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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스턴스/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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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2. 초반부3. 중반부4. 후반부5. 클라이맥스

1. 도입부

실험실의 책상 위에 놓인 날계란 하나를 비추며 영화가 시작된다. 장갑을 착용하고 녹색 액체가 담긴 주사기를 든 손이 날계란의 노른자 안에 주사기의 녹색 액체를 주입한다. 잠시 후 세포가 분열하면서 또 다른 노른자 하나가 만들어져 옆으로 나온다. 이때 원본의 노른자는 약간 흐릿하게 퍼져 있고 복제된 노른자는 갓 나온 것마냥 깔끔한데, 작중 전개를 암시하는 상당히 중요한 장면이다.

장면은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로 전환되고, 인부들이 걸어와 주인공 엘리자베스 스파클의 이름과 그녀의 별을 바닥에 조각한다. 곧이어 그녀는 명판 위에서 수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팬들과 기념사진을 찍는다. 시간이 빠르게 흐르며 엘리자베스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가며 인기가 식어가고, 별은 색이 바래면서 금이 가기 시작하며, 나중엔 행인이 음식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시뻘건 케첩 범벅이 되어 더욱 더러워지는 수모를 겪는다.

젊은 시절에 유명 여배우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엘리자베스 스파클은 어느덧 50세로 중년기에 접어들었고, 현재는 에어로빅 쇼의 진행자로 근근히 연예계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1][2] 어느 날[3], 프로그램 녹화를 마친 엘리자베스는 여자 화장실 공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남자 화장실을 몰래 이용하다가 우연히 방송사 중역 하비가 자신에 대한 험담을 하며 프로그램에서 강제 하차시키려 한다는 사실을 엿듣고 큰 충격을 받는다[4]. 엘리자베스는 애써 모른 척하고 하비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지만, 하비는 은연중에 "자신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50대가 되면 그런 게 사라진다"며 엘리자베스가 더는 매력이 없어졌기 때문에 슬슬 교체해야 할 것 같다는 투로 이야기한다.[5][6] 엘리자베스는 무엇이 끝나냐고 반복해서 물어보지만 하비는 대답을 얼버무리다가 마침 레스토랑에 온 동료 조지를 발견하고 도망치듯 자리를 뜬다.

마음의 상처를 입은 엘리자베스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운전을 하던 중, 자신의 사진이 실린 광고판이 철거되는 모습을 보며 한눈을 팔다가 교통사고를 당한다.[7] 천운으로 부상은 없었지만[8], 하필 자신의 생일에 이 모든 수모를 겪은 바람에 정신이 한계에 몰린 엘리자베스는 병실에서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그녀를 진료한 의사는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그녀에게 자신의 아내가 당신의 팬이라는 말을 건네보지만 소용없었고 여전히 어색한 분위기였다. 이후 의사가 호출을 받고 병실을 떠난 사이, 손등에 커다란 검은 반점이 있는 젊은 미남 간호사가 느닷없이 추가 검사가 있다고 말하며 그녀의 맥박을 확인한 다음 척추 부근을 살피더니 갑자기 "당신은 조건이 완벽한 것 같네요. 행운을 빌어요."라고 말하며 엘리자베스의 코트를 건네준다. 병원을 나와 코트 주머니에 손을 넣은 엘리자베스는 간호사가 몰래 넣어둔 쪽지와 서브스턴스라고 적힌 USB를 발견하는데, USB를 감싸고 있던 쪽지[9]에는 "제 인생을 바꿔 줬어요.(IT CHANGED MY LIFE)"라고 쓰여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려던 엘리자베스는 우연히 자신의 중학교 동창 프레드와 마주친다. 프레드는 엘리자베스가 아직도 중학생 때와 마찬가지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며 진심어린 칭찬을 하고 자신의 연락처[10]가 적힌 종이[11]를 주면서 나중에 한 번 식사라도 하자고 말한다.[12] 엘리자베스는 프레드의 호의가 부담스러웠는지 건성으로 대답한 뒤 그와 헤어진다.

집에 돌아온 엘리자베스는[13] USB 드라이브를 스마트 TV에 연결하고 '서브스턴스'라는 정체불명의 요법에 대한 광고 영상을 시청한다. "보다 나은 당신이 되라"는 애매모호한 문구에 관심이 식었는지 콧방귀를 뀌고 USB를 쓰레기통에 버리지만, 그럼에도 심란했는지 바에 가서 술을 마시다가 사랑을 나누는 젊은 커플을 보고 씁쓸한 마음에 과음을 한다.[14] 집에 돌아온 엘리자베스는 마신 걸 다 쏟아내고 전성기 시절 받았던 수많은 트로피와 젊은 자신의 모습이 담긴 스노우볼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스노우볼을 집어던져 깨뜨려버린다.[15] 이후 쓰레기통을 뒤져 USB를 다시 꺼낸 다음 뒷면에 적힌 전화번호[16]로 전화를 건다.

엘리자베스의 주문 신청을 받은 상대방은 서브스턴스 수령처 주소[17]를 한 번만 불러준 다음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는다. 다음날 엘리자베스는 신문을 읽다가 자신이 진행하던 에어로빅 프로그램의 새로운 진행자 모집 광고[18]를 보게 되고 신문을 구겨 쓰레기통에 버린다. 이어 우편물을 확인하다가 503이라고 적힌 카드키가 배달된 것을 본다. 엘리자베스는 전날 듣고 손바닥에 받아적었던 수령처 주소로 찾아가보는데 허름한 창고가 나왔다. 의심스러운 듯 입구 주변을 살피다가 영상에서 봤던 로고가 그려진 카드키 리더를 발견하고, 그곳에 카드키를 대자 셔터가 천천히 올라가다가 절반 정도에서 멈춘다. 셔터 너머로는 어둡고 음침한 통로만 있었다. 엘리자베스는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면서 허리를 굽혀 셔터 안으로 들어간 다음 통로를 지나 어떤 방을 마주하는데, 이 방은 어둡고 음침한 통로와는 달리 새하얗고 말끔했으며 방처럼 새하얀 보관함이 여러 개 있었다. 503이 적힌 보관함에 카드키를 갖다대자 그곳에는 엘리자베스를 위한 서브스턴스 패키지가 들어 있었다.

2. 초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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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스턴스 패키지는 여러 종류의 약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활성제(ACTIVATOR), 안정제(STABILIZER) 키트, 일주일 치 영양분 팩[19], 교체 키트[20], 바늘과 실[21]이 담겨 있다. 활성제에는 '일회용. 사용 후 버릴 것(SINGLE USE ONLY)'이라고 적혀 있는데 병에 담긴 약의 용량은 5-10cc 정도 되는 것에 비해 주사기의 용량은 1cc밖에 되지 않는다. 녹색 빛이 도는 활성제라는 약물을 체내에 주입하면 혼수상태에 빠진 후 세포 분열이 활발하게 일어난 끝에 척추 부위를 통해 자신의 클론이 생성되는데, 이 클론은 원본의 육체보다 훨씬 젊고 아름다운 상태이다. 원본과 클론 두 육체는 기억과 정신을 공유하며, 어느 한 쪽이 활동하는 동안 다른 한 쪽은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두 육체는 반드시 1주일 간격으로 교대 생활을 해야만 하며, 혼수상태에 빠진 육체는 패키지에 동봉된 일주일 치의 영양분 팩을 통해서 생명 활동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원본은 생활하는 일주일 동안 행동에 제약이 없으나, 클론은 생활하는 일주일 동안 원본의 뇌척수액을 추출해서 안정제로 7일 동안 하루에 한 번씩 주입해야만 한다. 일주일이 지나 교대 시간이 다가오면 교체 키트를 이용해 반드시 서로를 교대해주어야 한다. 프로그램은 이 설명을 마지막으로 "절대 예외는 없다. 기억하라, 당신은 하나다"라고 강조하며 이 규칙들을 반드시 지킬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엘리자베스는 나체로 욕실 거울 앞에 서서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활성제를 주사기에 담고 팔을 끈으로 꽉 묶은 다음 자신의 팔에 주삿바늘을 꽂는다. 하지만 활성제를 주입하고도 아무런 변화가 없자 체념하고 뒤돌아서던 그 순간 갑작스런 쇼크가 일어나 쓰러진다. 잠시 후, 엘리자베스는 엄청난 통증과 함께 욕실 바닥에 쓰러진 채로 온 몸을 비틀면서 비명을 지르고 괴로워한다. 그런데 엘리자베스의 등 안에서 무언가 꿈틀거리고, 그녀의 동공이 두 개로 분열된다. 이때 꿈틀거리던 등이 갈라지고, 그 안에 다른 사람의 것으로 보이는 등과 팔이 보이더니 이내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엘리자베스의 갈라진 등에서 빠져나온다.[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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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의 정체는 바로 엘리자베스의 또 다른 '나'인 클론이었다. 그렇게 태어난 엘리자베스의 클론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는데, 자신의 아름다운 얼굴과 몸매에 감탄하며 만족해한다. 곧 패키지에 들어 있던 수술용 바늘과 검은색 실로 자신이 빠져나온 엘리자베스의 갈라진 등을 꿰맨다.[23] 이후 거울을 보고 "안녕(Hello)"이라고 목소리를 내보지만 곧 귀가 웅하고 울리며 강한 어지러움을 느끼고 코피를 흘린다. 클론은 패키지에 들어 있던 안정제 키트를 떠올리고 허겁지겁 엘리자베스의 요추 부위에 주사기를 꽂아 뇌척수액을 뽑은 뒤 자신의 몸에 투여한다.[24] 뇌척수액을 투여하자마자 클론은 동공이 맑아지며 안정을 되찾는다. 이후 클론은 거실로 나와 주위를 둘러보던 중 쓰레기통에 버려진 신문에 실린 에어로빅 쇼 진행자 오디션 광고를 보게 되고, 날이 밝자 오디션을 보기 위해 집을 나선다. 오디션장으로 향하던 중 한 가게 앞에 서더니 진열되어 있는 핑크색 피트니스복에 시선이 멈춘다.

한편, 오디션장에선 남성 심사위원 둘이 심드렁하게 한 참가자의 춤을 보고 있다. 참가자가 나가자마자 “저 흉측한 코 대신에 가슴이나 더 달려 있는 게 낫겠다”라며 참가자의 외모를 조롱한다. 다음 순서로 엘리자베스의 클론이 입장하는데, 조금 전 가게에서 봤던 핑크색 피트니스복을 입고 있다. 클론의 미모에 넋이 나간 심사위원이 이름과 나이, 신체 사이즈를 묻자, 클론은 자신을 SUE(수)라고 소개한다.[25] 수는 빼어난 외모로 바로 오디션에 합격하고, 곧바로 하비에게 불려가 앞으로 에어로빅 쇼의 진행자로 서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듣는다.[26] 수는 방송 활동을 시작하고, 대담하고 섹시한 그녀의 매력에 방송사 중역들은 물론 시청자들도 흠뻑 빠진다.[27] 인기에 도취된 수는 집에서 엘리자베스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욕실의 빈 공간을 개조해서 비밀 방을 만들고,[28] 그곳에 엘리자베스의 육체와 거실에 걸린 엘리자베스의 대형 브로마이드 액자를 숨겨놓는다. 며칠 뒤, 다시 깨어난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짐을 찾으러 방송국에 갔다가 미리 정리를 마친 하비를 만나고, 하비는 자신의 아내가 여행 갔다가 사왔다던 선물을 작별 선물이랍시고 그녀의 짐이 담긴 상자에 대충 넣어준 후 뒤돌아서 가버린다. 엘리자베스의 집 통유리창 너머에 정면으로 보이는 대형 광고판에는 수의 새 피트니스 쇼를 홍보하는 광고가 대문짝만하게 걸리고, 엘리자베스는 그렇게 자신의 자리가 수로 빠르게 대체되는 걸 보고는[29] 낙심해서 TV만 보며 일주일을 허비한다.

수는 엘리자베스의 자리를 대신하여 <PUMP IT UP>이라는 피트니스 프로그램의 호스트가 되어 촬영을 하게 되고[30][31], 함께 프로그램을 촬영하는 출연진, 스탭들에게 환호를 받으며 꿈같은 일상을 살아간다. 그렇게 수로 살아가던 중 엘리자베스의 영양분 팩이 거의 바닥났을 때쯤, 수는 어느 날 밤 파티에 가게 되고 집을 나서기 전 엘리자베스가 있는 비밀 방에 들러 파티에 다녀온 뒤 교대하겠다고 말한 후 떠난다. 하지만 신나게 파티를 즐긴 뒤 집에 남자를 데려와 성관계를 하려던 수는 제한시간이 다 되어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하자 급한 마음에 엘리자베스의 몸에서 뇌척수액 1회분을 더 추출해 버린다.[32][33] 다음 날 수와 교대하여 다시 깨어난 엘리자베스는 전날 수와 밤을 보낸 남성이 남기고 간, “너무 취해서 오토바이를 맡기고 간다, 잘 보관해줘! :-) 트로이 323-555-0199(Too drunk to take the bike home, keep an eye on her! :-) TROY 323-555-0199)”라고 적힌 쪽지와 헬멧을 발견한다. 엘리자베스는 창문에 붙은 쪽지를 떼어내려다가 자신의 오른손 검지가 심하게 노화된 것을 보고 몹시 놀란다. 그녀는 욕실에서 검지를 문질러가며 흐르는 물에 씻어보지만 손가락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이어 서브스턴스의 판매사에 연락해보지만 "균형을 깨뜨렸기 때문이다.", "되돌릴 방법은 없다."라는 차가운 답변만 돌아온다. 엘리자베스는 당황하며 "그녀(수)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취해서 그런 것 같다."고 변명해 보지만,[34] 판매사는 "'당신'과 '그녀'가 아닙니다. 잊지 마십시오. 당신은 하나입니다."라고 기존의 경고를 반복한 뒤 전화를 끊는다. 화가 난 엘리자베스는 트로이가 두고 간 헬멧을 문 밖으로 던져버린다.

갑자기 변해버린 손에 불안해하던 엘리자베스는 평소 즐겨입던 노란 코트에 장갑까지 끼고 서브스턴스 패키지 수령처에서 일주일 치의 패키지를 챙겨 돌아오는 길에, 안 그래도 불안한 정신 상태에 환청까지 들리기 시작하자 잠시 카페에 들러 혼란스러운 마음을 다스리려 한다. 모카 라떼를 주문한 후 앉아 있는데 반대편 자리에 앉은 웬 노인이 자신을 빤히 쳐다보더니 "참 길죠? 일주일 말이에요."라고 말을 건다. 엘리자베스는 얼버무리며 무시하려 했지만, 이때 노인이 지갑을 바닥에 떨어뜨린다. 그리고 엘리자베스는 503으로 된 자신의 카드키와 동일한 디자인의 207[35]이라고 적힌 노인의 카드키와, 노인의 옷 사이 목덜미로 보이는 등의 커다란 꿰맨 자국을 보게 된다. 이윽고 그녀는 노인의 손등에 자신에게 서브스턴스를 권했던 젊은 남자 간호사와 똑같은 커다란 검은 반점이 있는 걸 보고, 노인이 바로 간호사의 원본임을 알아차린다. 그는 엘리자베스에게 "돌아갈 때마다 외로움을 견디기 힘들죠? 자신도 소중한 존재일 수도 있어요. 그녀도 당신을 갉아먹기 시작했나요?"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고, 그녀는 당황한 나머지 기껏 주문한 모카 라떼를 마시지도 않은 채 황급히 카페를 빠져나간다.[36] 엘리자베스는 노인의 말을 애써 무시하며 집으로 달려가던 도중 수와 같이 밤을 보내고 오토바이를 찾으러 온 트로이와 부딪힌다. 그리고 트로이가 자신에게 화를 내며 위협을 하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가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또 다시 충격을 받는다.[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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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말이 마음에 걸렸던 엘리자베스는 중학교 동창인 프레드가 했던 ‘넌 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구나’라는 말을 떠올리며 중년의 자신도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단 사실을 깨닫고 '오래된 물건'이라고 적힌 박스에 처박아놨던 물건들을 꺼내 뒤지다가 프레드에게 받은 연락처 쪽지를 찾아내고, 자존감을 되찾기 위해 프레드에게 전화를 걸어[38] 그와의 저녁식사 약속을 잡는다. 엘리자베스는 설레는 마음으로 빨간 드레스를 차려입고,[39] 욕실 거울 앞에서 빨간 립스틱을 바른다. 이때 열려 있던 비밀 방의 문을 닫으려는 순간 잠들어 있는 수의 아름다운 외모가 눈에 들어온다. 다시 거울 앞에 선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주름에 시선이 가고, 신경이 쓰이는지 블러셔를 바르고 화장을 고친다. 집을 나서기 전 거실 테이블에 놓인 열쇠를 챙기던 그때 거실 창 밖으로 보이는 수의 전광판에 눈이 가게 되고, 늙어버린 자신의 모습에 대한 자기혐오에 사로잡히고 만다. 또 다시 거울 앞으로 돌아온 엘리자베스는 조금이라도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뭔가에 홀린 듯 옷과 화장을 계속 고치지만[40] 수의 전광판이 계속 떠오르고 약속시간은 점점 빠듯하게 다가오고, 초조함에 아무리 화장을 고쳐도 마음에 안 들고 자괴감에 사로잡혀 점점 분노를 끌어올리다가, 끝내 감정이 극에 달해 신경질적으로 얼굴의 화장을 다 뭉개버리고,[41] 결국 말 없이 프레드와의 약속을 파투내고 만다.[42]

3. 중반부

이후 엘리자베스는 깨어 있는 시간 동안 무기력하게 폭식만 하며 스트레스를 풀기 시작한다. 폭식 후 몸을 바꾸면서 폭식의 후유증이 수의 몸에도 전해진 것인지, 수는 방송 촬영 중 엉덩이에서 무언가 튀어나오는 느낌을 받고 NG를 내게 된다. 이때 스태프가 카메라에 이상한 것이 잡혔다며 다같이 큰 화면으로 모니터링을 하게 되자[43] 불안해진 수는 대기실로 도망쳐 엉덩이에 튀어나온 무언가를 잡아 끌고 와 배꼽으로 빼내는데, 그것이 닭다리인 악몽까지 꾸게 된다. 수는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 자신과 달리 일주일 내내 텔레비전만 보고 폭식의 흔적으로 집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엘리자베스를 혐오하고, 서브스턴스 판매사에 전화해 이를 알려 해결 방법을 묻지만 관계자는 “그녀(She)가 그런 것이 아니다. 당신은 하나다. 균형을 지켜라.”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이후 수는 평소처럼 피트니스 방송 녹화를 위해 스튜디오에 인사하며 들어왔지만 출연진은 없고 스튜디오의 불은 꺼져 있으며 스태프들은 세트를 해체하고 있었다. 당황한 수는 스태프에게 다들 어디 갔냐고 묻지만 오늘 촬영이 취소됐다는 대답이 돌아오고, 하비가 부른다는 말에 옷도 못 갈아입은 채로 허둥지둥 하비에게 간다.

하비가 다소 무거워 보이는 분위기를 잡자 수는 불안해했지만 하비는 곧 피트니스 방송이 조회수 2억 회를 넘을 정도로 히트를 쳤고 사람들이 모두 수를 좋아한다며, 수를 피트니스 프로그램인 ‘모닝 쇼’에 출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방송국 최대 쇼인 새해 전야제에 출연시키기로 결정했다는 것을 알린다. 불안해하던 수는 곧 행복에 겨워 어쩔 줄 몰라하며 눈물까지 흘리면서 좋아한다. 수는 분노, 바쁜 스케줄, 엘리자베스의 육체로 돌아가기 싫다는 욕심 때문에 엘리자베스에게서 계속 뇌척수액을 추가로 추출해 일주일의 법칙을 대놓고 어기기 시작한다.[44][45]

그리고 수와 교대하여 다시 깨어나게 된 엘리자베스의 몸은 이전보다 더 극심하게 노화되었고[46] 한쪽 무릎은 아예 탈골되는 등 만신창이가 된다. 이에 엘리자베스는 서브스턴스 판매사에 전화를 걸어 "그녀(수)가 균형을 지키지 않는다"고 항의하지만, 판매사는 "모체는 당신이므로, 당신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중단할 수 있다"며 사용 중단을 권유한다.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변화는 멈추되 예전 모습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말을 듣자,[47] "이제 와서 멈출 수는 없다"며 거부하고 전화를 끊는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가 된 엘리자베스는 "그만해"라면서 자신의 머리를 때리는 등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정해진다.

이후 엘리자베스는 다시 무기력하게 TV만 보던 중 하비에게 받아 포장조차 뜯지 않은 이별 선물이 선반에 놓인 것을 발견한다. 엘리자베스는 너무나 노화된 몸 때문에 탈골된 무릎을 다시 끼워맞추는 등 큰 고생을 한 끝에 가까스로 그 선물을 가져와 포장을 뜯어보는데, 선물의 정체는 다름아닌 프랑스 요리책이었다. 엘리자베스는 이에 다시 한 번 모멸감을 느끼지만 폭식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있던 터라 노화되어 침침한 눈으로 페이지를 하나하나 넘겨보며 요리책에 흥미를 느낀다. 이후 엘리자베스는 수가 출연한 TV 토크쇼를 보면서 요리책에 나오는 모든 요리를 만들며 분통을 터뜨린다.[48] TV 속의 수가 능청스럽게 자신의 개인사를 꾸며내자[49] 엘리자베스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반응한다.[50] 심지어 쇼의 호스트가 수에게 엘리자베스 스파클의 자리를 꿰찬 것인데 그녀를 알고 있었냐고 묻자, 수는 '잘은 모른다. 그녀와 나는 세대가 다르지 않냐', '엄마가 스파클 쇼를 늘 틀어놨으니 접점이 없다곤 할 수 없겠다', '그녀는 솔직히 구닥다리 아니냐' 등 엘리자베스를 깎아내리는 발언을 한다. 이에 엘리자베스는 식재료를 집안 곳곳에 집어던지며 수를 향한 분노를 폭발시킨다.[51] 그리고는 '그만해'라는 말을 되뇌면서 샤워실 바닥에 머리를 쿵쿵 찧으며 정신을 차리려는 모습을 보이나, 결국 다시금 수로 돌아가게 된다.

이후 다시 깨어난 수는 엘리자베스가 저질러놓은 난장판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52][53] 완전히 질렸다는 듯 엘리자베스의 몸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며 발악한다. 이내 욕실의 비밀 방에 유리병을 잔뜩 가져오더니 엘리자베스의 몸에서 뇌척수액을 쭉쭉 뽑아 유리병에 담기 시작한다. 그렇게 수는 일주일의 법칙을 완전히 어기며 엘리자베스와 교대조차 하지 않고 그녀의 뇌척수액을 계속 추출해가며 연예계 생활을 이어나간다.

4. 후반부

어느덧 시간이 흘러 3개월 후, 남자친구를 집으로 데려온 수는 다음날 있을 신년 전야제 출연을 위해 다시 엘리자베스의 척추에서 뇌척수액을 추출하려 한다. 하지만 엘리자베스의 척추에서 나온 것은 뇌척수액이 아닌 피고름이 섞인 불순물이었고, 이에 기겁한 수는 정신이 혼미해진 채로 서브스턴스 판매사에 전화를 걸어 안정제가 떨어졌다고 하지만 "몸을 교대하지 않으면 더 이상 안정제(뇌척수액)가 보충되지 않는다. 다른 방법은 없다."는 답변을 듣는다.[54][55] 결국 수는 안정제를 투여하지 못한 부작용으로 코피를 쏟고 심한 어지럼증을 느끼며 쓰러진다. 이후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후 교체 키트를 사용해 엘리자베스와 교대한다.

극심한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깨어난 엘리자베스는 간신히 일어나는데 이때 욕실에서 나는 시끄러운 소리를 들은 남자가 수를 확인하러 욕실로 들어오려 하자[56] 엘리자베스는 욕실 문을 잠근 채 거울을 보는데, 그곳엔 이제 더 이상 노인이라고 할 수조차 없는 흉측한 모습의 노파가 있었다.[57] 자신의 흉측한 모습을 본 엘리자베스는 자신을 이 꼴로 만든 수를 향한 분노를 참지 못한 채 폭발하면서 남자에게 당장 꺼지라며 소리치고, 이상한 목소리를 들은 남자는 황급히 도망친다. 믿을 수 없는 광경에 경악한 그녀는 서브스턴스 판매사에 전화하여 그만하고 싶다고 울부짖으며 중단 요청을 한다. 이내 엘리자베스는 서브스턴스 투약 이전의 자신의 모습이 담긴 대형 브로마이드를 다시 끄집어내고는 이를 부럽다는 듯 바라본다. 이전에는 자신의 모습이 혐오스러웠지만, 이제는 투약 이전의 자신을 부러워할 수밖에 없는 신세가 된 것이다.

다음날 엘리자베스는 옷으로 자신의 몸을 가린 채 밖으로 나와, '마지막 키트'라는 이름의 상자를 수령한다.[58] 집에 돌아와 확인한 '마지막 키트' 안에는 '체험에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고 쓰인 메시지와 '종료'(TERMINATION)라고 적힌 검은 액체가 담긴 주사기가 있었고, 그녀는 '그만두면 자신만 남는다'는 환청에 혼란스러워하다가 이내 주사기를 수의 몸에 꽂아넣는다. 하지만 검은 액체를 60% 이상 주입하던 중, 수가 받은 꽃다발과[59] 창 밖으로 보이는 수의 신년 전야제 홍보 광고판을 보고 수의 모습으로 다시금 사랑받고 싶은 마음에 "못 하겠어... 난 네가 여전히 필요해..."라고 말한 뒤 주사기를 뽑는다. 엘리자베스는 수가 죽으면 자신은 더 이상 대중들에게 아무런 관심을 받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는지 혼수상태인 수에게 "얼른 준비해야지. 너 엄청 사랑받을 거야... 오늘은 너의 중요한 날이잖아"라고 말하며 절박하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한다.[60] 하지만 그럼에도 수는 깨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코피가 나오기 시작하자 다급해진 엘리자베스는 교체 키트를 사용해 수와 교대하려 한다. 처음엔 평소처럼 손목의 혈관에 바늘을 꽂았지만 종료 주사 약물 때문인지 피가 나오지 않자, 급한 마음에 수의 심장 부근에 바늘을 꽂아넣는다.

그런데 수의 몸에 이미 종료 주사액이 반 이상 주입된 탓인지, 두 육체의 정신이 교대되지 않고 엘리자베스가 깨어 있는 상태에서 수도 함께 깨어나고 만다.[61] 피를 토하며 깨어난 수는 흉측한 모습의 엘리자베스를 보고 당황해 멈칫하고 엘리자베스도 크게 당황해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당황하여 주위를 둘러보던 수는 자신을 죽이려던 '종료' 주사기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분노하여 엘리자베스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수에게 목이 졸리던 엘리자베스는 화병으로 수의 머리를 때린 다음 곧바로 욕실로 도망쳐 문을 잠그고 격하게 저항해보지만, 수는 잠긴 욕실 문을 발로 차 부수고 들어와 곧바로 엘리자베스를 붙잡고 폭행한다.[62] 엘리자베스는 겨우 거실로 도망치지만 수의 발에 차여 탁자 위로 떨어지고 수는 쓰러진 엘리자베스의 갈비뼈를 계속 걷어찬 끝에 결국 엘리자베스를 죽이고 만다.[63][64] 그러다 문득 '당신은 하나다'라는 경고를 통해 정신을 차린 수는 자신이 저지른 행동을 깨닫고 눈물을 흘린다. 엘리자베스의 육체가 죽었기 때문에 수는 이제 더 이상 엘리자베스에게서 안정제로 쓸 뇌척수액을 추출할 수 없게 됨과 동시에 아름다운 육체를 연장할 수 있는 방법이 영영 사라진 것이다. 수는 자신에게 남은 짧은 시간 동안 신년 전야제만이라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방송국으로 향한다.

수는 스태프가 마련해준 푸른 드레스를 입고 메인 쇼의 준비에 임한다. 그러나 안정제인 뇌척수액을 투여하지 못한 탓에 컨디션이 급격히 악화되고, 종료 약물의 영향으로 신체가 서서히 죽어가기 시작한다. 심한 기침이 터져 황급히 화장실로 뛰어간 수는 계속 기침을 하다가 세면대에 앞니 하나가 통째로 빠져 떨어진 것을 보고 경악한다. 떨리는 손으로 남은 앞니를 만져보지만, 이미 죽어가던 신체였기 때문에 치아는 너무나 손쉽게 뽑혔고 수는 절망감에 실성한다.[65]

그 순간 자신을 만들어냈던 활성제를 떠올린 수는 신년 전야제가 시작되기 전에 더 아름다운 클론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수는 화장실에서 나와 밖으로 향하던 중 하비의 부름에 뒤돌아본다. 하비는 자신을 둘러싼 주주들에게 수를 소개하고 그녀에게 밝게 웃어 보이라고 하자, 수는 이를 보이지 않고 애써 미소짓는다. 이후 수는 엘리베이터에서 손톱과 한쪽 귀까지 떨어져나가는 것을 보며 패닉 상태에 빠진다.[66] 공포에 질린 수는 드레스 차림으로 귀가하여[67] 욕실 선반에서 반 이하로 남은 활성제를 집어든다. 활성제 병에는 '처음 1회만 사용 후 폐기할 것'이라는 경고문이 쓰여 있었지만, 이미 이성을 잃은 수는 더 나은 나를 찾아달라고 절규하며 조금 남은 활성제를 주사기에 담아 자신의 몸에 주입한다.[68]

5. 클라이맥스

잠시 후, 누군가의 시선으로 비틀거리며 몽롱한 상태로 깨어난다. 욕실 바닥에는 수가 등이 갈라진 채 쓰러져 있고, 거울 속에는 아예 인간이라고 할 수조차 없는 살점 덩어리로 이루어진 엄청나게 역겹고 흉측한 괴물이 서 있다.[69] 괴물은 웅얼거리면서 "I... am... (나... 는...)"이라고 말하다가 엘리자베스의 몸에서 탄생한 수가 토했을 때보다 더 진한 초록색 액체를 토해내고, MONSTRO ELISASUE(괴물 엘리자수)라는 큰 글자가 화면을 뒤덮는다. 완전히 실성한 엘리자수는 애써 푸른 드레스를 입고 자신을 치장하기 시작하고,[70] 이전에 엘리자베스가 홧김에 스노우볼을 던져 한쪽 눈을 깨뜨려버렸던 대형 브로마이드를 찾아 엘리자베스의 사진 중 얼굴 부분을 크게 오린 뒤 접착제로 자신의 얼굴에 붙이고 그 위에 빨간색 립스틱까지 바른 후 방송국으로 돌아간다.[71]

엘리자수는 자신의 카드키로 열 수 있는 비밀 통로로 방송국에 들어가고, 관계자는 엘리자수가 푸른 드레스를 입고 있는 것을 보고 대충 수라고 생각해 건물로 들여보내준다. 그리고 엘리자수는 방송국에 들어가면서 방송국의 복도에서 자신을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여기가 당신이 있어야 할 곳이에요. 언제까지나 여기 계셔야죠!", "당신 없으면 아무 소용도 없어요!"라며 일관되게 '이 쇼엔 당신이 있어야 한다.'는 격려를 받으며 무대로 향하는데 사실은 이 장면 전체가 자신만의 카드키를 이용해 홀로 무대로 올라가는 엘리자수의 환상인 것이다.[72]

1막이 끝나가는 무대에서는 여성 댄서들이 가슴을 훤히 드러낸 복장으로 춤을 추고 있고,[73] 하비는 수에게 소개해준 주주들에게 "제 아름다운 피조물이 곧 나올 겁니다!"라며 기대감을 높여준다.

마침내 2막이 시작되고 쇼의 주인공이 무대에 오를 시간이 되었다. 엘리자수는 힘겹게 무대의 중앙으로 올라온다.[74] 조명이 하나만 켜져 있어 방청객들은 아직 엘리자수의 모습을 보지 못했지만,[75]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리고 옆이나 뒤로 비정상적인 그녀의 몸이 조금씩 보이는 상태였기에 주변의 댄서들은 포즈를 취한 채 방청객들을 응시하며 미소짓는 와중에도 서로 불안하게 눈을 마주치며 뭔가 잘못되었음을 눈치챈다. 그리고 엘리자수가 마침내 마이크를 쥐지만 그녀의 입에서는 일그러지고 웅얼거리는 어눌한 괴성만 나왔다.
I'm... so happy... to... with... you... tonight...
오늘 밤... 여러분들과... 함께해서... 정말... 기뻐요...

I've... missed... you... all... so... much!
여러분... 너무... 보고... 싶었어요!
방청객들도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이상하다 싶어하던 그때, 애써 접착제로 얼굴에 붙여놨던 엘리자베스의 얼굴 사진이 힘없이 떨어져나가 엘리자수의 맨얼굴이 드러난다. 이후 잠깐의 정적이 있었다가 엘리자수의 얼굴의 눈 부분에서 유방과 안구가 결합된 듯한 끔찍한 핏덩어리가 구토하듯이 튀어나오자[76] 이를 본 사람들은 그녀의 모습에 놀라 경악하며 비명을 지른다. 엘리자수는 필사적으로 항변하지만[77] 그녀의 기괴한 모습에 누구도 그녀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고, 방청객들이 무대로 올라와 그녀를 밀치고 때리기 시작하며 신년 전야제는 난장판이 된다.
관객 1: 저 괴물을 쏴 버려!(Shoot the monster!)
관객 2: 괴물이야!(It's a freak!)
No! Don't be scared!
아니에요! 무서워하지 마세요!
It's still me! It's me![78]
저는 아직 저예요! 저예요!
I'm Elisabeth, I'm Sue!
저는 엘리자베스에요, 전 수라고요!
It's me...! Just me...!
난 나야...! 난 나일 뿐이야...!
I'm the same...
난 똑같다고...[79]
괴물 엘리자수
그러던 중 누군가 엘리자수를 향해 휘두른 마이크 스탠드에 그녀의 머리와 어깨가 박살나며 살점이 후두둑 쏟아져내린다. 하지만 활성제의 영향인지 세포 분열은 멈출 줄 모르고, 터진 머리와 어깨 위로 다시 새로운 살덩이(짓눌린 얼굴 형체가 오른쪽 왼쪽마다 다 붙어 있다.)가 끝없이 허물을 벗으며 기묘한 소리를 내면서 솟아오르다가[80] 가분수가 되어버린 상황이라, 마이크를 쥔 손이 꺾임과 동시에 동맥이 터지며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나온다. 중심을 잃은 채 마치 발레리나처럼 360도 회전하는 엘리자수는 스프링클러처럼 방청석과 무대의 모든 사람들과 스튜디오, 심지어 복도까지 피투성이의 아수라장으로 만들고,[81] 하비는 피범벅이 된 채 망연자실하여 앉아있다.

그렇게 엘리자수는 피바다의 아수라장이 된 방송국을 뒤로 한 채 밖으로 도망친다. 간신히 도로를 걸어가던 중 다리가 힘없이 부러져 분리되고[82] 그대로 길바닥에 쓰러져 부딪치면서 엘리자수의 육체는 완전히 바스라지고 만다. 그런데 그 와중에 등에 튀어나와 있던 엘리자베스의 얼굴은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불가사리처럼 힘겹게 바닥을 기어가다가 마침내 어느 한 장소에 멈춘다. 그곳은 공교롭게도 이 영화의 시작이었던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별이 있는 명예의 거리 보도블럭이었다. 별 위에 마치 불가사리처럼 자리잡은 그녀는 긴 한숨을 내쉬다가 밤하늘 야자수에서 화려한 별빛이 떨어지는 환각을 봄과 동시에 사람들에게 환호를 받는 예전에 홧김에 깨트린 자신의 젊은 모습을 한 인형이 있는 스노우볼의 망상에 젖는다.[83]

늘 어딘가 불편한 듯한 표정을 짓던 엘리자베스는 아이러니하게도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 자신이 완전히 파멸하고 모든 게 끝나는 순간이 되어서야 드디어 어느 때보다 가장 편안한 미소를 짓는다. 곧이어 엘리자베스의 숨은 끊어지고 남은 육체는 그대로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리며 그녀의 이름이 새겨진 별 모양 보도블럭 위에는 그녀의 핏자국만이 남는다.[84] 다음날 아침, 청소부가 핏자국으로 더럽혀진 보도블럭을 무심하게 청소기로 밀어버리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85]


[1] 아카데미 수상자에 에어로빅 진행자로 활동한다는 점은 제인 폰다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엘리자베스와 이후 등장하는 수는 프로그램 엔딩 멘트로 '자기 자신을 아끼라(Take care of yourself)'는 말을 하는데, 뒤의 전개를 생각하면 정말 아이러니 그 자체다.[2] 현실에서 엘리자베스 정도의 명성과 이력을 갖춘 배우가 있다면, 앞서 나온 것처럼 인기가 다소 시든 후에도 소규모의 영화에 출연하거나, 연출 쪽으로 전향하거나, 사업을 하는 등의 방향으로 가도 충분히 성공했을 것이다. 모티브로 여겨지는 제인 폰다 역시 엘리자베스와 달리 에어로빅은 중년기에 다시 커리어에 정점을 찍은 계기에 가까웠고(지금도 제인 폰다의 에어로빅 진행은 80년대 에어로빅 붐을 언급할 때 자주 거론된다), 노년기에 접어든 지금도 알차게 보내고 있다. 엘리자베스 역시 현재에도 알아보는 사람이 있는 만큼 완전히 잊힌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엘리자베스가 에어로빅 쇼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 비참한 처지인 것처럼 연출되는 이유는 그만큼 젊음에 대한 그녀의 강박관념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이후 나오지만 그녀의 집은 고급스러운 펜트하우스인 데다 고용인까지 두고 있기에, 그녀가 돈이 없어서 에어로빅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것이 아님을 분명히 보여준다.[3] 이날은 엘리자베스의 생일이었다. 오가며 마주치는 사람들이 그녀에게 생일 축하한다는 말을 건넨다.[4] 엘리자베스가 화장실 칸에 들어간 직후 하비가 전화 통화를 하며 들어와 소변을 본다. 하비는 소변을 본 후 손을 씻지도 않은 채 통화를 계속하며 화장실을 나간다. 이때 하비가 카메라 바로 앞에서 마치 관객을 보고 말하는 듯한 연출 후 충격을 받은 엘리자베스가 개인실에서 나온다.[5] 이때 하비가 새우를 씹는 장면이 익스트림 클로즈업과 슬로 모션으로 나오고 음식을 먹는 소리도 과할 정도로 강조되어 불쾌감을 조성하는데, 이는 감독의 전작 리벤지에서도 사용된 연출이다.[6] 하비가 새우를 먹는 장면은 짧게 지나가지만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 영화에서 가장 불쾌한 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정말 지저분하고 더럽게 먹는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7] 대형 트럭이 엘리자베스의 차 측면을 들이받았는데 차가 십여바퀴는 구를 정도로 매우 큰 사고였다.[8] 자동차의 에어백이 터질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음에도 다친 곳이 전혀 없었던 점, 모호하고 비현실적인 일부 장면들로 인해 일각에서는 이후의 전개가 엘리자베스의 무의식 혹은 혼수상태에서 펼쳐지는 일일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9] 이 쪽지는 이후 엘리자베스의 집 주방 쪽에 붙어 있다.[10] 323-555-0102[11] 갖고 있는 명함이 없어서 건강검진 결과지의 여백에 연락처를 적은 다음 찢은 뒤 건네주려다 바람이 불어 그 종이를 흙탕물에 떨어뜨린다. 그런데 이를 건져서 그대로 엘리자베스에게 건넨다(...). 이때 프레드의 대사를 들어보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왔다고 한다.[12] 엘리자베스는 프레드의 행동에 표정이 식지만 그가 50대의 자신을 아름답다고 말해줘서 그의 연락처를 받긴 한다.[13] 테이블에 "그동안 저희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은 정말 대단했어요!(Thank you for all these years with us, you were amazing!)"라고 적힌 꽃다발이 놓여 있다. 여기서 were를 한 번 더 강조하여 보여준다. 과거형이 쓰일 법한 맥락이지만, 엘리자베스의 상황과 겹쳐 한물간 연예인의 비애가 잘 드러나는 안쓰러운 장면이다.[14] 더티 마티니 4잔을 비운 상태였는데, 바텐더를 부르면서 추가로 주문했음을 알 수 있다. 알코올 도수가 30% 가까이 되는 술을 이렇게 많이 들이키면 구토만으로 끝나는 게 다행인 수준이다.[15] 거실에 걸린 자신의 대형 브로마이드 오른쪽 눈 부분을 맞춰 금이 간다.[16] 909-555-0199[17] 노스 바이런 앨리 35번지[18] 18-30세 사이의 여성만 받으며, 오디션에 응시할 때는 기억에 남을 만한 차림으로 와라(Dress to impress)라고 적혀 있었다.[19] 원본 육체의 것 하나, 클론의 것 하나. 정확히 일주일 동안 소모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20] 두 줄로 된 튜브로, 각기 다른 방향에 바늘이 달려 있어 서로의 피를 교환할 수 있게 한다.[21] 클론이 탄생한 후 갈라져 있는 원본 육체의 등을 꿰맬 때 쓴다.[22] 이때 불타는 하트 모양이 보이기 시작했다.[23] 갈라진 등을 바늘과 실로 꿰매는 장면을 클로즈업하며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갈라진 등 사이로 피부의 내부가 다 들여다보인다. 클론은 헛구역질을 하며 갈라진 등을 오므려 두꺼운 수술용 바늘과 실로 피부를 한 땀 한 땀 꿰맨다.[24] 실제로도 뇌척수액 검사 과정에서 이 방법으로 뇌척수액을 추출한다.[25] 이 이름은 자신의 카드키 '503'과 비슷하다.[26] 이때 수는 서브스턴스 패키지의 '일주일마다 원본과 교대해야 한다'는 규칙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아픈 어머니를 돌봐야 해서 격주로 출연할 수밖에 없다"고 둘러댄다. 현실적으로는 신인이면서 이런 조건을 제시하는 사람을 캐스팅할 리 없지만, 이미 수의 외모에 홀딱 반한 하비는 “네가 엄마를 돌보든 강아지를 돌보든 신경도 쓰지 않는다”며 단칼에 허락해준다.[27] 엘리자베스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노란색 코트 하나만 입고 다니는데 비해 수는 탄생한 후 첫날만 노란색 코트를 입었고, 에어로빅 쇼 진행자 오디션에 도전한 직후부터는 전혀 입지 않는다. 수가 에어로빅 쇼의 자리를 차지함과 동시에 엘리자베스로서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수'로서 정체성을 확립했음을 암시한다.[28] 이때 빈 벽을 망치로 뚫고 문을 만들어서 붙이는 과정을 인부 한 명 없이 직접 깔끔하게 해내는 의외의 손재주를 선보인다. 이때 공사 소음 때문에 며칠 동안 시달리던 이웃집 남자 올리버가 화를 내며 문을 두드리는데, 수의 얼굴을 보자마자 언제 화났냐는 듯이 밝게 웃으며 대우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인다.[29] 방송국의 긴 복도에 엘리자베스의 역대 브로마이드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새 전부 떼어내고 수의 브로마이드가 대신 전시된다.[30] 해당 장면에서 노출이 많은 피트니스복을 입은 수의 엉덩이, 가슴, 허벅지 등을 카메라가 매우 노골적으로 훑는다. 수가 추는 춤도 운동을 위한 동작이라기보다는 웨이브, 골반 돌리기, 트월킹 등의 동작으로, 여성들의 운동과 몸매 관리가 목적이었던 엘리자베스의 프로그램과 달리 수의 프로그램은 남성들의 눈요깃거리 수준의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다르다.[31] 실제로 엘리자베스는 에어로빅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비키니 입어야죠!”와 같이 여성들에게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멘트를 건넸지만, 수는 마무리 멘트와 윙크만 하고 끝낸다.[32] 부작용으로 괴로워하면서 '예외는 없다'(No exception)란 문구를 떠올리며 잠시라도 기한을 넘겨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듯하다가, '예외'(Exception) 부분만 클로즈업되며 결국 규정을 어길 것을 선택했음을 보여준다.[33] 수가 안정제를 투여한 후 다시 남자에게로 돌아오자 남자는 수에게 '뭐했어? 더 예뻐졌네'라고 말한 뒤 수의 옷 지퍼를 내린다. 이때 수의 등에서 내장이 쏟아져내리는 환각이 나타난다.[34] 애초에 둘의 몸은 나뉘어 있어도 자아와 정신을 공유하고 있다. 수가 탄생하자마자 엘리자베스의 자아인 만큼 스스로 수의 몸에 반하며 자신의 모체를 바늘과 실로 꿰매는 장면부터 차세대 엘리자베스 스파클을 구한다는 오디션 광고를 바로 확인하는 등 엄연히 그녀(엘리자베스)다.[35] 복선이 있는데, 엘리자베스가 처음 서브스턴스 패키지 수령처를 찾아갔을 때 맨 먼저 눈에 들어온 사물함의 번호가 207이었다.[36] 불안한 정신 상태이던 엘리자베스의 시점에서 노인은 매우 위협적이고 꺼림칙하게 연출되지만, 사실 노인이 하는 모든 말은 무엇 하나 틀린 말이 없었다. 굳이 엘리자베스를 쫓아온 이유도 자신이 서브스턴스를 권유한 책임이 있기에 조언 겸 경고를 주려던 것으로 보인다. 정황상 이 노인 또한 자신의 젊은 몸에게 삶의 주도권을 빼앗기고, 원본 육체는 안정제용 뇌척수액을 생성하기 위해 겨우 연명하는 신세로 전락한 지 오래인 듯하다. 혹은 단순히 서브스턴스의 규칙을 어긴 부작용으로 실제 나이에 비해 더 늙었을 가능성도 있다.[37] 트로이의 입장에서는 수와 다시 만날 구실로 헬멧을 집에 놓고 간 건데 문 밖에 헬멧이 버려져 있는 걸 보고 차였다고 생각해 화가 났을 것이며, 웬 모르는 여자가 자신을 치고선 사과도 하지 않는 데다가 자신이 오토바이에 올라탔는데도 앞을 떡 막고 서 있자 짜증이 났을 법도 하다.[38] 프레드가 자신을 엘리자베스의 애칭인 '리지(Lizzie)'라고 불렀으므로 전화를 걸었을 때도 자신을 리지로 이야기한다. 프레드가 대답을 두 번이나 뜸들이자 혹시 만남 제의를 거절할까 봐 조바심을 내지만, 프레드 입장에선 비록 동창이라고 해도 왕년의 할리우드 스타였던 엘리자베스가 자기에게 전화를 해올 것도, 만남을 제안하는 것도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뜻밖의 일이라 놀란 것뿐이고 그가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과 함께 만남 제안을 흔쾌히 수락하자 엘리자베스도 기뻐한다.[39] 규칙을 어긴 수로 인해 노화가 진행된 검지를 가리기 위해 검은색 장갑도 착용한다.[40] 립스틱 색깔을 바꾸고, 헤어스타일을 고치고, 스카프로 가슴을 가린다.[41] 광기와 정신착란적인 연기의 정점으로, 본작에서 데미 무어의 연기가 특히 돋보이는 장면으로 평가받는다. 데미 무어가 인터뷰에서 밝히기를, 다른 자극적인 장면들보다 해당 장면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씬이라고 밝혔다. 자기혐오가 극에 달한 엘리자베스에게 몰입하면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42] "나 지금 도착했는데, 혹시 늦을 거 같아?", "미인은 늘 온 세상의 관심을 받는다잖아 :)", "괜찮아?"라고 연달아 울리는 프레드의 메시지 푸시 알림이 간절하고 애처롭게 표시된다.[43] 스튜디오 정중앙에 있는 모니터로 수의 엉덩이만 클로즈업 한 장면을 수십 명이 한 프레임씩 넘겨본다.[44] 엘리자베스를 욕실의 비밀 방에 넣어두고 "하루만 더, 내일은 꼭, 보그 커버 촬영 때문에 오늘만"과 같은 핑계를 대며 계속 뇌척수액을 추출해간다.[45] 일주일 넘도록 계속 척추에 주삿바늘이 꽂히자 해당 부분은 멍이 들고 곪아 고름이 차고, 수는 이를 징그러워하면서도 계속 뇌척수액을 추출한다.[46] 수가 처음 규칙을 어겼을 때 엘리자베스의 검지가 변했던 것처럼, 다른 한 쪽은 멀쩡하지만 한쪽 다리와 팔이 완전히 쭈그러졌으며 머리카락은 하얗게 새버렸다. 게다가 한쪽 눈마저 충혈되는 등 몸의 반 쪽이 급격히 노화되었다.[47] 만약 사용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면 얼마든지 사용을 중단했겠지만,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자신의 모습을 보고는 사용 중단을 포기해버린다.[48] 이때 엘리자베스가 입고 있는 가운을 보면 등 부분에 뇌척수액을 뽑기 위해 주삿바늘이 꽂히는 자리가 진물로 물들어 있어 그녀의 몸 상태를 보여주는 안쓰러운 장면도 보인다.[49] 마을이라고 할 수도 없는 작은 농장에서 자랐으며, 어렸을 때부터 텔레비전에 나오고 싶었다는 둥 태연하게 거짓말을 꾸며낸다.[50] 노화하고 초췌한 몰골로 냄비를 휘저어대며 이상한 말을 내뱉어내는 엘리자베스의 모습이 마치 동화에 나올 법한 마귀 할멈처럼 연출된다.[51] 토크쇼의 수가 말하는 것에 맞춰서 조롱의 추임새를 날리더니, 점점 실성한 듯 웃으면서 아무렇게나 요리를 하기 시작한다. 수가 '고릿적(Jurrasic) 피트니스 쇼'라며 엘리자베스를 조롱하자 아예 이성을 잃고 칠면조 내장을 헤집으면서 욕을 하고, "내가 없으면 너도 존재하지 못해!!"라고 소리지르며 핸드 믹서로 계란을 헤집으면서 주방을 엉망진창으로 만들더니 계란을 TV와 유리창에 던지고 수의 모습이 담긴 전광판이 보이지 않게 창문에 신문지를 빼곡히 붙이는 등 광기에 사로잡힌다. 이 시퀀스 역시 데미 무어의 열연이 돋보이는 명장면이다.[52] 집의 통유리창과 텔레비전이 신문지로 빼곡하게 가려져 있었고 주방과 거실은 음식으로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53] 이때 수는 'Control yourself!!!(정신 좀 차려!!!)'라고 고함을 지른다. 이는 수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는 하나, 다르게 보면 엘리자베스를 타인처럼 취급하며 그녀에게 항의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온전히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라면 'Yourself'가 아니라 'Myself'가 맞는 말이니까.[54] 여기서 수가 엘리자베스의 복제인간임이 다시금 드러나는데, 애초에 다른 자아와 정신이었다면 당황하며 고객 번호조차 몰라서 대처를 못했겠지만, 수가 "씨발! 503이야!"라며 응급상황임을 강조함에도 판매사의 무덤덤한 응대에 화를 낸다. 이는 검지에 괴사가 일어났던 초반의 엘리자베스에서 본인의 고객 번호인 503을 말하자 그제서야 응대하는 판매사의 장면을 보면 알 수 있듯, 몸만 젊고 예쁜 수일 뿐 정신과 자아의 모체는 엘리자베스다.[55] 수는 모체와 교대하라는 말에 구토할 듯한 표정으로 싫다고 부정한다. 후에 모체의 상태를 생각한다면, 모체의 상태가 갈 데까지 갔다는 것은 수도 어느 정도 알고는 있는 모양이다.[56] 남자는 수가 부작용으로 바닥에 흘린 코피를 생리혈로 알고 '그날이라 기분 안 좋은 거야?'라고 묻는다.[57] 머리카락이 다 빠졌고, 몸은 완전히 굽고 뒤틀려 허리뼈는 물론 온갖 뼈가 다 튀어나와 있으며, 피부의 일부는 검게 썩었고 가슴은 고무처럼 축 늘어진, 마귀 할멈이나 다름없는 괴물 같은 모습이다. 피부 상태도 상태지만 발가락 상태도 그렇고, 허리의 구조를 생각하면 노화의 수준을 넘어서 모든 신체의 뼈가 다 뒤틀린 것처럼 보인다.[58] 그동안은 주변의 눈치를 살피고 몸을 숙이면서 수령처의 셔터 안으로 들어갔는데, 노화되어 쭈그러진 몸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져 눈치도 보지 않고 서슴없이 셔터를 통과한다.[59] 꽃다발과 함께 있던 축하 카드에서, 당신은 사랑받을 거라는 메시지를 보며 망설이는 모습을 보인다. 이때 카드에 적힌 'love'가 클로즈업되는데, 이는 엘리자베스가 남들의 사랑과 관심에 목마른 상태였음을 다시금 강조한다.[60] 깊은 자기혐오와 남들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혼수상태인 수에게 있는 그대로 털어놓으며 울면서 심폐소생술을 하는 엘리자베스의 모습은 그야말로 안쓰럽다 못해 처절하기까지 하다. 앞서 언급된 세면대에서 화장을 망치는 장면과 더불어 가슴 아픈 장면으로 많이 꼽힌다.[61] 극중 처음으로 원본과 클론이 마주하는 장면이다.[62] 엘리자베스는 수에 의해 거울에 머리를 여러 번 찧고 피투성이가 되는데, 선혈 묘사와 함께 상당히 잔인하게 연출되어 보기 힘든 장면이다.[63] 이 장면은 감독의 전작 리벤지의 최종전 시퀀스와 유사한데, 전망 좋고 인테리어도 호화로운 실내를 두 사람이 처절한 추격전을 벌이면서 난장판으로 만드는 구도가 비슷하다.[64] 수가 흉기를 사용하지 않고 발로만 걷어찼음에도 엘리자베스의 몸에서는 칼로 찌른 것처럼 피가 철철 흐르고, 수도 피에 흠뻑 젖을 정도로 출혈이 과하게 연출된다.[65] 시야가 어지럽게 느껴지고 기침이 나오는 것은 안정제인 뇌척수액을 투여하지 못한 상태와 동일하니 뇌척수액 문제지만, 이후 치아, 손톱, 귀가 쉽게 빠지고 떨어져나가는 것은 종료 약물이 주입되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66] 귀가 떨어지자 실제 수의 청각 상태를 반영한 듯 음향도 뭉개지고 울리면서 들린다.[67] 이 시점부터 영화가 비현실적으로 모호하게 전개되기 시작한다. 풍성한 드레스를 입고 귀가 떨어진 채 울면서 뛰어다니는 수와 마주치는 사람들 중 아무도 이를 눈치채거나 놀라지 않고, 그녀는 순식간에 집 욕실까지 도착한다. 개연성을 배제시킨 채 관객으로 하여금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뒤엉키게 만들기 시작한다.[68] 엘리자베스가 처음 활성제를 주입했을 때와 달리 동공이 2개로 분열되는 게 아니라 아예 안구 자체가 대여섯 개 이상 분열되기 시작하며 엘리자베스에서 수로 나왔을 때(분열)보다도 더 끔찍한 고통을 느끼는 엘리자베스와 수의 모습과 활성제의 경고문, 그리고 처음 활성제를 통해 보였던 불타는 하트 모양이 알파벳 'M'자로 보인다.[69] 살점이 불규칙하게 온몸에 늘어져 있고 오른팔이 뒤로 꺾여 있으며 등에는 입이 벌어진 채 굳어버린 엘리자베스의 얼굴이, 앞에는 퉁퉁 불어오른 수의 얼굴과 여러 개의 눈, 코, 입, 가슴이 아무렇게나 붙어 있다. 모습이 거울에 비칠 때마다 그 모습에 맞게 기괴한 배경음이 나오기도 했다. 마치 누더기골렘이나 The Forest의 돌연변이 같은 형상이다. 이때 수가 피트니스 프로그램 진행자 오디션에서 만났던 남자 심사위원들이 "이번에는 이목구비는 물론 모든 게 제자리에 와 있네. 이름이랑 나이 말씀해 주세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교차편집으로 삽입되면서 괴물의 모습을 사악하게 조롱하는 연출을 보여준다. 후술하듯 이런 조롱하는 연출은 괴물이 등장하는 시퀀스 내내 반복된다.[70] 귀걸이를 끼우려는데 귀가 없어서 귀가 있어야 할 텅 빈 살점에다 귀걸이를 억지로 꽂아넣고, 기껏해야 몇 가닥 될 법한 머리카락에 고데기를 하지만 대부분 힘없이 툭 끊어지는 등 끔찍하고 안쓰러우면서도 골계미가 느껴지는 연출이 일품이다.[71] 수의 날씬한 체형에 맞춘 푸른 드레스는 괴물이 되어 체형이 완전히 변해버린 엘리자수의 몸에는 당연히 맞을 리가 없없다. 그럼에도 엘리자수는 드레스에 집착하여 옷이 다 터지고 찢어진 상태로도 억지로 입는다. 이는 자신의 얼굴에 붙인 엘리자베스의 웃는 얼굴 사진과 어우러져 상당히 기괴한 느낌을 준다.[72] 이 시퀀스를 통해 엘리자수가 자신이 몸 담아왔던 쇼에 얼마나 집착하고 매달려 있는지, 한 여성으로서 얼마나 자기 인정에 절박한지를 알 수 있다.[73] 이때 방청석을 보면 아이들이 볼 만한 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처럼 푸른 드레스를 입은 어린 자녀들을 데려온 부모가 꽤 보인다.(실제 미국을 비롯한 서양 국가에서는 R등급에 해당하는 영화나 연극도 부모를 동반할 경우 아이가 관람할 수 있다. 해당 시상식 무대도 성관계를 하는 장면이 아닌 이상 R등급 수준이니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관람할 아이들을 비롯하여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 있다.[74] 태반으로 보이는 시커먼 내장을 질질 끌면서 무대로 향한다.[75] 이때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오프닝에서 나왔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서주 부분이 배경 음악으로 깔리며 굉장히 우스꽝스러운 광경을 보여준다.[76] 앞서 나왔던 피트니스 프로그램 진행자 오디션 심사위원들이 "흉측한 코 대신에 유방이나 하나 더 달려 있는 게 낫겠다."라고 비꼰 것을 표현한 장면이다.[77] 이때 자막을 넣어서 안쓰러우면서도 조롱하는 듯한 기분 나쁜 효과가 제대로 전달된다. 사실 발음이 안 좋아서 웅얼거리고 뭉개지듯이 들릴 뿐 자세히 들어보면 자막과 똑같은 말을 하고 있는 것이 또렷하게 들린다.[78] 엘리자수의 등에 붙어 있는 엘리자베스의 얼굴이 드레스의 뒷부분이 찢어지며 드러난 채로 말한다. 은근히 소름끼치는 장면이다.[79] 엘리자수의 마지막 대사이자 유언이며, 죽고 죽일 정도로 서로를 부정하고 증오했던 엘리자베스와 수가 흉측한 괴물이 되고 난 후에야 자신들이 하나임을 인정하는 모습이 아이러니하기 그지없다.[80] 마치 Cyriak의 <Something>이라는 비디오에서 솟아오르는 기괴한 얼굴탑을 연상시킨다.[81] 피바다가 되면서 수많은 관중들이 피로 물드는 아수라장이 되는 것은 캐리, 주인공이 망가지고 파멸하는 장면을 빠르고 격렬한 교차편집으로 보여주는 점은 레퀴엠의 오마주다. 엘리자수가 건물을 빠져나간 뒤 피투성이가 된 실내 복도의 광경은 샤이닝의 오마주.[82] 수가 괴물로 변하기 전, 그녀의 신년 전야제 출연을 축하하는 꽃다발에 'Break a leg!'("행운을 빌어요!"라는 뜻의 영어 관용구)라고 적힌 편지가 꽂혀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문자 그대로 다리가 부러지고 만 것이다.[83] 러닝타임 내내 보여주던 조롱 섞인 연출의 클라이맥스로, 이때 삽입된 환호를 받는 장면은 엘리자수일 때 무대에 오르기 전에 봤던 환각이고 중간에 엘리자베스가 미소를 짓는 장면에서 흉측해진 얼굴만 남은 현재의 모습 속 미소로 넘어가게 편집을 해 아이러니하고 사악한 연출을 보여준다.[84] 영화 초반부에 엘리자베스의 이름을 새긴 별 모양 보도블럭 위에 행인이 음식을 흘려 케첩 범벅이 된 장면과 수미상관을 이루는 장면이다. 과거 명예의 거리에 이름을 올렸던 엘리자베스가 그 별 위의 오물과 다를 바 없이 비참하게 몰락해버린 상황을 끔찍할 정도로 강조하고 있다. 고인모독[85] 다만 한 가지 가볍지만 주목할 점은 청소부가 지나갈 때 그 별을 밟지 않고 건너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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