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04-14 12:27:52

양안시

1. 개요2. 육식동물3. 초식동물 4. 사람5. 관련 문서


양안시, 兩眼視, Binocular Vision

1. 개요

파일:Binocular vision.webp[1]

생물학에서 동물의 두 안구가 평행하게 '동일한' 방향을 향할 수 있어 양 의 시야가 대부분이 겹치는 시각의 한 유형이다. 사물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어 거리 측정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고 반대로 시야 확보는 좁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2. 육식동물

현생 포유류 육식동물의 경우에는 대부분이 사냥감의 거리를 잘 측정하기 위해 양안시를 보유하고 있다. 영장류 중 육식과 사냥의 비중이 높은 안경원숭이, 인간, 그 다음 수준인 개코원숭이침팬지도 양안시가 있는데, 이들은 사냥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주 서식지인 나무들 사이의 정확한 거리를 알아야 하기 위함이 크다. 물론 인간은 땅에서 내려와 살게 된 후로도 양안시가 유리했기에 그대로 양안시를 하고 있다.

그래서 흔히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을 구분짓는 특성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포유류 외에는 양안시가 그렇게 발달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수각류들의 경우에는 사냥하거나 거리를 계산하는 데에 양안시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서, 맹금류 가운데에도 의외로 양안시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참매검독수리와 같은 수리목의 경우는 각 눈의 시야가 약 60도 정도 겹치기 때문에 그나마 발달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과 같은 몇 초식성 포유류들에 상회하는 수준이고, 이들보다도 포식성이 더 강한 는 오히려 양안시가 덜 발달되어 겹치는 시야가 35도도 되지 않는다. 애초에 조류는 공중에서 빠르게 이동하는 동물이고 맹금류의 주 사냥감은 날고 있는 새들인 만큼, 이들에게는 사물의 거리를 측정하는 능력보다는 빠르게 이동하는 주변을 포착하는 동체시력과 멀리까지 보는 능력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백악기 말기의 최대 포식자 티라노사우루스는 나름 양안시가 검독수리 수준으로 발달하긴 했지만 상술했듯이 이것도 포유류들에 비교하면 양안시가 떨어지는 수준이며,[2] 쥐라기의 포식자 알로사우루스나 백악기 초기의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류들은 양안시가 그리 발달하지 않았다.[3] 수각류 외에 다른 대부분의 육식 파충류,양서류들도 마찬가지. 악어코모도왕도마뱀의 경우는 겹치는 시야가 고작 20도 정도밖에 되지 않음에도 사냥 실력은 포유류/조류 포식자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석형류 외에 어류, 곤충류 등 많은 육식동물들도 마찬가지다. 바다 속 육식성 어류 중에서는 상어류가 양안시가 가능하지만[4] 역시 지상의 육식 포유류 정도까지는 아니다.

포유류 육식동물 중에서도 스밀로돈이나 마카이로두스와 같은 검치호들은 표범속에 비하면 양안시가 덜 발달되었는데, 원래는 있었다가 검치와 사냥 방법의 진화를 통해 부분적으로 없어진 것이다.[5] 이빨고래류는 애초에 눈을 거의 안 쓰기에 완전한 단안시다. 눈보다는 초음파나 청각으로 주위를 파악하는 반향정위를 사용하는 쪽으로 진화했기에 시야를 확보할 필요가 없다.

결론적으로, 흔히 알려진 "쌍안시 = 사냥할 때 시력의 중요함" 이라는 공식은 성급한 일반화이며 거의 현생 육상 포유류 하나에만 적용되는 공식이다. 대부분의 육식동물들에게는 양안시로 인한 입체감/거리 측정 능력이 없어도 대신 동체시력, 야간시력, 시력 외에 청각, 후각, 촉각 같은 다른 감각들에 더 의존하기에 양안시가 덜 발달되었다고 시각이 나쁜 것도, 사냥에 불리한 것도 아닌 것이다.

예외적으로 카멜레온은 양 눈이 크게 튀어나와 있고 양 눈이 각각 따로 움직이면서 360도 전 방향을 볼 수 있기에 양안시와 단안시가 모두 가능한 특이한 케이스이다. 곤충을 사냥하려 할 때는 양 눈을 모두 앞으로 해서 양안시, 천적 등 위험 여부를 감시할 때는 양 눈을 다르게 움직여 시야를 넓게 보는 단안시.

3. 초식동물

초식동물은 양안시가 있으면 시야가 좁아져 천적의 접근을 알아채기 어렵기 때문에, 눈이 옆에 붙어 있어 시야의 반경이 매우 넓다. 대신 시야 안의 사물이 어느 거리에 있는지 정확하게 분별하는 데는 어려움을 느끼므로, 초식동물들이 머리를 좌우로 자주 움직이는 이유도 정면을 제대로 못봐서 정면을 보기 위해서다. 즉 반대로 단안시를 하고 있다. 토끼의 경우는 양쪽 눈이 각각 180도, 합쳐서 360도라는 전방위 시야를 갖고 있다. 자라면 천적이 없는 코뿔소코끼리도 이런 넓은 시야각을 가지고 있다.[6]

물론 일부 초식동물은 양안시를 가졌다. 앞서 말한 일부 종을 제외한 대부분이 잡식이거나 초식인 영장류들도 주 서식지인 나뭇가지 사이의 정확한 거리를 알아야해서 이러한 발달된 양안시를 가졌다. 최신 연구에 의하면 에드몬토사우루스도 양안시를 지녔을 것이라고 한다.

4. 사람

양안시에는 주시안(主視眼, Dominate Eye)이라는 것이 생기는데, 이 주안시는 좌우 한쪽에 편중되어 있으며 이 때문에 한쪽 눈을 번갈아 감으며 사물을 보면 눈이 바뀔 때마다 사물의 상이 달라진다. 멀리 있는 글자를 손으로 살짝 가린 뒤, 양쪽 눈을 번갈아 감으면 손으로 가려지지 않는 위치에 글자가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때 보이지 않는 쪽이 주안시, 보이는 쪽이 보조시. 시야의 초점이 주안시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주안시가 다치면 거리감이나 입체감, 균형을 파악하기가 극도로 어려워진다. 자세한 내용은 주시안 참조.

애꾸눈 캐릭터가 백발백중이거나 격투기의 달인이라는 것은 현실에서는 상당히 힘든 일이다.[7] 한쪽 눈이 없으면 신체 균형은 물론이고, 을 쏠 때도 거리감을 얻기가 힘들어져 목표물을 맞히기가 극도로 어려워진다.

물론 한쪽 눈이 잘 안 보여도 사물이나 신체를 이용해 거리감을 파악하는 훈련을 하면 어느 정도 괜찮아지지만 멀고 가까움을 느끼기 힘든 건 마찬가지고, 안 보이는 쪽의 무언가를 보려면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제자리에서 약간씩 움직여야 해 눈이 피곤해져 노안도 빨리 오게 된다.[8][9] 창작물에서의 애꾸눈은 현실과 달리 무언가 특별함이나 비장함을 강조하는 요소 중 하나여서인지 이런 불편함이 묘사되지는 않고,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디자인으로 통용되는 경우가 많다.

5. 관련 문서



[1]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 , 고양이이다.[2] 안구의 크기 때문에 티라노사우루스의 사물을 포착하는 능력은 검독수리보다도 더 뛰어났다. 그러나 이는 눈의 배치와는 무관하기 때문에 대형 수각류 전체에 적용되는 이점이다.[3] 고생물 덕후들 사이들에서 흔히 언급되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시각이 다른 수각류들보다 더 우수했다는 주장은 여기에서 나오는 것인데, 상술했듯이 현존하는 수각류들 사이에서는 양안시가 별 필요가 없으니 잘못된 주장이다. 양안시 때문에 시각이 더 우수했다는 논리를 적용하면 반대로 양안시가 훨씬 더 발달한 인간의 시력이 티라노사우루스의 시력보다 더 뛰어나다는 헛소리도 할 수 있다.[4] 상어는 흔히 눈이 나쁘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시각도 후각 못지 않게 뛰어나며 특히 야간 시력이 우수하다.[5] 이들은 목 근육으로 찍어내려 검치로 사냥감의 급소를 가격하는 방식으로 사냥감을 죽였는데, 이로 인해 다른 고양이과 동물들보다 조근 더 길고 좌우로 날씬해진 두개골을 발달시켰고, 그 과정에서 각 눈의 시야가 기존에 비해 더 멀어지게 되었다.[6] 다만 대부분의 초식성 포유류들은 시각보다는 주로 후각과 청각에 의존한다.[7] 델타 포스 출신 교관 마이크 페논은 오른눈과 오른손을 다첬지만 재활에 성공해 델타에 재복무했고 현재도 여전히 명사수이자 명교관으로 유명하다. 물론 이는 매우 드문 특수한 케이스.[8] 과학관에서 실 꿰는 체험이 있는 것도 이 경우. 두 눈 다 뜨고 뀄을 때와 한 눈만 뜨고 뀄을 때 둘 중 어느 것이 더 수월한가 비교해보라고 만든 것이다.[9] 단순한 코스플레이라 해도 장시간 눈을 가리는 것은 시력에 영향을 주게 되는데, 실제 사례 중 하나로, 태조 왕건 촬영 당시 애꾸눈인 궁예를 연기해야 했던 배우 김영철은 결국 안대를 한 눈의 시력이 0.5까지 떨어지는 부등시를 겪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