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12-08 22:21:14

성기호설

나무위키에 등재된 동아시아의 인성론 문서
맹자순자고자왕충정약용한유추연
성선설성악설성무선악설성선악혼설성기호설성삼품설음양오행설

1. 개요2. 상세3. 현대의 평가4. 관련 문서

1. 개요



(유학 전통에서 말해지던) 사람의 본성(性)이란 곧 기호[1]로 해석해야 한다는 이론으로, 조선실학자였던 정약용이 당시의 성리학적 성즉리(性卽理)를 비판하며 제시한 이론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선과 악은 존재하며, 사람이 기호에 따라 직접 선택한다."

2. 상세

정약용은 실학을 집대성하며 사람의 본성을 현실적인 경향성인 기호로 판단하였다.

그는 인간의 기호에는 "형구(形軀:몸의 형태)의 기호""영지(靈知:영[2]이 아는것)의 기호"가 있다고 주장하였는데, 형구의 기호란 인간과 짐승이 모두 지닌 것으로 육체적/감각적인 것을 즐기고 좋아하는 기호이며, 영지의 기호란 사람만이 지닌 것으로 선(善)한 것을 좋아하고 악(惡)한 것을 미워하는 기호이다. 정약용은 이 기호를 선택함에 있어 사람이 스스로 선과 악을 결단할 수 있다고 보았는데, 이는 사람이 하늘(天)[3]로 부터 자주지권(自主之權)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자주지권이라는 단어는 그의 저서 맹자요의(孟子要義)에서 정의한 표현으로, 사람이 선(善)을 행하고자 하면 선할 수 있고, 악(惡)을 행하고자 하면 악할 수 있는 자유로운 의지를 의미한다.

이러한 주장은 기독교에서 이단으로 여기는 펠라기우스의 주장과 동일한데, 정약용이 한때 천주교 신자였던 것을 생각할 때 정약용이 정말 천주교를 제대로 믿었는지에 대하여 의문이 남는다.

이 이론과 성무선악설(性無善惡說)과의 차이는, 성무선악설은 선과 악 자체를 성(性:성품)에 있어 구분짓지 않으며 성에 있어 사람의 의지를 주체적으로 보지 않는 반면, 성기호설에서는 선악의 두 구분이 있으며 사람의 의지를 비교적[4] 주체적으로 본다는 것이다.

3. 현대의 평가

이 문단은 성기호설에 대한 평가와 분석에 해당하므로, 성기호설에 대한 획일된 정답이 아님을 미리 밝힌다.

정약용이 이 이론에서 한 사람의 의지와 노력을 성(性)의 요소로 보며 한 사람의 도덕적 자율성/주체성을 인정한 부분에서, 기존의 동양사상보다 인간관이 개인(個人)의 개념에 한발 다가섰다 할 수 있는데[5], 이러한 부분은 그가 인간의 욕구를 발전의 동기로 본 것과 더불어 조선의 경제구조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당시 사회질서에서는 적극적으로 수용되지 못하였다.

또한 성기호설이 사람의 주체성과 의지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그가 이야기한 덕(德)의 후천설과도 연관이 있다. 다음은 덕의 후천설에 관한 서책의 내용이다.
인의예지(仁義禮智)라는 이름은 일을 행한 뒤에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사람을 사랑한 후에 인(仁)이라 하지, 사람을 사랑하기 전에 인이라 하지 않으며,
자신을 선하게 한 후에 의(義)라고 하지 선하게 하기 전에 의라 하지 않는다.
손님과 주인이 절하고 읍한 후에 예(禮)라 하고,
사물을 분명히 분간한 후에 지(智)라고 말할 수 있다.
어찌 인의예지 네 알맹이가 복숭아씨나 살구 씨처럼 사람의 마음 가운데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이겠는가?
정약용의 저서 《맹자요의》에서 발췌

정약용의 성기호설은 조너선 하이트의 사회적 직관론자(social intuitionist) 이론과도 통하는 면이 있다.

4. 관련 문서


[1] 嗜好: (어느 것을) 즐기고 좋아함[2] 靈: 영혼 등으로 번역할 수 있다. 본 문서의 한자 풀이는 이해를 돕기 위해 해석한 것으로, 한자고유의 뜻에서 따온 직역에 가까우므로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참고만 하는 것이 좋다.[3] 단순히 자연, 기상 현상의 배경인 하늘의 개념이 아니다. 고전적으로 동아시아에서 천(天,하늘)은, 절대적인 존재, 숭배의 대상의 의미이다.[4] 비교적이라는 단어를 쓴것은, 정약용 역시 신분에 따른 천성과 귀천을 인정한 시대적 한계를 보였기 때문이다. 참고. 다만, 신분에 따라 사람을 함부로 다루는 행위는 당연히 막아야 할 부정적인 것으로 보았다.[5] 개인이라는 한자어는 서양의 Individual이라는 개념을 번역하면서 들어온 개념으로, 그 이전에는 완벽히 일치하는 개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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