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6-08-21 09:42:03

커브볼


야구의 구종
패스트볼(투심/싱커, 커터) 슬라이더(스위퍼) 커브볼(너클 커브, 슬러브)
체인지업 스플리터/포크볼 너클볼
기타 구종: 스크류볼 · 팜볼 · 이퓨스볼 · 슈트볼 · 자이로볼
관련 문서: 금지 구종 (부정투구)

1. 개요2. 상세
2.1. 주요 선수
3. 종류
3.1. 너클 커브3.2. 슬러브3.3. 파워 커브3.4. 슬로 커브3.5. 12-to-6 커브

1. 개요

Curveball (CU)
파일:배리지토=커브.gif
배리 지토의 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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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커브볼 그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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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브를 처음 배울 때 많이 쓰는 그립. 세운 검지손가락을 원하는 방향으로 가리킨다는 느낌으로 던진다.[1]

야구의 구종으로, 통상 검지와 중지의 그립으로 공의 앞면 긁어내려 던진다. 탑스핀(전진 회전)으로 인해 위에서 아래로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변화구인데, 정확히는 팔을 뻗은 반대 방향으로 휜다. 오버핸드 스로는 떨어지고, 스리쿼터 스로는 떨어지면서 휘고, 사이드암 스로는 옆으로 휘고, 언더핸드 스로는 솟아오른다. 언더스로 커브의 경우 흔히 '업슛'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2. 상세

역사가 오래된 구종으로 1860~1870년대에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보통은 캔디 커밍스(Candy Cummings)라는 투수가 바닷가에서 조개 껍질을 던지면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하며, 대중적으로 커브볼을 널리 알린 투수는 세 손가락을 이용한 투구로 전설의 반열에 오른 모데카이 브라운이다. 그는 어릴 적 일을 하다가 검지가 절단되었는데 세개의 손가락으로 던지는 커브볼이 다른 투수들과 달라서 타자 입장에서는 상대하기 어려웠다고 한다.[2] 변화구 중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Curveball은 영어의 관용구로 '(상대를 속이기 위한) 예상치 못한 책략'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3] 이게 한국에 전해졌는지는 몰라도 한국에서도 비슷한 용례로 쓰이는데, 낚시글이나 빌드업 글에 '낙차 큰 커브'라는 식의 댓글이 흔히 달리곤 한다.

모든 브레이킹 볼 중 유일한 탑스핀 구질이다.[4] 동체 시력이 좋은 사람이라면 타석에서 보았을 때 확연한 탑스핀 움직임을 볼 수 있고, 붉은 실밥 때문에 연한 분홍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너클볼, 이퓨스 같은 특이구종을 제외한다면) 모든 변화구 중 각이 가장 크고, 구속이 가장 느리다. 보통 패스트볼보다 시속 20~30km/h 정도 느린데, 다른 변화구와 패스트볼은 손등에서 손바닥 방향으로 손목 관절의 힘이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반면, 커브는 손목 관절을 아예 사용하지 않거나 손날 방향으로 움직이는 일부 손목 관절의 힘만을 공에 전달하기 때문이다.[5]

그래서 타자에게 간파당하기 쉬운 구종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한 느린 구속에 더해, 던지는 폼이 다른 구종들과 달라지기 쉬워서 읽히기 쉽다. 던지는 순간 공에 패스트볼과 정반대의 회전을 줘야 하기 때문에 투수의 손목과 팔이 둥글게 돌아 나오는 폼을 보인다. 게다가 떨어지는 폭이 커서 스트라이크 존에 던지려면 다른 구종보다 팔 각도를 높여서 던져야 하고 덕분에 무브먼트가 정반대인 패스트볼 계열 구종과 긴 피치 터널을 만들기가 힘들다. 추신수는 높게 던지려는 커브가 투수의 손에서 떠나는 순간 살짝 솟아오르는 특유의 궤적을 눈으로 확인하여 커브임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6] 메이저리그에서도 수준급이었던 선구안을 가진 추신수만 가능했던 테크닉도 아니고 많은 야구선수들이 커브는 던지는 순간 보인다고 한다. 결국 커브는 타자가 던지는 순간 알아채면서 구속까지 느려 타자가 대비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많은 구종이다. 유독 커브가 게임당 한두 번 던질까 말까 할 정도인 보여주는 구종 정도로만 사용하는 투수가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커브의 완성도가 높다면야 비교적 많이 던져도 이익을 볼 수 있겠지만, 완성도가 그닥이라면 타자의 타이밍을 흔들거나 정말 가끔 한 번 던져 허를 찔러 카운트를 잡거나 궤적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걸 이용해 헛스윙을 끌어내는 정도로밖에 쓸 수 없다.[7]

그렇기 때문에 다른 변화구보다도 제구가 매우 중요하다. 최소한 커브를 스트라이크 존으로 넣을 수 있는 능력, 유인구로써 존 한참 밑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능력, 이 두 가지는 갖춰야 비로소 제 위력을 가지게 된다.[8] 그래야만 비로소 타자가 '지금 커브라는 건 알겠는데, 존으로 들어오는 커브일까? 아니면 유인구일까?'를 고민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게 가능하려면 일단 낙폭은 기본으로 따라와줘야 한다. 커브란 걸 타자가 알고 있는 상황에서 헛스윙이 나오기 위해서는 무조건 '타자의 예상보다 더 떨어져야' 가능하기 때문.[9][10]

이렇듯 커브는 낙폭과 제구가 모두 뒷받침이 되어야 비로소 위력을 갖는 구종이다. 때문에 야구의 기본적인 클래식한 변화구이고 던지기도 쉽지만, 반면에 완벽하게 익히고 실전에서 이득을 보기 어려운 구종이기도 하다. 야구계에서 커브는 학습이 아니라 투수의 타고난 자질에 의해 결정된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LA 다저스의 투수코치였던 릭 허니컷은 "체인지업은 기술이고, 커브는 감각이다." 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런 단점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왜 커브를 익히는가? 커브의 장점이라면 단연 종으로 가장 크게 떨어지는 구종이라는 점이다. 사실상 유일하게 탑스핀을 가지는 구종이고 이 탑스핀이 아래로 향하는 힘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수많은 구질 중 오직 커브만이 중력으로 떨어지는 정도보다 더 많이 떨어진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건 엄청난 장점이다. 횡으로 휘는 슬라이더는 타자의 히팅 포인트가 '선'으로 형성되지만 커브는 '점'으로 형성된다.[11] 타자가 타이밍과 히팅포인트를 놓치더라도 다른 구종은 타격 기술로 어느 정도 대처할 여지가 있지만 커브는 딱 거기에 맞춰야 정타를 칠 수 있다.[12] 그래서 장타가 적고, 타 구종에 비해 안전한 변화구일 수 있다. 물론 커브도 잘못 던지거나 '게스 히팅'에 걸리면 홈런을 맞곤 하지만, 이는 던지는 개수를 줄여서 게스 히팅을 어렵게 하여 상쇄한다. 빠른 구종으로 눈을 어지럽히다가 커브를 던지면 타자는 빠른 구종을 생각할 수밖에 없으므로 커브를 노려칠 수 없고, 투수 입장에서는 쉽고 간편하게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커브볼은 은근히 단점이 많은 구종이며, 이를 보충하기 위해 연마에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구종이기도 하다. 그립이나 투구폼을 통해 타자에게 읽히기 쉽다는 단점은 디셉션(숨김 동작, 기만 동작)의 연마를 통해 극복할 수 있으며, 릴리즈 순간 솟아오르는 궤적 때문에 읽히기 쉽다는 단점 역시 꾸준한 연마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13] 제구 문제 역시 꾸준한 학습과 연마로 해결할 수 있다. 노려치기 쉽다는 단점은 다른 구종을 보완하여 해결할 수 있다. 그래서 커브는 하나의 변화구만 던지는 투 피치로 사용되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패스트볼만으로도 타자를 요리할 수 있거나 투구폼을 완벽하게 속여 패스트볼과 커브가 한가지 폼에서 나오거나, 커브의 구속이 매우 빨라 커브의 한계를 탈출한 일부 투수들만이 투 피치로 커브를 던질 수 있다.

아시아, 특히 대한민국 야구계에서 커브를 잘 던지는 투수를 보기가 힘든 것도 사실 이러한 문제 때문이다. 선수풀이 좁은 데다 메이저리그처럼 신인을 3~4년 공 들여가며 키울 여건이 안 되어 커브를 오랫동안 학습하고 연마시키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중, 고등학교 야구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감독 입장에서는 눈에 보이는 성과를 빠르게 내야 하는데 어느 세월에 잘 던지는 선수에게 커브를 가르치고 있을까.[14]

MLB에서도 수준급으로 익히고 사용하는 선수는 적다. 팬그래프의 피치 밸류(구종 가치)[15]에는 리그 총합 수치도 있어서 리그에서 어떤 공이 가장 많은 실점을 유발했는지 알 수 있는데, 매년 커브의 구종 가치는 패스트볼 바로 다음에 위치한다. 또한 2018년 커브의 피치 밸류가 10점 이상인(커브를 이용하여 팀의 실점을 10점 이상 방지한) 투수는 5명뿐이다. 패스트볼은 35명, 슬라이더는 18명, 체인지업은 7명인 것에 비해 나쁜 결과다. 하지만 그렇다고 커브가 중요하지 않은 구종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가장 공략을 많이 당하고 가치가 떨어지는 구종이 패스트볼이라지만 패스트볼은 모든 투수들에게 있어 투구의 뼈대를 이루는 구종이듯, 커브 역시 마찬가지로 헛스윙을 유도하고 싶지만 장타의 위험 역시 피해가고 싶은, 카운트를 잡고 싶은 경우에 안전하게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다.

이 때문에 선수풀이 방대하고 신인 선수를 오랜 시간 들여 육성할 수 있는 데다가 리그 수준이 높은 메이저리그에서는 선발 투수의 기본 레퍼토리 중 하나에 꼭 들어간다. 물론 선수마다 특성이 다르니 무조건 '이 구종을 던져야만 한다' 라는 구종은 없지만, 대한민국 야구판과 달리 커브는 슬라이더, 체인지업과 함께 변화구의 기본 중의 기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야구계에 ABS가 도입되고 있는 현재, 커브볼은 로봇 심판의 도입으로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구종이다. 투수가 보더라인에 걸치는 매우 큰 낙폭의 커브볼을 던졌을 때, 원래는 공이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해도 포수가 잡을 때쯤에는 공이 거의 바닥에 닿아 있기에 스트라이크 판정을 거의 받지 못했지만, 포구 위치와 관계없이 0.1mm라도 존을 통과하기만 하면 스트라이크로 인정해 주는 ABS 특성상 커브볼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바닥에 닿을 정도로 낙차 큰 커브볼도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 경우가 많이 보이고 있다.

2.1. 주요 선수

빠른 구속의 패스트볼과 낙차 큰 커브의 조합은 올드스쿨 정통파 파워 피처의 상징과 같은 레퍼토리이다. 메이저리그의 전설 샌디 코팩스놀란 라이언, 드와이트 구든, 최근에는 클레이튼 커쇼가 대표적인 투수이고, 일본프로야구에선 카네다 마사이치, 곤도 히로시, 호리우치 츠네오, 에나츠 유타카, 그리고 대한민국에선 최동원, 박찬호가 이런 조합을 갖춘 대투수들이었다.

다만 마무리 투수들에겐 선호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아무래도 단 1점의 실점도 허용해선 안 되는 보직이라 느리다는 것 자체에서 오는 불안감이 크고, 손에서 빠질 경우 폭투로 이어질 위험성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히스 벨, 크레이그 킴브럴, 라이언 프레슬리 같이 낙폭이 큰 커브를 주무기로 던지면서도 마무리 투수로 잘만 활동한 예외 사례도 있다.

2010년대 MLB에서 커브의 달인으로 불렸던 투수는 리치 힐이다. 독립 리그를 전전하던 투수가 늦깍이 나이에 각성을 했는데, 커브인 줄 알고도 못 치는 만화 같은 커브가 중심에 있었다. 이후 패스트볼보다 커브를 더 많이 던지는 발상의 전환으로 특급 활약을 펼치며 37살 유리몸임에도 LA 다저스로부터 3년 4800만 달러의 계약을 따냈다. 초고속 카메라 등의 장비를 이용한 피칭 분석의 최선두에 있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찰리 모튼,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 콜린 맥휴, 라이언 프레슬리, 프람버 발데스 등의 커브볼러들을 중용하며 좋은 성과를 내기도 했다. 가장 클래식한 변화구지만, 현대 야구에서도 꾸준히 사용되고 있는 구종.

KBO 리그에서는 2000년대 이후로 정현욱윤성환, 김진우, 송창식, 유희관, 임정우, 박종훈 등이 커브볼을 가장 잘 던지는 선수로 손꼽힌다. 특히 2010년대 중반부터 LG 트윈스의 투수들이 수준급의 커브를 던지며 재미를 봤는데, 너클 커브를 주무기로 활용한 정찬헌, 다른 주무기와 곁들여 사용한 봉중근이동현, 팔색조 피칭을 앞세운 류제국, 아예 메이저리그급 회전수를 자랑하던 신정락, 임정우가 있으며, 2020년대에는 임찬규가 슬로 커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호성적을 기록하게 되었다. 현재에는 박세웅, 곽빈, 정현수, 원상현 등이 수준급의 커브를 구사한다고 평가받는다.

3. 종류

3.1. 너클 커브

Knuckle-Curve (KC)
파일:놀라_너클커브.gif
애런 놀라의 79마일(127km/h) 너클 커브
파일:로버트슨=너클커브.gif
데이비드 로버트슨의 83마일(134km/h) 너클 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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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처럼 검지 관절을 구부려 공을 찍어 잡는다. 일반적인 커브볼은 엄지와 검지로 던지지만, 너클 커브는 검지를 건너뛰고 엄지와 중지로 던진다고 보면 된다.

너클 커브란 이름은 너클볼에서 따온 것이 맞다. 너클볼이 손가락의 관절(Knuckle)을 구부려 공을 찍어 던지는 것처럼, 너클 커브도 너클볼과 일부 닮은 그립으로 던져서 붙은 이름이다. 그렇다고 너클볼 같은 움직임을 갖는 건 아니다. 헷갈리지 말자.[16] 명칭 때문에 오는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스파이크 커브(spike(d) curve ball)라 부르자는 의견도 있다.

그런데 단지 던지기 편해서 이 그립을 선택하는 것만은 아닌 게, 일반 커브와 구질이 다르다. 가르치는 사람마다 설명이 분분하기는 하나 공통적으로는, 검지가 공의 진행 방향을 막아 탑스핀을 만드는 데 기여하지 않고 밑으로 눌러주기 때문에 보통의 커브보다 회전이 적은 대신 좀 더 빠른 구속을 가지며, 상대적으로 더 이른 지점에서 꺾이려는 모습을 보인다. 덕분에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가는 커브의 단점인 공을 손에서 놓는 순간 위로 솟구치는 움직임을 억제할 수 있다.

아래 항목에 구분된 다른 커브들은 슬러브를 제외하고는 그냥 하나의 별칭 정도로 봐도 되지만, 너클 커브는 일반 커브와 어느 정도 차별화가 있는 구종으로 볼 수 있다. 베이스볼 서번트에서도 커브볼 범주 내에서, 일반 커브와는 다른 별개의 구종으로 분류된다.

너클 커브를 구사하는 대표적인 선수로는 국내의 경우 정민철, 봉중근, 송승준, 채병용, 곽정철, 정찬헌, 장민재, 박세웅, 이호성, 전미르를 예시로 들 수 있고, 메이저리그의 경우 마크 멜란슨, 데이비드 로버트슨, 필 휴즈, 크레이그 킴브럴, 게릿 콜, 트레버 바우어, 애런 놀라,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 잭 갤런, 과거에는 마이크 무시나, 클리프 리, A.J. 버넷, 댄 해런, 조나단 산체스 등이 너클 커브로 유명했다.

3.2. 슬러브

Slurve (SV)
파일:베리오스--슬러브.gif
호세 베리오스의 85마일(137km/h) 슬러브
파일:클루버=슬러브.gif
코리 클루버의 86마일(138km/h) 슬러브

명칭은 슬라이더(Slider) + 커브(Curve). 커브볼과 슬라이더의 특징이 합쳐진 구종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의 커브볼에 비해 종 변화가 적은 대신, 구속이 빠르고 횡 변화가 강하다. 특히 팔 각도가 높은 투수는 슬러브를 던져도 횡 변화보단 종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기에 파워 커브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고, 주로 팔 각도가 낮은 투수들이 잘 구사한다.

일반적인 커브볼의 경우 탑스핀이 형성되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려는 성질을 보이지만, 사실 오버핸드 투수라고 해도 팔이 완전히 수직인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이 오버핸드 스로라고 하여도 옆으로 조금씩은 기울어져 있는 편이라 회전축이 기울게 되어 커브가 옆으로 휘어지는 것. 여기서 공을 채는 각도를 슬라이더에 가깝게 옆으로 더 눕히면 탑스핀이라 부르기 힘들고, 오히려 사이드 스핀이라고 할 수 있는 회전이 걸려서 횡으로 크게 움직이는 슬러브가 완성된다. 이 때문인지 베이스볼 서번트에서는 슬러브를 슬라이더 계열로 분류하고 있다.

슬러브를 잘 던지는 투수로는 박찬호, 케리 우드, 코리 클루버, 다르빗슈 유, 마커스 스트로먼, 호세 페르난데스, 호세 베리오스, 훌리오 유리아스 등이 있다. 특히 클루버의 80마일 중반대 브레이킹 볼은 분명 커브볼이지만 투구 분석 업체마다 슬라이더, 커브볼로 나뉠 정도로 횡 무브먼트가 강하여 2017년 최고의 커브볼로 선정되기도 했다. KBO에서는 신정락이 가장 유명하며, 2025년 KIA 타이거즈에 영입된 아담 올러가 슬러브를 주무기로 구사한다. 올러의 팀 동료인 제임스 네일도 스위퍼라고 칭해지는 구종의 그립을 보면 슬러브에 가깝다.

3.3. 파워 커브

파일:베탄시스=파워커브.gif
델린 베탄시스의 88마일(141.6km/h) 파워 커브
파일:두란-파워커브.gif
조안 두란90마일(144.8km/h) 파워 커브

일반적인 커브볼에 비해 낙차는 적지만, 구속이 빠르고 날카롭게 떨어지는 커브. 투수의 구속 차이에서 비롯된 구분으로, 다른 투수들보다 구속이 빠른 커브를 던질 때 이를 '파워 커브'로 규정한다. 앞서 설명한 너클 커브나 슬러브도 구속이 빠를 경우 파워 커브라고 불릴 수 있다. 평균 80마일 후반, 최고 90마일대의 파워 커브를 던지는 것으로 유명한 델린 베탄시스[17], 조 켈리, 크레이그 킴브럴, 조안 두란 등이 너클 커브의 그립을 사용한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파이어볼러 놀란 라이언이 던진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18] 한 시즌 62세이브를 올린 적이 있던 'K-Rod'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의 파워 커브는 몇몇 전문가들이나 투구 추적 시스템상으로는 슬라이더로 분류될 정도의 특이한 궤적을 가졌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슬러브도 당대 메이저리그를 풍미한 파워 커브. KBO 리그에서는 김상엽, 이대진, 김진우가 잘 던졌다고 알려져 있으며, 고우석 또한 2022 시즌부터 레퍼토리에 추가해 탈삼진을 양산해냈다. 주 구종은 아니지만 김서현 또한 파워 커브를 던진다.

3.4. 슬로 커브

파일:그레인키=슬로커브.gif
잭 그레인키의 68마일(109.4km/h) 슬로 커브
파일:류현진-슬로커브.gif
류현진의 65마일(104.6km/h) 슬로 커브

구속이 매우 느린 커브. 메이저리그는 일반적인 커브의 구속이 70~80마일대에서 형성되는데, 이보다 더 느린 60마일(97km/h)대의 구속을 형성하는 커브를 말한다. 아주 느린 경우 50마일(80km/h)대까지 간다. 공이 느리기 때문에 사람들은 프로 선수라면 당연히 쉽게 공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느린 만큼 변화 폭도 크기 때문에 140~160km/h의 패스트볼에 타이밍을 맞추다가 이 공을 던지게 되면 타이밍이 전혀 맞지 않아 맥을 못 춘다. 공을 보고 스윙을 하던 시간을 0.4초에 잡아놨다가 0.8초에 온다고 상상해 보자. 워렌 스판의 말대로 "히팅은 타이밍"이니까. 이걸 극한까지 연마하면 자신의 최고 구속과 50km/h 가까이 차이가 나기도 한다.

메이저리그의 슬로 커브 달인으로는 잭 그레인키가 있다. 그렇게 자주 던지는 건 아니지만, 그야말로 아무도 예상 못할 타이밍에 60마일대의 커브가 갑자기 툭 튀어나와서 타자들을 벙찌게 만들었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의 류현진, 김광현도 60마일대의 슬로 커브를 던지며 쏠쏠한 효과를 보았다. KBO에서 슬로 커브로 가장 유명한 투수로는 유희관이 있다. 최저 74km/h이퓨스급 초슬로우 커브를 구사하며 가끔씩 타자의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았다. 이 외에도 정민태, 이승호가 슬로 커브로 유명하다. 2020년대의 슬로 커브 1인자는 단연컨데 임찬규로, 최저 90km/h대의 커브볼을 구사하기도 한다.

단점이라면 구속이 너무 느리다 보니 타자가 커브라는 것을 예상하고 있으면 대부분 장타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다르빗슈 유가 평범한 커브 사이사이에 저런 저속 커브를 간간이 섞어 던지기도 했는데, 그에 대한 정보가 적던 2012 시즌에는 이런 피칭이 어느 정도 먹혔으나, 타자들이 '쟤 가끔 저속 커브 던져' 라고 인식한 2013년부터 다르빗슈의 커브 피순장타율은 0.400 을 넘어갔다. 한마디로 맞으면 홈런이나 2루타였다는 이야기. 그 때문인지 다르빗슈는 후반기부터 커브의 비율을 줄였고, 그 중에서도 저속 커브는 거의 던지지 않고 70마일 초중반대의 커브만 간간이 던지게 되었다.

3.5. 12-to-6 커브

파일:커쇼커브.gif
클레이튼 커쇼의 73마일(117km/h) 12-to-6 커브
파일:벌랜더126.gif
저스틴 벌랜더의 80마일(129km/h) 12-to-6 커브

앞선 슬로 커브, 파워 커브와 달리 속도가 아닌 궤적에 대한 구분으로, 말 그대로 '12시에서 6시 방향으로 떨어지는' 커브볼이다. 오버핸드 스로 투수가 제대로 커브를 던지면 회전축이 지면과 평행하게 형성되어 횡적인 변화가 줄고 수직으로 떨어지는 움직임이 생기는데, 이 경우 타자로서는 히팅 포인트가 말 그대로 점 하나로만 형성이 되어서 공략하기 어렵다. 일본 야구계에서는 '드롭 커브(ドロップカーブ)'로 불리며 국내에서는 흔히 '폭포수 커브'라는 명칭으로도 불린다.

과거 샌디 코팩스놀란 라이언[19]이 경지에 이르렀었고, 현재에는 클레이튼 커쇼가 특유의 궤적으로 인해 레인보우 커브라 불릴 만큼 유명하다. 이 외에도 전성기 배리 지토의 폭포수 커브나, 데릴 카일, 케리 우드, 조시 베켓, 애덤 웨인라이트, 덕 피스터, 크리스 틸먼, 타일러 글래스나우, 마크 라이터 주니어의 커브도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최동원의 폭포수 커브가 현재까지도 회자될 만큼 KBO 최고 수준의 커브로 평가되고 있으며, 김원형, 윤성환, 임정우도 12-to-6 커브로 유명했다.
[1] 초심자 커브, 혹은 리틀리그 커브라고 불리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저 그립으로 커브를 던지는 선수들은 많다.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애덤 웨인라이트. KBO 리그에서는 임찬규가 비슷한 느낌의 원 핑거 그립을 사용한다.[2] 참고로 모데카이 브라운이 구사한 세 손가락 커브를 손가락 멀쩡한 선수들이 따라 하려고 갖가지 그립을 잡았지만 실패했다고도 한다.[3] 스포츠를 전혀 모르는 AVGN같은 미국인도 쓰는 대중적인 표현이다. 한국에서도 넷상에서 상대를 속이는 상황을 빗대어 '변화구를 던졌다', '기출변형'이라고 표현하는 거랑 비슷한 맥락.[4] 포크볼도 탑스핀 구질이라고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현재는 탑스핀으로 형성되도록 던지는 투수를 찾기 힘들다.[5] 바이오메카닉 피칭이론에서는 손목을 뒤틀지 않는다고 하나 그게 손목 관절 힘을 공에 전달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필요 이상의 무리한 힘을 공에 전하려다가 팔에 과부하를 일으키지 말라는 것. 오히려 손목 관절을 움직이지 않음으로써 온전히 손목의 힘을 공에 전달하는 것이다.[6] 참고로 같은 발언에서 추신수는 슬라이더는 공의 실밥 모양이 순간적으로 보인다고 언급하였고(슬라이더에 대응하는 훈련을 할 때 공에 숫자를 적어서 숫자를 읽는 훈련을 한다고 했다) 체인지업은 패스트볼과 구분하기 어렵다고 말하였다.[7] 세 가지 모두 아주 가끔 던져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 저런 식으로 활용하더라도 완성도가 그닥이고, 노림수가 먹히지 않아 타자가 커브를 보고 당황하지 않았다면 편하게 타이밍을 맞춰 장타를 날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8] 다른 변화구들은 제대로 던질 수 있게 된 시점에서 패스트볼과 혼용함으로써 실전에서 사용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변화구로 의도적으로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분해서 60% 이상 원하는 대로 던질 수 있다면, 그건 해당 변화구의 스페셜리스트일 것이다. 즉, 커브는 리스크가 크기에 다른 변화구라면 마스터했다고 할 정도로 장착을 해야지만 비로소 실전에서의 사용이 가능해진다는 것.[9] 예를 들어 클레이튼 커쇼의 경우 2012년 이전에는 커브라는 무기가 있음에도 제구가 좋지 않아 봉인하고 슬라이더를 익혔고, 2012년에 연마한 커브를 다시 들고 나오면서 주무기로 활용할 정도였다.[10] 커브에 통달한 투수들은 낙폭을 조절하게 되는 경지에 이르기도 한다. 여기까지 오게 되면 타자의 눈높이로 오다가 떨어지며 존에 들어가는 커브를 보여준 뒤, 똑같이 눈높이로 오다가 그보다도 더 아래, 존 아래로 떨어지는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하거나, 타자의 머리 높이 이상으로 오다가 존에 들어가며 루킹 삼진을 잡아내거나, 뜬금없이 패스트볼을 던지는 등 볼 배합을 이용해 타자를 농락하는 위력을 보여준다. 물론 이런 투수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11] 일반적인 구종은 중력에 의해 완만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공의 궤적을 노려서 때리면 정타가 나온다. 하지만 커브는 일반적인 구종보다 더 떨어지기 때문에, 아예 골프 수준의 극단적인 어퍼스윙이 아닌 이상 배트의 궤적과 공의 궤적이 하나의 점에서만 만나기 때문에 치기 어려운 것.[12] 횡이라면 타자가 조금의 타이밍 불일치가 있더라도 유효하게 칠 수가 있지만, 종은 딱 정확한 한 타이밍만 그것이 가능하다는 뜻. 슬라이더의 경우 '행잉 슬라이더' 라는 말이 일반명사화 되었을 정도로 잘못 들어가면 쉽게 장타가 나오는 구종이라는 걸 생각해 보자.[13] 실제로 AJ 엘리스는 2014년 류현진의 2014년 커브를 두고 "2013년에는 릴리즈 순간 솟아오르는 궤적을 보였기 때문에 타자가 파악하기 쉬웠는데, 올해는 그 궤적이 다른 구질과 변화가 없게 변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14] 잘 풀린 경우의 대표적인 예시가 윤성환이다. 조계현 당시 투수코치 밑에서 여러 변화구를 습득하면서 그 중 수준급의 커브를 구사하는 선수가 되었지만, 초창기에는 많이 질타도 받았다.[15] 이른바 각 투수의 투구 결과를 분석해 그 투수가 그 구종으로 팀의 실점을 몇 점이나 막아내었는지 평가한다. 다만 부정확한 면이 다른 스탯에 비해 많아 대체적인 경향성과 재미로만 판단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체인지업의 피치 밸류가 20점인 투수는 분명 그 구종을 잘 던지는 투수지만, 그렇다고 그 투수의 체인지업이 피치 밸류가 15점인 투수보다 우월하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16] 매커니즘이 완전히 다르다. 너클볼은 공에 최대한 회전을 덜 줘야 공의 움직임이 심해지는 구종이기 때문에 회전을 적게 걸면서 손가락으로 공을 밀어내기 위해 그런 그립을 사용하는 것이다.[17] 이쪽은 슬러브로 분류되기도 한다.[18] 다만 커브의 낙차 역시 매우 큰 탓에 12-to-6 커브로 불린다. 커리어 후반부이던 텍사스 시절 톰 하우스 코치의 지도를 받고 팔 각도를 다소 낮춘 뒤엔 12-to-6의 궤적은 다소 약해졌다.[19] 물론 놀란 라이언의 경우는 커리어 후반인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에는 톰 하우스 코치의 지도하에 팔 각도를 낮추면서 파워 커브에 가깝게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