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7-05 19:45:21

티푸스

질부사에서 넘어옴
Typhus

1. 개요2. 역사
2.1. 연구의 역사
3. 종류4. 기타

1. 개요

여러 세균에 의하여 발병하는 질병들의 총칭. 리케차의 일종인 리케차 프로바제키(Rickettsia prowazekii)를 사람몸의 특히 머리카락 등 털에 기생하는 곤충 가 옮기면서 발생되는 발진티푸스, 야생쥐에 기생하는 털진드기가 옮기는 쯔쯔가무시병(Scrub typhus), 집쥐에 기생하는 벼룩이 옮기는 리케차 티피(Rickettsia typhi) 균에 의한 발진열(Murine typhus, 풍토성 티푸스) 등이 있다.

이름이 장티푸스(Typhoid fever)나 파라티푸스(Paratyphoid fever)와 비슷하지만, 아무런 관련도 없다.[1] 티푸스가 번역될 때 장티푸스로 오역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으니 웬만하면 원문도 확인하자. 한국에선 장티푸스가 유명하지만, 티푸스 쪽이 훨씬 오래되고 악명 높은 병이다. 한자음역하면 '질부사(窒扶斯)'라고 한다. 그래서 장티푸스의 한자역 이름이 장질부사가 되었다.

2. 역사

과거에는 수세기 동안 많은 인명을 대량살상한 무시무시한 질병. 천연두, 페스트와 함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전염병 중 하나로 기록되어 있다. 1489년 스페인 영토 회복 전쟁 중 마지막 남은 진지인 그라나다를 포위한 스페인 군대, 1582년 나폴리 성을 공격한 프랑스 부대, 1552년 메츠를 봉쇄한 신성 로마 제국 군대, 1556년 오스만 제국의 공격에 대항하던 헝가리 군대들이 티푸스의 희생자가 되었다. 심한 설사를 일으키는 이질과 함께 군복이나 침구에 이나 벼룩이 득시글 거리던 전근대적 군대를 괴롭힌 전염병의 대표. 중국이나 유럽의 전근대-근대 시대 전쟁을 다루는 전쟁 소설 등에서 가장 병사들을 괴롭히는 골칫거리로 자주 묘사된다. 1950년대 한국전쟁에서도 마찬가지.

그러나 전쟁에 영향을 끼친 최악의 상황은 나폴레옹러시아 원정 때 일어났다. 50만 명 이상의 대규모 프랑스군 (La Grande Armée 대육군)의 젊은이들이 원정길을 나선 곳은 티푸스가 퍼져있던 곳이었다. 혈기왕성한 그들이 티푸스 앞에 하나 둘씩 쓰러지기 시작하면서 프랑스는 6개월간의 원정에서 패퇴하고 말았으며[2] 이후 나폴레옹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이후 제1차 세계 대전에 이르기까지 티푸스는 200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제2차 세계 대전 중에는 독일의 수용소에서도 발생하였다. 또 티푸스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에 일본과 독일에서 생물학무기로 개발이 진행되었던 바가 있다.

루이 파스퇴르의 큰딸인 잔도 이 병에 걸려 사망했다 한다.

범유행전염병의 역사적 사례로 알려진 아테네 역병의 정체가 티푸스라는 학계의 추측이 있다. 환자들의 집단무덤을 발굴한 결과 나온 학계의 추측이다. 투키디데스가 기술한 아테네 역병의 증상 중에 '환자들은 타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호소하고, 복통과 구토 증세를 보였고, 아마섬유로 된 의복조차도 거추장스러워 벗어버리고 싶어 했으며, 불면증과 불안 증세를 호소했다. 환자는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는 7~8일 동안 죽지 않고 살아있다면 괴질은 내장 및 인체의 다른 부분들로 옮겨가게 된다. 즉, 생식기와 손가락, 발가락에까지 증상이 나타나며, 어떤 감염자는 눈이 멀기도 했다.' 라는 부분이 나오는데 증상 중 몇몇이 티푸스와 겹친다.

이 티푸스를 역이용하여 홀로코스트 당시 유대인들을 살려낸 의사도 있다. 폴란드 의사인 에우게니우시 와조프스키(Eugeniusz Łazowski)은 자신이 개발한 가짜 티푸스 바이러스를 유대인들에게 접종했다. 이 가짜 바이러스를 접종하면 증상이 발현되지 않지만 티푸스 검사에서는 양성으로 나오게 되는데, 나치는 티푸스의 확산을 우려하여 감염된 유대인들을 강제 수용소로 끌고 가지 않았다. 와조프스키는 이런 방법으로 약 8천 명의 유대인들을 구할 수 있었다.[3]

현대에 티푸스 발병 사례가 대폭 줄어든 것은 티푸스를 매개하는 이(곤충)의 와 벼룩 진드기 등의 매개곤충 박멸이 원인이다. 곤충 이는 털을 가진 많은 포유류와 조류에 기생하는 기생곤충이고 인류가 유인원을 거쳐 털이 거의 없는 알몸으로 진화할 때도 인간과 같이 진화해온 유서깊은 곤충이었지만 현대에 들어 보기 어려워졌다. 이런 기생곤충 박멸의 최대 공신은 뭐니뭐니해도 2차 세계대전 무렵부터 널리 보급된 살충제 DDT의 사용이다. 그 당시에는 DDT는 기적의 살충제로 여겨져 집안 방구석이나 사람의 머리나 옷에도 직접 뿌려 벌레를 잡을 정도로 남용해 빈대나 이 등 사람 몸에 기생하는 기생해충을 박멸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물론 나중에 인체유해성과 환경파괴 위험 문제로 사용이 전면금지되었지만 이미 이나 빈대는 대폭 줄어든 후였다. 물론 침구나 의복을 자주 세탁할 수 있게한 전기세탁기의 가정 보급도 이런 해충의 박멸에 큰 역할을 했고 가정집나 군대나 학교 등 생활 시설의 위생이 전반적으로 크게 개선된 것도 도움을 주었다.

2.1. 연구의 역사

티푸스는 역사 속에서 많은 인명을 살상했으며, 따라서 그에 따른 연구도 많이 된 편이다. 가령 티푸스 원인균인 리케치아 프로바제키의 이름은 이 균을 연구하던 두 명의 과학자, 미국하워드 리케츠(Harward Taylor Ricketts)[4]체코스타니슬라우스 폰 프로바제크(Stanislaus von Prowazek)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건 사실 프로바제크의 연구 동료였던 브라질엥히키 다호샤 리마(Henrique da Rocha Lima)가 이 균을 완전히 해명한 뒤 죽은 동료의 이름을 따 '프로바제키'라는 종명을 붙인 것이다. 이후 당시 프랑스 제3공화국샤를 니콜(Charles Jules Henri Nicolle)은 티푸스의 매개체가 라는 것을 밝혀내어 1928년에 노벨생리학·의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3. 종류

4. 기타



[1] Salmonella Typhimurium과도 구분이 필요하다.[2] 러시아인에 의해 당한 수보다 티푸스에 의해 사망한 수가 많았다.[3] 와조프스키는 전후 미국으로 이주해서 소아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2006년 사망했다. 미국에서 사용한 이름은 유진 라조우스키(Eugene Lazowski).[4] 이쪽은 정확히는 리케차 리케치가 일으키는 로키산홍반열의 발병 기전을 발견하여 리케차속, 리케차과, 리케차목에 이름이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