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11 06:43:23

무풍지대

1. 일반적인 의미2. 항해 용어3. 드라마

1. 일반적인 의미



다른 곳의 재난이나 번거로움이 미치지 아니하는 평화롭고 안전한 곳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원피스의 캄 벨트 그랜드라인이 이것에 영감을 받고 그려냈다.

2. 항해 용어

Doldru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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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류도에서 해류가 지나가는 가운데 빈 자리가 존재하는데 이 곳에 바람마저 제때 안 불면 그곳이 바로 무풍지대가 된다.

기본적으로 바람의 힘으로 항해하는 범선에게 역풍보다 못한 존재가 바로 무풍이다. 역풍이 오면 지그재그로 가서 움직이는 거라도 가능하지만 무풍지대는 해류밖에 믿을 것이 없다는 엄청난 상황을 유발한다.

일반적으로는 항해할 때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처럼 아메리카에 갈 때는 북위 28도, 유럽으로 올 때는 39도의 항해선을 이용하는 편서풍이나 무역풍 등의 일관성 있는 지역을 이용하여 항해를 한다. 하지만 육분의가 고장나거나, 태풍 등으로 인한 우발적인 사고가 나거나, 비숙련 항해사의 실수로 인해 무풍지대에 들어가게 되면 그때부터 목숨이 위험해진다. 그나마 사고나 실수 없이 잘만 항해했다고 쳐도 적도를 지나가려면 적도 무풍대를 얄짤없이 통과해야 했기 때문에 무풍지대는 오래 전부터 선원들의 공포의 대상이었다. 무풍지대에 조난하는 것을 피하고자 범선 시대부터 적도를 지나갈 때 해신[1]에게 올린 종교적 제의가 적도제로, 대부분의 함정이 동력선으로 대체된 오늘날에도 대양항해를 행하는 해군 등지에서는 전통으로 남아 있다.

보통 사람들은 적도의 무풍지대만 알지만 위에서 얘기했다시피 북위 남위 30도도 생기게 되는데 그 이유를 북반구 기준으로 간단하게 설명해보면 극지방의 차가운 공기와 적도의 뜨거운 공기로 인해 생기는 고공의 남풍이 지구편향력의 영향을 받아 오른쪽으로 기울어진다. 북위 30도 쯤이 되면 위도선과 평행이 되어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하강기류가 발생하는데 이놈이 이제 또 내려오면서 기온은 계속 상승하고[2] 수증기가 거의 증발해 메마른 날씨에 미풍이 불거나 바람이 없어지는 열대고압지구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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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유명한 무풍지대가 바로 여기에 있는데 바로 말(바닷말)의 바다라고 불리는 사르가소 해이다. 해류도를 보면 텅 비어 있는 곳이 보일 것이다. 멕시코 만류, 북대서양 해류, 카나리아 해류, 대서양적도 해류에 둘러싸인 북위 25-35, 서경 40-75 사이의 바다가 바로 사르가소 해이다. sargasso라는 이름은 모자반을 의미하는 포르투갈어 sargaço[3]에서 유래되었다. 모자반류은 평균 1-3m 정도로 자라는 대형 갈조류인데 주변의 바다에서 밀려난 부유물이 밀려와서 사르가소 해에 떠다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르가소 해의 별명은 일명 의 바다이다. 여기서 말은 horse가 아니라 바닷말, 즉 해조류를 의미한다.



사르가소 해가 지독한 것은 해류의 가운데에 있기 때문에 가장 위에 떠있는 모반류를 제외한다면 플랑크톤마저 거의 없는 깨끗한 바다라는 것이다. 이것은 식량이 되는 물고기를 거의 낚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4] 거기다가 짐나르기 등의 용도로 을 화물과 같이 선적했다면 담수와 사료의 부족으로 말이 먼저 죽어나가기 시작하며 물고기를 못 낚으니 선원들의 식량사정도 문제가 되어 짐으로 실었던 말을 잡아먹는다. 이 이유로 사르가소 해가 포함된 북위 30도와 남위 30도 지역은 말의 죽음선이라고 불리며 마위도(Horse Latitudes)라는 이름이 붙기도 했다.

이 바다에는 여러 해류에 떠밀려온 부유물들이 밀려드는데 이는 다른 지역에서 파선한 목재선박들의 잔해도 밀려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사르가소 해는 안그래도 기피되던 것이 더해져서 배의 무덤 혹은 악마의 바다라는 별명을 떠안게 되었다. 이걸 심화시킨 것이 콜럼버스로, 1차 항해 이후 귀환하던 콜럼버스의 배가 이 사르가소 해에 접어들면서 무풍지대의 고통과 해조류가 배의 진행을 방해하는 것[5]에 대해서 기록을 남기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커졌다. 정작 콜럼버스는 약 20일을 버틴 이후 남쪽 지역을 통해서 사르가소해를 빠져나가는데 성공했다.

해류를 타는 방법 외에 보다 능동적인 방법으로 탑재된 단정을 모조리 내린 다음, 모선과 로프로 연결하고 선원들이 구명정의 노를 저어 모선을 끌고 바람이 부는 곳까지 가는 탈출 방법도 있다. 그 큰 배를 인력으로 젓는 노로 끌고 갈 수 있다는 게 실감이 안 날 수도 있으나 물 위는 육지보다 마찰력이 매우 약하므로 인력으로 배를 끌 수 있다. 자그만한 예인정이 거대한 철제 군함을 끌고 갈 수 있는 것과 동일한 이치다.

이것도 여의치 않으면 아예 총원이 단정을 타고 모선을 버린 채 노를 저어 빠져나가거나, 목재 범선의 특성을 활용해 뗏목이나 간이 범선을 만들고 그걸 타고 빠져나가는 방법도 있었으며, 아예 구조대를 부를 인원을 차출해 단정에 태워 구원을 요청하는 방법도 있었다.

이후 사르가소 해의 지옥이 된 이미지와 관련해서 무풍지대에 관한 여러 작품들이 제작되기도 했다. 유령선의 모티브도 무풍지대에서 나왔다. 배에 있던 선원들은 모두 죽었지만 배만 멀쩡하게 남아있다가 우연한 기회로[6] 무풍지대를 탈출하여 사람 없는 배로 남겨지는 것이다.

3.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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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넵투누스라고도 불리는 포세이돈인데 한국에서는 용왕으로 적절히 로컬라이징된다.[2] 지구과학시간에 배운 건조 단열 감률이 km당 10도다.[3] 영어로는 Sargassum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그냥 sargasso를 쓴다. 참고로 sargaço는 '사르가슈' 비슷하게 읽는다.[4] 현대의 연구결과로는 황당하게도 이곳이 유럽 뱀장어와 미국 바다장어의 산란장이라는 것이 밝혀졌지만 이 지역에서 사는 장어의 크기는 겨우 수십 mm라서 식용은 무리이다.[5] 실제로는 해조류로는 아무리 목선이라고 해도 배의 진행을 방해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이런 무풍지대에 갇힌 선원들의 극에 달한 스트레스와 고통으로 인해 안그래도 배가 안나가는데 꾸역꾸역 밀려오는 해조류들을 보면서 '저것들이 배의 진행을 막고있다'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6] 무풍지대라도 바람이 아예 안부는 것은 아니라서 기상 상황에 따라 잠깐이나마 바람이 불어올 수도 있다. 태풍의 영향을 받아 탈출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