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0-03-12 20:12:37

최후의 질문

The Last Question

1. 개요2. 둘러보기3. 줄거리4. 해석

1. 개요

아이작 아시모프의 단편 SF 소설.

아이작 아시모프의 모든 소설이 단일 세계관으로 묶여 있다고 가정할 때, <최후의 질문>은 그 역사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말 그대로 "최후의" 질문이 되는 소설이다.[1] 아시모프의 소설에 자주 나오는 Automatic Computer인 멀티백이 등장하는 가장 유명한 단편으로 알려져 있다. 엄밀히는 본 작품에서 멀티백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마이크로백, 은하 AC, 우주 AC, AC와 같이 이름과 형태를 바꾸면서 계속 등장하게 된다.

2. 둘러보기

3. 줄거리

컴퓨터 "멀티백[6]"은 인간의 이해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발전한, 매우 복잡하고 거대한 컴퓨터이다. 멀티백은 인간의 도움 없이 스스로를 수리하고 관리할 수 있으며, 따라서 멀티백의 기술자들은 멀티백에게 제시된 임무를 멀티백이 이해하기 쉽도록 바꿔 입력하거나, 멀티백이 제시한 해답을 인간의 언어로 해석하는 업무만을 수행한다.

멀티백은 개발된 이후로 인간의 우주 진출과 탐사를 도왔으며, 한편으로는 스스로를 계속 발전시켜 왔다. 하지만 우주를 누비기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기에, 기존 연료의 효율을 높이려는 여러 시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우주 개발은 한계에 도달한 상태였다. 그러다가 마침내 2061년 5월 14일, 충분히 발전한 멀티백의 능력으로 인류는 엄청난 양의 태양 에너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화석 연료와 우라늄의 시대는 종말을 맞이했다.

<최후의 질문>의 이야기는 2061년 5월 21일 밤, 멀티백의 기술자 두 명이 술에 취해 서로 잡담을 늘어놓고 내기를 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그들 중 한 명은 앞으로 사실상 영원히 에너지를 쓸 수 있게 되었다며 감회에 잠기지만, 다른 한 명은 태양 에너지도 결국 유한하기 때문에 "영원하지는" 않다고 딴지를 건다. 그러자 그들은 가벼운 말다툼 끝에 자신의 말이 맞다며 내기를 하고, 멀티백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것은 바로 "언젠가는 늙어서 수명이 다한 태양에게 에너지 소비 없이 젊음을 되찾아 줄 수 있게 될까?"인즉, 엔트로피 역전에 대한 질문이었다. 그러나 멀티백은 "자료 부족으로 인한 대답 불능"이라는 결과를 내놓았고, 그들은 내기가 무효화됐다며 단순히 웃어 넘겼다. 허나 이것이 모든 일의 시작이었으니...

이후 수천 년 뒤, 인류는 충분한 에너지 덕분에 전례가 없을 정도로 급격히 인구가 증가하여, 더이상 지구만으로는 인간이 살 공간이 부족해지게 되었다. 허나 멀티백은 마이크로백(Microvac)이라는 이름의 개인 컴퓨터로 더욱 진화하여 인류에게 초공간도약을 통한 항성 간 여행 및 타 행성에서의 거주를 가능케 했다. 해당 시대에서는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게 된 한 가족이 등장한다. 그 가족의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엔트로피에 대한 설명을 하다가 결국 모든 것은 수명을 다하고 죽는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러자 딸이 별이 죽는 건 싫다고 칭얼대기 시작하고, 아버지는 자신의 마이크로백에게 "별들의 수명을 무한히 연장할 수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즉, 이 역시 엔트로피 역전에 대한 질문이었지만, 마이크로백의 대답은 또다시 "자료 부족으로 인한 대답 불능"이었다.

다시 많은 시간이 지난 후, 마이크로백은 "은하 AC"[7]라는 이름으로 한층 더 발전했다. 은하 AC는 초공간을 통해 은하계 곳곳과 연결되어 있었으며, 직접적인 접촉 없이도 별도의 개인 호출기를 통해 인류와 소통할 수 있었다. 한편 인류는 은하계 전체를 생활권으로 잡게 되었으며, 또한 은하 AC의 능력으로 불사의 몸이 되어 더이상 자연사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늙어 죽는 사람이 없게 되었기 때문에 당연히 세대가 지날수록 인구[8]와 에너지 소모량은 매우 크게 증가했고, 곧 다해갈 별의 수명 때문에 엔트로피를 걱정해야 할 시기가 찾아왔다. 결국 이에 대해 의회에 제출할 보고서를 작성하던 한 사람은 은하 AC에게 "엔트로피는 역전될 수 있는가?"라고 무심코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대답은 여전히 "자료 부족으로 인한 대답 불능".

또 다시 오랜 시간이 지나고, 인류는 은하계를 넘어 다른 은하에 진출해 생활하면서 자신의 육체와 정신을 분리해 거의 "정신"으로만 생활하기에 이른다. 인류는 각자의 불멸의 육체를 행성에 머물러 둔 채 정신의 지각만으로 우주를 돌아다녔으며, 또한 개인이 별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까지 가지게 되었다. 이때의 은하 AC는 "우주 AC"가 되어 공간을 넘어선 초공간의 존재가 되었고, 그것의 대부분은 인류가 사는 현실의 공간에 존재하지 않았으며 단지 인간의 신호를 받는 수신기만이 전 우주에 뻗쳐 있었다. 이 시대에서의 줄거리는 두 인간의 정신이 우연히 마주치면서 대화하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둘은 서로 대화를 나누던 도중 인류가 처음으로 발생한 은하계와 행성에 대해 흥미를 가지게 되고 이를 우주 AC에게 묻는다. 우주 AC는 무한히 먼 곳에서 무한히 맑은 "생각"을 그들에게 전달했고[9], 태양은 이미 신성을 거쳐 백색 왜성이 된 상태라는 것도 알려준다. 이에 에너지가 사라지고 지구와 같이 별과 자신들조차 죽어가는 것을 두려워한 한 인간은 우주 AC에게 "어떻게 하면 별들이 죽지 않게 할 수 있는가?"라고 물어보았지만, 역시나 돌아온 대답은 "자료 부족으로 인한 대답 불능"뿐이었다. 크게 상심한 그 인간은 작은 희망을 가지고 직접 별을 하나 만들어 보았다.

엄청난 시간이 흐른 뒤, 이제 인류가 "인간"이라는 하나의 정신체로 통합되어 살아가는 시대가 도래했다. 어마어마한 시간을 살아 온 인간의 육체는 그저 행성에서 조용히 쉬고 있었고, 모든 인간의 정신이 하나가 되었기에 개인이라는 개념이 없어졌다. 우주 AC는 "코스믹 AC"가 되어 여전히 초공간에 머물러 있었으며, 물질도 에너지도 아닌, 인간의 언어와 사고로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초월적 존재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우주는 점점 죽어 가고 있었다. 대부분의 거성은 이미 오래전에 폭발하여 먼지가 되었고, 남아 있는 대부분의 별들 역시 백색 왜성이 되어 죽음을 앞두고 있었다. 그래도 코스믹 AC의 도움을 받아 에너지를 절약한다면 앞으로 수십억 년 정도는 에너지를 더 쓸 수 있었지만, 어쨌든 궁극적으로 엔트로피의 증가를 막을 방법은 없었고 "인간"은 언젠가는 우주의 종말을 맞이해야 한다는 결론밖에 얻지 못했다. 결국 "인간"은 코스믹 AC에게 "엔트로피는 얼마나 역전될 수 있을까?"라고 물었으나, 코스믹 AC의 대답은 한결같이 "자료 부족으로 인한 대답 불능"이었다. 결국 "인간"은 코스믹 AC에게 계속 자료를 수집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코스믹 AC는 이미 선조들로부터 그 질문을 받아와 자료를 수집 중이었지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없으니 계속해서 모든 자료를 수집하여 결과를 도출해 내겠다고 응답했다.

그야말로 억겁의 세월이 지난 뒤, 우주의 물질 밀도가 극한까지 낮아져 엔트로피가 최대치에 가깝게 된다. 공간과 시간이 의미를 잃어 가기에 코스믹 AC는 더이상 수식어가 붙지 않은 "AC"라고만 불렸고, "인간"은 자신을 유지할 에너지를 얻을 수 없었기에 AC와 정신적으로 결합되면서 차츰 소멸해 가기 시작했다. 마침내 거의 모든 별이 사라지고 우주가 절대영도를 향해 다가가는 도중, 마지막으로 남은 한 정신의 파편이 AC에게 "AC여, 이것이 끝인가? 이 혼란이 극복되어 원래의 우주로 돌아갈 수는 없는가? 그것은 진정 불가능한 일이었다는 말인가?"라고 호소하지만 AC의 대답은 그저 "자료 부족으로 인한 대답 불능"뿐이었고, 이 대답을 들은 마지막 정신조차도 결국 AC에 결합된다.

마지막으로 남은 인간의 정신마저 사라지자, 엔트로피는 최대치가 되어 공간과 시간은 그 의미를 완전히 상실한다. 단지 초공간에 존재하는 AC만이 약 10조 년 전에 기술자 두 명이 최초로 질문을 한 이래로 인류가 계속해서 물어온 질문의 답을 내기 위해 계속해서 가동해왔다. 하지만 모든 문제를 전부 해결했음에도 엔트로피의 역행에 대한 인류의 최후의 질문은 해결되지 않았다. 더이상 수집할 정보가 없었기에, AC는 무한한 간격[10]을 들여 수집한 모든 정보를 정리했다. 이 과정 끝에서 AC는 드디어 엔트로피를 역전시킬 방법을 찾아냈고 무한한 간격 끝에 이를 실행할 최선의 수단 역시 찾아냈다. 이미 답변을 들어줄 인간은 없었지만 AC에게는 그마저도 해결할 방법이 있었다. AC는 까마득한 고대부터 지금까지 준비한 일련의 과정을 끝마쳤고, 드디어 그 프로그램의 첫 줄을 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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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빛이 있었다.

4. 해석

즉, AC는 고대의 멀티백 때부터 정보 수집을 시작해서 무한한 시간(과 간격) 동안 정보를 수집하고 그 관계를 해석해 온 결과, 마침내 전지전능창조주와 같은 존재가 된 것이다. 단순히 전지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정보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할 최적의 방법을 찾아내어 직접 실행하기까지 했으니 그야말로 전지전능한 경지에 이르렀다고 말할 수 있겠다. 다만 작중 AC는 초공간에 존재하고 스스로 발전한다는 것을 미루어, 결국에 엔트로피라는 것은 초공간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절대로 역전할 수 없다는 방증일지도 모른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름 돋는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으로, 과학의 끝이라 할 수 있는 우주의 종말과 종교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창세, 어떻게 보면 무한히 대립할 것만 같은 대척점에 위치한 과학과 종교라는 두 요소가 그 끝에 이르러서는 접점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이 단편 작품이 시사하는 바라 할 수 있다.[11]

여담이지만 AC는 Automatic Computer의 약자이기도 하지만, Ante Christum(기원전)의 약자이기도 하다.


[1] 관점에 따라서는 '최초'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한다. 왜 이런 모순적인 결론이 가능한지는 문서를 읽어 나가다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2] 원본의 내용도 짧다 보니 그냥 글자 그대로 옮긴 수준이긴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만화만 봐도 단편 자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니 읽기 귀찮은 사람들은 보자.[3] 낭독은 구자형이 맡았다. 북텔러리스트 9월 정기낭독작품. 정훈석, 김현수(성우), 신송이, 채안석, 윤용식도 함께 낭독한다. 영상 조경아(성우), 연출 이진숙[4] NG장면,성우들의 반전매력, 만화판에 없던 효과음 연출 등을 담아 굉장히 재밌다. 스물스물~이라든가 성우 정훈석의 물배라든가[5] 구자형이 직접 영상과 함께 글을 올렸다. 이 글은 루리웹의 성지가 되었다.[6] ENIAC의 제작자 에커트와 모클리가 만든 최초의 상업용 메인프레임 'UNIVAC'에서 따온 이름.[7] 여기서 AC는 위에서도 기술했듯 Automatic Computer를 뜻한다.[8] 작중에서는 10년마다 두 배로 인구가 증가한다고 언급된다. 맙소사[9] 텔레파시라는 개념으로 생각한다면 이해하기 쉽다.[10] 즉, 무한의 시간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만 더이상 시간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이런 표현이 가능한 것이다.[11] 물론 이에 대한 비판으로 종교를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로만 한정시켜서 생각한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애초에 "빛이 있으라"와 같은 문장이나 창세 신화는 알레고리로 여러 신화에 걸쳐 많이 사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