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27 08:53:22

우주배경복사

우주 배경 복사에서 넘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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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Planck_CMB.png
2013년 플랑크(Planck) 위성이 관측한 우주 배경 복사이다.
(평균 온도는 초록색, 평균보다 높은 온도는 붉은색, 평균보다 낮은 온도는 파란색)

1. 개요
1.1. 빅뱅의 증거
2. 발견3. 생성 원인4. 특징
4.1. 흑체복사4.2. 균일성4.3. 미세한 온도 요동4.4. 우주의 곡률4.5. 우주론적 정지 좌표계4.6. 복사로서의 기능4.7. 난제들
5. 그 외 다른 것들

1. 개요

우주배경복사(, Cosmic microwave background radiation, CMB, CMBR)[1]는 우주 전역에서 발견되는 약 160GHz의 주파수를 가진 전자기파 복사이다. 과거 뜨거웠던 우주에서 발생한 흑체복사이며, 현재까지 남아 전파의 형태로 관측되고 있다. 1948년 조지 가모프, 랄프 앨퍼, 로버트 허만에 의해 처음으로 예견되었다.

1.1. 빅뱅의 증거

빅뱅 우주론에서는 물질로부터 빠져나온 빛이 현재 파장이 길어진 상태로 우주 전체에서 관측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우주 모든 방향에서 2.7K의 온도에 해당하는 우주배경복사가 관측된 것은 우주가 과거에 뜨거웠고, 매우 균일한 상태였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로서 빅뱅 우주론이 정설로 자리잡는 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 발견

1964년 벨 연구소에서 일하던 아노 앨런 펜지어스로버트 우드로 윌슨은 에코 위성에서 보내오는 약한 신호[2]를 좀 더 잘 잡기 위해 안테나 수신기에 들어오는 잡음을 해결하려 하고 있었다. 이 잡음은 하늘의 모든 부분에서 수신되었기에 그들은 이것이 안테나 문제일 것이라 생각하고 안테나를 깨끗이 청소했다.

일단은 안테나에 비둘기가 둥지를 치고 있었고 비둘기 똥도 있어서, 비둘기 똥을 치우고 둥지를 부수고 비둘기를 쫓아내기도 하면서 안테나를 깨끗이 청소했다고 한다. 귀소본능 때문에 비둘기는 안테나로 돌아왔고, 결국 비둘기를 죽이기까지 했지만 안테나의 잡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 둘은 결국 잡음이 장비의 문제가 아닌 실제 물리적 현상에 기인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해석하던 중 이것이 우주론에서 그토록 찾아 헤매던 빅뱅의 흔적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고 로버트 헨리 딕, 제임스 피블스, 데이비드 윌킨슨 등 이론물리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이를 논문으로 발표한다. 우주배경복사가 발견됨으로써 빅뱅 우주론과 대립하고 있던 정상우주론은 종말을 고했고, 빅뱅 우주론이 정설로 자리잡는 데 계기가 되었다. 즉, 우주가 영원하고 그 상태가 일정하다는 정상우주론은 과거에 우주가 현재보다 더 균일했다는 증거인 우주배경복사를 설명하지 못했다. 펜지어스윌슨은 우주배경복사를 발견한 공로로 1978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다.

과거 사용하던 아날로그 TV나 전파라디오를 이용해서도 우주 배경 복사를 간단하게 관측할 수 있다. 과거 아날로그 시절 TV를 켰을 때, 방송 정파 시간[3]에 방송국에서 화면조정 컬러바 신호 같은 걸 아예 안 쏠 때는 콰아아아아 하는 소리와 함께 노이즈 낀 화면이 나온다. 이 천둥같은 소리와 지지직거리는 화면 신호 중 약 1% 정도가 바로 우주 배경 복사 신호다. FM을 수신할 수 있는 라디오에서 방송국 주파수가 아닌 빈 주파수에 다이얼을 맞춰놓고 있으면 콰아아아아 하고 나오는 소리도 마찬가지다.

우주 배경 복사는 우주 전체에 깔려있는 기본적인 노이즈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별 다른 입력이 없으면 전파신호를 인식할 수 있는 이들 전자기기들은 기본적으로 이 노이즈를 인식하여 출력하는 것이며, 이것은 펜지어스윌슨이 우주 배경 복사를 관측한 방법과 근본적으로 동일한 방식이다. 다만 일반 거주지역에서 잡히는 노이즈는 지상에서 발생하는 다른 신호들이거나, 도선 자체에서 발생한 노이즈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우주에서 오는 전파 신호도 대역에 따라 태양이나 중성자별, 블랙홀 등의 다른 전파원으로부터 오는 경우도 많다.

3. 생성 원인

빅뱅에 의해 우주가 처음 생성되었을 때 우주는 의 내부처럼 고밀도의 뜨겁고 균일한 플라즈마로 완전히 채워져 있었다. 원자핵전자가 생성되었지만 온도가 너무 높았던지라 전자는 원자핵에 속박되지 않은 채 돌아다닐 수 있었다. 우주를 가득 채운 전자들이 지나다니는 광자를 흡수하고 방출하기를 반복했기 때문에 빛의 직진은 불가능했고 우주는 마치 물에 탄 우유처럼 불투명했다. 그러나 우주가 팽창하면서 우주의 온도는 낮아지게 되었는데, 우주의 나이가 약 38만 년이 되자 우주의 온도는 3,000K까지 내려갔고 전자가 원자핵에 속박되어 전기적으로 중성인 원자들이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이렇게 투명해진 우주의 원자에서 3,000K의 흑체복사가 처음으로 방출되었고, 우주가 팽창함에 따라 그 파장이 길어져 2.7K의 전파의 형태로 지구에 도달하게 되었다.

요약하자면, 지구에서 관측되는 우주배경복사는 과거 빅뱅 직후 뜨거웠던 우주로부터 온 빛이다. 우주에서는 먼 곳에 있는 천체일수록 과거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우주배경복사는 거의 우주의 나이에 가까운 거리(137억 광년)에서 온 빛이 극단적으로 적색편이된 상태로 우리에게 보이는 것이다. 3,000K였던 복사가 약 2.7K으로 관측되므로 파장이 1,000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우주가 유한하다면 언젠가는 우주배경복사가 더이상 관측되지 않을 것이고, 이를 통해 우주의 사이즈를 추정할 수가 있게 된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그전에 적색편이가 심해져서 관측불가능한 수준까지 약해지겠지만. 그리고 특수한 케이스인 우주가 유한하지만 경계가 없는 경우[4], 우주의 사이즈가 충분히 작다면 우주배경복사에서 반복되는 패턴(즉 우주를 한 바퀴 돌고 나서 반대쪽에 나타나는 것)이 관측된다면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으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패턴은 관측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우주가 무한하거나, 유한하지만 경계가 있거나, 유한하고 경계가 없는 경우 엄청나게 크다는 것.

4. 특징

4.1. 흑체복사

우주배경복사는 자연계에서 완벽한 흑체복사에 가장 가까운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이는 우주배경복사의 온도가 매우 균일한 점도 있고, 성간운 등에 잘 흡수되지 않는 전파의 특징 때문이기도 하다.

4.2. 균일성

우주 모든 방향에서 절대온도 2.725K로 균일하게 관측되며 아주 약간의 온도차만이 보인다. 무려 십만분의 일 수준의 정밀도로 볼 때에야 비로소 변화가 나타난다. 다시 말해 우주배경복사의 온도요동은 0.00001K 정도 수준으로 맨 위에 울긋불긋한 지도는 그 미세한 온도차를 표현한 것이다. 이 정도로 엄청난 균일성은 우주가 균일등방하다는 우주론의 대전제를 직접적으로 증명하는 증거가 된다. 즉 이것은 우주가 시작부터 하나였음을 의미함과 동시에 인플레이션 이론의 필요성을 함께 의미한다.

4.3. 미세한 온도 요동

위에서 언급된 십만분의 일 수준의 온도 요동은 현재 우리 자신을 포함해서 우리가 보는 온갖 천체들을 있게 한 씨앗으로 생각된다. 이 미세한 비균일성 역시 우주와 함께 생성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우주론 연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자료로 주목받고 있다. 우선 비균일성의 존재는 기존 빅뱅모델의 수정모델로 등장한 인플레이션 이론을 강력하게 지지한다.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일어났다면 매우 짧은 순간에 우주가 극도로 팽창하며 미시적 세계에서나 유의한 양자역학적 밀도요동이 확대되었을 것이며 이것이 우주배경복사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이는 빅뱅 우주 기원설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가 되기도 한다.

4.4. 우주의 곡률

우주배경복사는 초기 우주의 온도 분포 정보를 그대로 담고 있으므로 지금까지의 물리학 모델을 바탕으로 우주의 곡률을 추정해볼 수 있다.
파일:070960b.jpg
우주의 곡률이 0/음수일 때 우주배경복사에 나타나는 energy spike의 분포 그래프
저작자:NASA/WMAP #

CMB의 비등방성(anisotropy)을 보여주는 크고 작은 영역(붉은 색, 파란 색 지점)들의 평균 크기(각지름. angular diameter) 분포로부터 곡률을 파악할 수 있는데, 특정 영역에서 날아온 빛은 우주의 곡률에 따라 꺾이는 방향이 다르다. 0의 곡률(평탄)의 경우를 기본으로 두었을 때, 양의 곡률은 삼각형의 내각의 합이 180도를 넘으므로 광선이 바깥쪽으로 굽어들어와 평탄한 경우보다 각지름이 커지며, 음의 곡률은 삼각형의 내각의 합이 180도보다 작으므로 광선이 안쪽으로 굽어들어와 평탄한 경우보다 각지름이 작아진다.
x축을 불균일점의 크기(각반지름), y축을 불균일점의 빈도(분포)로 나타낸 그래프 상에서 우주가 평탄한 경우 불균일점 분포의 최대점은 (각지름) 1도에서 나타난다. 우주가 양의 곡률일 때 최대점은 1도보다 큰 곳에서 나타나며, 우주가 음의 곡률일 때 최대점은 1도보다 작은 곳에서 나타나게 된다.

WMAP 등이 정밀 측정한 CMB의 불균일성을 비교 분석한 결과, 우주의 곡률은 거의 0에 수렴한다. 즉 우주는 휘어져 있지 않으며 평탄하다.

4.5. 우주론적 정지 좌표계

우주배경복사는 균일 등방하고 엄청나게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우주 팽창에 대한 지구의 특이운동을 측정하는 일종의 정지 좌표계로 사용될 수 있다. 우주에서 특별한 좌표계가 존재한다는 점은 특수 상대성 이론에 위배되는 것이 아닌가 의문이 들겠지만 우주배경복사를 기준으로 한 좌표계는 다른 좌표계에 비해 물리 법칙상으로는 특별한 점이 전혀 없다. 다만 우주론적으로는 특별한 좌표계로 볼 수 있다는 것.

즉, 실제로 측정되는 우주배경복사에서는 지구의 운동으로 인한 도플러 효과가 측정된다. 위에 있는 우주배경복사 지도는 이러한 효과를 모두 보정하고, 우리 은하 원반이나 다른 천체에서 나오는 마이크로파를 모두 지워 겨우 얻은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 은하가 포함된 국부 은하군의 우주 공간에서의 특이속도를 구할 수 있다. 현재 국부 은하군은 라니아케아 초은하단의 중심에 위치한 거대 인력체 방향으로 약 600km/s의 속도로 끌려가고 있다.

4.6. 복사로서의 기능

우주배경복사는 현재까지도 우주 전체의 복사 에너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즉,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은하와 항성들의 복사 에너지를 합쳐도 우주배경복사를 넘지 못한다. 우주배경복사 광자는 개수밀도가 매우 높고 모든 곳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매우 강한 에너지를 가진 감마선이나 전자들에게 주요 방해물로 작용한다. 감마선과 충돌하는 경우 쌍생성을 일으켜 전자양전자를 내놓으며, 전자와 충돌하는 경우 역 콤프턴 산란이 일어난다. 이를 서나예프-젤도비치 효과(Sunyaev–Zel'dovich effect)라고 부른다. 우주배경복사가 은하단과 같은 뜨거운 가스가 밀집된 구역을 지나다 보면 일부가 산란되어 마치 구멍이 뚫린 것처럼 보이게 되는 효과.

4.7. 난제들

우주배경복사에 대한 정밀한 관측이 시작되면서 우주론은 몇 가지 문제점에 시달리게 되었다.

첫 번째는 우주의 나이 문제인데, 현재 속도로 팽창 중인 우주가 평탄하려면 상당한 밀도의 물질이 존재해야 하고, 이 물질들의 중력으로 우주의 팽창 속도는 더 빠른 속도로 느려져야 하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현재 시점의 팽창속도에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 즉 우주의 나이는 93억 년 정도로 측정된다. 하지만 항성 진화 이론에서 예견되는 구상성단의 나이는 적어도 110억 년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모순이 발생한다. 이는 우주 전체의 에너지가 물질만으로는 이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며, 우주의 팽창을 도와주는 암흑에너지의 존재 가능성을 높여준다.

두 번째는 '평탄성 문제'라 불리는 것인데, 우주의 평탄성은 안정적인 유지가 불가능하다. 빅뱅 직후 우주의 밀도가 적절하게 맞춰져 우주의 곡률이 정확하게 0이 될 가능성은 엄청나게 낮은데, 이 시기의 밀도가 10-24 정도만 달랐어도 우리 우주는 과도하게 팽창하여 국부 은하군 너머로 아무 것도 볼 수 없게 되거나, 수축하여 이미 빅 크런치가 일어났어야 정상이다. 이 문제는 우주 초기에 급팽창이 이루어져 우주가 평탄해졌다는 인플레이션 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4.7.1. 악의 축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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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 외 다른 것들

우주배경복사 외에도, 천문학자들은 빅뱅 1초 후에 방출된 우주배경중성미자(CνB)와 빅뱅 1/100해 초 후에 방출된 우주배경중력파(GWB)도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그러나 우주배경중성미자는 매우 발견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중성미자는 그 특성상 일반적인 물질과 거의 반응하지 않고 통과해버리고[5], 온도 자체도 만약 있다면 1.95K 이하로 매우 낮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현대 기술로는 그렇게 매우 낮은 온도의 중성미자를 찾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우주배경중력파의 경우도 우주배경복사의 편광을 조사하여 간접적으로 확인할 뿐 실제로 온도나 에너지가 어느 정도 되는지, 적색편이는 어느 정도인지 관측이 되지 않고 있다. 다만 발생 원인은 3가지로 파악한 상태이다. 첫 번째는 우리가 알고있는 급팽창, 두 번째는 급팽창 후 재가열(이때 1Hz ~ 1GHz의 스팩트럼을 가진다.), 마지막으로 유동성 물질의 와류에 의한 혼합 및 방사이다. 상술한 두번째 이유에서 나오는 1Hz ~ 1GHz의 스팩트럼은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복사에 비해서는 너무나도 작은 진동수이기 때문에 마이크로파 배경 복사에 가려지거나 해서 관측이 극도로 어렵다.
우주만큼 오래된 고대 생명체[6]레퍼런스
물리학자 아비 로엡에 따르면 빅뱅 이후 1000만년~1700만년 사이의 '잠깐동안' 배경복사의 온도가 373K~272K, 즉 100도에서 0도까지 식어간다. 그 사이 시간동안 전 우주의 행성은 골디락스 존과 상관없이 액체상태의 물이 존재했을 가능성, 더 나아가 초기 생명체와 문명이 다량 탄생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arXiv International Journal of Astrobiology 범위가 우주 전체라지만 700만년이 고등생명체 발생에는 터무니없이 짧은 시간이라는게 흠이라면 흠. 하지만 지구같이 적합한 행성에서 빠르게 생명이 탄생할수 있도록 해주는 씨앗으로서 역할은 충분할것으로 추측된다.

[1] 우주배경복사라는 용어가 일반적으로 사용될 때는 흑체 복사에서 기인한 마이크로파 복사를 지칭하지만 원론적으로는 전파뿐만 아니라 자외선, 적외선, 중성미자 등 모든 형태의 배경복사를 의미한다. 따라서 엄밀한 용어로는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복사로 불러야 한다.[2] 에코 위성은 알루미늄 풍선이라서 신호 증폭기 같은 건 없었다.[3] 과거에는 24시간 방송을 하지 않았다. 1990년대 초반 기준으로 아침방송은 5:30~10:00(앞 30분은 전파를 잘 수신하기 위한 화면조정방송이 나가는 시간이고 본방송은 6시부터), 저녁방송은 5:00~새벽 1:00 정도까지 진행했고 나머지 시간은 방송을 하지 않았다.[4] 의 표면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다. 2차원인 구의 표면은 면적은 유한하지만 경계는 없다. 이의 3차원 버전.[5] 매우 드물게 다른 입자와 직접 충돌하여 반응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그걸 이용한 것이 바로 일본의 카미오카광산 지하에 설치된 카미오칸데슈퍼카미오칸데가 되겠다.[6] 쿠르츠게작트의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