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03-27 11:49:42

결합범

1. 개요2. 예시

結合犯.

1. 개요

개별적으로 독립된 범죄의 구성요건에 여러 개의 범죄가 결합하여 한 개의 범죄를 구성하는 경우.

결합범의 예시로는 강도죄가 자주 언급된다. 강도죄는 폭행죄 혹은 협박죄절도죄의 결합범이다. 강도강간죄는 강도죄와 강간죄의 결합범, 강도살인치사죄는 강도죄와 살인죄 혹은 상해치사죄의 결합범이다. 강간등살인치사죄도 마찬가지다. 강도강간살인죄는 없지만, 이 경우 강도강간죄와 강간등살인죄 또는 강도살인죄의 실체적 경합으로 처리하면 된다.

결합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두 범행 간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며 무거운 죄로 처벌될 수 있다는 인식도 있어야 한다. 강간살인죄를 예로 들어보자.
유형 1: A를 강간하고 A를 살해한 경우
유형 2: 같은 장소에서 A를 강간하고 B를 살해한 경우
유형 3: 서로 다른 장소에서 A를 강간하고 B를 살해했으나 B가 A의 지인이었고 가해자도 이를 알고 있었던 경우
유형 4: 서로 다른 장소에서 A를 강간하고 B를 살해했으나 B가 A의 지인이었지만 가해자는 이를 몰랐던 경우
유형 5: 서로 다른 장소에서 A를 강간한 뒤 우발적으로 B를 살해했으며 B가 A와는 아무 일면식도 없었던 경우
형법 제15조(사실의 착오) ① 특별히 무거운 죄가 되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무거운 죄로 벌하지 아니한다.
[전문개정 2020. 12. 8.]
일반적으로 유형 1은 확정적인 강간살인죄라는 점과, 유형 5는 형법 제15조 제1항에 따라 확실히 살인죄와 강간죄의 실체적 경합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강간살인죄는 있지만 살인강간죄는 없기 때문에[1] 유형 5와 같은 상황은 단순히 실행 순서만 바꾸는 것으로 피해자와 피해 정도가 달라지지 않아 이를 강간살인죄로 의율할 수는 없다. A와는 아무 일면식도 없는 B를 먼저 살해하고 나중에 다른 곳에서 A를 강간한 것과 차이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결합범의 적용 범위를 매우 좁게 한정한다면 유형 1을 제외한 나머지 유형은 강간살인죄가 아니다. 그러나 결합범이라는 인식만을 중시하여 본다면 유형 5를 제외한 유형 1부터 유형 4까지 전부 강간살인죄가 된다.

이처럼 결합범과 실체적 경합범의 구별 기준을 무엇으로 삼느냐에 따라 처벌의 기준이 달라져 버리므로,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서 현대 형법학은 유형 2의 경우 일단 강간살인죄로 처벌하는 데 동의한다. 강간의 피해자가 사람이 살해되는 것을 목격했을 때 받게 될 정신적 충격이 엄청나기 때문으로, 구체적으로 누구를 살해하겠다는 고의는 그 결합범의 핵심과 무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유형 3과 유형 4는 아직까지 분명한 경계가 나뉘지 않는 부분이다. 그러나 유형 1과 유형 4에 해당하는 사람이 똑같게 처벌받는다면, 유형 4에 해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강간 범행과 아무 관련이 없는 곳에서 제3자를 살해한 것인데, 살인죄와 강간죄의 실체적 경합이면 진지한 반성과 피살자 유족과의 원만한 합의 등이 있었을 경우 징역 5년형을[2] 받을 수도 있지만, 강간살인죄가 적용되면 정상 참작을 하더라도 수십 년의 징역을 받게 되어 굉장히 억울할 것이다. 애초에 강간살인죄의 입법 취지는 강간의 피해자가 결국 살해까지 당하거나 살해당한 주변인을 보고 받게 될 정신적 충격을 고려하고 만들어진 것이므로 이렇게 처벌하는 것은 입법 배경과도 맞지 않다. 그래서 다수설은 유형 3의 경우 미필적 고의에 의한 강간살인죄, 유형 4는 살인죄와 강간죄의 실체적 경합으로 보고 있다. 물론 여기서 유형 3임을 증명할 책임은 전적으로 검사에게 있으며 유형 3임을 증명하지 못하면 강간살인죄의 성립은 어려울 것이다.

아래의 문제를 풀면서 확인해 보자. 강간살인죄를 예시로 들긴 했지만 강도살인죄에도 비슷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만을 <보기>에서 있는 대로 고른 것은?

<보 기>
ㄱ. 강남역 인근에서 강도행위를 한 뒤 인천역에서 아들의 난폭한 행동에 격분하여 그를 살해한 철수에게는 강도살인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ㄴ. 주거침입절도를 실행하다가 적발되었는데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사람을 살해한 영희에게는 강도살인죄가 성립한다.
ㄷ.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납치하여 미성년자의 부모에게 금전을 요구한 뒤 그 부모의 집에 찾아가 다른 사람을 살해한 민수에게는 강도살인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1. ㄱ
2. ㄷ
3. ㄱ, ㄴ
4. ㄴ, ㄷ
5. ㄱ, ㄴ,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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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ㄱ
2. ㄷ
3. ㄱ, ㄴ
4. ㄴ, ㄷ
5. ㄱ, ㄴ, ㄷ

ㄱ. 강도행위는 강남역에서 했는데, 인천역에서 자기 아들을 우발적으로 살해한 것은 체포를 면탈할 목적의 살인도 아닌 데다, 강도와는 아무 연관도 없는 독립적인 살인 범행일 뿐이다. 따라서 강도살인죄가 아니다.
ㄴ. 절도범이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폭행 또는 협박을 가했다면 준강도죄가 성립하며, 준강도의 살인도 강도살인으로 취급하므로 강도살인죄다.
ㄷ. 미성년자를 인질로 삼은 뒤 그 미성년자의 부모의 주거에 침입하여 사람을 살해한 것은 강도 범행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강도살인죄다.
추가로 ㄷ의 예시에서 약취 또는 유인한 미성년자를 살해했다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13세 미만 약취유인등 살해)죄가 성립하고[3], 그 미성년자와 관련이 있는 사람을 살해하거나[4] 그런 사람이 주거하는 장소 또는 미성년자가 납치된 장소에서 다른 사람을 살해한 때에는[5] 강도살인죄가 성립한다.

이상에서 옳은 설명은 '3. ㄱ, ㄴ'이다.

이와 비슷한 것은 상상적 경합범이 있다. 여러 개의 죄를 저질렀으나 같은 죄로 통합되진 않고 각각의 죄가 된다.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에서는 살인죄와 살인죄[6]의 결합범도 '극단적 인명 경시 살인'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강도살인죄보다도 무거운 죄로 취급한다.

양형기준에서 말하는 살인죄와 살인죄의 결합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두 살인 범행이 모두 유책해야 하며, 정범이 아닌 교사범인 경우 정범이 교사받은 범행을 실행하는 도중 추가적인 살인을 저지를 수 있음이 예견가능해야 하고 상기된 강간살인, 강도살인의 예와 마찬가지로 해당 살인 범행이 교사했던 살인 범행과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정범이 교사하지도 않은 죄를 뒤집어씌우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도 결합범에 해당하는 죄목이 많이 있다. 사실 특례법 자체가 그런 경우가 흔하다.

2. 예시


[1]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의 죄를 범한 자가 제250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최소 무기징역이지만 제250조의 죄를 범한 자가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의 죄를 범하면 그냥 실체적 경합이라 5년형이 나올 수도 있다.[2] 실제로 이렇게 처벌받더라도 5년형이 나올 수 있을지는 논외로 한다.[3] 위 강간살인죄의 예시에서 유형 1에 대응한다.[4] 위 강간살인죄의 예시에서 유형 3에 대응한다.[5] 위 강간살인죄의 예시에서 유형 2에 대응한다.[6] 정확히는 법정 최고형이 사형인 범죄로 2인 이상의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그러니까 폭발물사용살인이나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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