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6:20:57

듀얼 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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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역할3. 유명 선수4. 창작물에서


Dual Guard

1. 개요

정식 명칭은 아니나 21세기 농구에서 흔히 보이는 가드 타입을 일컬어 부르는 말. 영미권에서 포인트 가드슈팅 가드의 역할을 두루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을 가리키는 콤보 가드(Combo Guard)라는 개념이 한국에 전해지면서 생긴 용어다.[1] 원래 과거 농구에서는 가드 두 명이 메인, 보조 형식으로 1번과 2번의 역할을 모두 소화했던 걸 생각하면 되려 과거로의 회귀라 볼 수 있다.

2. 역할

보통 1번은 볼 운반과 경기 조율, 2번은 볼 회전과 직접 득점이 주 임무라고 했을 때 두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거나 어느 한 포지션으로 출전하더라도 1번과 2번의 속성이 결합된 플레이를 하는 가드를 듀얼 가드라고 한다. 플레이스타일 면에선 돌파와 슛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개인 전술로 공격을 주도하는 경우가 많으며 2010년대에 들어 NBA에서 이러한 플레이를 하는 스타 가드들이 많이 등장했다.

모션 오펜스의 등장 이후 픽앤롤의 일상화, 트라이앵글 오펜스 등 과거의 1대1 위주 하프코트 오펜스가 아닌 2대2, 3대3, 나아가 팀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오펜스셋의 활용이 늘어나면서 과거의 농구때처럼 포인트 가드는 천천히 코트 가운데서 선수들 위치 잡아주고 사이드 잘라주면서 즉흥적인 지시나 빈공간 패스를 통해 경기 조율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다.

대신 현대의 포인트 가드는 볼 운반을 가능하면 주도적으로 하고, 팀 공격의 선봉에 서서 돌파나 픽앤롤, 픽앤팝 등 개인전술로 노마크 찬스를 만든 뒤, 이를 통해 작전 수행 및 득점을 하는 것으로 역할이 변경된다. 현대농구에서 듀얼 가드의 존재는 감독이 컨트롤만 잘 한다면 퓨어 포인트 가드[2]가 없더라도 팀 운영에 문제가 없다. 애초에 농구 전략전술의 발전과 선수 육성전문화의 최첨단에 선 NBA 팀 정도 되면, 거의 모든 팀이 수많은 전문 코치와 어시스턴트, 그리고 분석가들을 동원해 1초 단위로 온코트 5명의 동선을 칼같이 쪼개서 섞어놓은 잘 짜놓은 수백개의 세부 전술을 바탕으로 감독의 작전지시에 따라 공이 회전하고 선수는 이를 수행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3]

갈수록 선수들의 피지컬이 상향평준화되고, 그에 맞는 전술이 개발되면서 변종 오펜스와 포지션 파괴가 일상화되고, 사실상 모든 포제션에서 공을 가진 선수의 2대2 픽앤롤을 시작으로 모든 팀원들이 직간접적으로 공격 작업에 참여하는 NBA에서는 이런 선수들이 상당히 흔해졌다. 마치 현대 축구의 탑클래스 공격형 미드필더에게 요구받는 재능처럼, 한 팀의 1~3옵션급 정도의 수준급 듀얼 가드라면 팀 오펜스의 시작과 볼플로우 통제, 백코트 에이스로서의 많은 공격권, 폭탄 처리나 클러치 슈팅 등 코트 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는 해결사 역할까지 떠맡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존 스탁턴, 제이슨 키드, 스티브 내시, 라존 론도와 같은 오리지널 1번은 갈수록 드물어진다. "포인트 가드는 볼과 가장 가까운 포지션인데 충분한 효율이 보장된다면 왜 득점을 멀리해야 하는가?" 라는 분위기 속에서, 스탁턴이나 내시처럼 높은 효율을 자랑하는 가드들이 슛을 아껴가며 경기당 야투를 꼴랑 10개씩 던지는 데 그친다면 20년대 감독들의 대부분은 이를 가만히 냅두지 않을 것이다.[4] 당장 크리스 폴이나 타이리스 할리버튼처럼 근래 스타 가드치곤 드물게 선패스 마인드에 가깝게 플레이하는 1번들조차도 90년대같으면 '공격형 PG'라는 딱지가 붙을 선수들이다.

다만 NBA와는 달리 한국 농구팬들은 듀얼 가드를 상당히 폄하하는 편이었다. 마치 미식축구 쿼터백이나 축구의 플레이메이커처럼 킬패스를 딱딱 꽂아주는[5] 정통파 패서로써 포인트 가드에 대한 환상이 매우 강해서 패서보다는 돌파를 통한 득점 우선으로 플레이하는 듀얼 가드에 대해 볼 호그라거나 게임 리딩을 할 줄 모른다거나 하는 식으로 까는 경우가 많다.[6] 그러나 정작 한국 농구에서도 정통파 패서형 포인트 가드 유망주는 김승현을 마지막으로 끊어지고 양동근, 김선형 같은 듀얼 가드가 대세가 된지 오래다. 20년대 기준으로는 과거 전태풍이나 보여주던 플로터나 속공 3점 등을 과감하게 던지는 공격적인 포인트 가드들이 많이 늘어난 추세이며, 이에 따라 한국 농구 팬들의 듀얼 가드에 대한 평가도 많이 유해졌다.[7]

3. 유명 선수

실제 포지션이 포인트 가드와 슈팅 가드를 오간다기보단, '역할군'의 측면에서 포인트 가드의 리딩과 슈팅 가드의 공격성을 모두 갖춘 선수들을 듀얼 가드라고 부르는 만큼 아래의 예시에서도 커리어 대부분을 그냥 한 포지션에서만 출전한 선수들이 적잖은 비중을 차지한다.[8]

2000년대의 대표적인 듀얼 가드로는 앨런 아이버슨, 드웨인 웨이드, 스테판 마버리, 길버트 아레나스, 토니 파커, 마누 지노빌리 등이 있다. 2010년대에는 기량이 원숙해진 파커를 필두로 데릭 로즈러셀 웨스트브룩 등이 리그에서 대세가 된 돌격형 1번의 대표격으로 자리잡았는데, 이들은 포인트 가드로 출전하지만 돌파 능력이 무지막지하게 좋고 중장거리 슛도 던져가며 자유자재로 득점하는 선수들이었다. 그 외에도 온볼과 오프볼을 자유롭게 오가는 스테판 커리부터 데미안 릴라드, 카이리 어빙 등이 포인트 가드이면서도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하며, 특히 제임스 하든은 1번과 2번을 자유롭게 오가며 양 포지션에서 정상급 기량을 보여주었다. 슈팅 가드 포지션에도 브래들리 빌, 도노반 미첼, 데빈 부커, 셰이 길저스알렉산더 등 듀얼 가드 성격의 선수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9]

KBL에서는 그동안 정통 포인트 가드 스타일이 많았고 실제로 1번인 이상민, 김승현 등 스타 플레이어들이 득세하였었다. 하지만 2007년 데뷔한 김태술을 마지막으로 정통 포인트 가드의 흐름은 끊긴다. 반면 듀얼 가드가 점점 득세하게 되는데 대표적인 선수로 2000년대 중반에 데뷔한 양동근이 있다. 양동근은 공수겸장 역할을 잘 수행하며 듀얼 가드의 흐름을 만들었다. 그리고 00년대 후반부터 KBL에서 뛰게 된 혼혈 귀화 선수 전태풍이 공격형 듀얼 가드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그리고 2010년대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 김선형이 줄곧 최고의 듀얼가드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 시기부터는 사실상 듀얼 가드가 리그에서 대세가 되었다. 2020년 이후부터는 두경민, 김낙현, 변준형, 이대성, 허훈, 이정현이 수준급 듀얼 가드로 떠오르고 있다.

WKBL에서는 박혜진이 리그 최고의 듀얼가드로 군림하고 있으며 신지현, 박하나, 이경은 등도 손꼽히는 선수들이다.

4. 창작물에서

대부분의 창작물은 듀얼 가드라는 개념을 따로 다루지 않는다. 그나마 해당 용어가 사용된 가비지타임에선 포지션에 포인트 가드슈팅 가드가 병기된 가드들이 많고, 플레이스타일로는 정희찬이 듀얼 가드를 자처하며 박병찬이 듀얼 가드형 선수라고 언급된다.


[1] 영미권에서 듀얼 가드라고 하면 포인트 가드 두 명이 동시에 출전하는 Dual-(Point)Guard Lineup을 가리키지, 한국처럼 선수 개인의 플레이스타일을 지칭하는 용어로 쓰이지는 않는다.[2] 듀얼 가드처럼 공격력에 힘을 실어준 포인트 가드가 아닌, 패스와 경기조율에 집중하는 클래식한 정통파 포인트 가드를 퓨어 포인트 가드라고 부른다.[3] 방송으로만 보면 농구 감독은 경기중엔 사이드라인 주변을 서성이며 소리만 지르다 작전시간때만 선수들 앉혀놓고 작전판 들고 선수 갈구는게 다구나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절대 그렇지 않다. 또한 이런 지시를 감독 혼자서 하는 시대는 예저녁에 지났다. 현시대 농구 감독과 감독의 크루들인 코치들은 매 포제션마다 쉴새없이 선수들에게 수신호나 암호를 통해 작전을 지시하고 필요하면 소리를 질러서라도 선수들이 작전 수행을 잘 하는지 체크하며 아니라면 과감하게 로테이션에서 빼버린다. 때문에 아무리 뛰어난 스킬과 운동능력을 가진 선수라도 자기 팀원조차도 예측 못하는 플레이를 하거나, 팀이 계획한 작전수행능력이 떨어지는 선수는 절대 팀에서 중용받지 못한다. 때문에, 간혹 혼전중에 코트 위 선수가 벤치의 작전지시를 못알아듣거나 순간적인 작전 변경을 눈치채지 못할 경우 같은 코트내 베테랑이나 핵심선수들이 수시로 자기 팀원에게 어디가서 뭐해라 하고 지시하는 것이 일상이다.[4] 실제로 80~90년대 포인트 가드치곤 공격적인 플레이를 했던 아이제아 토마스의 경우 스탁턴이 얼마든지 스스로 득점할 능력을 가지고도 너무 플레이메이킹에 충실한 나머지 대부분의 상황에서 패스를 선택했던 점을 지적한 바 있으며, 내시 역시 슛 좀 더 던지라는 주문을 현역 시절에 꾸준히 받았다고 한다. 포인트 가드는 리딩에 충실해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했던 시절에, 충분히 퓨어 포인트 가드로서 잘 하던 선수들이라도 능력에 따라선 "너 정도 효율이면 슛 좀 더 던져야 하는 거 아니야?" 라는 지적이 붙기도 했던 것.[5] 사실 축구야말로 일찌감치 정통 플레이메이커가 사라졌다.[6] 과거엔 야구의 홈런치는 포수들이 이러한 폄하를 받기도 했다. 타당한 통계자료없이 편견만으로 이러한 폄하를 받았다는 면이 같다.[7] 사실, 모든 포지션의 피지컬이 극상으로 상향평준화되어 맞춰진 리그는 단 하나, NBA뿐이다. NBA만 나가면 전세계 모든 농구리그에는 선수들의 피지컬 분포 곡선의 범위가 훠얼씬 넓어지고 NBA급 운동능력의 듀얼가드 1명이 커버할 수 있는 전술을 다른 리그에선 아무도 시도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반대로 애런 헤인즈의 3-2 드롭존 같이, 피지컬 수준이 너무 차이나다보니 선수 1명의 존재만으로도 팀의 전술을 맞춰버릴수도 있는 게 NBA 바깥의 농구리그이다. 이 때문에 득점 리딩 다 해가며 혼자서도 북치고 장구칠 능력이 있는 NBA 식 듀얼 가드는 다른 나라의 농구에선 상대적으로 드물고 활용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전술이 선수 피지컬을 못 따라가는 수준이 된 것이다.[8] 정확히는 1번이 주포지션인 듀얼 가드들 중에 이런 선수들이 많다. 평소 슈팅 가드로 출전하는 선수가 듀얼 가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면 이 선수를 1번으로 내리고 윙 하나를 더 넣거나 하는 식으로 라인업을 조정할 수도 있지만, 원래부터 포인트 가드로 출전하던 선수라면 2번으로 올리기엔 사이즈가 약간 애매한 경우가 많기 때문.[9] 사실 20년대쯤 되면 에이스급 슈팅 가드 중 듀얼 가드의 성격을 갖추지 못 한 선수가 더 드물어진다. 예전에는 특이한 플레이스타일이었던 포인트 포워드의 능력이 이제는 에이스급 포워드에겐 거의 필수에 가깝게 자리잡고 있는 것과 비슷한 맥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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