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연패에 몰린 양팀의 승부는 2회말 LG 공격에서 갈렸다. 선두타자 4번 로마이어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130m짜리 큼직한 시즌 4호 좌월 1점홈런으로 롯데 선발 김영수의 기를 꺾어 놓은 것이 신호탄이었다. 7번 서용빈과 9번 손지환의 2루타가 잇달아 터지고, 1번 유지현과 3번 이병규의 적시타가 이어지며 단숨에 스코어를 5-0으로 벌리며 승부를 끝냈다.
롯데는 4회초 훌리안 얀의 1타점 좌월 2루타로 1점을 따라붙는데 그쳤다. 롯데는 이날 2안타를 쳐낸 얀과 9회 대타로 나선 이동욱만이 안타를 쳐낼 정도로 극심한 타선 부진으로 LG전 6연패의 설움을 맛봤다. 구원으로 나선 김장현-강민영-가득염-김사율 등 4명의 투수들이 6.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
롯데는 5회까지 사사구 10개를 내주며 자멸하는 LG에게 절묘한 번트를 통해 LG전 6연패의 설움을 철저히 앙갚음했다.
선발투수 안병원은 1회 선두타자 김대익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불행의 씨를 뿌렸다. 사직 LG와의 3연전에서 강공을 선택했다가 결국 3연패당했던 롯데 김명성 감독은 후속타자 박현승에게 보내기번트를 지시했다. 롯데는 1사 3루서 초반 실점을 무서워하던 안병원을 상대로 호세의 우전적시타로 선취점을 뽑고 조경환의 우중월 2루타로 2-0을 만들었다.
2회에도 안병원이 박정태와 이계성을 각각 안타와 볼넷으로 내보내자 김명성 감독은 결정타를 날렸다. 최기문에게 번트를 지시해 1사 2·3루를만들며 LG 수비를 압박했다. 이어 1루수 서용빈이 김대익의 강한 타구를 글러브 밑으로 통과시키며 2점을 내주자 안병원은 강판됐다. 정상수비였다면 잡을 수도 있었지만 홈을 노리고 전진수비한 틈으로 타구가 갔다.
8개구단중 가장 볼넷이 많은 LG 마운드는 이후 허물어졌다. 3회 볼넷 3개를 내주며 2실점한 차명석의 뒤를 이어 이승호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5회 1사 2루서 김대익의 헬멧을 정통으로 맞히고 난 뒤 움츠러들었다. 결국 김응국에게 밀어내기 4구를 허용했고 이어 조경환이 승부를 가르는 2타점 적시타로 9-1을 만들었다. 이후 임재철과 이계성의 시즌 첫 홈런 등으로 14-2로 대승을 거뒀다.
유난히 타선의 도움을 잘 받는 기론은 그를 보러온 도미니카 공화국 대사의 열렬한 응원속에 6이닝을 쉽게 버티며 3승을 올렸다. 안타 2개만을 내주며 7탈삼진 1실점했다. 반면 LG 선발 안병원은 1⅓이닝 만에 무너져 올시즌 3연패를 기록했다. LG는 이날 12사사구와 16피안타로 마운드가 완전히 무너졌다.
이 날부터 박지철이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했다. 하지만 시즌 4패에 LG전 5연패를 당했다. 그리고 이틀 전 선발투수였던 김영수가 2이닝을 책임졌다. 살려조?
2회초 롯데는 2사 후 박정태의 볼넷, 최기문-김민재의 연속 안타로 선취점을 뽑았으나 공수 교대 뒤 LG는 2회말 2사 1,2루에서 권용관의 2타점 3루타로 2-1로 역전시킨 뒤 손지환의 적시타로 3-1로 달아났다. 롯데는 4회초 조경환의 안타와 얀의 볼넷 후 박정태가 번트에 성공했고, 최기문과 조인성의 패스트볼, 김대익의 적시타로 3점을 빼내며 4-3으로 역전했다.
하지만 5회초 공격에서 롯데는 볼넷과 3연속 안타를 집중시키고도 무리한 주루플레이가 잇따라 나와 달아나는 점수를 뽑지 못했다. 롯데는 선두타자 김응국의 볼넷에 이어 호세, 조경환, 얀이 3연속 안타를 쳤다. 그렇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호세의 중전안타 때 1루주자 김응국이 3루까지 뛰다 아웃됐고 얀의 타석(1사 1, 2루)에서 2루주자로 있던 호세가 무리하게 3루를 훔치려고 하다 횡사했다.
결국 5회말 LG는 1사 후 손지환과 유지현이 연속안타를 때려 분위기를 달궜다. 김재현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해 1사만루가 된 후 대타 허문회가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날려 4-4 동점을 이뤘다. 그리고 로마이어의 희생플라이와 최동수의 적시타로 6-4로 역전했다. 7회엔 김재현이 김영수를 상대로 우월 3점 홈런을 터뜨려 롯데의 기를 꺾었다.
롯데의 에이스 에밀리아노 기론과 이대호 거르고 뽑은신인 SK 김건한과의 매치업으로 롯데에게 우세했지만, 기론과 김건한 모두 초반에 무너졌다. 기론에 이어 등판한 중간계투 강민영, 가득염이 연속으로 실점하며 승부는 SK쪽으로 기울었고, 9회말 김응국이 3점 홈런을 날렸지만 승부는 거기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