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반훈(反訓)은 하나의 한자가 상반된 의미를 나타나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는 용어이다. 옛 고서, 유교 서적에서 많이 발견되어 훈고학에서 주로 사용되는 용어이며 반훈 현상이 나타나는 사(詞)를 반훈사(反訓詞)라고 한다.[1] 두 한자가 반대되는 의미를 갖는 반의사(反義詞)[2]와는 다른 개념이다.예를 들어 '어지러울 란'(亂)은 '다스리다'라는 의미를 갖기도 하며 동자인 '어지러울 란'(𤔔)의 영어 뜻을 찾아보면 to govern(통치하다)로 설명한다.
대한민국의 태극기에 포함된 4괘(건곤감리) 중 이괘(離, ☲)도 본래 분리하다라는 의미이지만 반훈인 붙다라는 의미에서 유래한 불의 의미를 담고 있다.[3]
2. 설명
반훈은 하나의 문자가 문장과 맥락에 따라 반대되는 의미를 갖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용어의 정의는 곽박(郭璞)이 주석을 단「이아ㆍ석고[4]」(爾雅ㆍ釋詁)에 언급된 내용에서 시작되었다고 본다.[A]
"좋고 나쁜 것을 같은 이름으로 부르는 것을 꺼리지 않는 것"
"의미가 반대되지만 서로 겸하여 통용되는 것"
주석은 반훈의 예로 다음을 들었다.곽박은 이 외에도 여러 책을 통해 많은 예시를 제시하였다."의미가 반대되지만 서로 겸하여 통용되는 것"
하지만 어떤 학자들은 반훈을 부정하거나, 곽박이 제시한 많은 예시들 중 반훈으로 성립될 수 없는 글자도 있음을 주장하고 분석하기도 하였다.
반훈의 정의에 '동 시대에 동일사가 반대의 의미로 사용된 것'으로 시간과 용법에 제한을 둔 학자도 있다.[B]
故가 옛날을, 今이 지금을 의미하는 것은 각각 형용사, 명사로 쓰일 때이고, 둘이 통하여 사용된 것은 '肆'와 더불어 모두 연결사, 접속사의 의미로 고대중국어의 '故'나 또는 현대 중국어의 '所以'(인과관계 연결)를 의미하는 용법이다. 즉, 고대에는 今과 故가 모두 같은 연결사로 사용되었고 이를 반훈이라고 잘못 분류했다는 것이다.
위의 조건을 만족하는 반훈에 걸맞은 예시도 존재한다.
受는 받다라는 의미를 갖지만 반대로 주다, 수여하다의 의미도 가지며,
假와 貸는 모두 빌리다라는 의미와 빌려주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반훈의 예시는 고대 학자들이 "그 숫자를 모두 다 열거할 수 없음"이라 표현할 만큼[A] 많다고 한다.
반훈이 생겨난 원인은 여러가지일 수 있지만 그 중 대표적으로 설명되는 것은 한자가 양 방향의 의미를 담고 있는 내재적 특성이거나 음을 빌린 가차자 또는 통가자의 경우, 의미가 파생된 인신인 경우이다.
위에서 언급한 受(받을 수)의 경우 글자형이 본래 주고받는 모양에서 나왔고, 이후 주다와 받다로 분화되어 반훈이 되었다는 설명이 내재적 특성의 한 예시이다.
3. 참고 문헌
* 禹在鎬, <古代漢語 反訓의 類型分析>, ≪인문연구≫ 제40,41호, 영남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2001년* 禹在鎬, <古代漢語 反訓에 관하여>, ≪인문연구≫ 제37호, 영남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1999
* 유성은, <중국어 의미연구 방식에 대하여 - 反訓현상을 중심으로 ->, ≪중국어문학논집≫ 제27호, 중국어문학연구회, 2004년
* 진광호, <古漢語 訓詁上 反訓 現狀>, ≪중국학≫ 제47집, 대한중국학회, 2014년 #
[1] 중국어에서는 단어를 의미하는 '사(詞)'를 의미 단위 중 하나로 말하며, 형용사, 동사와 같은 것을 말한다.[2] 한국어에서의 반의어, 상대어와 같은 개념을 의미한다.[3] 이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4] 옛 사람들이 이용한 동의어를 분류한 책[A] 禹在鎬, <古代漢語 反訓의 類型分析>, ≪인문연구≫ 제40,41호, 영남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2001년[B] 유성은, <중국어 의미연구 방식에 대하여 - 反訓현상을 중심으로 ->, ≪중국어문학논집≫ 제27호, 중국어문학연구회, 2004년[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