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기 전개 및 결과
6월 18일, 17:00 ~ 20:22 (3시간 22분),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 13,271명 | ||||||||||||||
팀 | 선발 | 1회 | 2회 | 3회 | 4회 | 5회 | 6회 | 7회 | 8회 | 9회 | R | H | E | B |
NC | 장현식 | 2 | 0 | 1 | 0 | 5 | 3 | 0 | 0 | 0 | 11 | 17 | 2 | 3 |
두산 | 유희관 | 0 | 0 | 0 | 4 | 2 | 0 | 7 | 0 | - | 13 | 16 | 4 | 1 |
승: 박치국[1] , 패: 김진성 , 세이브: 이용찬 |
강력한 타선[2]과 그에 못 미치는 투수진[3]을 가진 두 팀 답게 주말의 화끈한 타격전이 펼쳐졌다. 게다가 스코어보드에서 보이듯 여기에 양 팀의 실책 경쟁까지 더해지며 경기가 점차 막장으로 흘러갔다.
2. 경기 내용
2.1. 1회초
시작하자마자 유희관은 영점을 잡지 못하고 이종욱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다. 이후 이상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나, 박민우의 내야를 약간 벗어나는 뜬공을 두산 2루수 오재원이 최초 판단을 잘못하며 안타로 만들어준다.계속된 1사 12루에서 유희관은 박석민을 풀카운트에서 삼진으로 잡아내는데 성공하였고 그와 동시에 1,2루주자가 스타트를 끊었으나, 넉넉한 아웃 타이밍이었음에도 양의지의 3루 송구가 완전히 빗나가며 2루주자가 홈인하고 만다.[4] 계속된 2사 3루에서 모창민의 중전안타가 나오며 3루 주자가 홈인, NC가 2:0으로 앞서간다.
2.2. 1회말 ~ 4회초
두산의 1회말 공격은 2사 후 2루타와 내야안타가 나와 2사 1,3루 기회를 잡으나 양의지의 잘맞은 타구가 좌익수 정면으로 가며 득점에 실패하였다.2회는 양 팀 모두 3자범퇴로 정리되었고, 3회 초 NC는 선두타자 이종욱의 안타 후 이상호의 희생번트, 박석민의 적시 2루타로 1점을 추가한다.
두산의 3회말 공격 역시 3자범퇴로 정리되며 별 다른 반격의 계기를 만들지 못했고 4회 초 NC는 권희동의 안타와 보크로 무사 2루를 만들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 실패한다.
2.3. 4회말
4회 말 두산은 박건우와 김재환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 기회를 잡나, 양의지가 유격수 땅볼을 치며 기회가 순식간에 무산될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그런데 손시헌이 2루로 날린 송구가 완전히 빗나가며 1,2루 주자가 모조리 홈인에 타자주자가 2루까지 가는 대참사가 일어난다.무실점에 2사 3루가 되어야 할 상황이 2실점에 무사 2루로 순식간에 둔갑하였고, 민병헌의 2루수 땅볼 진루타와 닉 에반스의 1타점 적시타로 순식간에 두산이 동점을 만든다. 그리고 오재일이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된 이후 류지혁이 좌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루타를 쳐내며 두산이 3:4로 역전한다. 이 과정에서 류지혁은 명백히 아웃타이밍에 3루까지 달렸고, 최초 판정은 아웃이었으나 비디오 판독 결과 멋진 슬라이딩으로 NC 3루수 박석민의 태그를 피한 것이 확인되며 2사 3루 기회를 이어가게 되었다. 그러나 이 과정은 결국 박석민의 실책으로 기록되었다. 결과적으로 아무리 슬라이딩이 훌륭했다고는 해도 뻔한 아웃 타이밍에 태그를 못 한 것이기 때문.
그러나 어렵게 살린 2사 3루에서 다음 타자 최주환이 뜬공으로 물러나며 두산의 4회말 공격은 4점으로 마무리 되었다.
2.4. 5회초
그러나 나올 때마다 매번 많은 공을 던진 유희관의 구위는 이미 정상이 아니었다.[5] 결국 무뎌진 유희관의 구위는 물오른 NC 타자들을 이겨내지 못하고 이종욱 안타-이상호 안타-박민우 2루타-박석민 안타-모창민 쓰리런으로 아웃카운트 하나 못 잡고 순식간에 5점을 허용하고 만다. 이 과정에서 이상호의 안타 때 두산 중견수 박건우가 굴러온 볼을 바로 포구하지 못하며 원래 2루에 멈췄던 이종욱을 3루까지 보내주는 예능수비를 하나 더 적립했다. 물론 그 뒤에 그런 거 없이 계속해서 쳐맞은 덕에 별 의미 없는 실책이 되어버렸지만...이후 유희관은 권희동과 김성욱을 잡아내나, 손시헌에게 안타, 김태군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다시 2사 2,3루 위기에 몰리고 결국 강판당하고 만다. 이후 올라온 김강률이 이종욱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더이상의 득점은 없이 이닝 종료.
2.5. 5회말
두산도 1사 후 박건우의 2루타 이후 김재환의 2점 홈런이 터지며 8:6으로 추격, 2점차 경기를 만들며 경기를 알 수 없게 만들었다.2.6. 6회초
NC는 1사 후 대타 조평호가 볼넷을 얻어내었고, 2사 이후 모창민과 권희동이 연속안타를 치며 다시 1점을 득점한다. 그리고 김성욱은 초구에 몸에 맞는 볼로 출루, 2사 만루의 찬스가 이어진다. 여기서 손시헌이 유격수 땅볼을 치는데... 두산 유격수 류지혁이 2회 초에 손시헌이 했던 실책의 데자뷰같은 실책을 그대로 저지르며 주자 두명이 홈인, 점수가 11:6까지 벌어졌다.이후 김강률은 박치국으로 교체되고 김태군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6회초는 종료.
2.7. 6회말~7회초
6회 말 두산의 공격은 4회~5회의 기세는 온데간데없이 바뀐 투수 이민호한테 막혀 3자범퇴로 광속 종료. 7회 초 1사 후에 지석훈의 타구를 3루수 최주환이 잘 잡고도 1루에 한참 빗나간 송구를 하며 예능수비를 또 하나 더 적립하였다.그러나 다음타자 조평호가 1구만에 바로 유격수 병살타로 물러나며 이닝 종료.
이때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팬들은 타격전 속에 결국 두산의 허접한 투수진이 NC의 타력을 버티지 못하고 패배하는 그림을 예상했을 것이다. 게다가 NC의 초호화 불펜을 감안하면 5점차의 점수차는 매우 까마득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러나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었다.
2.8. 7회말
7회초에 실책을 했던 최주환이 선두타자로 나와 펜스 상단을 맞추는 3루타를 쳐내나, 다음 타자 오재원은 삼진으로 물러난다.그런데 그 다음 타자 박건우의 먹힌 타구가 애매하게 내야수와 외야수 사이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가 되며 두산이 한 점을 추격하였고, 김재환이 추격의 2점 홈런을 쳐내며 11:9, 다시 경기는 알 수 없게 되었다. 이어서 오늘 공수 양면에서 삽질하던 양의지까지 안타를 쳐내며 분위기가 고조된다. 결국 점수가 어느정도 벌어졌기에 이민호로 경기를 끝내려던 NC는 믿을맨 김진성을 투입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리그 최강 셋업맨 중 하나였던 김진성 상대로도 두산의 타격은 식을 줄 몰랐고, 민병헌이 중견수 왼쪽으로 흐르는 2루타를 때려내면서 1루 주자 양의지가 홈인, 경기는 11:10 한점차가 된다. 이 과정에서 NC 중견수 이종욱이 타구를 한 번 더듬었고, 이는 결국 타구가 완전히 빠지지도 않았음에도 그 양의지가 1루에서 홈까지 뛰어드는 계기를 만들고 말았다.
다음타자 에반스의 타석에서 폭투가 나와 민병헌이 3루까지 진루했고, 에반스는 내야에 먹힌 타구를 쳤으나 전진수비를 하고 있던 2루수 지석훈[6]이 공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다가 포구 실수를 범하며[7] 민병헌이 홈에 뛰어들고 결국 기어이 경기는 11:11 동점이 되고 만다.
계속해서 1사 1루 상황이 이어졌고, 다음 타자 오재일도 파울 라인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작렬, 1사 23루의 역전 기회를 잡는다. 이후 류지혁은 삼진으로 돌아서고 2사 23루 상황, NC 배터리는 최근 타격감이 좋고 바로 이번 이닝에 3루타를 쳤던 최주환을 거르고 4타수 3삼진의 거한 삽을 푸고 있던 오재원을 선택한다. 당연히 오재원이 칠거라고 기대한 사람은 없었고 두산팬들은 동점을 만든것에만 만족해야 하는것 같았다. 그러나...
오재원이 2사 만루에서 분노의 역전 2타점 적시타를 작렬, 두산은 한 회 7득점을 완성하고 경기를 끝내 11:13으로 뒤집게 되었다.[8]
계속된 2사 1,3루 기회에서 김진성은 박건우를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끝낸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1루수 파울 플라이를 모창민이 제대로 잡지 못하는 기록되지 않은 예능수비가 하나 더 있었다.
2.9. 8회초~9회초
경기가 이렇게 뒤집히자 두산은 부랴부랴 마무리 이용찬을 조기투입했고, 벤치의 기대에 걸맞게 8회 초를 삼자범퇴시킨다. NC도 이대로 지지 않겠다는 듯 마무리 임창민까지 8회 말에 투입하였고, 임창민 역시 리그 최강 클로저의 명성에 걸맞게 10구만에 외야플라이 3개로 두산 타선을 정리.마지막 9회 초, NC는 손시헌과 이종욱의 안타로 2사 12루 기회를 잡나 지석훈이 3루 땅볼로 물러나며 경기가 종료, 두산이 대역전극을 완성하였다. 그 와중에 3루수로 들어간 류지혁이 또 실책을 할게 두려운지 1루 송구를 하는 대신 재빨리 3루로 뛰어가 3루 베이스를 밟는 소소한 웃음거리를 주기도 하였다.
3. 총평
작년만 해도 견실한 수비를 보여주던 두 팀이었으나[9] 무슨 이유인지 올해들어서 두 팀 모두 수비력이 크게 하락했고[10] 난타전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결국 이 문제가 크게 터져버린 경기라고 할 수 있다.실책을 제하고 보더라도, 두 팀 전부 일부 투수를 제외하면 답이 없는 투수진을 보유했다는 것을 재확인하게 되었다. NC는 용병 선발 두 명과 불펜의 김진성 원종현 임창민 트리오, 두산은 선발 니퍼트 유희관 장원준의 선발과 김승회 이현승 이용찬의 불펜 정도를 제외하면 근소한 점수로 뒤지고 있거나 어느정도 크게 앞서고 있을 때 이닝을 먹어줄 믿을만한 롱 릴리프가 없었고, 그 결과는 오늘 경기처럼 큰 점수차에서도 안심할 수 없는 대첩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국 NC는 필승조 3인방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 두산은 선발 3인방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로 나타났고, 결국 이렇게 누적된 혹사는 NC는 김진성의 방화, 두산은 유희관의 붕괴라는 최악의 결과로 나타나며 앞으로 두 팀의 투수진 운용에 큰 고민을 안기게 되었다.
여담으로 6월 18일은 이종욱의 생일이다. 이종욱은 항상 자신의 생일에 성적이 좋았다고 하며, 오늘도 5타수 3안타 1볼넷의 4출루에 3득점을 올리며 좋은 활약을 보였으나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래게 되었다.
이후 두산은 9월 12일 마산에서 이와 비슷한 경기를 또 만들어내며 NC를 압살하는 모습을 보인다.
[1] 오늘 경기로 데뷔 첫승을 하게 되었다.[2] 두산은 2016 시즌에 이어 2017 시즌도 각종 타격 지표를 싹쓸이 중인 핵타선을 보유하고 있고, NC는 전체적인 타격 지표는 평범하지만 6월에 이날 전까지 12승 3패라는 미친 성적과 함께 나성범과 스크럭스가 빠졌는데도 연일 불방망이를 보여주고 있었다.[3] NC 불펜은 LG와 리그 수위권을 다투는 수준이고 두산도 의외로 리그 3위의 상위권 불펜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두 팀의 선발진. NC는 애초에 용병 두명 말고는 믿을 만한 선발이 없는 수준이고, 두산도 작년의 초호화 선발진이 무색하게 보우덴이 개점휴업한 데다 작년부터 김태형 감독의 선발 혹사가 누적되면서 선발진 전체의 구위가 하락, 선발진이 전체적으로 많이 무뎌졌다. 당장 이날 경기 유희관이 탈탈 털린 것만 봐도...[4] 다만 어째서인지 명백한 아웃 타이밍이었음에도 도루자는 기록되지 않았고 2중도루+실책으로 기록되었다.[5] 이는 이전 3경기에서 6실점-7실점-4실점을 한 것으로도 유추할 수 있는 부분.[6] 6회 말 시작 때 이상호와 대수비 교체[7] 공식기록은 안타.[8] 그리고 이 적시타로 두산은 어제에 이어 선발 전원안타를 기록하게 되었다[9] 작년 두산은 명실상부 압도적인 실책 최소 1위 팀이었고, NC도 5위로 중위권은 갔다.[10] NC는 이날 경기까지 실책 최다 1위, 두산도 최다 공동 4위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