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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老猴子 / Destined One검은 신화:오공에 주인공으로 본명은 불명. 화과산 출신의 수많은 원숭이들중 하나이며, 손오공 역사의 뒤를 밟으며 "언젠가 천명을 지닌 자가 나타나 손오공의 육근을 모아 그를 부활시킬 것이다."라는 전설의 주인공으로 스스로 거듭나는 여정을 거친다. 주변 인물들이 하나 같이 손오공과 정말 닮았다고 언급할 정도의 도플갱어지만, 장난꾸러기에 산만하고 말이 많은 손오공과는 반대로 말이 없고 감정 표현도 드물며, 시종일관 진지한 성격을 지녔다. 대사가 하나도 없는데, 말을 못하는 건지 안하는 건지 등장인물들은 그냥 벙어리 취급한다. 그나마 전투시에는 원숭이 특유의 울음소리를 낸다.
손오공의 역사를 뒤쫓는 주인공답게 '투전승불'이라는 별명을 지닌 손오공과 마찬가지로 네임드 요괴들조차 간단히 해치우는 활약을 보여준다. 작중에서 어지간한 부처나 신선, 요괴들은 주인공이 천명자인지 아닌지 왈가왈부 하는데, 천명자 자체가 주인공을 가리키는 이름이 아니라, 일종의 상징적인 개념인지라 "넌 천명자가 될 그릇이 못된다." 라고 하거나, 반대로 "넌 진정 손오공과 판박이인 천명자구나."라며 마치 주인공 스스로가 손오공으로 태어난게 아닌, 역경과 성장을 겪으며 손오공으로 거듭나는 듯한 분위기를 맛볼수 있다. 등장인물들의 말을 보면 천명자와 관련된 하늘의 인과가 분명히 존재하며, 하늘의 명을 받아 무언가를 하게 되리라는 암시가 있다.[1]
2.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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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반부에서의 모습 |
새로운 손오공이 되는 것은 어느 엔딩이나 동일한 결말이지만 노멀 엔딩, 진 엔딩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3. 엔딩
3.1. 노멀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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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서 천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점, 그리고 진 엔딩과의 대비를 볼 때 천계의 속박까지 받아들임으로써 검은 신화 손오공의 비극을 되풀이 할 것이라는 암시 등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편으로는 투전승불이 되는 것을 거부한 손오공과 달리 긴고아를 천명자가 스스로 받아들인다는 점[3], 이 장면이 서유기-선리기연에서 지존보가 손오공이 되는 것을 받아들이는 장면의 오마쥬로 보인다는 점, 천상이 부정적으로 묘사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천명자를 지원하는 호리병 선인, 저팔계와 같은 인물들은 주인공에게 호의적으로 묘사되기도 하고 미륵이나 영길보살의 경우처럼 불문의 부처들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으로 묘사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원전 서유기의 내용으로 돌아간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스토리와 노멀 엔딩의 내용을 해석하려면 단순히 게임 속 연출 뿐 아니라 서유기 원전의 내용 및 게임 속 등장하는 영신도 문서 등의 설정 등을 종합하여 살펴봐야 한다. 특히 서유기 및 중국식 판타지와 선협물에 익숙하지 않은 서양 쪽에서는 천상을 불교계와 도교계 모두를 한 세력으로 치부하며 천명자가 긴고아를 쓰는 것을 천상의 속박에 당하는 배드엔딩으로만 해석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게임을 보면 불교계의 서천 세력과 도교계의 동천과 천정 세력들이 서로 입장이 다르며, 동천이 서천을 견제하고 간접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상황을 알 수 있다. 게임에서 서천 불문의 부처들의 속내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것에 비해, 도가계 동천과 천정(천궁)은 천명자를 돕는 일부 인물들 정도를 제외하고는 손오공을 린치해서 죽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부정적인 느낌이 강하다.
4장 보스 백안마군의 영신도를 보면 동천 세력과 천정은 서유기의 결과로 많은 요괴와 신선들이 불문에 귀의하면서 서천의 세력의 막강해지자, 이것을 견제하기 위해 불문에 귀의한 요괴들이 손오공이 남긴 힘에 취해 다시 타락해서 원전 서유기에서 삼장법사 일행의 조력자로 나왔던 신장들이나 보살들을 죽이거나 굴복시키는 상황을 알면서도 방조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 비람파보살의 문지기가 된 백안마군이 보살을 배신하고 벌레 요괴들을 시켜 보살의 아들인 28수 묘일성관을 사로잡아 미치게 만들어 회월마군으로 타락시키자, 천정이 묘일성관의 자리를 다른 인물로 대신하게 하고 백안마군을 딱히 제재하지 않고 일에 관여하지 않은 것이 대표적인 예. 학선인은 본래 천녀였던 거미 요괴에게 옥황상제가 자비를 베풀어서 그런 거라고 말하지만, 백안마군이 '마마(옥황상제)의 뜻은 저쪽(서천)이 너무 이득을 보았다는 것이다. 이번에야말로 본전까지 찾아와야 한다.'라고 이죽거리는 대사에서 서천을 견제하기 위해 요괴들을 방조하는 게임 속 동천과 천정의 입장을 알 수 있다.
정치적인 파벌 싸움 때문에 자신들의 소속이라도 서천과 불문에 가까운 이들은 제거하고, 요괴들이 깽판을 치는 것을 방조하는 음험한 세력으로 부정적으로 묘사되고 있는 것이다.[4] 심지어 손오공을 죽이고 오근을 요괴들에게 나눠줌으로써, 그 힘에 취한 요괴들은 타락하어 서천 불문을 배신하게끔 동천이 상황 자체를 조성했다는 느낌마저 있다.[5] 즉 손오공을 죽인 주체는 천정과 동천이며[6], 오히려 서천은 손오공이 죽은 여파로 불문에 귀의한 요괴들이 배신하고 보살들과 신장들이 죽거나 이탈하여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손오공이 죽은 것은 단순히 동천과 천정이 손오공의 힘을 두려워했기 때문만은 아니라, 손오공이 서천과의 관련성이 깊은 인물인데 부처가 되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직접적인 소속이 사라진 상황이라, 서천을 약화시키기 위해 동천의 공격대상이 되었기 때문에 발생한 사건에 가까운 것이다.
반면 본 게임 속의 불문과 서천 세력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게임 속에서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게임 내에서 손오공이 죽거나 요괴들이 배신하여 보살 및 신장들에 해꼬지를 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서천 세력이 직접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이상하게도 나타나지 않으며, 원전에서 손오공과 인연이 깊었던 삼장법사, 관세음보살, 석가여래 모두가 게임 속 현재 시점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7] 다만 천명자를 인도하며 저팔계를 지원역으로 보낸 늙은 원숭이가 불문에 가까운 사상과 발언을 보이며, 미륵 보살, 영길 보살 등이 천명자를 지원하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서천 불문은 천명자를 통해 손오공이 죽은 이후의 사태를 수습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것이다. 왜 직접적으로 사태를 방지하거나 요괴를 처단하는 방식을 취하지 않고, 천명자를 지원하여 손오공을 부활시키려는 방식을 채택했는지는 명확한 설명이 없어 플레이어들이 추측할 수밖에 없는 상황.
노멀 엔딩에서 천명자가 긴고아를 받아들이는 것이 늙은 원숭이의 의도, 즉 서천 불문의 의도였다고 가정한다면 천명자, 부활한 손오공이 원전 서유기의 내용처럼 고난을 겪고 스스로 부처의 길을 걸을 걷게끔 유도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8][9] 검은 신화 오공에서의 손오공의 자유로운 본성에 대해 여러 묘사가 나오지만, 최종보스 전에 강을 건너면서 늙은 원숭이가 이야기를 들어보면, 결국 손오공이 자신의 본성, 욕망과 사심을 끊어내지 못했다면서 본인이 보기에는 손오공과 게임 속 보스 요괴들은 본질적으로 다르지는 않다고 하는 내용[10]이 나온다. 손오공의 자유로운, 한편으로는 방자한 본성을 마냥 긍정적으로 묘사하지는 않는 셈. 늙은 원숭이는 이런 본성과 부처가 되는 것은 양립할 수 없는 것이며 운명의 보살핌을 받는 자는 사심과 전념을 끊어낼 각오가 있어야 된다고 말하며, 부처가 되는 것을 거부한 손오공을 사실상 부정적으로 비판하며 천명자에게 충고를 하고 있다.[11] 이런 늙은 원숭이[12]가 주는 긴고아를 천명자가 받아들였다는 것은 검은 신화 오공의 손오공의 행보와 노멀 엔딩의 천명자의 행보가 달라지며, 사심을 끊어내고 원전 서유기의 내용으로 돌아가 종래에 부처가 된다는 암시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 검은 신화 오공에서는 원전 서유기와 아주 큰 차이점이 하나 있다. 바로 요괴라는 존재의 정체성이다. 원전 서유기에서 요괴는 본질적으로 사악한 존재이다. 이 때문에 손오공이 허구한 날 요괴를 죽여대도 삼장법사가 별 말을 하지 않는다. 삼장법사는 자신을 죽이려 한 잔학한 산적조차도 죽여서는 안 된다고 말할 정도로 불살을 고집하는 스님인데, 그런 스님조차도 요괴는 죽여도 되는 존재로 여긴다. 반면에 검은 신화 오공에서 등장하는 요괴들은 보다 현대 창작물에 가깝다. 절대적인 악이 아니라 선할 수도 악할 수도 있는 인간과는 다른 종족으로 묘사된다. 대표적으로 황풍대성은 타락하기 전에는 황풍령 주민들을 도우려는 선한 수행자였다.[13] 타락하게 된 이유도 오근의 영향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14]
흑풍요괴, 황미대왕, 백안마군처럼 애당초 싹수가 노란 요괴들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온건한 우마왕의 경우도 있듯이[15] 요괴라고 해서 마냥 악하다고 할 수 없고, 오히려 요괴보다 인간이 더 악한 경우도 있다.[16] 이 때문에 원전과 달리 긴고아를 받아들이고 요괴의 삶을 부정하는 삶이 마냥 좋은 삶이라고 할 수 없고, 진엔딩에서는 노멀 엔딩과 다른 주제의식을 보여주기 때문에 배드 엔딩으로 취급하는 사람들이 많다.
3.2. 진 엔딩
새로운 손오공이 되는 장면까지는 동일하지만 늙은 원숭이가 긴고아를 씌워주려는 순간 엔딩이 달라진다. 긴고아가 씌이기 전에 천명자가 눈을 번쩍 뜨면서 챕터의 마무리에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컷으로 넘어간다. 애니메이션의 내용은 천장들에게 공격당해 죽는 손오공, 게임의 첫 부분에서 시작되어 이후 서유기의 후반부 내용에서 전반부의 내용이 역순으로 흘러간다. 애니메이션 후반부로 갈수록 서유기 초반부의 방자하고 망나니 같은 손오공의 모습이 나오는데, 자신만만한 요괴왕으로서의 손오공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끝이 난다. 즉 이 엔딩에서 천명자는 투전승불이 되기를 거부하고 자신의 자유롭고 방자한 본성을 끝까지 꺾지 않았던 검은 신화 오공의 손오공의 기억과 의지를 온전히 계승했다고 볼 수 있다. 열린 결말에 가까운 결말이지만, 긴고아가 씌이기 전에 눈을 뜨고 이후 나오는 애니메이션의 내용을 보면 이 엔딩에서 천명자는 긴고아를 쓰는 것을 거부하고 자유로운 손오공으로서 살아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17]
진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미륵 보살의 인도로 숨겨진 지역의 숨겨진 보스전을 치러야 하는데, 진엔딩의 상황은 미륵이 의도한 것을 봐야 하며 불문 내부에서도 손오공과 천명자의 운명에 대한 여러 입장들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실제로 3장이 끝나고 나오는 불화에서 늙은 원숭이의 미륵에 대한 설명을 보면 '이 인물의 속내만큼은 나도 모르겠다.'라고 나오며, 늙은 원숭이와 같은 인물들은 손오공이 부처의 길을 걷기를 원하는 노멀 엔딩의 상황을 원했다면, 미륵은 검은 신화 오공의 자유를 사랑하는 의지를 존중하는 입장이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18]
한편으로 노멀 엔딩은 계속해서 반복되는 윤회이고, 진 엔딩이 바로 그 윤회를 부수는 결말이라는 해석도 있다. 우선 진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랑진군을 잡아야 하는데, 이랑진군전 후의 컷씬에서 이랑진군에게서 어떤 소리가 흘러나온다. 이 소리를 자세히 들어보면 진엔딩 애니메이션의 일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실 이때 이랑진군이 오공의 기억을 천명자에게 돌려준 것이고, 천명자는 그 기억을 토대로 긴고아를 거부함으로써 윤회에서 벗어났다는 것. 일부는 이 해석에서 더 나아가서 아예 프롤로그에서의 오공과 이랑진군의 싸움 자체가 윤회를 벗어나기 위해서 둘이 짜고 친 것이 아니냐고 보기도 한다.
프롤로그 당시 오공은 화과산의 혈육들이 학살당한 것에 분노하여 천계로 쳐들어간 것처럼 보이지만, 잘 생각해보면 맨 처음에는 무언가를 깊게 생각하다가 결심하고 움직인다. 동족의 학살에 분노하여 깽판을 치러 간다기에는 묘하게 침착하고 냉정한 모습이다. 이랑진군 또한 갑자기 긴고아가 나타나서 괴로워하는 손오공에게 결정타를 먹일 때 아무 감흥도 없는 무표정한 얼굴이다. 게다가 이랑진군이 뜬금없이 오공의 기억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수상한 부분이다.
미륵보살과 태상노군의 대화를 보면 작중 계속해서 언급되는 천명이란 결국 본래의 윤회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노멀 엔딩이 반복되는 운명이라면, 천명자를 인도하는 늙은 원숭이나 천명자를 쓰러뜨리는 이랑진군까지 포함해서 전부 운명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진엔딩의 천명자는 반대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속박하는 천명을 부수고 운명을 새로이 개척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게임 내러티브 외적인 상징적 의미에서 진엔딩을 살펴보자면 반대의 측면 또한 찾을 수 있다. 6장의 챕터의 제목은 미경(未竟)이고 진엔딩의 애니메이션의 제목은 미진(未盡)[19], 완전하지 않은 불완전함 혹은 다하지 못한 결말을 의미한다. 어느 쪽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열린 결말을 의미함과 동시에, 서유기의 마지막 고난에서 불경이 훼손되자 천지가 불완전한데 불경인들 오죽하겠냐며 불완전함 속에서 완전을 추구하는 게 불법의 이치라고 말하는 원전 손오공의 사상 및 서유기의 주제의식을 반영한 제목이기도 하다. 게임 속 손오공은 부처가 되기를 거부하기는 했지만, 실상 그 사상과 게임의 주제의식은 불교 철학에 가까우며 게임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이 양가적, 양면적이며 불완전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해석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해 보자면, 게임 내적 내러티브로는 진엔딩은 전술된 것처럼 운명과 윤회를 부수는 맥락 쪽에 가깝지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외적인 상징 측면에서 반대의 해석도 가능하다.검은 신화 오공의 이야기가 운명과 윤회의 굴레를 부수고 서유기를 완전히 종결시키는 이야기가 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불완전하게 반복되는 윤회(+검은 신화 오공 뿐 아니라 계속해서 나오는 서유기의 모든 2차 창작물)의 굴레 안에서도 자신의 자유와 나름의 깨달음을 추구하는 손오공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현재에도 여전히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캐릭터로, 서유기의 이야기(+서유기 관련 창작물)는 미래에도 말 그대로 끝이 없이 이어질 거라는 해석이다. 이런 식으로 본다면 서유기의 내용을 역순으로 축약해서 보여주는 진엔딩의 애니메이션은 검은 신화 오공의 내적 스토리의 차원을 떠나, 서유기와 손오공이라는 캐릭터 자체에 대한 제작진의 애정 어린 트리뷰트라 볼 수 있을 것이다.[20] 실제로 미완, 혹은 미진이라는 제목이 붙은 진엔딩의 애니메이션의 분위기는 중국에서 서유기 창작물의 대명사인 서유기(1986년 중국 드라마)의 테마를 배경음으로 경쾌하고 신나는 분위기가 이어지다 뒷모습을 보이며 사라지는 손오공으로 아련하게 끝맺는다.
4. 외부 링크
5. 미러 링크
[1] 더불어 태생이 태생인지 타고나길 수양이 매우 깊은 듯하다. 미륵 보살이 저팔계에게 후배보다 수양이 얕냐고 지적할 정도. 저팔계는 천상의 장군이었으며 요괴가 된 이후로 서유를 완수했으니 삼장이나 부처가 된 손오공보다는 못해도 결코 수양이 얕은 게 아니다.[2] 이랑진군의 이야기 참고.[3] 검은 신화 : 오공의 이야기는 손오공이 투전승불이 되는 것을 거부하고 게임 첫 장면에서 강제적으로 긴고아가 씌어져서 손오공이 죽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긴고아의 속박을 천명자가 스스로 받아들였다는 점은 검은 신화의 손오공의 행보와는 거리가 먼 결정적인 행동이다.[4] 이러한 특성은 원전 서유기와도 비슷한데 풍자 소설이라 유불도 전부를 까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도교계 계통의 캐릭터에 대한 풍자 및 부정적 묘사가 주인공 일행이 소속된 불교계 캐릭터들에 비해 강도가 더 강한 편이다.[5] 사실상 의도가 있었다고 봐야 할 것이 아무리 공이 있고 불문에 귀의한 요괴들이라 하더라도 천장도 아닌 악행을 저질렀던 요괴들에게 손오공의 오근을 나눠주고 있다. 단순히 손오공의 힘을 두려워 해서 죽인 거라면, 그 힘을 요괴들에게 나눠서서 힘을 키워주는 행위는 앞뒤가 안 맞는 행보이다. 처음부터 공격대상은 손오공 뿐만이 아닌 서천 세력이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렇게 욕망에 취하게 하여 악행을 저지르게 유도하는 방식은 3장 엔딩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황미대왕의 방식과 유사한데, 역으로 게임에서는 황미대왕이 천정에 의해 유도당했다고 볼 수 있다.[6] 단 흑풍요괴의 영신도 문서 등을 보면 손오공을 린치하는데 동원된 불문의 요괴들은 서천 불문의 협조를 받고 파견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손오공이 죽은 여파로 세력이 약화되고, 실질적으로 검은 신화 오공의 스토리를 안배함으로써 손오공을 부활시키려고 하는 세력이 서천인 걸 감안하면 왜 손오공을 죽이는데 협조했는지는 불명. 단순히 손오공이 죽고 발생한 결과를 예상을 못했을 수도 있지만, 아니면 부활한 손오공을 부처의 길로 끌어들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한 번 죽이는데 협력을 했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7] 나올 수가 없는 것이, 후술하겠지만 이 게임에서는 천정과 동천만큼 노골적으로 부정적으로 묘사되지는 않지만 서천의 불문 세력 보살들 또한 과오를 저지를 수 있는 불완전한 존재이며 요괴의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압제자로 묘사되기도 한다. 게임 내적 설정이 이런데 문제는 게임 외적으로 이 셋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입히기에는 너무 존재감이 큰 인물들이다. 석가여래는 불교의 교조이니 말할 것도 없으며, 관세음보살은 석가여래에 준할만큼의 신앙의 대상이다. 또한 삼장법사는 원전 서유기에서 울보에 겁쟁이로 묘사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항상 선함을 유지하는 것으로 묘사되는 서유기의 또 한 명의 주인공이며, 실제 역사 상의 인물인 현장 법사와도 관련성이 크다. 대중에게 인지도가 높고 인기 있는 이 셋을 검은 신화 오공 식의 어두운 세계관과 부정적인 설정 및 스토리로 묘사했다면 외국이면 몰라도 서유기의 전통적인 이미지 및 불교 전통이 강한 중국에서는 거부감 및 논란을 불러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 도교계 동천의 경우에는 원작에서부터 그 부정적 묘사가 불교계에 비해 강했던 편이며 전통 고전에서부터 선협물 등의 중국의 현대 창작물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발칙한 묘사가 허용되는 편이다. 그리고 이랑진군 같은 대중에게 인기 있는 인물은 게임 내에서도 내막을 뜯어 보면 긍정적으로 묘사되는 편.[8] 다만 서유를 완료한 후 사라진 것으로 보였던 긴고아가 사실은 계속 손오공에게 있었다는 묘사를 볼 때 부처와 불문 또한 손오공의 뒤통수를 치는 인물들로 볼 수 있다. 굳이 불문의 입장에 서서 긴고아의 경우를 설명해 보자면, 요괴의 본성을 버리지 못한 게임 속 보스들의 악행을 생각해 본다면 긴고아는 손오공이 성불하지 못했을 때의 안전장치이며, 손오공이 긴고아로 다시 고통을 받는 것은 손오공이 번뇌를 끝내 버리지 못하고 부처가 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트러블이었던 걸로 추측할 수 있다. 다만 부처가 되는 것을 속박으로 생각하는 검은 신화 손오공의 입장에서는 배신 행위와 비슷한 것일테고, 실제로 진엔딩의 경우에는 천명자의 운명은 노멀 엔딩과 달라진다. 서천 불문 또한 요괴의 입장에서 볼 때 위선자이자 압제자일 수도 있다는 것은 5장의 우마왕 일가의 스토리에서 나오며, 원전과 다르게 이 게임에서는 보살 또한 과오를 저지르고 응보를 받을 수도 있는 불완전하고 한계가 있는 존재인 것은 2장의 황풍대왕과 영길 보살의 스토리에서 알 수 있다.[9] 또한 불문 내부에서도 다른 입장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바로 미륵 보살로 자세한 내용은 진엔딩 항목에서 서술. 또한 긴고아의 경우 진엔딩 및 손오공 항목에서 후술하겠지만 서천 불문의 짓이 아니라 처음부터 손오공의 의도일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엔딩 및 2회차에서 나타나는 손오공의 육근이 긴고아의 형태인 것은 의미심장한 부분. 긴고아가 단순히 속박과 억압의 상징이 아니라 손오공 자신의 떨어질 수 없는 정체성으로 체화된 것이라 볼 수 있다.[10] 흑풍괴와는 욕망이, 황풍대왕과는 분노가, 황미대왕과는 오만이, 자유를 추구하면서도 성불하려고 하는 이중성은 우마왕과 닮았다고 한다. 그런데 뜬금 없이 4장의 요괴와 견주는 것은 백안마군이 아닌 저팔계와 거미요괴의 사랑으로 인한 번뇌와 닮았다고 한다. 거기서 언급이 되는 것은 원작의 백골정인데, 늙은 원숭와 저팔계가 하는 이야기 및 진엔딩의 내용을 보면 원작과 달리 검은 신화 오공에서는 손오공과 백골정이 구면에 그렇고 그런 사이였던 모양.[11] 강을 건너면서 또 하나의 늙은 원숭이, 천명자, 저팔계가 탄 배가 지나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원전 서유기에서 마지막으로 영산을 오를 때 삼장법사가 육신을 벗어내고 자신의 육신을 목도하는 장면과 유사하다. 늙은 원숭이의 사상 및 인도가 원작 서유기의 불교적 주제의식의 입장에 가까운 점을 보여주는 대목.[12] 게임을 끝까지 진행해도 정체를 알 수가 없다. 손오공의 모든 과거를 알고 있는 인물인데, 영신도 문서에서는 이 인물이 수보리조사, 관세음보살, 손오공, 아니면 그냥 단순한 화과산에 사는 늙은 원숭이일 수도 있다고 하는데 딱 잘라서 누구인지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다만 사실상 불교의 사상과 입장을 대변하는 캐릭터라 할 수 있으며 실제로 각 챕터가 끝나고 나오는 탱화를 불교식으로 해설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실제 설정은 알 수 없지만, 메타포적으로 보면 또 다른 손오공, 불제자 및 부처로서의 속성을 지닌 손오공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 경지가 미륵 보살의 경지만큼 높지 않은 것은, 늙은 원숭이의 영신도 소개 및 3장 챕터 이후의 탱화 해설에서 미륵을 가리켜 '이 인물의 속내는 나도 모른다.'고 이야기하는 점에서 알 수 있다.[13] 게임 속 등장하는 보스들 중 가장 양면성이 강한 요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본래 황풍대왕이 석가여래의 연등의 기름을 먹고 득도한, 어떻게 보면 불문의 속성을 지닌 요괴인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오근을 취하기 한참 전의 시점인, 서유기 본편의 시점의 황풍령에 있을 시절에 부하 요괴들이 사람을 잡아 먹고, 삼장법사를 납치했다는 전적이 있다는 것은 호선봉의 영신도에서도 나온다. 그런데 검은 신화 오공의 설정에서는 황풍령으로 가게 된 이유가 불법을 탄압하는 사합리국에 재앙으로 나타난 부판이라는 요괴를 죽였는데, 다시 또 사합리국의 백성들이 쥐로 변하는 재앙이 닥치자 그것을 피하기 때문이었다는 것이 밝혀진다. 문제는 그 부판이라는 요괴를 사합리국에 보낸 것이 영신도의 내용을 보면 영길 보살로 추정된다는 것. 물론 백성들의 목숨을 살려주는 북을 만들어준 불문을 배신하고, 불법을 탄압하고 자신의 명예욕을 추구한 사합리국의 왕의 큰 과오도 있지만 그렇다고 요괴를 보내 나라 전체에 재앙을 초래한 영길 보살의 고전 식의 천벌은 현대인 플레이어의 눈으로 볼 때 지나쳤다는 느낌을 주며, 백성을 괴롭히는 요괴를 처단한 황풍대왕이 악인으로 보이지가 않는 것이다. 황풍대왕에게 배신당해 게임에서 목이 잘린 상태로 고인능욕을 당하는 영길 보살에 대해 영신도는 인과응보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검은 신화 오공의 세계관에서는 보살이라고 항상 정의로운 것만은 아니고 요괴라고 항상 악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손오공의 오근을 취하기 전부터 사람을 잡아먹었고, 한 번 목숨을 살려준 영길보살을 배신해 목을 자르고 게임 시점에서 깽판을 치고 있는 황풍대왕의 악행과 요괴의 본성이 정당화되는 것도 아니다. 영신도에서는 영길 보살에게 인과응보에 대해서 말한다면, 황풍 대왕에게는 배은망덕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영길 보살 또한 영신도의 내용을 보면 사합리국의 불법이 완전히 쇠퇴한 상황에서 목이 잘린 상태로 수백년을 떠도는 응보를 받은 것으로 보이며, 2장 마지막에서는 자신의 죄가 크다고 반성하고 한탄하는 모습을 보이기에 원작의 선악 구도를 완전히 뒤바꿀 정도는 아니며, 다만 양쪽 모두 양가적 특성을 지녔다고 보면 될 것이다.[14] 여러 단서들을 살펴보면 단순히 오근이 주는 강력한 힘에 취해서가 아니며, 오근이 모종의 영향을 미쳐 정신을 망가트렸다는 듯한 묘사가 반복해서 나온다. 앞선 문단에서도 설명되었듯이 천정이 고의적으로 요괴들의 정신을 망가트려 타락시켰을 가능성이 높다.[15] 우마왕의 경우 손오공의 오근의 영향을 유일하게 받지 않는 요괴인데, 이는 5장 엔딩 애니메이션에서도 나오듯이 손오공이 유언으로 자신이 죽고 나서 생기는 물건을 건드리지 말라는 충고를 남겼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우마왕은 서천과 동천 세력의 억압으로 인해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16] 대표적으로 여우 퀘스트에 등장하는 불공이 그렇다. 불공은 고작 꿈 때문에 여우를 잔인하게 살해했다. 물론 현대와 달리 고대시대에서 꿈은 주술적으로 의미 있게 받아들여졌다. 그렇다고 해도 고작 꿈 하나를 근거로 살생을 저질렀다면 당시의 가치관으로 봐도 악행이다. 근거도 없는 망상 때문에 타인을 죽이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불공은 이런 자신의 죄악을 반성하기는 커녕, 이유 있는 살생이라고 합리화만 반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후배인 불능에게 살생을 합리화한다며 호되게 비판당하는 글이 있다. 심지어 여우로 둔갑한 손오공이 등장하자 사과하기는 커녕 오히려 먼저 죽이려고 달려들기까지 한다.[17] 특히 애니메이션이 시작될 때 말하는 손오공의 "내가 어떻게든 긴고아를 벗어내겠다"라고 말하는 것과 이 기억을 이랑진군으로부터 건네받은 것을 보면 최소한 긴고아의 거부는 확정.[18] 손오공 항목에서 자세히 후술되어 있지만 손오공이 부처가 되기를 포기한 상황은 자신의 본성을 지킨 것과 동시에, 서유기 식의 부처가 되는 것의 허망함에 대해 나름의 깨달음을 얻어서이기도 하다.내가 미래불이라서 아는데, 미래엔 그런거 잘 안먹히더라고.[19] 영어 번역은 Unfinished[20] 실제로 검은 신화 오공은 원전 서유기의 세세한 장면, 대사, 설정을 게임 곳곳에 배치하고 있으며, 각종 서유기 2차 창작-대표적으로 중국에서 유명한 서유기(1986년 중국 드라마)- 의 이미지와 연출, 음악을 오마쥬하고 있다. 천명자가 직면하는 사건들은 원전 서유기의 상황을 거의 그대로 재현한 듯한 것들이 많으며, 각종 캐릭터들의 디자인은 1986년 서유기 드라마의 리파인 디자인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 다크 판타지로 서유기를 재해석함으로써 원작의 주제의식와 선악구도, 유쾌한 정서 및 해피 엔딩이 어쩔 수 없이 훼손된 측면은 있지만, 곳곳에 배치된 이러한 재현과 오마쥬에서 제작진들의 원작 서유기에 대한 팬심을 알 수 있다. 윤회를 반복하고 있다는 게임 내 설정과 이러한 원작 재현 및 오마쥬 요소들을 결합해서 게임 외적으로 생각해본다면, 검은 신화: 오공라는 게임 자체가 원작 서유기가 반복적으로 만들어 내는 윤회(2차 창작)의 한 고리임을 제작진이 의도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