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6 12:33:44

스크류볼

야구의 구종
패스트볼(포심, 투심, 커터, 싱커) 슬라이더(스위퍼, 데스볼) 커브볼
체인지업(서클 체인지업) 포크볼, 스플리터 너클볼
기타 구종: 스크류볼 · 팜볼 · 슈트 · 이퓨스 · 자이로볼
관련 문서: 금지 구종 (부정투구)


1. 개요
1.1. 사양화 추세1.2. 주요 선수

1. 개요

파일:screwball.gif
유일한 신인왕, 사이 영 상 동시 수상자 페르난도 발렌수엘라의 스크류볼
Screwball[1]

스크류볼은 '회전을 줘서 역회전을 만드는' 구종이다. 쉽게 말해, 슬라이더 혹은 커브가 반대 방향(역회전)으로 휘게 만든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우완 투수라면 커브는 우타자의 몸쪽에서 바깥으로 변한다면, 스크류볼은 우타자의 바깥에서 몸쪽으로 변한다. 우완이 던지는 좌완 커브

인체 구조상 진짜로 반대 손이 던지는 커브만큼 꺾이게 만들 수는 없지만 생소함을 무기로 하는 구종이다. 타자가 공이 홈플레이트에 도착했을 때 스윙을 시작하면 타격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 초반의 궤적만 눈으로 본 다음에 경험과 훈련을 통해 구축한 기억창고 속에서 저 공이 무슨 구종인지, 얼마나 빠르게 들어올 것인지 자료를 꺼내와서 스윙을 할지, 한다면 어디로 할지 미리 판단하고 스윙을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스크류볼처럼 구사자가 극히 드문 구종의 경우, 기억창고에 충분한 정보가 저장되어 있지 않아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울 확률이 높아지므로 타자들이 대응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그래서 스크류볼로 유명한 투수들은 크리스티 매튜슨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좌완투수였는데, 세상에는 이 궤적에 더 잘 속을 우타자가 더 많기 때문. 물론 수십 년에 걸쳐 좌타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이런 효과는 점점 상쇄되고 있긴 하다.[2]

1.1. 사양화 추세

현재 이 구종을 던지는 투수는 거의 없어 현대 야구에서는 사장되어 가는 구종이다. 이유는 독특한 피칭 메커니즘으로 인한 부상 위험 때문.

야구에서 투수는 부상에 가장 심하게 노출되는 포지션인데,[3] 특히 스크류볼은 손과 손목을 반대쪽으로 비틀듯이 꼬아서 던지는 동작으로 인해 투수의 팔에 더욱 큰 부담을 주는 구종이다.[4] 게다가 이후의 연구에서 투수가 공을 놓은 다음 팔의 회전 속도를 갑작스레 줄이려 하는 행동이 팔꿈치와 손목에 치명적인 부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스크류볼은 팔을 꼬기 때문에 다른 구종보다 더 팔 회전을 줄이는 동작이 필요하기도 하다.

실제로 스크류볼을 던진 많은 투수들이 부상으로 선수생명이 단축되거나 금세 은퇴해야 했다. 하루에 10여 개만 스크류볼을 던져도 팔이 아픈 걸 실감할 정도. 칼 허벨은 은퇴 무렵 팔이 완전히 돌아가서 차렷 자세로 가만히 서있으면 손바닥 위치에 손등이 있었다.

게다가 요즘은 서클 체인지업이라는 대체재가 많이 보급되어 스크류볼이 완전히 사장되고 있는 추세이다.[5]

1.2. 주요 선수

최초의 5인 중 한 명인 크리스티 매튜슨이 잘 던졌고(일명 '페이드어웨이'[6]), 마이크 마셜은 스크류볼을 주무기로 사이영상까지 받았다.

그리고 멕시코 출신 페르난도 발렌수엘라에 의해 상당히 유명해졌다.

과거 스크류볼을 주무기로 사용했던 'King Carl' 칼 허벨은 253승 194패, 통산 평균자책 2.98을 기록하고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영구결번의 대투수다.

뉴욕 메츠존 프랑코가 유명했는데, 프랑코 본인은 스크류볼을 던지지 않았다, 스크류볼처럼 보인 구종은 사실 서클 체인지업이었다고 증언했다.

2005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불펜투수 짐 메서도 스크류볼을 주무기로 활약했던 선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퍼펙트 게임을 기록했던 댈러스 브레이든은 마이너리그에서 스크류볼러로 명성을 날리던 선수였으나,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면서 부상 위험으로 스크류볼을 최대한 봉인한 케이스. 뭐 그래도 요즘에는 간간이 던지곤 한다. 현역 유일의 스크류볼러. 브레이든이 은퇴하면서 오랫동안 스크류볼러가 나타나지 않았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스크류볼을 구사하는 유일한 선수는 LA 에인절스의 선발 헥터 산티아고... 였지만 그마저도 2014년 스크류볼 구사도를 0.4%로 줄였다. 또한 Pitching Genius라고 알려진 트레버 바우어2012년 마이너 시절에 스크류볼 구사율이 약 23% 정도였지만 그도 역시 2015년 구사도를 0.2%로 줄였다.

2017년 탬파베이 레이스의 탑 티어 유망주 브렌트 허니웰 주니어가 스크류볼러의 계보를 이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AAA에서 12승을 거두며 BA 전체 14위를 찍을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투수 유망주로, 퓨쳐스 올스타 게임에 나서 마구같은 스크류볼로 폭풍 삼진을 뽑아내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하지만 메이저 데뷔가 임박했던 2018년 시즌 전 스프링캠프 투구 중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꼈고 뚜둑, 으윽! 검진 결과, 팔꿈치 인대 손상이 밝혀지며 그대로 토미 존 서저리 크리를 맞게 되어버렸다. 재활 복귀 후 스크류볼을 다시 던질지는 미지수. 그런데 재활 막바지에 또 팔꿈치 골절을 당했다...

KBO 리그에선 전무후무한 시즌 30승을 기록한 장명부가 스크류볼을 사용했다는 설이 있지만, 당시의 낮은 야구지식과 장명부 선수 특유의 폼이 만들어낸 슈트성 볼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더 힘을 얻고 있는 편이다. 이게 왜 골치 아프냐면, 일본에서 말하는 슈트라는 것은 역회전성 테일링이 걸리는 패스트볼 계열이다.[7] 문제는 이게 스트레이트면 투심 무브먼트지만, 그게 만일 커브라면? 이 경우라면 스크류볼에 더 가깝다. 만일 장명부가 실제로 스크류볼을 사용했다면 국내 프로야구 유일의 스크류볼 사용자인 것은 확실하다. 마구마구에서는 MB스크류라는 장명부 전용 특이구종까지 나오기는 했으나 야구 게임에서 사이드암계 선수들이 스크류볼을 던진다고 해서 개나 소나 던지는 구종이 아니란 걸 꼭 알아야 한다.

다만 스크류볼 계통 변화구를 던졌을지 모르는 선수가 2명 더 있다. 첫 번째는 삼성에서 투수로 뛰었던 김일융. 삼성 라이온즈는 1984년 최동원이 우승한 문제의 한국시리즈 패배 이후, LA 다저스의 스프링캠프가 있는 베로비치에서 겨울 훈련을 하게 되는데, 이 때 김일융페르난도 발렌수엘라에게 변화구를 배우게 된다.[8] 이 변화구가 포크볼로 알려지기도 했고[9], 스크류볼 계통이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서재응도 메이저리그 시절 스크류볼을 약간(약 2%) 던졌다.

본인은 싱커라고 주장하지만, 유희관이 스크류볼과 유사한 변화구를 던졌다. 실제로 일반적인 싱커와는 그립이 다르다.[10]

일본에서는 특이한 투구폼과 긴 선수생활로 유명한 주니치 드래곤즈의 좌완투수 야마모토 마사[11], 2019년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신인 투수인 타카하시 유키가 스크류볼로 유명하다. 왠지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프로야구 스피리츠 같은 일본 게임에서는 좌완투수들이 던지는 싱커성 공을 '스크류'로 퉁쳐서 표기하는 경우가 잦다.


[1] 발음 상 정확한 표기는 스크볼이다. 관용적 표현이 굳어진 것. 왜 그런지는 앤드루 문서 참조.[2] 지구상에 왼손잡이가 늘어난 건 아니다. 우투좌타가 늘어난 것이다.[3] 어깨 아래에서 움직여야 정상인 팔을 어깨 위로 들고서 수십 수백 개씩 전력을 다해 내려치는 것이 투수의 일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현대로 올수록 몸에 가해지는 부담을 신경쓰지 않고 에너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는 방향으로 피칭 매커니즘이 발전하면서 투수들의 평균적인 이닝소화는 떨어지고 롱런하는 투수들도 적어지는 추세다.[4] 오른팔을 들어 왼쪽, 오른쪽으로 번갈아 돌려 보면 어느 쪽이 더 팔에 부담을 많이 주는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5] 서클 체인지업에 의도적으로 역회전을 주는 경우 스카우트들은 스크류볼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실제 류현진체인지업을 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가운데 한 사람은 체인지업과 스크류볼이 인상적이었다는 평을 남긴 적이 있다. 물론 그 스크류볼과는 다른 의도로 스크류볼성 무브먼트라는 의미일 가능성이 높다.[6] 공이 눈 앞에서 사라진다고 붙은 이름. 매튜슨이 공을 던지던 당시는 스크류볼이라는 용어 자체가 널리 쓰이기 이전이었다.[7] 또한 일본에서의 스크류볼은 왼손 투수들이 던지는 싱커를 일컫기도 한다.[8] 직접 배웠다는 이야기도 있고, 보고 영감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다.[9] 이것도 역방 포크볼 같은 기괴한 표현이 붙어 있다.[10] 2020년 코로나 19 발생으로 인해 미국KBO 리그가 중계되던 시절, 이 공이 유명세를 탄 적이 있는데, 스크류볼이라는 의견이 제일 많았다. 참고로 2019년까지 두산에서 함께 뛰었던 세스 후랭코프는 그래비티 볼이라는 드립을 남겼다.[11] 이쪽도 발렌수엘라가 뛰던 80년대 LA 다저스에서 마이너리그 연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