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를 재생할 수 있는 휴대용 턴테이블. 70년대 후반에 워크맨의 등장으로 역사속으로 서서히 사라지다가 지금은 이미 골동품이 되어버린 물건이지만, 1960~1970년대에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던 물건으로, 학교 소풍이나 여름 해수욕장 같은 곳에 들고 가서 틀어 놓으면 주변에 4~50명 이상이 몰렸었다고 한다. 또한 부잣집의 상징물 중 하나이기도 했을 정도로 엄청난 고가의 물품이었다. 하지만, 이게 스피커는 작은거 1개만 있고, 사운드 볼륨 스위치가 1~2개 정도뿐이라, 깔끔한 음질은 기대할 수 없었고, 건전지 전력을 엄청 잡아먹어 50분정도면 야전속도가 느려져 디스크의 음악소리도 느려지더니, 그 상태에서 10분 정도 더 지나면 건전지의 전력이 다해 멈추는 경우가 있었다. 그때문에 학생들이나 야전으로 노는 사람들은 야전에 쓸 건전지값 벌려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80년대에 나온 물건 중에는 소니의 플라밍고 시리즈나 오디오테크니카의 사운드 버거처럼 크기를 극단적으로 줄인 물건도 있었다. 사운드 버거는 2022년에 복각되기도 했다.
야전을 세팅할 때 주의해야 하는 게 하나 있는데, 만약 바닥에 놓으면 신나게 춤을 추다가 흥에 겨워서 그만 야전을 실수로 발로 밟아 와장창 하는 참사가 벌어질 위험성이 있다는 것.
추억물인 검정 고무신에도 이런 상황이 한 번 등장했다. 바로 <한겨울 밤의 트위스트> 에피소드로, 이기철/이기영 형제가 같이 친구 영일의 집에 놀러갔다가 야전을 발견하고 신기해하면서 빌려오는데, 그만 그날 기철의 아버지 이말룡이 야전을 틀어놓고 신나게 춤을 추다[1] 야전을 그만 발로 밟아 부수는 대참사가 벌어졌고 고치니까 작동은 되지만 이미 한 번 부서먹은 걸 돌려줄 수는 없어서 같은 모델의 야전을 외상으로 구입한 후 야전값을 벌기 위해 신분을 숨기고 찹살떡 장사를 하게 되었다.[2]
[1] 사실 저 아저씨는 야전이라는 걸 난생 처음 보고 아들들이 그것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을 보고 이상한 춤 그만 추고 공부나 하라면서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호통이나 치는 꼰대스럽고 세상물정 모르는 모습을 보였는데, 정작 잠시 후 본인도 그것에 맞춰서 춤을 추다가 그만... 사실 이 아저씨도 은근히 주책바가지스럽고 내로남불스런 모습이 많은데, 이 야전 에피소드도 그렇고, <만화책 이야기> 에피소드에서는 아들들이 밤중에 만화책을 몰래 보고 있다가 운나쁘게도 금방 들켜버렸고, 이것을 보고 된통 꾸중하고 벌을 주며 다 압수했는데, 정작 본인도 자야 할 시간에 자라는 잠은 안자고 그 뺏은 만화책을 보면서 낄낄대는 것이었고, 이에 아내 춘심 여사는 왜 그렇게 웃냐고 의아해했다. 참고로 이 만화는 당대의 상황처럼 어른들이 아이들이 만화책 보는 걸 엄청나게 싫어한다. 또한 이는 기영이네 집 뿐만 아니라 이웃집 아이라도 얄짤없는데, 변소괴담 에피소드에서 경주가 기영이네 집에 놀러가서 기철과 기영과 셋이서 만화책을 보다가 기영이의 어머니가 다가오자 얼른 만화책을 숨겼는데, 하필 들켜버려서 또 만화책 보고 있었다고 꾸중을 들었고, 이에 기철이가 공부 잘 하는 애들이 만화책을 더 자주 본다고 둘러대자, 기영이 어머니는 더 이상은 뭐라고 하지 않고 얼른 나와서 고구마 먹으라고 하였다. 그나마 검정고무신의 어른들도 만화책을 그 자리에서 박박 찢어버리는 막 나가고 충격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는데, 그 책은 서점에서 돈을 주고 구매한 게 아니라 만화방에서 빌려온 건데, 그런 걸 찢었다가는 그 곳에 책값 물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기철&기형 형제는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의 노영삼보다도 더 운이 나쁘다고 볼 수 있는데, 노영삼은 그래도 엄마 박정수한테 제발 만화책 좀 그만 보고 공부 좀 하라는 가벼운 꾸중이나 손찌검 정도가 전부일 뿐 아예 압수당하거나 그 자리에서 박박 찢기는 수모는 한 번도 당하지 않았는데 말이다.[2] 그런데 그 후 그 고친 야전을 땡구와 친구들이 음악에 맞춰서 신나게 춤을 추다가 한 강아지가 그것을 잘못 밟아서 또 산산조각을 내 버렸다. 하지만 바로 다음 에피소드에서 멀쩡히 사용하는 걸로 봐선 고쳐서 여전히 잘 써먹고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