도 브루스 웨인이 직원을 직접 찾아가서 확인하는 장면이 안 나온다. 만약 브루스가 직원을 찾아가서 직원이 슈퍼맨에게 가지는 분노를 털어놔서 그것이 배트맨에게도 전해졌다면 납득이 될 텐데 그런 묘사는 전혀 없다.

이래서야 DC 세계관 최고의 탐정이란 명칭이 울고 갈 기세다. 뉴스만 보고 분통을 터뜨린다. 참고로 저 전직원의 기물훼손혐의도 직접적으로 수퍼맨 상대로 공판을 열기 위해 렉스 루터가 알려준 방법. 사실 이 직원의 행동부터가 정말로 이상하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사람이 불구가 된 것은 '배트맨' '브루스 웨인' 때문이 아니라 슈퍼맨 때문이다. 슈퍼맨 때문에 다쳤는데 왜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브루스 웨인 탓을 하면서 그가 주는 연금을 거부하는가? 브루스 웨인은 왜 전 자기 직원이 뜬금없이 자기 탓을 하는 이 상황이 이상하다고 여기지 않았는가?[18]

게다가 애초부터 배트맨은 슈퍼맨과 싸우기 위해 18개월 동안 준비하고 있었으며 대부분의 준비를 마쳐 놓고 크립토나이트 하나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태였다. 또한 배트맨의 분노는 딱히 렉스 루터가 건들지 않아도 이미 치닫을 때로 치닫았으며 렉스 루터가 보낸 편지를 보았든 보지 않았든 배트맨은 슈퍼맨과 싸울 것을 결심했었다. 오히려 렉스 루터의 계획은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는데, 어차피 크립토나이트를 배트맨에게 줄려고 했었으면 그냥 고담항으로 밀반입할때 배트맨에게 순순히 뺏겼으면 끝날 일이다. 굳이 연구소에서 훔쳐가게 밑밥을 깔아둘 것이 아니고.

결과적으로는 세계 최고의 탐정(world's greatest detective)이라는 이명이 붙은 배트맨은 슈퍼맨과 싸우기 위해 이것저것 준비를 해놨지만, 렉스 루터의 무의미한 계획에 의해 마치 렉스 루터에게 처음부터 놀아난 양 묘사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결국 영화상에서 배트맨은 그 누구보다 늦게까지 렉스 루터에게 놀아난 것 처럼 묘사됐다. 벤 애플랙이 배트맨이 악역처럼 나올 것이라 말한 이유가 다 있다.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가 나오며 왜 이렇게까지 배트맨이 루터에게 농락되게 만들었는지 이유는 짐작이 가능한데, 스나이더 컷에서 배트맨은 자신의 실책으로 슈퍼맨이 죽은 것에 대한 양심의 가책 때문에 비이성적인 행동을 몰아붙이기 때문이다. 즉, 원래 이성적인 배트맨이 이성을 잃고 미친 짓(슈퍼맨 부활)을 고집하기 위해서는 슈퍼맨의 죽음 자체를 자기 탓으로 여겨야 했다. 심지어 (결국 폐기됐지만) 스나이더의 원래 구상으로는 배트맨이 로이스를 사랑하게 되어 이로 인해 로이스를 죽게 만드는 등 스나이더는 인간적인 흠이 있고 감정적으로 흔들리는 배트맨을 구상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건 '왜 스나이더가 그런 식으로 그렸냐'는 이유를 살펴본 것이고, 위에 설명됐다시피 이 과정에서 배트맨을 바보로 만든 것은 쉴드가 불가능하다.

결론적으로 영화 전개 자체가 납득이 안 되며, 계획은 계획이라고 깔아둔 것이 이상하리만치 허술하니 캐릭터의 행동이 논리적으로 보일리도 없고, 제대로 설명조차 되지 않았으니 이러한 캐릭터 붕괴 논란이 나온 것이다. 참고로 이런 식으로 앞뒤 안 가리고 무조건 뭐만 있으면 슈퍼맨 잘못이라고 우기면서 슈퍼맨 죽일 궁리만 하는 녀석이 원작에도 있는데 다름 아닌 렉스 루터다. 사고 방식을 비교하면 베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맞아 떨어진다. 정작 이 작품에 출연한 진짜 렉스 루터는 조커를 베낀 거 아니냐는 소리를 듣는 걸 보면 아이러니할 지경.

1.2. 연출 논란

1.2.1. 마사 드립

왜 그 이름을 입에 담은거야!!?
Why did you say that name!!?
배대슈의 가장 큰 논쟁거리. 유튜버들이 끝없이 자신의 의견을 올리고 있고, 댓글에서는 팬과 안티들이 신명나게 싸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슈퍼맨을 크립토나이트 창이 있는 곳까지 격투를 벌이며 점점 압도하더니... 최후의 일격을 날리기 전에 슈퍼맨이 이야기 한 그 자가 마사를 죽이게 하는 거야라는 말에 충격을 받고 멈추게 된다.

이것 자체는 그의 어머니 이름도 마사였기에 당황한 거라서 그리 어색한 장면은 아니지만, 문제는 이 다음에 로이스 레인이 와서 마사가 슈퍼맨의 엄마 이름이라는 걸 알자, 괴성을 지르더니만 창을 내던져 버린 거다. 여태껏 영화 내내 슈퍼맨에 대한 분노와 그의 위험성, 그리고 그가 타락하기 전에 없애야만 한다고 주장하던 갈등이 너무나도 쉽게 해소 된 것이며 너무 작위적인 장면이라는 평이 많다. 때문에 인위적으로 두 영웅의 어머니 이름 마사를 매개체로 사용했다며 영화 개봉 이후 마사드립이 흥하게 되었다.

"마사를 구해." 이 한마디로 결정되는 배트맨이 슈퍼맨과 화해하는 이 장면이 개연성이 엉망이고 연출도 엉망인걸 제외하고 본다면 배트맨의 본질을 잘 꿰뚫는 장면이다. 배트맨이 슈퍼맨을 죽이려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슈퍼 파워를 가지고 그 마음이 어떤지 확실히 알 수도 없는 인간 아닌 존재가 인류를 멸종 시키기로 마음 먹으면 방법이 없다이고 실제로 싸움 중에도 대사로도 나오듯 슈퍼맨을 인간으로 보질 않는다.[19] 크립토나이트 가스로 슈퍼맨을 압도할 때 슈퍼맨의 부모까지 디스하며 인간으로서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었는데, 그 슈퍼맨의 입에서 부모를 구해야한다는 인간성을 목격하자 지금까지의 실수와 슈퍼맨을 죽여야 하는 모든 이유가 무너져 버린다.

배트맨이 여기서 고함을 지르며 창을 던지는건 어떤 마음을 지닌지도 알지 못하고 아직 타락하지도 않은 슈퍼맨을 잠재적으로 위험하다고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죽이려 든 자신을 돌아본 것인데,[20] 20년동안 고담에서 많은 선한 사람이 다 사라져 인간의 선에 대한 믿음이 희박해져감에도 자신이 인간이라고 보질 않았던 슈퍼맨이 궁극적으로 인간적이고 선한 영웅의 표본이 될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오늘 마사는 죽지 않는다."라고 자신을 대입하는 대사를 내뱉는 이유는 자신이 어릴 적에 겪은 트라우마를 회복하고자 하는 의지인 동시에 슈퍼맨에게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슈퍼맨의 첫번째 대사는 배트맨의 슈퍼맨에 대한 의구심을 일부 해제하는 것이다. 우선은 '마사'라는 이름이 배트맨을 멈칫하게 했다. 그러나 사정을 모르기에 배트맨은 여전히 "왜 그 이름을 말한거야?!"라고 분노에 찬 상태로 물으며 슈퍼맨이 속임수를 쓰고 있는것이라 생각한다. 이후 마사가 그의 어머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결국 슈퍼맨도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누군가에게 휘둘리고 있다는 것이 자신의 트라우마와 얽히면서 분노가 폭발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궁극적으로 보면 화해의 이유는 슈퍼맨의 인간성을 깨닫는 동정이 아닌 어머니의 트라우마이다. 초반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아이를 안으며 슈퍼맨에게 올려보는 것도 어렸을 적 자신과 똑같은 상황에 처한 수많은 아이들과 희생자들이 슈퍼맨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슈퍼맨을 증오하는 것이다. 부모님에 대한 트라우마는 브루스가 배트맨이 된 이유이자 잊지 못할 책임이었기에 "마사"라는 단어에 판단력이 흐려진 것이고 슈퍼맨을 죽인다면 자신이 겪었던 트라우마를, 슈퍼맨에게 자신의 손으로 되풀이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막고자 했던 것은 자신과 겪었던 상황을 더 이상 사람들이 겪지 못하게 막으려는 것이었는데 그것을 자신의 손으로 하게 되었으니 슈퍼맨을 죽이지 못한 것이었다. "마사"라는 장치는 자신이 트라우마를 떠올리고, 자신이 무엇 때문에 배트맨이 되었는지 다시 각인시키는 장치였던 것이다. 그 책임 때문에 엄마를 구하려는 슈퍼맨을 만류하고 자신이 직접 구하러 나선 것이고 그래서 "오늘 밤 마사는 죽지 않는다"라고 한 것이다.

하지만 관점에 따라 이 해석은 모순이 될 수도 있다. 배트맨 파트에선 슈퍼맨의 '인간성' 그 자체를 잠재적인 위협으로 볼 수밖에 없는 연출이 계속 있었다. 배트맨의 심리가 반영된 악몽에서 독재자가 된 슈퍼맨은 배트맨에게 '그녀를 죽였다'라며 감정적인 모습을 보였고, 이는 세계를 초토화시킨 원인이 되었다. 그리고 작품 내내 배트맨은 고담시의 많은 선한 이들이 결국 악으로 타락하여 선한 이가 얼마나 남았냐며 인간성을 약점이자 절대성이 없는 위협 요소로 간주했다.

이는 배트맨 프랜차이즈에서 배트맨의 불완전성을 상징하는 아이덴티티이기도 하다. 이렇듯 배트맨은 앞선 각주의 논리와 정반대로 '초월자'가 '인간성'을 가지고 점차 선에서 악으로 변질되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지, 인간성 그 자체를 플러스 요소로 보는 모습은 전혀 없었다. 또한 작품 내내 로이스 레인이나 마사 켄트가 슈퍼맨을 뒤흔드는 약점으로 드러났으며, 이 둘이 사망했다면 저런 미래가 실제로 일어났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결국 슈퍼맨과 배트맨의 어머니 이름인 '마사'라는 키워드는 오랜 자경단 생활로 회의적이 되었던 배트맨이 '마사의 자식'으로서 슈퍼맨과의 동질감을 느끼고 다시한번 '인간성의 믿음'을 되살리는 촉매제가 되었다는 정도로 보인다.

위에서는 저렇게 표현되고 있으나, '잘못될 확률이 1%라도 된다면 그것에 대해 대비해야한다' 라는 배트맨에게, 슈퍼맨이 인간성을 가진 존재라는게 과연 어떠한 점에서 배트맨이 슈퍼맨을 죽이기 주저하게 되는 이유라는 것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많다. 당장 어머니만 잡혀가도 인간 하나 못잡는 슈퍼맨인데, 이렇듯 인간성을 가진 슈퍼맨은 잘못될 확률이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 때 배트맨의 심정은 배트맨 모든 동기의 근원이자 트라우마였던 자신의 부모님을 지키지 못했던 장면이 교차 편집 되면서 조금은 설명이 되었기에 어느 정도의 유추가 불가능 한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그렇다 치더라도 이 전개에 설득력을 주기엔 연출력과 설명이 너무나도 부족했다는 것이다. 배트맨이 지금 슈퍼맨을 죽이고 마사를 죽게 놔두는 것은 지금까지 자신이 막으려고 했던 한 가족의 평화를 자신의 손으로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과 더불어 자신의 부모님에게 발생한 일이 또 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이후에 마사에게 슈퍼맨을 친구라고 언급하며 급격히 신뢰하는 듯한 묘사는 지금까지 표현된 배트맨의 분노를 보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21]

적어도 이런 식으로 지금 당장은 죽이는 건 그만두지만, 아직 슈퍼맨을 믿을 수 없다는 묘사와 함께 시간을 들여 슈퍼맨에 대한 의심과 분노를 해소하는 과정이 있었다면 조금 나았을 것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마사 켄트 문서를 참고하자.

1.2.2. 고담 시로 둠스데이를 유인

무인도에 있던 둠스데이를 크립토나이트 창이 있는 고담 시로 유인해 처리하겠다는 미친 전략을 짜서 둠스데이를 고담 시로 유인하는데, 상술한 살인 논란에 이어 DC 확장 유니버스에서 시가지 파괴로 인한 민간인 상해 논란의 정점을 찍어버렸다.

이 부분이 번역가의 오역으로 인한 오해라는 의견도 있으나 사실 따져보면 전혀 그렇지도 않다. 중요한 것은 아무도 없는 황무지 무인도에 있던 미국 정부의 모든 핵미사일들을 한꺼번에 맞아도 끄떡 없고, 오히려 핵미사일들의 에너지를 흡수해서 더 강해지기만 해 미국 정부도 공격을 포기하고 G.G친 '초강력 우주괴물'을 굳이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대도시 근처까지로 끌고 왔다는 설정이기 때문. 도심이냐 시 외곽이냐는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작중 언급을 보면 어디까지나 시내(Downtown)가 아니라 시(City) 였고, 퇴근 시간 이후라 도심에 사람이 없다는 설정과 도시 외곽에 버려진 항구라는 여러 잡설정을 붙여서 그나마 완화시키고는 있으나 그렇다 하더라도 남아있는 사람이 아예 없을 순 없으며, 이후 펼쳐지는 파괴 정도를 보면 민간인 피해가 없다는게 말이 안 될 지경이다. 이 버려진 항구(?)에 있는 버려진 유류 저장 탱크에 둠스데이를 집어던지니 왜인지 기름이 차있어서 대폭발을 일으키는 것을 보면 버려진 항구 드립은 립서비스라고도 봐주기 어려울 지경.

게다가 이후에 수퍼맨에게 유류 저장 탱크에 집어던져진 둠스데이는 특유의 에너지 흡수 능력으로 인해 더욱 강해져 온 몸에서 엄청난 열과 폭풍을 동반한 초강력 광채를 뿜어내 버려진 고담 항구 근처의 건물들을 모조리 다 날려버렸다는 것에서 더욱 심각한 민간인 피해를 입게 되었다. 이때 로이스 레인도 죽을 뻔했다.

명목상의 이유는 고담시에 버려져 있던 크립토나이트 창이 필요해서였다는 것인데, 사실 이런 이유라면 둠스데이를 고담시로 유인할 것이 아니라 배트맨 본인이 직접 고담 시에 가서 회수해오면 그만이었던 만큼 굳이 미국 정부의 모든 핵미사일들을 한꺼번에 맞아도 끄떡 없고, 오히려 핵미사일들의 에너지를 흡수해서 더 강해지기만 할 뿐인, 통제 불가능한 '초강력 우주괴물'을 대도시 근처로 유인한다는 미친 수를 둘 이유는 전혀 없었다.

물론, 당시의 배트맨은 수퍼맨이 우주에서 둠스데이와 싸우다 미국 정부의 핵미사일을 맞고 전사한 것으로 알고 있었고, 인근에 원더우먼이 있었으며 둠스데이와 맞서 싸우는데 합류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고 자기 혼자 둠스데이를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상황이였지만, 그것들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둠스데이를 고담 시 근처로 유인한다는 수는 미친 수였다. 둠스데이 같은 통제불능의 '파괴마'를 유인한다고 하면 인적이 없는데로 유인하는 것이 맞으며, 창을 회수하는게 목적이었다면 알프레드를 비롯한 고담 시에 있는 조력자에게 연락하는게 훨씬 효과적이고 현명한 방법이었다. 게다가 작중에서 배트맨이 렉스 루터에게 얻은 '메타휴먼'에 대한 정보들을 원더우먼의 E - mail로 보냈던 적이 있었던만큼 원더우먼과의 연락수단이 존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본인이 원더우먼에게 직접 연락하거나 알프레드를 통해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이 있었다. 당연히 배트맨 입장으로써는 이성이 마비된 게 아닌 이상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초강력 빌런이 출현했다면 초강력 초능력자인 원더우먼에게 조력을 요청하는 것이 맞고, 그래야 했다. 원더우먼이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 있었던 만큼 연락만 되었다면 금세 합류할 수 있었을 것이고, 또한 배트맨 본인은 몰랐지만 수퍼맨도 살아있었던 만큼 배트맨 본인이 창을 회수하던, 알프레드를 통해 창을 회수하던간에 충분한 시간을 벌어줄 수 있었을 것이다.

배트맨이 이런 행동을 한 것은 둠스데이가 지금 현재는 무인도에 있지만, 계속해서 무인도에 있을리는 절대로 없을 것이고, 결국 근처의 도시들로 가서 닥치는 대로 때려부수고 학살을 저지를 것이 너무 뻔한 상황이니 인명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고담시의 버려진 항구로 유인해서 이곳에서 둠스데이를 해치워야 하겠다는 작전을 짰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설령 배트맨이 둠스데이를 혼자서 잡기로 결심했다 쳐도, 심지어 슈퍼맨을 상대하기 위한 대 크립톤인 병기도 대부분 소모한 상황에서 혼자서 둠스데이를 잡겠다고 생각했다는것은 미쳤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크립토나이트 가스탄 한 개, 크립토나이트 창을 빼면 별다른 대책도 없는 상황에서 무인도에 있는 둠스데이를 아무리 버려진 항구라고 해도 대도시로 유인하는 것은 두말로도 좋은 전략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앞서 말했듯이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라면 인적이 없는 곳으로 유인해야 했으며, 크립토나이트 창을 회수하기 위해서라면 조력자에게 연락을 해서 회수해야 했다. 원더우먼에게 연락을 취해 조력을 구해야 했음은 덤이다.

그러나 본작의 배트맨은 아무 대책도 없이 고담시로 찾아왔으며, 원더우먼에게 연락하여 조력을 구하지도 않았고, 후술하겠지만 정작 창을 찾겠다고 고담시로 와서도 창을 회수하지도 않았다. 비슷한 케이스를 비교해보자면,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의 배트맨은 핵폭탄을 들고 고담 시를 떠났는데, 반대로 필름스 유니버스의 배트맨은 핵폭탄 수만 개를 들고 고담 시로 찾아온 것.

1.2.3. 무능

호기롭게 둠스데이를 고담 시로 끌고 온 다음에 뭔가 중요하거나 특출난 활약을 했냐 하면, 전혀 아니다. 뒤따라 온 둠스데이의 히트 비전 광선 공격에 배트윙 째로 추락하고는 좌석에 앉아서 둠스데이가 날리는 확인사살용 히트 비전 공격을 맞게 되었는데 손을 뻗어 아무런 의미없는 무모한 방어자세만 취했는데[22], 만약 이때 원더우먼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배트맨은 여기서 죽었다. 하다 못해 의연하게 죽음을 맞이한다던가, 절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의 소유자인 배트맨답게 둠스데이의 공격을 어떻게든 회피하려고 시도하는 장면이라도 넣었으면 좀 나았을텐데, 원더우먼의 극적 등장의 효과와 영화의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였는지는 모르지만 이 한심한 포즈 때문에 팝콘 드립의 희생자가 되었다.

잠시 뒤 수퍼맨까지 합류해서 수퍼맨과 원더우먼, 둘이서 둠스데이를 공격하는 동안 배트맨이 한 일은? 둠스데이가 온 몸에서 방출하는 초강력 광채를 피해 잽싸게 두꺼운 콘크리트 더미 밑으로 미끄러져 도망치고, 이후에 둠스데이에게 발각이 난 이후에는 크립토나이트 분말가스탄을 장전해둔 발사기를 들고 도망치다가 연막탄을 발사해 무사히 잘 숨은 것이다. 우습게도 해당 전투씬에서 고작 일반 인간에 불과한 배트맨이 수퍼맨 급의 스펙을 지닌 초강력 우주 괴물인 둠스데이가 정면에서 초광속의 주먹과 히트 비전을 이용해서 4차례 공격한 것을 모두 잘 피한다.

물론 일반 인간인 배트맨의 스피드로는 초광속의 동체시력, 반사신경, 순발력, 이동능력을 가진 둠스데이의 공격을 계속해서 피해다닐 수 없어서 결국 연막탄을 이용해 숨을 수밖에 없긴 했지만, 일반 인간인 배트맨이 특별한 장비와 설정 없이 초광속의 스피드를 가진 둠스데이의 공격을 4차례 완벽하게 피한 것 자체가 최악의 억지스러운 설정이다. 어쨌거나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럴거면 앞의 굴욕 씬은 대체 왜 넣었단 말인가? 물론 원더우먼의 극적 등장의 효과와 영화의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한 선택이였겠지만, 배트맨의 팬 입장에서는 기분이 매우 안 좋은 것은 사실일 것이다. 잭 스나이더의 DC 영화들에서 수퍼맨에게 이런 굴욕적인 장면을 넣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원더우먼의 극적 등장의 효과와 영화의 극적 효과를 높이고 배트맨의 품위도 살려주는 묘수를 DC는 찾았어야 했다.

예를 들어 포기를 모르는 배트맨답게 필사적으로 속히 배트윙에서 비상탈출로 공중으로 탈출했지만 공중으로 점프해서 배트맨을 향해 날아오는 둠스데이를 맞은편에서 원더우먼이 날라와 저지하는걸로 배트맨의 위상과 극적인효과를 동시에 챙길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고 너무 안일한 촬영만 하고 말아 지금의 DC 제작진과 잭 스나이더가 배트맨에게 얼마나 배려가 없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 할 수 있겠다. 결국 배트맨은 후반부 전투신 동안 도망가고 숨기만 하다가, 마지막 순간에 가서야, 크립토나이트 분말이 담겨 있던 가스탄을 둠스데이에게 맞춰서 일시적으로 시야를 막고, 또 능력을 약화시켜서 수퍼맨이 크립토나이트 창으로 찌르기 매우 쉽게 해준 게 배트맨 활약의 전부다.

물론 무술 실력이야 어쨌든, 스펙 상으로는 평범한 인간인 배트맨이 대놓고 둠스데이에게 달려 들었다가는 1초도 안 돼서 갈갈이 찢길 거라는 걸 고려하기는 해야겠지만, 연출을 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은게 문제이다. 작중에서 배트맨은 수퍼맨 급의 압도적인 힘, 내구력, 동체시력, 반사신경, 순발력, 이동능력,재생력을 지녔으며 히트 비전이나 온 몸의 에너지 방출, 비행 능력을 비롯한 특수능력을 떡칠한데다 수퍼맨처럼 불살주의나 자비심도 없는 둠스데이의 공격을 4번 씩이나 피하는 장면이 묘사되기 때문.

수퍼맨과 대결을 했을때 수퍼맨이 100%의 정상적인 컨디션이였을때는 수퍼맨이 크게 봐주면서 공격을 해도 수퍼맨의 공격을 전혀 못 피한 배트맨이 수퍼맨과 동급 수준의 둠스데이의 인정,사정없는 공격을 4번이나 피하는 것도 대단히 모순된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물론 배트맨의 스펙 상 둠스데이의 공격을 계속 피하고 다니는 것은 개연성적으로 말이 되지 않으므로 공격을 4번 피하고 난 뒤 연막탄을 발사해 몸을 숨기는 묘사를 했지만, 일단 몇번의 공격 정도는 피할 수 있을 정도로 배트맨을 매우 버프하고 둠스데이를 매우 너프했다면 연출상으로 배트맨이 활약하는 장면을 적게나마 넣어줄 수도 있었을텐데, 문제는 배트맨의 활약이 상술한 글이 전부라는 것이다.

사실 배트맨 대 수퍼맨의 후반부는 배트맨을 찐따로 만들고 싶어서 작정한 것 마냥 배트맨이 활약할 기회를 아예 주지 않았는데, 단적으로 후반부 씬에서 배트맨이 가지고 있던 크립토나이트 가스탄은 단 한 발 뿐이었다. 고작 일반 인간에 불과한 배트맨이 초광속의 동체 시력, 반사 신경, 순발력, 이동 능력을 가진 둠스데이에게 저격을 성공시키기 어려움은 당연하고, 결정적으로 앞서 말했듯이 크립토 나이트 가스탄은 단 한 발 뿐이라 사격에 극히 신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버려서 배트맨의 활약을 제한시켰다.

만약 배트맨이 현재보다 높은 비중으로 활약하게 하고 싶었다면 슈퍼맨과 싸우기 위해 준비했던 크립토나이트 가스탄의 잔여탄들이 많이 남았다는 설정을 써서 충분히 배트맨이 크립토나이트 가스탄 총을 가지고 이곳, 저곳으로 재빠르게 이동하면서 기습 저격을 하거나, 혹은 난사를 하는 방식으로 둠스데이 전에서 기여를 할 수 있었겠지만, 어이없는 각본은 배트맨이 기여를 할 기회조차도 앗아가버렸다.

둠스데이 자체가 수퍼맨과 동일한 크립톤인 기반 빌런인 만큼 배트맨이 준비한 대 크립톤인 대책이 충분히 먹힐만한 적이었는데, 정작 배트맨이 준비한 대 크립톤인 병기가 수퍼맨과 싸우면서 다 소모되었다는 설정으로 가버려서 후반부 씬에서 활약 자체가 불가능해진 것. 적어도 수퍼맨과 싸우기 위해 준비했던 예비 병기들이 다수 남아 있어서 그것을 활용한다는 설정으로 갔다면 현 연출보다 기여도가 훨씬 높아졌을 것이다. 그리고 배트맨 대 수퍼맨이라는 타이틀의 한 축으로써, 배트맨은 그랬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실제로 2차 창작인 HISHE에서는 배트맨이 둠스데이에게 크립토나이트 가스탄 총을 발사해 둠스데이를 약화시키고 크립토나이트 창으로 마무리하였다.

뭐, 하다 못해 대 수퍼맨 병기가 수퍼맨과 싸우다가 다 고갈돼서 정작 둠스데이 전투에서는 활용하지 못했다는 설정을 넣고 싶었다 하더라도, 둠스데이랑 수퍼맨이 치고받고 싸울 때 수퍼맨을 끝장내려는 둠스데이에게 배트맨이 몰래 접근하여 크립토나이트 창으로 뒷치기 하는 식의 전개를 집어넣었을 수도 있었을 텐데, 왜 굳이 그걸 크립토나이트 근처에만 있어도 죽을랑 말랑하는 수퍼맨이 들고 둠스데이를 찌른건지가 의문이다.

설령 둠스데이의 피부가 매우 두껍고 튼튼하다는 걸 고려해서, 둠스데이가 크립토나이트로 약화된다 한들 끽해야 인간에 불과한 배트맨의 힘으로는 창을 충분히 찔러넣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바로 옆에는 수퍼맨과 맞먹는 초인이자 크립토나이트에 영향을 안 받는 원더우먼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크립토나이트 창을 굳이 수퍼맨이 들고 가서 찌른 것은 수퍼맨을 희생시키기 위한 연출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원더우먼이 찔러도 되는 것을 당최 수퍼맨이 들고 가서 찔러야 할 당위성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부분을 다 제껴서 실제 설정처럼 배트맨이 둠스데이보다 너무나 약하기에 직접적인 전투에서 활약을 할 수 없었다고 쳐도, 전투에서 활약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약한 배트맨이라도 활약할 수 있는 부분은 분명히 있었다. 당장 배트맨은 자신이 버린 크립토나이트 창을 회수할 수 있었고, 그랬어야 했지만, 본작에서 그 역할을 맡은 것은 뜬금없는 로이스 레인이었다.

배트맨이 수퍼맨을 죽이지 않기로 결정하고 마사를 구하러 가기로 마음먹은 다음 자신의 '친구'가 된 슈퍼맨을 죽일 수 있는 크립토나이트 창을 아무 데나 대충 버려놓는 것은 그렇다 칠 수도 있지만, 또다른 문제는 둠스데이에게 통하는 무기를 찾는답시고 크립토나이트 창을 버려둔 고담시 외곽으로 돌아온 후에도 정작 고담시에 온 목적인 창을 가지러 가지 않고 둠스데이 근처에서 싸움 구경만 하고 있었단 점이다. 물론 그 시각 로이스 레인이 크립토나이트 창을 다시 회수하려는 중이었지만, 초능력도 없고 로이스와 통신하지도 않은 배트맨이 이 사실을 알리 없다.

설령 알았다고 해도 수퍼맨, 원더우먼과 둠스데이의 싸움의 여파로 건물까지 무너지려는 상황에서 비록 둠스데이와의 싸움에는 낄 수 없더라도 일반인을 훨씬 상회하는 신체 능력과 각종 장비를 가진 배트맨이 무기를 회수하고 로이스 레인을 구하는 게 맞지 않을까? 평범한 여성인 로이스 레인에게 맡겨두는 것보다는 말이다. 이런 식의 연출이었다면 배트맨도 구경만 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역할 분담이 되었을 것이다. 여러모로 쉬이 납득이 가지 않는 연출이라고 할 수 있다.

본작이 배트맨 대 수퍼맨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만큼, 타이틀의 양대 중추 중 하나인 배트맨에게 영화의 중심축을 쥐어줬어야 했으나, 본작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배트맨이 납득이 가는 활약을 하는 장면을 잭 스나이더를 비롯한 영화 제작진들은 어떻게든 만들어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던 것. DCFU의 영화가 뻔해지지 않고, 재미가 있을려면 배트맨의 큰 활약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영화 '저스티스 리그1'과 함께 여실히 입증한 셈.

1.3. 소결

"...벤 애플렉은 배트맨으로써 대단했습니다. 어떤 면에선 크로스핏하는 남자이기도 했고[23], 어떤 면에선 슈퍼맨같기도 했으며[24], 어떤 면에선 토니 스타크이기도 했고[25], 어떤 면에선 아캄 비디오 게임을 보는듯 했으며[26], 어떤 면에선 진짜 박쥐인가요?[27] 가장 위대한 명탐정이 드디어 탐정 일을 합니다.[28] 영화 내에서 가장 최악일 줄 알았던 배우가 사실 영화 내에서 가장 최고였죠."
솔직한 예고편 : 배트맨 대 슈퍼맨 편 中

이 영화에서 배트맨의 행동에 대한 당위성과 설명이 너무나도 부족하다. 배트맨은 고담에서 악당뿐 아니라 일반인이나 경찰들에게도 공포의 존재로 묘사된다. 배트맨이 첫 등장하는 부분과 다른 시민들이 배트맨을 언급하는 부분에서는 그냥 빌런으로 보일 지경. 사실 영화 상당부분의 신이 배트맨의 수퍼맨 무찌르기 고군분투기에 가까울 정도로 구성이 되어 있으나 감독 특유의 연개성이 부족한 부분으로 인해 불편한 사람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수퍼맨의 타락을 두려워하고 견제하던 배트맨을 렉스루터가 자극하여 싸움까지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치 렉스의 손에 놀아난 것 처럼 묘사된다. 범죄를 조사하다가 렉스 루터의 집을 해킹하게되고 렉스루터의 수퍼맨 기만작전에 배트맨은 그저 홀라당 속아 조사 한번 재대로 하지않고 수퍼맨을 적으로만 인식하게 되는 것 마냥 나온다.

영화는 그저 많은 이야기를 한번에 표현하려고만 하다보니 그만큼 새로운 배트맨에 대해 설명할 시간이 적어졌고, 그 모습 또한 제대로 설득력을 주지 못했다. 대체 어떻게 렉스루터나 슈퍼맨에게 배트맨의 정체가 들키게 된건지에 대해서는 일말의 단서조차 나오지 않았으며, 루터의 수작[29]에 의해 지금껏 슈퍼맨에게 도전하기 위해 깔았던 밑밥들도 모두 그저 렉스 루터에게 놀아난 꼴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벤 애플렉이 아무리 연기를 잘 했어도, 정작 캐릭터 구축에서 실패했으니, 영화가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다. 본인도 잭 스나이더보다 감독으로서 받은 상이 더 많은 영화인답게 이 사실을 뼈저리게 알고 있었는지, 아래 사진에서처럼 영화에 관해서 인터뷰하는 모든 영상에서 보이는 그의 표정이 그야말로 똥 씹은 표정이다.

파일:external/i2.kym-cdn.com/People_are_being_mean_by_making_mashups_of_sad_Ben_Affleck_s_reaction_to_Batman_v_Superman_reviews.jpg
해외에선 "본인은 엄청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안 좋은 상황"을 나타내는 밈으로도 쓰인다.

2. 저스티스 리그

폭망한 돈옵저에서 그래도 대호평을 받았던 배트맨을 완전히 몰락시켰다. 오죽 심각했으면 뱃찐이라는 별명이 새로 생겼다.

#1#2배트맨의 몰락을 총망라한 gif와 글이다.

저스티스 리그 배트맨 푸핫 하는 장면들 모음
뱃찐따 명장면 12선
뱃찐따를 뱃신으로 복권시켜보자[30]

2.1. 배트맨답지 않은 행동 양식

전작에서 이미 어느 정도 구색을 갖추었던 배트맨의 캐릭터가 완전히 붕괴되었다. 이번에 보여준 활약상을 떠나서 한 등장인물의 성격이 전반적으로 지나치게 많이 변했다. 제법 배트맨 답지 않다는 반론도 많이 들었던 배대슈의 배트맨도 1989년의 배트맨, 다크나이트 트릴로지의 배트맨, 그리고 원작 코믹스의 배트맨이 공통적으로 가지던 다소 뒤틀린 영웅상, 그리고 강렬한 집착과 행동력은 여전히 유지하였고 각종 장비와 전략을 통해 수퍼맨과 정면대결을 펼치던 강력한 모습은 있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마저도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승리할 방법을 찾아내는 불굴의 아이콘이자 DC 세계관 최강의 지략가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자포자기식 배트카 돌진으로 사실상 자살에 가까운 뻘짓을 저지르다 동료들 덕에 겨우 목숨을 부지한다.

2.2. 배트맨의 세 가지 강점의 무력화

그간 배트맨이 DC 코믹스와 드라마, 영화 등, 여러 작품들에서 팬들에게 강점으로 어필한 요소는 크게 세 가지였다.
  • 1. 전투에서 트릭스터 역할을 맡음
    코믹스 다크나이트 리턴즈에서 배트맨은 수퍼맨의 의표를 찔러서 크립토나이트를 사용하여 수퍼맨을 제압하는 데 성공한다. 초인 캐릭터들이 능력을 믿고 자만할 때, 재력과 지력을 총동원하여 보통 사람들은 구하기 힘든 준비물을 마련해서 상황에 맞는 기발한 아이템을 제조하고, 그것들을 이용해서 전세를 역전시키는 게 배트맨의 전투다. 그러기 위해서 배트맨은 거의 모든 등장인물들의 약점을 파악하고 있고, 그것을 공략하기 위한 준비를 해 놓았다가 위기의 순간이 오면 그 요소를 살려서 뱃신의 위상을 과시한다. 다크사이드를 혈혈단신으로 털어버리던 헬뱃 슈트나 저스티스 리그 전원을 때려눕히던 '저스티스 버스터' 등이 나오던 때는 오히려 배트맨이 너무 심하게 보정을 받는다고 다른 히어로 팬들이 불평했을 정도. 하다못해 전작에서만 해도 전투용 중장갑 슈트와 트랩 등 중무장을 준비하고, 슈퍼맨의 약점이 크립토나이트라는 것을 알아내 크립토나이트 창을 만들어 휘두르거나 슈퍼맨이 방심한 틈에 크립토나이트 분말 가루를 들이마시게 하여 전투에서 우위를 점하는 장면이 있다.

    그런데 저스티스 리그에서 배트맨이 이런 면모를 보여주었던가? 그가 한 일은 그냥 수송 수단 및 정보 수집 설비 제공, 배트 모빌 운전 정도가 다였다. 이걸 제외한 배트맨은 그냥 인간 치고 뛰어난 전투 능력을 지닌 병사 하나 정도에 불과하며 배트 모빌 없이는 잡졸 파라데몬 한 마리조차 제대로 상대 못하는 민폐 병풍 캐릭터로 전락해 버렸다.[31] 물론 메타 휴먼을 상대로 그냥 몸 좀 쓰는 일반인은 결국 아무 것도 못 하지 않느냐는 비판은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부터 꾸준히 제기되었다. 그런데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는 엘 디아블로를 제외한 모든 주역 캐릭터들이 이 소릴 들어서 비난이 분산되었다면, 이 영화에서는 주역 캐릭터 중에서 배트맨만 메타휴먼이 아닌지라 배트맨만 쩌리로 전락했다.

    이 영화에서 배트맨은 설정상 훨씬 강한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역할에만 머무른다. 그 결과 스테픈울프와의 최종 결전 때는 스테픈울프의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멀찍이서 파라데몬들의 총이나 빼앗아 쏘며 싸우다가 광선총의 에너지가 다 떨어지자 무기력하게 가만히 벙쪄있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기존 배트맨 팬들의 엄청난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 2. 전쟁에서 사령관 역할을 맡음
    DC에서 그 역할에 가장 잘 어울리며 실제로 온갖 작품들에서 그 역할을 수행해 왔던 것은 배트맨이다.[32] 이는 배트맨의 냉철하고 지적인 캐릭터에 잘 부합하는 역할이다. 그랬던 배트맨은 사령관의 역할을 수행하여 포메이션을 짜서 팀 플레이를 하기는 커녕 수송기로 수송 역할을 하고 나서 방어벽을 뚫고, 배트모빌로 파라데몬들을 유인해서 자폭하고, 나머지 멤버들이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전개를 보인다. 배트맨은 저스티스 리그를 만들었지만 영화 전개상 저스티스 리그를 만들 필요가 없었으며, 리더로서 슈퍼맨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는 태도의 변화라기에는 너무 뜬금없이 변화 폭이 크다.

    이 지경이 되었다면 배트맨은 일선 사령관 역할은 무리고, 후방 지원이나 방해 제거, 전략 설정 정도나 해줬어야 했다. 그런데 배트맨에게 싸우는 수퍼 히어로 역할을 부여하려고 한 결과 일선 지휘관으로는 아무래도 무리라는 결론만 보여줬다.

    즉 배트맨이 팀에 왜 필요한지 관객들에게 전혀 설득시키지 못했다. 팀의 사령관이면 사령관답게 팀원들의 존경과 인정을 받는다는 점을 묘사했어야 했는데, 이 영화에서 배트맨은 아쿠아맨을 찾아가 설득을 하다가 아쿠아맨을 조롱해 분노한 아쿠아맨에게 양손으로 멱살을 잡혀 올려지고, 이후 사이보그에게 밀려서 배트 포트를 내 주고, 원더우먼의 가장 아픈 과거를 함부로 꺼냈다가 명치를 세게 맞고 내팽겨쳐지며, 수퍼맨을 부활시켜서 생기는 위험을 대비한답시고 준비했다는 게 기껏 로이스 레인일 뿐이었던 등 부정적인 묘사 투성이이다. 그리고 그 안일함의 대가로 부활한 슈퍼맨에게 잡몹 마냥 가볍게 내동댕이쳐진다.[33]

    그런 굴욕의 절정은 최종 전투 직전의 전개다. 배트맨이 팀원들에게 뭔가 계획이 있다는 듯이 말하고 자신을 따르라는 투로 말하는데 알고 보니 그 계획이란 스스로 미끼가 되어 파라데몬들을 유인하는 자살 계획이었다. 팀 내에서 배트맨이 얼마나 할 수 있는 것이 없는지 극명하게 드러내는 모습. 게다가 그렇게 자신의 목숨까지 걸며 비장하게 내놓은 계획인데도 불구하고, 보는 사람이 무안할 정도로 의미가 없었다. 고작 대여섯 마리의 파라데몬들을 처리하고선 제대로 미끼 역할도 못한 채로 죽을 뻔한다. 보다 못한 팀원들이 되돌아와서 배트맨을 챙겨주며 데리고 가는데, 계획에 아무런 차질도 생기지 않았고, 배트맨이 상대하다 죽을 뻔했던 파라데몬들을 아주 여유롭게 학살해 버린다. 차라리 처음부터 다 같이 진입하는 게 훨씬 나았을 것으로 보일 정도.

    사실 이렇게 죽을 각오를 하고 굳이 유인해야 할 필요도 없었는데, 파라데몬을 유인하는 건 음파 장비를 이용한 것이니 배트모빌을 원격 조종하면서 유인하면 그만이다. 다른 미디어에서 배트모빌 원격 조종은 흔하게 나왔으니 차용하면 되는 거고, 심지어 전작인 배트맨 v 슈퍼맨에서 알프레드가 배트윙을 원격 조종하는 모습을 보여준 적도 있다. 결국 배트맨이 본인이 무력하다는 것을 자각하고 무리하게 단독행동하는 바람에, 괜히 죽을 뻔하며 민폐를 끼칠 뻔한 것으로밖에 보이까지 한다. 리더? 사령관? 저스티스 리그 팀원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과연 배트맨이 어떻게 보였을까? 배트맨의 팬들은 그 특유의 추리력과 판단력으로 초능력 없이도 전황을 주도하는 저스티스 리그의 지휘관을 보고 싶었지, 카리스마와 자신감과 통솔력을 잃은 상태로 대책없이 자살 공격하려는 배트맨을 보고 싶어한 건 아니었다.

    웃긴 건 영화 개봉 전 나왔던 공식 캐릭터 소개 예고편에서는 배트맨을 팀의 리더, 사령관이라고 소개하고 있다는 것.
  • 3. 이야기 전개에서 탐정의 역할을 맡음
    보통 다른 능력자들은 이야기 전개 뒤에서 숨은 빌런의 음모나 반전 요소를 눈치채지 못하다가, 능력을 살리지 못하고 궁지에 몰리곤 한다. 그러나 배트맨은 거기에 현혹되지 않고, DC 세계관 최고의 탐정이라는 별칭답게 숨은 요소를 잘 찾아내서 미리 대비하다가 궁지에 몰린 동료들을 구하고 뱃신의 위엄을 내보이곤 했었다. 이게 거의 클리셰급 스토리일 정도.

    이 영화에서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아쉽게도 애시당초 저스티스 리그는 이야기 자체가 플래시를 제외한 모든 멤버들이 마더 박스의 기원과 그 위험성과 빌런이 노리는 노림수를 처음부터 다 알고 모이는 구조의 이야기다. 다시 말해, 저스티스 리그는 플롯 자체가 배트맨이 절묘하게 간파해낼 요소가 없는 상태로 시작하는 이야기인지라 배트맨의 전형적인 추리력으로 인한 반전요소가 다 까인 채로 시작한다는 소리다.

    마더 박스야 인간이 알 수 있는 정보가 아니니 많이 양보해서 넘어간다 쳐도, 몇 번의 전투 경험을 바탕으로 파라데몬에 대한 대응책을 제시하거나, 마더 박스를 모은 스테픈울프의 이후 행적에 대한 추리를 하거나, 크립톤에서 온 우주선을 통해 정보를 얻어 스테픈울프의 도끼를 무력화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장면 등을 추가했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이렇게 아무것도 못하는 모습으로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정작 스테픈울프가 빈집털이를 하고 배트맨을 포함한 수퍼 히어로들은 당하는 역할이나 하고 있다.[34]

이렇게 배트맨의 활약의 세 가지 요소가 하나하나 봉쇄되는 이야기 전개 속에서 배트맨의 팬들은 통곡(?)하고 있는 상태다. 탐정 노릇을 못하는 건 돈 오브 저스티스에서 이미 대차게 망해 그다지 놀라운 게 아니라고 쳐도, 육체적인 한계를 누구보다도 명석한 두뇌와 순발력, 그걸 뒷받침해주는 재력, 그리고 굴복하지 않는 정신력으로 극복하며, 그것이 팀원들의 존경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저스티스 리그를 이끄는 리더십의 바탕이 되는 게 배트맨의 특징인데도 정작 영화 속에선 대책없는 자살공격이나 하려 하고, 적을 상대할 방법이 없어지자 그대로 벙쪄있는 등 자신만의 방식으로 극복하려 하기보다는 한계가 느껴지자 그냥 손을 놔 버리는 모습으로 나와 캐릭터의 매력을 전부 다 날려버렸다.

정작 코믹스의 묘사는 이와 정반대라는 것. 코믹스에서 저스티스 리그와 팀업할 땐 배트맨이 엄청난 해결사로 묘사되는데, 눈에 띄는 초능력만 없을 뿐이지 그 외의 다른 것들은 인간의 범주를 넘어설 정도로 뛰어나다는 설정이다. 이게 너무 지나쳐서 배트맨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나오는 전개도 많기 때문에 팬들의 조롱도 많았던 편. 사실 뱃신이라는 별명도 그런 의미에서 붙여진 반 조롱조의 별명이다.[35] 그런데 영화의 배트맨은 그와는 정반대의 극단을 달리고 있는 셈이다. 원작에서 배트맨이 다 해먹는 전개 때문에 다른 히어로들을 응원하는 팬들조차도 이번에는 배트맨에게 너무 심했다고 평하는 추세다. 그야말로 같은 캐릭터의 작중 위상이 묘사에 따라 얼마나 극과 극으로 갈릴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2.3. 전작의 배트맨들과 비교

이 문제는 돈옵저에서 '과격하고, 살인도 불사하는 배트맨'이 문제가 되었던 것과는 또 다른 차이가 있다. 돈옵저는 그나마 모티브로 한 다크 나이트 리턴즈에서도 배트맨이 과격한 모습으로 나왔고, 또한 돈옵저 내에서도 설명이 부족해서 그렇지 배트맨이 알프레드와의 대화에서 '20년이 지나고 이제 좋은 사람들이 얼마나 남았느냐'라고 따지고, 조커한테 당한 듯한 로빈의 슈트가 나오는 등, 20년간 겪은 일 때문에 인간에 대한 믿음도 잃고 악당의 낌새가 보이면 일단 짓눌러버리는 식으로 변했다는 듯한 부분이 있긴 해서, 세부 설정들끼리 좀 안 들어맞는 걸 제외하면 팬들의 추측들로 어느 정도 말이 되게 메울 수는 있었다.

하지만 자기 신념을 따라 신적 존재인 슈퍼맨을 아예 제거하려고 마음먹고 온갖 첨단 장비들과 슈퍼맨의 약점을 이용한 무기를 철저히 준비했던 그가, 정작 또 다른 엄청난 위력의 존재인 스테픈울프 앞에서는 손 놓다 못해 정신까지 놔버린 건 이해하기가 어려운 모습이다. 이런 모습은 원작의 캐릭터성과 어긋나기도 하지만, 돈옵저에서 상대가 누구든 간에 어떻게든 맞설 방법을 찾아내고 실천에 옮기던 모습과도 완전히 동떨어져 원작과 DC 유니버스 내에서의 캐릭터성이 동시에 붕괴했다고 볼 수 있다. 악의적으로 해석하면 사람을 죽이지 않은 슈퍼맨은 무슨 수를 써서든 죽이려고 했으면서 막상 진짜 위협이 나타나자 포기하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어 더욱 그렇다.

2.4. 돈이 능력?

"이 슈트에는 자그마치 전 세계 군사 재정 총액의 60%와 맞먹는 자금이 투입되었다. 그리고 그 비용의 상당 부분은 단 한 남자를 상대하기 위한 대비책이 차지한다..."
"...그와 대적할 수 있을정도로 빠른 서버를 구축한 것이다."
배트맨 엔드게임中
"만들기 쉽지 않았어, 클락. 시간도 많이 걸리고, 돈도 많이 필요했지. 운 좋게도, 내겐 둘 다 있었지만."
배트맨 다크나이트 리턴즈中

특히 트레일러에서 실소를 머금게 했던 '당신의 수퍼 파워가 무엇이냐'는 플래시의 질문에 '돈' 이라고 답하는 부분은 영화에는 삽입되지 않는 것이 나았을 정도로 배트맨의 이미지를 무너뜨렸다.

사실 배트맨의 가장 큰 무기 중 하나가 재력인 건 분명하기 때문에 이 장면 자체만 보면 맞는 말이고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러나 배트맨은 부자인 것 외에 강인한 정신력, 정확한 판단력, 탐정으로서의 능력, 리더십, 그리고 그 돈을 사용해 히든 카드를 준비하는 치밀성 등 초인들을 훨씬 능가하는 장점들이 많기 때문에 전투력만 보면 수퍼 히어로들 중 최약체에 가까움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저스티스 리그 영화에선 진짜로 능력이 돈 많은 것밖에 없는데, 그 많은 돈으로 뭐 하나 하는 게 없는 무능한 수퍼 히어로처럼 묘사되는 바람에 유머가 아니라 난데없는 자기비하로 들린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할 수 있는 건 물주, 즉 돈을 내는 역할밖에 없는 쩌리 중의 쩌리 취급이며, 영화에서 배트맨이 돈을 써서 가장 의미있게 활약(?)한 부분은 수퍼맨의 어머니 마사의 집을 차압 중인 은행을 통째로 사서 수퍼맨 어머니의 집을 돌려주는 장면[36] 정도이다.

물론 확실히 잘만 사용한다면 돈은 무시무시한 무기가 될 수도 있다. 당장 아무 초능력이 없는 아이언맨이 신적인 존재인 토르나 초강력 괴물인 헐크 등을 상대할 수 있는 것도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자신이 직접 연구해서 만든 무기들 덕분이었다. 배트맨이 원작 코믹스에서 전투력으로 다른 수퍼 히어로들이랑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것이나 저스티스 리그의 전작인 배트맨 대 수퍼맨에서 수퍼맨을 제압하는 데 성공한 것도[37] 배트맨이 갖춘 장비 덕택이며, 이는 당연히 배트맨이 엄청난 부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즉, 잘만 연출되면 "돈이 최고의 능력”이란 건 당당히 내세울 수 있을 만한 스펙이다. 그러나 저스티스 리그의 배트맨은 이 요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기에 돈이 많은 게 능력이란 대사가 빛을 바래버린 것이다. 확장 유니버스의 배트맨이 이전의 명작 배트맨 미디어들처럼 뱃신 간지를 적절히 보여 줬다면 똑같이 "돈" 한마디로 퉁쳤어도 팬들이 알아서 스웩을 느끼고 납득했을 것이다. 실제로 상술했듯이 같은 억만장자인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의 경우 어벤져스 1에서 슈트 없으면 뭐냐는 캡틴의 비아냥에 "천재, 억만장자, 플레이보이, 자선사업가."라고 받아치는 장면이 나온다. 비슷한 농담임에도 앞의 영화에서 그의 캐릭터성을 잘 살렸기 때문에 이 대사가 나오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것이다.

덤으로 저스티스 리그 삭제 장면에서 돈다발을 들고 설득하려는 장면이 진짜로 등장해서 다시 논란이 되었다. 팬들의 평가는 저게 만일 극장에서 나왔으면 100% 제 2의 배트 크레딧 카드이라는 평이 우세. ##[38] 추정하면 이미 브루스 웨인이 "미스테리한 사내의 정체"를 알려주는데 2만 5천달러, 벽에 그려진 세 상자의 정체까지 알려주는데 3만 달러의 대가를 약속했기 때문에 그 돈을 꺼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39][40] 스토리상으로 연결되긴 하지만 천하의 배트맨이 멱살잡히고 돈 내미는 구도가 너무나도 굴욕적이다.

그러나 막상 이 씬이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에서 그대로 나왔을 때는 연출의 차이 덕분에 오히려 위에 언급된 '돈이 무기란 게 당당히 내세울 만한 스펙'처럼 연출되었다. 조명, 구도, 배우, 동작까지 전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같은 구도인데도 웨던 컷에선 아쿠아맨에게 못 이겨서 멱살 잡히고 삥 뜯기는 뱃찐따, 잭스나 컷에선 슈트도 안 입은 맨몸과 돈다발 두어 개만으로 아쿠아맨을 능멸하는 뱃신이 되어버린 것.

2.5. 총평

물론, 배트맨도 나옵니다! 비록 터프하지도 않고, 영리하지도 않고, 심지어 자신의 정체를 다 드러내고 다니지만, 그 대신...? 대신 아무것도 없어? 저런, 전작에서는 얘가 최고였는데.
솔직한 예고편 - 저스티스 리그 편

정보수집과 추리 같은 탐정 역할은 사이보그에게, 팀내 사령관 역할은 원더우먼에게 빼앗기고 배트 슈트만 입은 일반인이 되어버렸다.코믹스와 영화들을 통해서 구축된 배트맨의 특징은 실추되었고, 배트맨이 활약해 온 바탕이 된 강점 요소는 모두 잃었다. 이는 비교 선상의 타 작품들의 캐릭터와 비교해 봐도 문제가 심각하며, 배트맨의 행동방향성도 이야기도 흐름에 맞지 않는다.

어설픈 유머코드를 사용해 DC 확장 유니버스에서 쌓아놓은 캐릭터는 물론,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와 같은 매체에서 수십년 간 쌓여온 배트맨 캐릭터 이미지를 크게 손상시켜 버렸다. 망작이라고 평가받는 그 '배트맨과 로빈'에서조차 캐릭터 자체는 이렇게까지 비참하게 묘사되지는 않았다. 다분히 토니 스타크를 의식해 만든[41]듯한 이 영화의 배트맨은 시답잖은 농담이나 하면서 개연성 없이 행동하며 무책임한 행적을 수도 없이 보여 주어 영화의 완성도를 깎아내리는 일등공신이 되어 버린다. 영화의 분위기를 가볍게 바꾼답시고 한 시도의 가장 큰 피해자라 볼수 있다.

배우의 연기는 특출나서 그걸 또 나름의 배트맨으로 소화해 내고 있지만, 일관성 없이 무너져 내린 배트맨의 인물상 때문에 영화 내적으로도 어울리지 않는다. 개그를 할 등장인물로는 이미 플래시, 아쿠아맨 등이 충분이 있었고, 배트맨이라는 컨텐츠와 캐릭터는 이미 오랜 시간 여러 편의 영화에 걸쳐서 큰 방향성을 동일하게 유지하면서도 성공을 거두었던 전적이 있는데도 아이언맨을 어설프게 연상시키는 모습들은 실망을 금치 못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연출은 조스 웨던이 참여하기 전에 나왔던 트레일러들에서부터 볼 수 있으므로 잭 스나이더의 의도라고 볼 수도 있지만 연이은 흥행 목표 미달에 따르는 투자자의 강제적인 방향 수정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흥행에 성공하는 마블의 캐릭터나 연출들을 어느 정도 가져 와서 유행에 맞추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유머러스한 배트맨도 불가능하지 않다. 오랜 시간 동안 다져진 캐릭터성은 스펙트럼 또한 넓기 때문이다. 반 세기가 지나도 존재감을 잃지 않은 1960년대판 배트맨을 떠올려 보자. 아주 가까운 과거에는 '레고 배트맨 무비'라는 성공 사례가 있다. 실패 사례인 '배트맨과 로빈'을 돌아보더라도, 연출이 잘 되었다면 조지 클루니란 배우가 가진 편안한 분위기에 힘입어 살짝 가벼운 분위기의 배트맨으로 재해석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벤 애플렉의 배트맨은 오랜 싸움으로 단련된 백전노장에, 가벼운 모습이라곤(브루스 웨인 상태로 연기할 때 빼곤.)전혀 찾아볼 수 없는 진중한 이미지를 이미 전작에서 구축해 둔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 진중하고 묵직한 배트맨은 대호평을 받았다! 배댓슈 예고편에서 슈퍼맨에게 "Tell me... Do you bleed?"라고 할 때 모습을 보자. 슈퍼맨이 손톱으로 으깨 죽일 수도 있는 약자인데도 불구하고 압도적 약자란 느낌이 전혀 안 나고 오히려 대등한 강자가 협박하는 것처럼 카리스마가 넘친다.

제작진은 이 배트맨을 존중하면서, 캐릭터를 수정하려면 서두르지 말고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위트 몇 마디를 더하는 정도라면 전혀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방향전환이 너무 성급하고 과격한 나머지, 배댓슈에서 호평받았던 배트맨 캐릭터의 몇 안되는 장점은 바로 다음 작품에서 사정없이 훼손되었다. DC 확장 유니버스 배트맨이 한 최고의 대사 중 하나가 됐을 "Tell me... Do you bleed?"는 후속작을 통해 굴욕적인 대사이자 개그 소재가 되어버렸다. '웃겨 주는' 배트맨을 시도한 것은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닌데, 그 결과가 '우스운' 배트맨인 것은 중대한 문제다.[42]

어떤 코믹스에서 배트맨의 캐릭터가 손상된다고해도, 해당 코믹스는 보는 사람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코믹스에서는 다양한 배트맨의 캐릭터들이 존재하기에 상호 상쇄되기도 하고 상호 보완되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는 전세계 수천만 명에게 동시에 그 이미지를 압도적인 시각청각의 힘으로 각인시키고, 그걸 본 사람들이 보지 않은 수억 명에게 빠르게 전파하는 매체이다. 게다가 헐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슈퍼히어로 무비의 영향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흥행력과 파급력이 커져가고 있는 추세다. 그러므로 저스티스리그에서 묘사된 배트맨 캐릭터는 수십년 간 쌓아온 배트맨의 캐릭터성을 크게 해치는 결과로 이어지리라고 예측할 수 있다.

이제 나올 배트맨의 단독 영화에서 과연 배트맨이 어떤 모습으로 마무리가 될 것인지에 따라서 DC영화들도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캐릭터성의 변화 문제 뿐만 아니라 전투력 너프와 영화내 활약도가 처참한 수준이라는 것도 엄청난 문제점이다. 이 영화의 배트맨은 비초인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초인들과 다른 메인 전투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 보다는 초인계 히어로들보다 명백하게 아래라는 인상을 견고히 하고 있다.

배트맨은 엄연히 전작부터 출연한 3명중 한명이자, 영화내 주인공으로 부각되었어야 할 캐릭터였다. 너프할 캐릭터를 잘못 잡아도 한참 잘못 잡았다. 배트맨은 다른 캐릭터들과 마찬가지로 엄연히 후속 개인 시리즈까지 예약된 데다가 전통의 인기 캐릭터이며, DCEU에서도 그 인기와 평판이 결코 나쁘지 않았는데 이를 더 밀어줘도 모자랄 판에 이미지를 우스꽝스럽게 망쳐놓으니 개인 영화의 흥행에도 걸림돌이 될 거라는 걱정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니 스토리적인 완성도는 물론 영화의 인기까지 떨어뜨려놓는 원인이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거기다 호크아이나 블랙위도우가 보조 멤버라고 하더라도 이들 조차도 자신의 능력 한도에서 본분을 다한다. 특히 가장 약한 호크아이는 일부러 세뇌를 당해 악역으로 등장하여 나름의 포스를 보여주고 나중엔 그 잡몹들중 가장 강하고 끈질긴 아웃라이더들 상대로 살아남는다. 블랙 위도우 역시 비전투인 첩보 분야에서 특기를 보여주는 등 전작에서는 메인 전투원이 아닌 멤버에게도 역할을 배분하는 데 있어 재치있는 선택을 보여주던 조스 웨던 감독이 중요 포지션이자 메인 캐릭터인 배트맨을 무슨 보조 멤버만도 못하게 취급하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인 것이다.

결국 전체적인 문제는 DC영화 제작진이 '돈 오브 저스티스'의 배트맨이 실패작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돈 오브 저스티스'에서 배트맨이 슈퍼맨과 대립한 핵심 동기는 '인간성에 대한 회의', 곧 '신과 같은 힘을 가진 슈퍼맨이 인격은 인간적이라면 오히려 더욱 우려스럽다'는 것이었다. 코믹스라면 이 논리가 통하지 않았겠지만 '맨 오브 스틸'의 슈퍼맨은 아직 불완전하고 미숙한 나머지 조드를 죽이고 말았기 때문에, 최강의 힘으로써 완전무결한 정의를 수행하는 히어로라는 단어에 흠집이 난 상태였다.[43] 즉 작중에서도 슈퍼맨이 선한 존재냐 빌런이 될 거냐라는 위태로움이 설득력 있게 잘 묘사되어 있었고, 이는 관객들에게도 납득될 만한 연출이었다.

그러나 영화는 슈퍼맨이 미숙에서 완숙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렉스 루터의 협박에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배트맨을 설득하지 못하고 싸워대다가 마사드립이나 치는 사태가 되었다. 그리고 알다시피 확고한 신념이 있었어야 할 배트맨은 마사 드립을 듣고 엄청난 캐릭터 붕괴를 겪어버렸다. 몇 번 강조해도 부족하지만 DC 유니버스의 배트맨은 본인 세계관의 빌런이란 빌런은 다 만나본 엄청난 경력의 다크 히어로다. 막말로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배트맨보다 경력이 길다는 것인데, 아직 본격적인 세계관 구축이 시작되어 미숙한 슈퍼맨과 달리 배트맨은 코믹스의 배트맨처럼 완벽한 어둠의 기사가 아닐 이유가 없건만 DC 유니버스에서 이런 존재를 얼빵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결정적인 문제.

히어로 갤러리에서는 저스티스 리그 내에서 나온 굴욕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배트맨과 로빈의 배트 신용카드,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에서의 베인과의 일기토에서 패배한 장면이나 염력 격투, 심지어는 코믹스나 애니메이션에서의 굴욕 장면을 어떻게든 찾아내는 등 배트맨이 허접하게 묘사된 모든 장면들을 안주거리 삼아 올리면서 배트맨 자체의 이미지를 더욱 최악으로 만들고 있다.[44]

하지만 코믹스팬과 영화팬이라면 누구나 알다시피 배트맨이라는 캐릭터는 슈퍼맨, 원더우먼과 더불어 DC의 트리니티로서 80년 가까이 정상의 위치에 있던 DC 최고의 인기 슈퍼히어로이자 '배대슈'와 '저스티스 리그'의 실패로 인해 크게 떨어진 영화상의 인기도 다시 회복하는 것이 절대 불가능하지 않은, 할리우드 최고의 캐릭터 중 하나다. 배트맨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후속작을 제대로 잘 만들면 얼마든지 최고의 인기와 화제를 되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DC팬들은 다시금 좋은 배트맨 후속작이 나오길 바라고 있다. 다행히 후술할 스나이더 컷의 개선으로 뱃찐이란 오명은 다소 사라지고 이미지 회복에 성공했으며, 다시금 벤 애플렉의 배트맨을 계속 보고 싶어졌다는 평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3.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

지구의 수호자들이 함께 힘을 합쳐 싸우는 모습을 볼 거라고 예상하진 못했소.
당신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소, 브루스. 당신의 부모님께서도 자랑스러워하실 거요.
- 마샨 맨헌터

웨던 컷이 일으켰던 모든 문제점들을 다소간 해결하여 비로소 저스티스 리그의 리더로 돌아왔다는 것이 중론이다. 결국엔 배트맨 또한 조스 웨던의 편집의 희생자였던 것.

캐릭터성부터가 토니 스타크의 열화 카피였던 웨던 컷에 비해 진중하다. 선을 넘은[45] 다크히어로의 모습을 보여주며 어두움 가득한 포스를 풍겼던 배대슈의 모습보다는 가볍지만, 이것도 슈퍼맨의 희생에 감명을 받으면서 다시 영웅으로서 활동할 것을 약속하고 난 이후의 배트맨이기에 보다 자연스러운 캐릭터의 변화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면모는 그를 리그의 리더로서 더더욱 부각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돈이 초능력"이라는 점에 관해서는, 감독판이나 웨던 컷이나 개그 소재로 나오는 것은 똑같다. 하지만, 연출이 달라지면서 "돈 없으면 무능력한 민폐"에서 "빵빵한 재력으로 리거들을 지원하는 서포터"로서 인상이 바뀌었다. 둘의 차이점은 역시 스나이더 컷에서는 정말로 돈이 다른 히어로들의 초능력에 필적하는 능력이라는 점을 확실히 보여준 묘사로, 재력을 바탕으로 한 배트맨의 활약상이 보다 확실하게 연출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동안 "제 2의 배트 크레딧 카드"라면서 온갖 욕을 먹었던 문제의 돈다발 장면부터 보자. 비록 아서에게 멱살을 잡힌 다음 돈다발을 꺼내는 장면이 진짜로 나왔지만, 그 내용이 전혀 다르다. 먼저 돈을 요구한 것은 아서 쪽이며 브루스 웨인은 흔쾌히 그 다섯 배를 쳐준다. 게다가 통역을 하던 아서에게 역으로 아이슬란드어로 도발을 건다.[46] 게다가 멱살을 잡힐 때를 잘 보면, 먼저 공개된 잡지 사진과 달리 브루스의 표정이 대놓고 여유만만하다. '무력에 못 이겨 돈을 뜯긴다'는 느낌이 아니라, 도발을 통해 먼저 빡친 아서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도록 한 브루스의 심리전이 먹힌 것. 즉, "얘기하기 싫다더니 자기 스스로 정체를 드러내네? 자 약속한 돈이다 ㅎㅎ"에 가깝다.

그리고 초인적인 존재들과의 전투를 일찌감치 예견하여 에너지를 흡수하는 건틀릿을 만드는 등 나름의 준비성도 부각된다. 특히 건틀릿은 이후 전투에 유용하게 사용되며[47] 후반부에는 슈트에 건틀렛과 같은 재료를 갑주처럼 덧붙여 전체적인 방어력을 보강한다. 초인들 한가득인 전투에서도 애초에 인간을 능가하는 스펙을 지닌 파라데몬들을 격투술로 제압하며, 나이트크롤러, 플라잉 폭스, 배트모빌 등 온갖 탈것을 이용하면서 잡몹 처리를 능숙하게 도맡아하는 트릭스터의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클라이막스 전투에서는 배트모빌 자체를 투사체로 사용하고 적의 병기를 얻고 나서부터 한 컷당 최소 네다섯 마리의 파라데몬들을 원샷원킬로 저격하는 등 근접전투 없이도 명사수로서 서포터 역할을 충실히 했다. 웨던 컷 초반부에 파라데몬 한 마리 가까스로 처리했던 무력한 모습보다는 일취월장한 부분.[48][49]

게다가 이번 작품에서 배트맨은 팬들이 바라왔던 저스티스 리그의 전략가이자 사령관의 면모를 잘 보여준다. 우선 정보수집 능력을 통해 리그 전체를 모집하는 역할을 했고, 아무런 이유 없이 슈퍼맨 부활을 부르짖었던 웨던 컷과 달리 '슈퍼맨의 죽음 이후 마더박스가 깨어났다'는 점을 근거로 '마더박스는 슈퍼맨의 존재를 두려워했기에 그의 부활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당위성을 확보했다. 마지막 포자르노프 전투에서도 자신은 방어막 해제와 파라데몬의 유인을 맡고, 나머지 멤버들로 스테픈울프 저지와 마더박스 분리를 맡는 역할 분담을 통해 팀에 대한 강한 신뢰를 내비친다. 웨던 컷에서 뭔가 작전이 있는 척하더니 자살돌격이나 다름없이 멋대로 들어가서는 자신의 작전이랑은 상관없이 개별행동을 한 멤버들에게 구사일생으로 구출된 전개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이로 인해 아쿠아맨이 배트모빌 위에 올라타서 "너 진짜 미쳤네!"하는 장면은 두 버전에 모두 활용되었음에도 어감이 아예 다르다. 이는 둘이 처음 만났을 때 아쿠아맨이 "박쥐처럼 차려입다니... 넌 진짜 미쳤어, 브루스 웨인"이라고 한 것을 재차 말한 것. 그러나 웨던 컷에서 배트맨이 아무 계획 없이 닥돌하다가 죽기 직전 동료들이 구해준 상황에서 저 대사를 쳐서 관객들 입장에선 마치 아쿠아맨이 그냥 또라이인것 마냥 배트맨을 놀리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스나이더 버전에서는 성공 확률이 희박한 무모한 작전[50]의 선두에서 엄청난 능력과 깡다구로 기어이 해낸 것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또한 앞 장면에서 "브루스 웨인"이라고 부르며 '박쥐 옷을 입은 인간 브루스 웨인' 취급을 하던 아쿠아맨이 "배트맨"이라고 부른 것은 그가 히어로 배트맨이란 것을 인정했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이 외에도 배트맨의 캐릭터성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있는데, 나름 논쟁의 여지가 있는 편이다.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평가를 참고.

4. 플래시

플래시가 시간을 돌리기 전 잠깐 등장하는 것이 다이지만 웨어하우스 신에 버금가는 뛰어난 액션을 보여 주고 나중에 배리에게 "그 상처 때문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거야. 우리가 바로잡을 필요는 없어. 옛날의 비극에 얽매이지 마."라고 진심 어린 충고를 하며 역린을 극복한 성숙한 배트맨이라는 영웅의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나중에 부모님을 그리워하는 마이클 키튼배트맨과 겹친 모습에 마음 아픈 배트맨의 캐릭터성을 잘 살렸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배리가 자신과 밥도 먹고 더 놀다 가라고 하자, 아련하고 씁쓸하게 웃으며 "오늘은 아니야, 배리. 아마도 다음에..."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DC 유니버스로 리부트되고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의 촬영 분량이 삭제됐다는 루머가 돌며 벤 애플렉배트맨으로서 나오는 사실상 마지막 작품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자신의 캐릭터를 사랑하고 응원해 준 팬들에게 작별 인사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뛰어난 비주얼과 연기로 미스 캐스팅이라는 논란과 비난을 단숨에 깼음에도 벤 애플렉의 더 배트맨도 취소되며 결과적으로는 한 편도 솔로 무비를 갖지 못했고, 저스티스 리그를 찍으며 알코올 중독에 걸리고 자살 생각까지 했지만 그럼에도 의리를 지켜 끝까지 출연했고, 그래서 DC 확장 유니버스의 배트맨은 평가가 나쁠지 몰라도 벤 애플렉의 배트맨은 좋은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다.
여태 말하지 않았는데, 플래시에 배트맨이란 캐릭터를 가장 잘 해석했다고 생각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너무 재미있었고, 만족스럽고, 용기가 났어요. "오.. 내가 드디어 알아냈구나." 하고 생각했죠. 배트맨이란 경험에 정말 멋진 마무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벤 애플렉 #

배우 본인도 가장 만족한 모습이다. 심지어 해당 장면은 본인이 직접 각본을 작성하였다고 한다. 실제로 팬들에게 메세지를 보낸 것.


[1] 터키항공에서 제작한 'Fly to Gotham' 광고의 한 장면. 브루스 웨인 그 자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2] 물론 콘로이의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따라갈 순 없겠지만 DC 확장 유니버스에서 변조된 목소리도 나쁜 건 아니었다. 다소 기계적인 변조음을 통해 배트맨 특유의 "인간이라기보단 공포의 상징"으로 보이기도 했기 때문에, 본작에서 위협적인 대사를 이 목소리로 치는 것 역시 카리스마가 있었다. 콘로이처럼 남성미가 넘치는 목소리를 가진 배우가 흔한 것도 아니고, 이들 중 배트맨에 어울리는 비주얼(거구/강한 얼굴선)을 가진 배우는 더더욱 희귀한 만큼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후속작에서 이 멋진 목소리로 개드립을 치는 바람에 이미지가 날아갔지만.[3] 캐스팅 초기엔 온갖 악담을 들었었다. 애플렉은 특이하게 193cm 장신에 등빨이 매우 좋음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에게 이름을 남긴 작품에선 건들건들한 청년이나 평범한 남자 역을 많이 맡았었다. 물론 연기력이 좋아진 이후부터는 다양한 역을 맡았다.이런 이미지와 다소 큰 머리 때문에 안 좋은 비율로 애플렉이 그렇게까지 장신이란 걸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 때문에 그의 가벼운 이미지를 생각하는 이들은 "애플렉은 카리스마가 없다"며 비난했었고, 이는 배트맨 1편에서 마이클 키튼이 배트맨을 맡았을 때도 들었던 악평이었다. 이 당시 그의 출세작은 비틀주스였으니... 실제로 애플렉의 당시까지 이미지는 코믹스에서 보여준 묵직한 덩치와 케빈 콘로이의 멋진 목소리로 완성된 남성미 넘치는 배트맨과도, 실사화되면서 생긴 고뇌하는 인간미와 카리스마가 동시에 있는 키튼이나 크리스찬 베일의 배트맨과도 거리가 있다. 그러나 정작 개봉되고 나자 애플렉은 웃음기라곤 전혀 없는 진중한 모습과 거구를 살린 묵직한 존재감으로 남성적인 배트맨을 완벽하게 살려냈다.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었던 그의 다소 가벼운 목소리는 배트맨일 당시 무시무시한 음성 변조와 낮고 조용히 말하는 것으로 커버했다. 오히려 그의 경박한 목소리는 브루스 웨인 모드일 때 이미지가 달라지는데 도움이 됐다. (콘로이의 예를 들면 그가 웨인 모드일 때 두 톤 정도 올려서 얘기하지만 워낙 좋은 목소리라 왜 못 알아차리는지 이해가 안 가는 수준이었다.)[4] 젊은 시절 처음으로 배트맨의 가면을 썼을 땐 DC 확장 유니버스의 배트맨도 밝은 대의와 정의를 추구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고담의 온갖 미친 놈들이 날이면 날마다 살인, 강도, 납치, 인신매매 등의 강력범죄 사건들을 일으키고 이를 자그마치 20년 동안이나 접하면서 젊은 시절의 브루스가 추구했던 영웅으로서의 이상은 점차 빛이 바래가고, 함께 범죄와 싸웠던 절친한 동료이자 친구였던 로빈마저 조커할리 퀸에게 무참히 살해되어버리자 결국 인간성과 정의에 대한 믿음을 상실한 채 무자비한 방법을 써서라도 범죄자를 무참히 응징하는 성향으로 변해버린 걸로 보인다.[5] 영화상에서는 자세히 나오지 않았지만 배트맨의 사이드킥인 로빈은 코믹스나 애니메이션에서 스테파니 브라운을 제외하고 전부 배트맨이 자신의 양자로 들였었다. 로빈이었던 제이슨 토드의 죽음이 이와 관련된 코믹스나 애니메이션에서도 배트맨에게 더할 나위없이 큰 상처들이 되었다는 것을 보면 설령 양자로 들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영화 속에서 로빈이었던 제이슨 토드의 죽음이 배트맨에게 큰 상처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6] 심지어 배트 클로로 잡아 던진 상자에 맞은 사람이 뒤에 벽에 머리를 쎄게 부딫히고 벽에 머리 부위에 터진 피까지 보인다. 웬만해선 이 상황에서 살기란 힘들다.[7] 실제 대부분 국가의 형법상에는 계획적 살인(모살: murder)과 우발적 고살(voluntary manslaughter), 과실치사(involuntary manslaughter)를 구분하는 삼분법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실질적으로 모살과 고살을 구분하지 않는 살인(모살+고살) - 과실치사 이분법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단계를 구분하지 않았을뿐이지 한국도 계획 살인이 훨씬 더 가중처벌 받는 요인이다.[8] 특히 다른 배트맨 작품보다 과격하다고 할 수있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9] 고무탄이라고 말하긴 한다.[10] 이 만화에서 제일 논란이 되는 장면으로서 총에 맞은 악당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제대로 묘사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 논란이다. 애니메이션판에서는 아이를 인질로 삼고있는 악당의 팔에만 사격을 가하는 걸로 묘사했다.[11] 물론, 밀러의 다크나이트 리턴즈에서는 배트맨이 여전히 불살주의자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 분명 존재한다. 탱크의 포탄이 고무탄이라고 확인시키며, 상점을 털려다 배트맨에게 제압된 범죄자가 떨어뜨린 총기를 상점 주인이 줏어들고 범죄자를 총으로 겨누자 자신이 방금 구해준 피해자에게 "그 방아쇠를 당기면 나중에 다시 오겠다"라고 경고를 하고 현장을 떠난다. 심지어 정말 지긋지긋한 조커조차도 죽이지않고 죽지않을 정도로만 목을 꺾어버린다.[12] 위 영상 링크에 따르면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에서는 총 15명(11명 + 2명 + 2명)이 죽었다. 그러나 이 중 메인 빌런만 4명이고, 나머지 11명 중 9명은 그림자 동맹의 아지트가 폭파될 때 휘말려 사망한 것이다. 잡범들은 있는대로 다 때려부수면서 정작 메인 빌런인 렉스 루터는 살려둔 돈옵저의 배트맨과 비교된다.[13] 어벤져스 프리퀄이라던가, 쿠키 영상 넣으려고 영화 찍었냐는 소리를 몇 번 들었다[14] 그나마 슈퍼맨은 전작 맨 오브 스틸이 있었지만..[15] 닌자 슬레이어는 뜬금없이 주인공이 스승의 도장으로 가다가 악당과 싸우는 내용으로 시작해서 닌자 슬레이어의 기원은 1권 마지막, 그것도 서적본 추가 에피소드에 나왔다. 그러나 이런 비효율적이지만 꾸준한 방식으로 인살어로 대표되는 병맛스런 캐릭터와 세계관을 구축하고 어필하여 컬트적인 닌자헤즈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 허나 배트맨은 닌자 슬레이어처럼 백지 상태의 캐릭터도 아니고 컬트적으로 아는 사람만 알던 캐릭터도 아니다.[16] 다크 나이트에서 확연히 드러나게 된다. 배트맨은 자신의 불살이라는 신념을 지키기 위해 여러 번이나 그것을 깨려는 조커와의 승부를 벌여야 했고, 결국 조커를 죽이지 않으면서 지키는데 성공하나 마지막에는 결국 그것을 깨뜨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고 만다.[17] 물론 이 용병은 배트맨의 주먹 한 대를 맞고 기절했다. 이 상황은 그가 사망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었다.[18] 물론 이 정답은 "키프는 실제로 웨인을 탓한 것도, 연금을 거부한 것도 아니다"란 것이었다. 그렇다면 위에 언급한대로 "누가봐도 이상한 상황을 왜 웨인은 '아 그런가보다'라고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냐"는 문제가 생긴다는 것. 결국 억지스런 동기를 만들기 위해 세계 최고의 명탐정을 바보로 만든 꼴이다.[19] 심지어 알프레드와의 언쟁중에서는 슈퍼맨을 '개자식(Son of a b*tch)'라고 부른다.[20] 무력한 아들이 부모의 죽음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슈퍼맨의 처지 또한 어릴적의 브루스와 같다. 배트맨의 입장에선 자신의 트라우마를 자신이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것이기에 큰 회의감에 빠지는 계기로 작용한다.[21] 물론 감독의 의도 자체는 정말로 친구라면서 급격히 신뢰하는게 아니라, 마사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친구라고 지칭했던 것일 테지만, 많은 관객들이 이 장면을 납득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의도 자체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연출에선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22] 배트맨은 이전의 조드가 히트비전으로 건물 몇개를 통째로 자르는 걸 봤고, 또 둠스데이의 히트비전도 배트윙 비행 도중에 체험해서 이게 일반 인간이 맨손으로는 절대 막을 수 없는 강도란 걸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즉, 좋게 표현해서 방어 자세이지 사실상 "엄마야!"나 다름없는 행동이다.[23] 슈퍼맨과의 결전을 앞두고 하드 트레이닝을 하는 장면.[24] 극 초반부에 무너지는 건물 사이로 절규하며 달려가는 장면.[25] 크립토나이트 창을 직접 제작하는 장면. 아이언맨 2에서 아크 리액터에 사용하기 위한 신물질을 합성할 때 레이저를 사용한 장면과도 유사하다.[26] 마사 켄트를 구하기 위한 창고에서의 격투 장면.[27] 고담시경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조용히 방 구석에 매달려있는 장면.[28] 렉스 루터가 가지고 있던 파일을 해독하는 장면.[29] FALSE GOD을 칠한 그 전 웨인 금융사 직원의 이름으로 그를 비난하는 글을 보냈다.[30] "뱃신이 지나치게 버프받은 것 아니냐"는 의문이 갈 수 있는데 실제로 배트맨은 저런 캐릭터다. 역대 최고의 배트맨 중 하나라 평가받는 Batman TAS(케빈 콘로이가 연기한)의 배트맨의 경우, 배트맨을 궁지로 몰아서 아예 그의 망토를 뺏어간 악당이 있었는데, 나중에 그 악당이 그 망토를 원래 의뢰인에게 주면서 "이걸 갖고 대체 뭐 하려고 그러쇼?"라고 물었더니 의뢰인이 "내가 입어야지"라고 대답하며 정체를 드러내는데 바로 배트맨 본인이었다. 배트맨은 인간에 불과하지만 온갖 불리한 상황에서도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통찰력과 지능, 준비성과 의지로 어떻게든 극복해내는 캐릭터이고, 이게 바로 초능력 하나 없이도 가장 사랑받고, 위대한 슈퍼히어로 중 하나로 인정받는 이유인 것이다. 게다가 저스티스 리그같은 팀업 작품에서 이런 면모는 더욱 부각되는데, 초능력이 없는 배트맨은 그래야 제 몫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스티스 리그 영화에서도 당연히 그럴 수 있었고, 그래야했다. 다른 히어로들에 비해 전투력이 극히 미미한 배트맨이 가장 중요한 멤버 중 하나인 이유는 그가 모든 것을 미리 준비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배트맨은 신적인 힘을 가진 슈퍼맨이 만에 하나 배신을 하더라도, 인간에 불과한 자신이 그를 막을 작정을 하고 대비를 하며, 실제로 막는데 성공했던 캐릭터이다.[31] 차라리 원작 코믹스나 배대슈에서 입었던 대 초인 전투용 중장갑 슈트라도 입고 와서 싸웠으면 나았을 것이다.[32] 슈퍼맨은 저스티스 리그의 얼굴 마담 정도고 배트맨은 고담 일 처리한다고 바빠서 사이보그나 마샨 맨헌터가 지휘를 하는 경우가 더 많다.[33] 그나마 플래시에게는 전투에서 멘토의 역할을 수행하는 묘사가 나온다.[34] 사실 전작 배대슈에서 정작 탐정 역할이 필요할 때 제대로 써먹지 못한 감독의 능력을 감안하면 이번 작에서도 탐정 역할이 필요한 장면이 있다 하더라도 배트맨이 나설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다.[35] 설사 뱃신 기믹을 피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도 배트맨의 캐릭터성을 죽이지 않고도 다른 히어로들을 띄워줄 방법은 있었다. 애니메이션 브레이브 앤 더 볼드에서의 배트맨은 겉보기엔 뱃신끼가 있지만, 함께 활약하는 다른 히어로들을 밀쳐낼 정도로 강하진 않다. 예로 스티브 트레버와 함께 악당에게 붙잡혀 원더우먼이 구하러 오기까지 쩔쩔매는 장면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 원더우먼이 도착하자마자 자신은 원더우먼이 메인 악당과 마음껏 싸울 수 있도록 서포트해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플래시와 함께하는 에피소드만 해도 배트맨은 잠시 스피드스터의 힘을 얻고도 리버스 플래시에겐 한 수 뒤진다. 그러나 플래시가 구속에서 탈출해 싸우러 올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정도는 되며, 플래시가 리버스 플래시와 싸우는 동안은 역시 다른 악당과 싸우거나 악당의 계획에 결정적인 부분을 방해해서 승리에 일조한다.[36] 슈퍼맨이 은행을 통째로 산 거냐며 놀란다.[37] 물론 배트맨의 경우는 무기 자체의 기술력보단 크립토나이트를 쓴 게 결정적이긴 했지만, 돈이 없었다면 크립토나이트를 구하는 것도 힘들었을 것이다. 크립토나이트 자체를 루터의 시설을 급습해서 빼왔는데, 이 때 사용된게 배트모빌을 포함해 엄청나게 돈을 쳐바른 하이테크 장비들 덕분이었기 때문. 또한 슈퍼맨이 아무리 크립토나이트로 약화됐다고 한들 그가 입은 특수 갑옷이 아니었다면 약화된 슈퍼맨일지라도 그와 싸우며 크립토나이트 가스를 쏠 기회를 잡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이 갑옷이 아니었다면 처음에 슈퍼맨이 그를 종이장 집어던지듯 던졌을 때 이미 무력화됐을 것이다.[38] 배트 크레딧 카드는 영화 자체가 유머가 가득한 유치한 영화라서 그렇다고 쳐도 돈다발 장면은 진중해야 할 배트맨이 무슨 삥 뜯기는 찐따처럼 보이게 한다. 아쿠아맨이 그걸 받으면 그나마 있는 아쿠아맨의 위엄까지 무너진다.[39] 실제로 자세히 보면 돈다발이 세개 묶음으로 되어있다.[40] 또 이 부분은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에서 해소되었는데, 아쿠아맨을 만나게 해주면 5천을 달라고 요구하는 현지인의 말과 2만 5천을 주겠다는 브루스의 대답, 이후 아쿠아맨과 몸싸움을 벌이게 되자 슬쩍 웃으며 돈을 꺼내는 전개로 인해 마치 '넌 줄 진작 알고 있었어 임마' 하는 듯한 여유가 흐르는, 나쁘지 않은 장면으로 연결된다.[41] 의식만 했지 같지는 않다. 토니 스타크는 팀 내에서 물주일 뿐만 아니라 저스티스 리그에서 사이보그가 담당하는 기술적인 부분을 훨씬 능가하는, '헐크' 브루스 배너와 더불어 '어벤져스' 최고의 과학기술자이고 전투력 역시 아머의 업그레이드로 타노스가 피를 흘리게 할 정도로 강해졌다. 또한 유쾌한 입담가라는 특성상 어벤져스 1에서 슈트 없으면 남는 게 뭐냐는 캡틴에게 "천재, 억만장자, 플레이보이, 자선사업가."같은 농담을 하는 장면이 있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다.[42] 이 패러디의 문제점은 캐릭터 붕괴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전작에서 이 대사는 명대사란 점 외에 작품 내적으로도 아주 중요한 대사였다. 슈퍼맨은 (인간들의 인식으로는) 상처를 입지 않는, 즉 피를 흘리지 않는 절대적인 존재인데 그런 존재에게 "너도 피를 흘리나? (너도 피를 흘릴 수 있다)"라고 도발함으로서 배트맨이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는 존재란 걸 아는 관객들에게 둘의 대결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또한 배트맨은 아무리 강력한 존재라도 포기하지 않고 맞설 계획을 세우는 캐릭터이기에 그 캐릭터성에 딱 맞는 대사였다. 반면 똑같은 대사를 슈퍼맨이, 당연히 피를 흘린다는 걸 다들 아는 배트맨에게 하는 것은 절대적인 강자가 압도적인 약자에게 하는 과시적이면서 협박하는 대사이다. 이는 원판 슈퍼맨은 물론이고 까칠해진 DC 확장 유니버스 슈퍼맨의 성격에도 어울리지 않는다. DCEU의 슈퍼맨은 경고를 할지언정 저런 식으로 깡패처럼 협박하는 캐릭터는 결코 아니며, 실제로 스나이더컷에서도 이 장면이 전혀 다르게 연출됐다.[43] 완벽의 상징인 코믹스의 슈퍼맨과 헨리 카빌의 슈퍼맨의 차이를 보자면 저스티스를 보면 쉽게 알수 있다. 여기서 최종빌런이 저지른 짓은 조드와 비교했을때 더 위험하면 위험했지 모자라거나 비등하진 않았다. 하지만 저스티스 멤버들은 이 사건에서 단 한명의 빌런 사살도 일으키지 않았고, 최종 빌런은 슈퍼맨 본인의 손으로 무력화하여 사태를 종결지었다.[44] 히갤은 저스티스 리그 개봉 전까지는 MCU 열풍속에서도 국내 최대의 배트맨 팬덤이었다. 그런 곳에서 저스티스 리그의 배트맨뿐만 아니라 모든 실사 영화 배트맨을 조롱하는 지경이 되었다.[45] 즉 살인을 거리낌없이 저지르는[46] 사람들과 아이슬란드어로 브루스를 놀리면서 히히덕거리던 아서에게 대놓고 '네 말 다 알아들었다'고 여유롭게 받아친 것.[47] 앞서 만든 건틀릿은 파라데몬의 무기를 거의 완벽하게 막아냈다. 막 부활한 슈퍼맨의 히트비전 앞에서는 얼마 막지 못하고 과부하가 된 듯 버려졌지만 히트비전의 파괴력이 작중 최고 수준인 것을 보면 대단한 것. 사실 혼자서 저스티스 리그 전원을 박살난 슈퍼맨의 위력을 생각하면, '히트비전을 막지도 못했다'가 아니라 '그 히트비전을 잠깐이라도 버티다니 엄청난데'라고 보는 게 맞다. 사이보그도 잠깐 버티다 흘려버려야 했을 정도였으니.[48] 파라데몬에게 던져지는 장면은 아직도 남아있지만, 그냥(...) 당한 웨던 컷과 달리 스나이더 컷에서는 배트맨이 뒤에서 공격당해서 일어났기 때문에 다소 참작의 여지가 존재한다. 거기다가 보통 인간이라는 점을 상기시켜주면서도 초인급의 대군을 상대로 맹활약을 했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49] 사실 파라데몬에게 내던져지는 장면은 위에서 '능력의 한계가 있는 히어로의 위엄을 살린 모범적인 사례'로 언급된 캡틴 아메리카의 연출과 상당히 유사하다. 캡틴 역시 어벤져스 1편에서는 치타우리 병사에게, 2편에선 울트론 센트리의 근력 때문에 고전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치타우리 병사, 울트론 센트리, 파라데몬 모두 피지컬로는 캡틴/배트맨보다 우세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후 캡틴/배트맨이 (자신보다 힘이 센) 이들을 상대로 무쌍을 펼치는 장면을 넣음으로써 오히려 이들의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보여준다. 캡틴은 레비아탄을 상대할 수 없고, 배트맨은 스테픈울프를 상대할 수 없으니 실전에서 남은 것은 잡졸 처리뿐이다. 그러나 앞선 장면을 통해 그 잡병들도 보통 잡병이 아니란 것을 보여주면서 그들을 수십 명이나 갈아버리는 히어로가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준 좋은 연출이다. 반대로 웨던 버전의 문제는 저 장면을 보여주고 나서 계속 배트맨이 별 도움이 안 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냥 아예 찐따로 만들어버린 것.[50] 자신이 정면에서 돌파해 방어막 해제, 무지막지한 수의 파라데몬 떼를 유인 후 상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