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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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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anhoe

1. 개요2. 등장인물3. 미디어믹스
3.1. 영상화
3.1.1. 영화 (1952)3.1.2. 그 외
3.2. 애니메이션3.3. 만화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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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8년 판본 표지
1819년에 쓰인 월터 스콧의 낭만, 역사 소설. 그렇기에 글이 딱딱하지는 않고 술술 넘어가며, 중간중간 개그나 유머도 있다. 대중소설을 읽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보아도 좋은 소설이다.

제3차 십자군 원정이 끝난 직후 12세기의 잉글랜드가 배경이다. 주인공은 노르만 정복으로 노르만 왕조가 들어서면서 그 수가 격감한 앵글로색슨 계열 귀족[1]인데 아이반호를 영지로 보유한 윌프레드이다. 즉 아이반호는 영지 이름. 옛날에 나온 번역본은 "아이반호우"라고 표기하는 경우도 있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잉글랜드 왕 리처드 1세가 십자군 원정에 나선 사이 그의 동생 존이 반란을 일으켜 왕위를 차지하려 시도하고, 주인공 아이반호는 존의 일파를 무찌른다는 내용이다. 작중 리처드 1세와 록슬리 사람 로버트[2]가 조력자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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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1년 판본의 애쉬비 성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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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1년 판본의 요크 시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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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1년 판본의 요크 대성당 묘사
당시 지배계층 노르만족과 피지배계층 앵글로색슨족의 갈등을 그려냈으며, 영화로도 많이 각색한 유명한 작품이다.

중세 역사 시뮬레이션 게임 크루세이더 킹즈 2의 타이틀에 나오는 방패를 든 남자가 이 소설의 주인공 윌프레드 아이반호이다. 게임의 주요 콘텐츠가 권력을 두고 벌어지는 중세의 권모술수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적절하다.

국내에는 제목을 "흑기사"로 표기한 판본들이 일부 있다. 분명 주인공은 아이반호이고 정석적인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역할을 하는 흑기사의 비중은 그리 높지 않지만, 흑기사의 임팩트가 크기에 흑기사라는 단어에 정체를 감춘 수호자라는 의미를 부여해 붙인 제목으로 보인다. 전체적인 서사를 존 왕의 음모에서 벗어나 잉글랜드에 돌아온 리처드 1세의 복권을 그린 것으로 볼 수 있기도 하다.

2. 등장인물

2.1. 색슨인

  • 아이반호의 윌프레드(Wilfred of Ivanhoe)
    본작의 주인공으로 중세 기사로서의 덕목을 한몸에 갖춘 청년 기사. 12세기 잉글랜드 지배층에서 소수파로 전락한 색슨계 귀족 출신이다. 작중 시점인 1194년 기준으로 25세.
    아버지 세드릭의 피후견인으로 들어와 어린 시절부터 소꿉친구로 자란 로위너 공주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자신의 아들 윌프레드가 자신의 계획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한 세드릭은 윌프레드를 가문에서 추방한다. 아들이 색슨 독립과 조상의 전통적인 무예에는 관심이 없고 노르만식 기사도를 익히며 노르만인(리처드왕)의 충실한 신하로 자처하는 것도 눈에 거슬리는 요소였다.
    아버지에게 의절당하고 리처드의 십자군 원정에 종군한 윌프레드는 십자군 원정이 끝나고 초라한 순례자의 행색으로 홀몸으로 돌아온다. 이때 보아 길베르에게 붙잡힐 뻔한 아이작을 도와주고, 리처드 왕의 동생 이 주최하는 애쉬비(Ashby)의 마상 시합에 '데스디차도(Desdichado: 스페인어로 의절자)'라는 문장을 달고 출전하여 성당 기사단인 보아 길베르와 존의 일파를 물리치고 우승한다. 첫날 우승 기념으로 '사랑과 미의 여왕'을 뽑을 권리를 받자 왈드마 피처스의 딸 알리시아를 뽑으라는 존 왕자의 권고를 무시하고 로위너 공주를 뽑고, 둘째날에도 최고의 기사 지위에 올라 전날 여왕이 된 로웨나 공주에게 화관을 받게 되면서 정체가 드러나지만 마상 시합에서 입은 상처로 인해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아이작의 딸 레베카로부터 치료를 받던 중 존의 일파에 의해 토퀼스톤 성 감옥에 갇히지만 리처드 1세와 로빈 후드에 의해 구출되고, 보아 길베르에게 레베카가 납치당하자 대전사로 나서서 최후의 일전을 벌여 레베카를 구해낸다. 존의 반란이 평정된 후 리처드 1세의 중재로 로위너 공주와 결혼한다.
    덤으로 설명하자면 아이반호는 가문 전래의 성이 아니다. 리처드 1세로부터 하사받은 영지의 이름으로, 이에 따라 작중에서는 보통 '아이반호의 윌프레드'로 호칭한다. 귀족들이 영지 이름을 성으로 쓰는 관례를 감안하면 아이반호의 본래 성은 가문 본래의 영지 이름에서 따와 '윌프레드 로더우드' 쪽이 맞는 게 된다.
  • 로위너(Rowena) 공주
    색슨계 귀족 레이디. 아름다운 용모와 온유하고 겸손한 성품의 소유자로 공주다운 의연한 면도 지녔다. 작중 설정에 의하면 알프레드 대왕의 직계 후손으로, 남아있는 색슨인 중 가장 고귀한 혈통이자 세드릭의 피후견인이다. 십자군 원정에 참전한 윌프레드의 소식을 노심초사하며 손꼽아 기다린다. 존의 일파에 의해 세드릭과 함께 토퀼스톤 성 감옥에 감금되지만 흑기사 리처드 1세와 록슬리의 활약으로 구출된다. 존의 반란이 평정된 후에는 리처드 1세의 주선으로 아이반호와 혼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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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1년 판본의 레베카와 함께 있는 모습
  • 로더우드의 세드릭(Cedric of Rotherwood)
    윌리엄 1세에게 끝까지 맞서 싸운 색슨 무장 헤리워드의 후손[3]으로, 남아있는 색슨족 전체에서 넘버 3에 해당하는 고귀한 혈통을 가진 귀족이자 주인공 윌프레드의 아버지다. 60살이 다 되어가지만 흰머리 한 가닥이 없을 만큼 정정하며 지배계층인 노르만족에 극심한 반감을 가진다. 이웃한 노르만 영주들인 프롱 드 보우프나 필립 마르보아상과도 극심한 대립 관계를 유지한다.
    자신이 후견인으로서 돌보던 로위너 공주와 다른 색슨족 가문인 코닝즈보로 가문의 후예 애설스탠을 혼인시킨 뒤 이들을 상징으로 하여 반란을 일으켜 색슨족 왕국을 재건하고자 한다. 하지만 자신의 외아들 윌프레드와 로위너 공주가 사랑에 빠지자 자신의 계획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여 윌프레드를 가문에서 추방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들을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라서 마음 아파하면서도 대를 위한 소의 희생, 멸사봉공이라고 자위한다.
    산적으로 위장한 존의 일파인 길베르, 프롱 드 보우프, 드 브라시에 의해 습격을 받아 로위너 공주와 함께 토퀼스톤 성 감옥에 감금되지만 흑기사 리처드 1세와 록슬리의 활약으로 구출되어 반란이 평정된 뒤에는 아이반호를 용서하고 리처드 1세에게 충성을 바친다.
  • 거스(Gurth)
    세드릭 일가 소유의 노예이자 돼지치기. 관대하고 배려심 깊은 성격의 주인집 도령 윌프레드를 좋아하여 마음으로 따르고 섬긴다. 신분을 숨기고 마상 시합에 출전한 윌프레드를 몰래 도왔다는 이유로 세드릭의 진노를 사 핍박을 당하고 반감을 갖기도 하지만, 친구 웜바와 힘을 합쳐 위기에 처한 주인을 구하는 등 의리깊은 성격의 소유자다.
  • 웜바(Wamba)
    세드릭 일가 소유의 노예인 어릿광대로 돼지치기 거스의 친구. 재치 섞인 풍자가 특기이며, 익살을 부려 주인을 즐겁게 해줘야 하는 어릿광대 특유의 직무를 핑계삼아 귀족들을 비꼬고 비웃어 주기도 한다. 거스와 힘을 합쳐 위기에 처한 세드릭을 구출한다.
  • 코닝스버러의 애설스탠(Athelstane of Coningsburgh)
    옛 색슨 왕가의 후예로 남은 색슨족 중 넘버 2로 고귀한 혈통을 가진 귀족. 자신의 혈통에 대한 긍지가 강하고 신체도 강건하며 마음만 먹으면 무기를 들고 훌륭히 싸울 수 있는 능력도 있지만, 게으르고 의지박약에 쉽게 얻는 성공만을 추구하는 등 색슨 왕국의 후계자로서는 적절하지 못한 인물이다. 색슨 왕국의 재건과 로위너 공주와의 결혼 문제에서도 세드릭에게 끌려다니는 듯한 태도를 보이며 그다지 열성은 없었는데, 토퀼스톤 성 전투에서 납치당하는 레베카를 로위너 공주로 착각하고 구해내려다 보아 길베르에게 죽음을 당할 뻔하고, 유산을 노린 성직자들에게 생매장당할 뻔하고 나서는 예리한 지성(?)을 불러일으켜 현실성 없는 반란 계획 따위는 포기하고, 자기 장례식장에서 "내 몸뚱이 전체보다 윌프레드의 장갑 새끼손가락 하나를 더 사랑하는" 로위너 공주도 포기하며 "나는 내 영지 안에서만 왕이 되겠다"고 선언한 뒤 리처드 1세에게 무릎을 꿇고 충성을 맹세해 같은 자리에 있던 세드릭을 충공깽멘붕에 빠트린다.
  • 코프맨허스트의 사제
    한밤중에 길을 잃고 숲을 헤매다 본인의 오두막으로 들어온 흑기사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역으로 첫 등장. 숲 속 오두막에 혼자 살며 기도와 명상에 매진하는 독실한 사제...는 페이크고, 실은 록슬리의 산적단 멤버들과 한패인 터크 수사(Friar Tuck)다.[4] 다혈질이고 술고래에다 전투에 상당히 능한 반면, 본연의 임무라 할 수 있는 기도나 설교는 질색팔색을 하는 등 사제라는 직함이 의심되는 인물이다. 이 소설 최고의 개그 캐릭터로, 가장 압권은 토퀼스톤 공성전 이후 흑기사와 벌인 '죽빵 대결'.[5]
  • 로빈 후드(로버트 록슬리, Locksley)
    잉글랜드계 자유민. 가명으로 출전한 활쏘기 시합에서 뛰어난 궁술을 보여주며, 아이반호와 로위너를 비롯한 여러 인물들을 감옥에서 구출한다. 현대의 로빈 후드의 이미지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받는다.
  • 울리카 울프강어(Ulrica of Torquilstone)
    세드릭의 부친 헤리워드 경의 친구이자 토퀼스톤 성의 성주였던 색슨 귀족 토퀼 울프강어의 고명딸. 프롱 드 뵈프 가문에 의해 가족들이 몰살당하고 성을 빼앗길 때 자신은 노리개가 되어 비루한 목숨을 이어간다. 레지널드 프롱 드 뵈프를 유혹하고 그와 부친을 이간질해 아들로 하여금 아비를 죽이는 패륜을 저지르게 하여 복수하지만, 나이가 들어서는 뒷방 늙은이가 되어 구박을 받으며 비루하게 살아간다. 이후 토퀼스톤 공성전 시작 전에 왐바와 옷을 바꿔입고 탈출하러 나온 세드릭과 재회하여 한 맺힌 대화를 나누고, 공성전 와중에 장작 창고에 불을 질러 성을 무너뜨려 레지널드 프롱 드 뵈프와 함께 타죽음으로써 피맺힌 원한을 갚는다.

2.2. 노르만

  • 리처드 1세
    우리가 흔히 아는 사자심왕.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골치 아픈 궁정 정치보다는 모험과 낭만을 사랑하는 호쾌한 성품의 쾌남아로 묘사된다. 십자군 원정을 떠난 사이 동생 존에게 왕위를 빼앗기지만 정체를 숨긴 채 검은 무구로 무장하고 흑기사라는 이명으로 잉글랜드에 귀환한다. 뛰어난 실력을 가졌지만 위험에 처하는 장면도 많은 주인공 아이반호와 달리 다수의 기사도 순식간에 처리하는 무서울 정도의 실력을 가진 작 중 최강자이자 데우스 엑스 마키나. 위험에 빠진 아이반호를 몇차례 지원하며, 이후 록슬리와 함께 토퀼스톤 성을 공격하여 아이반호와 로위너를 비롯한 여러 인물들을 구출하고 세드릭에게는 아이반호를 용서해 줄 것을 당부한다. 반란을 평정한 뒤 아이반호와 로위너 공주의 결혼식을 주선한다.
  • 존 왕자
    리처드 왕의 동생으로 리처드 왕이 십자군 원정을 떠난 사이 리처드 왕을 몰아내고 자신이 왕위를 차지한다. 흉흉한 민심을 달래기 위해 마상 시합을 개최하지만 마상 시합에서 십자군 원정에 나선 아이반호의 정체가 밝혀지고 여기에 더해 리처드 1세가 포로로 잡혀 있던 오스트리아에서 풀려난 것을 알게 되자 반역 계획을 진행하기 위해 마상 시합을 급히 중단한다. 하지만 국왕이 귀국했음이 밝혀지자, 반역은 그대로...
  • 브리앙 드 보아길베르(Brian de Bois-Guilbert)
    존 왕자의 심복으로 사랑했던 여인에게 배신당해[6][7] 그 복수로 성전 기사단에 투신[8]하여 현재는 지부장[9]의 지위에 올라 차기 기사단장 물망에 오를 정도로 출중한 능력을 인정받는 인물이다. 애쉬비의 마상창시합 1일차로 벌어진 주스트에서는 '의절자 기사(아이반호)'에게 패하지만 2일차로 벌어진 멜리(단체전)에서는 프롱드보우프[10] 및 애설스탠[11]과 셋이서 아이반호를 협공하여 그를 궁지에 모는데 성공한다.[12] 하지만 한쪽 구석에서 싸움을 구경만 하던 흑기사가 이때 개입하여 프롱 드 보우프와 애설스탠을 일격에 하나씩 쓰러트리고 두 사람의 승부를 다시 1:1로 만든 뒤 물러나자 결국 아이반호에게 또다시 패한다. 이후 프롱 드 보우프, 드 브래시 등과 다시 공모해 각자의 목적[13]을 달성하기 위해 토퀼스톤 성 근처를 지나던 세드릭과 아이작 일행을 납치하나, 이후 벌어진 공성전에서 성이 함락될 위기에 처하자 성을 포기하고 탈출하면서 레베카를 납치해 성전기사단 지부가 있는 템플스토 수도원으로 도주한다.[14] 레베카를 구출하러 온 아이반호와 결투 재판을 하게 되어 유리한 조건으로 1:1 대결을 벌이지만 패해 사망한다.
    • 당시 길베르는 결투 장소인 템플스토 수도원에서 여유로이 기다리는 입장이라 컨디션이 최상인 반면, 아이반호는 애초에 마상 시합에서 입은 부상도 다 낫지 않은데다 레베카의 마녀재판 소식을 듣자마자 애설스탄의 장례식이 열린 코닝스버러에서부터 헐레벌떡 달려온 탓에 본인은 물론 말까지 기진맥진한 상태였고, 그 상황에서 숨도 못 돌린 채 길베르와의 결투에 임해야 했다.
      사실 길베르는 이 결투에 응하고 싶지 않았다. 애초에 길베르는 자기가 신분을 숨기고 레베카의 대전사로 나설 작정이었던데다, 자기가 이기면 레베카는 마녀가 되어 화형당한다. 길베르로서도 기사의 긍지가 있는 이상 일단 결투에 나서면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는데, 아이반호는 병에서 회복한지 얼마 안 되고 여독이 겹친 결과 누가 봐도 결투에 나설 만한 상태가 아니었다. 이런 약해 빠진 상대를 이겨봐야 비웃음만 살 게 뻔하니 길베르는 굉장히 자존심 상해하며 병이나 회복하고 오라는 발언을 통해 본인의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15] 하지만 아이반호가 레베카를 위해 결투하겠다는 의사를 굽히지 않자 결투에 응해 단박에 아이반호를 땅바닥에 나뒹굴게 만들지만, 자신은 별 타격을 받지 않았는데도 말에서 떨어져 그대로 죽는다. 사인은 스트레스성 급성 심장마비로 추측[16]된다.

    아동용 버전에서는 단순한 악인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지만 원작을 보면 이만큼 입체적인 인물도 드물다. 당시 기준으로 보기드문 문무겸전의 엘리트로 마상무술 및 그라운드 무술 모두에 뛰어난데다 두뇌가 명석하고 어학에도 재능이 있어 영어(당시 색슨어), 프랑스어(당시 노르만어), 사라센어(아랍어) 모두를 구사하며 읽고 쓰기도 한다.[17] 실제로 토퀼스톤성 전투 당시 문맹인 보우프와 드 브리시에게 색슨인들이 보내온 선전포고를 통역해주고, 사라센어로 사라센인 하인들에게 지시를 내리거나 레베카에게 보내는 쪽지를 작성하기도 한다. 레베카에게 첫눈에 반하지만 사랑에 실패한 경험 탓인지 거짓 협박으로 그녀를 떠보는 냉철함도 지녔으며, 처음에는 오로지 육체적인 성욕밖에 없었지만 레베카의 인물됨을 간파한 이후로는 진정성을 가지고 그녀를 대한다. 초반에는 개인적인 야망과 사랑 모두를 포기하지 못해 갈등하지만 마녀로 누명을 쓰고 사형 판결을 받은 레베카에게 남몰래 쪽지를 쥐어주어 유일하게 살아날 방법인 결투 재판을 신청하라[18]고 조언해주고[19], 처형 날짜가 다가오자 모든 것을 버리고 사랑을 택하겠노라며 그녀에게 매달리는 모습을 보인다.[20] 당대 엘리트이자 출세까지 보장된 노르만인 귀족 계급 기사가 가장 비천한 신분인 유대인 고리대금업자의 딸[21]을 사랑하게 된다는 점에서 보아 길베르라는 인물이 작중 차지하는 역할은 선역으로 이 소설의 제목에 해당하는 주인공 아이반호보다도 드라마틱하며 극적인 요소를 가미하는 부분이 크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당사자의 기준에 반하는 강제 결혼은 납치혼에 지나지 않고 결코 정당화될 수 없지만 입체적인 면모의 등장인물이라는 사실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 레지나르 프롱드보우프(Reginald Front-de-Bœuf)[22]
    역시 존 왕의 심복이자 토퀼스톤의 성주로 아이반호 영지의 영주.[23] 별명은 《이리 기사》. 매우 탐욕스러운 성품으로, 미인보다 황금을 훨씬 더 사랑한다. 그래도 결혼은 했었고, 지금 처자는 없다.
    애쉬비의 마상 창 시합 1일차 시합 주스트에서 보아길베르에 이어 아이반호에게 두번째로 도전받아 판정패하는 모습으로 첫 등장한다. 이후 길베르 및 드 브래시와 공모해, 근처 숲을 지나던 세드릭 및 로위너 일행을 납치하여 토퀼스톤에 감금한다. 허나 이로 인해 토퀼스톤이 록슬리 휘하 산적들과 주변에서 모여든 색슨인들의 공격을 받고, 결국 공성전 때 성의 후문에 직접 나와 공격군을 저지하다, 공격군 편으로 참전한 흑기사(리처드 1세)의 일격을 머리에 정통으로 얻어맞고, 부상을 입은 데다 전투 중 발생한 화재로 끝내 대피하지 못하고 죽는다.
  • 모리스 드 브래시(Maurice de Bracy)
    존 왕자 휘하에 있는 용병대 지휘관으로 말 그대로 프리랜서다. 당시 대부분의 기사들이 그러하듯 불학무식하고 이익에 좌지우지되는 면이 있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악인은 아니며 어느 정도 분별력도 갖춘 인물이다. 산적으로 위장하고 세드릭과 아이자크 일행을 습격했을 때 레베카의 마차에 타고 있던 부상을 입은 아이반호를 발견하고도 해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프롱드보우프에게 살해당하지 않도록 자기 부하를 붙여 비밀리에 보호해주었고, 리처드 왕을 만나자 바로 무릎을 꿇고 항복했으며 존 왕자 곁으로 돌아온 뒤에도 왕을 직접 해치는 일에는 가담하지 않으려 한다.
  • 왈드마 피처스(Waldemar Fitzurse)
    존 왕자의 측근이자 최고 브레인. 존 왕자를 국왕으로 만들기 위한 실제적인 모든 계획은 이 사람 머리에서 나온 거나 마찬가지다. 알리시아라는 이름의 딸이 있으며, 이 딸을 무척 소중하게 여긴다. 리처드 1세가 귀환했다는 사실을 알고 직접 결사대를 선발해 암살 시도까지 벌이지만, 워낙 중신이라 그런지 리처드는 피처스를 죽이지 않고 노르망디에 있는 영지로 떠나라고 추방령을 내리는 선에서 그친다.
    설정에 따르면 피처스의 부친은 헨리 2세의 뜻을 받들어 토마스 베켓을 처치한 네 기사 중 한 사람인 레지나르 피처스이다.
  • 에이머(Aymer)
    세드릭의 영지 부근에 위치한 조르보 수도원(Abbot of Jorvaulx)의 원장을 맡은 고위 성직자. 원래 조르보 수도원은 색슨인 소유였으나 잉글랜드가 노르만인 세상이 된 이후 수도원장 자리 역시 저명한 노르만 가문 출신 귀족인 에이머에게 넘어온 것이다. 사교계 만렙 수준의 처세술 덕택에 왕족과 귀족, 상류층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사치와 향락을 즐기고 성직자로서의 책무를 등한시하지만 자신이 많이 쓰는 만큼 민중들에게 후하게 베풀기도 하는지라 대부분의 색슨인들에게도 호평을 받는 당시 고위 성직자치고는 매우 특이한 케이스의 인물이다. 심지어 주변의 노르만 영주들과 원수지간으로 지내는 세드릭도 에이머에게는 별 반감을 드러내지 않고, 즐겁게 대화를 나눌 정도이다.
  • 루카스 보마누아르(lucas beaumanoir)
    성전기사단의 단장

2.3. 유대인

  • 레베카(Rebecca)
    고리대금업자 아이작 요크의 외동딸로 아름답고 현숙한 유대인 처녀. 아버지 아이작의 돈을 꾸어 쓰는 주제에 그를 무시하고 홀대하는 노르만 귀족들에게 반감이 있다. 유대인 여의사이자 명의로 이름을 떨친 미리엄의 수제자로 의술에 탁월한 재능이 있으며 가난하고 불쌍한 민중에게 즐겨 선행을 베푼다. 마상 시합에서 부상당한 아이반호를 치료해주다 그를 연모하게 된다. 존 왕자의 일파에 의해 아이반호와 아버지 아이작과 함께 토퀼스톤 성 감옥에 갇힌다. 흑기사 리처드 1세와 록슬리의 활약으로 성채가 함락된 후 보아길베르에 의해 납치당해 템플스토 수도원에 연금된다. 스승 미리엄처럼 마녀라는 누명을 쓰고 화형 당할 처지가 되나 대전사를 자처하며 달려온 아이반호에 의해 구출된다. 아이반호와 로위너 공주의 결혼 소식을 접하고 윌프레드에 대한 사모의 정을 가슴 속에 간직한 채 두 사람의 행복을 빌며 떠나간다. 이후 부친과 함께 스페인으로 이주한다.
    현대 지성사에 나온 1830년에 작가가 쓴 머리말을 보면 당대에도 왜 아이반호를 레베카와 이어주지 않았냐는 말이 나왔던 모양이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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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1년 판본 화형에 처해지게 된 레베카
  • 요크의 아이작(Isaac of York)
    레베카의 아버지이자 유명한 고리대금업자. 첫 등장 장면은 정말 거지같았지만 이후에 등장하는 묘사를 보면 존 왕자와 같은 고위층과도 돈 거래[25]를 하는 제법 위세있는 고리대금업자[26]다. 하지만 신분이 신분이다 보니 칼과 주먹이 위세를 부리는 이 작품에서는 여기서 치이고 저기서 채이는 럭비공 신세를 면하지 못한다.
    돈 장사를 하는지라 수전노 기질이 있고 약삭빠르기는 하나 본바탕은 소심하고 줏대가 없는 인물[27]이다. 외동딸 레베카를 애지중지하여 보물처럼 아낀다.
    아이반호가 자신의 목숨을 구해줘 그가 마상시합에 나갈 수 있도록 말과 갑옷을 구해주는 등 후원해주는데, 사실 정말 순수한 호의는 아니다. 패자의 말과 갑옷은 승자의 것이 되는 마상시합의 룰을 이용해, 아이반호에게 패한 기사들의 말과 갑옷으로 한몫 단단히 챙길 작정이던 것. 여러모로 철저한 "유대인"이다.

3. 미디어믹스

3.1. 영상화

원작대로 로위너 공주를 아이반호와 맺어주면서도 로위너 공주보단 레베카를 진주인공 취급하는 작품들이 많다.

3.1.1. 영화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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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소프 연출, 로버트 테일러, 엘리자베스 테일러 주연의 영화로, 1954년 12월 29일에 한국에서 개봉했으며 이때 <흑기사>라는 타이틀로 상영했다. 이후 재개봉이나 TV 방영 때도 계속 흑기사라는 제목이 유지된다.
이 당시 서사극이 그렇듯 상당한 개작이 이루어진 작품이다. 원작대로 로위너 공주와 아이반호가 이어진다. 그러나 로위너 공주 역의 조안 폰테인은 빌링(billing)이라고 불리는 주요 출연진 호명 순서에서 밀렸을 뿐만 아니라 상당수 포스터에서 존재 자체가 지워졌다. 실제 폰테인은 테일러와 마찬가지로 단독 주연급의 탑스타였는데도.

3.1.2. 그 외

  • 아이반호(1913) - 허버트 브레논이 감독한 영화. 아이반호 역에 킹 배곳(King baggot), 로웨나 역에 이블린 호프(Evelyn Hope), 레베카 역에 리 베어드(Leah Baird).
  • 아이반호(1958) - ITV에서 방영한 39편 짜리 아동 대상 TV 시리즈다. 로저 무어가 아이반호를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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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반호(1982) - 영국에서 방영한 미국, 영국 합작 TV 영화. 더글러스 캠필드 연출, 앤터니 앤드루스 주연. 올리비아 허시가 레베카로 나온다. 조연진이 제임스 메이슨, 샘 닐 등으로 호화스럽다. 1952년작과 비슷한 태도를 보이는데, 레베카를 진주인공 취급하는 의도가 훨씬 노골적이다.
    원작대로 로위너 공주와 아이반호를 맺어주지만 빌링 순서에선 1952년작과 마찬가지로 로위너 공주 역의 배우가 레베카 역의 올리비아 허시에게 밀렸다. 그나마 여기선 로위너 공주 역 배우 얼굴은 프린팅마다 다 넣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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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비중은 여전히 밀린다. 아이반호가 레베카에게 마음이 크게 흔들려 중간에 입맞춤까지 하고, 결말에서도 여운을 크게 남기며 1952년작 이상으로 레베카에게 방점을 찍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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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반호(1997) - BBC와 미국 A&E 네트워크가 합작으로 만든 편당 50분짜리 6부작 미니시리즈.

3.2. 애니메이션

1985년 5월 11일에 KBS1에서 50분 정도 되는 단편 애니메이션을 더빙 방영했다. 기사

호주 Burbank Animation Studios에서 1986년에 만든 작품은 1987년에 더빙으로 방영했으며 이 버전을 EBS에서 1990년대에 더빙하여 방영하였다는 얘기가 있는데, 확인이 필요하다.

3.3. 만화

클로버 문고에서 "흑기사"라는 제목으로 만화화해 발간했다. 권호는 123권, 작가는 이상훈.
[1] 둠즈데이 북에 따르면, 본래 2천 명에 달하던 앵글로색슨인 영주의 수가 노르만 정복 이후 3백 명으로 줄어들었다고 한다.[2] 나중에 밝혀지지만 본명은 로빈 후드.[3] 약간의 설정 오류가 있다. 토퀼스톤에 갇혀 있을 때 새드릭은 헤리워드를 자기 부친이라고 하는데, 헤이스팅즈 전투가 있던 1066년은 작중 시점으로부터 130여년 전이다. 아무리 세드릭이 늦둥이로 태어났다고 해도 무리다. 세드릭은 적어도 헤리워드의 손자 정도는 되어야 한다.[4] 그래서 토퀼스톤 레이드 때 산적들이 중간에 들러 이 양반도 같이 끌고 가는데, 마침 하룻밤 잠자리를 청하며 찾아든 흑기사와 주거니받거니 하던 타이밍인지라 흑기사 또한 반쯤 얼떨결에 참전하게 된다.[5] 어찌 된 사연이냐 하면 공성전 도중 성의 술 창고를 찾아 지하감옥으로 잘못 뛰어들어갔다 나중에 꽐라가 되어 겨우 산적들에게 업혀 돌아오는데, 그 김에 지하감옥에 끌고 온 아이작에게 술기운에 행패를 부린 게 문제. 보다 못한 흑기사가 제지하자, 이번엔 흑기사에게도 대든다. 결국 서로 몇 번 가볍게 옥신각신하다 시비가 붙어 사제가 투구를 쓴 흑기사의 턱주가리에 선빵을 날리는데, 흑기사는 멀쩡... 이후 흑기사는 "방어에서는 득을 보았지만, 공격에서는 득을 보지 않겠다"며 오른손에 낀 강철 건틀릿을 벗고는 방금 전 사제가 그랬던 것처럼 사제의 턱주가리를 향해 펀치를 날리는데... 효과는 굉장했다![6] 대략적으로 말하면, 보아길베르가 전 유럽을 누비며 명성을 쌓아 "아델레이드 드 몽마르"의 이름을 유럽의 모든 궁궐에서 알게 만들고 보르도로 돌아오니 정작 그녀는 별것도 없는 가스코뉴의 시골 소영주와 이미 결혼해버린 뒤였다.[7] 길베르의 고향도 보르도인지는 작중에 명시되지 않았다. 모든 기사가 자기 고향의 숙녀에게만 사랑을 바치는 것은 아니므로, 다른 지방 출신일 가능성도 있다.[8] 사실상 정신적으로는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거나 마찬가지의 자포자기적인 행동이었다.[9] 어느 지부장인지는 작중에 명시되지 않는다.[10] 프롱 드 보우프는 주스트에서 아이반호에게 길베르에 이어 2번으로 패해 원한을 품는다. 참고로 3번으로 패한 자는 프롱드보우프와 마찬가지로 세드릭과 사이가 나쁜 이웃 영주 필립 마르보아상, 4번으로 패한 자는 휴 드 그랑메스닐이라는 노르만인 영주, 5번으로 패한 자는 랄프 드 뷔퐁이라는 구호기사단 소속 기사다. 아이반호는 휴식도 없이 이들 모두와 차례로 싸웠고, 사실상 차륜전을 치렀음에도 다섯 노르만 기사 모두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다. 이들 중 최약체인 랄프 드 뷔퐁은 아예 땅바닥에 내팽개쳐진 뒤 코와 입으로 피를 쏟았고, 일어나지 못해 들것에 실려 나갔을 정도. 다만 휴 그랑메스닐은 아직 길이 들지 않은 젊은 말이 흥분해서 말을 듣지 않는 바람에 제대로 창을 겨누지도 못했는데, 아이반호가 그 기회를 노리지 않고 지나친 뒤 재시합을 제안하자 "나는 그대의 창에 진 것과 마찬가지로 예의에 의해 패했다"면서 패배를 선언하여 관중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11] 주스트에서 우승한 아이반호가 로위나 공주를 사랑과 미의 여왕으로 선정하자 얼굴을 가린 그가 누구인지 모르면서도 질투와 경계심을 느껴 보아 길베르 편에 가담했다.[12] 보아 길베르의 말은 다쳤고, 다른 두 사람은 원체 덩치가 거구인데다 갑주까지 걸친 터라 말들이 지친 덕분에 아이반호가 그나마 버틸 수 있었다. 아이반호는 전날 주스트에서 우승한 상으로 존 왕자에게 받은 명마를 탔는데, 이 말이 진짜 물건인지라... 하지만 3:1이니 시간을 끌면 아이반호가 질 건 분명했다.[13] 길베르는 레베카를 정부로 얻고자 했고, 드 브라시는 로위너 공주와 결혼하려 했으며, 프롱 드 보우프는 세드릭, 애설스탠, 아이자크 등에게 몸값을 받아내 한몫 단단히 잡을 생각이었다. 이들은 자기들이 아이반호를 잡은 줄은 몰랐고, 드 브라시 한 사람만이 우연히 알게 되었다.[14] 그 와중에 레베카를 로위너 공주로 착각한 애설스탠이 보아 길베르의 탈출을 막으려다 그의 칼에 맞아 쓰러진다.[15] 심지어 레베카를 마녀로 몬 장본인인 성전기사단장 보마노와르조차 길베르를 거들어 아이반호에게 "몸 더 추스르고, 다른 말을 타고 오라"고 권할 정도였다. 하지만 아이반호가 이 권고에 응한다면 레베카의 대전사로 나설 수 없게 되기 때문에, 레베카가 화형에 처해지는 모습을 멀뚱멀뚱 보고 있어야 하는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보마노와르는 아이반호가 결투에 나서는 걸 말리기는 했지만 레베카의 재판을 연기해주겠다고는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결과론적으로 보자면, 아이반호가 결투를 포기했더라도 그를 뒤따라 곧장 달려온 리처드 1세가 레베카의 대전사로 나설 수 있기는 했다.[16] 사실 여자로서의 관심은 로웨나에게만 있는 상태에서 그저 기사도로서만 레베카가 화형당하는걸 지켜볼 수 없어서 맞서 싸운 아이반호 뿐 아니라 레베카가 화형당하며 고통 끝에 죽는걸 보는게 현실화될 경우 '본인이 진심으로 가치를 인정하여 사랑하는 여인의 고통스러운 죽음'과 '본인의 기사로서의 자존심'을 맞바꾼 모양새가 되는 길베르 역시도 레베카의 화형이 현실화되는 시나리오는 정신적 타격이 크다. 이 문서가 작성되는 2021년 10월과 비교하여 200년도 더 전인 1819년에 완성된 소설이라 작가가 그 점을 고려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길베르가 병에서 회복된 아이반호를 홈 그라운드에서 편히 기다리는 환경일지라도 길베르가 레베카의 재판이 진행되고 대전사를 기다리기까지 현대의학적 관점에서 스트레스의 극한으로 인한 급사 요건에 해당하는 식사장애나 수면장애가 길베르에게 동반되었을 가능성은 충분한 요건이다. 실제로 소설에서도 결투장에 들어설 때 마치 며칠 밤 잠을 못 이룬 것처럼 얼굴이 창백했다는 묘사가 있다.[17] 아무래도 색슨어는 모국어인 프랑스어만큼 능숙하지는 못하다.[18] 이렇게 해서 시간을 끌지 않았으면 바로 판결을 받고 처형될 상황이었다.[19] 사실 전례에 따르면, 결투에 나갈 투사는 기사단에 속한 하급 수련기사 중 하나가 될 예정이었다. 교당장인 길베르는 그런 하잘 것없는 싸움에 출전하기에는 너무 신분이 높기 때문이다. 길베르는 그 틈을 타 모험을 찾아 돌아다니는 이름 없는 편력기사인 척 위장하고 결투에 나가 레베카를 구출할 생각이었으나, 사정을 아는 템플스토 지부장 알베르 마르보아상이 수작을 부리는 바람에 그 자신이 기사단 측 투사로 재판에 나가게 되어 계획이 엎어지고 말았다.[20] 레베카의 발치에 몸을 던져 사랑을 호소하거나 자신도 유대인으로 태어났으면 좋았으리라며 눈물을 보이기도 하며, 처형장에 끌려나온 레베카에게 아직 기회가 있으니 함께 말을 타고 도망치자고 간곡하게 설득하기까지 한다.[21] 게다가 마녀라는 의혹도 받는 여자다.[22] 프롱드보우프(Front-de-Bœuf)는 "황소의 머리"라는 뜻. 조상이 황소의 머리통을 두들겨 부쉈다고 해서 붙은 성이다.[23] 다만, 그가 소유한 영지는 본래 리처드 1세가 아이반호에게 하사한 것을, 두 사람이 십자군 전쟁에 참전한 틈을 타 존 왕이 멋대로 보우프에게 다시 하사한 영지다. 이 때문에 마상 창 시합에서 '의절자 기사'의 정체가 아이반호로 드러나면서 영지의 소유권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터라, 보우프 역시 아이반호가 살아 있어 봤자 득 볼 게 하나도 없는 입장이었다.[24] 그러나 당시 비천한 신분과 아름다운 외모 때문에 저평가된 레베카의 지성과 고매한 인격을 제대로 읽어내고 높이 평가하기까지 한 사람은 브리앙 드 보아길베르밖에 없었고, 반면에 윌프레드는 시대적, 사회적 편견에 사로잡혀 그녀의 진면목을 알지 못한 채 거리를 두고 대했기에 그들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25] 무술대회에서 꽤 비중있는 스폰서 역할을 하는듯한 서술도 나온다.[26] 고리대금업자의 위세란 결국 자기 돈이든 남의 돈이든 많은 돈을 끌어낼 수 있는 자금 동원 능력이다.[27] 존 왕자가 상석을 양보하라고 아셀스턴에게 지시했을때도 지체 높은 색슨인들과 충돌하고 싶지 않아서 그리 내켜하지 않고 껄끄러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