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25 17:24:59

신도 부처도 없단 말인가

"神も仏もない"
鳥井越す扇の便なかりけり 神も仏も御ざらぬか君
토리이 옮길 바람의 도움도 없으니 신도 부처도 계시지 않는가
井原西鶴, 西鶴大矢数第一四, 1681
"난 오늘 한 가지 깨달은 게 있어요. (중략) 이 세상에는 하느님도 부처님도 없다는 걸. 그러니까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인간의 문제는 인간이 해결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후략)"
- 키노의 여행 4권 46~47페이지에서 인용.

1. 개요2. 상세3. 예시4. 관련 문서

1. 개요

1681년 이하라 사이카쿠가 지은 시가에서 유사한 표현이 최초로 발견되고 있다.

2. 상세

어느 하나 의지하고 믿을 것이 없는 매우 절망적인 상황에 쓴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상황에 쓰는 관용구나 사자성어가 있으나, 이 말은 '현재 상황이 의지할 곳 하나 없이 절망적이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1:1로 딱 들어맞는 말은 별로 없다. '사면초가', '하늘도 무심하시다' 정도가 그나마 비슷한 편. 인터넷에서 유행한 속어까지 포함하면, 현실은 시궁창이나 틀렸어 이제 꿈도 희망도 없어 같은 말과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일본어의 이 말에서 신은 기독교의 유일신 같은 게 아니라 신령이나 귀신과 같은 토속적인 무속신앙에서의 신을 가리킨다. 神이란 한자 자체가 본래 정령, 신령, 귀신 등의 추상적, 초월적 존재까지 포괄하다보니 서양의 절대 유일(그리고 인격을 가진)신을 표현하는 단어로 대체된 것이다. 은 명사보다 형용사로 많이 쓰이는 표현인데(다만 天神 地神 火神과 같이 명사적으로 쓴 때도 많고, 고립어인 중국어에서 원래 같은 단어가 위치에 따라 여러 용법을 보이니 큰 뜻은 없다), 일본에서는 "카미"로 명사화한 어법이 두드러졌다. 위 키노의 여행에서는 한국어로 '하느님'이라고 번역이 되었는데, 한국어의 하느님은 하늘을 인격화한 것이라 기독교처럼 유일신 같은 이미지를 주지만 일본어에서 한자어 '카미'는 기독교의 유일신을 뜻하는 단어이긴 해도 수많은 귀신이나 신령에 가까운 이미지를 준다. '하느님'은 오역은 아니고 어느 정도 친숙함을 돕기 위한 순우리말 표현이긴 하지만 그러한 인식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현대 일본인들도 신을 기독교 유일신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부처'가 단일 인물을 가리키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그에 대비되는 대상을 다수의 신령보다는 유일신으로 인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닌자 슬레이어에서는 이것을 살짝 비틀어, 부처도 잠자고 있어서 오지 않는다는 괴상한 말로 바꿔버린다. 위에 나오듯 와패니즘적인 관점으로 일본의 부처=서양의 기독교 신과 대치시켜 무슨 일이 일어나면 부처를 찾는 일본인으로 만들어버렸기 때문.

3. 예시

  • 고쿠도군 만유기에서 정말로 신과 부처가 사라질 때 직접 말한다. 이 세계관에서 일본 토속신들과 외래 불교계 신들(부처)이 더 이상 지상에 머물지 못하고 천계로 강제로 돌아가게 되자 그들이 한 말이다.
  • 닌자 슬레이어에서는 '예수도 붓다도 없는것인가' 또는 '오딘도 붓다도 없는것인가' 라는 식의 탄식이나 감탄사로 자주 등장.
  • 메타녀의 사운드 트랙에서 게임 오버 음악의 제목이 신도 부처도 없는 거야[4](ゲームオーバー1 ~神も仏も無いもんだ~)이다.
  • 슬램덩크 3화[5]에서 강백호가 서태웅과의 사소한 오해로 채소연에게 차일 때 해당 대사를 내고 투신자살 시도를 했으나, 이용팔 등 친구들이 만류했다.
  • 츠야마 살인사건 당시에 가족이 전멸했는데 혼자 살아남은 노인이 "젊은 사람들은 다 죽고 쓸모없는 노인인 나만 살았다. 신도 부처도 없다."라 울부짖었다고 한다.
  • 톱을 노려라!에서 버스터 머신 3호기를 폭파하여 적을 섬멸하려 했지만 실패하자 타시로 제독이 한 대사.
  • Angel Beats!에서 교장실에 설치한 트랩을 해제하려는 암호(신도 부처도 천사도 없다)로 패러디했다.

4. 관련 문서


[1] 으아아아아아! 안돼! 안돼! 안돼! 나한테서 계속 앗아가지 마! 아무것도 주지 않으면서... 도리어 빼앗아가고 자빠졌냐! 용서 못 해! 용서 못해! 원래대로 돌려내! 내 여동생을! 안 그러면 신도 부처도 다 죽여버리겠다!![2] 사실 규타로와 다키는 태어날 때 부터 절망적이었다. 창녀촌인 요시와라 내에서도 최하급 유곽인 나생문 강둑 근처에서 태어나, 어머니의 모진 폭력에 노출되고, 규타로는 추한 외모로 인해 하루가 멀다하고 폭언과 횡포를 받고, 다키는 13살의 어린 나이에 초경을 시작하자마자 유녀로 팔려나가 상품 취급을 받다 심기를 거슬렸단 이유만으로 불에 타 죽어갔다. 심기를 거슬렸단 이유가 어처구니 없던 것이, 사무라이가 "네 오빠는 희대의 추물인데, 없애줄까?"라고 하는데, 다키는 이 말에 제대로 빡돌아 사무라이가 준 비녀를 이용해 "우리 오빠 욕하지 맛!"이라고 화를 내며 사무라이의 눈을 찔렀단 게 이유였다. 게다가 가게 주인은 13살짜리 어린 여자아이를 상품으로 판 뒤 다키를 태우고, "아깝게 됐네. 뭐 괜찮아. 상품은 얼마든지 있으니까."라고 얘기하며 다키를 잃게 된 규타로를 더욱 화나게 만들었다.[3] 그리고 남매를 구원한 인간은 어디에도 없었고, 그들을 구한 이는 인간이 아닌 도깨비, 그것도 마왕 무잔도 질려버린 최악의 인성파탄자 도우마였다.[4] PC98버전 번역판 설정메뉴에서의 표기.[5] 애니판은 2화이다.[6] 그래놓고 호디는 동조자였던 주정뱅이 해적 1명을 죽인 뒤, 시체를 군중 앞에 내보이며 반 인간주의를 선동했다.[7] 종이(휴지)와 신의 훈독이 같음을 쓴 말장난. 神(かみ)과 紙(かみ)로 발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