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유로센트 동전[1]과 볼펜심 사이에 두고 비교한 치사량을 넘는 사이안화 칼륨 결정의 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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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사이안화계의 화합물로, 체내에 흡입될 경우 낮은 반수치사량으로도 세포 호흡을 저해하여 치명적인 결과를 유발할 수 있는 맹독성 물질. 미국식 발음을 지향하는 대한화학회 권고 명칭은 사이안화 포타슘이지만, 옛 명칭인 시안화칼륨 또는 일본어에서 유래한 명칭인 청산가리(青酸カリ[2])라고도 불린다. 과거 꿩잡이들 사이에서는 싸이나라는 이명으로도 불렸다.이 물질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스웨덴 화학자, 약사 칼 빌헬름 쉴레(Carl Wilhelm Scheele, 1742 ~ 1786)[3]가 1782년에 발견하여 화학학회에 보고한 것이 최초다.
근거
2. 설명
화학식은 K+ C≡N-. 이온결합성 물질이고, 실제 독성은 CN- 이온이 작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KCN뿐만 아니라 NaCN, HCN 등도 모두 같은 논리로 독극물로 볼 수 있다. 실용적으로는 도금, 금, 은의 제련[4], 철강제품의 표면경화법인 청화법, 분석시약이나 착적정(錯滴定)에 이용되며, 감청색 염료의 제조원료, 농약 등에 사용된다. 무시무시한 독극물의 이미지치고는 의외지만 대학 학부 실험과목에서 나올 수도 있다. 분석화학, 무기화학, 유기화학 등 과목을 막론하고 화학과의 실험에서 직접 만지게 될 수 있다. 실온에서의 상태는 등축정계의 결정성 무색 분말. 사이안화 수소를 수산화 칼륨과 반응시켜 사이안화 칼륨 수용액을 만들고,[5] 그 수용액에서 물을 증발시켜 제조한다. 혹은 탄산칼륨과 흑연(탄소)의 혼합물을 암모니아 기체 존재하에 가열하여 제조하기도 한다.[6]증상은 두통, 빈호흡, 빈맥, 어지러움, 운동실조, 혼미, 혼수, 경련 등이다. 혈압과 맥박수는 처음에 상승하지만 나중에는 떨어진다. 폐수종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심전도상 부정맥과 ST-T의 이상이 나타난다. 조직에서 산소를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정맥혈의 색이 동맥혈의 색에 가깝게 되고, 점막은 적색을 나타내는데, 실제로 시안중독의 약 반수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흔히 알려진 무시무시한 독극물의 이미지는 아이러니하게도 사실은 위에서 나열되었듯이 쓸모가 아주 많은, 즉 인류에게 아주 유용한 화합물이라 그만큼 흔하다보니 생긴 것이다. 워낙에 흔한 터라 마음 먹고 사람을 죽이려고 하면 손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 실제로는 사이안화물과는 비교도 안되는 강한 독성을 지닌 물질들이 많지만, 이런 것들은 합성에만 오랜 시간과 전문적인 지식과 장비가 필요하거나, 독성이 지나치게 강해 합성하는 당사자의 안전도 보장하기 힘든 등 생산과 보관에 애로사항이 꽃피며 무엇보다 사이안화물만큼 온갖 용도로 유용하게 쓰이지 않기 때문에 생산량이 적고 구하기 극도로 힘든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디메틸수은 같은 물질은 라텍스 장갑을 낀 손에 실수로 몇 방울 떨어뜨린 걸로도 피부 흡수로 인한 중독이 일어나 실험자가 사망한 사례가 있다. 그런데 이건 실생활 레벨에선 물론이고 초급 공업 레벨에서조차 보기 힘든 물건이다.
괴링 및 괴벨스, 힘러 등의 나치 고관들이 자살하기 위해 먹은 독극물이 바로 이것이며,[7] 홀로코스트 때 쓰인 독가스 치클론 B도 같은 시안 계열인 사이안화수소이다. 사이안화 칼륨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사이안화수소를 방출한다는 성질을 이용한 것으로, 지금도 이 계통의 살충제들은 선박 등의 구서(驅鼠) 및 구충에 널리 쓰이고 있다. 이산화황계의 살충용 가스와 달리 살균능력이 없다는 점만 제외하면,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에게 가히 본좌급이라 할 만한 확실한 효과를 보여주며, 매우 경제적인데다 기계에 미치는 영향도 적다. 단 잔류가스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밀봉하지 않고 오래 놔두면, 사이안화 수소의 누출과 빠른 산화작용으로 탄산칼륨으로 변하면서 독성이 없어진다. 그리고리 라스푸틴에게 청산가리를 먹였는데도 죽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몇 가지 설이 있는데, 이렇게 독성이 약해졌거나, 혹은 위산과 반응해서 시안기가 떨어져나가야 하는데, 그날 라스푸틴이 위산 부족으로 소화불량인 날이라, 위 안 음식물의 산도(酸度)가 너무 낮아서였다는 등의 설이 있다.[8]
그러나 사이안화 수소를 그대로 흡입하는 것 또한 요단강 익스프레스 지름길. 오히려 공기 중에서 더 독성이 강하다고 한다. 사이안화 칼륨의 중독 작용은, 사실 사이안화 칼륨이 몸 안에 들어가 위산과 반응하여서 사이안화수소로 변형된 다음, 위의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아우슈비츠에서 사용된 치클론 B가 사이안화수소를 안정제와 섞은 농약[9]이라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2.1. 독성
사이안화 칼륨을 먹으면 사이안화 칼륨이 분해돼 생긴 사이안화 이온이 일부 세포의 세포 내 세포 호흡을 담당하는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를 죽인다. 일부 미토콘드리아가 사라진 세포는 젖산을 계속 만드는데[10], 혈액의 산성이 높아지는 바람에 체내 효소의 정상적인 작용이 힘들어진다. 따라서 미토콘드리아가 있으면서 체내 효소를 사용하는 세포(=몸 안에 살아있는 모든 세포)는 다 죽는다.인간이 에너지를 끊임없이 생산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세포 속의 미토콘드리아에서 당을 산화시켜 이화반응을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산소가 필요한데, 우리가 호흡을 하면서 산소를 들이쉬는 것도 이것 때문. 하지만 사이안화 칼륨을 먹게 되면 그 속의 사이안화 이온[11]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마비시킴으로써 혈액 속의 산소를 활용할 수 없게 되고, 결국 필요한 에너지를 얻지 못하게 된다.[12]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미토콘드리아에는 전자전달계라는 장치가 있는데 이곳에서 유산소호흡에서 나오는 90% 이상의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당을 분해해서 얻은 에너지를 NAD+와 FAD라는 물질이 전달받아, 이 에너지로 H+를 미토콘드리아 내막 밖으로 펌핑하게 되고, 이 H+는 농도 기울기를 따라 내막 안으로 들어오면서 ATP합성 단백질인 FOF1복합체를 작동시켜 ATP를 합성하는 것이 호흡의 과정이다. 이때 H+를 펌핑하는 에너지는 NADH와 FADH2가 운반한 전자를 통해 받는데, 전자를 받는 것은 산소다. 산소가 필요한 이유가 이 전자의 최종도착지점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산소가 없으면 전자가 내막 안에 쌓인 채로 유지되어 호흡이 불가능하다.[13] 그런데 사이안화 이온은 산소와 전자가 만나는 지점을 차단한다.[14] 즉 산소가 있어도 호흡이 중지된다. 아무리 숨을 쉬어도 숨 참고 있는거랑 같은 상황이 되는 것이다.[15]
세포는 조금이라도 에너지를 얻어내기 위해 산소가 필요 없는 무산소 호흡을[16] 하면서 부산물로 젖산[17]을 생성해낸다. 하지만 이미 미토콘드리아는 죽은 상태로, 오히려 계속해서 생산되는 젖산[18] 때문에 혈액의 산성이 점점 높아져[19] pH변화에 민감한 체내 효소들이 변성되고, 연이어 이런 효소들을 사용해야 생존하는 세포들이 사망하여 결국 신체 전체가 죽음에 이르게 된다. 청산가리를 투입하면, 다른 독약과는 달리 입술의 색, 즉 혈색이 바뀌지 않는데, 그 이유는 혈액 속의 산소가 사용되지 않고(못하고) 굳어지기 때문이다.
치사량이 적어 추리물에서 종종 범인이 사용하며, 보통 아몬드 냄새가 나니 청산가리라는 말이 단골로 나온다.[20] 그런데 이 아몬드 냄새라는 게 우리가 흔히 접하는 그 고소한 냄새가 아니라, 생 아몬드에서 나는 냄새다. 생 아몬드는 청산배당체[21]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특유의 냄새가 나는데, 섭취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실제로 아직 덜 익은 생 아몬드로 술을 담가 먹었다가 기름형태로 분리된 청산배당체에 중독되어 사망한 사례가 있다. 이 사건은 최초에는 독살로 추정되어 수사가 진행되었으나, 결국은 피해자의 지문만 묻은 아몬드 술병이 지하실에서 발견되면서 무지에 의한 사고로 종결 처리되었다.[22] 현재 우리가 먹는 아몬드는 야생형에서 돌연변이가 생겨 사이안화 이온 합성이 거의 없어진 것이다. 아몬드 외에 풋매실, 카사바, 장미과 식물 등에도 함유되어 있다. 복숭아나 살구씨 쪼개서 나오는 핵[23]에서도 이 냄새가 난다. 이건 그래도 쉽게 구해지니 궁금하면 쪼개 먹어 보자. 당연히 청산배당체가 있어서 나는 냄새긴 하지만 몇 개로는 치명적이지 않다.[24] 그래도 그런 류의 식재료들을 익히지 않고 많이 먹거나 생식하면 큰일 날 수 있으니 주의하자. 한방이나 민간 전통요법으로 행인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 어느 문서나 전승에서도 절대로 함부로 먹으면 안 될 것으로 주의하고 있다.[25] 외국의 유튜버에 따르면 오히려 흔히 아는 아몬드의 향보다 수영장의 염소소독제와 유사한 향이 난다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먹는 과일의 씨에도 사이안화합물이 들어있다. 다만, 소량인데다가 대부분의 경우 과일을 먹을 때 씨를 발라내고 먹거나, 먹는다 하더라도 씨를 씹지 않고 그냥 삼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소화되지 않고 대변으로 배출되어 독성에 노출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성인이 아닌 유아나 어린이, 노인 등은 미량의 독성도 건강한 성인보다 위험하니 조심해야 한다. 체리, 앵두, 살구, 복숭아, 매실, 사과의 씨에 사이안배당체들이 많이 들어있으며, 특히 살구, 복숭아, 덜 익은 매실의 씨는 먹지 말아야 한다. 사과씨의 경우 사이안화합물의 치사량이 사과씨 200개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사과를 40개 정도 씨까지 먹는 경우는 드물지만 조심해야 하며 포도씨는 그냥 먹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에도 사이안화합물은 들어있기에 한번에 너무 많이 섭취하면 설사나 복통, 심하면 호흡곤란 등의 증세가 올 수 있다. 은행도 마찬가지로 하루 20~30개 이상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청산가리로 사망한 사체에 나타나는 시반[26]은 보통의 시반처럼 적갈색이 아닌 새빨간 색이라고 한다. 시반이 적갈색이 아닐 땐 다른 원인도 많지만, 청산가리가 그 원인 중 하나라고 한다. 이것도 상기의 세포호흡 방해 때문이다.[27] 일례로 수영장에 빠져죽은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시반 색깔이 새빨개서 이상하게 여겨 조사해보니, 엄마가 음료수에 청산가리를 넣어 딸을 독살한 것으로 밝혀진 사건도 있다.
또 위장은 통상적으로 위산에 의해 산성이 되지만 청산염은 수용액과 결합하면 강한 알칼리성을 나타내어[28] 구토물이 강알칼리성을 보일 때가 있으며, 저체온에 의한 동사와 마찬가지로 혈액 색에 변화가 있다. 혈액의 헤모글로빈이 청산염에 포함된 시안화합물과 아주 강하게 결합해서 혈액이 선홍색이 된다.
참고로 빵 속에 들어있는 백앙금[29]이나, 녹앙금[30]도 부패하면 소량의 사이안화합물[31]을 생성한다. 치사량까지는 아니지만, 일정량 이상을 섭취하면 호흡곤란이나 복통, 구토를 유발할 수 있으니, 앙금이 들어있는 빵에 곰팡이가 피었는데 그 부분만 떼어내고 먹는 비위생적인 행위는 하지 말아야한다. 애초부터 상한 음식은 사이안화물 중독은 둘째치고 식중독의 위험성이 높아 절대 먹으면 안된다.
2.2. 해독과 치료
대중매체, 특히 추리소설에서의 독극물의 대명사 포지션과는 달리 현실에서 살인청부업자나 정부기관이 표적을 암살할 때 청산가리는 잘 쓰이지 않는 편이다. 대부분의 청산가리 독살 사건은 숙련되지 않은 민간인이 우발적으로 사람을 살인할 때 사용한 것으로, 청산가리를 이용한 암살 공작이 없는 이유는 워낙 유명해서 감식이 쉽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정적으로 해독이 가능한 물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 단위에서 반정부 인사를 독살할 때는 결과를 보장하지 못하는 청산가리보다는 브롬화네오스티그민, 사린 같은 더 확실한 수단을 쓰는 것이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정말로 정부 단위가 아니고서야 제조가 어려운 독극물[32]을 대놓고 투여하여 사실상 배후를 알려주는 효과를 노리기도 한다.독극물에 중독되었을 때는 기도가 막힐 수 있으므로 임의적인 경구요법을 사용해서는 안되며, 특히 인공호흡은 시전자를 같이 중독시킬 수 있기에 금물이다. 심폐소생술에서 인공호흡이 빠지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런 청산 화합물이나 메소밀, 포스핀 농약 등 극독성 물질 중독자의 경우 일반인이 중독자인지 아닌지 판별할 수 없어서 섣불리 소생을 시도했다가 같이 죽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청산가리의 대표적인 해독제는 사이오황산나트륨(Na2S2O3, 티오황산나트륨)으로, 청산가리를 포함한 모든 시안화물 중독의 해독제로 기능한다. 물에 잘 녹기 때문에 수용액 형태로 주입할 수도 있으며, 생체 독성이 낮고 작용이 매우 빠르므로[33] 여러가지 상황에서 효과적이다. 무엇보다도 굉장히 생산 단가가 싸서 웬만한 과학 실험실이면 찾기 어렵지 않다.
실제 의료진이 해독할 때에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메트헤모글로빈을 생성하여 시안화기를 결합케 하여 세포질식을 방지하는 아질산 아민 (amyl nitrite) (햄에 방부제로 들어가는 아질산나트륨과는 다른 것이다. 아민기를 가지는 유기화합물.)과 활성탄 등의 물질을 병용하며 추가적인 산소 호흡기를 부착해 세포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산소에 노출되게끔 한다. 외국에는 나라에 따라서 청산가리 해독 키트가 구급상자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도 있으나, 해독제 역시 남용하다가는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아질산 아민은 작용이 느리고 정맥주사로 주입해야 되며, 그나마도 한계 시간(critical time)이 있어서 그 시간을 넘기면 해독제고 뭐고 소용없다. 보완된 약제들도 개발 중이나 아직 임상시험단계도 못 갔다. 자세한 내용은 이곳을 참고. 2006년에 미국 FDA의 인증을 받은 해독제가 개발되었다. 그 성분은 바로 비타민 B12a다. 비타민 B12a가 사이안화이온과 결합하면, 비타민제에서 흔히 사용되는 형태의 비타민 B12로 바뀐 후 신장을 통해 오줌으로 안전하게 배출된다. # 하지만 시간을 넘기면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다.
3. 대중매체에서의 사이안화 칼륨
인간의 40% 정도는 청산가리 냄새를 맡지 못하며, 남성은 여성보다 못 맡을 확률이 높다. 그런데 대다수 탐정물의 주인공들은 이 냄새를 매우 잘 맡는데, 청산가리 냄새를 맡는 게 탐정의 조건들 중 하나인 듯하다. 미국 드라마 CSI : LV의 하지스도 이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설정이다. 시즌5 23화 중에서, 피해자의 위장 내용물에서 아몬드 냄새가 나는지 안 나는지로 청산가리 복용 유무를 파악한다.[34] 냄새로 독극물, 특히 청산가리의 존재를 판별하는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다. 일례로 한 법의학 관련 서적에 따르면, 프랑스 검찰 소속의 어떤 부검의는 특정 브랜드의 담배를 피운 직후에만 이 능력이 활성화가 된다고 한다.
사이안화수소의 향긋해 보이는 냄새 때문에 맛이 달다는 추측을 하기도 한다. 굳이 맛이 아닌 것까지 포함해 따지자면 매운맛. 맥스 캐러더스라는 장님 탐정이 등장하는 어니스트 브래머의 추리소설에 이런 독물의 맛을 보는 묘사가 있다. 앞을 못 보는 탐정의 요청에, 증류수 비커에 원액 한 방울을 희석하고, 희석한 물 한 방울을 다시 같은 방법으로 희석하기를 필요한 만큼 반복한 다음, 한 방울을 가지고 맛을 보도록 해준다. 물론 전문 약제사가 시행한 것이다. 일반인은 절대 따라 해서는 안 된다!
이에 대해, 한국의 법의학의 기반을 다졌던, 한국 최초의 법의학자 문국진 교수의 저서 《지상아》(紙狀兒)에 참고할 만한 얘기가 나온다. 수십 년 전 (약 1960~1970년대 정도) 한 사건을 조사하던 형사가 웬 가루를 접하게 되고, 동네 사람들 중엔 그걸 콩에 섞어서 꿩 사냥에 쓰는 사람도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당시는 일본식으로 싸이나라고 불렀다고 한다. (영어 cyanide 가 '싸이어나이드' 비슷하게 들린다) 이에 형사는 그걸 손가락 끝에 찍어 아주 살짝 혀끝에 대봤다. 그리고 그 형사는 부르르 떨면서 그 자리에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 극미량이었던 덕분에 병원에서 정신을 차린 형사의 말로는, 그 가루를 혀끝에 대는 순간, 뭔가 머리를 꽝 하고 호되게 때리는 듯한 느낌과 함께 눈앞이 캄캄해졌다고 한다.[35]
참고로 은이 독에 반응해 색이 변한다는 편견을 깨는 독이다. 은이 반응하여 색이 변화하는 독은 S, 즉 황(黃)이 포함된 독에 한한다. 황화은을 형성하기 때문에 까맣게 변하는 것이다. 이 황은 달걀노른자에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사이안화 칼륨에는 황이 없으므로 반응하지 않는다.[36]
참고로 해독제 비슷한 해독 방법이 있다. 맥가이버에서는 즉석 사진 인화기를 뜯어, 그 안의 정착액[37]으로 청산 중독을 일으킨 사람을 구하는 내용이 나온다. 물론 맥가이버는 주인공 보정을 받는 먼치킨이니, 함부로 따라하지 말고 119에 연락하자. 119에 연락해도 늦을 것 같으면 오줌을 마시라는 해독 방법으로 전해져 오는데,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오줌 속에 사이안화수소의 해독작용을 하는 황산염이 포함되어 있어서 이런 말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타임로드인 10대 닥터는 염분과 단백질, 쇼크(키스)로 알아서 자체 해독하지만, 그래도 많이 괴로워하는 걸 보면 타임로드도 청산가리는 답이 없나보다.
《배틀로얄》의 사카키 유코의 지급 무기였는데, 이걸로 주인공 나나하라 슈야를 독살하려고 스튜에 넣었다가 맛을 본 나카가와 유카가 대신 죽었다.
《007 두 번 산다》의 본드걸인 아키가 본드와 두 번째 섹스 후에 그와 함께 잠을 자다가, 스펙터의 암살자에 의해 독살당하는데, 그때 쓰인 독이 청산가리로 보인다.
《007 썬더볼》의 본드걸인 폴라는 적에게 사로잡히자 청산가리로 자살하고, 그녀의 시신은 후에 본드에게 발견된다.
《007 스카이폴》의 메인 빌런인 라울 실바는 자살하려고 이게 들어있는 캡슐을 씹었는데, 어째서인지 위턱뼈가 녹았다. 그런데 상기(上記) 설명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사이안화 칼륨은 그런 식으로 작용하는 독이 아니다. 작중에는 Hydrogen Cyanide, 사이안화수소라고 언급하지만, 어차피 사이안화 칼륨이 체내에 흡수돼서 사이안화수소가 되니 그게 그거. 설정 오류지만, 장면의 임팩트가 워낙 강해서 그냥 넘어갔다.
김선자 연쇄 독살사건을 다룬 《실화극장 죄와 벌》에서는 엑스투(X2)라는 가명으로 나왔다.
《에이전트 오브 쉴드》에서 박쉬가 플레이그라운드에서 면담을 받자 어금니에 있던 청산가리를 물고 기절했다.《캡틴 아메리카 : 퍼스트 어벤져》에서도 나오듯이, 하이드라 소속 부하들이 모두 어금니에 청산가리를 넣고 다니는 것 같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조윤진은 서태지가 본인에게 준 꼬깔콘을 삼천포가 날름 먹어버리자, "나가 오늘 니놈 아가리에 청산가리를 부어블랑께"라고 하며 날벼락같이 화를 냈다. 이후 에피소드에서 삼천포는 윤진이 실제로 사람 아가리에 청산가리를 부을 줄 아는 무서운 인물이라고 다시 언급하기도 한다.
성우 아오야마 유카리의 한국 별명이 바로 사이안화 칼륨의 다른 이름인 청산가리.[38]
만화 《절대미각 식탐정》에서는 청산가리를 먹은 선배를 위해서 낫토를 거의 톤 단위로 먹인다. 위산을 알칼리화 시켜서 독성을 억제했다고 하는데, 독성이 위산과 만나서 발휘되는 것은 맞지만, 수산화나트륨 같은 게 아닌 낫토라서 신빙성은 낮다.
JTBC의 추리예능프로그램 《크라임씬3》 제1화 대선후보 살인사건편에서도 살해도구 중 하나로 이 물질이 등장한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5화에서 라온의 공동 CEO인 배인철이 재판장에게 억울하다 말하며 청산가리를 먹고 쓰러진다.
영화 《오펜하이머》 초반에서 본인을 괴롭히던 교수에게 독살을 시도하려 사과에다 주입한 것이 시안화칼륨이다. 영화에선 이 사과를 오히려 먹이려던 교수가 안먹고 오펜하이머가 존경하는 닐스 보어가 집어들고 입에 넣으려 하자 황급히 빼앗는다.
4. 여담
- 과거에는 일본어 세이산카리(青酸カリ)를 그대로 한국식으로 읽어서 '청산가리'라는 이름으로 주로 불렸고, 지금도 일반인들은 정식 명칭을 부르기보다 청산가리라고 부른다. 청산(青酸)은 사이안화물을, "가리"는 칼륨(일본식으로 カリウム), 즉 칼륨을 의미한다. 먹으면 청산에 가게 된다고 하여 청산가리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산악회나 동아리 이름으로도 종종 쓰인다. 말 그대로 청산(靑山) 가리(going).
- 1982년 시카고에서 누군가가 이걸 타이레놀에 집어넣어, 전 미 대륙을 공포에 빠뜨린 적도 있었다. 현재까지 범인이 잡히지 않은 미제사건이다. 자세한 내용은 타이레놀 독극물 주입 사건 참조.
- KCN을 포함한 사이안화물은 철강재료의 표면경화처리에 사용되기도 한다. 이른바 사이안화법, 액체침탄법 또는 청화법이라고 부른다.
- 텐진 폭발 사고로 많은 양의 사이안화 칼륨이 누출되어 반경 5km가 위험 지역이 되었다. 이에 시민들이 대피하였고 중국 정부에서 화학전부대를 투입시켰다.
- 대한항공 858편 폭파 사건의 공범인 김승일도 이걸로 자살했다.
- 아몬드는 원래 자기 생존을 위해 진화 과정에서 이 성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먹는 아몬드는 돌연변이 아몬드이고 이 성분이 없어서 문제 없다.
- 죽순과 카사바에도 들어 있어서 조리시 조심해야 한다.
- 청산가리가 처음 합성된 것이 1782년인데, 신기하게도 1800년대에 조선의 왕, 일본의 쇼군, 청의 황제등 동아시아의 군주들이 오래 살지 못하고 대개 요절을 한다. 사실 청산가리 이전에는 사약 항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독약의 성능이 형편없어서 독살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런데 과학의 발전으로 소량만 먹여도 죽는 독약(꼭 청산가리가 아니라도)이 흔해지니까 왕을 죽이고서 권력을 농단하고 싶은 무리(서태후, 안동 김씨등)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증거도 무엇도 없는 얘기이지만 19세기에 유독 석연치 않은 독살 루머가 많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 러시아 제국의 괴승 그리고리 라스푸틴의 암살에 청산가리가 쓰였다고 하는데 이상하게도 청산가리를 탄 술을 연거푸 마셨음에도 라스푸틴은 멀쩡했다고 한다. 결국 라스푸틴은 총을 여러 번 쏜 뒤 강물에 던져 익사하고 마는데 지금도 라스푸틴이 청산가리를 먹고도 멀쩡한 이유는 미스터리다.
- 해외에서는 아열대 바다에 서식하는 해수어 채집을 이유로 청산가리를 바다에 방사하고 있다. 물론 해수어 건강과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범법행위이다.
5. 관련 사건
6. 관련 문서
[1] 직경 23.25mm. 한국의 100원 주화보다 살짝 작은 크기이다. 동전 도안의 저작권 문제로 블러처리된 것으로 보인다.[2] 칼륨을 カリウム(카리움)으로 쓰기 때문이다.[3] 이 과학자는 청산가리뿐만 아니라 망간, 바륨, 산소, 염소를 발견하고 보고했다.[4] 해당 영상을 참조하면 금을 녹이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빨리 감기라고해서 뭐야 생각보다 잘 못 녹이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3대 강산(염산, 질산, 황산)으로는 절대 금을 녹일 수 없다. 하지만 염산과 질산을 혼합하면 왕수가 되는데 이걸로는 금을 녹일 수 있다. 3대 강산 말고도 의외로 약산으로 치는 불산(약산이지만 플루오린의 반응성이 워낙 강해 함부로 다루면 위험하다.)이 금을 녹일 수 있으며, 당연히 대부분의 초강산에는 버틸 수가 없다! 사실 초강산도 견딜 수 있는 물질은 테플론 정도 밖에 없다.[5] HCN + KOH → KCN + H2O[6] K2CO3 + C + 2NH3 → 2KCN + 3H2O[7] 1972년 5월 김일성과의 비밀회담 차 평양에 간 중앙정보부장 이후락도 유사시 자결용으로 청산가리 캡슐을 챙겨갔다.[8] John Emsley, 《The Elements of Murder: A History of Poison》, pg 73[9] 정확히는 곤충과 쥐 등 소동물을 전멸시키는 용도로 쓰는 훈증제이다. 현재도 후진국에서는 대형 물류창고나 선박의 해충, 해수구제(pest control)를 HCN으로 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10] 산소 호흡을 하는 미토콘드리아가 사라져서, 무산소 호흡을 하는 결과다.[11] C≡N-[12] 산소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포도당 1분자당 2개의 ATP만을 얻을 수 있지만 미토콘드리아를 통해 산소를 이용한다면 총 30개의 ATP를 얻을 수 있다.[13] 전자 전달은 최대한의 효율을 위해서 여러 단계로 구성되며, 그 중 한 단계만 막혀도 다음 단계가 진행될 수 없어 전체 반응이 정지된다.[14] 신체에는 여러 종류의 전자 전달 물질이 존재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철 이온을 이용한다. Fe3+가 쉽게 전자를 받아 Fe2+로 환원되는 것을 이용하는 것이다. 청산가리는 Cytochrome c oxidase라는 효소에 작용하는데 이 효소는 Fe3+를 이용해서 전자를 산소에 전달하면서 물을 만들어낸다. CN-는 Fe3+에 결합해서 이 반응을 막기 때문에 독성을 가지는 것이다.[15] 체내에서 산소호흡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내질식이라고도 한다.[16] 해당 과정(glycolysis)을 통해 2개의 ATP와 2개의 피루브산(pyruvate)을 얻는다. 그리고 해당과정에 필요한 NAD+를 다시 만들어내기 위해 피루브산을 환원시켜 NADH를 산화시키며 젖산을 만든다.[17] 근육 피로물질로 지목되는 젖산과 동일한 물질이다. 근육통이 생기는 이유도 산성도가 높아져서 근육이 손상되기 때문이다.[18] 원래 젖산은 산소가 풍부한 환경에서 NAD+를 이용해서 다시 무해한 피루브산으로 변한다.[19] 산성도가 높아지는 현상은 암세포의 특징이기도 하다. 끊임없이 분열하면서 암세포집단의 크기는 커지는 반면 혈관 성장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혈액을 통해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기 때문이다.[20] 엄밀히 말해 여기서 말하는 청산가리 성분은 본 문서의 제목인 사이안화 칼륨(KCN)이 아니라 후술되는 청산배당체 아미그달린이다. 다른 성분이니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 바람. 흔히 '살구 냄새'라고 하는데, 전 인구의 약 40% 정도는 유전적으로 이 냄새를 맡지 못한다고 한다.[21] 아미그달린(amygdalin)이라는 청산배당체가 주성분이다.[22] 아몬드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견과류라 청산배당체의 위험성을 잘 모르고 야생 아몬드를 섭취하면 수십 알 정도만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23] 복숭아 씨는 도인(桃仁), 살구 씨는 행인(杏仁)이라고 한다.[24] 실제로 행인두부의 경우처럼 요리로도 사용된다.[25] 한방에서 독성 재료를 쓸 때는 반드시 법제라는 과정을 거치도록 한다. 그것이 과학적이냐 비과학적이냐와는 별도로, 위험을 줄이고 약성을 이용하기 위해 나름 조치를 했다는 이야기다. 다시 말하지만 절대로 그냥 씹어먹으며 괜찮다고 자만해서는 안된다.[26] 屍斑, 사후에 시체의 피부에서 볼 수 있는 반점이다. 사망으로 심장박동이 정지되면 혈액이 중력의 작용으로 몸의 저부(低部)에 있는 부분의 모세혈관 내로 침강하여 그 부분의 외표피층에 착색이 되어 나타난다. 8~12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색이 이동하지 않지만, 사후 5~7시간 정도 사이(색 침착이 시작되었지만 아직 혈액의 이동이 가능한 경우)에 시신의 위치가 바뀌었다면 몸 양쪽에 나타나기도 한다. 한번 시반이 고정되면 손가락으로 눌러도 그 부분 색이 사라지지 않지만, 고정되지 않은 상태라면 색이 사라지기도 한다. 이를 통해 사망 시간을 추측한다. 전신 문신을 했거나 흑인인 경우 확인하기가 좀 어렵다.[27] 비슷한 이유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해도 시반이 붉다. 일산화탄소가 산소보다 먼저 결합해버려 내질식이 일어나기 때문. 반면 황화 수소로 인해 사망하면 시반 색깔이 녹색이라고 한다.[28] 사이안화수소 자체는 pKa=9의 약산인데 비해 수산화칼륨이나 수산화나트륨은 강염기이다. 청산염은 사이안산과 이들 수산화물이 반응하여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29] 강낭콩앙금. 원래는 껍질 벗긴 팥을 써야 하나 비싸서 강낭콩앙금을 쓴다.[30] 완두콩 앙금[31] +상황에 따라 발암물질도 생성[32] 가격도 엄청나게 비싸고 반감기도 짧아서 오래 보관하지도 못하며, 원자력 발전의 부산물이라 원전을 운영하는 국가가 아니면, 어지간한 다국적 초거대 기업이라도 생산하여 독극물 용도로 사용하는게 사실상 불가능하다.[33] 단, 청산가리 중독 증세가 이미 나타난 경우라면 사이오황산나트륨 처치만으로는 세포 질식을 방지하기에 늦는다. 따라서 하술할 더 긴급한 처치 수단을 병행하는 것이다.[34] 물론 간이 테스트이며, 나중에 정밀감식은 했다. 하지만 위산을 포함한 체내의 다양한 자극적인 냄새 사이에서 생아몬드 냄새를 맡기는 쉬운 일은 아니다.[35] 그러나 작용기전상 피부나 점막에 닿자마자 이렇게 급격하게 쓰러지는 일은 실제로는 없다. 실제로는 약간의 시간을 두고 쓰러진 경우일 것이다. 위에도 언급된 둘째딸 살인사건에서도 성인 치사량의 배를 섭취한 아이가 수 분 정도는 활동했듯 CN 이온이 체내에 순환되고 혈액의 산성화 → 세포질식으로 인한 기능부전이 나타나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걸린다. 대는 순간 기절했다는 것은 아마 독약의 효과가 아닌 독을 섭취했다는 공포감이 현기증이나 쇼크로 이어져 기절했을 가능성이 높다.[36] 오히려 사이안화 칼륨의 대표적인 해독제인 티오황산나트륨이 황을 포함하기에 은이 반응을 한다.[37] 티오황산나트륨[38] 青山ゆかり → 청산유카리 → 청산카리 → 청산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