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5-14 02:03:25

세레나 세레니티/작중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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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나 세레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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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 행적 · 인간관계

1. Chapter 1
1.1. 발단1.2. 호텔 설립 기념식 준비1.3. 프리드릭과의 진짜 관계1.4. 사고를 성공적으로 수습하다1.5. 헤럴드 회장의 초대1.6. 바닷가 호텔 건설 계획1.7. 과거사 : 라타생 시절1.8. 세레니티 호텔 설립 기념식 당일
2. Chapter 2
2.1. 사업가로서 점점 자리를 잡다2.2. 다이아와의 마찰과 프리드릭과의 관계 고찰2.3. 세레니티의 위상을 지켜내다2.4. 달린쿠르 시절 인연과 감정의 자각2.5. 세레나 납치 사건2.6. 아이저의 마음을 확인하다2.7. 아이저와 진정으로 부부가 되다

1. Chapter 1

1.1. 발단

첫 등장부터 남편인 아이저가 아닌 프리드릭과 한 침대에서 일어나는 파행을 보인다. 세레나는 늘 프리드릭을 데리고 파티장을 돌아다니는 바람에 프리드릭이 세레나의 애첩이라는 소문이 사교계에 쫙 퍼져버렸다.

보석상을 맞이하러 응접실로 갈 때도 사람들을 의식하리 않고 프리드릭과 동행한다. 보석상이 가져온 다이아몬드가 하필 세레나가 싫어하는 실론의 제품이었고, 이를 투덜거리는 사이 풋내기 보석상이 프리드릭의 외모에 넋이 나가버린다. 세레나는 남의 것을 훔쳐본다는 이유로 화가나 프리드릭의 무릎을 꿇리고 마음껏 보라며 비꼰다.[1] 이 날은 출장을 가서 한 달동안 집을 비웠던 아이저가 귀가하는 날이었기에 세레나가 더욱 예민해져있었고, 하필 수요일이어서 식사도 함께 해야했다.

아이저와는 견원지간이다. 보통은 세레나가 아이저에게 시비를 걸어도 아이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데, 아이저도 예민해져있던 날 딱 한 번 세레나에게 날카롭게 반박했다가 물을 얼굴에 끼얹으려했다.[2] 아이저는 세레나가 서명해야할 서류가 있다며 집무실로 오라고 하고, 세레나는 자신의 서명이 의미가 있긴 하냐며 공격적으로 대꾸한다. 아이저의 집무실에서 서류 내용을 확인하고 분노한다. 세레니티 호텔에게는 설립 단계부터 도움을 주었던 여덟 가문[3]이 있다. 아이저는 이들이 세레니티에 행사하는 권리를 해지하겠다고 통보한다. 세레나는 아이저가 자신의 사람들에 관여하고 인연을 끊으려는 것에 화가 났고, 계약서를 찢는 행동으로 반항한다. 마침 할머니 이안사가 저택에 방문하고, 세레나는 아이저가 여덟 가문의 권리를 해지하려 한다며 일러바친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할머니는 아이저의 편을 들어주었고, 할머니에게 배신감을 느낀다.

할머니마저 아이저의 편을 들어준 것을 죽음의 위협으로 느낄 정도로 매우 불안정한 심리를 보이며, 호흡도 가쁘게 흐트러진다. 세레나가 점점 흥분하자 프리드릭은 세레나에게 키스로 위로해준다. 프리드릭이 그래도 아이저가 세레니티를 살린 것은 맞으니 노여워하지 말라는 말을 보태자, 세레나는 아이저는 흉악무도한 그레이언 가문의 남자라며 프리드릭의 말을 강하게 부정한다.

세레나가 처음부터 이렇게 일탈을 일삼는 사람은 아니었다. 17살 무렵, 한순간에 어머니, 아버지, 오빠를 잃고 할머니와 세레나만 남겨지자 사방에서 세레니티를 위협하려 들었다. 세레나는 어릴 때 경영을 전혀 배우지 않은데다 이안사는 이미 지병이 생겨 쇠약해져있었고, 미성년자인 세레나는 여러가지 계약을 하는 데에 자유롭지 못했다. 이런 환경에서 사람들을 불신하는 성향이 강화되었고 스스로의 능력을 비관하다가 무기력하고 우울해졌다. 마침 세레니티에 호텔을 살려줄 수 있는 아이저가 보물같이 나타났고, 할머니는 호텔을 살리기 위해 아이저를 저택에 들인 뒤 세레나가 성인[4]이 되기 전에 결혼을 시켰다.[5] 아이저가 세레나 대신 권한을 위임받으려면 결혼이라는 제도를 이용해야했기 때문에 세레나가 원하지 않는다 해도 소용이없었다. 더 문제는 아이저가 돈이라면 사람도 죽일 수 있는 그레이언 가문의 사람이었다.[6] 아무리 호텔을 살리기 위해서라지만 그레이언 가문 사람을 데려온 할머니를 이해할 수 없었고, 하나뿐인 가족마저 자신의 편이 아니라는 생각에 더 외로워졌다. 아이저의 눈빛도 자신을 한심하게 보는 것만 같아 못견뎌한다.

부부의 건강검진이 있는 날, 주치의는 세레나의 몸 곳곳에 남은 스킨십 자국을 확인하게 되고, 임신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경고를 받는다.[7] 건강 검진이 끝나고, 프리드릭을 찾아 유리 화원으로 향한다. 그런데 프리드릭은 아이저와 함께 있었고, 아이저가 프리드릭에게 나쁜 말을 했을까봐 흥분하여 아이저에게 급히 다가간다. 아이저를 향해 손을 뻗는 순간 아이저에게 밀쳐지면서 발목을 다친다.

프리드릭은 세레나를 안아들고 침실에서 다친 팔을 드레싱해준다. 프리드릭은 아이저에 대해 알아두어야겠다며 아이저가 어떤 사람인지 묻는다. 세레나도 아이저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서 매우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기에 그런 질문을 하는 프리드릭에게 짜증을 내지만 아이저의 집안인 그레이언 가문에 대해서는 알려준다.

무슨 이유에선지 아이저가 경영을 가르쳐주겠다고 한다. 세레나는 그 의도를 의심하며 아이저와 또 다시 신경전을 펼치다가도 아이저에게 승부욕이 생겨 경영을 가르쳐주겠다는 제안을 수락한다.

1.2. 호텔 설립 기념식 준비

프리드릭과 피크닉을 가서 애정행각을 하던 중 라울이 찾아와 아이저가 읽을 것이 있으니 세레나를 데리러 오라는 명령을 했다고 전한다. 세레나는 아이저를 찾아가 곧장 원래 할머니와 엄마가 쓰다가 아이저가 물려받은 집무실 의자를 차지하고는 아이저에게 읽을 것을 가지고 오라고 명령을 하고, 이내 아이저와 세레나 둘 사이의 분위기가 살벌해진다. 아이저는 세레나를 의자 째로 들어 비서 자리로 옮기면서 이룬 것도 없으면서 저 자리에 앉겠다는 건 양심도 없고 존경의 깊이가 너무 가벼운거 아니냐고 받아친다. 아이저는 호텔 설립 기념 행사를 제대로 마쳐 낼 능력을 증명하면 자리를 내어준다는 약속을 걸면서 호텔 설립 기념식 준비 과정의 기록본을 읽으라고 건넨다.

호텔 설립 기념일[8]은 호텔의 객실을 유일하게 전부 비우는 날로, 세레니티 가문이 1년 중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날이다. 최상류층을 대상[9]으로 초대장을 보내기 때문에 초대장을 받는 것만으로도 왕국에서 입지가 높다는 것을 모든 상류층에게 알릴 기회가 된다. 정세에 따라 행사의 구성 방향을 정하고 그에 맞춰 친목을 다질 대상과 끊을 대상을 정해야 하므로 초대객 선정부터 신중해야 하고 초대장도 일일이 각기 다른 의미를 담아 심혈을 기울여서 써야한다. 세레니티가 계획한 사업 방향에 맞는 대상들에게 초대장을 쥐어주면, 그 사람들은 흐름에 뒤쳐지지 않고 왕국에서의 입지가 공고하다는 의미를 사교계에 공표하는 셈이다. 동시에 세레니티의 입장에서는 초대장을 받은 사람들에게 무언의 약속을 해주는 것이고, 또한 모두에게 무언의 협박을 보내는 것이기도 하다. 그들에게 어떤 내용으로 초대장을 보낼지, 그들 앞에서 어떤 내용으로 연설을 할지, 무엇을 주고받을지 등 이 모든 요소들을 모두를 만족시키면서도 철저하게 세레니티가 최대의 이익을 볼 수 있도록 계획해야한다. 그 정도로 매우 중요하고 의미있는 행사인데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 세레나는 이에 좋아하면서도 걱정한다.

별관으로 가서 기록본을 읽는다. 아이저가 찾아갔을 때 세레나는 잠에 빠져들었는데, 수면 장애 때문에 갑자기 잠든 것이라고 하며, 의지로 조절되는 영역이 아니라고 한다. 기록본의 양이 너무 많아 투덜댔던 것과는 달리, 하루만에 기록본의 절반을 읽어버려 아이저가 감탄한다. 이미 어릴 적 보고 자란 것들이기에 많은 내용을 알고 있었고, 달린쿠르 재학 시절에 늘 학기 수석을 도맡아왔을 만큼 머리가 좋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저가 세레나가 곧잘 해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잠들었다 소리에 깼는데, 눈 앞에는 아이저가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잠들어서는 침대까지 기어갔다는 사실[10]에 매우 수치스러워한다. 별관은 아이저도 출입을 금한 곳이었고, 세레나는 아이저가 자신을 죽이러 왔다고 생각해 총[11]을 꺼내들어 아이저를 향해 겨눈다. 아이저를 향한 혐오는 개인 총기까지 구비해둘 정도로 극단적이었는데, 이는 2년 전 어느 날, 아이저가 전화로 누군가에게 어떤 이를 죽일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다.[통화내용] 아이저는 총을 쏠 줄도 모르면서 총을 겨누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총을 빼앗는다. 장전 후 시범삼아 총을 쏴서 총 소리를 듣게 해야 겁을 먹는다며 뒷편의 물건을 향해 총을 쏜다. 세레나를 향해 총을 겨누는 척 하고는 자신이 세레나를 이용하듯이, 세레나도 자신을 이용하다가 목표를 먼저 이루는 사람이 돌아서서 먼저 배신하는 게임을 하라고 제안한다. 세레나는 별관을 빠져나가려는 아이저에게, 할머니와 어떤 거래를 했는지 묻지만 아이저는 대답하지 않고 다음날에 호텔로 출근해야하니 준비하라는 말만 한다. 세레나는 아이저를 이용해 경영을 배우고 세레니티의 진정한 주인이 될만한 능력을 갖추었을 때 아이저에게 이혼을 통보함으로써 배신하려고 한다.

아이저와 함께한 호텔 첫 출근에서 테라스 바닥재 가격이 오른 것을 제일 먼저 알아내었고, 이 가격이 거품이라는 사실도 알린다. 바닥재를 생산하는 광산의 소유주는 도로테아 가문이었는데, 가면 파티에 갔을 때 술을 마시면 입이 거칠어지는 도로테아 가문의 안주인을 발견했다. 그때 광산이 폐광이 되어 가치 높은 광물은 더이상 채굴되지도 않고 가치가 떨어진 돌덩어리만 남아 보관 비용까지 축내는 바람에 하루 빨리 팔아넘기려고 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처음엔 세레나가 직접 협상을 해보려했지만 아이저는 약점을 잡는 거래는 뒤탈이 많으니 도로테아에서 먼저 원하게 만들어야한다고 말한다. 발전소 부지를 찾고 있는 사람을 하나 알고 있으니 그 사람과 도로테아 가문을 연결시켜줄 계획을 세우고, 세레나 역시도 세레니티의 이미지에 손상이 가지 않을 방법이 될 것 같다며 만족한다. 결국 가격을 낮추는데 성공하여 칭찬을 받는다. 이때 느낀 성취감은 세레나가 경영 공부를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된다. 한편 아이저가 경영을 가르쳐주는건 진심인 것 같다는 생각에 헷갈려한다.

다친 발목으로 높은 구두를 신느라 피곤해하지만 티내지 않으려 애쓴다.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아이저가 단화를 선물한다. 세레나는 아이저에게는 이상하게도 꾸준히 약점을 들키는 것 같아 치를 떤다.

기록본을 전부 읽고나서 곧바로 아이저를 찾아갔는데 잠옷 차림이라는 사실도 까맣게 잊고 아이저에게 가버린다. 세레나는 아이저에게 조금이라도 느슨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집 안이라도 드레스 차림에 높은 구두를 신고 진한 화장까지 한 채로 아이저를 찾아간다. 강해보이는 것보다 기록본을 전부 읽어냈다는 성취감이 훨씬 중요했다는 반증이었다. 속마음을 들켜서 불쾌했고, 급히 프리드릭을 찾는다.

1.3. 프리드릭과의 진짜 관계

술을 마시고 싶어서 프리드릭과 함께 외출해서 술집으로 간다. 프리드릭에게 술을 마셔도 된다고 허락했지만 프리드릭은 물만 마신다. 세레나에게 취기가 올랐을 때쯤 어떤 남자 둘이서 여덟 가문이 세레니티에게 복수를 하려고 한다는 고급 정보를 나누는 것을 듣는다. 세레나는 그 이야기를 캐내서 아이저보다 먼저 대비하고 성과를 낼 생각으로 이들에게 접근한다. 프리드릭은 세레나를 말렸지만 세레나에게 여덟 가문의 속셈을 알아내는 것은 너무나도 중요했기 때문에 말을 듣지 않고 일행에게 접근한다. 이들은 세레나에게 정보를 알려줄 생각은 없어보였고, 심지어 세레나를 어디론가 강제로 끌고 나가려한다. 세레나가 아직 정보를 얻시 못했는데도 프리드릭이 개입해 이들에게 주먹을 날려버린다. 세레나는 프리드릭의 행동에 정색하고, 경찰이 오기 전 재빨리 프리드릭을 데리고 술집을 떠난다.

세레나는 명령을 지키지 않았다며 프리드릭에게 화를 낸다. 프리드릭도 세레나가 무모했고 그 사람들은 알려줄 생각이 애초에 없었다며 화내고 걱정한다. 세레나는 프리드릭에게 아무리 술을 마셔도 된다고 허락해도 늘 술 한 잔도 마시지 않고 맨정신을 유지해 자신을 지키려 노력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래서 프리드릭이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무모하게 행동했다고 말한다. 이때 세레나가 프리드릭에게 진짜 관계를 잊었냐고 충고하면서 프리드릭이 세레나의 정부가 된 계기가 자세히 밝혀진다. 2년 전 아이저의 통화 내용[통화내용]을 우연히 엿들은 세레나가 목숨의 위협을 느꼈고, 이때 아이저가 죽이겠다는 대상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지머 혹시나 자신을 두고 하는 말이라면 직접적인 목숨의 위협인데다 자신이 아니라도 언제 돌변해서 죽임을 당할 지 모른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수이에게 살인 경험이 있는 사람을 찾아 자신의 24시간 경호원으로 붙이라고 했고, 그렇게 온 것이 바로 프리드릭이다.[14] 두 사람은 이렇게 만나 아주 빠르게 가까워졌고, 실제로 서로 좋아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프리드릭이 호위라는 진실이 드러나면 곤란하기에 세레나는 대외적으로 첩을 끼고 다닌다고 욕을 먹어도 그리 신경 쓰지 않고 오히려 드러내기까지 한다. 그러나 세레나의 감정은 단지 그정도일 뿐이었다. 세레나는 아무리 서로가 좋아하고 아낄지언정 사랑을 논할 사이는 못되니 이런 일에 화를 내는 등 선을 넘지 말라고 경고한다. 프리드릭이 전부 이해했으니 별관에서도 세레나를 지키고 싶다며 별관 출입을 허락해달라고 한다. 그러나 세레나는 개인 총기와 경비원이 있으니 괜찮다며 별관 출입을 조금도 허락하지 않는다.

이 일 이후로 여덟 가문에 대해 조사를 해본다. 이들은 세레니티 호텔 설립 당시부터 큰 공이 있었던 사업 가문이지만 좀처럼 성장하질 못하고 세레니티의 이름을 대고 다니며 빚만 잔뜩 만들어왔다. 그래도 세레니티는 그 공적을 높이 산데다 호텔 시설 중 여덟 가문이 관련된 것이 워낙 많아서 예우를 다해주었다. 그래서 그동안 그들이 친 사고를 조용히 수습하고 다녔고, 여기까지는 세레나도 알고 있었다. 조사 후 세레나가 모르는 사실이 속속히 드러났고, 그제서야 여덟 가문에게 왜 권리 해지를 통보했는지 이해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들을 옹호한 것을 후회하면서도 이 일을 세레나에게 전혀 알리지 않은 것에 의문이 들어 라울에게 보고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다. 라울에 의하면 여전히 호텔의 많은 물품과 시설들을 여덟 가문과 관련된 사업체에서 조달을 받고있어 매우 신중하게 그들과 얽힌 부분을 풀어나가야 하는데, 세레나 성격에 이를 알면 성급하게 선수를 칠까봐 일부러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세레나는 이 말에 차마 부정하지 못한다.

1.4. 사고를 성공적으로 수습하다

경영을 배우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호텔에서 고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을 마주한다. 세레나는 아이저 없이 혼자 처리하겠다고 전달한다. 극단적인 선택으로 호텔의 이미지가 우울해지고 있었고, 현장을 본 고객들의 환불 요청이 빗발쳤고, 언론사의 나쁜 보도까지 방어해야하는 아주 복잡한 상황이었다. 해당 고객은 유명 시인이었던 '나티아 달리'였고, 그래서 주목도가 높았던 것도 상황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 언론사의 나쁜 보도까지 막지는 못했지만,[15] 시인의 유명세 때문에 더 난처한 상황이니 이 유명세를 역이용하자는 묘책을 내놓는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호텔의 아름다움을 찬사하는 시를 한 편 남겼는데, 시를 단 한 줄도 싣지 않는 조건으로 시의 존재를 신문사에서 보도하게 한 후 일반인도 찾아오게 하여 호텔을 추모의 장으로 만들었다. 호텔에는 사람들이 북적였고, 자연스럽게 호텔을 구경하게 만들어 홍보효과를 누렸다. 스위트룸 투숙객에게는 한정판 웰컴 토이를 판매하여 스위트룸 이용자 수를 회복하고 손실을 메꾸겠다는 창의적인 발상도 내놓는다. 결국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내는데 성공하면서 잠재력을 증명한다. 본인의 예민한 성향을 이용해서 호텔에서 제공하는 제품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도 공로가 있었다고 한다.

1.5. 헤럴드 회장의 초대

어느날, 헤럴드 회장이 부부를 동시에 초대한다. 이동 시간이 길어 아이저와 외박을 해야만 했지만, 사업적인 이야기가 나온다면 직접 듣고 싶어서 내키지 않음에도 감수한다.

회장의 저택으로 향하기 며칠 전, 기분이 좋지 않아보이는 프리드릭을 위로하려한다. 그러자 프리드릭은 괜찮다며 열심히 사랑을 표현해준다. 세레나가 또다시 프리드릭에게 예쁘다는 말을 하자 프리드릭은 예쁘지 않은 것도 있다며 과감한 스킨십[16]을 한다. 세레나가 요즘들어 프리드릭이 못 참는 것 같다고 하자 자신은 왕국에서 가장 참을성있는 사람이라며 부정한다. 이때 프리드릭이 세레나를 보고 만지는 행위를 할 때마다 마지막 이성만은 초인적인 힘으로 끊어지지 않도록 애쓰고 있으며, 육체적인 행위로도 가장 깊은 곳에 닿지 못했듯이 마음으로도 세레나의 가장 깊은 곳에 다다르지 못했다고 방백을 한다. 두 사람이 마주 닿은 자세와 프리드릭의 방백을 통해 매우 은유적으로 두 사람이 아직 정을 통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난다.[17] 세레나가 그동안 프리드릭을 아껴왔기 때문에 프리드릭이 세레나를 만지는 것을 허락했고, 허용한 스킨십의 수위도 꽤나 높았지만,[18] 아끼는 인형에게 애착을 드러내는 행위에 가까웠지 한 남자에게 욕정을 표현하는 행위는 아니었다.[19][75화]

헤럴드 회장과의 첫 날, 저녁 식사에서 디저트로 복숭아를 대접받는다.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어 복숭아를 못 먹는데 심지어 자신이 복숭아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회장이 복숭아를 하나하나 직접 손으로 땄다고 한다. 매우 난감했지만 회장 부인이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약점 잡히고 싶지 않았고, 알레르기가 약한 편이어서 그냥 복숭아를 먹으려한다. 세레나의 어머니인 벨라티아도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었다는걸 알고있던 아이저가 빠르게 눈치채고 물컵을 깨서 주의를 분산시킨 뒤, 회장이 주방에 물컵을 요청하느라 두 사람을 보지 않는 틈을 타 접시를 바꿔주어서 먹지 않을 수 있었다.

본래 계획대로라면 당일날 회장과 사업적인 이야기를 하고 바로 떠나야했지만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바람에 회장이 침실을 제공해준다. 저택으로 올 때 묵었던 여관에서는 각 방을 예약했고 따로 잠들 수 있었지만, 꼼짝없이 한 방에서 자야하는 처지에 놓인다. 아이저가 물컵을 변상하겠다며 잠시 자리를 비우고, 세레나는 씻고 나서 잠옷을 갈아입으려는데 잠옷의 노출도를 신경쓴다. 회장 부인은 자신을 싫어하는 감정에 복숭아로 골탕을 먹였을 지도 모르는데 그에게 잠옷을 빌리는 것은 내키지 않았다. 새삼 프리드릭과 있을 땐 옷을 벗어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며 자신의 심리를 이상하게 여기고,[* 프리드릭이 눈 앞에 있든 말든 거리낌 없이 환복을 하곤 했다. 반대로 프리드릭은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세레나가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일 때면 차마 참지 못하고 맨몸에다 입맞추고 구석구석 만지기까지 하여 세레나의 몸에 자국까지 잔뜩 남았지만 그럼에도 세레나가 전혀 긴장감을 느끼지 않는다. 세레나가 먼저 원한 적 자체가 사실상 없었으며, 세레나가 불안에 떨 때마다 프리드릭은 애정 행각을 통해 외롭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주지시켜주는 인형에 불과했다. 안달하는 것은 오로지 프리드릭이었고 세레나는 아낌없이 표현해주는 프리드릭을 그저 허용하고 있을 뿐이었다. 프리드릭도 이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결국 아이저의 옷가방에서 셔츠를 꺼내 입는다. 돌아온 아이저가 셔츠를 빌려주는 대가로 금주 금요일 식사를 외식으로 하자고 요구한다.

다음날 결국 회장 부인의 짓이었음이 발각되어 사과를 받지만 잘못이 없는 헤럴드 회장에게는 내심 미안해한다. 아이저는 주저하는 세레나를 끌고 나가 입장을 함께하는 것이 부부이기에 회장도 함께 사과를 하는 것이고, 밖에서 우리 역시 서로를 책임져야한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귀가 후 별관으로 가자 출입을 금지한 곳에 프리드릭이 있는 것을 보고 당황한다. 프리드릭에게 실망한 세레나는 까칠하게 군다. 프리드릭이 수상했지만 의심을 하지 않으려 애쓴다.

'세라'라는 가명으로 그동안 미술품을 수집해왔음이 밝혀진다. 아이저가 세레니티에 들어오자마자 급전을 마련하기 위해 세레니티 소유의 미술품을 죄다 팔아치워버렸다. 아끼는 미술품 하나 지킬 힘이 없는 자신의 약한 처지에 통감하며 가지고 있던 장신구를 팔아 돈을 마련하고 그 돈으로 경매에 참여했다. 그렇게 원래 세레니티 소유였던 작품들을 되찾아오다 아예 재미를 붙여버려 다른 미술품도 모으기 시작했고, 소장품을 때맞춰 되팔기도 하면서 자본을 불렸다. 세라가 구매하는 작품은 유행이 될 정도로 업계에서 위상이 올랐다고 한다. 극 초반의 사치는 세레니티의 자금으로 한 것이 아니라 직접 번 돈으로 했던 것이었다.

1.6. 바닷가 호텔 건설 계획

아이저가 외식을 요청한 날, 세레니티에서 후원하는 라타생 예술원에 방문한다. 자신을 존경하는 어린 학생까지 만나서 뿌듯해한다. 구두를 신지 않아도 커보이니 구두가 필요 없는 날에는 구두를 신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아이저에게서 듣고 조금 감동받는다. 식사 자리에서 바닷가에 새로운 세레니티 호텔을 짓고 그 주변을 개발할 것이고, 이 사업으로 바쁠 것이니 수도의 호텔은 세레나가 맡으라는 이야기를 듣고 매우 기뻐한다.

돌아오던 길에 마차에 치여 죽은 고양이를 보자 자신의 처지가 대입되어 슬퍼한다. 새끼고양이 한 마리가 살아있는 걸 알고는 어떻게든 구하려 한다. 이런 일에 정신 뺏겨서 할일 못하고 손해보지 말라는 아이저 말에 화가 나서 시간을 뺏기더라도 작은 생명 하나를 구하는 것이 세레니티의 사고 방식이니 배우라고 따지고는 고양이를 구하러 간다. 도와주지 않을 것 같았던 아이저가 비를 맞아가며 고양이를 직접 구해주자 아이저를 조금 다르게 본다.

귀가 후, 프리드릭이 잠꼬대로 자신에게 미안하다고 중얼거리자 프리드릭에 대한 의심이 살아나면서 공황을 겪는다. 비를 맞고 정신을 차리려고 밖으로 나가서 무작정 비를 맞지만 아이저가 데리러 온다. 결국 프리드릭에게 신뢰를 잃어 프리드릭을 어떻게 할 지 고민에 잠긴다.

바닷가 호텔을 짓기로 한 속국 아티아젠의 해안 도시는 플로 마리나였는데, 상토리아 블루에 부지 계약이 되어있는 것을 발견한다. 문제는 상토리아 블루가 그레이언 가문이 이전부터 자리를 잡고 사채업을 일삼던 도시였던 것이다. 그레이언은 건축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고, 플로 마리나가 아닌 그 곳에 그레이언의 회사가 세레니티의 호텔을 지을 생각이라면 아이저가 세레니티를 없앨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이기에 아이저에게 사실을 확인하러 간다. 상토리아 블루에 계약을 한 것이 맞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프리드릭과 아이저를 믿은 것을 후회하며 아이저에게 보이는대로 책을 집어던지고 손에 피가 나든말든 종이를 찢을 정도로 격하게 화를 낸다. 이내 아이저가 세레나를 말리고, 그 곳을 산 건 맞지만 호텔을 지을 도시는 플로 마리나가 맞다고 해준다. 세레나는 이제부터 바닷가 호텔 사업 관련한 정보는 자신도 같이 볼 것을 요구한다. 아이저는 세레나의 경멸이 섞인 눈빛을 가만히 보다가 그레이언을 싫어하는 개인적인 이유가 더 있냐고 묻는다. 세레나는 있다고 대답한다. 자신의 개인사와 아이저가 할머니와 거래한 내용을 교환하려 하지만 아이저가 함구한다. 상황이 종료된 후 아이저는 그레이언을 싫어하는 건 자신도 마찬가지라는 말을 남기고, 세레나는 이 말의 의미를 곱씹는다.

1.7. 과거사 : 라타생 시절

어린 시절 부모님과 발레 공연을 본 뒤로 리본을 잔뜩 매달고 춤을 추는 발레에 완전히 빠졌다. 별명이 리본 공주가 될 정도로 리본을 잔뜩 달고 발레를 배우게 해달라고 졸랐다[21]. 결국 11살 무렵 어머니가 라타생 예술원에서 발레를 배울 수 있게 해주었다. 거물급 가문의 딸이 라타생에 온 것이기 때문에 원장이 사물함도 지정해주고 세레나를 돌봐줄 두 언니도 배정해주는 등 특별 대우를 해주었다. 두 언니 중 리제 언니는 세레나에게 늘 친절했고, 에스더 언니는 시비를 자주 걸었지만 나름대로 세레나를 아껴주었다. 발레를 배운지 3년 째 되던 해의 어느날 리제는 에스더가 토슈즈를 두고 갔다며 원장실에 있는 에스더에게 토슈즈를 갖다주라는 심부름을 시켰다.

원장실로 가자 선생님과 후원자 무리, 학생들이 모여있었고 분위기가 심각했다. 사실 당시의 라타생은 매우 암울했다. 비싼 교육비를 감당하기 힘들어하는 학생들에게 후원을 대가로 하는 공연을 시켜왔는데 공연 횟수가 기존에 고지된 횟수보다 과도하게 많았고, 모든 학생들의 꿈인 국립 발레단 입단은 완전히 금지시켰다. 이것이 금지되면 나중에 강사가 될 수도, 대형 극단에서 자수성가를 이룰 수도 없다. 스스로 돈을 벌어낼 능력을 차단하고 후원자에게 종속시키는 저질 계약이었다. 심지어 개인 후원자가 연결된 학생들은 나이가 들면 결혼을 요구받았다. 한마디로 후원의 탈을 쓰고 접대와 인신매매를 행해왔다. 결국 학생들 중 해리가 나서서 불공정한 후원 계약에 대해 소심하게 항의하자, 그레이언이라고 불린 남자(아이저의 형 빅터)가 해리를 그 자리에서 죽이는 것을 목격하고 말았다. 세레나는 벌벌 떨며 주저앉았고 알아들을 수 없는 욕을 뱉으며 원장실을 나오는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사람들은 이 사람을 그레이언이라 불렀다. 본래 해리가 아니라 에스더가 항의하려했지만 에스더가 겁을 내자 해리가 하게 되었고, 에스더는 공포와 죄책감에 질려버린다. 이후로 세 사람은 대화가 현저히 줄었고 에스더는 공연에, 리제는 연습에 매진했다. 그러다 자선 공연에서 돌아온 에스터는 버티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리제는 사건 직후 세레나의 사물함에 자신의 토슈즈만 남겨둔 채 라타생을 떠났다. 이후 세레나는 발레를 그만두고 벨라티아에게는 15살이 되자마자 달린쿠르에 입학하고 싶다는 핑계를 댔다.

당시 그레이언 가는 안주인이 사람을 죽이다 들켜 자살한 후 자선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라타생이 이 자선 사업에 휘말리게 된 듯하다. 자선 사업을 하면서 막대한 적자가 발생했는데 하청 업체를 굴려서 손실을 겨우 메꾸었다고 한다. 빅터가 라타생에서 보인 행보를 보아, 하청 업체의 고위 관계자들에게 어리고 가난한 학생들을 팔아넘겨 부정한 이득을 취하는 방법으로 손실을 충당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는 그레이언 가 대신 세레니티가 후원을 하게 됨으로써 기괴한 방식의 후원은 사라졌다.

1.8. 세레니티 호텔 설립 기념식 당일

세레니티 호텔 설립 기념식 날, 1부 행사가 끝나고 세레나의 전용 룸에서 아이저와 어떤 여자가 대화 하는 것을 듣는다. 여자는 아이저를 '자기'라는 호칭 또는 미들 네임으로 부르고, 아이저는 여자에게 세레나가 본 적도 없는 화를 내는 것을 보아 러비스가 말한 아이저의 감정적인 약점이 이 사람임을 눈치챈다. 여자는 아이저와 세레나가 계약 결혼 관계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3부 도중, 그 여자가 세레나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다이아 더로랑이라는 더로랑 집안 사람 여자였으며, 초대객이 아니었지만 해리어스 은행의 수행원 자격으로 행사장에 왔다고 말한다. 세레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는 아이저와 만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호텔로 가는 게 빨랐을 텐데 귀족 출신인 더로랑 가문 사람이 해리어스 은행의 수행원을 자처하면서까지 이 곳에 왔다는 것은 자신이 목적임을 간파한다. 다이아와의 첫 대화는 순조로웠지만, 하필 다이아가 세레나에게 세라가 유행시킨 도자기 '엔젤 플라워 시리즈'를 선물해버리는 바람에 자신의 정체를 눈치챘을까봐 경계하게 되었고, 세레나와 아이저를 따로 호칭하는 것도 계약 부부라는 것을 이미 알고 속을 꿰뚫어보는 듯해서 불쾌해한다.

행사가 끝나고 갑자기 다이아가 행사장을 다시 찾아와 아이저에게 할 말이 있으니 만나게 해달라고 요구한다. 당황한 세레나는 약속을 다시 잡고 오라며 거절한다. 이에 뜻을 굽히지 않고 다이아는 자신은 아이저와 전 연인이었고, 아이저와 세레나가 계약 부부인 것을 알고 있으며, 둘 사이에 어떤 애정도 없을 것이므로 아이저를 간호하게 해달라고 한다. 황당하기도 했지만 이혼을 확신하고 말한다는 것에[22] 자신의 것을 넘보는 듯한 기분 나쁨을 참을 수 없어 계약 결혼인 건 맞지만 어쨌든 서로가 필요해서 한 결혼이고 지금은 '내 남편'인 것이 중요하니 돌아가라고 맞대응한다.

잠든 아이저 옆에서 간호를 해주려던 찰나 아이저가 잠에서 깨어 세레나를 붙잡고 다이아를 왜 돌려보냈냐고 물어본다. 아이저가 방 안에서 자신과 다이아의 대화를 모두 들었다는걸 알게되고, 남편이라고 칭했던 것까지 뻔히 들었을 것이기 때문에 부끄러워한다. 부끄러움에 괜히 아이저에게 투덜거리며 낯선 여자가 이 호텔에서 가장 사적인 공간에 들어와 밤새 있겠다는 것은 말이 안되고, 아프다는 아이저와 만나게 할 수도 없었으며 무례했고 기분이 나빴다며 이유를 줄줄이 늘어놓는다. 아이저는 세레나의 말 중에서 '가장 사적인 공간'이란 말의 꼬리를 잡고서 세레나와 아이저가 단둘이 그런 곳에 있는건 되냐고 역으로 질문을 한다. 세레나는 그동안 아이저가 정말로 자신을 죽일만한 사람인지 의심을 조금씩 하고 있었다. 그래서 세레나는 대답 대신 아이저는 어떠냐고 물어본다. 아이저는 대답해주기 전에 그게 중요하냐고 되묻고, 세레나는 아이저가 자신을 싫어하는 것 같지 않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묻는다. 아이저는 세레나에게 단 한 번도 미워한 적 없다는 말을 해준다. 세레나는 여태껏 아이저를 미워할 수밖에 없었고 서로를 싫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고, 지금껏 세레나가 아이저에게 못되게 굴었다는 것을 세레나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혼란스럽고 또 설레는 마음에 급히 자리를 뜬다.

잠들기 직전에는 아이저와 사귀었던 다이아를 의식한다.

저택으로 돌아와서 프리드릭에게 이제부터는 자신이 아닌 세라의 호위를 하라는 명령을 한다.

2. Chapter 2

2.1. 사업가로서 점점 자리를 잡다

프리드릭을 쫓아내지 않고 세라를 호위하게 한 이유는 수이 혼자 세라를 감당하는 것도 힘들 정도로 세라의 규모가 커졌고, 프리드릭을 남겨두어야 프리드릭을 움직이는 세력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행사를 잘 마친 보상으로 아이저가 자신의 자리를 넘겨주지만, 세레나는 아이저에게 그 자리를 계속 쓰라고 한다. 대대로 세레니티의 주인이 앉는 자리였기에 아이저가 앉는 것을 싫어했지만, 그 자리를 양보할 정도로 아이저를 인정하게 된다. 행사장을 방문했던 장교들에게 세레니티 호텔의 스포츠 클럽에서 승마를 해볼 것을 권유했는데, 다음날 바로 세레니티 호텔을 방문하겠다는 연락을 받았고 이 덕에 아이저에게 칭찬을 받았다.[23]

장교들과의 미팅에서 예정에 없던 커플 승마를 하게 된다. 아이저와 너무 붙어있게 되자 신경쓰여한다. 이내 갑작스런 비가 내리고, 세레나는 금방 그칠 비면 그냥 맞고 가자고 하지만 아이저는 비 맞는 건 질색이라며 비를 피할 곳을 찾자고 한다. 과거에 아이저가 비를 맞아가며 고양이를 구해주고, 헤매던 자신을 데리러 온 것을 떠올리며 조금씩 설렘을 느낀다. 말에서 내려오려는데 아이저가 큰 말이니까 자신의 손을 잡으라고 했다. 그동안 타인을 쉽게 믿지 못했던 세레나이기에 상대가 내민 손을 잡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손을 잡는 것 하나도 많은 용기가 필요하여 주저하지만 결국 아이저를 믿고 손을 잡는데, 말이 갑자기 움직이면서 포옹하게 된다. 두 사람이 비를 피하며 앉아있을 때 아이저에게 비 오는 날에만 꾸는 악몽에 대해 알려준다.

장교들을 회원으로 만들어내는데 성공한다. 할머니와 어머니의 이름과 성과가 그동안 부담스러웠지만 시대가 바뀌었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있을 것이니 이제는 개의치 않는다며 자신만의 호텔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2.2. 다이아와의 마찰과 프리드릭과의 관계 고찰

다이아가 세레나와 아이저에게 취임식 초청장을 보냈고, 세레나는 이에 응하기 위해 처음으로 아이저의 침실로 가서 함께 가달라는 부탁을 한다.[24] 아이저가 단칼에 거절하자 직접적으로 다이아 때문이냐고 묻는다. 아이저가 부탁을 들어줄 기미가 보이질 않자 부탁을 들어주면 자신도 아이저에게 무언가 해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아이저는 세레나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면 동행하겠다고 대답하지만, 세레나는 이름을 차마 부르지 못하고 침실을 떠난다.[25] 결국 혼자 취임식에 참석하게 되고, 개식 30분 전 다이아를 만나 설립 기념식 때의 무례를 사과받는다. 세레나는 그런 다이아에게 오히려 숨김 없는 사이가 돼서 좋다는 대답을 하고 그림을 둘러보러 가는데 다이아에게서 담배 냄새 비슷한, 보다 쓰고 불쾌한 냄새를 맡는다. 취임식 5분 전, 아이저가 갤러리로 입장하자 그를 놀란 눈으로 바라본다.

취임식 인터미션에서 아이저가 자신을 빨리 데리고 빠져나가려하자 그림을 더 보고 싶다며 고집을 피운다. 다이아가 두 사람 앞에 나타나 더 있다 가라는 설득을 하는데, 아이저가 갑자기 다이아의 장갑을 벗기고 냄새를 맡고는 다이아를 끌고 사라진다. 세레나는 아이저의 행동을 매우 거슬려한다. 이때 라울이 등장해 아이저에게 새 호텔과 관련된 뒤 스케줄이 있으니 빨리 가야한다며 아이저를 찾자, 새 호텔 건이면 중요할테니 당장 아이저를 데리고 오라는 지시를 내린다.

아이저를 기다리며 그림을 마저 관람하던 중 '마리안느 드생'의 <발레리나>그림을 발견하고는 당황한다. 해당 그림은 세레니티의 소유이고 판 적도 없는 그림이었다. 의아해하는 사이, 아이저 대신 다이아가 한껏 풀이 죽은 채로 나타나 세레나에게 어릴 적 발레를 배운적 있어서 관심을 갖는 것이냐며 말을 걸어온다. 세레나는 다이아에게 '제 그림'이니 눈이 갔다며 출처를 물어본다. 다이아는 세레나에게 뭔가 착각한 게 아니냐고 말하고 두 사람은 대립하기 시작한다. 세레나가 먼저 세레나의 어머니가 마리안느 드생의 이름이 알려지기 전 마리안느의 후원자였다며 자신의 그림이라는 근거를 댄다. 두 사람의 대화에 사람들이 몰려들자 다이아 역시도 자신의 습득 경로를 밝힌다.[26]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세레니티 가문은 비전문가이며, 그렇기때문에 모조품을 구매했을 것이라는 논조를 내세우며 웃는 얼굴로 비꼰다.[27] 세레나는 가문의 그림을 모조품으로 몰아가는 다이아에게 분노한다. 세레나는 다이아에게 어머니가 직접 의뢰한 그림이기에 착각이 불가능하다고 추가로 밝혀보지만, 의뢰서가 있냐는 다이아의 물음에 대답하지 못한다. 마리안느가 감사의 의미로 그림을 그려주겠다고 먼저 제안했지만 어머니가 대가를 치르길 원했고, 서로 호의로 주고받은 그림이라 의뢰서가 존재하질 않았다.[28] 다이아는 세레니티에게는 의뢰서 한 장도 남아있지 않지만 더로랑에게는 확실한 증표가 있다며 세레니티쪽이 가품이라는 입장을 강경하게 고수한다. 세레나는 현장에 있는 그 누구도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자 두 사람이 가진 그림을 감정받은 뒤 가품인 쪽이 이 대화의 책임을 물자는 약속을 했고 다이아가 받아들이면서 대화를 끝낸다.

언론사에서는 하루도 채 가기 전에 이 일을 신문 1면에 실었고, 맥킨 신문사[29]에서는 증거가 없는 세레니티측을 거짓말인 것마냥 보도한다. 잔뜩 화가 난 세레나는 술 창고로 향한다. 딸기맛 술을 꺼내서 마시다보니 아이저가 세레나를 찾아 술창고로 들어온다. 세레나가 아이저에게 먼저 다이아가 자신의 것을 건드려서 화가 난다며 다이아 이야기를 꺼낸다. 아이저는 감정 결과가 생각과 다르면 어떡할 것인지 세레나의 계획을 묻고, 세레나는 아이저의 이 말에 아이저가 다이아의 말을 더 믿는다고 생각해서 아이저에게 더 가까이 간다. 그러다 빙긋 웃으며 아이저의 넥타이를 잡아당긴다.[30] 아이저는 세레나의 말을 믿지만 더로랑 측이 혹시나 나쁜 방법을 쓴다거나 세레나가 모르는 것이 있을까봐 우려된다고 알려준다. 세레나는 감정사들을 무조건 믿지만은 않고 대책을 세울 것이며, 마리안느와 어머니의 선한 결과물이 오염되지 않도록 막을 것이라 대답하고는 잠이 든다.

한편, 프리드릭에게서 그림 뒷면에 또 다른 그림과 돈다발이 숨겨져있다는 것을 보고받고 신중하게 조사하고있다.

감정 결과가 나오기 이틀 전, 세레나는 오랜만에 달린쿠르 동기인 로웨인, 샐리, 루나와 만난다. 마차 사고가 있기 전까지만해도 넷이서 주로 만났지만 사고 이후 세레나가 이런 저런 핑계로 모임에 잘 참석하지 않았다.[31] 달린쿠르의 최소 입학 연령은 15세인데, 학업 수준이 뒤쳐지는 것을 우려해 15세 입학생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32] 네 사람이 친해질 수 있었다. 이날 세레나는 30분만 시간을 내려 했지만 생각보다 더 즐겁고 오래 시간을 보낸다. 이때 로웨인이 세레나에게 해준 말이 세레나에게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로웨인은 조선업을 하는 집안의 딸이었고, 로웨인의 집안 어른들은 같은 사업을 하지만 분야만 조금 달랐던 클라우디의 집안이 운영하는 회사와 수 년 뒤 합병하겠다는 결정을 했다. 합병의 상징으로 두 가문은 로웨인과 클라우디를 결혼시키려 했고, 로웨인의 부모님은 로웨인이 약혼 전 클라우디와 알고 지내도록 하기 위해 15살이 되자마자 달린쿠르에 입학시켰다. 두 사람은 16살에 약혼하여 실제로 연인이 된다. 서로는 집안 사업이 같았던 배경 덕에 대화가 잘 통했고 자주 만날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사이도 좋았다. 그러나 1년 전 쯤부터 클라우디의 집안이 조선 회사를 처분하고 완전히 새로운 사업을 하기 시작하면서 만남도, 대화 주제도 현격하게 줄어버려 합병도 깨지고 이별을 맞았다. 로웨인은 이별 후 분명히 슬펐지만 사랑은 아니었다고 평가한다. 사귈 당시에도 분명히 좋았지만 사랑이라고 정의하기에는 무언가 이상했고, 사랑이라고 착각했던 적도 분명 있었다. 정말로 인연이었다면 서로에게 원하는 것이 사라진다고 해서[33] 허무하게 이별을 맞았을리는 없으니 '필요에 의한 관계'가 아니었겠냐며 클라우디와의 인연을 회상한다.[34]

세레나는 로웨인의 말을 들으며 기시감과 불쾌감을 느낀다. 세레나는 프리드릭이 아이저로부터 자신을 지켜주길 바랐고 그렇게 만나 서로 좋아하게 되었다. 프리드릭 덕분에 살아있을 수 있었던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아이저와 이혼하게 되었을 때도 프리드릭과 함께일지는 의문이 들었고 지금은 아이저로부터 자신을 지킬 필요가 사라졌다. 심지어 프리드릭이 의도를 가지고 세레나에게 접근했다는 의심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프리드릭과 함께 하며 좋았던 그 감정이 어떤 것인지 단 한 번도 정의내려본 적이 없었다[35]. 로웨인의 이야기를 듣고도 여전히 프리드릭과의 관계를 정의할 수는 없었고 혼란스러웠지만 동시에 이상하게 무언가 정리되는 듯한 기분도 느낀다.

2.3. 세레니티의 위상을 지켜내다

<발레리나> 그림의 감정 결과 발표가 있는 당일, 발표 장소인 더로랑 갤러리 회의실로 향한다. 세레나가 직접 왕국의 신문사를 전부 불러들였다.[36] 동행하지 않을 줄 알았던 아이저도 함께 가게된다. 먼저 더로랑 갤러리 소유의 <발레리나>가 진품 판정을 받고, 세레나는 표정이 잔뜩 구겨진다.

왕국 감정사들은 이어서 세레니티 소유의 <발레리나> 역시도 진품 판정을 내린다. 왕국 감정사들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크게 당황하여 재감정을 해보았지만 결과는 같았다고 한다.[37] 다이아는 한 작가가 같은 작품을 두 개나 남긴다는 것은 듣도 보도 못한 일이니 납득할 수 없다며 항의하고, 세레나에게 결과를 납득했는지 묻는다. 세레나는 둘 중 어느 것이 진품이고 가품인지에만 초점을 두었다면 결과에 납득할 수 없겠지만[38] 작품의 히스토리[39]를 유심히 본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대답을 한다. 세레나는 증인을 회의실로 불러들인다. 그 증인은 잘 알려진 왕궁 화가 '찰린'이었다.

찰린은 그림의 모든 히스토리를 현장에서 증언한다. 찰린은 한때 마리안느의 스승이었던 인연으로 마리안느와 종종 서신을 주고 받고 지냈다. 어느 날, 마리안느에게 첫 후원자[40]가 생겼고, 선물로 그림을 그려주려 했지만 후원자가 대가를 꼭 주겠다며 거액의 선금을 지불했다. 그래서 마리안느는 큰 부담을 가졌고, 고민 끝에 찰린을 찾아갔다. 찰린은 누군가에게 준다는 생각 없이 혼자 그린다는 생각으로 미리 한 번 그려보라는 조언을 했고, 그 중 더 잘 만들어진 것을 제공하라고 했다. 마리안느는 사인까지도 똑같이 연습했으며, 최종적으로는 첫 번째 그림은 연습작이라며 작업실에 두었고 두 번째 그림을 전달했다고 한다. 이때 주고받은 서신까지 증거로 제출한다. 심지어 세레나가 다이아 앞에서 했던 '제' 그림이라는 발언 속에는 본인을 그린 그림이라는 의미도 함께 있었다. 감정사와 다이아의 비서는 가품은 없었다는 게 핵심이었다고 둘러대며 자리를 급하게 파한다. 기자들은 결국 해프닝이었고 결과가 의외라서 재미있었다며 수군댄다. 세레나는 세레니티를 비전문가이기 때문에 그림은 가품으로, 세레니티는 거짓말쟁이로 몰아놓고 신문사들도 전부 동조했으면서 해프닝이니 재미있었니 떠드는 사람들에게 격노한다. 세레나는 분을 못참고 갑자기 유리잔을 깨며[41] 아직 할 말이 남았으니 다 앉으라고 소리를 지르고,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란다.

세레나는 이 모임이 있기 전, 수많은 모욕을 견뎌왔다. 그렇기에 이 자리는 세레나에게 단순히 진품과 가품만을 가리는 자리가 아니었다. 그렇게 단순한 문제였으면 사실 통보만 전화로 받으면 되는 일이었다. 굳이 귀한 시간을 내서 모두를 불러모은 이유는 분명히 존재했다. 첫째로 다이아가 비전문가인 세레니티가 모조품에 속았을 것이라며 가문을 모욕한 일을 세레나에게 사과해야했고, 둘째로 그것이 진실인 양 기사를 써서 퍼뜨린 신문사들은 감정 결과와 증언을 현장에서 보고 들은 토대로 정정 보도를 해야 했다. 세레나는 비록 세레니티가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비전문가일 지언정, 전문가라는 다이아의 안목은 한낱 비전문가보다 늦게 마리안느를 알아본 셈이라고 말하며 다이아의 '비전문가' 발언을 그대로 돌려주었다. 그날의 '비전문가' 발언은 다이아가 예술을 사랑하고 갤러리를 방문하는 모든 손님과 그들의 안목을 겨우 '비전문가' 정도로 바라본다는 의미라며 오너로서의 태도도 지적했다. 세레나는 가품이라고 증명된 쪽이 오늘 대화의 책임을 지기로 했던 약속을 상기시킨다. 다이아는 가품은 없는데 누가 책임을 져야 하냐며 모르겠다는 태도를 보이지만, 세레나는 엄연히 '습작'과 '완성작'인데 진품으로서 더 가치 있는 쪽은 세레니티의 그림이니 차이가 극명하다고 주장하며 탈출구를 봉인한다. 진정한 진품이 아니게 된 더로랑 측이 책임을 질 것이냐고 묻고, 다이아는 세레나가 원하는 것을 묻는다. 세레나는 칼을 던져주며 더로랑의 그림을 지금 이 자리에서 찢어서 폐기할 것을 요구한다. 세레나가 이 모임을 만든 세 번째 목적이었다. 세레나는 다이아와의 언쟁이 있던 날 그 순간 세레나와 세레니티가 받았던 망신을 다이아에게 몇 곱절로 되돌려주려한다. 다이아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을 때 다이아의 아버지, 이고르 더로랑이 등장해서 세레나와 단 둘이 얘기하기를 청한다.

이고르는 다이아 때문에 곤란하겠지만 갤러리의 이미지를 생각해서라도 다이아를 너무 몰아붙이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세레나가 원하는 것 세 가지 중 다이아의 사과, 정정 기사는 이루어냈고 마지막으로 그림의 폐기만이 남았다. 이고르는 신문사에 그림 폐기 사실과 입장문을 공지해두겠으며 사과문도 실을 의향이 있다고 전한다. 세레나가 완고한 태도로 일관하자 이고르는 우리의 그림 때문에 사단이 일어났으니 다른 그림인 휩 블레뫼르의 <잠식의 색>[42]을 주면 기분을 풀 수 있겠냐며 그림을 대가로 지불하겠다는 제안을 한다.

세레나는 <잠식의 색>이 세레니티에게 돌아온다면 당연히 기뻐할 것이지만 이렇게 불미스러운 일의 대가로 받고 싶지는 않으며[43], 사람들도 모두 돌아갔으니 더 이상 다이아를 몰아붙이지는 않겠다는 의사를 전한다. 이고르는 세레나의 이 말에 오히려 세레나가 이안사를 닮아 당차고 똑똑하다며 흐뭇해한다. 세레나의 의사를 존중하여 그림을 살 기회를 주는 것은 괜찮냐고 묻고, 세레나는 그 조건은 받아들여 <잠식의 색>을 구매한다. 그것도 무려 4년 전 가격 그대로 구매했다고 한다. 지금쯤이면 아무리 못해도 5배는 뛰었을 것이라고 한다.

2.4. 달린쿠르 시절 인연과 감정의 자각

갤러리를 빠져나가는 세레나를 아이저가 잡아세운다. 아이저는 세레나에게 화가 나서 뭘 하든간에 스스로를 아프게는 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세레나는 아이저와 가까워진 탓인지 아이저가 손을 잡아서인지 긴장한 탓에 고개를 돌리고, 아이저는 세레나의 얼굴을 잡고 정면으로 돌려버린다. 세레나는 상황을 센 척으로 빠져나가려하고, 걸음도 힘주어 걷는데 그만 길바닥에 구두굽이 끼어 넘어지고 만다. 박힌 구두를 뽑아보려하지만 구두굽이 부러진다. 세레나는 '또' 구두굽이 끼었다고 속으로 투덜거린다. 이때 아이저가 구두굽을 뽑아주며 학생때나 지금이나 '또' 구두굽이 끼어서 못 걷는다고 말하고 세레나는 놀란다.

6년 전, 달린쿠르 2학년 1학기를 마쳤을 무렵이었다. 달린쿠르 설립 100주년 기념으로 축하 파티를 겸하는 방학식을 하게 되었다. 파티에는 졸업생들과 초대 손님도 함께 하기로 했고, 애프터 파티는 가면 파티였다. 세레나는 어른 티를 내고 싶어 엄마에게 높은 구두를 부탁했다. 가면 파티 때는 깜짝 폭죽 이벤트가 있다는 소문도 있었고, 한 번도 폭죽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 날만을 기다렸다. 파티 당일날, 파티는 즐거웠지만 구두 때문에 발이 아팠다. 폭죽을 놓치기 싫어서 아픈 발을 참으려는 마음 반, 신발을 빨리 갈아신고 폭죽을 온전히 즐기려는 마음이 반이었다. 그때 딘 클램터가 세레나에게 불꽃놀이에 맞춰 고백을 하겠다는 말을 들었고 딘이 세레나쪽으로 접근하는 듯하자 마주치기 싫어 구두를 갈아신으러 가기로 했다. 샐리, 루나와 10분 뒤 폭죽이 잘 보이는 명당이라는 시계탑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여분의 신발이 있는 기숙사로 향했다. 기숙사로 가는 지름길은 보수 공사가 예정되어있던 탓에 출입이 제한되어있었다. 하지만 10분이라는 시간은 촉박했기 때문에 그냥 지름길을 쓰기로 했다. 그런데 구두굽이 그만 돌 사이에 끼어버리는 사고가 발생해 넘어졌다. 그때 키가 아주 큰 남자[44]가 세레나의 비명소리를 듣고 다가와 구두굽을 뽑아주었다. 무심히 다가와서 곤란한 일을 해결해준 남자에게 설렜지만 일으켜주겠다는 말은 부끄러워서 말없이 거절해버렸다. 그때 폭죽 이벤트가 시작되었고, 그 남자와 함께 인생 첫 폭죽을 보았다.

폭죽을 신기해하며 쳐다보는 세레나와는 달리 그 남자는 감정의 동요 하나 없이 덤덤하게 폭죽을 바라보았다. 세레나는 남자의 무엇이든 알고 싶었지만 부끄러워서 물어볼 수 없었고, 가면에 비치는 눈 색깔이라도 보려고 했지만 폭죽의 강한 빛 때문에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폭죽 놀이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뜨려하자 그나마 고맙다는 말만 전했다. 폭죽이 끝나고 낮은 굽의 구두는 헬퍼[45]를 통해 구하고 친구들 사이로 돌아왔다. 친구들이 세레나가 혼자 폭죽을 보게 되었다며 아쉬워하자, 친구들에게 '어떤 왕자님'이랑 같이 보았다며 그 남자에게 첫 눈에 반한 티를 낸다.

그 일 이후 구두굽을 소중히 보관하고 있었다. 검은 깃이 달린 검은 가면에 빨간 루비가 달린 가면을 쓴 남자가 도와주었다며 자랑도 했다고 한다. 그 남자를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마차 사고가 발생했고, 마음에 여유가 없어져 그 일을 잊고 살았다. 그러다 세레니티에서 설 자리가 없어져 방황하던 시기에 문득 그 일이 떠올랐고, 그 남자를 다시 한 번 보고싶어졌다. 가면 파티에서 처음 만났다는 이유 하나로 가면 파티에 가면 다시 만날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말도 안되는 기대를 품고 가면 파티에 자주 가서 현실 도피를 하곤 했다[46]. 파티장은 질식할 것만 같은 세레나의 방과 다르게 언제나 시끄러웠고 살아있는 기분을 주었다. 그 남자의 것과 비슷한 체향이 나면 주위를 둘러본다거나 가면을 쓰고 체구가 큰 남자를 보면 힐끔거리는 버릇이 이때 생겼다고 한다. 프롤로그에서 술에 취한 채 프리드릭의 넥타이를 잡아당기며 짜증을 냈을 때에도 그날 참석한 파티장에서 그 남자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다시 보면 알아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 사람이 아이저였고 그동안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 그때의 아이저에게 설렜던 감정이 지금의 아이저를 향해 북받쳐 오르기 시작하고, 부끄러워졌는지 아이저의 손 위에 올려진 구두굽을 재빠르게 챙긴다. 아이저가 이번에는 일으켜줄 테니 자신의 손을 잡으라고 말한다. 세레나는 그에 대한 대답으로 아이저의 손을 흔쾌히 잡았고 아이저는 세레나를 안고 걸어간다.

세레나는 그토록 미워했으면서 찾아다녔다는 사실에 오묘한 감정을 느낀다. 은인의 눈색을 알게되어 기뻐하기도 한다.

한편, 로웨인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설렘'의 유무가 중요한 것 같다고 말해준다. 함께 있으면 가슴이 뛰고, 살이 닿은 부분이 신경쓰이고, 내게 보인 언행을 곱씹게되고, 사소한 것 하나하나 기억하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구체적인 예를 들어준다. 그런데 그 예시들이 하나같이 아이저에게 느끼고 있는 감각이었다. 인정하기 싫어 또다시 입술을 깨물고 욕조에 입수하는 등 애를 쓴다.

사랑한다는 생각을 지우기 위해 호텔 일을 일부러 열심히 한다. 크리스마스 행사를 전과 다른 방향으로 꾸며서 재미있게 만드려고 애쓴다. 본래 호텔에서 가장 높은 회원 등급[47]을 차지하고 있던 여덟 가문을 배척하게 되면서 회원 제도 개편을 추진한다. 호텔 설립 기념회 뒤풀이로 오너 휴가도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2.5. 세레나 납치 사건

슬릿스완 경매장[48]에 탐나는 물건[49]이 들어와서 수이 대신 세레나가 직접 간다. 그림 뒤에 돈다발이 숨겨진 것을 보고받았기 때문에 주의했어야했지만 프라이빗 룸[50]에서 거래가 진행되기로 했던데다 보디가드도 있어서 안전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경매가 취소되어 빈손으로 돌아가게된다.

저택으로 돌아가는 차를 탔는데 이상한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눈치챈다. 수이의 말로는 며칠간 업무 때문에 잠을 얼마 못잤다고 했으니 피로 때문에 잠시 둔해졌던 듯하다. 운전사 시저를 다그치는데 백미러를 통해 운전사가 바뀐 것을 알게된다.[51]

세레나는 매우 침착하게 대처해나간다. 프리드릭을 자신의 호위로 고용하던 때, 프리드릭에게 프리드릭의 부재 시 목숨의 위협을 받으면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 물어본 적이 있었다. 프리드릭은 위치를 빠르게 추적할 수 있도록 물건을 떨어뜨려두라고 대답했다. 그 조언대로 귀걸이와 장갑, 옷 단추를 창문 밖에 일부러 떨어뜨린다. 유리잔을 깬 상처에 감아둔 붕대에 향수 냄새를 묻혀 버려두어 흔적을 남긴다.

귀한 행색 때문에 심부름꾼들의 구경거리가 된다.[52] 다른 피해자들과 다르게 살려달라고 빌지 않고 소리 하나 내지 않아 신기해한다. 세레나는 고작 누군가의 심부름꾼 따위일 사람들에게 힘을 소모하고 싶지 않았다.

차분히 납치가 일어나기 전의 상황을 되짚어보았을 때 경매 자체가 세라를 노린 미끼였다고 추론한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났으면서도 아무런 관련 없는 수이가 아니라 자신이 납치되었다는 사실에 안도하기까지 한다. 그림 뒤에서 발견된 검은 돈도, 《달무리》의 소유주[53]도, 뒷거래가 많은 슬릿스완 경매장[54]도 전부 이전부터 못마땅하게 여겨왔기에 어쩌면 올 것이 온 것이라며 초연한 반응을 보인다. 홀로 생각을 정리할수록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들이 라타생의 학생들에게 접대를 요구하여 예술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부당 이득을 취했던 일과 유사하게 느껴져 불쾌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마냥 어렸던 그때나, '세라'라는 이름 뒤에 숨은 개인일 뿐인 지금이나 무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기다림 끝에 사주범과 마주한다. 사주범의 생김새를 찬찬히 뜯어보다 담배 냄새와 파란 눈, 흉터를 보고 아이저의 형[55]을 알아본다. 라타생에서 해리를 죽였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그 때의 끔찍한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이제는 맞설 수 있다며 자기 암시를 꾸준히 걸어왔다. 그러나 정작 과거를 마주하게되자 공포에 잠식된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고 왕국에서 위상이 높다하여도 여전히 라타생에서 받은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 14살 소녀일 뿐이라는 것을 체감한다.

빅터는 세레나가 자신의 사업에 방해가 된다며 더 이상 미술품 경매에 관여하지 말고 개인 창고의 주소를 자백할 것을 요구하는 각서를 내민다. 세레나는 계약서에 침을 뱉는 것으로 거부 의사를 밝힌다. 빅터는 출장을 가야하는 관계로 출장 기간인 3일 안에 각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10분씩 지연될 때마다 얼굴에 흉터를 내겠다고 협박한 뒤 자리를 뜨고, 세레나는 잔뜩 움츠린다.

납치된지 이미 이틀이 지나 빅터가 돌아올 날이 다가오고 있었다. 감시자들이 기본적인 음식과 물을 제공해주었지만 극도의 정신적 스트레스[56]로 무언가를 먹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그때, 벽 너머로 전화를 하는 소리를 듣고 전화를 써서 자신의 위치를 알리기라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세레나는 아이저와 결혼했을 시점부터 십자가 형태의 목걸이를 늘 착용했다. 해당 목걸이는 사실 호신 용품으로, 십자가 팬던트를 분리하면 작은 독침이 나온다. 치사량의 독은 아니지만 상대를 기절시킬 수는 있다. 창고의 그림에서 누군가가 은닉해둔 거액의 돈을 발견한 뒤로, 프리드릭이 목걸이를 꼭 하라며 수이를 통해 당부했고, 납치된 당일에도 수이가 세레나에게 걸어주었다. 감시자를 불러내고 이 목걸이를 써서 기절시킨 뒤 경찰도, 저택 전화실도 아닌 아이저에게 전화를 건다.

수화기 너머로 아이저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참았던 울음이 터져나온다. 아이저가 세레나에게 대략적인 위치를 묻지만 차에 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범인들이 세레나의 눈을 가려버렸던 탓에 소지품을 버려두었던, 웰른베르크 외곽의 숲으로 향하는 외길이 기억의 전부였다.[57] 그저 도착해보니 낡은 2층 짜리 나무집에 와있었다. 아이저는 눈을 감고 소리나 냄새라도 차근히 기억해보라고 하고, 세레나는 페인트 냄새와 작은 기계 소리를 기억해낸다. 말을 마치자마자 다른 감시자의 소리가 들려오고, 황급히 전화를 끊으려한다. 아이저는 세레나가 전화를 끊기 전 범인이 누군지 알고 있으니 조금만 참으라고 안심시킨다. 세레나는 자신이 아이저의 목소리에 안심을 하고, 그의 약속을 믿고, 그가 올 것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다.

아이저와 통화한 뒤 하염없이 아이저를 기다린다. 아이저를 경계하고 싫어할 수 밖에 없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언젠가 아이저의 퍼스트 네임을 부르게 된다면 틀림없이 아이저를 조금도 불신하지 않을 때는 되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랬던 세레나가 아이저의 퍼스트 네임을 끊임없이 떠올리면서 흐려져가는 정신줄을 붙잡게 된다. 스스로도 이런 자신이 신기해서 머리가 잘못 되었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정말로 아이저를 사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며 시나브로 감정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인다.

이때 감시자가 사색이 되어 빅터가 돌아왔다고 알린다. 그는 계약서를 완성하지 않으면 자신도 세레나도 죄다 빅터에 의해 죽임을 당할 것이라며 거칠게 세레나의 손을 잡아끌고 펜을 쥐어 계약서를 쓰도록 시킨다. 세레나는 이에 맞서 손을 뿌리치는데 아래층에서 의문의 총소리가 들린다. 감시자는 빅터가 돌아와 사람을 죽이기 시작했다고 생각하여 본인도 크게 겁먹은 채로 세레나에게 겁을 준다. 총소리가 연거푸 들리고 빅터의 이름을 부르짖는 소리와 외마디 비명 소리가 난무하자 완력을 써서 세레나를 몰아붙이려하고 세레나가 벗어나려고 애쓰는 상황이 반복된다.

빅터가 들어오면서 두 사람이 대치하는 상황이 종료되는데, 세레나는 빅터와 다르게 입가에 흉이 없는 것을 보고 아이저라는 걸 알아챈다. 감시자들이 빅터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빅터가 아니라 아이저였던 것이다. 아이저는 두 사람을 발견하고 감시자에게 총을 쏘기 시작한다. 아이저가 빅터와 닮은 얼굴을 하고 사람을 쏘는 상황이 세레나로 하여금 라타생에서 겪은 악몽을 떠올리게 하여 괴로웠다. 한편으로는 아이저만은 사람을 죽이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희망과 아이저는 사람을 죽일 사람이 아닐 것이라는 믿음이 세레나의 마음에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58] 생전 처음으로 '아이저'라는 세 글자를 크게 외치고 사람을 죽이지 말라고 울면서 애원한다. 아이저 앞에서 울음을 터뜨린 것 역시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동안은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눈물이 나와도 꾹 참았지만 이제는 신뢰하는 관계가 되었고, 빅터보다 아이저가 먼저 왔다는 안도감에 벅차올라 약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무너져버린 것이다.[59]

아이저는 주저앉은 세레나를 꼭 끌어안아주며 죽이지 않았다고 안심시킨다. 아이저는 그대로 세레나를 안아들어 구출하고, 세레나는 그저 아이저를 꼭 붙잡고 안긴다.

2.6. 아이저의 마음을 확인하다

아이저에게 이끌려 서둘러 차에 탑승하고, 얼마 뒤 인적이 드문 개울가에 도달한다.

아이저는 평소답지 않았다. 상황에 맞지 앉게 개울가에 세레나를 앉히고서 옷을 벗으라고 한다. 세레나가 귀를 의심하자 아예 외투를 직접 벗겨버린다. 그 손길이 하도 신경질적이고 거칠어서 점점 이상하게 여긴다. 급기야 정장 드레스 밑단을 찢고 자기 셔츠를 개울물에 적셔서 다리를 닦는다. 세레나는 아이저가 엉망이된 세레나의 몰골을 보고 화가 났다고 확신할 수밖에 없었고, 화난 이유를 물어본다.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아이저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고 따르는 자신도 모순적이라고 느낀다. 아이저는 세레나의 몸에 묻은 더러운 피가 싫다고 대답해주고서 말없이 세레나에 기대어 어깨에 얼굴을 파묻는다.

어지러우면 안아서 데려다주겠다는 말을 아이저의 손을 처음으로 먼저 잡음으로써 자른다. 지금이 아니면 말할,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총소리가 들리고 피가 튀기는 상황이 무서워서 소리를 질렀을 뿐 고마웠다는 말을 전한다. 아이저는 감사 인사를 들은 뒤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저택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세레나를 태우고 간다. 고맙다는 말을 듣고 오히려 심각해진 아이저도, 어디로 가는 지 알 수 없는데도 묵묵히 수긍하는 자신도 모두 제정신은 아닌 듯했다.

앞마당에 호수가 있는 작은 집에서 수시로 의사의 진찰을 받고 아이저도 세레나를 간호한다. 열과 탈수 증상에 며칠 시달리다 정신을 겨우 차렸다고 한다. 호텔 설립 기념식 후 예정되어 있던 휴가를 쓴 듯 했다. 수이나 프리드릭처럼 먼저 나서서 세레나에게 필요한 걸 챙기지는 않아도 원하는 것이 있다면 가져다 주고 식사할 때 끝까지 지켜봐주고 더 먹이려고 노력한다.

몸이 완전히 회복되자 새삼 아이저에게 안기고 매달린 것을 부끄러워한다. 입맛이 없다며 밥을 먹지 않으려하자 쓰러져 죽으면 본인 손해이니 최악의 상황이라도 먹고 버티라는 충고를 듣는다. 최악의 상황이라면 납치되었을 때를 말하는 듯 하여 사탕[60]을 먹었다고 해명한다.

한편, 여전히 자신이 있는 장소가 어디인지 모른다. 아이저의 개인 별장이라기엔 작고 낡았고, 시계도 멈춰있는 것으로 보아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집인듯했으며, 물건들도 다른 사람의 소유물 같았다. 이때 '아서'라는 지인이 찾아온다. 아이저가 몇 가지 물건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함께 차를 타고 '에릭'에게 가 물건들을 얻어오자는 제안을 하려고 왔다고 한다. 세레나는 낯선 곳에 혼자 남겨지는 게 싫어 아이저의 소매를 붙잡고 가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차로 20분 밖에 걸리지 않는 일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싫다며 같이 있자고 설득한다. 아이저는 하는 수 없이 아서에게 아내 때문에 함께 가지 못할 것 같다며 거절함으로써 세레나의 부탁을 들어준다. 한때는 아이저의 아내라는 호칭이 끔찍히도 싫었지만 이제는 설렘으로 바뀐다.

아이저가 세레나에게 나가지도 못하게 하고 못됐다며 퉁명스럽게 말하자 낯선 곳에 감금시켜둔건 정작 아이저이고, 낯선 곳이 무서워서 붙잡았을 뿐이니 못된 것은 아이저라며 서로 티격태격한다. 세레나의 옷이 이곳에 있을 리가 없어서 지인이 옷을 사오는 동안 아이저의 비상용 정장으로 갈음하고 있었다. 옷도 세면도, 소리도 냄새도 모두 낯선 것이 원래의 매우 예민한 세레나라면 조금도 버티기 힘들어했겠지만 그럼에도 아이저의 간호를 받는 상황이 오히려 좋았다. 그래서 저택으로 돌아가자고 요구하지도 않았고 아이저가 이곳이 영 싫으면 저택으로 가자고 하자 이곳이 싫다는 거짓말을 하지도 못한다. 싫지는 않다는 세레나에게 아이저가 그럼 이곳이 좋은 거라며 단순하게 정의내린다. 자신만 이 상황이 좋은 것처럼 느껴져서 자존심이 상하고, 심지어 먼저 자신을 끌어안고 이곳으로 데려온 사람은 아이저인데 태연하게 혼자 책을 읽기 시작하자 농락당하는 기분을 느낀다. 참지 못하고 딸기 맛 술에 취했을 때처럼 아이저에게 과감하게 들이댄다. 그런데 그 농락당하는 상황마저 좋았다.

세레나가 왜 그토록 사랑을 부정해야만 했는지, 그 이유가 이때 밝혀진다. 먼저,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아이저를 혐오하여 공격적인 말과 행동을 퍼부었던 과거가 있다. 그런데 이제와서 아이저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이 우스웠다. 아이저를 향한 강한 의심을 지웠다고는 하나, 여전히 아이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것은 매한가지인데도 그러한 감정이 생겼고, 이는 전혀 이치에 맞지 않다. 반면 아이저는 자신에게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자존심이 크게 상했다. 그래서 머리에서는 마음에게 아이저를 좋아하면 안된다고 명령하고 있었지만 감정은 이성을 배반하고 있었다. 난생 처음 겪는 말도 안되는 감정이 버거워서 눈물이 고였고, 울음을 참아내려고 입술을 깨물기 시작한다. 아이저가 입술을 제발 깨물지 말라며 다그치고, 세레나는 마음도 없으면서 걱정하고 참견하는 아이저가 자신을 갖고 노는 것 같아 피를 닦아주는 손을 뿌리친다. 세레나는 10대 때 소망 일기장에 아빠처럼 잘생긴 사람과 연애하다 결혼하고 싶고, 풋풋하고 아름다운 첫사랑을 해보고 싶다는 두 가지 꿈을 써두었다.[61] 그러나 아이저와 원하지도 않는 결혼을 하게 되었고, 그토록 미워하던 아이저를 사랑하게 된 바람에 풋풋하고 아름답기는 커녕 서로를 할퀴다 질척하게 파고드는 외사랑을 하게 되었다. 본인 때문이든, 아이저 때문이든 두 가지 소망 모두 보기 좋게 망쳐버렸다. 내가 어쩌다 너를 사랑하게 되었냐며[62] 한탄하다가 더 이상 눈물을 참지 못하고 흘러나온다. 그때 아이저가 입술을 포개었고, 이것이 두 사람의 첫 키스가 되었다.

세레나는 그만 자신의 사랑도, 그의 키스도 받아들이기로 한다. 분위기는 더 무르익어서 아이저가 세레나를 침대로 이끈다. 그동안 차갑다고만 생각했던 파란 눈이 불꽃이 가장 뜨거울 때 파랗게 타오르는 것처럼 뜨겁다고 느낀다. 아이저가 생각이 많아진 듯 고요해지자 일을 저질러버린 것이 후회되는지 궁금해하고, 아이저는 단 한 가지 생각 뿐이라며 세레나의 말에 부정한다. 하필 이 때 심부름꾼이 옷을 배달하러 오고, 아이저는 거기서 세레나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목덜미에 입맞춤을 퍼붓기 시작한다. 결국 아이저의 의도대로 밖에 누가 있든 말든 둘만의 은밀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해가 지고 불청객도 떠나자, 아이저가 세레나에게 목적어를 생략하고 시작하면 멈출 수 없으니 정말로 원하는 것이 맞는지 확실하게 동의 여부를 묻는다. 세레나는 질문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해 목덜미에 키스를 한 정도면 할 것은 다 한 건데 대체 무엇을 더 하겠다는 뜻인지 묻는다. 아이저가 순진한 척은 하지 말라고 하자 억울해서 따지고, 그제서야 아이저는 세레나가 정말로 성지식이 전혀 없다는 것을 알고 당황한다. 이전에 프리드릭과도 비슷한 분위기와 상황을 겪은 적이 있었는데, 아이저의 반응에서 마찬가지로 당황하던 프리드릭이 생각나 기시감을 느낀다. 그때 프리드릭이 고민 끝에 무언가 더 말해주려다가 그만두었고, 그 반응 때문에 뭔가 더 남았다는 것을 어림짐작할 뿐이었다. 성교육을 받을 수조차 없었던 환경이었음을 해명하게 되자 부모를 잃고 집안이 위태로워졌던 자신의 처지를 스스로 확인하게 되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한다. 관련된 얘기를 하는 것도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보통의 귀족 가문 자제라면 성년제 때 부모에게 술과 성에 대해 배워야했다.[63] 하지만 세레나의 부모님은 17살에 이미 돌아가셨고, 호텔을 살리는 것조차 버거웠던 시기였으므로 이안사가 자식 부부를 대신해 가르쳐 줄 여유 따위는 없었다. 가정 교사를 고용해 가르쳐 줄 생각도 못했을 정도로 세레나의 성교육은 모두의 관심 밖이었다. 성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교육을 받지 못한 세레나는 알아들을 수 없었고, 가정의 부재를 고스란히 느껴야했다. 술은 그나마 가면 파티장에서 혼자 배웠고, 그곳에서 여러 이야기를 훔쳐듣다가 남녀 사이에 사랑이 생기면 서로를 만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더 음설한 이야기가 나왔을 땐 알아듣지도 못했거니와 듣는 것 자체를 힘들어했다. 그걸 눈치 챈 한 언니가 따로 데리고 나가서 아직 어리니 이런 이야기 듣지 않도록 야심한 시간까지 있지 말고, 나중에 남편에게 직접 배울 수 있으니 주눅들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프리드릭과도 맨몸에 키스하는 것 이상으로 더 하지 못했던 것이었고, 세레나도 프리드릭을 침실의 일을 배워가면서까지 어른의 사랑을 나눌 정도로 사랑하지는 않았다. 일개 고용인일 뿐인 프리드릭 역시 세레나가 먼저 원하지 않았으니 그 이상 요구하지 않았다. 성행위와 관련해서는 프리드릭과 2년간 부대끼며 지냈던 경험 때문에 남자들이 흥분하면 신체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것까지가 세레나가 아는 전부였다. 그조차도 더 나아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까지 알지는 못했다.

가면 파티장에서의 일화를 떠올리다 남편에게 배우라는 말을 들었던 것을 입 밖으로 내어버린다. 이후의 일을 몰라야만 할 수 있는 말이었고, 의도치 않게 아이저를 더 자극해버려 당황한다. 아이저는 잠시 생각하다가 세레나가 원한다면 흔쾌히 가르쳐줄 수 있으니 정말로 지금 본인에게 배우길 원하냐며 다시 한 번 동의를 구한다.

세레나가 그 이상을 알고 싶은 것은 맞지만 아이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 장벽이었다. 서로 키스를 했다는 것도 받아들여야할 과제였는데, 그것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프리드릭처럼 온몸에 자국을 남길거란 것은 너무나 뻔했다. 서로 경멸했고, 이제는 사랑하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는 상대와는 서로 몸에 자국을 남기는 것이 아직 부담스러워 긴장한다. 프리드릭과 스킨십을 할 때의 소꿉장난같은 분위기와 아예 다른 농밀한 분위기도 적응이 안되었다. 아이저가 마침 한 발 물러서주어 잠시 방에 혼자 남겨진다.

2.7. 아이저와 진정으로 부부가 되다

열띤 분위기는 사라졌지만 고민이 생겨 잠을 못이루고 있었다. 차분하게 생각하고 싶어서 호수로 가 냉수 마찰을 한다. 아이저도 마찬가지로 잠들지 못하고 있다가 호수에 들어간 세레나를 발견하고 놀라서 호수에 뛰어 들어오느라 작은 소동이 있기도 했다.

아이저의 옷이 물에 젖어 옷 아래로 살이 비쳐보였고, 그 시선을 느낄 정도로 한참을 바라본다. 아이저가 부담스러워하자 보이니까 보았고, 아이저도 자신을 만졌는데 문제가 없다며 자존심을 세우고 해명한다. 아이저는 세레나도 만지면 된다며 장난스레 대꾸했는데 세레나는 굳이 사양하지 않고 열심히 아이저의 가슴팍을 조물조물 만져본다. 남자 가슴팍을 못느껴본 건 아니지만 만져보고 싶은 충동이 든 것은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프리드릭이 먼저 세레나를 만지기 전까지는 본인이 나서서 만지지 않았던 이유는 애초에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좋아하면 만지고 싶어진다는 로웨인의 말을 드디어 이해하게 되었고, 이미 알고 있던 남자의 몸인데도 자신과 전혀 다른 것이 이상하리만치 신기하게 느껴진다.

세레나는 이참에 아이저에게 물에 들어오고 싶었을만큼 혼란스러운 이유를 설명해준다. 아이저 역시도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고, 과거와 현재의 강한 괴리는 혼자서 해결해볼 수 있었지만 아이저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는 그 한 가지만큼은 홀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래서 아이저가 지난 번 '그레이언의 이름을 증오하는 건 너와 나의 차이점이 아닌 공통점이다.'라고 말했던 것을 언급하며 세레니티 가문에 들어온 이유를 직접 묻는다. 아이저가 순순히 대답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상하긴 했지만 그보다 조금 더 예민하게 대답을 거부한다. 가정사에 대해 알든 모르든 자신을 믿는 건 세레나의 자유이고, 말하고 싶지 않으니 궁금하면 알아서 조사해보라는 것이 골자였다. 이렇게되면 두 사람이 서로 감정이 싹트고 충동적으로 서로를 탐하더라도 신뢰를 기반으로 하여 관계가 개선될 기회가 없어진다. 그래서 화가 났지만 어째서인지 마음이 아팠다. 결국 어떤 식으로든 알아낼 능력이 있었지만 아이저의 입을 통해 직접 듣고 아이저와 손을 잡아도 되는 것인지 의논하고 결정하고 싶었다며 토로[64]한다. 아이저는 그 말에 반응 없이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다. 세레나는 아이저가 말하기 싫어하는 마음을 이해하지만 그래도 알지 못하면 두 사람의 관계는 제자리 걸음이기에 이 기회를 잡고 꼭 아이저의 이야기를 듣기로 마음먹는다. 그래서 방향을 달리하여 아이저가 거래를 좋아하니 자신과의 거래를 제안한다.

세레나가 먼저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로 하고, 아이저가 세레나의 이야기에 충분히 만족한다면 아이저가 이야기하기로 하는 거래였다. 호텔 설립 기념식 전날, 집무실에서 아이저가 문득 세레나가 어쩌면 그레이언 가문에 개인적인 원망을 갖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의문을 표한 적 있었고, 세레나가 시인했다. 그때도 세레나가 자신의 정보를 넘기고 아이저에게서 할머니와 한 거래 내용을 알아내려했는데, 이때 못다한 거래를 주도하기로 한다. 그리하여 그레이언 가문을 왜 그토록 혐오했는지[65], 그리고 아이저를 왜 도저히 믿지 못했는지[통화내용]를 밝히게 된다.

아이저는 해당 통화 내용의 주어는 세레나가 아니라 남동생이라고 설명한다. 존재 여부도, 존재한다면 생사 조차 모르는 남동생을 두고 한 이야기 였으며, 죽인다거나 살린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통화 상대였던 친척을 속이기 위해 꾸민 말이었다고 한다. 다만 그레이언 가문과 척을 지고 세레니티로 오게 된 이유는 아버지와 형과 사이가 좋지 않아서일 뿐이라며 두루뭉술하게 설명해버리는데, 자신의 이야기를 매우 상세히 꺼냈기 때문에 세레나가 당황한다. 아이저는 이에 나머지는 사업가라면 뒷조사를 하는 것이 나쁜 게 아니라 당연한 것이니 뒷조사를 하라는 태도로 일관한다. 약간 서운해진 세레나가 라울을 꼬여서 알아내겠다고 궁시렁거리자 라울보다는 러비스를 통해 알아보라며 넌지시 방향성을 잡아준다. 직접 말하기는 버거운 본인 대신 러비스를 통해 자신의 패를 보여주겠다는 의미이니 거창하게 뒷조사라는 용어를 쓸 필요도 없어졌고, 전혀 알지도 못했던 남동생 이야기를 알아내었기에 이만하면 소득을 봤다고 생각하고 뿌듯해한다. 아이저를 알아가는 일에 열의를 갖게된 세레나는 아예 이 대화가 끝나자마자 러비스에게 연락해버린다. 호수 앞 낡은 별장이라는 단서만으로 세레나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채고서는 세레나가 먼저 연락해서 기분이 좋다며 아침 일찍 세레나에게 찾아와준다. 갑작스런 러비스의 방문에 아이저가 당혹스러하자, 세레나는 '자신의 최대 관심사는 아이저인데 망설일 게 뭐가 있냐'라며 직진 고백을 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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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화
오전에 러비스에게 아이저의 과거[67]를 모두 듣고 오후에는 아이저와 함께 노란 꽃[68]이 펼쳐진 들판에 나들이를 간다. 세레나는 아이저가 덤덤한 표정을 하고 있어 힘겨운 삶을 살았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동정이 아니라 공감을 경험한다. 어린 시절에 끔찍한 일을 목격[69]했다거나 자신의 마음이 사랑인지, 생존 본능인지도 모른 채 마음을 줘버린 일, 그리고 그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기억은 세레나도 겪어보았다. 아이저 역시도 잇따른 사건이 고통스러워 극도의 우울과 무기력에 빠졌고 사람을 거부하며 살아보았다. 세레나가 무거운 감정에서 허우적댈 때 아이저가 이런 자신을 한심하게 여길 것이라고 불안해했고, 그래서 더욱 저항했다. 하지만 오해와 달리 그 순간에도 아이저는 과거의 자신을 비추어 세레나를 이해해주고 있었다. 호텔 설립 기념식이 끝나고 아이저가 세레나에게 한 번도 세레나를 미워한 적 없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세레나는 그간 아이저에게 미움을 표출해왔기 때문에 당연히 아이저가 자신을 미워해야 맞다고 생각했고, 어떻게 밉지 않을 수가 있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아이저의 과거를 들은 이후로는 아이저의 넓은 이해가 미움마저도 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게다가 세레나의 미움 속에는 아이저의 가문에 대한 미움도 담겨 있었다. 자신의 가문이 끔찍히도 싫어서 세레니티로 오게 된 아이저이기에 자신을 그 가문 사람으로 보는 시선과 미움을 감당하기 쉽지 않았을 터였다. 그런데 그 미움마저 넓은 이해로 품었다.

세레나는 스스로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아이저는 지금 세레나가 겪는 것들을 전부 겪어본 사람이고, 그걸 헤쳐나갈 힘을 지녔다. 아이저와 함께 경영을 하게 되었을 때부터 그는 늘 세레나보다 앞서 걸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세레나가 위기를 어떻게 안전하게 헤쳐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다.[70] 이런 사람을 이제는 믿어보고 싶어졌고, 서로 돕고 싶어졌다. 아이저도 부디 같은 마음이길 바라며 아이저의 퍼스트 네임도 불러주고, 처음으로 먼저 손을 잡아달라고 부탁한다. 아이저는 기꺼이 내민 손을 잡아준다.

같은 시각, 다이아를 비춰주었는데 더로랑 측에서 마리안느 드생의 <발레리나> 습작을 폐기하지 않고 해외의 암거래 시장에 내다 팔아 돈을 챙겼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나름 약속대로 소유권은 포기하되 조금이라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함이었는데, 세레나가 이 정보를 알아내고 '세라'의 이름으로 브로커를 통해 습작을 구매해갔다. 다이아는 이 일로 세라와 세레나가 동일인이란 사실을 알아버렸다. 마리안느 드생의 그림이 팔릴 것을 예측할만한 인물은 세레나 뿐이기 때문이다. 다이아는 세레나가 칼을 건네며 그림을 폐기하라고 모두의 앞에서 요구한 행위는 다이아가 그 자리에서 그림을 찢지 못할 것도, 약속대로 그림을 버리지 않고 팔 것도 모두 예상하고서 세레니티의 체면과 습작을 몽땅 가지려한 의도적인 연출이라고 보았다. 또한 이 일로 그림의 가치를 올릴 수도,[71] 약속을 지키지 않은 더로랑을 공격할 수단으로 삼을 수도 있으니 제대로 물을 먹인 한 수였다고 평가한다. 단, 이는 당사자인 세레나의 시선이 아니라 다이아의 시선이다.[72]

82화
아이저의 과거를 알게된 날, 프리드릭이 세레나의 위치를 확인해줬다는 사실도 알게되었다. 그날 저녁에 귀가해서 프리드릭을 찾았는데 세레나가 납치된 그날 이후로 종적을 완전히 감춰버렸다. 세레나에게 미지의 대상은 아이저가 아니라 프리드릭이 되었다. 의도를 갖고 접근했으면서 납치 사태를 예견하고 그림 뒤편의 돈까지 발견해줬다. 속을 하나도 모르겠는데 그의 배후도 여전히 모른다. 세레나는 어찌됐든 프리드릭을 고용한 건 본인이기 때문에 끝을 내도 자신이 내고 싶었고, 반드시 대화하여 배후에 관해 알아낼 작정으로 프리드릭을 찾는다.

다음날 아침, 아이저는 흰색의 새 차량[73]을 남겨두고 일찌감치 어디론가 갔다. 세레나는 새 차량을 타고 호텔로 출근해서 저녁까지 밀린 업무를 보았다.

습작 <발레리나>를 매입한 의도가 밝혀졌는데, 다이아의 생각과 다르게 그림 폐기 요구는 연극이 아니었다. 세레나는 사람을 믿고 싶은 욕구를 타고났다. 아이저를 믿고 싶어했듯이 이고르와 나름대로 진심을 나누었다고 생각해서 이고르도 그림을 폐기할 것이라는 약속을 지켜줄 것이라고 믿어보고 싶었다. 그림을 폐기하라는 요구는 세레나의 진심이었다는 의미이며, 달리 말해 습작에 미련이 있었던 적도 없었다. 그래도 혹여나 약속을 지키지 않고 그림을 팔 것을 우려해 미리 브로커를 섭외해두고 암거래 시장을 관찰했고, <발레리나> 매물이 나오자마자 구매했다. 또한 세레나는 예술의 가치가 손상되는 것을 싫어한다. 이고르가 <잠식의 색>을 그냥 주겠다 했을 때 좋아하는 작품이면서도 진품 논쟁과 같은 더러운 꼬리표가 붙는 것이 싫다며 거절했던 사람이다. 따라서 암거래와 같은 더러운 꼬리표가 붙은 채로 정처 없이 떠돌기 전에 자신이 소장할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히스토리의 측면에서도 '이 세상에서 사라진 비운의 작품으로 알려렸지만 사실 보존되어 세레니티가 소장 중인 작품'이라는 사연은 다이아에게나 부러운 히스토리이지 세레나가 매력을 느낄 히스토리는 아니다. 세레나는 다이아와 달리 솔직해도 너무 솔직한 성격인데, 다이아가 이를 모르고 본인의 행동 방식에 끼워맞춰서 해석하기도 했다.

돈이 숨겨진 그림은 그레이언 가가 돈세탁을 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수이에게 표식이 있거나 이동 경로가 같은 그림을 따로 분류해두라는 지시를 내린다.

슬릿스완 인수를 준비하고 있는데, 더로랑도 슬릿스완 인수를 위해 움직인 것을 파악하고 승부욕을 느낀다.

세레나는 프리드릭을 소개해준 브로커 '테진'을 찾아 슬럼가로 향한다. 처음부터 직접 찾을 생각은 없었고, 세라를 이용해 프리드릭의 배후를 알아낼 계획이었지만 프리드릭이 종적을 감췄고, 세라는 활동을 자제할 수 밖에 없어진 관계로 계획을 바꿔 직접 캐묻기로 한 것이다. 수이가 테진에게 먼저 연락을 시도했지만 무응답이라 세레나가 직접 움직였다. 작은 사무실을 예상했지만 술집에 가까웠으며, 담배 쩐내는 악취에 가까웠다. 다이아의 몸에서 났던 담배와 비슷하면서도 묘하게 더 쓴 냄새[74]도 맡았다.

테진을 찾아 프리드릭을 소개하라고 한 배후를 직접적으로 추궁한다. 테진이 교묘하게 대답을 피하려하자 돈으로 꾀어서 대답을 유도한다. 돈으로 설득하자 테진은 보다 순순해졌지만 기억을 되짚어보아야한다며 시간을 끈다. 그때 뒤편에서 갑자기 다이아가 테진에게 '물건'[75]을 요구하며 나타난다. 서로가 예기치 못한 만남에 놀라고, 다이아는 술에 취해 테진과의 대화를 훼방 놓으며 무례를 저지른다. 세레나가 다이아를 부르자, 다이아는 이곳에서는 실명을 언급하면 안된다며 '세라'로 호칭함으로써 도발한다. 처음부터 자신이 세라라는 사실을 알고 도자기[76]를 선물했냐고 캐묻자, 처음부터 알진 못했고 습작 <발레리나>를 몰래 팔다가 세라가 그림을 사간 걸 보고 눈치챘다고 하며 가문의 부정한 수를 더이상 숨기려 하지도 않는다. 이때 처음으로 다이아가 세레나에게 반말을 쓴다. 세레나가 말없이 다이아를 바라보자, 뒤편으로 가서 재밌는 것[77]을 알려주겠다며 음흉함을 보인다.

83화
세레나는 점점 화가나서 재밌는 거는 당신이나 하라고 거절한다. 덧붙여 더로랑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실망했고, 그 수준을 알겠으니 더이상 더로랑과는 어떤 관계도 없다고 단언한다. 다이아는 더 나빠질 것도 없다며 담담하게 반응한다.

다이아가 주제를 바꿔서 이혼은 언제하냐고 도발한다. 세레나는 정말로 고작 몇 달 전까지만해도 아이저와 이혼하고 싶어했는데, 이것까지 간파당했다. 우선 다이아에게 어디까지 아냐고 묻는다. 다이아에 의하면 외국에 있을 때 아이저와 세레나의 뒷조사를 하고 보고받았으며, 그래서 세레나가 원치 않는 결혼을 했고, 아이저와 세레나가 사이가 좋지 않았으니 분명 이혼을 원했을 것이라고 한다. 정작 이혼을 할 수 있을 나이가 되었을땐 아이저에게 주도권을 빼앗겨서 그럴 수 없었는데, 이제는 홀로 설 능력이 있으니 이혼을 빠르게 도와주겠다고 말한다. 이 질문을 통해 다이아의 속내를 눈치챈다. 세레나의 이혼을 원한다는 건 진심이지만, 이혼을 돕겠다는 그 제안을 자신이 받아들일 리 없다는걸 다이아도 알테니 진짜 목적은 자신이 아이저에게 마음이 있는지 아닌지를 떠보는 것이다. 결국 첫 만남부터 아이저를 간호하겠다고 세레나의 자리를 요구한 이유가 이제서야 보인다. 처음부터 이혼을 확신해서 부부로 취급할 이유를 못느꼈거나, 그냥 그러기 싫었던 것이다. 세레나는 다이아가 원하는 답을 해줄 생각이 전혀 없어서 자신이 짧은 순간 파악한 것들을 이야기하며 다이아의 속을 찔러본다.

더이상 아이저와 자신에게 관심을 끄고, 또다시 이런 무례를 저지른다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일어난다. 그 순간 아이저가 문을 박차고 등장한다. 아이저는 세레나를 숨겨주고, 다이아를 향해 세레나에게 얼씬도 하지말라고 경고한 뒤 세레나를 밖으로 데려간다.

아이저는 세레나에게 다이아와 무엇을 했는지 묻는다. 순순히 대답하려다 괜히 자존심에 큰소리를 치지만 아이저에 의하면 이곳은 낮과 밤이 다르고, 뒤편에서 나던 쓴 냄새는 쾌락을 즐길 때도 쓰지만 정신 착란을 일으켜서 자백을 받아내거나 중독시켜서 인생을 망칠 수 있는 냄새라고 한다. 경호원 사용도 지적받는다. 경호원을 데려왔으면 유사 시를 대비해 문 밖에 세워뒀어야하는데 그러지 않았기 때문이다. 늘 세레나를 따라다니며 지켜줄 수 없으니 스스로 지키라며 따끔하게 혼을 내고, 세레나는 이미 스스로 무모한 짓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단 한 마디 반박도 못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유난히 아이저가 예민한 듯하여 라울에게 아이저가 오늘 무얼 했는지 묻는다. 라울이 우물쭈물하자 무슨 일이 있었다는 걸 확신하고 캐묻는다.

84 ~85화
라울에 의하면 아이저는 납치 사건 때문에 오전에 그레이언 가에 갔다고 한다. 더스틴 그레이언과 언쟁이 있었고, 빅터 그레이언과는 크게 마찰을 빚었다고 한다. 그런데 귀가하던 중 세레나와 다이아가 함께 있는 걸 보고야 말았으니 기분이 완전히 바닥었다는 걸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그래도 세레나는 할 말은 하고 싶었다. 아이저가 부부 전용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기 직전, 아이저에게 자신의 의견을 밝히기로 한다.

세레나의 가치관은 이러하다. 자신의 몸을 스스로 지켜야한다는 아이저의 훈계에는 동의했다. 낯선 곳에서는 좀 더 조심하기로 스스로 다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매번 몸을 사릴 생각은 없었다. 세레나는 혼자라도 필요하다는 판단이 서거나 자신이 원한다면 부딪혀보길 희망한다. 그게 때로는 아이저의 시각에서 무모해보일지 몰라도 그래보고 싶었다. 이러한 자신의 가치관을 아이저에게 전달한다.

아이저는 가만히 듣다 말고 침묵하더니 갑자기 키스를 해온다. 아이저는 기분이 나빴던 영향인지 지난 번보다 더욱 거칠었다. 한참 키스를 퍼붓더니 돌연 멈추고, 세레나를 각방으로 보내려한다. 이 상황은 지난 번, 아이저가 무언가를 더 하려다가 그만두었던 것과 똑같았다. 그때는 정말로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저가 무언가를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앞서 아이저를 향해 필요하다면 도전해보겠다고 말했듯, 그 무언가를 한 번 알아보고 싶었고, 부딪혀보고 싶어졌다. 이는 전혀 충동적인 생각이 아니었다. 그래서 아이저에게 처음으로 먼저 폭 안기며 그때의 것을 가르쳐달라고 떼를 쓴다. 아이저가 너무 조심스러워하자, 사실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사람은 네가 아니냐며 아이저의 속을 찔러본다. 아이저는 몸을 밀착해오더니 언제든 준비되었다며 세레나의 말을 부정한다. 이어 몸을 돌려세우고, 속옷을 벗기고, 블라우스 단추를 몇 개 푸는 등 다소 거칠게 대한다. 아이저의 돌발 행동에 비록 놀라긴 했지만, 이것보다 더 할 것이니 지금이라도 그만두라는 말이 무섭지는 않았다.[78] 게다가 살면서 처음으로 남자에게 키스를 해보고 싶다는 욕구를 느낀다. 세레나는 더한 것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입맞춤을 통해 표현한다. 이로써 세레나는 아이저에게 확신을 주었고, 아이저는 세레나와 함께 세레나의 침실로 향한다.

엘리베이터에서 거칠었던 모습을 보였던 것과 달리, 막상 아이저는 세레나를 최대한 배려해준다. 크게 긴장되었지만 아이저의 가르침대로 감각에 집중하려해본다. 예전부터 아이저가 프리드릭과 같은 행위를 해도 이상하게 부끄럽다거나 뜨거움을 느꼈다. 그 감각이 착각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프리드릭이 몸 곳곳에 키스해주었던 것과 같은 행위를 아이저가 하고 있는데도 프리드릭 때와 달리 시종일관 부끄러웠고, 동시에 좋기도 해서 이상하게 여긴다. 세레나는 마냥 금욕적일 것만 같은 아이저가 자신을 욕망한 적 있는지가 문득 궁금해졌고, 참지 못하고 질문한다. 아이저는 자신이 할일을 하며 한참 뜸을 들이다 수없이 많다고 시인한다.


[1] 안타까운 가족사를 겪고난 뒤 사람들이 호시탐탐 세레니티를 빼앗으려 했고, 우울•불안에 시달려서 예민해졌던 사실은 작품 초반에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때의 돌발 행동을 설명하기엔 부족했는데, 48화에서야 이런 성격이 만들어진 이유가 온전히 밝혀졌다. 아이저와 결혼하고 나서는 아이저가 세레니티를 빼앗고 말 미래를 경계해야했고, 매 순간 긴장 상태를 유지하느라 자신의 것을 넘보는 것에 매우 예민해졌다.[2] 물은 라울이 대신 맞았다.[3] 왕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신문사인 맥킨 신문사에 많은 권리를 행사하는 토드가 가문. 최고 품질의 커피콩을 위해 독점 계약한 농장의 소유주인 윌 가문. 고가의 제품을 수입하는데 쓰는 선박 및 해외 사업장과 관련있는 에드몬드 가문 세 가문만 밝혀짐.[4] 19세.[5] 왕국은 미성년도 보호자의 동의 아래 법적 결혼이 가능하다. 악용을 우려해 이 경우에는 합당한 사유가 있어야 하며, 복잡한 서류 절차 및 법원의 동의 하에 극히 드물게 허가되었다.(15~18세에 해당되며, 성인이 된 후에는 자의적으로 이혼이 가능하다.) 성인은 보호자의 동의 없이 결혼이 가능하며, 왕국의 결혼 적령기는 25세 이상부터이다.[6] 이들은 사회적인 평판도 문제가 있지만 세레나에게 개인적인 이유가 더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과거사 : 라타생 시절 문단 참조.[7] 세레나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임신하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그런 세레나의 몸에 스킨십 자국이 많이 남아있었고, 이를 본 주치의가 세레나가 혹여 관계를 가졌을까봐 세레나에게 임신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부부의 건강검진 내용은 서로 투명하게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저도 전달받았다. 다만 주치의가 이를 보고 염려했다고 해서 두 사람이 문란하게 관계를 맺어왔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에 관해서는 후술하였다.[8] 시기는 한여름.[9] 간혹 초대객도 있다.[10] 실제로는 아이저가 옮겨주었으나 그럴 가능성 자체를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이 잠에 취해 침대로 가놓고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11] 개인 소지 목적이기 때문에 불법 총기이다.[통화내용] '계속 지켜보는 중입니다. 그저 죽은 듯이 가만히 살고 있어요. 지금은 조용히 사는 게 도움이 된다지만, 시간이 흘러서도 쓸모없다면 없애야죠. 이용할 수 있을만큼 이용 하다 방해가 되는 순간 바로 죽일 겁니다. 그런 것쯤은 사고사로 위장하면 돼요. 사람들은 또 금방 잊을거고.' '정이라뇨, 남과 다를 바 없는 애입니다. 죽든, 살든 아무 상관도, 관심도 없습니다. 다만, 처리하더라도 제가 손댑니다. 기회를 보고 있으니, 기다리세요.'[통화내용] [14] 즉, 프리드릭은 과거 모종의 사유로 누군가를 살해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15] 여덟 가문에 해당하는 토드가 가문의 입김이 센 맥킨 신문사의 보도는 막을 수 없었다.[16] 마주보게끔 무릎에 앉혀버렸다. 하체가 밀착되는 자세였다.[17] 이 은유 표현이 정말 절제되어있었고, 주치의 입에서 임신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말까지 나왔기 때문에 차후 직접적으로 언급되었을 때 많은 독자들을 당황케했다.[18] 맨몸에 입맞추는 것까지 허용했다.[19] 키스도 늘 세레나가 아니라 프리드릭이 먼저 해왔다. 프리드릭이 피크닉에서 키스를 해달라고 요구했을 때도 세레나는 네가 해보라고 했다. 수위 높은 스킨십도 늘 프리드릭이 먼저 하고, 세레나는 그저 받아들일 뿐이다. 프리드릭은 세레나가 옷을 갈아입을 때 맨살이 드러나면 시선을 피하지만 세레나는 거리낌이 없는데, 그 역시 프리드릭을 아끼는 인형으로 본다고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다. 인형이 앞에 있다고 한들 그 앞에서 옷을 벗는 것을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75화] 프리드릭이 키스 이상의 것을 시도할 생각은 있었다. 그러나 세레나가 성에 대해 무지했고, 마음의 준비는 커녕 아예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조차 눈치채지 못하여 프리드릭이 포기했다. 성년제를 보내며 술과 성에 배워야할 무렵에 이미 부모님이 돌아가셨고, 세레니티는 가문 자체가 위태로워져 촌각을 다투던 시기였기에 이안사가 세레나에게 가르쳐줄 여유가 전혀 없었다. 이 시점에는 또한 결혼 문제로 이안사와 세레나의 사이가 좋지 못했다. 홀로 가면 파티에 갔을 때 서로 좋아하는 사이이면 몸을 만지고 키스를 하기도 한다는 것을 귀동냥으로 알게 되었고, 술도 그때 홀로 배웠다. 세레나가 프리드릭을 사랑하진 않았지만 그 감정이 어떤 형태였든간에 좋아하는 것은 맞았기 때문에 벗은 몸을 보여준다거나 진한 스킨십을 하는 것 자체는 허용했다. 서로 몸을 밀착한 적도 수없이 많았기 때문에 경험적으로 남자들이 성적으로 흥분하면 어떤 신체적인 변화가 생기는지까지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더 나아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는 전혀 모른다. 이 정도는 현실에서도 나이가 어려서 성교육을 얕게 받았다면 흔히 볼 수 있는 경우에 속한다. 세레나가 사는 시대는 매체가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렇다고 세레나가 프리드릭과 함께 하는 동안 더 깊은 것들을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세레나는 첫사랑과 결혼에 대한 환상이 있었던 사람이라는 것 또한 중요하다. 가면 파티에서 매우 외설적인 이야기가 나오자 한 언니가 아무것도 모르는 세레나가 이야기를 듣지못하도록 분리시키고, 여기서 어설프게 배우지 말고 남편에게서 성교육을 받으면 된다는 말을 했다. 배우더라도 사랑으로 결혼한 남편에게서 배우고 싶어할텐데 프리드릭은 남편이 아닌데다 아이저와 이혼하면 헤어질 관계에 불과하다. 따라서 자신의 호기심을 프리드릭을 통해 풀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21] 아예 발레리나가 꿈인 적도 있었다. 하지만 발레리나가 되면 경영을 할 수 없다는 어머니의 말에 좌절했다.[22] 사실 세레나는 아이저와 사이가 극단적으로 나쁘던 시절, 아이저에게서 경영을 배운 후 이혼하려고 했었다. 아이저를 향하는 감정이 얼마나 바뀌었는 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23] 장교들과 사업가들은 서로를 좋게 보지 않는다. 사업가들은 거짓말을 잘한다는 인식이 있고 장교들은 폐쇄적이고 집단주의적이라는 시각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성취욕고 승부욕이 강하다는 공통점이 있었고, 취미로 스포츠를 즐기는것을 알아냈다. 장교들은 말을 좋아하고, 승마장을 찾아 변두리를 돌아다닌다고 한다. 마침 세레니티 호텔 스포츠 클럽에는 승마장이 있었고, 장교들에게 시설을 보여줌과 동시에 다함께 승마를 하며 장교들과의 유대를 다지고 장교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이었다. 유행인 테니스와 골프 대신 철저한 조사로 승마를 추천하여 성과를 거둔 것에 칭찬을 받았다.[24] 초면부터 세레나와 아이저의 관계를 이미 끝난 연인 관계보다 가볍게 여기는 듯한 발언을 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혼자 갔다가는 만만하게 보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갤러리의 그림을 보러 가는 목적도 있었다. 따라서 서로 불편하다는 이유로 불참하면 손해가 컸다.[25] 그레이언이라고는 원래도 잘 불렀지만 아이저가 그레이언 말고 다른 이름을 부르라고 했고, 리아인스는 다이아가 아이저를 부르는 애칭이라 부르기 싫었다. 아이저라고 부르기는 아직 힘들어서 그냥 나갔다.[26] 마리안느 드생의 사후 작업실을 통째로 매입했고, 작업실에 놓여있던 <발레리나> 그림을 그때 발견하여 함께 구매했다. 왕국 인증 검증서와 작가의 서명도 있다고 한다.[27] 좀 더 상세하게는, 종종 미술 업계에서는 모조품이 제작되는데 비전문가들이 어떻게 알겠냐며 모조품을 제작한 사람의 잘못이지 세레니티의 잘못이 아니니 심려치말라며 상당히 악질적으로 말했다.[28] 그림 뒷면에 작가의 서명은 있다.[29] 왕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사이며, 세레니티가 최근에 배척한 8가문 중 하나인 토드가 가문의 영향력이 강하기 때문에 세레니티에 안 좋은 기사를 많이 싣는다.[30] 고유의 술버릇이다.[31] 이번 모임도 참석할 생각이 없었지만 세레나가 정신이 없던 탓에 수이에게 알겠다고 대답해버렸고 결국 5년 만에 약속에 나갔다.[32] 세레나의 동기 중 15세는 여학생 다섯, 남학생 둘로 총 일곱이었다.[33] 직업이 달라져 연결고리가 끊기는 것.[34] 그래도 클라우디는 분명 좋았고 한 가지 배운 것 같아 후회는 되지 않는다고 한다.[35] 정확히 정의하지는 않았어도 사랑이 아니라며 부정한 적은 있다.[36] 맥킨 신문사도 포함.[37] 총 5단계의 감정 절차에다 작가의 사인, 물감의 제조사, 제작 시기, 붓터치 등 모든 특징이 일치했다고 한다. 마리안느는 문하생이나 보조 작가도 없었다.[38] 애초에 처음 논란이 발생했을 당시부터 다이아는 여기에 매몰되어 세레니티의 그림을 가품으로 몰았다. 이분법적으로 자신의 작품만이 진품이라는 답을 정해놓고 진실을 바라보았고, 그러다 타인의 소유물을 가품, 가짜 등으로 몰아버리는 오만을 저질렀다는 점을 정확히 지적한 것이다.[39] 세레나는 이미 다이아에게 자신이 알고있는 범위 내에서 작품의 히스토리를 알렸다.[40] 벨라티아 세레니티.[41] 유리 조각 때문에 피가 흥건하게 맺혔다.[42] 이전에 벨라티아가 힘들게 공수해온 그림이었고 부부가 사랑했던 그림이었지만 세레니티가 어려워지면서 그림을 팔았고 더로랑이 사갔다.[43] <잠식의 색>을 잃고 속상했지만 오히려 이 일을 계기로 미술품에 꾸준히 투자를 하여 그림을 어엿히 지킬 수 있는 능력을 키웠다. 그래서 이제는 가지고 싶긴 해도 가지지 못한다고 해서 미련은 없다.[44] 세레나는 졸업생으로 추측했다.[45] 달린쿠르 학생들을 개인 비서 대신 도와주는 도우미.[46] 술도 여기서 처음 배웠다.[47] 비밀 등급으로, 명칭은 <화이트>.[48] 세레나가 늘 가던 경매장이다.[49] 작품명 달무리.[50] 비대면 방식.[51] 운전사와 보디가드 측은 보디가드 차량에 장치가 되어있었는지 세레나의 차를 쫓아가던 중 차가 멈춰버리는 바람에 보디가드가 소용이 없었다고 진술했다.[52] 범인의 친구가 이전에 납치했던 여자가 맘에 든다며 건드려보려 했다가 총살당한 전례가 있어 손 대지는 않았다.[53] 유명 콜렉터 '한'.[54] 그래서 슬릿스완을 인수하거나 새 경매장을 차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다.[55] 빅터.[56] 몸에 힘이 없고, 빅터가 라타생에서 저질렀던 살인 사건이 떠올라 나지도 않는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것 같은 착각에 속병이 난다.[57] 웰른베르크 외곽엔 거의 숲이 있어서 단서로는 부족했다.[58] 아이저가 자신을 구해줄 것이라고 믿고 아이저의 퍼스트 네임을 떠올리며 기다리고 있었고, 그래서 더욱 무의식 중에 아이저의 퍼스트 네임이 튀어나왔다.[59] 아이저에게 가장 먼저 전화를 건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60] 호텔로 출근했을 때 직원들이 준 사탕 몇 개 주머니에 챙겨두었다. 납치범들이 제공하는 음식은 먹지 않았지만 어지러울 때마다 사탕을 먹었기 때문에 저혈당 쇼크를 피했다.[61] 이 일기장은 세레나의 보물 창고(별관에 있는 분홍색 옷장 맨 위칸의 서랍.)에 있다.[62] 정확한 대사는 '내가 너를, 어쩌다...'이다. 사랑하게 되었다는 말은 차마 내뱉을 수 없었다.[63] 과거보다 조금 문화가 개방되면서 교육을 안받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그래도 귀족 집안 딸들은 전통을 고수하는 경향이 크다.[64] 결국 아이저를 도저히 못믿어서 시종일관 공격을 퍼부을 때조차 아이저를 믿고 싶은 마음이 내재되어 있었던 것이다. 믿고 싶은 마음조차 없다면 이러한 고민을 할 필요도 없이 뒷조사를 감행했을 것이다.[65] 과거사 : 라타생 시절 문단 참고.[통화내용] [67] 범죄를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고 책임을 전가하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에게 희생된 어머니 이야기, 필요에 의해 맺은 다이아와의 약혼, 자신과 밀담을 나누었다는 이유로 죽음을 맞이해야했던 제프릭, 다이아의 배신 등. 자세한 내용은 '아이저 리아인스 그레이언/작중 행적' 문서의 과거사 문단 참고.[68] 노란 붓꽃이다. 노란 붓꽃의 꽃말은 '믿는 자의 행복'으로, 해당 회차에서 세레나의 심리가 반영되어 있다.[69] 세레나는 빅터가 사람을 살해하는 장면과 친한 언니의 주검을 목격했고, 아이저는 초주검이 되어가는 어머니를 보고 공포를 느꼈다.[70] 지금까지 두 사람의 과정을 울퉁불퉁한 산길조차도 먼저 걸어 내려가며 나뭇가지와 걸림돌을 치워주는 세심함에 빗대어 연출했다.[71] 그 자리에서 요구해서 얻어내는 것보다 행방불명된 작품을 소장하고 있을 때 그림의 가치가 더 높아진다.[72] 다이아는 세레나를 가해자라는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73] 커슨 자동차 제품으로 오너 전용 차량인데 아이저가 기존 차량을 쓰겠다며 신상품을 세레나에게 넘겼다.[74] 말아서 피우는 마약의 한 종류.[75] 세레나도 '물건'을 가지러왔냐고 말하는 것을 보아 마약으로 추정된다.[76] 호텔 설립 기념식날 첫만남에서 도자기를 선물했는데, 이 도자기는 '엔젤 플라워 시리즈'로, 세레나가 세라의 이름으로 유행시킨 도자기였다. 그래서 세레나가 이미 정체를 들켰을까봐 긴장하게 되었다.[77] 역시 마약으로 추정된다.[78] 아이저는 세레나가 겁을 먹는지 보기 위해 일부러 다소 살벌하게 물었다. 그런데도 무서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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