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은 이미 2008년부터 조용하면서도 화려하게 테란 뉴 페이스로 등장하여 점차 SKT T1의 테란 에이스로 성장 중이었지만, 저막, 정확히는 바이오닉 테란 중증 증세가 보였다. 땡뮤탈을 정찰로 확인하고 대비도 했는데도 뮤짤에 마메부대가 전멸하고 본진을 점령당하는 등 바이오닉 실력이 너무 떨어져서 엄재경 해설위원이 바이오닉 하지 말고 메카닉 하라고 했을 정도. 하긴... 1패 카드라 불리며 잉여라인의 톱을 다투고 있는 티원저그들과 연습하니 어쩔 수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아니면 팀 자체가 총체적 저막 상태에 빠져 있기 때문일지도[1]... 하지만 팀 내에서 그의 스승들이라 할 수 있는 최연성, 그리고 임요환 등의 미칠듯한 저그전 승률을 보고 있으면 도통 이해할 수가 없는 모습. 물론 메카닉으로 넘어가면 괜찮은 저그전을 보여주나, 그 이전에 바이오닉 컨트롤에서는 말 그대로 답이 없다. 아무튼 최연성과 임요환은 보고 있으면서 이래저래 속이 탈 것이다.MSL에서는 2007년, 곰TV MSL 시즌3 서바이버 토너먼트 리그에서 데뷔했는데, 이때는 별다른 활약도 없이 강민에게 2패하고 빠르게 탈락했고, 한 시즌은 피방에서 전전하다가 2008년 상반기, 아레나 MSL 직전 14차 서바이버 토너먼트에서부터 두각을 드러냈는데, 처음에는 역시나 저막끼를 다분히 드러내며 걱정했으나, 신상호를 패자전에서 잡아내고, 최종진출전에서는 임요환의 빙의된 드랍쉽 벌처 견제로 많은 팬들을 흥분시키며 김늠름을 떡실신시키고 MSL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이 때 이승원 해설이 얼굴만 임요환 선수 닮은게 아니라 플레이 스타일도 임요환 데뷔 시절을 보는 것 같다며 극찬을 했다. 물론 본선에서는 조별리그에서 이재호와 마땡땡에게 연속으로 털리며 2연패로 광탈해 버렸지만... 그리고 이 때부터 왠지 엠막 전설이 시작된 것일지도...
프로리그에서는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8에서는 전상욱, 고인규 등 선배 테란들이 워낙 잘 해 주던 탓에 본인은 설 자리가 많이 없었다. 그러나 신한은행 프로리그 08-09부터는 두 선배들이 부진해진 틈을 타 새로운 테란라인의 1인자로 새로히 자리매김하였다.
더불어서, 정명훈의 첫 스타리그는 2008년 하반기의 인크루트 스타리그 2008이었다. 아무도 예상을 못 했지만, 이윤열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면서 스타리그 16강에 진출했다. 당시만 해도 이윤열은 양대리그 16강까지는 가던 시기였는데, 36강 2차전에서 2:1로 잡아내고 진출한 것이다. 여담으로, 이윤열은 이 이후로 스타리그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또한 당시 이윤열과 정명훈 모두 팬들에게 오지게 욕먹었는데, 이윤열은 듣보잡한테 털려서 탈락했다는 이유로, 정명훈은 감히 올드를 꺾고 본선에 진출했다는 이유로... 이랬던 정명훈이었지만, 정작 정명훈은 이후로 이영호, 신상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새로운 3대 테란의 계보에 새로히 이름을 올리게 된다.
암튼 각설하고 다시 스타리그 얘기로 돌아오자면, 16강 조별리그에서는 같은 조에서 3전 전승을 기록한 송병구에 이어 2승 1패를 기록하며 1승 2패의 염보성과 3전 전패의 손찬웅을 제치고 첫 스타리그에서 8강에 가는 기염을 토했으며, 8강에서는 독사 박성균을 한 수 위의 거리재기 싸움 능력으로 물리쳤다. 4강 김준영과의 일전에서는 저막으로 지목되던 정명훈이 참패할 거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발리앗 빌드의 힘으로 3:1로 김준영을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하는데 성공한다. 근데 3경기에서 정석 바이오닉 빌드를 쓰기도 했으나 무난하게 발렸다. 어쨌든 정명훈 입장에서 나름 의미가 경기인데, 후에 정명훈의 트레이드마크가 되는 메카닉 빌드의 첫번째기도 하고 당시 이영호를 꺾은 테란전 강자 김준영을 가뿐히 잡아내며 스타팬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자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 경기를 기점으로 몇몇 사람들은 최연성의 마리오네트라는 인식을 가지기도 했다.
결승전에서는 송병구와 맞붙게 되었는데... 2:0으로 뒤지고 있다가 3, 4경기를 잡아내 리버스 스윕을 하려는 찰나, 마지막 5경기 추풍령에서 하이 템플러들의 천지 스톰과 그 순간 적절히 나온 임즈모드(...). 때문에 병력이 전멸,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경기 후 매너 있는 모습을 보여줘서인지 이후에는 호감으로 바뀌는 팬들도 있다고 한다. 한동안 부침을 겪던 T1이 세대교체를 시작한 해가 2008년인데, T1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테란 에이스의 계보를 이은지라 T1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프로리그에서도 이 무렵부터 팀의 테란라인의 중심이 되기 시작하였다.
한편 비슷한 시기에 열린 MSL에서는 Clubday Online MSL 2008 본선에도 진출하면서 2연속 본선 진출에는 성공했으나, 본선에서는 조별리그에서 진땡땡과 박재영에게 2연속으로 털리며 또다시 2연패로 광탈하고 말았다. 이것으로 준우승까지 한 스타리그와는 180도 대조되게 MSL 본선에서는 4전 전패 중(...). 이후 정명훈이 MSL에서 처음으로 토너먼트에 올라가기까지는 2시즌이 더 걸리게 된다[2](...).
[1] 김택용마저 저막 소리를 듣는 형편이었으니...[2] 로스트사가 MSL 2009에서는 2연패 광탈은 안 했지만, 1승 2패로 또 탈락해 버렸고, 아발론 MSL 2009를 통해서야 처음으로 16강에 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