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2-15 00:08:19

전우조

1. 개요2. 상세3. 문제점4. 여담

1. 개요

전우조(戰友組)는 대한민국 육군에서 병(兵)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제도로서 일종의 연대책임이다.

2. 상세

훈련소신병교육대에 입대한 육군 병들에게만 해당되는 제도. 장교, 부사관, 군무원 등에게는 이런 개념이 없다. 또한 해군공군에서는 사관생도, 사관후보생, 부사관후보생은 말할 것도 없고 훈련병에게도 이런 제도가 없다.

전우조 제도를 시행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해군·공군이 면접 및 임시입소 기간을 통한 모병제성 선택적 징집제로 부적격자들을 걸러내는 것과 대조적으로 육군은 대부분의 병사를 징병제로 충당하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인적자원들이 입대하게 되는데, 그들 가운데 모범적인 병사가 아닌 경우도 존재하기에 탈영·자살·총기난사 등 사고가 발생하므로 이를 방지하고자 전우조로 묶어서 행동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있다.

이는 훈련병 때에 심한 편이다. 어느 정도냐면 화장실도 누군가와 같이 가야 할 정도다.[1] 이때문에 훈련소 생활을 하면 화장실 갈 파티를 급구하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훈련소·신교대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3일 혹은 7일이 지나면 생활관 내부는 전우조나 자신의 생활관 담당 조교에게 목적지를 보고하고 간다면 혼자 돌아다녀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그러나 생활관 밖으로 나갈 때는 항상 3명 이상이 같이 있어야 한다. 앞서 말했듯 특히 훈련병 시절에는 생활관 외부에서 전우조와 같이 행동하지 않다가 적발될 시에는 갈굼 + 벌점 + 군기훈련 콤보가 날아올 정도로 전우조 활동을 강력하게 통제한다. 전우조 중 한 명이 여러가지 이유로 훈련 도중 열외되어 사라졌고 조교와 전우조가 그 사실을 몰랐다면 조교 분대장이 남아있는 전우조들에게 군기훈련을 주는 일도 있다. 그리고 조교도 교관에 의해 징계를 받는다. 또 교관도 지휘관에 의해 징계를 받는다.

3. 문제점

언듯 보기엔 그럴싸하지만, 실상은 병사들을 지휘 감독하고 책임을 져야 할 간부(장교 및 부사관)들이 책임질 법적 권한도 없고 그 권한에 걸맞은 대우도 못 받고 있는 병사들에게 전가하는데 악용하고 있는 부조리성이 짙은 제도이다. 아무리 사회 초년생이라도 주민등록증을 부여받은 10대 후반에서 30대에 달하는, 대부분 20대의 어엿한 성인들이 대부분 징병제에 의해 육군 일반병으로 입대하는데, 이들이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어린이인 마냥 자살·탈영 등 사고의 가능성이 높다는 고정관념으로 대한다는 것은 육군이 장병들을 그저 통제해야 할 대상으로 취급하고, 제대로 대우할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사실 육군의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해군, 해병, 공군처럼 2차 면접을 신설하고 임시입소 기간 심사를 철저히 강화시킴으로써 부적격자를 입영하지 못하도록 걸러내야 하며, 이에 그치지 않고 입대한 자원들이 사고치지 않도록 간부들이 정상적으로 대우해주면서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간부들의 상당수가 장병대우를 개선해주지 않으려는 것도 있고 문제가 발생하면 이러한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전우조 제도를 악용하면서 장병들에게 떠넘긴 뒤 자신들은 빠져나가버리는 무책임한 행위를 대놓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간부들의 이러한 무책임한 행위의 근본 원인은 사고가 발생하면 진급 커리어에 큰 감점이 되는 대한민국 국군 진급 방식의 구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사고나 사건 등이 아예 발생하지 않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면서 사고, 사건 등을 어떤 과정으로 해결했는지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게 정석인데, 그냥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하면 이를 간부가 해결하려는 과정을 열심히 보이든 말든 상관없이 그중 정말 피하지 못했을 사고, 사건 등이 있다는 사유만으로 무조건 진급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그래서 상당수의 간부들이 자신들의 안위와 진급 등을 잃지 않기 위한 방안으로 전우조라는 제도를 악용하면서 장병들에게 책임을 떠넘긴 거다. 게다가 이러한 간부들 이외에 일부 똥군기와 피해보상심리에 절어버린 예비역 병장들조차도 문제 의식을 갖기는커녕 이를 옹호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그런데 이런 논리대로 적용하면 탈영, 자살, 총기난사 등으로 인한 지휘공백이나 책임소재 논란, 기밀유출 등 병의 경우보다 발생시 피해가 더 큰 장교들과 부사관들이야말로 상호간 전우조로 묶어 24시간 감시케 해야 한다는 말도 성립한다.

또한, 사실 이 전우조로 인해 스트레스 받고 똥군기를 당해 전우조 몰래 자살시도를 하는 등, 중요할 땐 크게 기능을 하지 못하고 역기능을 하기도 하는 제도이다. 사실 간부들이 병력 관리에 편하다는 것 외에는 크게 장점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장병들이나 간부들이 이러한 문제점을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편하다는 이유로 존치되고 있는 제도이다.

만약 전우조가 전시를 대비한 2인 1조 시스템이라는 명분만이라도 있었다면 이 정도까지는 욕을 먹지 않았을 것이다.[2] 허나 군은 대놓고 자살방지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하니 문제다.

4. 여담

생활관 내부까지 전우조 활동을 권하는 육군 신병 훈련소에서는 가끔 전우조끼리 화장실에 갔다가 자신들도 모르게 한 명을 버리고 생활관으로 돌아와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 때 버림받은 한 명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조교들이 복도에 없는 틈을 타 혼자 전력 질주하여 생활관으로 돌아가는 것과, 주변에 있는 아무에게나 요청하여 자기 생활관까지 잠시 동행해달라고 부탁하는 것. 당연한 얘기지만 두 번째가 훨씬 안전하다.

하지만 조교들이 누가 각각 전우조인지 다 기억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나갈 일이 있으면 "화장실 가실 분[3] 혹은 "같이 빨래하러 가실 분"하며 임시 전우조를 풍경도 자주 볼 수 있는데, 일단 세 명이 함께 다니면 상술한 이유로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 속도나 씻는 속도가 다 똑같을 수가 없기 때문에 먼저 일을 마친 상태에서 화장실 밖에서 자신의 전우조원을 혼자 기다리고 있는 것은 허용되며, 전우조원이 다 나오면 같이 생활관으로 이동하면 된다.

일요일 종교행사에 참석할 경우에 아주 특히 심하게 통제한다. 실제로 논산육군훈련소 종교행사의 경우, 참석하는 장병의 수가 간단히 천명 단위를 넘어 간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모두 똑같이, 특히 훈련병들은 육군 훈련병 공용 부대마크[4]를 달고 계급장 등이 없는 전투복을 입고 있기에, 화장실 갔다가 본진 못 찾고 헤메는 경우가 흔히 발생했다고 한다. 심지어 전우조로 짜 놓은 3명이 동시에 헤메는 경우도 발생한다. 소속 연대대대중대소대분대 및 참석 종교가 표시된 번호표를 달지만 그걸 보고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육군훈련소에선 전우조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감시하기 위해 간부들이 상황극으로 낚시를 하기도 하는데, 목욕탕을 개방했을 때나 종교활동 전후 등 훈련병들이 이리저리 동선이 얽혀 혼잡할 시간에 순진한 훈련병을 찍어서 아주 자연스럽게 작업 도와달라고 말을 건다. 작업 외에도 갖은 이유를 대기도 하며 심지어 생활관 내부로 들어와서 한 훈련병을 지목하여 데려가려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훈련병이 순진하게 간부랑 같이 따라나갔다가는 분대장, 소대장, 중대장, 대대장, 연대장 등이 직접 뛰어다니면서 해당 훈련병을 찾아다니고 분대, 소대, 중대, 대대, 연대 전체에 비상이 걸리고 다들 탈영병이 발생한 줄 알고 분위기가 얼어붙고 나서 그날 저녁점호 끝나고 나야 상황을 알려준다. 이걸 대비하기 위해서는 "전우조 동기들도 데리고 오겠습니다."라고 말하면서 거절해야 한다.

후반기교육때도 3명으로 이루어진 전우조 활동은 필수다. 그리고 자대배치 후에도 이등병 때까지는 선임들이 알아서 전우조를 붙여서 행동시키며 절대 혼자 행동하지 않도록 주지시킨다. 물론 자대에서는 각각 근무 일정도 모두 다르고 보직에 의한 하루 일과도 다르기 때문에 전우조 활동을 훈련소에서처럼 "너는 누구랑 무조건 붙어 있어라."는 식으로 강력하게 통제하지는 않고 어느 정도의 융통성은 있다. 전우조에 해당하는 병사가 자리에 없는 경우 다른 선임이 임시 전우조로 붙게 되는 식. 이러한 전우조 활동은 일등병을 달게 되면 대부분 없어지지만 반대로 후임을 데리고 다니게 되니 짬밥 먹었다고 혼자 행동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물론 작업할 때처럼 예외적인 경우는 있다. FM대로라면 말년병장도 전역 전까지는 전우조로 다녀야하지만 말년병장이 전우조 하고 다니는 광경 본 사람? 하지만 이것도 부대 나름인지라 정말로 말차 끝나고 돌아온 병장한테도 전우조 지키라는 부대도 있다.

가끔 지휘관이 기겁할 만큼 FM 전우조에 집착하는 경우도 있었다. 병장이든 뭐든 PX 갈 때도 전우조 유지하며 가라는 식. 무시하고 다니다 적발되면 몹시 피곤하게 갈구는 건 기본이었다. 이 때문에 짬 좀 먹은 사람들은 스스로 개척한 막사 뒤 뒷길 등으로 메탈기어 솔리드 하듯 PX에 가는가 하면, 그마저도 귀찮으니 전우조 출발하는 일이등병들한테 심부름을 몰빵하는 악습도 있었다. 심지어 전역 당일에도 간부나 병사 한 명 시켜서 전우조를 붙여 위병소까지 배웅시키도 한다.

사령부 같은 일부 육군 기행부대에서는 전우조는 사실상 장식인 경우가 있다. 각자 처부(사무실)로 흩어지는 부대 특성상 식사집합이 사실상 불가능한 마당에 전우조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런 부대에서 전우조는 인사계원이 임의대로 짜준 문서상의 장식 신세였다.

미군도 신병훈련소에서 전우조와 정확히 같은 역할의 배틀 버디(Battle Buddy)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1] 물론 밤에 근무 후 화장실 가는 것은 예외이다. 이 때는 불침번 근무자에게만 통보하고 다녀오면 된다. 밤에 화장실 가고 싶다고 전우조를 다 깨울 수는 없다. 물론 불침번이 일정 간격으로 전우가 화장실에 있는지 확인한다.[2] 전시에는 단독행동이 굉장히 위험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자살 방지나 트롤 방지가 아니더라도 부상병 후송, 상황 보고, 전사자 파악, 신빙성 확보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훈련이라고 한다면 귀찮긴 해도 납득할만하긴 할 것이다.[3] 흔히 "똥팟 구함"이라고 한다.[4] 2023년부터, 모든 육군 훈련병들이 수료 전까지 패용토록 육군 문양이 들어간 삼각형 부대표지가 생겼다. 부대피복이므로 수료시 반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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