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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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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센바즈루(千羽鶴, 천 마리 종이학)3. 기타

1. 개요

折鶴 / Orizuru(오리즈루)

종이접기로 학 모양을 만든 것.

에도 시대일본에서 기원했다. 에도 시대에 만들어진 기록들이 종이학에 대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 전해지고 있다.

종이학을 접기 위해 작은 규격으로 생산된 색종이학종이라고 부른다.

참고로 아주 간단한 개조도 가능한데 중간과정 일부를 생략하면 날개를 좌우로 움직여 퍼덕이는 종이학도 접는 게 가능하다.

2. 센바즈루(千羽鶴, 천 마리 종이학)

한국에서도 종이학을 여럿 접어 유리병에 넣으면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 속설이 있었다. 그 기준이 대개 '천 마리'인 것을 보면 일본의 센바즈루가 유래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1990년대까지는 유리병이나 상자에 담은 종이학을 선물로 주고받거나 연인끼리 선물하기도 했지만 2000년대에는 이런 문화는 거의 사라졌고 아예 연인에겐 절대로 줘선 안 되는, 주면 욕만 뒤지게 쳐먹는 선물 중 하나가 될 정도로 인식이 안 좋아졌다.[1]

일본에서는 종이학 1,000마리를 접어 실로 연결한 것을 센바즈루([ruby(千羽鶴, ruby=せんばづる)])라고 한다. 옛날에는 장수를 기원하는 상징물로 여겨졌으며 입원한 환자를 위한 선물로 만들어지곤 했다. 한국에서 2000년대부터 종이학 선물이 잘못하면 싸움날 것으로 여겨지게 된 것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여전히 문병 갈 때 선물로 센바즈루를 종종 만든다.

반전, 반핵운동과 평화를 기원하는 상징이기도 한데 이는 사사키 사다코(佐々木禎子, 1943~1955)라는 소녀의 사연에서 비롯한다.

히로시마에서 태어난 사사키 사다코는 2살이 되던 해인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 원폭 투하로 인해 방사능에 피폭되고 말았고 12살이 되던 해인 1955년 2월 백혈병 진단을 받아 히로시마 적십자 병원에 입원한다. 8월에 나고야에서 문병을 온 고등학생들로부터 종이학을 선물받고 사다코는 종이학 접기를 시작했는데 다른 입원자들까지 동참하여 그 달 하순에는 천 마리를 넘겼다.[2] 당시 모든 것이 부족했던 전후 일본이었기 때문에 변변한 종이 한 장 구하기도 힘들어 약 포장지로도 종이학을 접었다고 한다. 그러나 사다코는 결국 10월 25일 12살 나이로 요절하고 만다.

사다코의 사후 이 일화가 알려지면서 천 마리 학은 평화의 상징으로 자리잡았으며[3]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는 물론 오키나와 평화 기념 공원에서도 볼 수 있다. <천 마리 학(千羽鶴)>, <종이학(折り鶴)>[4] 등의 추모곡들이 작곡되어 평화기념식에서 불린다.
2012년 8월 9일, 나가사키 평화 기념식전의 <천 마리 학> 합창
平和への誓い新たに
緋(ひ)の色の鶴を折る
清らかな心のままに
白い鶴折りたたみ
わきあがる熱き思いを
赤色の鶴に折る
평화를 새로이 다짐하며
주홍빛 학을 접어요
께끗한 마음 그대로
하얀 학을 접어요
끓어오르는 열정의 생각을
붉은 학으로 접어요
平和への祈りは深く
紫の鶴を折る
野の果てに埋もれし人に
黄色い鶴を折りたたみ
水底に沈みし人に
青色の鶴を折る
평화의 기도는 깊게
자주빛 학을 접어요
들판 끝에 묻힌 사람에게
노란 빛 학을 접어요
물 밑에 가라앉은 사람에게
푸른 빛 학을 접어요
平和への願いを込めて
緑なる鶴を折る
地球より重い生命よ
藍の鶴折りたたみ
未来への希望と夢を
桃色の鶴に折る
평화의 바람을 넣어서
초록빛 학을 접어요
지구보다 중요한 생명이여
쪽빛 학을 접어요
미래에의 희망과 꿈을
분홍빛 학으로 접어요
未来への希望と夢を
虹色の鶴に折る
미래에의 희망과 꿈을
무지개빛 학으로 접어요
  • 중국에도 비슷한 종이학 관련 전설이 있는데 이 경우는 10,000마리를 만들어야 행운이 온다고 한다.
  •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종이학은 일본 시부야구에 있는 카케즈카 초등학교의 8,888마리이다. 이는 기네스북에도 등재되었다.
  • 도카이 촌 방사능 누출사고로 피폭되어 입원하게 된 오우치 히사시의 가족들이 종이학을 접고 병실에 두길 원했지만 감염 우려로 병실에 두질 못했다.
  • 일본에서는 지진·폭우 및 코로나19 등 긴급하게 물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쓰레기나 다름 없는 종이학을 보내서 곤란하게 만드는 경우[5]가 잦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종이학을 접어 보냈으나 착한 일 한다는 자기만족을 위한 행위에 불과하다며 비판 여론이 일었다.# 2023년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때도 종이학 보내기 운동이 비판받았다.# 지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한테는 물과 식량 같은 생필품이 급한 상황인데 이런 사람들한테 종이학을 보내봤자 아무런 쓸모도 없는 폐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도 종이학 접어서 보내는 것에 반발하는 여론도 있지만 문제는 종이학 보내기가 자발적 운동이 아니라 일본 관공서의 강압적인 명령 때문에 어린 학생들이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3. 기타

  • 일본의 종이접기가 주술 의식에서 유래돼서인지 창작물에서 닌자 캐릭터가 커다란 종이학을 타고 날거나 종이학으로 변신하는 장면이 나올 때도 있다.
  • SCP 재단에선 살아있는 종이학인 SCP-368이 존재한다. 마치 사람에게 길들여진 조류처럼 다정하게 행동하기에 따로 격리 절차도 없다.
  • 명탐정 코난의 한 에피소드에선 접어둔 종이학 때문에 알리바이가 논파당해 범인을 체포하는 에피소드가 하나있다.
  •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 '인간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상징물로 종이학이 등장한다.
  • 일본 만화 검은 사기에서 흰 종이학은 백로, 빨간 종이학은 홍로, 검은 종이학은 흑로로 다른 종류의 사기꾼을 상징한다.
  • 모바일 게임 블루 아카이브에선 주인공인 선생이 1주년 PV에서 학생들에게 감사의 선물로 이것을 받아 소중히 간직한다.
  • 종이학을 종이가 아니라 이불로 접은 사람이 있다. #


[1] 놓을 곳도 없고, 무엇보다도 너무 많아서. 병 같은 곳에 넣어두면 몰라도 그런 것 없이 뒀다가 엎어지면 치우기도 무진장 힘들다.[2] 미처 천 마리를 채우지 못했다고 많이 알려져 있는데 비극적이어서 그런지 이쪽으로 더 알려져 있다. 사다코의 유족들이 세운 비영리단체 SADAKO LAGACY에 따르면 천 마리를 넘겼다.[3] 사사키 사다코의 천마리 종이학 이야기는 68 혁명과 맞물려 그 즈음 서양권에 널리 퍼져 서양에서 반전, 반핵 운동의 상징이 됐다.[4] 단, 두 곡 모두 동명이곡(同名異曲)이 존재한다. 오오시마 미치루(大島ミチル) 작곡 <천 마리 학>과 우메하라 헤이시(梅原司平) 작곡 작사의 <종이학>이 원폭 피해자 추모곡이다.[5] 이 기사에는 '재난지역에 필요없는 물건 리스트'가 있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거나 오히려 해가 될 위험이 있는 물건들을 모아놓은 목록인데 목록을 번역해 보자면 \'종이학, 손편지, 신선식품, 조리가 필요한 식재료(쌀 등), 유통기한이 임박하거나 유통기한을 알 수 없는 식품, 매운 라면, 명백히 낡은 의류, 계절에 맞지 않는 의류, 주파수가 다른 가전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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