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20 16:07:01

코끼리 무덤

1. 개요2. 실상3. 영향4. 유사품 : 매머드 무덤5. 기타6. 창작물

1. 개요

코끼리들이 죽음을 직감할 때 혼자 따로 떨어져 가서 죽는 장소가 따로 있고, 그래서 우리는 죽은 코끼리를 볼 수 없다는 옛 전설이다.

2. 실상

코끼리가 자신의 죽음을 미리 인식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 코끼리는 절대 무리에서 누가 홀로 떨어져서 죽게 방치해 두는 일이 없다. 코끼리들은 무리에서 죽음이 임박한 개체가 보이면 이를 절대 내버려두지 않고 임종까지 같이 다니면서 지켜준다. 그러다 결국 죽어버리면 오히려 다같이 장례식을 치러준다. 수컷들의 경우는 무리에서 떨어져 생활하기 때문에 광야에서 혼자 죽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닌데, 이 경우에도 수컷 코끼리들끼리 작은 그룹을 만들고 다니는 경우도 있고, 남남 관계인 코끼리들도 무리 지어 다니다가 다른 코끼리의 시체를 발견하면 꼭 장례식을 치러준다. 아무튼 코끼리 해골이 따로 잔뜩 모여있는 공동묘지 같은 건 없다.

게다가 우리가 코끼리 사체를 볼 수 없는 건 자연에 수없이 많은 스캐빈저들과 분해자들이 코끼리들이 죽자마자 달려들어 당장에 결단을 내기 때문이다.[1] 시체를 먹는 동물들은 코끼리 고기를 신나게 뜯고, 점박이하이에나는 코끼리 뼈조차도 씹어먹을 수 있다. 남은 뼈와 상아도 사바나 기후에서 의외로 빨리 분해된다. 그러므로 자연사한 코끼리 사체를 찾아서 상아를 얻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3. 영향

실제로 코끼리 무덤이 존재한다면 아라비안 나이트의 신밧드처럼 일확천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므로, 많은 사냥꾼들과 동물학자들이 코끼리 무덤을 찾으러 사방팔방 뛰어다니기는 했다. 당시 상아가 금과 맞먹는 초호화 재료였기에 만들어진, 어찌 보면 엘도라도와 같은 이상향(?)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사냥꾼들이 일확천금의 꿈을 품고 퍼뜨린 소문일 수도 있다.[2]

4. 유사품 : 매머드 무덤

코끼리의 일종인 매머드의 무덤은 실제로 존재한다고 한다. 기후가 달라 시신 보존이 잘 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신생대 당시 일부 타르 웅덩이가 늪처럼 작용해서 동물들이 빠지고, 여기에 빠진 동물의 시체를 다른 육식동물이 노리고.... 이렇게 반복되어 수많은 동물들의 무덤이 되었다가 현대에 와서 발굴된 사례도 있다.

매머드도 한 마리만 찾아도 상당한 돈벌이가 되므로, 시베리아 일대에는 털매머드 무덤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고 한다. 오히려 코끼리 상아보다도 유통 및 판매가 용이한 면도 있는데, 코끼리 상아는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동ㆍ식물 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으로 유통과 판매가 엄격히 금지되는 반면 매머드 상아는 매머드 자체가 고대에 이미 멸종된 동물이기 때문에 입수 경로가 입증되면 제한적으로 유통과 판매가 허용되기 때문이다. 매머드 상아의 100Kg당 가격이 5천만원이 넘기 때문에 매머드 사체가 주로 발견되는 중국, 러시아에서 발굴/유통되는 매머드 상아가 120여톤에 달할 정도이다. 매머드 상아로 위장한 코끼리 상아가 팔린다고 해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을 정도.

일각에는 매머드의 영혼이 코끼리를 이끈다는 전설도 있다.

5. 기타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2017년 9월 29일에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아프리카 내에서 벌어진 코끼리 상아 및 코뿔소 서각의 대량 밀수 중 18건에 북한이 깊게 연루되어 있다고 한다. # 이 정도 기준의 대량 밀수는 29건이었는데 그 중 절반이 넘는 18건에 아프리카에 위치해 있지도 않은 북한이 연루되어 있다는 것.

6. 창작물

사실이 아닌 전설이지만 "코끼리 무덤"이라는 말은 여러 창작물에서 자주 등장한다.

6.1. 라이온 킹

마찬가지로 아프리카 생태계를 모티브로 한 라이온 킹에서도 다루어 졌다. 심바스카의 꾐에 빠져 무파사의 주의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을 못 이기고 날라와 함께 탐험하려다 점박이하이에나 쉔지, 반자이, 에드에게 죽을 위기를 겪고 무파사에게 구출된다. 플롯 상에서는 철없는 어린이에 불과하던 심바의 성장의 계기이기도 하면서 부자간의 유대를 상징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오프닝부터 밝고 아름다운 대자연을 배경이 일관되게 유지되어오다 회색을 주로 한 음침한 색조로 뒤바뀌면서 당시 시청하던 아동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장소로, 어렸을 적 라이온 킹을 보고 자란 세대에게 코끼리 무덤이라고 하면 이것부터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메가드라이브로 출시된 라이온 킹 게임에선 3번째 스테이지의 배경이기도 하다. 바로 전 스테이지가 I Just Can't Wait to be King이 BGM으로 깔리고 말랑말랑한 난이도였다가, 바로 이 스테이지에 오자마자 BGM은 Be Prepared로 바뀌더니 난이도가 급상승하면서 좌절했던 유저가 많았을 것이다. 까다로운 패턴의 적들은 물론이고 낙사 구간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원작의 트라우마를 더 빡치게 재학습하는 수준.

실제 난이도는 거의 동 세대에 발매된 레이맨에 비교하면 아이들 장난인 수준이지만 말 그대로 장난 삼아 게임을 잡은 아이들에겐 낙사를 피하기 위한 타이밍 입력, 배경에 가려 보이지 않는 길 등 이곳을 넘지 못하고 좌절하면서 동심을 파괴하는 벽 역할을 충실히 했다. 유튜브에 업로드 된 플레이 영상에서도 이 스테이지를 넘지 못하고 좌절했었다는 아동 시절의 슬픈 체험담이 줄을 잇는다.


[1] 동물의 사냥 문서에서 보듯 동물의 사냥은 매우 고달프다. 그러니 사냥하지 않아도 먹을 수 있는 시체가 눈 앞에 보인다면 대다수 육식동물들이 이를 먹으려 든다. 한편 시체만 전담해서 먹는 스캐빈저는 생각보다 드문데, 이 또한 당연한 일로 야생에 시체가 그렇게 충분히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그것만 먹었다간 생명을 유지하기가 어렵다.[2] 밀렵꾼이 실제 사냥터를 숨기기 위해서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코끼리를 밀렵하게 된 것은 100년도 안 된 최근 일인데에 비해 이 소문은 그 전부터 떠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