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Samyaza (שַׁמְּחֲזַי)에녹 1서에서 등장한 타락천사의 무리 그리고리의 수장. 그리고리는 200명 중 20명의 타천사들이 각각 10명의 타천사를 이끄는 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셈야자는 이들 중 첫번째 지도자이자, 타천사 전체를 대표하는 수장의 위치에 있다.
2. 이름의 의미
메타트론과 달리[1], 다른 천사들처럼 히브리어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이름이지만 최초의 타천사답게 이름의 구성이 이질적이다. 보통 천사들은 ○○+엘(El)라는 구성으로 '신은 나의 ○○' or '신의 ○○'라는 의미의 이름인데 비해, 히브리어인 셈(שם)+응시하다는 뜻의 샤아(שָׁעָ֑ה) or 강함을 뜻하는 아자즈(עָזַז)를 조합하기에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뜻이 갈린다.- 셈 (Shem) - 히브리어로 이름 or 명성을 뜻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하늘[2]을 뜻하는 샤마임(שמים, shamaym)을 변형한 표기로 해석하기도 한다.
- 샤아 (sha'a) '- 셈 뒤에 붙는 이름을 '샤아'라고 해석할 경우, 이름을 보았다 or 나의 이름을 보았다는 뜻이 된다. 이는 하느님의 사자로서 자유의지를 갖지 않았던 통상적인 천사들과 달리[3] 자신의 이름을 알 정도로 자아가 강해서 감시자의 본분을 어겼다는 의미가 된다. 또한 신학자 모셰 이델은 Shem이 샤마임의 변형이라는 가설을 인용해 하늘에서 응시하는 자 or 하늘을 응시하는 자로 해석했는데, 전자는 감시자로서의 본래 사명을, 후자는 사명을 어기고 지상에 정착한 후 하늘을 되려 노려보는 오만을 상징한다.
- 아자즈 (azaz) - 히브리어로 강함, 만연, 도전을 뜻하기에 셈 뒤에 붙는 단어가 '아자즈'라고 해석할 경우, 하늘에 도전한다는 뜻이 된다. 드물게 '셈'의 뜻을 '이름'으로, 아자즈는 '만연하다'는 쪽으로 해석하여 감시자로서 통일된 자아를 가진 천사들에게 고유한 이름을 붙여 각자의 자아를 일깨우고 지상에 만연하게 만든 천사로 여겨지기도 한다. 또한 아자젤의 유래도 아자즈란 해석이 있는데다[4], 에녹서에서 셈야자와 아자젤이 가장 질이 나쁜 타락천사로 묘사되기에 이 둘을 혼동하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이 둘을 동일한 타천사로 보기도 한다.
이렇다보니 읽는 방식이 "Shemyaza(z)"(이름을 보았다)나 "Samyaza"를 시작으로 "Shemhazai", "Samiaza(z)", "Semiaza", "Shamazya", "Shemyazaz", "Shemihazah", "Shemyaza", "Sêmîazâz", "Semjâzâ", "Samjâzâ", "Šemihaza", "Semyaza" 등으로 혼용되며, 한국에서는 셈야자, 세미하사 등으로 번역된다. 일본에 경우 솀하자(シェムハザ)나 셰미하자(シェミハザ) or 샴하자이(シャムハザイ).
한편 이집트의 수호천사인 오우자(Ouza)가 셈야자의 다른 이름이라는 전승도 있다.
3. 행적
최초의 타락천사, 199명의 천사들을 전부 타락시킨 타천사의 수장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루시퍼, 아자젤와 달리 마이너한 편에 속한다. 이는 이름이 어려워서도 있지만, 위상에 비해 너무 보잘 것 없는 행적 때문.그리고리는 본디 지상을 감시하는 '감시자(Watcher)'의 역할을 부여받은 200명의 천사들로, 셈야자는 이 전체를 이끄는 감시자들의 수장이었다. 그러다 6장에서 지상에 인류가 어느정도 번영한 야렛의 시대에 아름다운 인간들이 많아지자, 셈야자는 문득 지상의 '아름다운' 여자와 관계를 맺고자 하는 욕구[5]에 사로잡힌 나머지, 199명의 천사들에게 지상에 내려가 여자들과 관계하고 자신들의 자손을 퍼트리자고 작당모의를 한 게 타락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셈야자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나는 너희가 그저 내가 우두머리니까 억지로 따를 뿐, 사실은 동의하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천사들에게 말했다. 하지만 걱정되는 이유가 가관인데, 진심으로 죄를 저지르는건 자기뿐이니 잡혀도 자기만 천벌을 받을까봐.[6] 이런 궁상맞은 소리에 동정심이 생긴건지, 아니면 고양감에 의한 오기가 생긴건지 천사들은 오히려 자기들은 진심으로 죄를 저지르는거라 주장하고는(...)
그리고 이때 셈야자는 그리고리에서 자신을 포함해 20명의 대표를 선출하여 각각 10명씩 타천사를 이끄는 체계를 구축했으며, 이후 계획대로 인간들과 정을 나누어 네피림을 탄생시켰다.
에녹서에서 묘사된 셈야자의 활약(?)은 여기까지. 8장에서 다른 타천사들처럼 금기의 지식을 전수해 문명을 발전시켰다는 서술도 없고, 네피림으로 인해 지상에 혼란이 일어난 건 딱히 의도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태어난 네피림을 책임지지 않고 방치해서[9] 벌어진 참사였다.
결국 10장에서 하느님이 대홍수로 지상의 죄인들을 쓸어버린 이후, 남아있는 네피림들은 가브리엘에 의해 투쟁심에 미쳐 서로 싸우다 자멸할때[10], 셈야자는 미카엘이 손수 하늘과 땅 사이의 골짜기에 영원의 사슬로 구속시켜 최후의 심판이 일어날 때까지 유폐했으며[11], 죽더라도 죄인들과 함께 지옥으로 떨어질 운명을 맞게 된다.
요약하자면 인간 여성한테 욕정을 품어서 계략을 꾸미고 여기에 다른 천사들을 끌어들인 게 전부. 아자젤처럼 인류사에 혼란을 일으킨 업적[12]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루시퍼 마냥 하늘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깡이 있던 것도 아니다. 오히려 궁상맞은 소리로 동정심을 유발해 천사들의 결속력을 다지게 만드는 등, 악마 못지 않게 교활한 성격.
에녹서 외의 전설에서는 Azza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데, 여기에서는 이슈타르(Ishtar)라는 처녀에게 천국의 비밀인 신의 진짜 이름을 알려주겠다고 유혹해 관계를 맺었다고 한다. 이름의 의미가 '이름을 보았다'인 이유가 신의 이름을 보았다는 뜻.
4. 대중매체
- PARADISE LOST(게임) - 솀하자
- 노아(영화) - 세미야자(Samyaza)
- 데빌 메이커 도쿄 - 셰미하자
- 메멘토 모리(게임) - 셈야자
- 여신전생 시리즈 - 셰무하자[13]
- 엘 샤다이: 메타트론의 승천 - 셈야자
- 전대 레드 이세계에서 모험가 되다 - 샤우하 솀하잘
- 전여신 메모리아 - 발레포르[14]
- 청의 엑소시스트 - 셰미하자
- 카드파이트!! 뱅가드 - 징벌의 수호자 쉐미하자
- 코드 오브 조커 - 솀하자
- 파이널 판타지 XII - 밀고자 셰미하자
- 하이스쿨 D×D - 셈하자
[1] 라틴어 Metathronius를 변형시킨 이름이다.[2] 여기서는 하느님의 세상, 하늘나라를 가리킨다.[3] 종교적인 이유로는 천사를 신과 분리해서 보고, 천사를 숭배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 이런 식으로 설명되는 것. 원래 고대 유대교에서는 천사를 세분화시키고 계급까지 나누기도 했으나, 이로 인해 위경이 생겨나자 2세기 이후로는 천사의 자유의지를 인정하지 않았다.[4] 이렇게 되면 '신에게 대항하다(아자즈-엘)'라는 뜻이 된다.[5] 교류가 아니라 말 그대로 자손을 퍼트리는 관계.[6] 까고 말하면, 말로만 따르는 척하면서 계획을 누설할까 걱정된다는 소리.이런 놈이 대장이라니[7] 히브리어로 금기를 뜻한다. 이와 관련된 히브리어 동사로는 금지되다를 뜻하는 헤렘(חֵרֶם)이 있다. 다만 헤르몬은 '봉헌'이란 뜻도 있기에 헤렘은 상황에 따라 '헌신하다'라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8] 실제로 주술적으로 서로가 묶인지라 죽어도 같이 죽는 운명이 되었다.[9] 네피림은 천사의 혼혈이라 3~4미터 넘는 거인으로 성장했는데, 이로 인해 식량이 엄청나게 소모되었고, 고생하는 건 그런 식량을 구해다오는 인간 남자들의 몫이었으며, 여자들 역시 감당하기엔 너무나 커진 네피림을 더 이상 돌봐줄 수 없었다. 그러자 네피림은 꿩 대신 닭으로 자신을 낳아준 부모를 비롯한 지상에 있는 사람들을 잡아먹기 시작했고, 더 나아가 지상에 있는 모든 생물을 잡아먹으면서 세상은 황폐해졌다.[10] 피를 최대한 흘리지 않고 처리하고자 이렇게 만들었다고 한다.[11] 랍비 전승에 의하면 오리온자리가 셈야자가 봉인된 위치라고 한다.[12] 아자젤도 그리고리의 수장 중 한명으로서 인류한테 금기된 지식을 전수했는데, 남자한테는 무기를 만드는 법을, 여자한테는 화장과 미용을 통해 이성을 유혹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이는 문명에 있어 핵심적인 지식이지만, 한편으로는 원초적인 욕망을 자극하는 지식이었기에 세상은 무기로 인한 전쟁과, 아름다움으로 인한 음행이 판치는 세상이 되었다. 때문에 셈야자가 미카엘한테 당했던 것처럼, 아자젤은 라파엘이 사지를 묶고 황야의 구덩이 속에 있는 가장 뾰족한 바위산에 꽂아버리곤, 마찬가지로 심판의 날까지 유폐시켰다.[13] 진 여신전생 4에서 첫등장.[14] 능력 이름이 '셰미하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