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마의 옛집(相馬の古内裏), 우타가와 쿠니요시(歌川国芳). 1845년 작.[1] |
언어별 명칭 | |
한국어 | 요괴 |
일본어 | 妖怪/ようかい(yōkai) |
중국어 | 妖怪(Yāoguài) |
영어 | Monster/몬스터, apparition/애퍼리션 Specter/스펙터, yōkai/요카이[2] |
에스페란토 | jokajo/요카요 |
1. 개요
인간의 힘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생겼을 때, 이를 설명하고자 상상해낸 존재, 즉 상상의 동물들을 일컫는 말이다. 동아시아에선 주로 동물, 자연, 사물이 오랜 시간을 거쳐 자연의 정기를 받아 생겨났다고 믿는다.중국에서 사용된 유사한 괴물을 뜻하는 단어를 찾자면 "妖魔鬼怪(요마귀괴)"라는 단어가 있고, 요괴(妖怪)라는 축약어도 등장한다. 이는 원대 이후의 경향으로 보인다. 예로 명나라의 고전소설 서유기에서 여러 종류의 도교/불교 및 민간설화에 기반한 괴물을 뜻하는 개념어로 요괴가 사용된다. 해당 소설에선 손오공 본인도 요괴라고 일컬어진다. 더 이른 위진남북조시대 수신기에서도 요괴(妖怪)라는 표현이 등장하긴 하나,[3] 이는 '요사하고 괴이한 (일)'로 해석할 수 있어 그 쓰임이 후대와 정확히 같지는 않다. 그러나 원대 이후에도 중국에서는 괴물을 뜻하는 한자어가 복수로 존재하였으며[4] '요괴'는 그 중 하나였지 대표 범주어로 사용되지는 않았다.
현대의 '요괴' 범주어는, 근대 일본에서 철학자 이노우에 엔료가 근대적 학문연구의 분야 및 대상으로서 요괴를 다루기 시작하고, 후대의 민속학자 고마츠 가즈히코가 요괴학을 통해 다시 정립한 것으로, 요괴 민담과 전설을 긍정적인 관점에서 적극 평가[5]하고, 이를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정리하는 작업이 근대부터 요괴학의 이름 하에 이루어진 결과 오늘날 '요괴' 개념이 정립되었다 볼 수 있다. 근대부터 일본 문화가 일찍이 소개되었고, 그 일본 문화의 핵심 코드로서 '요괴'가 등장하였던 영향으로, 서구권에서는 일본 요괴를 번역할때 재패니즈 몬스터보다는 일본어의 음차인 요카이(yōkai)를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 영미권에서는 요괴라는 단어를 데몬으로 오역하는 사례가 꽤 많은데 이는 데몬이라는 단어가 원래 악마가 아니라 령이나 귀신이라서 그런듯 보인다.
일본에서는 전통적으로 요카이(妖怪) 외에 요마(妖魔), 요귀(妖鬼), 요수(妖獸), 요령(妖靈), 괴이(怪異), 아야카시(あやかし), 모노노케(物の怪), 바케모노(化け物), 마모노(魔物) 등 다양한 이름으로 요괴를 불렀으며, 요괴가 가진 초자연적인 능력은 요기(妖氣), 요력(妖力)으로 칭했다. 요술(妖術) 역시 원래는 이런 요괴들의 능력을 일컫는 말이었으나, 현대에는 마술사들이 선보이는 마술을 가리키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요괴'라는 광의의 개념어는 서양의 '몬스터라는 말과 견주어 쓰이기도 하는데 그래서 서양의 뱀파이어, 늑대인간 등도 싸잡아서 요괴라 부를 수 있다. 요괴나 몬스터나 상상의 동물이기 때문에 둘은 문화권만 다를 뿐 같은 존재다.
인간과 요괴 사이에 태어난 존재를 반인반요, 반요(半妖) 등으로 칭하기도 하는데, 사실 반요 개념어는 일본 민속학에 있던 개념은 아니며 현대에 창작된 개념이다. 반요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것은 타카하시 루미코의 작품 이누야샤로 알려져 있다. 다만, 현대처럼 정립되지만 않았을 뿐 음양사 아베노 세이메이가 요호의 자식이라는 설이 내려오는 등 과거에도 요괴의 피가 섞인 인간이라는 개념 자체는 존재했다.
2. 특징
인간에게 우호적인 요괴는 신으로서 받들어지기도 한다.[6]각 요괴마다 단순히 지역 설화에서 한번 등장하고 마는 것부터 아예 하나의 종족으로 굳어진 것까지 각양각색이며, 요괴 설화들은 발생 지역의 풍토를 대변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향토학자들의 연구 대상이 되어 그 지역의 특징을 알아보는 데 도움이 된다.
대표적인 예시로 한국의 어둑시니와 일본의 뉴도의 차이가 있다. 어둑시니는 잘못 대처할 경우 손 쓸 새도 없지만 침착하게 대응하면 일반인도 해치울 수 있을 정도로 확실한 퇴치법이 있다. 그러나 뉴도는 위로 보든 아래로 보든 결국에는 끔살당하니 영력이 강한 무당이 퇴치해야 한다. 한국은 자연재해가 상대적으로 적고 그 대신 도적이나 정치부패, 타국에서의 침입, 야생동물의 습격같이 어느 정도 대처 가능한 위협에 시달리나[7] 일본은 지진과 후지산 같은 활화산이나 쓰나미 등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없는 자연재해에 자주 노출돼서 착하게 살더라도 운이 없으면 죽을 수 있는 험악한 환경이다. 사실 일본의 귀신과 요괴는 이런 자연재해의 의인화이기도 하며 귀신에 대한 가장 최선의 대처법은 마주치지 않는 것이다.[8]
물론 이건 절대적인 게 아니라서 일본에서도 모모타로처럼 (비록 특별한 출생이지만) 어린 소년이 강한 요괴인 오니를 정복할 때도 있고 반대로 한국에서의 여우누이와 두억시니처럼 요괴가 사람을 끝까지 농락하는 희망이 하나도 없는 코즈믹 호러나 아니면 공포물을 연상케하는 결말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서양의 공포물에서 나오는 괴물들도 좋은 비교사례다. 자세한 이유는 고딕 소설 항목 참고.
조선시대 당시 한국에서는 요괴가 "요사스럽고 괴이한 일" 이라는 표현으로 주로 쓰였다. 한국고전용어사전에서는 물론 조선왕조실록 등지에서 사용되는 한자어 '요괴'는 괴이한 일을 묘사할 때 쓰이며, 오늘날 사용하는 '도깨비', '귀신', '요물', '괴물'의 '존재자'의 의미보다는 모종의 '현상'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따라서 단독으로 쓰일 경우 '요괴한 일'이라는 의미가 되며, 요괴한 XX라는 식으로 형용사형으로도 많이 사용되었다. 조선왕조실록 번역본에서 오늘날의 의미로 '요괴'가 번역어로 선택된 경우 막상 한문 원문에서는 물괴物怪, 이매魑魅, 괴귀怪鬼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다만 조선시대 이전에 한국에서 요괴라는 단어가 오늘날과 같은 의미로 쓰인 사례도 엄연히 존재한다.[9] 일본도 헤이안 시대때는 요괴를 요괴라고 부르지 않고 바케모노나 오바케, 오니라고 불렀다.
한국 민속학 연구에서는 초자연적인 존재들을 '도깨비'라는 고유어로 정의해 비교, 연구하는 경우도 있다. 2010년대 후반 이후 분별없이 요괴 개념을 한국 전통문화에 투사해 사용하는 경향이 일부 연구자나 대중문화에서 관찰되기도 하는데, 주류가 되었다고까지 보기는 어렵다. 이는 전통문화가 대중문화의 소재로서 재발굴되는 과정에서 새로이 개념어를 정립하는 어려운 길[10]보다, 가까운 일본측 개념어를 빌려쓰는데 의존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3. 종류
자세한 내용은 상상의 동물 문서 참고하십시오.4. 창작물에서
자세한 내용은 요괴/창작물 문서 참고하십시오.4.1. 하츠네 미쿠의 VOCALOID 오리지널 곡
자세한 내용은 요괴(VOCALOID 오리지널 곡) 문서 참고하십시오.5. 관련 문서
[1] 흔히 가샤도쿠로라는 요괴의 그림으로 알려져 있는데, 정확히는 가샤도쿠로라는 요괴 자체는 이 우키요에를 기반으로 비교적 현대에 창작된 요괴이다. 물론 그 이전에도 비슷한 형태의 요괴 설화가 존재하긴 했다.[2] 이쪽은 일본 요괴.[3] 위진남북조 시대에 쓰여진 수신기에서 5차례 정도 요괴란 표현이 나오는데, 妖怪者라는 식으로 수식어로 쓰이거나, 能为妖怪 형태로 2번, 그리고 이야기 말미에 문제가 해소되어 요사한 일이 더 일어나지 않았다는 의미로 두 번 쓰인다. (尔后此亭无复妖怪, 自是亭舍更无妖怪) - 陈郡谢鲲,谢病去职,避地于豫章,尝行经空亭中,夜宿。此亭,旧 每杀人,夜四更,有一黄衣人呼鲲字云:“幼舆!可开户。”鲲澹然无惧色, 令申臂于窗中。于是授腕。鲲即极力而牵之。其臂遂脱。乃还去。明日看, 乃鹿臂也。寻血取获。尔后此亭无复妖怪。/ 南阳西郊有一亭,人不可止,止则有祸,邑人宋大贤以正道自处,尝宿亭楼,夜坐鼓琴,不设兵仗,至夜半时,忽有鬼来登梯,与大贤语,矃目,磋齿,形貌可恶。大贤鼓琴如故。鬼乃去。于市中取死人头来,还语大贤曰:“宁可少睡耶?”因以死人头投大贤前。大贤曰:“甚佳!我暮卧无枕,正欲得此。”鬼复去。良久乃还,曰:“宁可共手搏耶?”大贤曰:“善!”语未竟,鬼在前,大贤便逆捉其腰。鬼但急言死。大贤遂杀之。明日视之,乃老狐也。自是亭舍更无妖怪。[4] 서유기에도 요괴 외에 복수의 표현이 등장한다.[5] 일본은 전근대부터 요괴와 관련된 민담과 전설이 광범위하게 발달해 있었다. 다만 이를 긍정적으로만 평가하지는 않았는데, 서구의 근대적 보편성과 마주하여 자기 정체성을 정립해가던 근대 일본에서 일본적 전통의 한 갈래로서 적극적으로 평가하여 긍정하게 된 맥락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일본 내셔널리즘, 그 중에서도 일본의 문화 내셔널리즘과 일정한 관계를 맺고 있는 개념이다.[6] 예를 들어 서낭신이나 손오공은 요괴이면서도 신으로 대우받는다.[7] 그래서 요괴보다는 호랑이가 고전전승에 더 자주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전에 초자연적 현상이 일어나더라도 이는 주인공이 금기를 어기거나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을 저질러서 일어난 '징벌'의 성격이 크다. 설령 아무런 이유도 없이 주인공에게 큰 피해가 일어난다면 그건 요괴가 사악해서 그런 것으로 간주되기에 주인공이 요괴를 골탕먹이거나 참교육하는 결말이 많다.[8] 만약 이런 귀신의 특성을 간접체험하고 싶으면 공포영화 주온과 학교괴담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주온은 한국의 귀신처럼 원한의 주체가 확실한 게 아니라서 말 그대로 마주치는 사람마다 죽인다. 학교괴담은 저연령이라서 순화된 편이지만 귀신이 성불한다는 결말은 손가락에 꼽히고 대부분은 봉인으로 끝난다.[9] 출처:https://x.com/JaesikKwak/status/1116918201214877696[10] 한국 전통문화에서 요괴한 현상을 지칭하는 개념어가 상기되었듯 한두개가 아니다 보니 이를 하나로 좁히기가 어렵고, 선택한 용어가 학계와 사회의 동의를 받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 연구자든 문화산업 종사자든 전통문화를 당장에 연구하고 활용하려는 입장에서 보면 이게 다 비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