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7 16:39:23

2008학년도 수능 물리Ⅱ 복수정답 사태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사건 사고 관련 서술 규정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역대 수능 복수정답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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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년도 영역 과목 문항번호 원 정답 바뀐 정답 정정 유형 문서
2004 언어 영역 17번 3 3, 5 복수정답 2004학년도 수능 언어 영역 복수정답 사태
2008 과학탐구 영역 물리Ⅱ 11번 4 2, 4 복수정답 2008학년도 수능 물리Ⅱ 복수정답 사태
2010 과학탐구 영역 지구과학Ⅰ 19번 3 1, 3 복수정답 2010학년도 수능 지구과학Ⅰ 복수정답 사태
2014 사회탐구 영역 세계지리 8번 2 정답 없음 전원 정답 2014학년도 수능 세계지리 출제 오류 사태
2015 영어 영역 25번 4 4, 5 복수정답 2015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 복수정답 사태
과학탐구 영역 생명과학Ⅱ 8번 4 2, 4 복수정답 2015학년도 수능 생명과학Ⅱ 복수정답 사태
2017 한국사 영역 14번 1 1, 5 복수정답 2017학년도 수능 한국사 영역 복수정답 사태
과학탐구 영역 물리Ⅱ 9번 3 정답 없음 전원 정답 2017학년도 수능 물리Ⅱ 출제 오류 사태
2022 과학탐구 영역 생명과학Ⅱ 20번 5 정답 없음 전원 정답 2022학년도 수능 생명과학Ⅱ 출제 오류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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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물투.jpg

논란이 된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물리 II 11번 문제.

1. 개요2. 설명3. 사건 전개4. 여담

1. 개요

2007년 11월 실시된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물리 II 11번 문제 복수 정답 인정 사태. 평가원 측에서 실수로 ‘단원자 분자 이상기체'라는 조건을 누락하는 오류를 범하여 발생했다.[1]

평가원에서 출제시 정답으로 설정했던 선지는 4번. 즉, 보기의 ㄴ과 ㄷ이 참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보기 ㄴ이 참이려면 ‘단원자 분자 이상기체’라는 조건이 붙어야만 한다.

2. 설명

1. 해당 문단은 보기 ‘ㄴ’이 참이기 위해 ‘단원자 분자 이상기체’라는 조건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서술함.
2. 당시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물리II 과목 내용을 근거로 서술하므로 실제 물리학 이론과는 서술 방식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음.

파일:물투.jpg
(가독성을 위해 사진을 추가 첨부)


우선, [math(Q)]는 (기체가)흡수하거나 방출한 열의 양, [math(\Delta U)]는 (기체의)내부 에너지 변화량, [math(W)]는 (기체가)하거나 받은 일을 의미한다.
열역학 제1법칙으로 명명되는 항등식은 [math(Q = \Delta U + W)]이다. 이 식을 통해 보기 ‘ㄴ’의 참거짓을 판단한다.

‘ㄴ’에서 묻는 과정([math(B\to C)])은 문제 조건에 따라 단열 과정[2]이므로 [math(Q = 0)] 이다.
따라서 [math(\Delta U = -W)] 가 성립하고
이에 따라 [math(\left\vert \Delta U \right\vert = \left\vert W \right\vert)] 라는 식이 성립.
이를 말로 풀어서 쓰면 (기체의)내부 에너지의 변화량([math(\Delta U)])의 크기[3]와 보기‘ㄴ’에서 묻는 (기체가)한 일의 크기가 같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문제의 ㄴ보기에서 묻는 값은 [math(\left\vert \Delta U \right\vert)]와 같다.

이때, [math(\Delta U)]는 [math(\Delta U = nC_{v}\Delta T)] ([math(n)]: 몰 수)[4]([math(C_{v})]: 정적 몰비열) ([math(\Delta T)]: 온도 변화량) 인데.
기체 분자수는 문제 조건에 따라 1몰이며 [math(B\to C)]과정에서 온도 변화량은 [math(T)]이므로[5] [math(\Delta U = C_{v} T)] 이 성립한다.
[math(C_{v} = \displaystyle \frac{3}{2}R)]이라면 보기 ‘ㄴ’은 참이된다.

문제는 이 부분이다.
이때 정적 몰비열 [math(C_{v})]의 값이 단원자 분자 이상기체에 대한 값이라면 [math(\displaystyle \frac{3}{2}R)], 2원자 분자에 대한 값이라면 [math(\displaystyle \frac{5}{2}R)], 3원자 분자에 대한 값이라면 [math(3R)][6]이다. 해당 문제처럼 아무런 조건이 주어지지 않으면 답을 특정할 수 없다.

3. 사건 전개

파일:2008배기범.jpg
시험 당일날 처음으로 이 사태를 공론화한 물리 강사 배기범.[7]
수능 시험 당일 밤 메가스터디에서 생방송으로 해설 강의를 진행하던 물리 강사 배기범[8]이 문제에 이상이 있다며 학생들에게 이의 제기를 요청했다.[9] 그리고 이 강의를 들은 이 모 학생이 가장 먼저 평가원에 이의를 제기했고, 이튿날까지 총 10건의 이의제기가 접수되었다. 평가원은 7차 교육과정 범위에서는 단원자 조건을 기본적으로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상관없다는 태도를 보였으나, 이의제기를 접수한 다른 학생이 물리학회에 제보를 했고 물리학회에서는 문제에 이상이 있다고 언론에 보도하였다. 이에 대해 평가원에서는 "왜 우리를 안 통하고 언론을 통해 직접 공개하나"라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오류 알면서도 교단에선 나서지 않아”

평가원은 처음에는 교과서에는 해당 조건이 없다는 식으로 발뺌을 하다 나중에는 관습까지 들먹였다. 다만 평가원의 주장도 아무 근거없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듯한 변명은 아니었는데, 고등학교 물리Ⅱ 과정에서는 단원자 분자를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일반 교과서 9종 중 4종과 과학고용 특수교과서 '고급물리'에는 다원자 분자에 대해 서술되어 있었다. 중심 내용은 아니고 참고적으로 서술해 놓은 것이었으나 어쨌든 적혀있었기 때문에 평가원의 '교과서에 조건이 없다'라는 반론은 곧바로 폐기되었다. 평가원의 입에서 관습으로 개념을 학습시켰다는 의미의 발언 자체가 말이 안된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복수정답이 인정되었다. 굉장히 심각한 사태였는데, 물리 II 응시자 중 1000명의 등급이 바뀌었고 2008 수능이 성적표에 등급만 공개(수능 등급제)했기 때문. 이 사건으로 제5대 평가원장 정강정은 모든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다음은 평가원장의 기자회견이다.
먼저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2008학년도 수능 물리2 11번 정답처리 과정에서 원장인 제가 관리책임을 다하지 못하였음을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 해결의 최우선 과제는 사랑하는 수험생들의 여망에 부응하는 것이라 판단하여 다음 같이 하기로 하였습니다.

첫째, 수험생들의 요구에 따라 물리2 11번 문항의 정답을 4번 외에 2번도 인정하고 이에 해당하는 수험생중 등급이 상향 조정되는 수험생의 성적표를 조속히 다시 발부하겠습니다.

둘째, 등급이 상향 조정되는 수험생이 응시 원서를 제출한 해당 대학에 등급이 새롭게 산출된 성적을 빨리 송부하겠습니다.

셋째, 수시 모집에 응시한 학생중 후속 처리가 필요한 경우에는 교육인적자원부와 해당 대학에서 수험생들이 선의의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넷째, 이 일련의 과정에서 국민들과 수험생 학부모 교육인적자원부 그리고 교육관계자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렸음을 깊이 사과드리고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직을 물러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4. 여담

역사는 9년 후 2017학년도 수능 9번 문제에서 반복되었다. 이때는 당시 대학생이 이의제기를 하였는데 이 역시 관습적으론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나 조금만 엄밀히 생각해보면 답이 없다는 점에서 본질이 같았다(자기장 방향이 평면에 수직이라는 조건이 없어서 임의의 각도로 자기장 방향이 설정될 수 있음).

겨우 1건의 이의제기만 있었음에도 평가원이 자세한 해명을 탑재함과 함께 빠르게 수긍하여 네이버 모 카페에선 반응이 핫하였다. 배기범도 직접 이의신청을 하진 않았지만 당시 이투스에도 같은 내용의 긴급 영상을 올렸다. 거기서 08수능 사태에 대한 후일담을 밝혔었는데, 그때에는 패기가 넘치던 젊은 시절이다보니 거대한 국가 권력과 당당히 맞서 싸웠지만 지금은 그렇게는 못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국이 시국인 것도 있고 훗날 또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것이 옳다고 생각하여 결국 영상을 찍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로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그림과 같이라는 조건을 달아놓고 그림을 잘못 그려놓는 실수를 저질렀으며[10],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등가속도로 움직이는"이라는 조건을 빼먹어 출제 오류 논란이 일었으나 개무시하고 넘어갔다.

대학수학능력시험 공식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답안은 아직도 정답이 4번으로만 나와있다. 복수정답이 인정된 후에도 수정된 파일을 올리지 않아 그런 듯.[11] (원본 문제가 포함된 게시글)


[1] 당해 9월 모의고사 때는 해당 조건을 붙여 정상적인 문제를 출제한 평가원이었지만 정작 본수능에서는 내부 검토 끝에 "문제 발문 조건이 길면 수험생들이 읽어야 할 내용이 많아지고 체감 난이도가 올라간다는 지적이 있었으니, 이 정도의 발문은 기출 문제에서 여럿 나온 만큼 관행으로 취급하고 생략해도 괜찮을 것 같다." 라는 결론이 나와서 최종적으로 해당 발문을 삭제했다고 한다.[2] 열 출입이 없는 기체의 변화 과정. 즉 열을 흡수하거나 방출하지 않는 기체의 변화 과정이다.[3] 어떤 물리량의 ‘크기’는 해당 값의 절댓값을 갖는다.[4] 몰은 분자 개수의 단위이다, (분자 1몰 = 분자 6.02*10^23개)[5] 문제에서 점선으로 표시된 선은 ‘등온선’으로, 온도가 같은 점을 이은 선이라고 보면 된다. [math(2T)]선에서 [math(T)]선으로 변화했으므로 변화량이 [math(T)]이다[6] 에너지 등분배 법칙에 따르면 고려해야 할 운동의 자유도마다 [math(\displaystyle \frac{1}{2}R)]씩 증가한다. 즉, 2원자 분자인 경우에는 분자 스스로의 x,y,z 병진운동 뿐만 아니라, y축과 z축으로 회전운동까지 자유도가 5개다.[7]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진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 중 찍힌 사진이다.[8] 당시 메가스터디 소속 강사였다. 이후 이투스로 이적했다가, 2020년 12월 메가스터디로 복귀.[9] 배기범 본인은 강의를 마치고 당시 교육과정에 사용했던 10종 물리 교과서는 물론 대학 전공서적까지 살펴보며 근거를 찾았다고 하며, 모교의 대학 교수들에게까지 자문을 구했다고 한다. 그러나 평가원에서 쉽게 복수정답을 인정하지 않자 이의제기를 접수한 학생들을 모아 소송까지 준비하려고 했다고.[10] 문제 풀이상 평면 상에서 운동하는 물체가 언덕을 넘어가야 했으나, 실제 물체의 운동 에너지를 고려하면 언덕을 넘지 못하고 중간에 다시 굴러떨어지게 된다. 이 문제의 경우 물체의 운동 에너지가 음수가 되는 지점을 물어보지 않았기에 이의 신청이 있었음에도 기각되었다.[11] 업로드 자체는 이 수능이 끝나고 8일이 지난 2007년 11월 23일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