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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대한민국의 교육열, 그 시작
2.1. 일제강점기의 공교육 도입과 해방직후의 교육열2.2. 6.25 전쟁 후의 사회혼란2.3. 박정희 시기의 교육정책
3. 문제점4. 관련 문서 및 링크

1. 개요

敎育熱

'교육열'이라는 단어 자체는 한국 사회에서 매우 흔하게 쓰이지만 정작 그 기원이나 정확한 뜻은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으며 한자문화권 국가에서는 한자로 그대로 옮겨서 번역할 수 있지만 해외(특히 서양 문화권)에는 애초에 교육열에 대응되는 단어 자체가 없다. 굳이 번역하려면 문맥에 맞게 '그는 자녀교육에 열정이 있었다'처럼 번역하는 수밖에… 그런 만큼 교육열이라는 현상 자체가 몇몇 국가에 한정된 특수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2. 대한민국의 교육열, 그 시작

대한민국의 교육열이 강화되는 계기는 3가지가 있는데 일제강점기의 공교육 도입, 6.25 전쟁 후의 혼란한 사회, 박정희 정부 시기의 교육 정책이다. 근원적으로는 현재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보듯 오랜 기간 동안 과거 제도를 통해 시험을 잘 치르는 사람이 출세하던 전통이 뿌리깊게 박혀 있던 영향도 있다. 아예 교육열이 강하던 초창기에는 공부로 출세한 사람을 양반에 비견하는 시각까지 있었을 정도다.

여기에, 대한민국 특유의 집단 동조화, 6.25로 인해 소멸된 신분질서가 큰 영향을 미쳤다. 이미 조선시대부터 문치를 통해 배운 사람이 양반이 되고 권력을 가진다는 사실을 백성들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정보력이 생존을 좌우하는 만큼 한민족 전체의 공부에 대한 의지는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걸 가로막은 것이 성리학 질서였는데, 그 질서가 조선의 멸망과 일제강점기, 해방이후 일어난 6.25를 통해 모든 것이 리셋되면서 이제 한민족은 각자도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한민족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배우지 않으면, 정보력이 없으면 미래에 살아남지 못한다는 현실을 자각하고 생존을 위해 배워야한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그 결과가 한민족 전체에 퍼진 교육열이자, 대한민국이 휴전이후 안정화되면서 여타 후진국들은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기초교육에 대한 한민족 전체의 투자와 제도의 확립이었다.

2.1. 일제강점기의 공교육 도입과 해방직후의 교육열

우선 대한민국의 제도적인 교육의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공교육이라는 것 자체가 아직 얼마 되지 않은 제도로, 교육사를 공부한다면 가장 먼저 공부하게 될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교육에서부터 지금까지의 역사에서 제도적인 국민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작다. 공교육의 시작은 당연히 국가가 '국민을 보편적으로 교육시킬 필요가 있겠다!'고 느꼈던 때부터다. 그걸 왜 느꼈냐면 산업혁명 이후 제조업의 시대가 되어 다수의 하층민에게 농업이 아닌 공업 상품 생산을 맡아야 했는데 농경시대의 습성이 남아 있어 정시출근, 정시퇴근도 안 하고 글도 못 읽고 단순한 계산도 못 하는 노동자들에게 생산을 맡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어떻게든 인간을 정시적으로 움직이게 하고 기본 교육을 시키다 보면 그 중에서도 뛰어난 사람은 활용가치가 높기 때문에 공교육은 당시 인적자원에서 소외되어 있던 하층민을 산업화 시대 노동자로 바꾸는 전환의 목표로 시행했고. 그렇게 1763년 프로이센 왕국프리드리히 2세가 공포한 일반 지방학사통칙을 통해 최초로 근대적인 전국민 대상 공교육을 시작했고 이것이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메이지 유신 시대 일본의 시스템에 맞게 초등-중등-고등 교육형태의 일률적인 체계로 정립한 방식을 모델로 하여 대한민국 공교육제도와 입시 위주 교육의 기반이 마련되었다.

물론 조선시대에 공교육 개념이 아주 없었냐면 그건 아니었지만 국가와 관아에서 운영하는 향교는 그나마 공교육적인 특성이 있긴 했어도 성적이 높은 학생들이 다녔으며 성균관을 비롯한 4부학당은 그야말로 엘리트의 산실이니 공교육적인 개념과는 거리가 멀었다. 초등교육을 담당했던 서당은 전국 각지에 퍼져 있었는데 수령과 유향소가 서당 운영을 장려하고 서당 운영비를 보조해 주는 등 어느정도 공교육적인 측면이 있었고 조선의 문맹률이 전근대 국가치고는 낮았던 것도 각 지역마다 서당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어쨌든 교육비는 따로 내야 했던 것이 당연시되었고 서당에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았으며 대부분의 여자아이들이 서당 교육에서 소외되는 문제점도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으로 인해 서당에 대한 예산지원을 늘려서 의무교육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당대에도 있었지만 당시 조선의 재정 사정상 실현되지는 못했고 보편적인 공교육이 실현되지는 못했다.

여하튼 의무교육 제도는 일제강점기에 다른 근대 문물과 함께 일본을 통해 조선에 들어오게 되었다. 당시로선 선진적인 문물이었던 공립교육이 일본에 의해 조선에 들어온 것은 맞지만 이때 오해하면 안 되는 것이 일본은 조선에 공교육 제도를 '들여와 준'것이 아니라 자기들이 필요해서 들여 왔다는 점이다. 조선에 들어온 공교육은 당시 일본 정부가 일본 국민에게 시키던 교육과 비슷하지만 몇 가지가 빠지거나 바뀌어 있었는데 고급내용은 빠져 있었고 당연히 학생 인권 같은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좀 더 좋은 노예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황국에 대한 충성을 정말 열심히 가르쳤는데 일본은 조선을 아예 일본에 편입시킬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에 경성제국대학의 지부가 설립된 것도 그런 이유다. 물론 일본 출신과 조선인을 동등히 대해줄 셈은 없었고 일종의 계급 사회를 생각했던 것 같다.

일본이 공교육을 들여오기 전에 서당이 각 지역별로 있었지만 의무교육으로 지정된 것은 아니었고 다니던 계층도 비교적 한정적이었다. 하지만 일본이 조선에 소학교를 설립하면서 얘기가 달라진다. 국민들은 이것을 신분 상승의 수단이 더 생긴 것으로 판단했다. 농업, 상업, 공업이 그렇게 우대받지 않아서 흥부전에조차 흥부가 탄 박에서 공부를 위한 책이 나오던 사회 분위기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신분 상승의 길이 공부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오죽하면 "유자천금이 불여교자 일권서(遺子千金 不如敎子 一卷書, 한 권의 책을 가르쳐 자식을 깨우쳐 주는 것이 천금을 물려 주는 것 보다 낫다.)라는 봉건시대의 진리가 자유주의의 세례를 받아 일단의 더 발전된 얼굴로 민중을 열광시켰다."고 할 지경이었다. 레디메이드 인생 같은 작품에는 이미 써버릴 수 없는 학위를 가진 사람들의 청년실업이 묘사되기도 하였지만 일제는 이런 신분 상승 심리를 오히려 이공계 학문을 규제하는 식으로 자신의 사상을 전파하는 데 이용하고자 하였다.

제도적으로 계급이 없어지서 사회, 교육을 통해 고급 공무원이 되거나 각종 시험에 합격하여 잘 살게 된 극소수의 사례 등은 이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켰고 덕분에 조선인들은 자녀들을 교육시키고자 하는 열망을 느끼게 되었으머 이 시기를 근대적인[1] 한국 교육열의 시작으로 볼 수 있으며 교육열이라는 단어도 이 시기에 쓰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는 아직까지 의무교육이 정착되지 않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중학교는커녕 소학교에 진학하는 비율조차 낮았으며 브나로드 운동이라는 문맹 퇴치 운동이 언론계의 주도로 이뤘지만 규모의 한계상 전국적으로 시행된 게 아니고 간헐적으로 시행된 수준이었으며, 일제 당국에서 독립운동의 계기가 될줄 모른다면서 탄압하였기 때문에, 문맹 퇴치에는 커다란 도움은 되지 못하였다. 일제강점기 말기에나 황국식민화 교육의 영향으로 소학교가 어느 정도 늘어났다.

여하튼 8.15 광복 직후 높은 문맹률이 크게 문제가되었는데 아무래도 새로 출발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던 만큼 국어독본책이나 역사책 등이 불티나게 팔려나갈 정도로 교육열은 높아졌고 전국적으로 농한기를 이용한 야학이나 공민학교의 개설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불과 3년만인 1948년에 문맹의 절반에 가까운수가 퇴치되는 성과를 가져왔고 국민학교의 진학률도 90%에 달하는 수준이 되었다.

2.2. 6.25 전쟁 후의 사회혼란

6.25 전쟁은 대한민국 사회를 초토화시켰다. 거의 모든 것이 불타고 무너졌으며 행정력을 가진 정부라는 것 자체가 없을 정도였다. 막 정부를 수립하던 시절에 미군정은 한국의 교육을 큰 틀에서 유지하되[2] '교수요목'이라고 불리는 일종의 교육과정을 작성하여 그것에 맞추어 학생들을 가르치도록 지시했다. 물론 교과서야 미국의 지원 하에 새로 찍어내기는 했고 그 덕택에 미국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기는 했지만 교과과정을 하루아침에 다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일제의 찌꺼기가 꽤 남게 되었다. 이때가 대한민국 교육의 역사에서 '교수요목기'라고 불리는 시대다. 이때 국민들은 '다 같이 못 사는 시대'를 또 겪게 된다. 극소수의 잘 사는 사람이 있어봤자 옆집 사람이 못살면 별다른 차이가 없다. 당시 한국인들이 체감하기에 한국은 정말 힘든 시기였고 너나 할 것 없이 다 가난한 상태였다. 당연히 공부를 하면 공부하는 대로 훌륭해지고 국가에 기여할 수 있었고 이미 교육의 힘을 잘 알고 있었던 국민들은 아낌없이 교육에 투자하였다.

이 시기의 교육은 해방 이전의 교육과는 사뭇 다른 의미와 양태를 띠기 시작한다. 우선 과거의 교육이 근대적인 사회로 급변하는 사태 속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근대적인 문물을 습득하고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학교 설립을 요구하고 운영하는 것이 좀 더 강한 의미를 지녔지만 6.25 전쟁이 끝난 뒤에는 교육을 통한 지위 상승이 가장 큰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공동체를 위해 교육을 하던 것이 개인을 위해 교육을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교육열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기 시작하게 되었다. 이전에는 교육을 하려는 열망이 계몽주의와 맞물려 아주 반가워해야 할 것으로 생각되었으며 약간의 부작용이 있더라도 한국인의 교육을 향한 열정의 증거라며 기뻐했는데 이것이 점차 병적인 것으로 변질되어 자녀에게 지나치게 공부를 강요하는 부모라던가, 오로지 개인의 욕심만을 위한 공부, 그리고 점점 심해지는 부작용 때문에 교육열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더 이상 긍정적이지만은 않게 되었다.

2.3. 박정희 시기의 교육정책

당시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시험을 쳐서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시험에 떨어진다면 교육을 제대로 못 받는 등의 문제점이 불거져 불평등하다는 분위기가 있었다. 왕이 집권하면 세력을 가진 귀족들을 약화시키듯 군인이었던 박정희는 학연으로 이어진 권력을 약화시키려고 했다. 초등학교 고학년생들이 중학교 진학을 위해 과도한 혹사에 시달려서 큰 사회적 문제점으로 떠올랐던 때였던 데다 중등교육을 보편화해야 할 필요성도 있었기 때문에 강력한 힘으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평준화 시켰고 교육계는 큰 반발 없이 이를 수용했다. 비평준화된 환경에서는 자연스레 학교마다 서열이 생겼고 높은 서열의 학교는 상대적으로 많은 이득을 봤다. 평준화는 곧 기득권을 내놓으라는 소리니 반발이 생길 만도 하지만 중학교 서열화는 이미 많은 사회적 문제점으로 지적된지라 여론에서도 찬성이 압도적으로 높아서 명문중에서 위축된 데다 고등학교 평준화 정책은 유신시대다 보니 대통령의 말을 거역했다가는 고문이나 여러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따르게 되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평준화제도와 중학교 무시험제는 아주 심각한 문제를 낳았으니 바로 입시 위주 교육이다. 이는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던 높은 교육열 때문인데 당시에도 교육의 목적은 이미 자기계발이 아니라 지위상승이 된 지 오래였다. 아무리 중·고등학교가 평준화되었다지만 대학은 평준화되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이는 대학진학률이 20%대 안팍에 불과할 정도로 대학진학률이 낮았기 때문에 대학에 진학하기만 했어도 엘리트 취급이었고, 하위권 대학에 진학하면, SKY나 지방 주요 대학에 나오는 것처럼 떠받을어주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엘리트 대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 당시에는 대학서열화가 존재했어도 아직 그들만의 리그에 불과했던것이었다. 그러나 위의 두 제도가 시행되면서 학생들은 강제로 집 근처 학교에 배정받고 모두의 출발선이 동일해짐에 따라 계층에 대한 욕망이 대학 입시 하나에 몰린다. 중·고등학교교 서열화 제도가 시행되었을 당시에는 많은 국민들이 경제적인 여유가 없던 데다 좋은 중고등학교에 보내면 높은 계층을 선점하여 대학 진학에서도 미리 앞서 있게 되니 대학입시 경쟁은 상대적으로 치열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경제력 향상으로 대다수 국민들의 가정형편이 단순히 입에 풀칠할 정도를 벗어나게 되자 대학생들이 혜택을 보는 것을 상기하면서 자녀들을 대학생으로 만들기 위해서 여윳자금의 상당수를 사교육에 쏟아붓기 시작했으며 이는 사교육 시장의 급속한 증가로 이어졌다.

계층에 대한 욕망이 대한민국 교육열의 핵심이건만 학생들을 같은 선 위에 올려놓으니 사교육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 버렸다. 중·고등학교가 서열화되어 있다면 비록 초등학생 때부터 입시경쟁에 들어가야 한다고 해도 사교육의 효과는 크지 않지만 학생들이 같은 선상에 있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어떻게든 대학 입시 한 방만 잘 하면 되므로 사교육을 통해 볼 수 있는 효과가 매우 크다. 많은 부모들이 사교육에 돈을 쏟아붓기 시작했고 공교육에 대한 열망이 사교육까지 확장된 결과를 낳았는데 이 과정에서 엄청난 사교육비는 자녀 양육비의 큰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저출산의 원인으로 연결되고 말았다.

대한민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던 것도 무시하지 못할 이유인데 경제규모가 커질수록 그 커진 파이를 차지하는 사람은 결국 교육을 얼마나 받았느냐에 따라 결정되었기 때문이었고, 대학진학률이 아직 낮았던 시대였기 때문에 선동열 방어율 수준의 학점을 따더라도 대기업에 입사할수있었다는 말이 떠돌아다녔기 때문에 교육의 중요성은 이전보다 커질 수 밖에 없었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그 보상이 확실했고 사람들은 그 보상을 원했으니까.

3. 문제점

한국 학생들은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하루에 15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을 모두 합해도 CD롬 한 장도 안 되는 보잘것없는 분량인데 12년 동안 이 알량한, 지식이라고도 할 수 없는 기초 지식을 죽어라 외우고 익혀 봐야 기껏 입학 시험 잘 봐서 좋은 대학에 들어갈 뿐, 세계의 젊은이들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힘과는 전혀 무관하지. 그저 이웃과 벌이는 극단적인 경쟁에서 비롯된 끝없는 소모 전쟁일 뿐이야.
중·고등학교 시절, 한참 꿈을 키우고 원대한 포부를 지녀야 할 시기에는 과외에 얽매여 있다가, 정작 더 죽어라 공부해야 할 대학에 가서는 방종해지는 많은 대학생들. 부모의 불타는 교육열이 대학 입학으로 '마감'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워. 이것은 한마디로 무엇이 더 중요한가를 모르는 빗나간 교육열이야. 부모들이 아이들 잘되라고 엄청난 돈을 쏟아 붓는 과외가, 근본적으로 대한민국의 공교육과 아이들 자신의 세계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거지.
이원복, 그의 저서 먼나라 이웃나라 한국 편에서
국민학교에서 중학교로 들어가며
고등학교를 지나 우릴 포장센터로 넘겨
겉보기 좋은 널 만들기 위해
우릴 대학이란 포장지로 멋지게 싸 버리지
이제 생각해 봐 "대학"
본 얼굴은 가린 채 근엄한 척 할 시대가 지나버린 건
좀 더 솔직해 봐 넌 알 수 있어
서태지와 아이들 - 교실 이데아 가사 中
공교육을 들여오던 일제강점기부터 교육의 주목적은 자식을 상급학교에 진학시켜 더 높은 계층으로 올라가는 것이었다. 6.25 전쟁 이후와 박정희 시기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교육열은 한국에 공교육 확산, 눈부신 경제발전, 그리고 대한민국의 민주화[3][4]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과도한 교육열은 이미 당시에도 내 인생은 나의 것, 교실 이데아라는 노래나 뉴스비전 동서남북, PD수첩을 비롯한 시사 프로그램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과도한 혹사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또한 1994년을 기점으로 대학정원 자율화로 대학 진학률이 급속히 증가하였고, 1997년 외환 위기 이후에는 한 동안 주요 기업에서 채용인원이 줄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차도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벌어짐에 따라서 '모두가 협의의 공부만으로는 계층이동을 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사실 공부만 잘 하면 출세가 가능했던 것은 1990년대 초중반까지도 대학 진학률이 30%대[5]에 불과하여 수험생들의 단 1/3만 대학에 진학해서였기 때문이었고, 또한 일선 직장에서 대졸자들이 목소리 떵떵치고 임원급 자리를 차지하면서, 저학력자들을 상대로 대놓고 승진에 불이익을 주는 식의 학력차별을 가하면서, 대학에 다녀야 사회에서 대접받고 출세할 수 있다는 관념이 사회에 확고하게 박혔고, 이것이 오랜기간에 걸쳐서 사람들의 관념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었다. 대입경쟁에서 탈락한 나머지 2/3의 수험생들은 재수, 삼수를 하거나 당시 기준으로도 근무조건이 좋지 않은 중소기업에 취직하거나[6] 자영업자가 되었던 것이 현실이었다. [7] 즉, 이 당시에도 공부만으로 출세할 수 있던 수험생의 수는 한정적이었다. 다만 경제성장률이 평균적으로 8%에 달했던 고도성장기인 만큼 아무리 근무조건이 나빴어도 중소기업들의 임금상승률과 자영업자들의 매출증가율도 제법 높았던 시대인지라, 일단 빡세게 일해도 월급이 매년 일정수준 이상으로 올랐기 때문에 우리는 중산층이라면서 위안을 삼았던 것에 가까웠다.[8]

다만 1990년대 무렵까지는 수험생 자녀를 둔 가정의 자녀수가 많았던 시대였기 때문에 아무리 못난 가정일지라도 공부 잘 하는 자녀를 한두명씩이라도 대학에 보내면 얻을 수 있는 콩고물을 기대하는 경우는 많았고, 실제로 콩고물을 얻어먹기도 했다. 또한 고졸자들이 대기업과 은행 등 좋은 일자리를 가지는것이 가능했다고는 하지만, 실제 직장생활에서 승진에서 밀리는 등 차별을 겪은 경우가 다반사였기 때문에 이러한 것을 의식해서 공부에 매달리게 만들었기도 했던것이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의 집중적인 산아제한 정책으로 평균 자녀수가 6명을 넘던 수준에서 2명을 낳는 수준으로 줄어든 데다 대학설립준칙주의에 의거한 대학설립 자율화 조치로 대학정원은 급속히 늘어나면서 웬만큼 성적이 나쁘지 않은 이상 누구나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시대가 왔고 1997년 외환 위기까지 닥쳐오면서 대우그룹, 기아그룹, 동국제강, 동남은행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파산했으며 삼성과 LG, 현대를 비롯하여 살아남은 주요 대기업에서도 상당수의 인력들을 정리해고하는 한편은 신규 채용 인원의 상당수를 비정규직으로 채용시켰으며 1997년 외환 위기를 극복하고 나서도 이러한 인원 줄이기식 경영이 고착화되어 고용불안이 지속되었다. 따라서 대학을 졸업한다더라도 안정된 직장과 높은 사회적 지위가 더 이상 보장되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더 이상 대학 졸업증이 안정된 직장으로의 취직과 신분상승을 보장해 주지 않는 시대가 되었지만, 2010년대까지도 많은 교육인들과 학부모들은 대학 진학이 출세를 보장했던 과거의 경험에만 근거하여 시대의 변화를 외면하고 단순히 공부를 잘하면 사회지위가 오를 수 있다는 관념과 관성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우선 실제 취업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든간에 일선 학교에서는 국가와 동문회측으로부터 더 많은 예산지원을 받고, 교사들은 승진하거나 소정의 촌지를 받는데 도움이 되며, 일선학원과 과외교사들 입장에서는 더 많은 수익을 얻거나 급여를 받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 때문이었으며, 학부모 역시 학교를 다녔던것이 수십년전의 일인데다가, 고학력자들이 우대받는 사회상을 몸소 체험한 경우가 많다보니, 이들 교사와 강사, 학원과 학교측의 말만 듣고, 실제 취업시장과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건지와 동떨어진 판단을 내리며 자녀들을 닦달거리거나, 소위 잘나가는 사람의 인생 경로를 따르게 해야된다는 생각에 뒤쳐지면 안된다면서, 자녀들을 무리하게 공부에 열중시키려 했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일선 학교와 학원에서는 "대학에 가면 실컷 연애할 수 있다.", "잘생기거나 예쁜 배우자를 만날 수 있다.", "대기업에 쉽게 취직할 수 있다.", "대학 안 가면 인생 망한다.", "공부 못하면 3D 직종에 종사하거나 중소기업에서 박봉에 시달린다." 식의 가스라이팅을 일삼으며 이를 부추기고, 시시때때로 면학분위기를 조성해야 된다는 명목으로 체벌을 동원해가면서 학생들의 휴식권이나 용모를 꾸밀 자유를 두발규제와 교복착용으로 박탈한 채로 대학에 가기만 하면 모든 것이 풀린다는 환상을 지속적으로 심어주어갔던 것이었다. 여기에 더해 역설적으로 사기업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면서 전보다도 더욱 대기업, 공무원에 집착하는 현상이 더욱 강해져 좋은 대학에 다니려는 수요는 더욱 높아졌기 때문에 사교육 시장은 지속적으로 팽창하였다. 이 때문에 교육비가 늘어나는 추세는 여전히 이어졌고 안 그래도 낮아진 출산율이 더욱 저하되는 사태까지 초래하였다.

물론 공부를 잘 하면 출세할 수 있다는 말은 이때도 틀린 말은 아니었기는 했다. 하지만 이렇게 공부를 잘하면 출세할 수 있는것은 소수에 불과하였고, 대다수는 대학에 진학하거나 실제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나서는 낭패를 보기 일쑤였다. 교사들과 강사들이 대학가야 출세할 수 있다면서 했던 말들은 고도성장기에 대학 진학률이 낮던 1970~1990년대에나 통하던 옛날 얘기를 그저 반복해서 들려주었던것에 불과한 경우가 많았으며, 이들 교사 및 강사가 했던말과 실제 사회가 돌아갔던것과는 동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1997년 외환 위기 이후에는 삼팔선(38세가 정년), 사오정(45세까지 직장에 남아있어도 선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사기업의 고용안정성이 확연히 떨어졌지만, 그렇다고 주요 대기업들이 고용인원을 획기적으로 늘리지도 않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대학교육을 받으나마나 상관없이 대다수가 중소기업에 가거나 자영업에 종사했던 것은 변함이 없었다.

결국 대다수의 학부모들을 자녀를 출세시켜야 된다는 욕망 및 강박관념에 학원비 및 과외비, 학교수업료, 촌지, 대학등록금, 유학비로 어마어마한 비용지출을 하여서, 경제적 부담을 져야 했고, 이로 인해 노후자금을 충분히 축척할 기회를 날려 먹었으며, 이 당시에 학교를 다녔던 학생들도 학창시절에 교사들과 학부모에게 두발규제 및 복장 단속을 강제로 당하고, 거기에 강제 야간자율학습보충수업, 학원 뺑뺑이를 당하고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도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알바를 하기도 했으며, 거기에 더해서 대기업과 공무원 취직을 위한 스펙쌓기까지 했는데 결과적으로 이들은 대다수가 중소기업에 갔던 경우가 대다수인 것을 감안하면 청춘을 보내고 자금 축적을 해야될 소중한 시간을 인생에 하등 쓸모없는 공부와 장기간의 취업준비로 날려버리면서 허탕을 쳤던 셈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학부모들은 그래도 혹시 자녀들을 출세시킬 수 있다는 허울뿐인 욕망에 학교 및 학원의 말에 솔깃하여 사교육비는 더더욱 늘어나는것은 여전했으니, 저출산 현상은 고착화되었다.

또한 역설적으로 이 때문에 공부 못하니까 중소기업에 간다는 관념이 오랜기간 잔존하여서, 제조업체들과 중소기업의 업무환경 개선이 늦어지는 결과도 초래하였으며, 해당직종의 인력난을 심화시키는데 일조하였다. 그리하여 이러한 교육열이 당장의 PISA 지표와 교육지수 같은 교육지표를 높이는 데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어도 종국적으로는 사회 진출 연령이 늦어짐과 동시에 결혼과 출산을 꺼리게 되면서 인구감소를 초래하여 국가경쟁력을 악화시키는 해약이 되고 말았다.

이런 문제를 다룬 작품이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인데, 제목은 참 비참하게도 현실에서 발생한 한 여고생의 유서의 마지막 문장에서 따 왔다. 진심으로 이제는 이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가 과거일 뿐인지를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행복마저도 버려야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문제는 상당히 심각하다. 연합뉴스에서도 어린이날에도 학원에 가야 하는 비참한 현실을 비판했다.[9]

게다가 '학교' 개념조차도 밥 먹여주고 재워주는 곳으로 전락했다. 이런 교육을 받고 자란 학생들은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도 이런저런 일들에 입시 위주 교육 식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교육이 길러내는 학생들은 결국 대한민국 사회의 구성원이기 때문에 이런 잘못된 교육열이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든 일의 원흉의 원흉.[10]

잘못된 교육열은 청년실업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굳이 국영수 위주의 공부뿐만 아니라 기술, 상업적인 경험 등 자신의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일이 많은데도 이런 일로 성공하거나 경력개발을 하고자 하는 시도는 무시되거나 방해되는 일도 다반사이다. 다만 제4차 산업 혁명으로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하는 일자리가 사라지는 시대에 진학률이 높은것은 해외에도 나타나고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나쁘다고만 할수없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국제학교에 대한 검증 소홀에도 교육열이 영향을 끼쳤다. 한국 학부모들이 외국으로 유학을 보낼 수 있는 국제학교라면 어디든지 좋다고 안일한 태도로 일관했기 때문에 IM선교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집단 감염 사건이 일어났을 때까지 자식들을 보낸 국제학교가 미인가·무허가 시설로 운영될 수 있다는 법망의 허술함을 검증하지 않았다. 자기 자식을 유학시킬 수 있으면 수단 방법을 안 가리는 경향이 있는 과열된 교육열이 도리어 자기 자식을 검증되지 못한 교육시설로 보내 사회성을 기르고 진로와 장래희망을 정할 귀중한 시간을 낭비시켰다.

이는 미국 쪽으로 가는 경향이 강하여 대미 사대주의와 결합하기도 하는데, 비영어권은 국내 대학에 일단 입학하고 1~4학기 정도의 교환학생으로 가거나 학사 과정은 국내에서 마치고 어느 정도 직장생활을 하다가 석/박사 학위코스를 밟을 때 정도 되어야 유학길에 오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논외다.

미국의 교육열이 낮은 이유는 그들이 멍청해서가 아니다. 한국에서는 자원이 없는 나라는 저렇게 경쟁을 시키는 것만이 최선이라면서 이를 정당화하며, 미국인들은 멍청하다고 하여 다른 시도를 규제하도록 한다. 하지만 국경을 맞댄 미국과 멕시코의 경제력 차이나, 서양인이 아메리카에 도착하기 전까지 북미의 문명이 세계에 강한 영향력을 끼친 것도 아닌만큼 인적 자원의 개발도 단순히 자원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레온티에프 역설' 같은 경제학의 논의 중에서는 미국은 자본이 풍부한 나라는 자본이 중요한 제품을 수출한다는 이론적 예측과 달리 인적 자원의 질이 뛰어나서 자본보다 노동이 중요한 물품을 수출한다는 말도 있을 정도다. 게다가 한국만이 이러한 교육열로 고도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지만 현대에도 자원이 없거나 불리한 에스토니아, 르완다 등의 나라가 과거 한국 수준의 속도로 고도 성장을 이룩하기도 했다. 교육열이 한국급은 아닌 일본도 일터에서 일을 열심히 하여 고도성장을 했다. 한국의 교육열은 장단점을 모두 가졌으나, 국민의 의무교육이나 업무를 습득하는데 필요한 지식을 공부 하려는 의지 같은 장점은 살리고, 공부가 이웃에 대한 이기심의 수단이 되거나, 허세를 부리는 수단이나 실제 업무 능력을 보지 않는 행태 등으로 연결되는 식의 단점은 버릴 수 있는데도 그 단점마저 나라에 도움이 되었다고 하는 것이 문제다. 사실 지구상의 그 어떤 인류라도 자식에게 지혜를 중시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 단지 그게 학업인가, 영미권처럼 책임감이나 비판적 사고 능력이나 독창성인가가 다른 것이다.

한국도 50년대만 해도 오히려 광물과 농축산물 같은 천연자원을 수출하는 나라였고, 원조를 통해 성장의 기반을 다졌을만큼 자연조건이 불리하지 않았다. 미국[11]과 일본으로 수출과 수입을 하는 유리한 지정학적 조건을 가져서 이를 바탕으로 성장이 쉬웠다. 한국에서는 이와 반대되는 논리를 평생동안 주입받고 심지어 고위 공직자조차 유학을 가도 이런 서구적인 인적 자원 개발 방식을 잘 모르고 아예 그런 방식으로도 생각을 못하도록 머리가 굳어져 있다. 오죽하면 나향욱 같은 고위 공직자조차 관의 권력이 약한 미국의 상황을 접하고, 고시 답안에 출세 목적 교육의 문제를 지적했어도 미국에서 용납할 수 없는 선민의식관존민비 인식이 짙게 드러난 발언을 하여 문제가 되었을 지경이다.

그래서 한국에서조차 학교에서만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터에서도 창의성을 인정하며 교육과 경쟁을 시키고#, 서양의 암기식 교육이 아닌 사회성 등의 다른 방식의 인적 자원 개발을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미국인들은 아이에게 글자는 바로 가르치지 않지만, 자기 앞가림은 더 엄격하게 가르치는데 이런 걸로 인적 자원 개발을 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상식이 없을 뿐이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지식 자체는 나쁘지 않다. 근로자의 역량 개발 수준이 한국보다 33% 가량 높다. # 미국은 불량한 계층마저 자부심을 갖는 식의 문제가 있는데, 이 부분에서 동아시아적 공동체를 중시하는 등의 장점을 고려할 수는 있을 것이다.

결국은 경제적으로 무엇이 효율적인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특히 전공과 직장의 불일치, 학벌만을 추종하여 업무 성과의 검증이 부실해지는 현상, 다양한 직업의 경제적 가치가 무시되는 부분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대학이 필요한 산업을 육성하려면 대학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것이 교육의 본래의 목적을 넘어서 우열을 가르는 요소로만 판단된다면 기업은 올바른 인재를 선별할 수도 없고 구직자도 불필요한 지식을 학습해야 한다. 어떤 사람은 설령 고학벌을 갖추거나 공부 스펙을 쌓는 일을 잘하더라도 다른 것으로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면 국가 경제에는 다른 것을 하는 것이 이득이고, 다른 일로 더 고소득을 올릴 수 있다면 개인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그 문제를 무시하다가는 자칫 중국, 인도처럼 엘리트 위주의 교육을 하다가 여러 분야의 인재를 얻지 못하는 문제 등이 생길 우려가 높다.

4. 관련 문서 및 링크


[1] 공부로 출세한다는 교육열을 뒷받침하는 사고 방식은 어떻게 보면 중국계인 쌍기의 건의로 과거제도가 도입된 고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다. 당시에 창작되었다는 경기체가와 같은 작품을 두고 이미 조선시대에 시험에 붙었다고 너무 거만해하는 것 같다는 비판적인 의견도 나올 정도였다.[2] 어차피 제도 자체는 서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3] 대한민국 민주화운동 역사의 시작으로 볼 수 있는 4.19 혁명은 교육수준이 높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민주화에 대한 열망은 교육 수준과 비례한다.[4] 물론 이것도 나라에 따라 차이가 있다. 소련은 1937년에 이미 문해율이 75%를 넘었지만 민주화 운동이 대두된 것은 1980년대 후반임을 생각하면 단순히 교육수준이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이끌어낸다고 추론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오히려 미국 학제의 영향으로 인한 미국식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이 현실과 괴리가 발생하여 발생한 사건으로 볼 수 있다.[5] 수능 등급제로 따지면 전과목 평균 4등급 정도 이내로만 진학 기회가 주어졌다.[6] 연간 노동시간이 2800시간을 찍었던 시대였는데 중소기업의 근무조건은 이보다 더 나쁜 경우가 많았다.[7] 거기에다가 학생운동에 몸담은 사람들도 대학에 다녔다고 해도 시위에 가담했던 전과 딱지 때문에 대기업에 취직하지 못하고 타의적으로 자영업자가 되거나 강사가 되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것이 왕년에 학생운동을 했다는 강사가 1990년대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학원가에 많았던 이유 중 하나였다.[8]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당시 직장인들이 저 수준의 월급을 받으면서도 다들 만족하면서 살았던 것은 아니었고, 급여가 쥐꼬리만하다면서 불평불만을 내뱉는 것은 당대에도 흔해빠진 일이었다. 게다가 이때는 야근은 물론이고 토요일ㆍ일요일 출근도 당연시 되었던 시절이었다.[9] 물론 모든 어린이들이 어린이날에 학원 가는 건 아니며, 대부분의 학원들은 웬만하면 빨간 날에는 쉬기 때문에 과도한 일반화는 자제해야 한다. 하지만 소수라도 저런 일이 발생하는 것도 결코 좋은 것은 아니다.[10] 그래서 교육열이라는 개념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들도 적지가 않다.[11] 한국은 노동력이 풍부하여 저렴한 비용으로 의류, 신발을 구할 수 있는 나라였다. 이런 노동력 중에서는 학력이 한국에서 그렇게 높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기초적인 학력은 생산성에 도움이 되었으나 그것이 대학 같은 아주 높은 학력까지는 요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