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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霧天狗伝說殺人事件키리텐구 전설 살인사건
원작 단행본 11권에 수록된 에피소드. 애니메이션에서는 피아노 소나타 월광 살인사건에 뒤이어 2번째로 1시간 스페셜 방영을 한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국내 더빙판으로는 방영하지 못하고 미방영분 자막판 15, 16화로 분할 방영되었다. 처음으로 불교 사찰에서 일어난 에피소드이다.
2. 시놉시스
고미산에 벚꽃놀이 구경을 갔다가 길치인 코고로 아저씨 때문에 길을 잃던 코난 일행들은 마침 비까지 내리고 차도 펑크가 나서 근처에 보이는 산니사(山泥寺)[1]라는 절에서 잠시 쉬었다 가기로 한다. 사람 좋은 스님들 덕분에 절에서 하룻밤을 묵을 수 있게 된 코난 일행. 이 절엔 키리텐구의 전설이 내려져 오는 곳이라 한다. 그런데 이 절 수행의 방에서 주지 스님이 교살된 채로 천장에 높이 매달려 있다. 수행의 방 천장은 사람이 도저히 쉽게 올라갈 수 없을 정도로 높은데 주지 스님이 거기 매달려 있다니? 범인은 설마 정말로 전설 속의 키리텐구인가?
3. 연재/방영 정보
이 에피소드가 당시 국내에서 방영되지 않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이 사건에서 언급되는 텐구란 요괴 자체가 일본 설화에만 전해져 내려오는 괴물일 뿐 한국에는 그에 부합하는 괴물이 없다. 단, 키리텐구는 작가가 지어낸 것인지 명탐정 코난 외에는 거의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번안에서도 대충 지어내도 별 상관은 없긴 하다.[2] 서울문화사판 정발판에선 안개도깨비라는 이름으로 현지화되었다.
- 키리텐구 소개 시 나오는 영상의 잔인함이 높다.
- 작중 배경인 사찰 또한 전형적인 일본식 선불교 사찰이라 한국의 사찰과는 차이점도 크고, 결정적으로 이 절 주지 스님에게는 손녀딸이 있다는 설정이 대처승을 거의 인정하지 않는 한국 불교와 큰 차이가 있다.[3] 다만 이 점은 손녀가 아닌 주지스님을 존경하던 불교 신자 소녀로 바꿀 수도 있었다.
- 가장 큰 이유로, 이걸 방영했다가 불교 측의 항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불교나 신토 등에 어느정도 풍자적인 요소를 넣을 수 있는 분위기의 일본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그런 게 사회문화적 배경 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걸 방영했다가 불교 이미지를 깎아내린다고 수많은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 당장 한국에서 목사를 풍자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이유가 그런 것 때문이다.
이러한 문화 차이 때문에 로컬라이징이 불가능해서 결국 국내판에서는 방영되지 못했다.
다만 추후 오리지널 에피소드인 괴기 오층탑 전설과 불가사의한 예지 불상은 대처승과 일본 사찰이 나오지만 더빙되었다.
4. 등장인물
4.1. 레귤러 캐릭터
4.2. 산니사 승려들
- 텐에이 (天永 천영) (71)[4]
성우 : 야나미 조지[5]
기요미즈데라를 닮은 산니사의 주지. 코가 삐쭉하여 화나면 영락없는 텐구 그 자체지만, 실제로는 매우 짓궂고 장난기가 매우 많으신 스님이다. 게다가 자금난에 시달리는 것인지 코난 일행에게 숙식을 사실상 강요한다(…). 게다가 스님이란 체통에 걸맞지 않게 은근히 젊은 여자들이나 술을 밝히는 구석도 있다.
하지만 코난 일행을 취재진이라고 오해했을 때 한껏 압박하기도 했고, 2년 전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거나 모리 탐정의 정체가 드러났을 때 입단속을 시키는 등 말 못할 비밀을 감추고 있는 듯한데...
- 칸넨 (寛念 관념) (21)
성우 : 우에무라 키하치로
모든 수도승들의 맏형인 인물로 주지 스님을 제외하고 가장 오랫동안 이 절에서 수행하고 있는 승려이다. 외모도 그 옛날 아난존자와 같이 미남이다. 2년 전 사건에서 모쿠넨과 함께 츄넨의 시신을 처음으로 발견했다는데, 이번 사건에서도 처음으로 시신을 발견한다.
- 톤넨 (屯念 둔념) (19)
성우 : 마키시마 나오키
약간 돼지상의 승려. 외모에 걸맞게 밥을 많이 먹지만 요리 솜씨가 일품이라 이 절의 식사를 책임지고 있다. 츄넨과 각별한 사이였는지 츄넨의 자살에 대해 동정하기도 했다.
- 모쿠넨 (木念 목념) (19)
성우 : 사쿠야 슌스케
마른 인상의 승려. 손재주가 좋아서 절의 목수일을 도맡고 있다. 2년 전 사건에서 간넨과 같이 츄넨의 시신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 슈넨 (秀念 수념) (18)
성우 : 카와나베 마사키
1년 전에 입문한, 승려들 중 막내. 그래서 2년 전의 사망사고에 대해서는 다른 승려들에게 전해듣기만 했다. 키와 체구는 작고 왜소하지만 학구열이 높고 매우 명석한 승려라고 한다. 사건 전날밤에도 책을 읽느라 잠을 설쳤다고 한다.
- 츄넨(忠念 충념) (향년 불명)
2년 전 사건에서 사망한 산니사의 승려. 과거에 파계승들을 가두고 수행을 시킨, 천장이 이상하리만큼 높은 방에서 목을 맨 채로 발견됐다. 텐에이의 손녀 키쿠노와 교제한 끝에 결혼까지 생각했으나 텐에이가 결사반대[6]하여 좌절하고 자살한 걸로 알려져 있다.
4.3. 기타 관계자
- 키쿠노 (菊乃) (21)
성우 : 이와이 유키코[7]
텐에이의 손녀. 성씨는 불명. 예전에는 가끔 산니사에 놀러왔지만, 연인이었던 츄넨이 자살한 2년 전부터는 발길을 끊었다. 당시에 츄넨의 시신을 붙들고 통곡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였다. 진짜 오누이처럼 사이가 좋았다고.
- 키쿠노의 남편 (연령 불명)
텐에이가 키쿠노와 맺어준 다른 절 주지의 손자이자 커다란 절의 계승자.[8] 현역 스님인지 대머리이다. 그래도 처조부가 돌아가신 현장인지라 승복이 아닌 검은색 양복을 입고 있다. 모쿠넨이 듣기로는 어려서부터 키쿠노와 결혼 약속을 했다지만 텐에이의 독단으로 보인다.
5. 줄거리
봄을 맞아 벚꽃 구경을 간 모리 코고로 탐정 일행. 그런데 길치인 코고로 아저씨 때문에 산에서 길을 해메게 되었고, 설상가상으로 차 타이어에 펑크가 나서 옴짝달싹 할 수 없게 되었으며, 비까지 내리고 있다. 차박이라도 하자던 그 때, 코난이 근처에 산니사(山泥寺)란 이름의 절을 발견했고, 할 수 없이 절에 들어가서 묵고 가기로 했다. 그런데 이 절의 주지 스님인 텐에이 오쇼(천영화상)는 코난 일행들을 보자마자 언론사의 기자로 보았는지 내쫓으려 했다. 모리 코고로가 "차가 펑크가 나서 잠시 쉬었다 가려고 들어왔다"고 하자 그제야 오해를 풀고 받아주고 도리어 환대하더니, 덤으로 "이 절에서 1박을 하려면 성인은 1만 엔이고 어린이는 8,000엔"이라고 말한다.주지 스님은 칸넨(관념), 슈넨(수념) 스님에게 손님들에게 절 내부를 안내하라고 명하고, 톤넨(둔념), 모쿠넨(목념) 스님들에게는 저녁을 준비하도록 명한다. 칸넨, 슈넨 두 스님을 따라 절을 구경하던 중, 코난의 눈에 자물쇠가 달린 방 하나가 들어온다. 방에 들어가 보니 매우 좁은데 천장이 엄청나게 높은 방이었다. 또 이 방 옆에는 폭포가 흐르고 있다. "이 방이 어떤 방이냐"는 코고로의 질문에 간넨 스님은 대답을 꺼리고, 슈넨 스님이 "이 방은 수행하는 방으로 계율을 어긴 승려를 여기에 가두고 죄를 뉘우치게 했다고 한다."고 대신 소개한다. 천장도 엄청나게 높지만 벽엔 미끌미끌하게 옻칠까지 해두었다. 벽에 색깔이 다른 곳이 있어서 코난이 "왜 이곳만 색깔이 다르냐?"고 하자 슈넨 스님은 "그건 그 사건 때문에 부서져서…"라고 답하며 "키리텐구와 관련이 있는 사건"이란 식으로 말하는데, 그 말을 들은 칸넨 스님이 식은땀을 흘리며 더 이상 말을 못하게 막는다.
뿐만 아니다. 코난이 "키리텐구가 무엇이냐"고 묻자 스님들이 다 사색이 된다. 주지 스님은 "내가 실언을 했었다"고 하며 키리텐구가 무엇인지 말해준다. 키리텐구는 비가 오는 날 밤에 안개처럼 소리 없이 마을에 나타나 사천왕처럼 어마어마한 힘으로 집을 부수고는 사람들을 납치해 가서 하늘을 날아서 높은 나무 위에 올라가 시체를 매달아놓고 그 고기를 먹어치운다는 전설의 마물이라고 한다. 주로 고기가 부드러운 젊은 여자들을 노린다고 한다. 란이 이 말에 겁을 먹자, 주지 스님은 "오래된 옛날 이야기"라며 안심시킨다.
그러나 모쿠넨 스님이 "아주 오래된 일만도 아니다. 2년 전에 이 절에서 그 키리텐구 전설과 똑같은 일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코난은 모리 코고로에게 "아저씨는 명탐정 모리 코고로니까 그 사건에 대해 알아보라."고 부추기는데, 갑자기 스님들은 돌변해서 반색하더니 '그 사건'의 수수께끼에 대해 풀어달라며 2년 전에 이 절에서 스님 1명이 사망했던 일이 있었다고 말하려고 한다. 그런데 그 찰나에 주지 스님 역시 갑자기 돌변한 태도를 보여주며 "모두 조용히 하지 못할까!"라고 하며 그 사건에 대해서는 함구하기로 했던 걸 기억하라며 저녁상을 물리고 취침에 들라고 한다. 그리고 처음에 모리 일행들을 맞았을 때 장난기 많고 살갑던 스님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내일 아침 날이 밝는대로 이 절에서 나가라."고 싸늘하게 말한다.
그리고 새벽녘에 란이 갑자기 화장실이 급해지는데, 저녁에 들은 키리텐구 얘기 때문에 혼자 화장실에 가기 무섭다. 그래서 억지로 자고 있던 코고로와 코난을 깨워서 화장실에 간다. 코고로는 란에게 "키리텐구 같은 게 뭐가 무섭다고 그러냐?"고 허세를 떨었지만, 정작 란이 절에 있던 키리텐구 가면을 쓰고 뒤에서 몰래 놀래키니 코고로가 크게 비명을 지르며 자지러졌다. 그 비명 소리에 칸넨 스님이 뛰쳐나왔다.
다음 날 아침, 아침 공양을 들러 가는데 일행들을 부르러 온 슈넨 스님이 아직 피곤한 듯하다. 어젯밤 늦게까지 책을 읽다보니 잠을 얼마 못 자서 그렇다고 한다. 모쿠넨 스님과 톤넨 스님 또한 새벽녘에 코고로의 비명 소리 때문에 잠을 다 설쳐서 피곤하다고 한다. 그런데 어째 주지 스님과 칸넨 스님이 보이지 않는다. 톤넨 스님의 말에 따르면 칸넨 스님이 주지 스님을 모시러 갔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칸넨 스님의 비명이 울린다. 비명이 울린 곳은 어제 본 그 문제의 수행의 방! 방 천장 대들보에 주지 스님 텐에이 오쇼가 매달려 있는 게 아닌가? 범행현장의 천장은 까마득하게 높아서 사다리를 이용해 올라갈 수도 없을 만큼 높은데다 벽 한 쪽은 부서져 있었는데, 2년 전 같은 사건으로 인해 벽을 고치러 온 외부의 목수가 한 말로는 "이렇게 큰 구멍을 혼자서 내려면 꼬박 하루가 걸리는 공사"라며 "이런 일을 쉽게 해낼 수 있는 자는 그 전설 속의 괴물 키리텐구 뿐"이라고 한다. 정말 주지 스님을 살해한 범인은 그 전설 속의 키리텐구란 말인가?
6. 스포일러
6.1. 희생자 목록
6.1.1. 범인에게 살해된 인물
1 | 텐에이(천영) |
사인 | 밧줄에 목이 졸려 교살 |
범죄혐의 | 살인죄, 증거 인멸, 사기죄 |
6.2. 범인의 정체와 살인 동기
"형입니다. 네, 츄넨 스님은 이 세상에 하나뿐인 제 형이에요." | |
이름 | 슈넨 |
나이 | 18세 |
신분 | 승려 |
가족관계 | 형: 츄넨(충념) (사망) |
살해 인원수 | 1명 |
동기 | 친형 츄넨의 복수 우발적 살인 |
범인은 슈넨이었다. 사실 2년 전 죽은 츄넨은 자살한 것이 아니며, 텐에이에게 교살당한 후 자살로 위장된 것이었다. 그리고 슈넨은 바로 2년 전 이 절 수행의 방에서 사망한 츄넨의 동생이었다.[9] 슈넨이 이 절에 온 목적은 2년 전에 이 절에서 사망한 형 츄넨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서였으며, 이 절 곳곳을 조사한 끝에 츄넨은 자살한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살해당했다는 것과 살해 트릭도 알아냈으나, 다들 이 사건에 대하여 입다물고 밝히지 않으니 대체 누가 츄넨을 살해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모리 탐정 일행이 온 그 날 저녁에 츄넨이 사망한 사건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텐에이가 격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고, 드디어 형을 죽인 범인이 바로 텐에이란 걸 알아차렸다.
그날 밤 슈넨은 술에 취해 있던 텐에이를 추궁해 살인하게 된 경위와 동기[10]를 모두 듣게 된다. 그래도, 친형이 살해당했다고 해도 슈넨은 텐에이를 죽일 마음은 없었고 부디 자수할 것을 권했지만 이미 술에 잔뜩 취해 있던 텐에이는 자수 권유를 무시한 것도 모자라 "벌써 2년 전의 일이고 증거고 뭐고 아무 것도 안 남았다. 게다가 그 사건 덕택에 우리 절이 유명해졌으니 어림 없지! 키리텐구가 나타나는 절이라."고 망언까지 내뱉었다.[11][12] 이러니, 혈육인 형을 죽인 것도 모자라 죄의식은 커녕 저런 말이나 하고 있으니 분노로 눈이 뒤집힌 슈넨은 텐에이를 교살하고 말았다. 정신이 들고보니 텐에이는 이미 죽었기에 텐에이가 2년 전에 형을 살해한 후에 써먹었던 트릭을 그대로 재현해 마치 키리텐구가 저지른 살인인 양 범행을 감추었던 것이다.
범행이 밝혀지자 슈넨은 "아쉽네요. 모리 탐정님, 2년 전에 당신이 이 절에 왔다면 나는… 나는…" [13]하고 자신도 사람을 죽이는 일이 없었을 테고 형의 억울한 죽음도 다 풀었을 것이라는 듯이 원통해하고, 코난은 2년 전에 와서 살인을 막지 못하여 또다른 살인이 생겨난 것이 안타까웠는지 표정이 조금 어두웠다.[14][15]
6.3. 트릭과 범행이 발각된 계기
당연한 얘기겠지만 키리텐구 같은 건 없었고, 절 옆에 흐르는 폭포수를 이용한 트릭이었다. 범인은 피해자와 함께 같이 천장까지 떠올라서 대들보에 시신을 매달았는데, 수행의 방 옆을 흐르는 폭포수를 끌어들여 방을 물로 채워 같이 떠올랐던 것이다. 피해자의 시신이 젖지 않았던 건, 이 절에는 고무보트가 있었는데 고무보트에 시신을 눕히고 비닐을 덮어두어 시신이 젖는 걸 막았던 것이다. 물을 채우는데 이용한 건 발판이었다. 발판의 틈새를 접착테이프로 붙이고 뒤집어서 창문까지 걸쳐놓아 물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이다. 발판의 끝이 들쑥날쑥하게 잘려나간 게 그 증거였다. 길이를 맞추기 위해 잘라낸 흔적이었던 것이다. 또 접착테이프가 붙었던 곳에는 벚꽃 잎이 줄지어 붙어 있었다. 폭포를 따라 산 위에서 떠내려온 그 벚꽃 잎 말이다. 그리고 그 벚꽃 잎은 그 방 벽에도 붙어 있었다.즉, 범인은 주지의 목을 조른 뒤 이 방으로 데려와 고무보트에 태우고, 문을 안쪽에서 접착테이프로 막은 다음, 조그만 창문으로 나가 2층의 창문에서 발판으로 폭포수를 끌어들여 방을 물로 가득 채운다. 그 다음 다시 1층으로 내려와 작은 창문으로 들어와서 그 창문도 테이프로 막는다. 그 다음에는 시체에 물이 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방 안으로 물이 가득 차기를 기다린다. 물이 차올라서 대들보 바로 아래까지 올라간 범인은 시체를 대들보에 매달고 그대로 위 창문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간 것이다. 그런 다음 도끼로 아래 창문을 깨서 물을 뺀다.
이 수행의 방의 부피는 가로, 세로 각각 2.7m에 높이가 10m이므로 총 72.9입방미터였다. 즉, 이 방에 가득 차 있던 물의 무게는 곧 72.9톤이라는 뜻이 된다. 그런 엄청난 무게의 물이 들어차 있는 방의 창문을 깨게 되면 순식간에 금이 가서 약한 나무 창문은 방 안에 가득 차 있던 물의 압력으로 튕겨나가고, 터져 나오는 물의 압력에 벽은 순식간에 부서져서 커다란 구멍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 벽의 파편은 숲속에서 코난이 발견했다. 그 파편에 테이프가 붙은 자국을 보고 이 트릭을 간파해낸 것이다.
물을 빼는 데는 10초도 안 걸리지만 물을 이만큼 채우는데는 당연히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발판으로 끌어들인 폭포수의 양은 수도꼭지의 5~6배이므로 1시간에 약 10입방미터의 물을 채운다면 72.9입방미터나 되는 방을 물로 가득 채우려면 대략 7시간 반 정도가 걸린다. 주지 스님의 사망 추정 시각은 전날 밤 10시에서 자정 사이, 그리고 칸넨 스님이 시신을 발견한 시각은 다음 날 아침 8시이므로 트릭을 준비할 시간과 물을 뺀 뒤 방을 닦아내 뒷마무리를 할 시간을 뺀다고 해도 어젯밤 자정에서부터 새벽 6시까지 분명히 이 방 안에 있을 수밖에 없다.
트릭은 밝혀졌으나 문제는 실행자가 누구냐는 것. 원래라면 사건 발생 시간대가 한밤중이었고 인적이 없는 산속 절이라, 범인의 거짓 알리바이를 깨뜨리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냥 각자 자기 방에서 잠을 자거나 책을 읽었다고 하면 문제가 없었기 때문. 여기서 새벽에 있었던 화장실 해프닝이 결정적인 증거가 되고 만다. 슈넨 스님은 분명히 "새벽 3시까지 내 방에서 책을 읽었다"고 증언했는데, 다른 스님들과 달리 새벽 2시에 있었던, 화장실에 걸린 키리텐구 가면에 놀라 코고로가 비명을 지른 걸 언급하지 않았던 것.[16] 이 사실이 대두되자 슈넨 스님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미소를 보이면서서 "란이 비명을 지른 걸 들었다."고 말하면서 제대로 덜미가 잡힌다. 이 말에 코고로가 비명을 지른 탓에 놀라 잠을 설친 다른 세 스님은 어이없어하며 "슈넨.... 너?" 라고 경악한다. 대충 비명만 보고 손님 일행 중 유일한 여성이었던 란일 거라고 지레짐작한 것이지만, 사실 비명을 지른 쪽은 코고로였다. 다른 세 스님은 코고로가 비명을 지른 걸 알고 있었지만 공교롭게도 슈넨 스님은 아침에 비명 소리에 관해 이야기를 할 때 방에 없었기에 코고로가 비명지른 것을 몰랐다.
결정적으로 코난이 주운 파편에 남은 테이프에 슈넨 스님의 지문이 묻어 있을 것이라고 하자 범행을 인정한다.
7. 현실성
나름 과학적 원리를 쓴 것 같은 트릭이지만 사실 이 트릭은 과학적으로 구현이 불가능하다.우선 폭포수를 사용해 방 안을 물로 채우기는 어렵다. 도끼로 나무에 조금 틈을 내니 벽까지 무너져내리는 식으로 묘사가 되는데, 도끼로 찍은 것은 나무뿐인데 벽까지 무너질 정도면 도끼로 찍기 전에 이미 벽이 물의 무게를 버틸 수 없는 상태였을 것이다. 작중에서도 나오지만 물의 무게는 자그마치 72톤이기 때문에 무게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애당초 그 방이 문/창문 말고는 틈이 없을 정도로 밀폐가 잘 될지도 의문이다. 무엇보다 그 72톤이나 되는 물이 빠져나오면서 벽에 구멍이 생길 정도인데, 정작 벽 너머에 있는 울타리는 흠집 하나 없이 멀쩡하다.
게다가 나머지 스님들이 코고로의 비명소리 때문에 잠을 설치고 있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구멍으로 물이 빠져나가는 소리를 충분히 듣고도 남았을 것이다. 72톤이나 되는 물이 벽을 부수면서 쏟아져 나온다면 평소에 들리던 폭포 소리보다 훨씬 더 큰 소리가 날 것이다. 원룸에서 한밤 중에 변기 물 내리는 소리나 세탁기 돌리는 소리도 잠 자는 데 방해된다고 한 소리 듣는데 벽이 부서지면서 물이 쏟아져나오는 소리를 못 들을 수가 없다. 오히려 곤히 자고 있던 사람도 깰 수 있으니 수면제라도 써야 할 판이다.
그 넓은 방을 폭포수로 가득 채웠는데 그걸 혼자서 물기를 다 닦는 것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밑부분은 옻칠이 되어있어서 매끄럽기도 하니 물기를 닦을 수는 있다 쳐도, 위쪽은 물이 빠진 뒤에는 올라갈 방법도 없고, 애초에 올라가기 힘드니까 이 트릭을 쓴 것인데 올라갈 수 있으면 이런 엄청난 수고를 요하는 트릭을 쓸 이유도 없다.
소소한 문제로 폭포수로 대들보까지 차오르기 전에 빠져나오지 못하면 범인 자신도 익사할 위험이 있는데, 물이 차오르는 속도가 느리기도 하고, 튜브 같은 물건을 쓰면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보트에 올려놓은 시체가 젖지 않게 덮어놨다지만 범인 본인이 젖게 되는 것까지는 막지 못한다. 젖은 몸으로 시체를 매달고 하다보면 결국 시체도 젖게 된다. 또 물이 쏟아져나오는 과정에서 시체에 물이 튈 가능성도 있다. 이런 문제들은 비닐로 시체를 감싸서 매달면 일단 해결할 수 있다. 범인 옷에 물이 묻는 문제는 범인도 비닐 옷을 입거나 아니면 옷을 다 벗고 트릭을 사용한 후에 수건으로 닦을 시간만 있으면 해결은 할 수 있다.
다만 현실성과는 별도로 작중에 묘사된 바만 보면서 개연성을 따져보자면 2년 전에도 그 어떠한 문제 없이 들키지 않았으니, 2년 후인 현 시점에도 똑같이만 한다면 들키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17] 또한 동기 측면에서는 그렇게 들키지 않은 것을 오히려 돈벌이로 삼았다는 점에서 매우 공감할 만하다.
8. 기타
- 단추형 소형 스피커를 처음으로 사용한다. 나무바닥에 고인 폭포물에 코고로가 미끄러져 기절하는데, 미간에 붙여 사용했다.
- 이 산니사는 범인 한자와 씨에서도 패러디 되어서 등장한다. 절임에도 불구하고 커플 전용 투어 상품을 운영하고 스님은 돈을 밝히는 것으로 등장.
- TVA의 엔딩곡으로는 이때부터 우토쿠 게이코의 «빛과 그림자의 로망»이 쓰였으나 영상이 다음화와는 다르다.
- 에피소드 초반에 극장판 도입부처럼 코난이 자기소개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애니메이션에서 초반 전개를 틀어서 알 수가 없었던 진과 워커의 이름을 알고 있는 오류가 있다. 뒤이어 방영할 게임 회사 살인사건 때 코드명을 알고 있는 장면이 있어 애니메이션 독자 노선에서 원작 따라가기로 전환하는 도중 보완하기 위함이라 추측되지만…
[1] 발음은 '산데이지'로, 본작의 연재지인 소년 선데이의 패러디.[2] 극장판 진홍의 수학여행은 일본의 괴물이 나오지만 개봉했으며 더빙도 이루어졌다.[3] 한국 불교에도 대처승과 그에 관한 실질적인 역사와 종파가 있지만, 역시 일본 불교와는 크게 다르다.[4] 작중 풀네임 표기는 '텐에이 오쇼(天永和尙)'인데, '오쇼'는 화상(和尙) 즉 승려에 대한 존칭이지 본명이 아니다. 굳이 반영한다면 '텐에이 큰스님'. 덤으로 모리 탐정을 모대식, 신이치를 공신일이라고 현지화한 해적판에선 여기 스님들 승명도 한국 발음으로 현지화했었다.[5] 삼악에서 보얏키를 전담해서 맡았던 성우다. 초반부에 숙박료 드립을 치는 모습이 영락없는 보얏키의 사기질이다(...)[6] 이미 다른 절 주지의 손자와 정혼했다고 한다.[7] 요시다 아유미의 성우이다.[8] 실제로 일본에서는 종교의 비중이 제법 큰 만큼 거액의 돈이 움직이다보니 부자라는 인식이 박혀 있다.[9] 슈넨이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먼 친척이 있는 절에 있다가 1년 전에 산니사로 옮겨왔던지라, 다른 스님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10] 텐에이가 츄넨을 살해한 이유는 큰 사찰의 계승자와 결혼시키기로 정해놓았던 손녀 키쿠노가 츄넨과 교제중이었고, 심지어 이 둘이 몰래 도피를 하려 했다는 걸 알게 되었던 것.[11] 초반에 코고로 일행에게 농담삼아 숙박료를 뜯어내려 했던 것도 그렇고, 기자들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보면, 이 사건 이후 절이 매스컴을 타고 관광객들도 제법 찾아오면서 많은 돈을 벌게 된 것으로 보인다.[12] 원작만화에서는 웃기까지 했다.[13] 신이치가 공신일, 모리 탐정이 모대식으로 현지화한 해적판에서 반말로 번역했다. 아아, 모대식 탐정. 아쉽네. 2년전에 당신이 있었더라면...나는 ....이런 투로 번역했었다.[14] 납득이 가는 동기니 만큼 슈넨은 정상참작의 여지는 있다.[15] 거기다가 피아노 소나타 『월광』 살인사건 범인의 죽음이 이 살인 사건과 비슷한 느낌이 나서 그렇다.[16] 간넨 스님은 애초에 소리를 듣고 화장실로 달려온 장본인이었고, 모쿠넨 스님은 아침에 비몽사몽인 것을 보고 "스님도 늦게 주무셨냐"는 코고로의 질문에 "탐정님의 비명이 신경 쓰여 잘 수가 없었다"라고 증언 했고 톤넨 스님은 모쿠넨 스님이 "나야 이 정도이지만 톤넨 스님은 손님 비명 소리 때문에 밤새 못잤다"라고 언급했다.[17] 즉, 작중 세계관에서도 불가능했다면 이미 2년 전에 다 들통이 났을 것이다. 반대로 1번 성공했다면 언제든지 재현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