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1982년 2월, 경상북도 경주시 불국사역 주변에 위치한 구정동 고분군(九政洞 古墳群)에서 발견된 3세기 말~4세기 초 신라시대의 종장판갑 2점. 현재 한국에서 발굴된 갑옷 중 가장 오래된 판갑으로 유명하다. 현재 국립경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2. 내용
경상북도 경주시 구정동 145번지 주변에 위치한 구정동 고분군에서 발견된 유물 중 하나로, 당시 2호 묘에서는 길이 80 cm 안팎의 쇠창 26점이, 3호 묘에서는 쇠창 25점과 함께 이 종장판갑 2점이 출토되었다. 그 외에 신라시대 와질토기와 경질토기 등이 다수 발견되었다. 연구 결과 이 무덤군은 3세기 말에서 4세기 초에 축조된 돌무지덧널무덤들이었는데, 이 유물들도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져 묻혔다고 추정한다.
판갑은 고대 한반도 남부 지역의 지휘관들이 입던 갑옷으로, 고대 한반도의 전쟁이 보병 전투 위주 시대였음을 증명하는 유물이다. 특히 종장판갑의 경우 이러한 판갑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형태로, 고구려, 백제, 일본, 중국 등에서는 거의 출토되지 않고 경상도, 그 중에서도 경주시, 울산광역시, 부산광역시, 김해시 쪽에서만 출토되므로 가야와 신라만의 독자적인 갑옷으로 분류된다.
종장판갑의 역사는 고대 삼한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진한과 변한 지역에서 사용하던 고유 화폐인 덩이쇠(鐵鋌)와 함께 고안된 갑옷으로 주로 화살 막기에 특화되었다. 이러한 덩이쇠는 단타(鍛打)로 여러 겹이 되었고 조직결정이 미세하며 탄소함량이 낮아서 화폐뿐만 아니라 종장판갑을 비롯한 철기제조를 위한 중간소재로도 사용된 것이다.
학계에 보고된 최초의 철정 자료는 일제강점기 때인 1918년 경상남도 창녕에서 출토된 철편(鐵片)이다. 이러한 철정은 7세기 말에 편찬된 일본서기에도 언급되었을 만큼 국제적으로 통용되던 화폐였다. 지금까지 발견된 덩이쇠 중 가장 오래된 것은 기원전 1세기 무렵 창원 다호리 유적에서 발견된 판상철부 수백여 점으로, 이미 기원전부터 경상도를 중심으로 철기 제작기술이 고도로 발달했고, 이로써 화폐제작과 국제교역을 행했음을 알 수밌다. 이러한 덩이쇠들은 10장씩 묶음이 된 ‘10배수 매납’ 형태가 특징적으로 나타나는데, 이러한 일정한 형태와 규격성은 화폐 기능이 있었음을 암시한다. 당시 북방의 고조선에서 사용하던 중국 연나라 화폐 명도전이 노끈으로 묶인 채 발견되는 것과 같다.
경주 구정동에서 발견된 이 종장판갑들은 울산에서 발견된 중산리 판갑, 부산에서 발견된 복천동 판갑, 김해에서 발견된 양동리 판갑과 칠산동 판갑, 합천에서 발견된 옥전 판갑과 함께 현재까지 한반도에서 발견된 갑옷 중 가장 초기의 작품으로 유명한데, 이 여섯 중에서도 제작연대가 가장 빠른 것으로, 한반도와 일본열도를 통틀어 가장 오래된 철제 갑주이다. 3~4세기 무렵 경상도 지역의 제철기술 연구에서 중요한 자료가 된다.
드라마 대왕의 꿈에서 복원한 삼국시대 갑옷들. 장식 면에서 조미료를 좀 많이 치긴 했지만(...) 어쨌든 신라의 갑옷이 다른 국가와는 달리 판갑 형태를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어떻게 보면 고증 오류라고도 할 수 있는게 신라와 가야가 오랫동안 판갑을 사용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드라마의 주무대인 삼국통일전쟁 시기에는 신라도 결국 고구려, 백제처럼 찰갑을 주로 사용했기 때문. 판갑은 편의성이 찰갑에 비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