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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한국에서 사용된 갑옷을 총칭한다.한국에서 출토된 갑옷은 대부분 찰갑이나 판갑 같은 금속제 갑옷이다. 목갑(나무)과 골갑(뼈) 그리고 피갑(가죽) 등의 경우 사막과 같이 건조한 환경에 노출되지 않는 이상 썩기 쉽다. 거기다 한국의 산성토양 문제로 인해 출토된 예가 상대적으로 적으므로 목갑, 가죽갑옷 등은 대체로 중국 또는 일본과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삼국시대의 갑옷이 처음 알려진 것은 고구려 벽화를 통해서였으며, 고분 발굴로 한국 갑옷 연구가 본격화되었다. 연구 초창기에는 한반도에서 출토된 예가 적었고, 한반도의 갑옷 양식이 일본에서 만든 갑옷과 유사하다는 점을 들어 일본 갑옷이 한반도로 수입되었다는 견해가 일본 학자들에 의해 제시되었다.
그러나 점차 국내에서 발굴되는 갑옷의 양이 많아지면서, 그런 견해에 대해 거꾸로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갑옷 제작 기술이 전래되었다는 견해가 제시되었고, 그것은 2010년대에 들어서 일반적으로 고고학계의 통설로 받아들여졌다.
판갑(단갑)의 경우 시대별 발전 양상을 보여주는 유물이 일본에서 더 많이 발굴되는 관계로 일본 학계에서는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발현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한국 학계에서는 제철기술의 전파 경로를 들어 이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고대 일본에서는 철의 수입을 전적으로 백제와 가야에 의존하고 있었다. 고구려(북방)계 찰갑(괘갑)의 경우 모든 학계에서 확실하게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전파되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한반도 남부에서는 종장판이나 횡장판갑 등의 판갑(단갑)이, 고구려 등 북방 지역에서는 찰갑(괘갑)이 주류를 이루었고, 고구려의 남하 이후 판갑이 찰갑으로 완전히 대체되는 양상을 띠게 된다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었다.
그러다가 2000년대 이후 신라, 가야 영역의 3세기~4세기 초 유적들에서 수결법이 적용된 찰갑 유물들이 여럿 출토되면서 인식이 바뀐다.
고구려군의 신라 파견 이전부터 찰갑이 판갑과 함께 널리 쓰이다가 고구려의 신라구원군 파견 이후 종장판갑은 잘 쓰이지 않게 된다. 고구려군의 영향을 받은 4~6세기형 찰갑이 중장기병전술과 함께 널리 쓰이게 되었다고 보인다. 이 찰갑은 보통 괘갑, 동환식찰갑으로 알려져 있는 허리부분이 잘록하게 들어가고, 요찰과 목부분을 강조하는 경갑 등 부위별로 다양한 부속갑이 특징인 찰갑양식이다.
수결법으로 상하 갑찰을 연결하는 형식의 갑옷들은은 6~7세기를 지나며 부속갑과 갑찰이 간소화된 구조로 변경되어 조선시대까지 사용된다. 고려시대 이후로는 찰갑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갑편을 의복에 고정하는 의-두정형 갑옷을 입게 되었으며, 이는 한국 갑옷의 특징으로 자리잡게 된다.
2. 청동기 시대
가장 오래된 만주-한반도 지역 갑옷은 청동기 시대인 청동기시대 문화층이며, 이 층의 연대는 약 기원전 10세기 전후(기원전 2000년기 후반에서 1000년기 전반)에 드는 것으로 보인다. 함경북도 무산 호곡유적에서 출토된 뼈찰갑편이 이 시대의 유물에 속한다. 청동기 시대인 2기층 40호 집자리에서 발견되었는데, 부서진 흔적이 있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더불어 2003년 길림성 쌍요(솽랴오)시의 후태평 유적에서도 뼈찰갑편이 발굴되기도 한다.#이 갑옷편들은 시베리아 청동기 시대 문화인 세이마-뚜르비노(seyma-turbine) 문화의 찰갑편들과 유사하며, 또한 오늘날에도 제작법이 전해지는 시베리아와 알래스카 원주민들(축치인, 틀링깃 등)의 갑옷과도 매우 유사하여 복원이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해당 갑옷양식에서 중요한 점은, 이 갑옷 양식에 쓰인 혁철법이 후대 판갑들과의 일종의 연결고리가 된다는 것이다. 즉, 한반도~일본열도 판갑들의 조상에 해당하는 양식이 아닌가 싶다. 또한, 이 갑옷양식은 초기철기에도 그대로 이어져 철제나 혁제로 만들어 지기도 한다.
투구로는 기원전 8~7세기로 추정되는 만주 오금당 돌곽무덤에서 출토된 투구편 일부가 있는데, 비록 1/4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지만, 남은 조각의 모습이 몽골과 연나라 지역에서 발견된 투구와 유사한 점을 감안하였을 때 북방지역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기타 부속갑으로는 기원전 1000년 전반기에 해당하는 함경남도 북청군 토성리 유적에서 출토된 청통토시가 있다(비갑으로 추정됨).#
3. 철기 시대
한나라와 고조선 간의 교역, 혹은 한사군 설치 이후 유입된 한나라 계통의 갑옷이 발굴되기도 했다. 기원전 2~기윈전 1세기 낙랑무덤인 평양 정백동 219호에서는 가죽찰갑편이, 평양 정백동 1호 무덤에서는 현존 국내유물 중 최고로 오래된 철제 찰갑편이 발굴되었다.(출처: 북한문화재 자료관.)기원전후의 갑주 유물로는, 부여의 유적으로 추정되는 길림성 유수노하심 유적의 M56, M67, M97 무덤에서 출토된 종장판주 3점과 한나라계찰갑으로 추정되는 찰갑이 있고, 한성백제로 추정되는 인천공항 옆 운북동 레져단지 건설 도중에 발굴된 운북동 유적에서 출토된 찰갑편이 있다.#
한편 한성백제 유적인 경기도 가평 대성리 유적인 40호 집자리, 44호, 46호, 49호 수혈주거지에서는 한나라계 찰갑으로 추정되는 찰갑편이 출토되었다.(출처: 군사연구 131권 수록 논문 "百濟甲胄의 形成과 그 背景(백제갑주의 형성과 그 배경)/이현주/ 부산임시수도박물관장.)
다호리유적에서 2호분에서 발굴된 옻칠한 가죽찰갑편으로 추정되는 유물이 있다. 온전한1점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우그러져 형태를 알아볼 수 없다. 갑편의 네 모서리에만 투공된 장방형 갑찰인데, 비슷한 유물이 평지 알타이지역에서 발굴됐다.
3세기로 추정되는 대구 달성토성 성벽에서 목제 갑편이 출토되었는데, 비슷한 구조의 골제 갑편이 시베리아 여러 지역의 초기철기 시대 유적들에서출토되는데, 노보시비르스크에 있는 볼쉐레첸스카야 문화(러시아어 Большереченская культура, 영어 Bolsherechensky Culture.), 톰스크-나르임 근처 옵강유역에 위치한 꿀라이스카야 문화의 우스띠보읜유적, 아무르강 유역 뽈체유적에서도 출토됐다. 이 갑옷은 매우 짧은 시기 쓰인 양식으로, 직물이나 가죽 바탕에 갑찰을 부착한 스케일아머이나, 다른 스케일아머들과 다르게 상하 중첩이 외중식, 즉 아래쪽 갑찰이 앞으로 나오는 상하중첩방식으로 추정된다.
3세기로 추정되는 한성백제 시기 유적인 하남시 미사리유적 주거지에서 출토된 찰갑편들은 갑편의 투공 배치가 무산 호곡유적 출토품과 동일하여, 청동기시대 골제찰갑들이 철제화 된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양식 유물들이 기원전후 아무르강~연해주 북부 뽈체 문화의 유적들에서도 출토 된다. 물론, 같은 양식 골제 찰갑도 계속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4세기 이후 폭발적으로 많은 철제 갑주유물이 한반도 남부지역에서 고분 부장품과 함께 부장되기 시작했다.
4. 삼국시대
자세한 내용은 삼국시대 갑옷 문서 참고하십시오.5. 남북국시대
동궁과 월지에서 발견된 신라 투구 |
김유신 장군의 생가에서 발견된 미늘갑찰 (左 - 앞면 / 右 - 뒷면) |
6. 고려시대
자세한 내용은 고려시대 갑옷 문서 참고하십시오.7. 조선시대
자세한 내용은 조선시대 갑옷 문서 참고하십시오.8. 매체에서의 묘사
한국 사극에서 등장하는 대다수의 갑옷은 고증 수준이 심각하게 나쁘다.[1] 특히 고려 이전 시기를 다루는 사극에서 고증 문제로 가장 많이 까이는 요소 중 하나이다. 조선 갑옷 또한 제대로 고증 안 돼서 포졸복이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다.일례로 일본의 밀덕이 운영하는 사이트에서는 일본 갑옷과 함께 직접 한국 고대 갑옷 자료를 조사하여 3D 모델로 고증하고 있는데, 고구려 갑옷 자료 페이지에서 "한류 영화 등에서 나오는 호화로운 갑옷은 확인하지 못했다"(3번 문단 마지막 줄)고 밝히기도 했다. 거기다 해당 사이트에서는 한국 갑옷을 참고할 수 있는 드라마로 그나마 대조영, 연개소문, 근초고왕을 추천하고 있는데, 주몽 등에 비하면 그나마 양호하지만 이들도 근초고왕을 제외하면 갑옷이 별로 좋은 고증이 아니라는 점에서 갑옷이 제대로 고증된 사극이 적다는 사실만을 반증하는 꼴이 됐다. (참조 포스팅) 다만 갑옷 고증의 경우 일본이 유독 잘 지키는 것에 가깝지, 중국이나 서양만 해도 대부분 안 지키는 경우가 많아서 한국만 유독 고증을 지키지 않는 것은 아니다. 고증은 예전에 비해서 발전하고 있는 분야다. 예산이 문제일 뿐이다.[2][3]
대체로 사극의 의상 고증은 복식학자들이 하는데, 일반적으로 한복 고증에 주로 힘을 쏟기 때문에 갑옷은 소품 제작자에게 만들어달라고 대충 의뢰하거나 다른 작품에서 사용한 것을 돌려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기본적으로 얼굴이 나와야하는 주연급 인물들에게 투구를 안 씌우는 것은 그렇다고 쳐도 투구는 씌워놓고 급소인 목을 보호하는 드림부분을 묶지 않고 전투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나온다. 간단히 묶기만 하면 되는 문제지만 아예 끈조차도 없으며 이것을 지킨 사극이 전무한 것만 봐도 고증에 대한 무관심을 보여준다.#
여가에 주인공과 주연급 인물은 고증과는 무관한, MMORPG 게임에서나 등장할 법한 화려한 비닐 소재 갑옷을 입는 경우가 태반이다.
한류에 힘입어 주몽이나 태왕사신기 등의 많은 국내 사극이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예로 든 해당 두 작품은 발고증 판타지 갑옷의 끝판왕, 종결자라고 불리는 작품이고 둘 다 애당초 제작진이 '퓨전'을 지향한다며 고증이란 걸 염두에 두지 않은 작품이긴 하다. 하지만 퓨전사극임에도 오히려 재미와 고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전부 잡은 추노의 예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아무리 퓨전사극이라고 고증을 대놓고 무시해도 되느냐"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고대사를 아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한국 사극을 보는 외국의 시청자들에게 고대 한반도의 갑옷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불러일으키기 딱 좋은 상황이다. 태왕사신기는 주 수출 타겟이었던 일본 반응이 미적지근했기에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했으나, 주몽은 이란 시청률 85%, 카자흐스탄 시청률 80%에 육박했는데, 이란과 카자흐스탄 시청자들이 고구려 갑옷을 찰갑이 아닌 드라마에 나온 근본없는 판타지 갑옷으로 착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한국의 시청자들도 포함. 일부러 논문이나 자료사진 등을 찾아보는 사람이 아닌 한 드라마에 나오는 모습을 그대로 고증이라 받아들이는 것은 당연하다.
드라마 한편 나올 때마다 갑옷고증으로 신나게 욕먹는 게 일상다반사가 되다보니 다들 그러려니 했다. 그러다가 결국 방송사 측에서도 이 문제를 느꼈는지 2010년대 들어서 제작되는 사극은 그나마 고증 자료를 슬쩍 엿보기라도 한 듯한 갑옷을 만들기 시작했다. 특히 근초고왕과 대왕의 꿈은 드라마 본편의 평가와는 별개로 갑옷만은 상당한 수준으로 재현해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후 최근으로 오면 올수록 남한산성(영화)나 고려 거란 전쟁 등 준수한 갑옷 고증을 자랑하는 작품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1] 좀 심하게 말하면 판타지 영화인 반지의 제왕에서 나왔던 고중세 서양식 갑옷들이 삼국시대나 고려시대, 조선시대에 그대로 나오는 꼴이다(...)[2] 서양에도 바이킹 롱패딩이나 적이 쉽게 잡아서 벗겨낼 수 있도록 뿔 달린 투구나 쓰는 고증 말아먹는 영화나 드라마도 2020년에 아직도 얼마든지 나오고 있다. 일반인들은 고증 문제는 신경도 안쓰고 그저 애호가들의 지식자랑 정도로 여긴다. 특히 고질적인 문제는 자꾸 갑옷 더럽게 똥칠하고 다니는 거. 당시 유럽인들은 갑옷에 프라이드를 가졌고 전투상황이 아니라면 갑옷을 귀중하게 다뤘다. 당대 최고의 기술로 만들어진 갑옷의 가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가격이었기 때문에 돈이 아무리 많아도 소중히 다뤄야 했다.[3] 따라서 고증에 신경쓰는 작가들은 평상시에 갑옷을 정비하는 모습까지 꼼꼼히 챙긴다. 대표적으로 덩크와 에그 이야기에서 덩크가 에그를 종자로 받아들일 때 제일 먼저 물었던 질문들 중 하나가 "갑옷을 어떻게 닦는지 알고 있느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