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미국의 극작가이자 시나리오작가, 영화감독이다.초기에는 언더그라운드 연극을 연출했으나, 영화감독으로 전업. 독특한 테이스트의 B급 영화들을 연출하여 컬트 영화사에 이름을 남겼다. 영화 연출을 제대로 공부한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에 그의 영화는 카메라 워크며 편집이며 제대로 된 것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을터인데... 망가져서 유명해진 것들이 으레 그렇듯 이 양반의 영화들도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컬트 영화광들의 선택을 받은 것일지도 모른다.
감독 본인은 BDSM 성향이 강한 동성애자로서, 연하의 연인이 HIV감염으로 사망하고 얼마 뒤, 본인마저 감염되어 <SurgiKill(1988)>를 마지막으로 사망한다.
2. 생애
미네소타주의 세인트 폴에서 육군 대령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엄격한 청교도적 윤리관을 교육받으며 자라났다. 잦은 이사 덕분에 친구도 없이 외로운 유년기를 보내야 했던 그는 1947년 미해군에 입대, 4년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하여 뉴욕에 정착한다. 그는 옷가게를 운영하는 한 편으로 배우를 지망하여, 무대에 직접 서보기도 하고 직접 극작가로 활약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친구의 소개로 뉴욕의 게이 그룹에 속하기도 한 그였지만, 어릴적부터 뇌리에 뿌리깊게 각인 된 보수적 가치관과 자신의 성적 정체성 사이의 간극은 그를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도록 만들었다.1960년 대 초 <vapors>라는 실험 영화를 시작으로 영화 연출의 길로 뛰어든 그는 저예산의 익스플로이테이션 필름을 양산해 내기 시작한다. 낮은 개런티로 제작자로부터 착취 당하면서도 영화 제작을 멈추지 않았던 그는 <Surgi Kill> 이라는 영화를 마지막으로 1991년 에이즈감염으로 사망한다.
3. 작품의 특징
상술했듯, 밀리건의 내면에서는 동성애자라는 스스로의 정체성과 가정으로 부터 받은 보수적인 윤리관이 항상 대립하고 있었다. 이것은 그의 자아를 분열시켰고, 이러한 영향을 받아 그의 영화들은 일관되게 윤리적으로 타락한 주인공들이 광란의 축제를 벌이다 결국 (죄의 댓가로) 절멸하게 된다는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또한, 뉴스영화 제작에 사용되던 16mm 필름을 사용하여 제작한 영화를 35mm로 확대하여 극장에 걸었기 때문에, 그의 영화들의 화질은 홈비디오영화의 수준이다.
영화사에 끼친 이 양반의 업적을 하나 꼽아보자면, 바로 소품 중심 영화(?) 라는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는 것인데, 실제로 그의 영화를 보면 배우들의 연기는 아랑곳하지 않고 소품에만 집중해서 촬영한 흔적이 역력하다.
4. 사후의 평가
안타깝게도 그의 사후 평가는 상당히 어정쩡하다. 그의 영화를 숭배하는 소수의 컬트팬들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나[1] 일반적인 B급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믿고 걸러도 무방한 감독 쯤으로 여겨지는듯... 로저 코먼이나 허셀 고든 루이스 등의 감독에 비해 지나치게 저평가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5. 대표작
- The Ghastly Ones (1968)
19세기 말 미국을 무대로, 부유한 가문에 얽힌 무서운 비밀을 그린 고딕 호러. 불안정하게 빗나간 카메라 워크, 과장된 대사, 무의미, 악취미 서브 플롯 등 밀리건 작품의 묘미(?)를 마음껏 살린 이상한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 Seeds of Sin (1968)
이쪽도 타락한 상류층의 저택을 무대로, 가문의 구성원이 속속 누군가에 의해 살해 간다는 Z급 호러. 밀리건의 작품치고는 예외적으로 현대를 무대로 하고 있다. 그런데 또 배경이 되는 저택은 어째서인지 빅토리아 풍이다. 이것은 당시 밀리건이 소유하고 있던 오래된 저택에서 촬영을 했기 때문인 듯 하다. 이 결과 19세기와 현대가 혼합된 기이한 세계관이 완성되어 버렸다. - Bloodthirsty Butchers (1970)
70년 대 초 런던에 머물며 촬영한 작품. 국내에도 비디오가 출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