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육상의 세부 종목 | ||||
트랙 | 필드 | 복합 | 도로 | |
달리기 (100m) | 멀리뛰기 | 투포환 | 10종/7종 | 경보 |
허들 (110m/100m · 400m) | 세단뛰기 | 원반던지기 | ||
높이뛰기 | 창던지기 | 마라톤 | ||
계주 | 장대높이뛰기 | 해머던지기 |
1. 개요
競步 / racewalking육상 종목 중 하나로 빨리 걷기를 겨루는 경기이다.
달리기와는 다른 걷기 종목이므로, 한 순간이라도 양 발이 한 번에 땅에서 떨어져, 뛰는 동작이 되는 순간 경고가 주어지고, 실격된다. 다만 최근 일부 대회에서는 이 규정이 개정되어 규정 위반(레드 카드)이 3회 누적되면 페널티 존에서 일정 시간 대기해야 한다. 대기 시간은 구간마다 다르며 5km까지 30초 10km까지 1분 20km까지 2분이다. 이 이후 10km 구간마다 1분씩 대기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이를 위해 심판원이 선수들을 경기 내내 뒤따르며, 부정 동작을 취하지 않는지를 감시한다. 하계 올림픽에서는 20km와 42.195km 계주를[1] 실시하고, 그 외에도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에서는 계주 대신 35km, 국제 경보 투어에서는 3km, 5km, 10km도 시행하고 있다.
2. 빠르기
언뜻 보기에는 빨리 걷기는 별게 아닌 것 같지만, 남자 20㎞를 기준으로 세계 기록은 76분[2], 그외 성적이 좋은 선수들도 80분대를[3] 찍는다. 단위를 조금 바꾸면 걸어서 5㎞를 20분내에 간다는 것으로(다시 말해 시속 15km), 웬만한 성인은 뛰어서도 힘든 기록이다(성인의 평균 달리기 속도는 시속 10km 언저리다). 대략적으로 평상시 자전거 타는 속도로 걷는다고 생각하면 쉽다. 프로스포츠끼리 비교하자면 마라톤 풀코스의 세계 기록이 2시간 1분이므로 대략 20.9km/h, 하프 마라톤 은 57분으로 22.0km/h로 달린다.보통 성인이 걷는 속도가 시속 4~5㎞인걸 생각하면 그 빠르기를 실감할 수 있다. 거기다 운동을 좀 한다는 이런 아마추어들도 3~5km 단거리니까 1km당 4분~4분 30초 페이스를 가져가는 것이지 이 정도 페이스를 유지하며 40~50km를 뛴다는 건 쉽지 않을 것. 이론적으로 1km당 4분 16초 페이스로 42.195km를 완주하면 서브3 주자(3시간 언더)가 될 수 있다. 4분 30초대로 끝까지 뛸 수 있다면 흔히 말하는 싱글(3시간~3시간 9분 59초까지) 주자다. 마스터즈 급에서는 최고수 반열에 들 만한 기록이다. 경보 선수들은 어마어마한 프로의 영역에 있는 셈이다.
이를 위해 경보 선수들은 양팔을 흔들고, 몸통을 비틀어 엉덩이를 실룩거리는 특유의 걸음걸이를 유지하며, 어찌보면 우스워 보이기도 한다. 과거 호기심 천국에서도 경보 선수들은 왜 오리처럼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걷나요?라는 주제로 다룬 적이 있다. 이 특유의 걸음걸이는 선수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을 주기 때문에 과거 IOC 위원장 애버리 브런디지가 분만의 고통이 따르는 종목이라고 했을 정도다.
3. 룰
경보 룰에는 분명히 두 발 중 하나가 항상 지면에 닿아 있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실제로 이 룰을 지키는 경보 선수는 전세계에 단 한 명도 없다. 실제로 경보 경기를 동영상 촬영해 분석해 보면, 모든 선수가 경기 중 약 10%에 해당하는 시간 동안 두 발 모두 지면에서 떨어진다고 한다. 육상 연맹도 당연히 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경보의 스포츠성을 저해하지 않기 위해 단속을 철저히 하지 않으며, 경보 심판들은 카메라나 망원경 따위의 도구를 사용할 수 없고 오직 육안으로 특정 각도에서만(예를 들어 지면에 엎드려 선수를 관찰하는 것은 금지된다.) 선수들을 감시하는 것이 허용된다. 룰에 아예 "사람의 눈으로 보았을 때"라는 문구가 있을 정도다. 이 정도로 감시했을 때에도 위반임이 드러날 정도로 심하게 "달리는"(걷는 게 아니라) 선수만이 제재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공식 룰을 어느 정도까지는 위반하는 것이 허용되는 스포츠는 경보가 유일하다.4. 한국의 경보 현황
남자 20km에선 김현섭이 2011 대구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 3위[4]를 차지했고, 남자 50km의 박칠성, 김동영이 각각 7위, 12위를 차지했다. 여자 20km에선 김미정이 한국 신기록 18번 중 9번을 20km에서 기록했다. 김동영은 경보 50km 종목에서 한국 최초로 올림픽 출전이라는 역사적 기록을 남겼다.아시아 국가들이 경보에서 매우 강하다. 2019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육상 선수권 대회에서 중국이 여자 경보 금메달을 모두 휩쓸었고, 일본이 남자 경보 금메달을 휩쓸었다. 신체적 조건이 비슷한 중국과 일본 선수들이 메달을 많이 수상하는 만큼 한국도 투자를 하면 노려볼 수 있는 종목이다. 위에서 서술했다시피 경보에서 순위권 선수들이 제일 많이 나왔던 것이 그걸 입증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뛰는 게 아니라 걷는 게 룰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지 못하고[5] 있어 투자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이 장애물이 되고 있다.
[1] 개인전은 남녀 따로, 계주는 남녀 혼성.[2] 시속 15.79km[3] 시속 15km[4] 대회 당시에는 6위로 들어왔는데, 2016년에 1, 2위가 약물 양성반응이 밝혀져 메달이 취소되었고, 동메달을 승계받은 5위 선수마저 약물로 메달이 취소되면서 김현섭이 동메달을 승계, 개최국 대한민국에 유일한 메달을 안겨주었다.[5] 앞서 서술했듯이 프로 경보 선수들은 웬만한 성인의 달리기 속도 급으로 걸을 수 있지만, 의미상 빠르게 '걷는' 경기라는 점 때문에 말 그대로 일상적인 걷기를 연상시키는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