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7-23 22:04:25

사다리 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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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사다리 전법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진
실제 경기자료를 보면 공중볼 경합을 위해 패널티박스 앞에서 일렬로 늘어선 북한 수비수들이 점프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이다. 당연히 서로의 몸을 들어주는 장면이 아니다.[1]

1. 개요2. 실제 사다리 전법은 무엇인가?3. 사다리 전법이 사용된 예4. 사다리 전법을 현대에도 써먹을 수 있을까?

1. 개요

사다리 전법이란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당시 북한 축구 국가대표팀이 내놓은 것으로 유명한 전술이다. 많은 이들이 알기로 사다리 전법이란 위 사진처럼 잉글랜드 월드컵 당시 평균신장이 165cm에 불과한 북한 선수들이[2] 상대팀과의 제공권 싸움에서 열세를 보이자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일렬로 선 뒤 동료 선수들의 허리를 붙잡고 시간 차로 점프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3]

분명히 말하지만 사다리 전법은 위 사진처럼 저렇게 시간 차 점프하는 전술이 아니다.[4] 단지 저 때 우연히 선수들이 시간 차로 점프하는 사진이 찍혔을 뿐이다. 아군끼리 서로 붙잡고 점프하는 행위가 FIFA에서 금지된 적은 없으며 단지 실전에서 맞춰보기 너무 어렵고, 거기다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하지 않는것이다. 60년대만 해도 대부분의 월드컵 경기자료는 영상자료로 남는 시대인데 사다리 전법이라고 소개되는 장면은 영상도 없고 저 사진 한 장밖에 없다.

2. 실제 사다리 전법은 무엇인가?

실제 사다리 전법의 의미는 선을 단 2개만 두는 극단적인 포메이션을 의미하는 것이다. 보통 축구의 포메이션은 4-4-2와 같은 3선 포메이션이나 4-2-3-1 같은 4선 포메이션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사다리 전법은 그것들과 달리 5-5 혹은 4-6 같이 선을 2개만 두는 포메이션인 것이다. 다시 말해 미드필더 없이 수비수는 오직 수비만 하고 공격수는 오직 공격만 하는 정말 극단적인 전법인 셈이다. 그럼 왜 이 전술이 '사다리 전법'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이 전법의 핵심은 기동력에 있다. 당시 북한 선수들은 왜소한 피지컬을 보완하기 위해 박두익, 한봉진 등과 같은 준족의 선수들을 앞세운 속도전을 내세웠는데 이 사다리 전법은 그 속도전을 극대화한 전법이다. 다시 말해,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면 그 공을 스피드가 빠른 공격진 선수 5명이 골문 앞으로 달려와 열을 지어 섰다가 공을 차 넣는 전법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선을 단 2개만 두고 공격진 선수 5명이 일렬로 늘어서 공을 받는 모습이 마치 사다리를 타는 모습 같아 사다리 전법이라 부른 것이다.

고대의 공성전을 연상하면 이해가 될 것이다. 고대의 공성전은 후방에서 석포나 화살 세례 등으로 성을 지키는 적군들의 수비 집중력을 어지럽히고 그 틈에 선봉부대가 사다리를 걸어 성벽을 타 넘어 기습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인데 그 모습을 축구에다 적용시킨 것이다. 즉, 축구공을 석포나 화살 세례 등으로 이해하고 일제히 상대 진영으로 침투하는 공격수들의 모습을 적 성벽에 사다리를 걸치고 타 넘는 것으로 연상하면 왜 사다리 전법으로 불리게 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즉, 후방에서 북한 수비진 선수들이 전방으로 길게 볼을 띄우면 발 빠른 북한 공격수들이 재빨리 이탈리아 진영으로 사다리를 타 넘듯 침투하여 골을 노리는 전법인 셈이다.

3. 사다리 전법이 사용된 예

사다리 전법이 사용된 예는 비록 사진 속 장면과는 다르지만 잉글랜드 월드컵 4조 3차전 북한 VS 이탈리아의 경기가 맞다. 당시 북한은 반드시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는데 피지컬은 우세하나 발이 느린 이탈리아 수비진의 허점을 공략하기 위해서 이 전법을 써먹었다. 당시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 중 공격진을 이룬 박두익, 리동운, 양성국, 한봉진, 박승진이 바로 앞선의 5를 담당하고 림승휘, 김봉환, 신영규, 림중선, 하정원이 뒷선의 5를 담당하는 것이다.

여기서 레프트 하프(좌측 수비형 미드필더) 림승휘까지 공격진에 나서면 4-6이 되는 것이다. 이 사다리 전법이 성공적으로 맞아 떨어진 때는 위 사진 속 장면이 아니라 바로 박두익의 득점 장면이다. 전반 41분, 림승휘가 센터서클에서 전방으로 볼을 띄울 때 박두익, 리동운, 양성국, 한봉진 이 4명의 사다리가 이탈리아 진영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일렬로 늘어섰고 이탈리아 수비진이 먼저 걷어냈지만 그 볼을 다시 하정원이 헤딩으로 따냈다. 그 때 뒤에 있던 박승진까지 가세해 5명의 사다리가 일렬로 늘어서게 되었고 그 볼을 박두익이 받아 오른발 논스톱 땅볼 슛으로 결승골을 기록했다. 5명의 사다리들이 일렬로 늘어서게 되니 이탈리아 골키퍼로서는 누구를 막아야 효과적인지 알 수 없게 되고 결국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되었던 것이다.

4. 사다리 전법을 현대에도 써먹을 수 있을까?

인터넷에 찾아보면 사다리 전법에 대해 FIFA의 룰 개정으로 반칙이 되었다는 등 여러 소리가 많지만 그것들은 모두 사다리 전법을 위의 사진과 같이 알고 있었기에 나온 잘못된 정보이다[5]. 사다리 전법을 쓰려면 굳이 못 쓸 것도 없다. 다만 아까도 말했듯이 사다리 전법이란 선을 단 2개만 두는 전술이기 때문에 사실상 도박이라 볼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한 전술이다. 전술이 고도로 발달된 현대 축구에서 써먹기는 매우 위험하고 불안한 요소가 많다. 일단 선을 단 2개만 두게 되므로 공수 간의 간격이 벌어지게 될 위험이 높다. 공수 간격이 벌어지면 자연히 압박이 느슨해져 상대 팀이 그 빈 공간을 탈탈 털 위험이 있다. 북한이 그 때 사다리 전법을 써먹을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스피드 싸움에서 이탈리아보다 우위에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그 빈 공간을 재빨리 메울 수 있었던 덕분이다. 만일 북한 선수들이 이탈리아 선수들보다 발이 느렸다면 써먹었다간 대량 실점으로 자멸했을 것이었다.

게다가 포지션 상으로도 미드필더가 없어지는 참사가 벌어진다. 공격과 수비밖에 없기 때문에 미드필더였던 선수들도 공격과 수비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또 1가지 위험은 라인을 측면까지 길게 늘여 세우다 보니 자연히 중앙이 헐거워진다는 것이다. 전술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 축구에서는 수비 전술이 매우 발달해 과거처럼 강팀이 약팀을 양학하는 경우는 어지간해선 보기 힘들다. 현대 축구에서 약팀들이 주로 취하는 전술은 라인을 잔뜩 끌어내린데다 여차하면 측면을 버리고 오직 중앙을 두텁게 하는 수비를 취하기 때문이다. 흔히들 중앙 밀집수비를 격파하는 해법으로 측면으로 유인, 크로스를 올리는 것, 중거리 슛 등을 이야기 하는데 그것들은 모두 근시안적인 해법이다. 상대 수비수들이 중앙의 좁은 페널티 박스 안에 틀어박혀서 인(人)의 장벽을 형성하게 되면 크로스나 중거리 슛 등은 공격 기회를 무산시키는 짓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 예가 남아공 월드컵 때 G조 1차전 브라질 VS 북한의 경기였고 또 EAFF E-1 챔피언십/2015년 때 대한민국 VS 북한의 경기였다. 본래 골이라는 게 골문을 중심으로 각도 45도 이내에서 터지기 때문에 약팀들은 최소한 실점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측면을 버리고 중앙에 밀집수비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런데 만일 사다리 전법을 쓰게 되면 라인이 측면까지 길어져 중앙이 엷어지게 된다. 중앙의 빈틈을 제때 메우지 못하면 도리어 대량실점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결국 이 같은 문제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전술 양상도 달라지게 되어 현재는 북한 내에서도 거의 사장된 전술이다.

애초에 사다리 전법은 잉글랜드 월드컵 때에도 오직 이탈리아와의 경기 1경기에서만 써먹은, 요샛말로 하면 그냥 날빌이었다. 당시 경기에서 북한은 반드시 이겨야 했기 때문에 그렇게 극단적인 포메이션을 쓰는 도박을 감행했던 것이고 그게 극적으로 성공했을 뿐이다. 그만큼 이 전술은 양날의 검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피파온라인3에선 잘만 통하고 쓰인다. 라파엘 베니테즈는 엘클라시코에서 이 전술을 들고나온 적이 있다.

사다리 전법은 킥&러시에서 5명의 수비수가 킥만 하고, 5명의 공격수들은 러시만 하는 극도로 분업화된 롱볼축구 전략이였다. 말그대로 특수한 상황에만 쓸 수 있었던 1회용 전술이라 해외에서도 특별히 연구되거나 회자되지는 않는 전술이다.

[1] 이 장면이 실제로 허리를 들어주는 장면이라면 뒤 선수가 허리를 들어주는데도 옆에 아무런 도움없이 점프하는 이탈리아 선수와 머리 하나정도의 높이차이도 나지않는 말도 안되는 장면이 된다. 이탈리아 선수가 야오밍급 장신이라면 모를까..[2] 사실 이탈리아보다 신장이 작긴했지만 선발명단 선수들이 160후반~170대였기 때문에 165cm보다는 조금 더 컸고 이탈리아도 180이하 선수들이 대부분이라 체격이차이가 그렇게 많이나지는 않았다.[3] 축구 관련 책이나 기사등에서 아시아 국가로서 최초로 월드컵에서 큰 성과를 낸 북한의 선전을 소개하면서 잘못된 정보가 더 널리퍼졌으며, 심지어는 일반인이 아닌 축구 전문가 박문성도 그렇게 잘못 알고 있다. 출처 물론 박문성은 실수를 정말 많이 하지만 실수가 반복되면 그냥 모르는거다[4] 단순히 생각해봐도 4~5명이 공이 떨어질만한 위치를 예상해서 자리잡고 모인다는거부터 말이 안되고, 서로 들어줘서 공중볼을 따는데 성공하더라도 밀집된만큼 비는 공간을 생각했을 때 후상황이 좋을리가 없다. 서로 들어주겠다고 몰려들면 상대 역시 바보가 아니기에 그냥 모이지 않은 쪽으로 공을 보낼 것이다.[5] 그리고 위 사진의 장면과 같은 플레이는 FIFAIFAB에서조차 따로 제재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적이 없으며, 반칙으로 명시된 바도 없다. 단지 엄청난 연습을 필요로 하는 상당히 어려운 작전인 데다가 연습해서 서로 들어올려줘봤자 의미있을 수준으로 제공권이 증가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 연습을 할 시간엔 차라리 팀 전술훈련을 비롯해 다른 더 유익한 것을 하는 게 좋으니 안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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