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5 18:51:46

스테이크/배경지식

||<:><-2><table align=center><table bordercolor=#5C4033><bgcolor=#FFD580>파일:토마호크 스테이크 (7).png  스테이크 및 구이 관련 문서
<colbgcolor=#dcdcdc>상식<colbgcolor=#fff,#000>육우 종류 · 마블링 추세 · 삼투 현상 · 마이야르 반응
프라이팬 종류    코팅팬 · 무쇠팬 · 스테인리스 팬
숙성 방식    웻 에이징 / 워터 에이징 · 드라이 에이징 / 솔트 에이징
요리법훈제 · 바비큐 · 수비드 · 포칭 · 로스트 디너 · 통구이


1. 개요2. 고기 정형3. 육우 종류4. 마블링 기준5. 숙성 방식6. 삼투 현상7. 마이야르 반응8. 익힘 정도
8.1. 블루 레어8.2. 레어8.3. 미디엄8.4. 웰던
9. 프라이팬의 종류10. 자주 묻는 질문
10.1. 고기를 실온에 미리 꺼내놔야 하는가10.2. 시어링으로 육즙을 가둘 수 있는가10.3. 고기를 적게 뒤집어야 하는가10.4. 후라이팬 뚜껑은 어떻게 활용하는가10.5. 베이스팅 시에 버터만 써야 하나10.6. 육즙은 혈흔인가10.7. 레어는 생고기인가10.8. 레스팅은 왜 필요한가10.9. 소스는 꼭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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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스테이크를 요리하는 데에 필요한 배경지식을 기재하는 문서다.

2. 고기 정형

기본적으로 부위에 따른 스테이크 구분법은 미국 기준으로 다음과 같다.

3. 육우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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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마블링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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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숙성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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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삼투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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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마이야르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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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익힘 정도

파일:attachment/스테이크/steak2324.jpg
스테이크 익힘 정도

스테이크는 익힌 정도에 따라 부르는 명칭이 다른데, 크게 레어, 미디엄, 웰던으로 나뉜다.

요리사, 식당마다 기준 차이는 있지만 보편적인 기준으로 심부 온도(섭씨)에 따라 분류하면 레어는 49~50도 초중반, 미디엄 레어는 50도 후반, 미디엄은 60도 초반, 미디엄 웰던은 60도 중반. 71도를 넘어가 완전히 갈변되면 웰던이며, 40도 초중반 이하는 블루 레어 상태다.

익힌 정도는 취향이 크게 작용하는 부분이지만, 그래도 맛에 있어서 최적의 단계가 존재하긴 한다. 마블링의 지방이 살코기에 딱 녹아들 정도가 최적의 스테이크 굽기로 평가받는다.[6] 때문에 무작정 레어~미디엄 레어가 최고의 미식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곤란하다. 부위마다, 소의 품종과 마블링 상태마다 어울리는 굽기가 변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마블링이 적은 안심이나 부챗살은 덜 굽는 쪽이 좋고, 기름이 많은 등심과 그 세부 부위는 좀 더 구워야 좋다. 또한 고등급일수록=마블링이 많을 수록 더 구워서 지방을 녹여주는 것이 좋다.

온도변화에 따른 스테이크 상태변화 설명
파일:steakinnerside.jpg
고기의 내부 온도(심부 온도)에 따른 변성 조건
스테이크를 구울 때 심부 온도를 잘 조절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고기에 포함되어 있는 여러 성분들이 온도에 따라 변성되므로, 이를 잘 조절해야 맛있는 스테이크를 만들 수 있다.

일단 가열을 오래할수록 고기의 내부 온도가 올라가며 너무 오래 조리하면 일단 고기의 수분이 점차 줄어들기 때문에 최대한 짧게 조리해야 한다. 또한 내부 온도가 너무 높아져 콜라겐 수축, 액틴 변성이 내부까지 두껍게 발생하게 되면 내부의 수분을 바깥으로 발산하면서 고기가 질겨지게 된다.

잘못 삶은 수육이 너무 질겨서 먹기 힘든 이유도 마찬가지로 이 그림에서 볼 수 있는데 콜라겐이 수축된 이후 그 이상의 온도에서 수축된 콜라겐의 젤라틴화를 제대로 시켜주어야 고기가 풀어지는데, 젤라틴화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에서 요리를 끝내버려 아직 수축된 콜라겐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8.1. 블루 레어

블루 또는 블루 레어는 고기의 겉면만 익힌 상태로, 옆면은 아직도 빨간 부위가 남아 있으며 안쪽의 경우 1~2 mm 정도만 익고 나머지는 완벽하게 생고기인 상태를 이른다. 보통 레스토랑에서 블루 레어는 메뉴에 없는 경우가 많다.

매우 높은 온도에서 겉면만 재빨리 지져서 내부의 육조직과 지방을 익히지 않고 내놓는 것으로, 고기를 다타키 형식으로 내온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고기가 두꺼우면 가운데 부분이 아직 차가운 상태로 나오기도 한다.

안 익힌 고기 요리는 유럽에도, 한국에도 있는 것이고, 특히 미국 시골에서는 거의 생고기에 가까운 피츠버그 레어라고 해서 몸보신용으로 먹기도 한다. 이런 스테이크가 있는 이유는 대부분 날고기는 위생 문제로 인해 바로 생식할 수가 없기 때문. 소독 차원에서 기름에 데친다고 보면 된다. 물론 블루 레어로는 고기 내부까지 익힐 수 없지만, 스테이크로 먹을 만큼 신선한 고기라면 살 내부에서 유해균이 증식하거나 부패했을 가능성이 낮다. 표면에 묻은 비브리오균이나 살모넬라균 등 열에 약한 균들만 소독한다는 느낌이다.

다만 생고기의 물컹하고 질깃한 식감을 싫어하는 사람은 먹기 힘들다. 그리고 날고기는 식탁용 칼로는 거의 안 썰리고 눌리고 밀리기만 하기 때문에 먹기도 어렵다. 날고기를 그냥 뜯어먹는 것보다는 외양이라도 스테이크처럼 해서 먹는 게 덜 징그럽기도 하고.

8.2. 레어

고기의 겉면만 뜨겁게 익히고 내부는 갈변되기 전에 내놓는 것. 블루레어와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블루레어는 겉면을 지지기만 하고 바로 불에서 내리는 조리법이라면, 레어는 지방질이 녹고, 약간의 분홍빛이 돌 정도로 익히는 것이다. 블루에 비해서 겉면은 좀 더 강하게 지져지고, 내부는 붉은빛과 분홍빛 도는 부분이 반반 정도 되는 굽기라고 생각하면 될 듯. 레어는 그냥 속을 안 익히는 게 아니라 육즙과 육조직을 거의 변성시키지 않는 적절한 온도(약 섭씨 50도)를 거치게 해주는 것이 관건이므로 수비드 기계 없이 시도한다면 굉장히 까다로운 조리법이고 팬 프라잉으로 레어의 굽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세밀한 불 조절과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7] 속을 익히지 않은 레어 스테이크는 레어 스테이크가 아니라 그냥 설익은 스테이크로, 레어 스테이크와 설익은 스테이크는 고기 내부온도에서의 차이가 있다. 예시로 고든 램지가 프로그램에 나와서 레어로 나온 안심 스테이크의 속이 익지 않았다고 욕하는 건, 단순히 안 익어서가 아니라 전자렌지로 해동한 냉동육을 겉만 지져서 내놓는 바람에 겉은 뜨거운데 속은 블루 레어마냥 생고기 그대로이기 때문이다.[8] 오죽하면 너무 신선해서 칼로 찔러 죽일 수 있겠다고 표현한다.

8.3. 미디엄

활용 빈도에서도, 실제 맛에서도 가장 보편적인 조리법으로 스테이크를 썬 단면이 갈변층과 분홍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미디엄의 요체는 바로 분홍색이며, 분홍색이 많은가 적은가에 따라서 미디엄 레어와 미디엄 웰던으로 다시 나뉜다.[9] 많은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미디엄 레어라는 것은 심부는 약간의 빨간색이 도는 레어와 비슷한 상태로 만들고, 그 외의 부위는 최대한 갈변을 억제해서 겉면만 갈색으로 지지고 분홍빛이 도는 살짝 익힌 부위가 최대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한 입 베어물었을 때 구운 소고기의 고소한 풍미 그리고 약간 단단하게 씹히는 경쾌한 저작감과 동시에 최대한의 부드러움과 육즙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시각적으로도 미각적으로도 가장 훌륭한 스테이크를 만드는 조리법이다. 사진처럼 육즙의 양과 육질이 최적의 상태로 조절된 미디엄 레어를 원한다면 탐침형 온도계 있으면 충분히 쉽게 만든다. 기름을 넉넉히 올린 무쇠팬이나 스텐팬을 센불로 달구고 연기가 슬슬 날 때 약불로 줄여 스테이크를 올리면 연기도 많이 안 나고 크러스트도 금방 생긴다. 1분마다 뒤집어 주다 크러스트가 잘 만들어지면 버터 베이스팅을 시작, 내부 온도가 52도쯤 될 때 꺼내 철망 위에 식히면 미디엄 레어 완성. 불에서 뺀 뒤에도 내부 온도가 올라가 57도 정도에서 멈추게 된다. 탐침형 온도계만 있으면 누구나 스테이크하우스 수준의 스테이크를 구울 수 있다.

8.4. 웰던

행크 힐:"겉은 굳어있지만 약간의 탄력이 살아있는, 이것이 바로 미디엄 레어란다."

바비 힐:"만약 웰던을 찾는 사람이 있으면 어떡하죠?"

행크 힐:"정중하고 단호하게 여기서 나가달라고 해야한단다."#[10]
- 미국의 시트콤 애니메이션 킹 오브 더 힐. 웰던 스테이크에 대한 미국인들의 전반적인 인식을 보여준다.
"이 역겨운 고무덩어리는 대체 뭐냐? 지금 장난해?"#
- 고든 램지, 스테이크를 굽는 정도의 중요한 이유를 설명한 것이다.

분홍기가 완전히 날아간, 내부까지 갈변이 완료된 상태이다. 보통 가정집에서 웰던을 시도하면 겉면이 타버리거나 육조직이 지나치게 딱딱해지는 경우가 태반이라 오랫동안 씹으면 턱이 아파진다. 예를 들어, 안심을 제외한 2~3등급 한우 부위는 조금만 오버쿡해도 지우개처럼 탱탱해져서 스테이크는 포기하고 그냥 가위로 잘게 썰어먹어야 하며,[11] 미국식의 두꺼운 스테이크라면 웰던으로 익히기 위해서 오븐을 동원하지 않고 그릴과 팬만을 사용하는 경우 겉면을 모조리 시커멓게 태우는 수준으로 구워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 셰프들은 웰던을 귀중한 고기를 시커멓게 탄 고무덩어리로 만들어서 서빙하는 수준으로 취급한다.

물론 전문 음식점에서는 순수하게 씹는 맛을 즐기는 손님들을 위한 웰던 스테이크가 나오기는 한다. 실제로 마스터 셰프 등에서도 웰던 스테이크를 요리하는 것이 도전과제인 적도 있었다. 마스터 셰프 도전과제. 즉 고기의 풍미를 최대로 끌어올리는 데에는 미디엄 레어에서 레어가 가장 적절할 수 있지만, 훌륭한 요리사라면 레어부터 웰던까지 훌륭하게 조리해낼 수 있어야 한다.

부위마다 차이는 있지만 잘 구우면 육즙은 유지하면서 비린내를 날릴 수 있는 게 웰던이다. 물론 수분은 줄어들고 식감도 나빠지지만 고기의 풍미를 그만큼 끌어올릴 수 있다. 애초에 수분을 줄인다 = 풍미가 향상된다는 고기에 있어서 일정한 통념이고, 웰던으로 조리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다만 식감이 상상 이상으로 줄어들고 뻑뻑해지면 맛을 보는 거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게 문제일 뿐. 특히 콩피나 수비드로 웰던까지 조리하고 겉만 추가로 시어링하면 가능하다.[12]

그리고 웰던이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닌 것이, 어중간한 등급의 한우마냥 마블링 함량은 높아도 마블링의 형상이 두껍고 결이 져있다든가 하는 식으로 불량할 경우, 미디엄 웰던에서 웰던 정도로 깊이 익힐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마블링 함량이 높은 고기는 지방을 속까지 골고루 녹여서 빼주지 않으면 오히려 맛이 없는데, 마블링의 형상이 불량한 고기는 그만큼 열을 가해서 골고루 지방을 녹이는 데도 시간이 걸리니까. 물론 이 경우는 육즙보다는 기름의 풍미를 즐기게 되겠지만.

9. 프라이팬의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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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자주 묻는 질문

스테이크에 대해서 무지하기 쉬운 사항들 (Frequently Asked Questions; FAQ)에 대해서 부연설명을 하는 항목이다. 초심자들의 경우 헷갈리기 쉬운 항목들이다. 심지어 셰프들도 잘못 설명하는 경우도 많다.

10.1. 고기를 실온에 미리 꺼내놔야 하는가

많은 영상에서는 스테이크를 굽기 전에 고기를 미리 상온에 꺼내서 심부 온도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업소의 주방은 실내 온도가 비교적 높아 고기를 꺼내면 심부 온도가 단시간 내에 4 ~ 5도까지도 올라간다. 그러나 가정에서는 실내 온도가 높지 않아 고기를 1시간 미리 꺼내놓아도 심부 온도가 고작 1 ~ 2도만 올라가기에 큰 의미가 없다.

오히려 실온에 고기를 계속 꺼내놓음으로 인해서 미세하게 육즙의 손실이 발생한다. 고기의 육즙은 온도에 비례해서 육즙이 빠져나가며 심부에서 1도의 차이가 주는 영향이 굉장히 크다. 한번 빠져나간 육즙은 역삼투압 현상이 아니면 절대 돌이킬 수 없다.

10.2. 시어링으로 육즙을 가둘 수 있는가

스테이크를 구울 때는 처음에는 센 불에서 구워서 겉을 지지고, 겉이 어느 정도 익으면 그 뒤에 약한 불로 굽는것이 일반적이며, 이것은 오랫동안 고기 외부에 크러스트를 만들어 육즙이 빠져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요리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 일반화된 현재 밝혀진 바에 의하면 이건 완전히 맞는 이야기는 아니다. 물론 고온에서 고기를 굽는 일이 육즙을 덜 빠져나가게 하는건 맞지만 이것이 고기 외부의 크러스트 때문에 일어나는 일은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육즙이 빠져나오는 것은 스테이크의 단백질이 변성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인 것이며, 사실 높은 온도에서 고기를 굽는 것은 크러스트를 만들어 육즙을 가두는 게 아니라 마이야르 반응을 유발해서 고기의 감칠맛과 향 그리고 식감을 살리고 단시간에 고기를 익혀서 단백질의 변성을 최소화함을 통해 육즙의 손실을 줄이고자 함에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있는 스테이크의 향과 식감을 내는데 도움을 주는 마이야르 반응을 더욱 잘 일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120~180°C 정도의 온도가 필요한데, 수분을 포함하고 있는 육즙은 오히려 열을 뺏어가며 마이야르 반응을 방해한다. 때문에 원활한 마이야르 반응을 위해서는 육즙이 어느정도 날아가야 할 필요성이 있고 오히려 과도한 육즙은 맛있는 스테이크를 만드는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10.3. 고기를 적게 뒤집어야 하는가

앞의 항목에서도 서술했듯이 시어링은 스테이크의 식감을 만들기 위함이지 육즙을 가두기 위함이 아니다. 스테이크에 크러스트 면을 만들어도 육즙은 똑같이 빠져나가고 오히려 시어링을 위해 센 불에서 너무 오래 조리하면 약한 불에서 굽는 것보다도 고기에서 수분이 더 많이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 센 불에 스테이크를 구울 때 나는 치이이익 소리가 고기에서 빠져나온 육즙이 기름과 만나서 증발하면서 나는 소리다. 단지 사람들이 세게 구워서 생긴 크러스트의 맛[13]과 향, 식감을 선호하기 때문에 그렇게 조리하는 것이라고.

마찬가지 맥락에서 고기를 한 번 뒤집든 여러 번 뒤집든 육즙이 더 많이 달아난다거나 하진 않는다. 아래에 소개되는 프로 요리사들의 스테이크 조리법을 봐도 여러 번씩 뒤집으면서 익히는 방법을 사용한다. 요리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육즙이 흐르는 방향을 바꿔서 달아나는 걸 막는다는 말도 헛소리다. 오히려 최대한 겉에서 속까지 균일하게 조리하기 위해 자주 뒤집는다는 말이 더욱 일리있는 주장이다.

이론적으로는 강한 불로 각 표면만 지져서 깔끔하게 크러스트를 내는 게 정답이긴 하다. 문제는 일반 가정집에서는 그게 될리가 없다는 것.

자주 뒤집으면 잘 된다는 경험담은 틀린말은 아니지만 원인 분석이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인 가정의 가스 및 전기레인지는 스테이크가 너무 익기 전에 빠르게 제대로된 크러스트를 낼 만한 충분한 화력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팬이 식으면 고기를 건지고, 달궈지게 기다렸다가 다시 고기를 넣으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오게 되는데, 계속해서 뒤집어도 결국 고기를 넣었다 빼게 되므로 동일한 효과를 얻을수 있다. 넣었다 뺄때마다 뒤집어주면 부수적으로 고기온도를 균등하게 유지하는 효과까지 더해진다. 결과적으로 뒤집는 행위 자체보다는 넣었다 뺌으로서 조리기구의 온도를 높게 유지하면서 크러스트가 더 잘 형성되는 것인데, 이를 경험으로 터득한게 외전된 것이다.

여기에 한단계 더 발전시킨 방법으로, 팬 대신에 아예 주 열 전도체로 기름을 써서 튀기는 정도로 홍건하게 붓고 (우지와 버터를 섞는다) 자주 뒤집는 방법도 있다. (화력 차이는 있지만 웍을 활용하는 스테이크는 이게 기본 테크닉이다.) 기름의 열 수용성이 은근히 높기 때문에 표면부 온도를 높게, 더 장시간 유지한다는 개념이다. 해외에서는 의외로 자주 쓰는 방법이여서 정육점에서 고기 사면서 비계 트리밍좀 내달라고 하면 상식 내에서 공짜로, 혹은 매우 저렴한 가격에 내준다. (도정을 직접 하는 전문 정육점은 기계가 썩어돌아서 처치곤란인 경우가 많아 오히려 고마워하면서 그냥 주는 경우를 흔히 볼수 있다) 비계 한음큼에 물좀 붓고 먼저 녹이고 거기에 버터도 투하하고 같이 조리하면 된다. 보통 버터가 타지 않을 정도의 화력에서 잘 먹히는 방식이다.

뒤집는 횟수와 육즙을 가둘 수 있는지의 여부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스테이크를 굽는 과정 자체가 육즙을 날리는 것임을 명심하자. 스테이크의 육즙을 얼마나 보존할 수 있느냐는 오로지 익힘 정도에 의해 결정된다. 그래서 쉐프들이 스테이크를 익힐 때에 미디엄 웰까지만 익히는 것을 추천하는거다. 아예 웰던이면 육즙이고 뭐고 비주얼부터가 안봐도 비디오다.

10.4. 후라이팬 뚜껑은 어떻게 활용하는가

일반적인 한국 가정의 레인지/스토브는 현대 스테이크 조리의 정석인 ‘slow and fast’ 조리법의 fast 단계에서 필요한 양의 화력을 충족하기 어렵다. 난이도가 제일 낮은 베이크-앤-시어 테크닉의 경우 온도계로 slow 단계에서 원하는 조리온도까지 올린 상태로 후라잉팬에 던져서 시어링을 시도하면, 시어링이 다 끝났을쯤에는 속은 이미 웰던이 되어 버릴수도 있다. 후라잉팬 뚜껑은 오븐이 없는 가정이나 레인지 화력이 애매한 사람들에게는 적당한 대체제가 될수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우선 불을 최대한 올려서 일단 원하는 만큼 시어링을 하고, 온도계 꽂아서 온도 체크하면서 나머지 조리는 뚜껑닫고 거의 찌는 느낌으로 완성하는 게 제일 쉬운 방법이다.

다만 이것도 본질적으로 slow 와 fast의 전재인 두 단계간의 극단적인 온도차를 충분히 주지는 못하기 때문에, 제일 안쪽은 레어-미디엄을 달성하더라도 표면부는 웰던 근처의 상태로 조리된다는 한계가 있다. 이런 현상을 흔히 Gray band라 부르는데, 충분히 두꺼운 고기를 활용하고, 조리전에 고기를 냉동고에 미리 넣어놔서 표면부와 심부 온도차를 조절하는 식으로 어느정도 제어할 수는 있다. [14]

10.5. 베이스팅 시에 버터만 써야 하나

스테이크에 버터클리셰로 굳어버릴 정도로 둘은 단짝 조합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국내외 대부분의 유명 셰프들이 웬만하면 베이스팅시에 버터를 넣으라고 할 정도. 그러나 베이스팅 시에 꼭 버터만 써야 할 필요는 없다. 버터는 향이 좋으니까 쓰는 것이 좋다고 하는 것이지 버터가 아닌 다른 식용유 같은 기름으로 베이스팅을 한다고 해서 스테이크가 이상하게 구워지는 것은 전혀 아니다. 그리고 베이스팅을 할 때, 버터보다 올리브유를 더욱 선호하는 사람들도 꽤나 있다.[15]

베이스팅은 기름을 끼얹어 열이 잘 안닿는 부분에 미열을 주면서 고기에 향을 추가하는 작업이다. 베이스팅에 쓰는 기름은 향이 강한 것이면 된다. 일반적으로 무가염 버터가 가장 많이 쓰이고[16] 그 다음으로는 식물성 기름인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가 자주 쓰인다.[17] 트러플이나 로즈마리가 가미된 올리브유면 더 좋다.

안심, 채끝, 쇼트 로인 (엘본, 티본, 포터하우스), 부챗살과 같이 기름이 적은 부위를 베이스팅 한다면 고소한 맛을 끌어올릴 수 있는 버터가 추천된다. 반면에 윗등심, 립아이, 토마호크, 새우살, 살치살, 늑간살 (본갈빗살, 꽃갈빗살), 우대 갈비와 같이 기름이 많은 부위는 기름맛을 잡고 스파이시한 아로마 향을 더해주는 올리브유가 최적의 조합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추천사항일 뿐이다. 어떤 기름으로 베이스팅을 할지는 결국 각자의 취향을 따르면 된다.

10.6. 육즙은 혈흔인가

육즙이 피인지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특히 레어 상태에서 피가 뚝뚝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레어의 빨간 액체는 피가 아니다. 피는 원래 도살장에서 제거한다. 피가 굳기라도 하면 상품이 상할 텐데 그것을 그대로 두는 사람은 없다. 이 빨간 액체에 피는 거의 없다. 피가 빨간 이유는 헤모글로빈 때문이고, 이 액체가 빨간 이유는 바로 미오글로빈 때문이다. 미오글로빈은 열을 받으면 갈색이 되는데 웰던이 갈색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10.7. 레어는 생고기인가


레어는 생고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틀렸다. 레어는 심부 온도가 섭씨 50 ~ 55도인 상태를 뜻한다. 단백질의 변성은 이미 40도에서 끝난다. 레어 정도의 온도면 이미 심부까지 열이 가해져 근육 조직의 변성이 일어났다고 봐야한다.

단지 미오글로빈의 색깔의 변화가 적고 지방이 덜 녹을 수는 있다. 마블링이 많거나 지방 조직이 복잡한 부위의 고기는 레어나 미디엄 레어가 아니라 미디엄 이상으로 익혀서 먹을 필요가 있다. 그래야 지방 조직의 물컹거림과 느끼한 식감이 줄어든다.

한편, 고기의 살코기가 안익은 고기는 레어가 아니라 소위 타다끼라고 불리는 블루 레어 (Blue Rare)다. 고기의 겉만 살짝 익힌 상태가 블루 레어다. 심부 온도 50도 이하의 상태로 핏빛이 진하고 육회처럼 물컹거리는 식감이 살아있다.

한국인들이 레어를 생고기라고 여기며 비합리적인 거부감을 가지는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로는 한국 요리에서 소고기는 육우가 아니었고 맛있게 먹을 수 있게 익힐 방법도 수단도 없었기 때문에 꽃등심 정도의 부위만 빼면 대부분 너무 질겨서 어쩔 수 없이 양념에 푹 절여먹어야 먹을 수 있었던 그 시절의 편견이 지금까지 내려왔다는 것, 둘째로 육가공산업 역사가 짧아 과거 위생상태가 좋지 못해 고기 덜 익혀 먹었다가 기생충 감염으로 큰일이 났던 과거의 트라우마로 '날음식을 먹으면 탈이 나니 무조건 푹 익혀 먹으라'는 교육을 받은 탓이 더 크다. 체질에 따라서 다를 수 있지만, 소고기는 돼지고기에 비해 기생충 감염 문제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고, 한국 육가공산업의 수준도 상승했고 관리기술과 노하우도 발전해 더더욱 위생에 신경을 많이 쓰므로, 딱히 레어나 미디엄으로 먹는다고 크게 탈 나지는 않는다.

더군다나 현대에는 도축용 가축의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고 구충제도 먹이며, 이도저도 안 된다면 사람이 구충제를 먹어도 되는 문제라 믿고 먹어도 괜찮다. 그래도 요즘은 인식이 많이 개선되어 레어~미디엄레어 스테이크 선호도가 많이 늘었지만 돼지고기는 여전히 날로 잘 먹지 않는다.[18] 다만 이 부분은 명확하지 않은 게 스테이크가 아닌 한우 구이를 먹을 땐 한국인 절대 다수가 웰던이나 오버쿡 하지 않고 적당히 미디엄 레어에서 미디엄 수준으로 익혀 먹는다. 웰던까지 가면 얇게 저민 구이조차도 질기고 적당히 익히면 육즙과 함께 풍미가 살아난다는 건 대부분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즉, 기생충이나 옛날 시절의 편견 때문이었다면 한우 구이도 스테이크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가는 현재에 이르기 전까지 웰던으로 먹었을텐데 그렇지 않다는 것. 근본적인 이유라고 되어있으나 실제적인 이유는 윗 문단에서 계속 나온, 익숙하지 않은 스테이크가 주는 편견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 구이는 겉은 마이야르 반응으로 잘 익었으며 우리는 그 구이를 굳이 잘라 단면도를 보고 익었는지 안 익었는지 확인을 하지 않고 그저 맛있게 먹을 뿐이나 스테이크의 경우 단면도를 봤을 때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걸 익지 않았다고 여겼기 때문에 스테이크에 대한 정보가 희박할 때 편견이 계속 이어져 내려온 것.

10.8. 레스팅은 왜 필요한가

스테이크를 익히는 동안에는 열은 주로 표면부에만 있다. 쉽게말해 겉은 다익었는데 속은 아직 덜익었다는 것. 처음부터 끝까지 직화에 익힌 극단적인 케이스일 경우에는 겉면 50%까지는 미디엄 레어인데 심부는 블루레어인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고기는 십수시간씩 훈연통안에 넣어놓은 바베큐라도 아닌이상 두꺼울수록 잠깐이라도 무조건 레스팅을 하기는 해야한다. 베이크 앤 시어같은 테크닉을 쓰면 그나마 낫기는 하지만 그래도 시어링 직후에 표면부와 심부의 온도차는 대게 5~10도가량까지 차이가 발생한다. 이 열이 속으로 전달되면서 골고루 익는 것을 "Carry-over cooking"이라고 부르며, 이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게 레스팅을 하는 첫번째 의의이다. 또한 방금 다 익힌 고기는 급격한 수축으로 인해 내부 액체(=육즙)의 압력이 상승한다. 이 상태에서 고기를 자르는 순간 육즙은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고기 밖으로 왈칵 나오게 되므로, 그러지 않게 살짝 식히면서 바싹 당겨진 근육섬유가 풀릴 시간을 주는 게 레스팅을 하는 두번째 이유라고 하겠다.

하지만 레스팅을 한다는건 고기를 결국 조금이나마 식힌다는 뜻이여서 레스팅이 정말로 필요한가에 대한 의견은 요리사와 부위에 따라 의견이 엇갈린다. 맹점은 단순히 레스팅은 고기에 조리 후 어느정도 시간을 주는것이 중요한건데, 온도 유지를 위한 별도의 조치 없이 멀쩡한 고기를 불에서 빼서 상온에 그냥 냅두기만 하면 안하느니만 못할 수도 있다는 거다. 그래서 전문 식당에서는 레스팅을 하더라도 그냥 무작정 접시나 도마위에 던져놓지 않고 데워진 용기나 열등 아래에 놓고 타이머로 심부와 표면부가 딱 알맞은 조리온도에 맞춰질 시간을 재는 등의 공을 들이기도 한다. 특히 지방이 많은 부위일수록[19] 레스팅 시간을 줄이거나 레스팅 없이 바로 서빙해야 한다는 의견도 들을 수 있다. [20]

특히 현재는 많이 보편화 된 베이크 엔 시어나 리버스 시어로 조리 시 표면과 심부의 온도차이가 그냥 직화에 굽는 방식만큼 극단적이지 않기 때문에, 집에서 할때는 꺼내서 바로 플레이팅하고 나면 얼추 레스팅 효과를 볼 만큼 보기 때문에 별도의 레스팅은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들을 수 있다.[21]

유명 분자요리 셰프 헤스턴 블루멘설은 집에서 스테이크를 해먹을 때는 다른거 다 제치고 일단 따뜻하게 유지하는 게 육즙 몇 방울보다 풍미에 더 중요하니 (특히 먹는 데 오래 걸리는 큰 고기라면) 어설픈 레스팅 따위로 기교 부리지 말고 그냥 식기 전에 빨리 먹는 게 좋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전문 식당에서는 조리, 레스팅, 플레이팅 이후 서빙 사이의 소모 시간이 짧고, 플레이팅하는 접시도 열을 오래 간직하는 전용 도자기 내지는 철제 식기를 미리 데워서 서빙하지만, 일반적인 가정에서는 보통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기 때문.

10.9. 소스는 꼭 필요한가

스테이크를 소스랑 먹는 건 고기의 질을 해치는 죄악이라고 해서 소스를 뿌려서는 안 된다, 된다로 다투기도 한다. 사실 이 논쟁(?)의 본질을 이해하려면, 스테이크라는 요리의 역사부터 짚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테이크라는 요리 개념 자체는 오래전부터 소스를 포함하는 게 당연시됐으며, 스테이크에 소스를 뿌리면 안된다는 통념이 널리 퍼진건 2000년대 초반 전후고, 그 트렌드의 시작은 일러봤자 1970년대쯤 부터다. 20세기까지만 해도 스테이크 레시피 절대다수에는 소스가 고기자체보다 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애초에 고기덩이 하나 그냥 불에 적당히 설익혀서 지지는 게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고, 요리 자체의 차별점이 사실상 소스 내지는 옆에 붙는 사이드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스테이크와 소스에 대한 인식이 변한 경유는 생각보다 간단한데, 다른게 아니라 고기의 맛이 변했기 때문이다.
돼지고기 항목에서 나이 있으신 분들이 돼지고기 맛이 예전같지 않다고 하는 것이 일리가 있다라는 서술이 있는데, 소고기도 그 배경은 좀 다르지만 마찬가지로 지난 반세기동안 맛이 상당히 변했다.

일단 마블링을 두고 고기의 품질을 따지는 건 매우 최근의 이야기다.[22] 근육 섬유 사이사이에 기름이 끼이고 전체적인 지방함량이 높아지는, 즉 비만이 되게끔 키운 소 자체가 정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소고기 맛의 변화는 키우면서 먹이는 사료의 역사와 함께 따라간다. 19세기까지만 해도 소는 풀, 건초만 뜯거나, 여유가 있다면 콩 내지는 보리 사료를 먹이는 것이 보통이였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을 짐승 고기를 맛있게 먹자고 사료로 주는 것은 엄청난 사치이기 때문.

그러다 20세기 초에 소의 육질을 좀 부드럽게 하고 지방을 늘리기 위해, 도축 1~2개월 전부터 곡물 사료로'만' 먹이는 개념이 생겨났고[23] 1970년대 전후로 칼로리 밀도와 흡수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옥수수 기반 사료가 개발되면서 매우 빠르게 소를 키우고, 비대하게 살을 찌우는 길이 마련된 것이다.[24]

이렇게 소위 축산업의 산업화를 거치면서 소고기의 지방 햠량은 올리는 한편, 도축할 수 있는 성체로 키우는 시간은 60~70개월에서 40~50개월 가량으로 줄게 되면서 소고기의 누린내는 줄고,[25] 고소함은 느는 한편, 생산 비용은 절감하게 된다. 스테이크를 버터에 베이스팅하고, 소스를 아예 쓰지 않거나 소스도 기존 전통의 브라운/데미글라스 기반 소스가 아닌 버터를 넣은 팬소스로 변화하기 시작한 시점또한 이때와 교차한다.

소스는 고기의 맛을 더 좋게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장기 보관으로 인한 품질저하나 누린내를 좀 낮춰보려하는 의도도 분명히 있는 것인데, 고기의 누린내와 육향이 사이좋게 줄어드니 당연히 소스의 필요성의 인식 또한 같이 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거기에다 2000년대 초반 광우병 파동으로 인해 육우의 도축 나이를 30개월 내외로 제한하면서, 아무래도 과거보다 이미 연한 소고기의 맛이 더 연해졌다. 그러니 그 한정된 30개월내에 완전히 풀만 먹이고 방목 하는 등으로 최대한 맛을 끌어올리기 위한 몸부림중 아예 소를 좁은 우리에 가둬놓고 곡물사료만 끊임없이 먹여서 지방을 극도로 놀린 와규나, 그 반대급부로 사료는 아예 배제한 100% 풀만 먹인 블랙 앵거스 등의 고급 품종들이 생겨났고, 이놈들의 가격은 평범하게 건초나 콩 및 옥수수기반 사료를 먹이면서 키우는 것들보다도 훨신 비쌌고, 순수 고기 품질만을 위해 저렇게 고생스래 키워서 비싼 소고기에 감히 소스를 친다고? 라는 인식이 생긴 것이다. (재료가 비싼 생선회일수록 초고추장, 양념장과 채소 쌈 등에 범벅을 하여서 먹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고기라고 하더라도 계속해서 소금구이로만 먹으면 질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레스토랑과 셰프들은 지금도 앞다투어 소스를 사용해 맛의 변화를 추구한다. 스테이크를 주력으로 내세우는 유명 레스토랑일수록 자신만의 비법으로 만든 비장의 소스[26]가 있다. 굳이 첨언하자면 보수적인 편인 유럽권에서는 와인이나 브랜디를 활용한 팬 소스가 고기향이 옅은 편인 필레(안심) 위주로 예전부터 널리 쓰이며[27], 곡물 사료 활용의 본원지인 미국의 경우 스테이크(특히 쇠기름) 특유의 풍미와 버터향을 끌어올릴 목적으로 데미그라스, 브라운 그레이비 계열들의 소스나 컴파운드 버터를 쓰며, 드라이 에이징된 고기의 경우 아예 특유의 곰팡내를 더 증폭시키기 위해 블루치즈를 활용한 소스가 널리 쓰인다. 최근 들어서는 동물성 지방의 재평가, 지속가능 축산업의 대두와 상술한 연해진 고기맛에 대한 대응 등의 트렌드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스테이크를 잘랐던 해당 소에서 나온 우지(Tallow), 골수나 고급 버터등을 혼합한 소스로 소고기 맛(beefiness)을 극대화 시키는 트렌드가 성행하고 있다.[28] 스테이크 요리를 평가하는 데서도 소스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아무튼 현대의 환경에서는 보편적으로 스테이크로 쓰이는 부위인 립아이, 스트립은 부드러운 부위 치고는 풍미가 강하지만, 예전만큼은 못하기 때문에 고급일수록 소스를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보편적인 견해이긴 하다. 다만 질긴 대신 풍미가 더 강한 비선호 부위들[29]에는 요즘도 소스가 줄곧 쓰인다.[30] 안심의 경우 태생이 식감을 취하고 풍미를 희생한 부위인 만큼 원췌 별로 맛이 없기 때문에 와규같이 지방이 가득한 게 아닌 이상 예나 지금이나 소스 없이 서빙하는 경우는 드물다. 심지어 스테이크에 케첩을 곁들이는 소위 '초딩 입맛'도 적지 않다.


[1] 안심 중에서 단면적이 넓고 깔끔한 정중앙 부위만을 커팅하는 정형을 샤토브리앙 (Chateaubriand)이라고 한다. 또한, 샤토브리앙은 샤토브리앙 부위를 요리하는 프랑스의 전통적인 로스트 비프 요리 양식이기도 하다. 즉, 샤토브리앙을 스테이크로 요리하는 경우도 있고 로스트 비프로 두툼하게 굽는 경우도 있다.[2] 모양 때문에 뉴욕 스트립, 캔자스 시티 스트립이라고도 한다.[3] 고기 정형의 일종이자 영국에서 유래한 요리 양식이기도 하다. 일명 스탠딩 립 (Standing Rib)이라고도 불린다.[4] 요리 방식에서 프라임 립이라고 하면 주로 립아이를 통으로 굽는 요리를 주로 지칭한다.[5] 뼈 없는 꽃갈비살은 Boneless Short Rib이라고 지칭한다.[6] 우선 지방은 변성되어 고기에 녹아들기 전에는 딱딱한 식감을 주며, 다른 맛을 갖고 있지 않다가 변성 후 고소한 풍미를 준다. 그래서 스테이크를 구울 때 고기의 지방이 변성되지 않을 너무 낮은 내부 온도까지만 굽는 것은 일반적으로는 좋지 않다.[7] 흔히 레어는 레스토랑에서 고기를 덜 익혀서 나오는 것이라고 착각할 수 있는데 실제로 레어는 덜 익은 게 아니라 정확히는 낮은 온도에서 익혀서 미오글로빈이 파괴되지 않아서 붉은 것이지 덜 익은 게 아니다.[8] 이렇게 조리하는 경우 고기의 내부온도가 제대로 올라가지 않는다.[9] 레어를 먹는 인구가 적은 한국에선 많은 레스토랑, 심지어 고급 레스토랑에서도 서구권에 비해 조금 더 익혀주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미디엄 레어를 시키면 미국식으론 미디엄이라고 부를 만한 스테이크가 나오는 것. 반대로 한국식에 익숙해진 사람이 국내에서 먹던 걸 생각하고 미디엄 레어를 시켰다간 놀랄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10] 행크 힐이 이웃들과의 바베큐 파티를 위해 미디엄 레어 스테이크를 굽던 중 웰던을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어떡하냐는 아들 바비의 질문에 대해 나온 대답으로 "웰던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그런 비상식적인 질문은 꺼내지 말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11] 이러한 소고기의 특성으로 인해 가정식이나 동양권에서 스테이크를 조리하는 방법 중에 하나인 찹스테이크는 소고기를 주사위 모양으로 깍뚝썰기해서 철판요리처럼 썬 야채들과 같이 조리한다.[12] 다만 통상적인 조리온도로 수비드로 웰던까지 익히면 육즙은 다 빠져나간다. 무슨 바베큐나 훈제 하듯 천천히 몇시간동안 조리해야 육즙 손실이 최소화되고 식단도 부드러운 웰던으로 조리가 된다. 이것도 너무 오래 하면 진짜 바베큐나 장조림마냥 고기가 풀어지기 때문에 여러번의 실험을 통해 최적의 온도와 조리시간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13] 마이야르 반응으로 감칠맛이 풍부해진다.[14] 일종의 편법이지, 온도차라는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15] 그리고 그릴에서 스테이크를 굽는 경우에는 버터로 베이스팅을 하려면 따로 버터를 녹여서 발라야 하는 등 번거로우므로, 올리브유로 베이스팅을 하는 게 더욱 일반적이다.#[16] 가염버터를 써도 되지만 그렇게 하면 당연하게도 고기가 상대적으로 짜진다.[17] 올리브유의 경우 시어링 용도로는 발연점이 높은 뉴트럴한 향의 일반 올리브유가 주로 쓰인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는 향은 강하나 발연점이 낮아 베이스팅 용도에 한해서 쓰인다.[18] 사실 위생 환경이 좋아진 요즘은 갈고리촌충 인식이 박혀서 그렇지 돼지고기도 육회로 먹을 수 있다.[19] 대표적으로 립아이와 뉴욕 스트립[20] 고기가 식으면 녹았던 지방이 다시 굳으면서 식감과 풍미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21] 전문 레스토랑의 주방과 가정환경은 명백히 다르다. 일단 레스토랑 주방의 “상온”은 심하면 40°C에 육박하기도 한다. 일반 가정은 24~28°C 내외이기 때문에 레스토랑에서 10분 레스팅 한다고 똑같이 했다간 고기 다 식는다.[22] 애초에 기름을 먹는 건지 고기를 먹는 건지 분간이 안 될 정도의 마블링이 된 고기는 스테이크용으로는 영 좋은 취급은 받기 어렵다.[23] 이걸 finishing 이라고 한다. 현대 미국에서 USDA Prime이나 Choice 등급을 목표로 키우는 중~상등급 육우는 대개 "Grass-fed, Corn-finished"다. 젖을 떼고 나서는 건초와 풀을 먹이다가 도축 직전에 옥수수 사료를 먹였다는 뜻이다.[24] 여기서 유의할 건 소는 초식동믈이라는 말 그대로 풀껍데기에 있는 셀률로스 등을 분해해서 단백질과 지방을 섭취하는 소화기관을 가지고 있어서 운동만 제한해도 군육 내 지방은 늘어난다. 다. 그걸 더욱 지방이 풍부한 소고기를 취하기 위해 풀을 줄이고 고탄수화물/고당 식단을 먹여서 일부러 고도 비만을 만들고, 부수 효과로 지방간 등이 발병되는 거다.[25] 몸집은 커졌으나 연령대로 보면 노린내 덜한 송아지인 것이다.[26] 와인, 트러플, 희귀한 향신료, 게랑드·히말라야 소금, 고급 치즈, 고급 버터 등 너무나 무궁무진하여 다 적을 수도 없다.[27] 대표적으로 프랑스의 Steak au Povire, 그리고 이에 영향을 받은 케이준 요리인 Steak Diane 이 있다. 다만 Steak Diane은 전통적으로는 사슴(venison)이 쓰이나, 소고기 버젼으로 많이 대체되었다.[28] 사실 유제품이나 소의 부산물로 만든 소스로 소 본연의 맛을 더 키운다는 개념은 새로운 것은 아니나, 지방 공포증이 많이 해소되는 한편 소고기 맛은 연해져서 색다른 소스로는 고기맛을 살리기는 커녕 덮기 십상인 상황에, 지속가능성 등의 이슈 컨슈머들도 신경써서 아예 소스도 소에서 유래한 재료로 만드는 트렌드가 정착한 것이라 이해하면 된다.[29] 스커트나 덴버 등의 소위 Butcher’s cut이라고 불리는 부위들. 보통 최대한 부드럽게 먹기 위해 레어로 익힌다.[30] 비선호 부위라 레스토랑이나 슈퍼에서 스테이크로 자주 볼 수 없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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