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영화 〈베테랑2〉의 평가를 정리한 문서.2. 매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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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국내 평론가 평점
이미 여러 차례 반복 플레이된 윤리 게임
남지우 (씨네21) (★★☆)
남지우 (씨네21) (★★☆)
초인도, 영웅도 아닌 아버지 형사 서도철의 희미한 기쁨과 슬픔
유선아 (씨네21) (★★★★)
유선아 (씨네21) (★★★★)
초크와 심폐소생술 사이에서 간신히 내 안의 정의 지키기
김철홍 (씨네21) (★★★☆)
김철홍 (씨네21) (★★★☆)
‘나의 폭력은 과연 정의인가’를 고민하는 액션으로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
통쾌함 대신 통렬함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
통쾌한 액션, 더 오래 남는 질문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
답안지는 여러 개, 윤리와 딜레마를 발판 삼은 동시대적 질문
이자연 (씨네21) (★★★)
이자연 (씨네21) (★★★)
더 날렵하고 더 날카롭다
박미애 (맥스무비) (포테이토 지수 87%)
박미애 (맥스무비) (포테이토 지수 87%)
3. 긍정적 평가
- 전반적인 촬영과 편집 등 화면 연출이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류승완 감독 답게 속도감이 빠르면서도 눈에 잘 들어오는 액션씬은 이 영화의 최대 장점 중 하나다. 액션의 공간을 구성할 때 평면적 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상하 이동을 강조한 3차원 공간에서 펼쳐지면서 생동감이 살아있다. 대표적으로 남산타워 추격전에서 난간을 비롯한 주변 지형지물을 뛰어넘거나 뛰어내리며 상하 이동을 보여 주거나, 계단을 구르며 연속적인 타격을 입히는 등 공간을 활용한 액션이 잘 드러난다. 또한 용의자와 벌이는 빗 속에서의 액션씬에서도 다양한 구도와 액션을 선보이며, 과거 액션 영화들의 소소한 오마주를 섞은 장면도 호평받는다.
- 배우들의 연기 측면에서도 사적제재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가치관이 충돌하며 고뇌하는 서도철을 연기한 황정민은 여전히 좋은 평을 받았고, 새롭게 합류한 정해인도 시종 차분하면서도 순간순간 보이는 광기어린 눈빛으로 캐릭터를 표현해내는 연기력이 호평을 받았다.
4. 부정적 평가
- 빌런 해치(박선우)의 행동 동기를 설명하는 묘사가 적다는 점이 지적된다. 예를 들어 박선우가 서도철의 아들을 괴롭히던 패거리에게 복수를 하는 장면은 그가 서도철에게 호감이 있어 참교육한 것인지, 아니면 쾌락을 위해 폭력적으로 대응한 것인지 구체적인 설명이 되는 장면 없이 넘아간 뒤 후반부에야 초중반 내용들을 하나하나 짜 맞춰야 대략적인 추측이 가능하다. 이는 캐릭터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동시에 작품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극 전개에 있어 개연성을 떨어뜨린다. 물론 이후 서도철을 협박하기 위해 아들을 붙잡고 분신 시도를 할 때 그 일진들을 쓴 걸 보면 계획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나온다. 박선우가 만난지 얼마되지도 않은 서도철한테 아들의 쌍둥이폰을 만들어줄 업자를 소개시켜주겠다고 하는 걸로 봐선 서도철의 아들을 본 순간부터 이걸 이용해서 서도철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한건지 구체적인 묘사가 없어서 혼동될 수 있다. 이러한 점이 추석 명절에 개봉한 가족 영화로 대중들에게 어필하기엔 다소 불친절했다는 비판이 존재한다.
- 광역수사대 다른 형사들과의 팀 워크가 전편보다 현저히 줄어들어서 아쉽다는 평이 있다. 이러한 면이 전편에서는 잘 묘사되었고 흥행과 호평을 이끌었던 부분인데 2편에서 감소했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운 부분. 심지어 후반부 서도철은 '나에겐 팀이 있다'는 식의 대사를 하고 모든 일을 마친 뒤 나란히 앉아서 쉬는 장면까지 나오는데, 정작 본편에서 팀 워크가 강조되거나 그들의 활약을 조명하는 장면이 많지 않기 때문에 어울리지 않는다.
- 전편에 비해 이번 영화는 다소 어두운 분위기로 진행이 되는데, 정작 영화를 소개하는 장면이 되어야할 오프닝 주부도박단 검거 씬은 본편의 톤과는 많이 다르다[2]. 다소 유치한 느낌의 클리셰적인 유머코드를 남발하고 있어 영화에 대한 평가에 영향을 끼친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오프닝 후의 본편에도 유머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분량 자체도 적고 이 때는 매우 현실적인 대사와 리액션 연출로 등장해 역시 오프닝의 오버스러운 연출과 달리 본편의 진지한 톤과 잘 어울린다.
- 인물과 스토리에 대한 호불호 이외에 남성의 급소 공격이 두 번이나 등장하며 가볍게 써 먹는 연출을 부정적으로 여기는 지적도 있으며, 명절에 가족들과 함께 보러 가기에는 영화에 나오는 폭력성의 현실도가 높은지라 이에 대한 비평도 제기되었다.
5. 복합적 평가
<베테랑2>는 영화의 분위기와 스토리를 풀어가는 화법에서 전편과 많이 다르다. 1편이 명확한 선악 구도와 정석적인 '고구마 - 사이다' 전개의 악당 재벌 응징물이었다면, 2편은 다소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옳고 그름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복잡한 스토리이다. 1편의 쉽고 직관적이고 빠르게 달려나가는 분위기를 기대했다면 2편의 다른 분위기에 당황스러울 수 있고 거기서 파생되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영화에 대한 평가를 낮추기도 하는데, 반대로 그러한 변화를 더 좋게 발전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호평도 나오고 있다.5.1. 빌런 캐릭터와 주제의식
영화의 빌런 '해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그는 악인들에 대한 사적제재를 수행하는 다크 히어로 같은 면모를 보여주지만 후반부로 가면서는 거기에서 벗어나며 전후반부 캐릭터의 간극이 생겨나는데, 영화가 이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관객의 해석에 맡기는 부분이 많아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로 언급된다.나쁘게 평가하는 쪽은 후반부에 해치가 '죄가 없지만 가짜뉴스에 의해 악인이란 누명을 받은 여자를 납치하고 살해 협박에 사용하는' 모습이 너무 갑작스럽다고 지적한다. 차라리 사적제재를 하는 다크히어로 캐릭터를 끝까지 유지했다면 좀 더 심도높은 속편이 됐을텐데 결국 전형적으로 보일 수 있는 갱생불가한 악인을 때려잡는 플롯이 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해치가 어떤 이유들로 이러한 악행을 저지르는지 제대로 과거사가 설명이 되지 않는 점도 아쉽게 꼽힌다. 즉, 악역의 서사가 부족해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
반면 좋게 평가하는 쪽은 애초에 해치가 폭력을 사용할 때 히죽히죽 웃는 모습, 정의감이 아니라 그런 명분에 숨어서 살인을 즐기던 소시오패스적인 모습 등을 충분히 영화에서 설명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내가 해치라고 한 적 없다." 라고 말했듯이 그는 애초에 사적제제를 목적으로 살인을 한 것이 아니라 다른 협력자에게 덮어씌울 당위성을 위해 사적제제처럼 보이는 살인을 한 것 뿐이고, 서도철이 "투이는 죄가 없는데 왜 이러느냐"고 하자 "그러면 (투이에 대한 가짜뉴스를 퍼트린) 정의TV는 죽어도 되겠네?" 라고 하는 걸 보면 이미 전말은 다 알고 있고 그냥 정의TV를 해치로 만들어서 묻기 좋으니까 투이를 선택한 것 뿐이었다.[3] 또한 이 영화는 다크히어로 따위는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는 주제의식을 나타내고 있다[4]는 의견이다.
더구나 2000년대 후반부터 한국영화의 클리셰 중 하나로 꼽혔던 억지신파나 과도한 사연팔이, 악인의 사정 등을 선호하지 않는 관객의 경우에는 해치의 캐릭터성을 더욱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선인인 척 정체를 숨기고 쾌락살인을 저지르며 이를 지능적으로 남에게 뒤집어 씌우려다가 끝내 마각을 드러낸 후 끝까지 악인인 채로 몰락하는 스토리가 깔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해치의 직관적인 캐릭터는 서도철의 복합적인 고뇌를 채워주기도 한다. 서도철의 경우 1편부터 악인들에게는 다소 폭력을 가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가진 캐릭터였지만 그 선을 넘어 악인을 가차없이 살인해버리는 해치를 만남으로써 서도철 본인의 정의에 대한 가치관을 반성하고 다시 한 번 정립하도록 만들어 준다. 1편에서 서도철이 라이터로 자해를 해 정당방위의 빌미를 만드는 장면과 2편에서 박선우가 주사기로 자해를 해 정당방위의 빌미를 만드는 장면이 오버랩되기도 한다.
최근 들어 모범택시, 비질란테, 살인자ㅇ난감, 국민사형투표, 노 웨이 아웃 : 더 룰렛 등 법적인 심판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악인들을 직접 처벌하는 사적제재를 다룬 영화/드라마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고, 강력한 형사가 악인을 시원하게 때려잡는 범죄도시 시리즈도 흥행 하고 있다. 대중이 실제 우리 사회의 흉악 범죄와 그 처벌에 대한 불만이 있으며 이를 대리만족시켜주는 작품들을 반기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베테랑2〉는 이러한 세태에 반기를 들며, 사적제재는 감정적일 뿐 불완전하며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정반대의 주제의식을 펼친다. 심지어 1편의 폭력 유희에 대한 스스로의 반성도 함께 녹여내기도 한다.[5] 시류에 따라가지 않는 용감한 자기주장이지만 동시에 이 영화가 이렇게 관객의 호불호가 나뉘는 이유도 짐작할 수 있는 지점이다.
5.2. 사회 비판
전작의 성취 중 하나였던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이 2편에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연쇄살인은 중범죄지만 '범죄도시 시리즈'가 다룬 범죄와 악역에 비해 특별하지 않으며, 1편에서 대적했던 재벌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사적 복수의 딜레마일 뿐이다.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한 주제의식도 얄팍해 중반부까지 심도 있게 다루다 후반부에 급작스럽게 마무리된 것이 문제다. 해치의 캐릭터에 대한 호불호와는 별개로, 사적 제재 살인을 위한 명분으로 사용하려고 학교 폭력, 사이버 렉카 등의 사회 문제들까지 너무 많이 담아내려다가 소모적으로 낭비해버린 점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했다는 비판이 있다. 결국, 2시간도 채 안 되는 러닝타임에 이러한 사회 문제를 모두 담으려다 보니 스토리의 흐름이 저하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이다.#반면 사회의 다원화로 인해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현실감 있게 보여주면서도 특정 주제에 지나치게 몰두하지 않고 중도를 유지했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 영화는 사법 불신과 그로 인한 보복 범죄, 정보의 양과 반비례하는 신뢰도 저하 문제, 그리고 이로 인해 빠르고 광범위하게 퍼질 수밖에 없는 거짓 루머, 이주 결혼 문제는 물론 학교 폭력 피해자와 가해자의 양상까지도 명확하게 조명하고 있다. 1편이 힘과 재력을 가진 사회 상류층의 권력형 범죄를 집중적으로 다뤘다면, 2편은 각계각층에서 상상할 수 없는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는 악의 폭넓음에 주목하고 있다.
[1] 이전작 〈군함도〉의 2개반보다 낮게 주면서 류승완 감독 영화 중 최하점이다.[2] 이동진 평론가도 이를 '당혹스런 오프닝'이라고 평가했다.[3] 투이에 이목이 집중돼서 대부분 넘어가는 사실인데, 남산에서 가짜해치를 만났을 때 과잉진압을 한 것부터 이미 그는 죄인을 처벌하는 정의와 거리가 먼 사람임을 알 수 있다. 애초에 자기가 해치니 가짜 해치는 그냥 사칭했을 뿐이라는 걸 모를 리가 없다.[4] 작중 서도철이 현장을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살인 있고 나쁜 살인 있어?'라고 일갈하는 장면에서 그 주제의식을 엿볼 수 있다.[5] 흥미로운 건 한국 형사영화 계보의 측면에서 베테랑 1편이 범죄도시 시리즈의 선배격이며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는데, 범죄도시가 한창 대흥행을 하는 와중에 오히려 베테랑 2편은 1편에 대한 반성을 녹이고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