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정온동물(定溫動物)은 변온동물이 아닌 동물을 가리키는 용어로, 대체로 수각류와 포유류가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본다. 과거에는 온혈동물로 불렸으나 냉혈동물과 같은 이유로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 항온동물(恒溫動物)이라고도 하며, 스스로 체온을 올리고 내릴 수 있는 능력이 갖추어진 종을 뜻한다. 쉽게 말해 정온동물의 예시 중 체온을 35.5도에서 37도 사이(보통 36.5도라고 말한다.)를 유지하는 인간을 생각하면 된다.2. 특징
공룡이 정온동물인지 변온동물인지 여부는 상당 기간동안 논란의 대상이었다. 현재는 화석상에 근거한 해부학적인 특성으로 수각류는 정온동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공룡 전체를 두고 보면 정온동물이 가지는 일부 특징[1]이 없고 그 큰 몸집의 특성상 정온동물의 단점[2]이 있으며, 일부는 내온성 정온동물, 일부는 외온성 정온동물 또는 중온성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일부 어류들도 정온동물이 있다.(내온성: 악상어[3] 류의 백상아리, 청상아리 등 / 외온성: 다랑어, 붉평치 등) 연골어류 중에선 악상어류 5종[4]과 경골어류 중에선 참치 5종과 붉평치 까지 10종이 어류 중 정온동물이다. # 파충류 중에도 외온성 정온동물이 있는데, 바다악어나 장수거북 등 덩치가 큰 종들은 스스로 열을 만드는 능력은 없지만 그 덩치 덕분에 체온이 잘 빠져나가지 않아 어느정도 일정하게 체온이 유지된다.
대부분 정온동물은 컨디션에 따라 1~2℃ 정도의 체온 차이를 보이며, 면역체계가 활성화하면 더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4℃를 넘지 않으며, 이보다 높거나 낮으면 생명에 위험하다. 그러나 겨울잠을 자는 일부 정온동물은 이보다 체온이 훨씬 낮아진다. 그래서 겨울잠을 자는 시기엔 변온동물처럼 많은 영양분이나 호흡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정온동물들은 변온동물과 달리 일광욕을 하여 체온을 올릴 필요성이 적음으로 두정안이 퇴화되고, 솔방울샘만 남았다. 그래도 남은 두 눈(신체)에서 시각정보를 받을 수 있어 솔방울샘이 흔적기관으로 남지 않고 여전히 잘 동작하고 있다.
2.1. 내온성
체내에서 발생하는 대사열로 유지되는 상태 또는 특성을 가지는 경우를 말한다.(대다수의 포유류 및 조류)2.2. 외온성
자체적으로 체온유지를 하진 못하지만 외적인 요인, 즉 일정한 환경에서 얻는 열에너지에 의해 결정되는 상태 또는 특성을 가지는 경우 (바다악어, 장수거북, 가시두더지,다랑어)2.3. 온도조절형 정온성
일반적으로는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지만 필요한 경우 유지되는 온도 설정을 변경할 수 있도록 발전된 형태의 신진대사를 진화 시킨 동물들로, 일반적으로 병에 걸리면,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활동능력을 떨어트리기 위해 체온을 높이는 경우가 있다. 또한 먹이가 없거나 살기 어려운 환경이면, 겨울잠을 자서 신진대사를 극단적으로 떨어트려 체온을 크게 낮추는 방향도 있다.단순히 일정 수준의 체온만 유지하는 온혈동물보다 이렇게 온도조절 능력이 있는 정온동물들은 그 수명이 긴편인데, 인간은 질병에 걸리면 체온을 올리지만 겨울잠 능력은 없기 때문에, 아직 완전한 신체 온도조절 능력은 진화가 덜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겨울잠과 질병 발생시 체온을 올리는 기능 모두가 있는 박쥐에 경우 그 크기에 비해 수명이 50년이나 될 정도로 긴편이다.
3. 장점
- 변온동물보다 물질대사가 빠르므로 성장기가 짧다.[5]
- 변온동물과 달리 체온이 일정하므로 외부환경에 대한 내성이 높은 편이다. 특히 추위에 강하므로 기온이 낮은 지역은 절지동물 정도를 제외하면 절대 다수가 정온동물이다.[6]
- 이 덕분에 서식지의 제한도 변온동물보다 자유롭다. 일정한 체온 유지 능력 덕에 먹이만 충분하다면 어디든지 살 수 있다. 파충류와 달리 포유류와 조류가 거의 전 세계에 퍼져 살 수 있는 이유. 물론 너무 극단적인 환경(영하와 100도 이상의 고온과 저온을 넘나드는 심해 열수구 근처 등)에서는 살지 못해서 이런 지역은 변온동물이 자리잡고 있다.
- 애완동물로 기를 시, 변온동물은 까다로운 온습도 조절을 요구하지만 정온동물은 더우면 씻겨 주고 추우면 옷 입혀 주거나 고열량 사료를 급여하는것으로 어지간하면 해결된다.
- 특정 온도에서만 작동하는 우수한 성능의 효소를 사용 가능하다.[7]
- 특정 온도에서 서식하는 공생 세균을 기를 수 있다. 반대로 온도조절 능력을 이용해서 감염시키는 다른 병원성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몸의 온도를 올려버려서 면역력을 늘릴 수 있다.
4. 단점
- 체온을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므로 기초대사량이 압도적으로 높다. 때문에 기본적인 섭취 요구량이 변온동물 보다 높다. 대부분의 변온동물이 몇 달에 한 번 먹어도 아사하지 않는 것과 달리, 정온동물은 길어야 몇 주도 버티지 못하고 아사하는 걸 생각하면 엄청난 차이. 그렇기 때문에 변온동물과는 달리 매일 먹이 활동을 해야 한다.[8] 추운 지역에 서식하거나 덩치가 작아 체온을 쉽게 빼앗기는 종일수록 더 그렇다. 설치류는 덩치에 비해 먹는 양이 많고 땃쥐나 뒤쥐의 경우 자기 체중의 3배에 달하는 먹이를 매일 먹어야 체온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다.[9] 청상아리는 악상어 계통답게 어류로서는 특이한 정온동물인데, 하루 필요한 먹이량은 체중의 약 3%로 일반적인 변온동물인 다른 상어들보다 60배나 더 많이 필요로 한다. 벌새는 반나절만 굶어도 아사할 정도로 하루에 어마어마한 먹이 활동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 외부기온 변화에는 내성이 있지만, 반대급부로 어떤 이유로든 체온조절에 실패하면 변온동물보다 치명적이다. 체온이 섭씨 2~4℃만 올라가도 열사병으로, 내려가도 저체온증으로 죽을 수 있다.
- 그래서 심해 열수구처럼 영하와 100도 이상의 차이가 많이나는 극단적인 환경에서는 오히려 서식하지 못한다.
- 또한 습기에도 취약한데, 공기중 습도가 높으면 더울 때 체온 조절을 방해하고[10], 추울 때 수분이 체온 저하를 가속화시킨다.[11] 그래서 난방과 냉방의 핵심은 주변 온도를 조절함과 동시에 습도를 낮춘다에 있다. 불쾌지수가 올라가는 이유 또한 높은 습도 때문이고, 몸에 이상을 일으키는 것도 습도가 원인이다. 그래서 습윤한 환경에 적합한 변온동물과는 대조적으로 건조한 환경에서 살기 적합하다. 실제 습도가 높은 냉대 습윤 기후, 열대 우림 기후는 살기가 아주 열악하다.[12]
- 열대 지방에 사는 코끼리, 코뿔소 등은 내온성 정온동물이지만 덩치가 커서 물리적으로 외온성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체온이 순식간에 오른다. 이 동물들도 동일한 단백질 구조의 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체온이 40℃ 이상 올라버리면 죽는다. 비슷하게 덩치 큰 변온동물에게는 가지고 있지 않은 단점. 이 때문에 체온을 식히기 위해 큰 귀를 가지고 있다던가 목욕을 하는 등 체온 낮추기에 힘써야 한다. 이 때문에 거대한 몸집의 공룡들은 중온성 즉 변온동물과 정온동물의 중간 형태를 띄고 있다고 추정하기도 하고, 몸집이 작은 종류가 아니면 그냥 변온동물로 추정하기도 한다.
- 체온 유지를 위한 에너지 소비로 인해서 혈압이 높으므로 상처가 났을 때, 특히 동맥이 손상되었을 때 출혈이 많이 발생하므로 과다출혈이 일어나기 쉽고 한번 과다출혈이 시작되면 지혈에 실패하면 순식간에 절명한다.
- 혈압이 높기 때문에 변온동물과 정반대로 고혈압, 체내 출혈 등의 신체 이상 발병 확률이 높다.
- 물질대사가 높아 숨을 오래 참기 힘들다. 고래류도 아무리 숨을 잘 참아야 3시간 내외로 못해도 6시간 이상 숨을 참는 해양성 파충류보다 물속에 오래 있지 못한다.
[1] 비갑개 여부 등, 일부 정온동물이 가지는 해부학적 기관이 없다.[2] 아래 코끼리 항목에 보듯이 몸이 너무 크면 물리적 특성상 열이 잘 빠져나가지 않아 정온동물이면서도 오히려 냉각에 힘써야 하며, 심장과 머리 사이의 길이가 길어서 혈압이 엄청 높아야 한다. 변온동물이라면 이러한 단점이 없다.[3] 몸 근육에서 나오는 열을 아가미 쪽으로 보내 식히는 식으로 해서 일정하게 체온을 유지한다.[4] 기사에는 악상어과 4종으로 써있지만 최근 악상어와 비악상어가 분리되면서 악상어류는 5종이 되었다. 백상아리, 청상아리, 단순청상아리, 악상어, 비악상어다.[5] 단 열대지방처럼 높은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곳은 변온동물도 신진대사가 빨라지므로 그렇게 많은 차이는 나지 않는다.[6] 흔히 생각하는, 정온동물이 변온동물보다 평균적으로 지능이 높다는 통념은 이러한 외부 온도에 따른 신경반응 변화를 무시한 잘못된 실험들의 폐해이다. 1960년대에 파충류들의 지능을 실험할 때 정상적인 활동이 불가능할 정도의 낮은 온도에서 실험을 진행했었고, 그 결과 파충류, 나아가 대부분의 변온동물이 정온동물보다 지능이 낮다는 그릇된 통념이 대중인식과 학계에 자리잡게 되었다. 이 문제점을 수정한 이후 진행된 실험들에서는 파충류들도 웬만한 포유류 수준의 지능이 있음을 보여주었다.[7] 정온동물 종 마다 유지하는 온도 대역이 다른데, 그 종이 사용하는 특화된 효소의 작동온도 범위인 것으로 추정한다.[8] 육식 및 잡식성 정온동물은 물론이고, 초식성 동물은 이게 더 심해서 하루 종일 먹는 데에 시간을 보낸다.[9] 일부 포유류는 먹을 게 부족한 겨울에는 겨울잠을 자서 물질대사를 극도로 낮추는 방법으로 이를 어느 정도 커버한다.[10] 습한 환경에서 젖은 옷이 잘 마르지 않는 것과 같다.[11] 물을 적시면 수분이 증발하면서 물체의 온도가 낮아지는 원리.[12] 인류의 시작 역시 사바나 기후 지역에서 일어났는데, 사바나는 우림이나 몬순 기후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우기와 건기가 뚜렷하고 평균 습도가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