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가속된 이온이나 플라즈마, 혹은 광자 등의 입자속(束)을 사용하는 병기. 미래를 그리는 SF에서 특히 자주 보이는 개념이며, 비록 초보적인 단계이지만 현대에도 엄연히 실존하고 지속적으로 연구되는 무기체계이다. 발사 에너지를 직접 목표에 전달하는 무기인 지향성 에너지 무기(directed-energy weapon, DEW)의 일종으로 분류되며, 지향성 에너지 무기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빔 병기는 현존하는 무기체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실제 투사체가 날아가는 탄도 무기와 비교해서 우주에서 사용하기에 확실한 강점을 지니고 있으며, 그래서 많은 SF에서 우주군은 당연한 듯 이런 병기를 사용한다.
레이저와 같은 광학 무기일 경우 탄(?)속이 광속이다. 이 말은 광추면(Light cone)을 그대로 따라서 무기가 날아간다는 뜻이며, 즉 정보의 전달 속도가 곧 탄속과 같게 된다. 이런 무기는 발사를 관측하기 전엔 피할 수 있지만 발사를 관측해서 피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관측과 동시에 맞기 때문이다. 광속에 가깝게 가속한 입자포를 사용해도 결과는 비슷하다. 대기권 안에서는 기체 분자들에 의해 급격하게 에너지를 잃어버리고 진행방향도 마구 변하기 때문에 이런 강점을 이용하기 힘들지만, 전부 진공인 우주에서는 그런 약점이 사라진다. 관측이 엄청나게 쉽다는 특성상 우주에서의 교전은 수억~수십억m의 굉장히 먼 거리에서부터 시작되리라 여겨지므로, 이런 속도는 투사체 병기가 가지지 못한 매력이다. 미사일을 쐈는데 착탄까지 며칠이 걸려서는 제대로 싸울 수 없으니까. 다만 빛의 특성상 거리가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집중도가 낮아지는 만큼 위력이 약해지는 문제점도 있다.
그리고 대형화도 가능하다!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전투에서 마우스와 같은 초중전차나 육상전함, 구스타프와 같은 열차포, 거함거포주의 같은 것은
물론 강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사일 같은 탄도병기는 일단 무기를 만든 후 그걸 발사하는 형태이므로 잔탄이 얼마인지만 생각하면 되지만, 대전된 입자나 광자를 사용하는 빔 병기[2]는 그 자리에서 만들어 쏘아야만 한다. 즉 잔탄의 개념이 우주선의 에너지(그러니까 연료)와 직결된다는 의미이다.
강력한 자기장이나 전기장을 생성하면 가속된 입자의 방어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엄청난 속도로 전자 빔이 날아오는 상황에서는, 함선을 강력한 음극으로 대전시키면 빔이 튕겨나가겠고,[3] 함선에 전류를 흘려 큰 자기장을 만들면 빔이 함선에 닿지 못하고 뱅뱅 돌 것이다. 물론 그런 보호용 자기장 생성에도 엄청나게 에너지가 들긴 하겠지만. 이런 경우에는 그냥 폭파시킬 수 있는 탄도병기의 사용이 필요해질 수 있다.
우주에서밖에 제대로 쓸 수 없는 동시에, 우주에서는 다른 어떤 무기보다도 제대로 기능을 발할 병기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뽀대가 나기 때문에 미래고, 우주선이 나오고, 우주에서 싸움박질을 하는 창작물이라면 백에 아흔아홉 빔 병기가 주력 화기로 나온다.
현재는 레이저포가 가치 있는 무기로서 연구중이고, 플라즈마 공구[4]나 이온 캐논 등은 무기가 아닌 제한적 용도로 쓰는 정도이다.
2. 관련 문서
[1] 그런데 너무 커지면 함선 자체의 중력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또다른 설계변경을 해야 할 수 있다.[2] 플라즈마나 이온을 사용하는 포는 실탄 화포나 미사일처럼 잔탄(가속할 입자)가 필요하겠지만, 핵융합로와 같은 동력원을 사용한다면 그 부산물을 쏘는 것으로 해결된다. 핵융합로를 전력을 공급하는 동력원이자 잔탄 역할을 할 입자를 공급하는 입자 공급장치로 쓰는 것.[3] 그 운동량이 어디 가는 게 아니므로 막대한 에너지의 입자빔이라면 함선에 영향을 끼친다. 물론 직격당하고 함선 장갑이 그 에너지를 싹 다 흡수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다.[4] 플라즈마는 상당히 비열이 낮아 에너지를 금방 잃어버리므로 도저히 지구상에서 쓸 만한 무기는 아니다. 근접 공구일 수밖에 없는 이유.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지금 쓰이는 저런 것도 사람한테 쓰면 원래의 용도인 물체 절삭을 충실히 구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