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2-09-29 14:33:29

Imperial Truth

1. 개요

제국의 진실

Warhammer 40,000 세계관에 등장하는 사상으로, 인류제국의 황제가 한때 주창한 바 있다.
그로부터 만 년 넘게 지난 오늘날에는 이 사상을 기억하는 이는 거의 없으며, 황제가 이런 사상을 주창한 적이 있음을 논하는 행위는 이단 중에서도 가장 중한 처벌을 받는 최고 이단이다. 그만큼 인류제국의 흑역사이기 때문이다.

2. 내용

“제국의 진실”은 사실 좋은 번역이 아닌데, Imperial Truth는 제국에 대한 진실이란 의미가 아니라 인류제국이 공식적으로 승인한 진실이란 의미이기 때문이다. 즉 “이것 이외의 다른 사상은 진실이 아니며 제국은 그런 사상을 용인하지 않는다”라고 못박은 것이다. 그냥 임피리얼 트루스로 음차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제국의 진실은 상당히 긴 내용이지만, 핵심 사상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이 우주에는 신도 없고 악마도 없다.
  • 인간의 영혼이나 사후세계 역시 허구이며 천국도 지옥도 없다.
  • 따라서 모든 종교는 거짓이며 인류는 일체의 미신을 타파하고 오로지 과학과 이성에 기반한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이처럼 재국의 진실은 흔한 유물론의 일종이지만, 이를 주창한 인물이 당시 우주에서 가장 강대한 권력자인 인류제국 황제였으며 “모든 종교의 타파”를 실천에 옮길 충분한 힘이 있었다는 게 문제였다. 이후 오랜 기간에 걸쳐 인류제국은 종교단체들을 숙청하고 종교지도자들을 잡아들여 고문하고 처형했다(이를대성전이라 부른다).[1]

3. 숨겨진 진실

“너희는 우리의 교회들을 불태우고 우리들을 어리석다고 성토했지. 지금 너희 꼴을 봐라. 너희는 우리가 그토록 달래려던 거대한 힘들을 잠에서 깨웠다. 나를 무기로 쓰려고 어두운 감옥에서 끌어냈을 테지만 내가 너희를 도와줄 것 같으냐? 나는 너희가 자초한 지옥에서 허우적거리는 꼴을 즐겁게 지켜볼 것이다.”
- 종교지도자 캄렌 아턴(Kamren Athern)이 009.M31에 처형되기 직전에 남긴 말
그러나 제국의 진실은 사실이 아니었으며 인류제국의 황제가 자신의 신민들에게 한 거대한 거짓말이었다. 워해머 40000의 세계에는 악마도 신도 실제로 존재하며, 인간은 영혼을 가진 존재이며 사후 영혼이 가게 되는 세계인 비물질계(임마터리움)라는 것도 엄연히 실존한다. 즉 제국의 진실은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거짓이었던 것이다.

사이커(초능력자)들은 임마터리움에서 흘러나오는 힘인 워프 에너지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당시에도 제국의 진실이 거짓임을 아는 이들은 많이 있었다. 때문에 인류제국은 이런 사이커들을 모두 잡아들여 사형에 처함으로써 입막음을 했다.

그러나 호루스 헤러시라 불리는 거대한 내란 과정에서 비물질계와 현실 우주 사이의 벽이 허물어지고, 결국 악마도, 신도, 영혼도 모두 실재함이 만 천하에 드러나고 만다.

4. 기만의 이유

인류제국의 황제가 이런 거짓을 퍼뜨려야 했던 이유는, 바로 비물질계의 지배자인 카오스의 신들이 갖는 힘이 바로 인간의 감정으로부터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즉 인간들이 카오스의 악마들과 신들의 존재를 알고 그들에 대해 공포, 혐오, 경외 등의 감정을 느끼는 행위 자체가 카오스 신들에게 힘을 주는 것이다.

만약 모든 인간이 감정을 철저히 억누르고 순수한 이성을 길잡이삼아 살아갈 경우, 카오스의 힘은 크게 약화되고 어쩌면 카오스의 신들을 소멸시킬 수도 있으리란 것이 황제의 희망이었다.

때문에 황제는 미신, 신앙을 비롯해 모든 형이상학적 사고를 억압하려 했으며, 심지어 황제 자신을 신격화해 숭배하는 행위도 무자비하게 탄압했다. 그로부터 만년 후 황제 신앙(임피리얼 컬트)이 인류제국의 국교가 되리라고는 황제조차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제국의 진실을 인류제국만이 믿어서는 안 되며 다른 외계종족들 및 인류의 분파들에게도 이를 강제해야만 효과가 있을 것이므로(이런 세력들도 다 나름대로의 신앙이 있다), 인류제국은 대성전이라는 거대한 정복전을 벌여 피정복자들에게 제국의 진실을 강요하거나 그들을 말살했다.

5. 임피리얼 컬트

호루스 헤러시라는 대혼란으로 인해 우리 은하계 전체가 뒤흔들리고 카오스의 악마들이 현실 우주에 출몰하는 상황에서, 인류제국은 황제가 제국의 진실이란 사상을 주창한 적이 있음을 철저히 은폐하기 시작했다. 이후 인류제국은 제국의 진실과는 정 반대의 사상인 Imperial Cult(제국교)라는 종교를 만들어내, 인류제국의 황제야말로 유일한 신이며 카오스의 악마들로부터 인류를 지켜줄 분은 황제 뿐이라는 신앙을 제국민들에게 강요하기 시작했다. 비물질계의 존재가 일반 상식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차라리 인간의 믿음을 황제에게 집중시켜 카오스 신들에게 지지 않는 힘을 부여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실제로 황제의 영혼은 비물질계 내에 “살아” 있으며[2] 인류의 우주선들이 워프 공간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해 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1] 물론 대성전은 종교/사이커 박멸 말고도 디아스포라로 파편화된 인류를 다시 규합하고 적대적인 외계인들을 박멸하거나 복속시키는 목적이 있었다. 허나 그 근간에는 “임마터리움의 힘이 더이상 커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다급함이 깔려 있었다. 만약 워프의 신들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황제도 대성전처럼 무자비한 대전쟁을 일으키지 않았을 것이며 외교와 무역처럼 평화로운 방법을 써서 인류제국의 영향력을 확장시키려 했을 것이다.[2] 황제의 육신은 치명상을 입어 황금 옥좌라는 초능력 증폭기+생명 유지 장치에 안치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