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7-05 21:19:02

저승사자도 놀란 가난

1. 개요2. 줄거리

1. 개요

가난한 시절, 험하게 살면 저승사자까지 놀라 달아날 정도로 가난했다는 전래동화.

2. 줄거리

300년도 더 된 옛날 조선, 시골 마을에 매우 가난한 총각이 살았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고 일가 친척도 없는데다 집안 대대로 매우 가난하여 집도 없이 떠돌면서 일을 도와주고 겨우 얻은 곡식이 있으면 먹고 일이 없으면 그냥 굶으며 살아가니 나이 서른이 되도록 결혼을 하지 못하고 혼자 살다시피 했다. 총각이 홀로 사는터라 노총각으로 늙어가는 걸 안타깝게 본 마을 주민들은 보다 못해 마을에 살고 있는 청상과부 하나를 보쌈하여 총각의 아내로 삼게 도와주었다.

어찌어찌해서 결혼한 뒤 부부는 주민들의 도움으로 작은 움막집을 짓고 그 곳에서 지내게 되었다. 그러다가 부부에게 첫 아이가 생겼는데, 하필이면 보릿고개, 그것도 운도 없게 한밤중에 아기를 낳은 것이다. 가장 견디기 힘들다는 보릿고개에 아이를 낳은 것도 난감한 상황인데, 그것도 모자라 모두가 자는 한밤중에 아기를 낳았으니, 먹을 걱정이 생겼다.

남편은 어떻게든 먹을 것을 찾아나섰지만 겨우 찾아낸 것은 독 안에 조금 남은 한 줌짜리 밀가루뿐이었다. 어쩔수 없이 이거라도 끓여 멀건 수제비를 만들어 아내에게 먹였지만 거의 물만 있는 수제비를 먹인 들 기운이 날리 없다. 아내는 출산으로 힘이 빠진 채 실신해서 오락가락했고 남편은 음식에 입도 못댄 상태에서 움직였으니 얼굴이 누래진 채 결국 문지방에서 누워 코를 골며 잠을 잤다.

이때 아내는 실신탓에 힘들어하는데 하필이면 아내가 실신한 상태에 저승사자가 셋이나 왔다. 아내는 어쩔줄 몰라 죽을 날만 기다리던 중, 저승사자 3인조는 막내 사자를 불러 아내의 혼을 가져오라 했다. 딱히 힘들일 필요가 없었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명을 받은 막내사자가 집으로 가다가 문지방을 넘지 못하고 경악했는데, 남편이 잠든 모습이 얼굴이 누렇게 뜬 데다 머리까지 헝클어진 쑥대머리의 말라깽이가 드르렁 드르렁 코를 골며 잠을 자고 있는 모습인지라 그걸 보고 야차로 착각한 것이었다.

이를 보다못한 둘째사자도 나서려다 경악하여 달아났고 첫째 사자도 용기를 내려다 그 엄청난 모습에 경악하여 다른 사람을 찾기로 했다. 서둘러 명부를 보니 아랫마을 송 진사의 과부 며느리가 유복자를 낳았으며 마침 아낙의 사주와 그 며느리의 사주가 똑같으니 임시방편으로 그 산모를 찾아 영혼을 데려가는 수밖에 없다고 얘기하며 서둘러 아랫마을로 달려갔다.

이렇게 아내는 목숨을 구했지만 자신 때문에 죄 없는 젊은 과부가 갓난아이만 남기고 죽는 게 미안해서 날이 밝아 남편이 이웃집에 가서 곡식을 얻어와 끓여준 죽을 먹고 기운을 차리자마자 남편에게 아랫마을로 가서 송진사 댁에 우환이 생기면 자신이 유모로 나서겠다고 남편에게 당부했다.

남편이 아내의 말을 받아들여 서둘러 아랫마을로 달려가보니 마을 전체가 시끄러웠다. 지나가던 주민에게 물어보니 주민의 말에 의하면 송진사댁 과부 며느리가 어젯밤 유복자를 낳자마자 죽어서 초상을 치른다고 난리났다고 한다. 평소 건강했던 사람인 만큼 모두 안타까워했는데 아내가 말한 그대로였다. 물어물어 송진사네 집으로 달려가보니 과연 아내의 말대로 송진사의 며느리가 죽어서 장례를 치르느라 송진사네 집이 난리법석이었다. 진사 가족은 말 그대로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을 받았으나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 외아들을 잃고 홀로 남은 과부 며느리마저 유복자를 낳자마자 죽어서 슬퍼하고 있었는데 홀로 남은 갓난 손자까지 이러다 배를 곯다가 죽게 생겼으니 정말 줄초상나게 생긴 것이다.

남편은 아내의 말을 깨닫고 자기 처가 유모로 나서서 자기 부부가 아기를 돌보겠다고 나서고 진사 부부는 크게 기뻐하며 차라리 자신들이 방을 줄 터이니 이곳에 지내면서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남편은 흔쾌히 승낙하고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와서 진사 집에 살며 남편은 열심히 머슴일을 하고 아내는 유모로 나서서 고아가 된 진사의 갓난 손자와 자신의 갓난아들을 둘 다 지극정성으로 키웠다.

이게 연이 되어 진사의 손자는 머슴을 아버지로, 유모를 어머니로, 자신의 젖형제인 머슴과 유모의 아들을 친형제처럼 여기고, 이들이 일을 어찌나 열심히 했던지 진사 부부는 머슴과 유모 부부에게 고마워했고 나중에는 작은 집을 지어주면서 그곳에서 자주 왕래하며 아이를 돌보게 도와주었다. 이후 진사 가족과 머슴 가족은 좋은 이웃이 되었고 아이들도 서로 친하게 지내면서 가난했던 가족은 진사부부가 준 새경으로 살림을 일구면서 부유해지고 잘 살았다고 한다는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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